예견된 비어스토어의 잇따른 폐점
온타리오 비어스토어(The Beer Store) 매장이 잇따라 폐점하면서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때 온타리오 주에서 맥주 및 기타 주류 판매를 사실상 독점했던 비어스토어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존폐 기로에 서 있다. 최근 몇 달간 대규모 폐점이 이어지면서 업계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온타리오 전역의 국제 식품 상업 노동조합(United Food and Commercial Workers, 이하 UFCW)의 존 녹 회장은 “2024년 5월 이후 23개 매장이 이미 문을 닫았거나 오는 2월 28일까지 폐점할 예정”이라며 “이러한 폐점은 주류 시장 개방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이 모든 것이 포드 정부가 편의점과 대형 마트에서 맥주와 와인을 판매하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온타리오 정부는 지난해 여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편의점에서 주류 판매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9월부터 본격적인 정책 시행이 시작됐으며, 이는 비슷한 시기 진행된 LCBO 노조 파업과도 맞물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비어스토어는 새로운 경쟁 환경 속에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현재 온타리오 전역에 35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존 녹 회장은 “초기 협약에 따라 비어스토어는 2025년 말까지 최소 300개 매장을 유지해야 하지만, 이후에는 폐점 제한이 사라진다”고 경고했다. 비어스토어는 매출 회복을 위해 복권 및 기타 비맥주 제품 판매 허용 등의 전략을 도입했지만, 잇따른 폐점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지 아흐메드 비어스토어 부사장은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고 지속적으로 사업을 조정하고 있다”며 “매장의 운영 방식에 대해 신중히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6년 이후 비어스토어의 미래는 불투명하지만, 이번 주류 판매 확대 정책의 영향을 받는 것은 비어스토어뿐만이 아니다. 2024년 말, 토론토의 유명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인 레프트 필드(Left Field)와 블러드 브라더스(Blood Brothers)는 온타리오 주류 시장의 대규모 변화가 소규모 양조장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블러드 브라더스는 “이번 조치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것은 세계적인 대형 맥주회사들”이라며 “우리 매장이 지역 편의점과 병맥주 판매에 있어 직접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지만, 정작 이들 매장은 크래프트 맥주를 판매할 의사가 없다”고 지적했다. 비어스토어의 몰락이 온타리오 주류 시장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영택 기자 [email protected]온타리오 비어스토어 편의점 주류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