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 없는 신비한 인디언 성지 ‘블루캐년’
애리조나 나바호 호피 인디언 보호구역을 중심으로 미 남서부 지역 명소를 7박 8일 일정으로 돌아봤다. 40여 년 전에 여행업을 하다 목사가 된 백원일 선교사가 애리조나 나바호 원주민을 상대로 선교활동을 하고 있어 여행에 관해 조언을 구했다. 본인도 선교 일로 가야 한다면서 기꺼이 가이드도 해 주고 모든 예약도 다 준비해 주겠다고 했다. 단체 관광보다 개인적인 관광은 준비 과정이 쉽지 않다. 행선지도 정해야 하고 모든 숙소 및 관광 명소를 직접 예약해야 하기 때문이다. 첫날 아침 출발해 그랜드캐년 입구인 윌리엄스라는 동네에서 쉬기로 했다. 이 동네는 고속도로 공사 시작하기 전에 ‘루트 66’이라고 시카고에서 시작해 LA가 종점인 유명한 국도 선상의 소도시로 1800년대에 만들어진 역사가 깊은 도시다. 여기서 그랜드캐년까지 매일 관광 기차가 다닌다. 관광도시로 식당과 기념품 상점이 많고 관광객들이 붐비는 조그만 마을이다. 다음날 그랜드캐년 사우스림을 관광했다. 그동안 수없이 방문한 곳이지만 역시 웅장함에 다시 한번 놀랐다. 그랜드캐년 바닥 콜로라도 강까지 한번 내려가 본다고 늘 마음 먹었었는데 이번에도 위에서만 보고 다음 행선지인 나바호 네이션(Navajo Nation)의 중심 도시인 투바시티(Tuba City)로 향했다. 나바호 네이션은 그랜드캐년이 끝나는 동쪽부터 뉴멕시코주까지 북쪽으로 유타주 일부가 포함된 광활한 원주민 자치구다. 이 자치구 안에는 또 다른 원주민 호피족의 자치구가 있다. 크기가 약 3만 스퀘어 마일이다. 한국 땅 크기가 3만8000스퀘어 마일이니 나바호 자치구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투바시티는 전형적인 나바호 원주민이 사는 마을이고 길 하나를 건너면 호피 원주민 자치구가 있다. 여기 제일남부침례교회에서 백 선교사가 목회 활동을 한다. 제임스라는 나바호족 목사 부부가 반갑게 맞이하고 간단한 기도도 해 줬다. 다른 소도시와 비교해서 인디언 자치구 마을은 너무나 발전이 안 돼있고 황량하고 변변한 식당도 없다. 나바호족이 미국 개척시대에 농업을 시작한 평화로운 원주민이라 그나마 대학살을 면했다고 한다. 아메리칸 인디언 중에 인구가 가장 많은 부족이라지만 25만명밖에 안 된다고 한다. 물이 모자라는 쓸모없는 큰 땅만을 가지고 있다. 연방정부에서는 땅 사용권만 허가하고 소유권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자치구에 사는 인디언은 땅을 사지도 팔지도 못하게 되어있어 발전이 없다고 한다. 정부 보조금으로는 겨우 생계유지 할 정도라고 한다. 투바시티에서 1박하고 아침에 블루캐년(Blue Canyon)관광에 나섰다. 호피족 관할 자치구 안에 있는 블루캐년은 지도에도 표시가 없는 일종의 호피족 성지다. 캐년 안은 모두 비포장도로고 사륜구동 차량이 아니면 다니기 힘들다. 새로 장만한 벤츠 스프린터를 캠핑용으로 개조해서 이번 여행에 사용하니 블루캐년을 구석구석 돌아보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블루캐년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가는 아주 외진 곳이다. 애리조나의 투바시티에서 264번 프리웨이 동쪽으로 33마일 지점서 왼쪽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사륜구동차를 타고 가는 것이 안전하다. 포장이 안 돼 있어서 흡사 빨래판 같은 곳도 있다. 비가 많이 오면 길이 유실되기도 하니 현지 원주민의 안내가 꼭 필요하다. 올해 초부터는 호피 원주민 자치정부의 규정에 따라 호피족 원주민의 안내를 받아야 출입이 가능하고 가이드 비용도 내야 한다. 붉은 돌(Red Sand Rock)들은 창조의 신이 진흙을 가지고 놀다가 지쳐서 그냥 막 뭉쳐서 던져놓은 모양을 하고 있다. 그리고 더욱 신비한 것은 붉은 돌 위에 흰색 페인트로 마구 낙서를 해놓은 것처럼 보이는데 해파리 화석들이 하얗게 박혀있는 것이다. 들쑥날쑥한 계곡을 둘러보면 디즈니랜드의 동화에 나오는 성 같기도 하고 주변에 일곱 난쟁이와 도널드 덕도 보인다. 〈계속〉 정리=박낙희 기자레저 여행 Week& 미서부 인디언 블루캐년 여행기 하기환 NAKI 박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