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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물의 나라 베네치아

밀라노에서 맞이한 밤은 짧고 생소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새벽은 왔고 이어 아침이 밝았다. 시카고 근교의 에반스톤이나 하이랜드 파크의 아침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만 7시간의 시차가 있을 뿐 하늘과 구름과 사람들의 분주한 걸음마저 다른 점이 없다. 앞으로 10일 동안 나도 함께 분주히 걸으며 사진도 찍고 커피도 마시며 찬란했던 로마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려 한다.     4세기 이후 지중해를 중심으로 활발한 해양도시로 발전한 베네치아(베니스)로 향하는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았다. 왼쪽 창문으로 시프러스 나무들이 줄지어 따라왔고 멀리 여럿의 산등성이 뒤로 눈 덮힌 알프스 산들이 보인다. 스위스와의 접경을 좌로 돌려놓고 버스는 3시간여를 달리고 있다.     붉은 기와지붕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그 뒤론 둥글고 뾰족한 탑을 가진 고대 성당 건축물이 보인다. 고대 화려했던 로마의 거리 풍경이 오버랩핑 되었다. 빨간 깃털을 단 투구와 가죽옷을 입은 기마병의 말발굽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십 수세기에 걸쳐 유럽과 서아시아를 지배하며 위세를 떨치던 로마도 저물고 이제는 이탈리아라는 그리 크지 않은 반도 국가로 남겨지게 되었다. 화려했던 문화유산과 3.000고지의 아름다운 알프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소유하고 있다. 이곳에서 100년 된 건물은 현대 건물로 분류될 만큼 도처에 500년, 600년 된 건물이 즐비하다. 도시마다 하나님을 기리는 성전을 건축하였는데 건축 기간이 100년을 넘기기도 한 성전이 많이 있다고 한다. 그 외양이 수려하며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지어져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불가사의 건축물들이 많다.     첫날 방문했던 밀라노 성당의 위엄도 대단했다. 성당의 한 면은 보수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 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성전 내부의 장식들도 대단하였는데 이는 세공 산업의 발전으로 연결되었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가 디자인, 가구, 패션의 첨단 국가로 발전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도시의 작은 골목에도 구운 벽돌과 세라믹 타일 바닥으로 포장된 곳이 많았다. 오래된 건물을 부수지 않고 보수함으로 옛모습을 보존하는 배려는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이곳을 찾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3.850미터 철도 다리를 건너 베네치아 섬으로 들어간다. 119개 섬으로 연결된 베네치아는 189개 운하, 450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곳 섬들을 곤돌라라는 배를 타고 섬으로 이동하게 된다. 쾌속정 같이 생긴 Water Taxi가 분주히 물살을 가르고 있다.     입학 동기 정경연(홍대 미대 대학원장)이 금상을 수상했다고 수상 작품과 똑같은 염색 작품을 보내주었던 비엔나르 미술제, 강수연(배우)이 여우 같은 연기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린 베니스 영화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중세 시대 이곳에서의 교육은 귀족이나 사제들에게만 허락되었다고 한다. 음악교육을 받고 싶었던 비발디는 평민에서 사제의 신분으로 전환해 음악교육을 받았고 후에 사계(Four Seasons)로 음악성을 인정 받기도 하였다.     300년이 넘은 CAFE Florian에서 생음악과 함께 젤라또로 갈증을 해소했지만 물의나라 베네치아의 하루는 온통 물, 물, 물투성이다. (시인, 화가)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베네치아 물의 불가사의 건축물들 밀라노 성당 현대 건물

2024-04-15

라스베이거스 새 명소, 세계 최대 구형 공연장

라스베이거스의 새로운 명소로 주목받는 공연장 ‘스피어(Sphere)’가 공식 개장해 호평받고 있다.   AP통신과 CNN 방송 등은 스피어 내 첫 공연인 록 밴드 U2의 콘서트가 지난 주말 성공적으로 열렸으며, 구형으로 설계된 이 공연장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시각적 효과를 구현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구형 건축물로 알려진 이 공연장은 내부 완공 전인 지난 7월 4일 독립기념일 기념으로 건물 외벽 LED 스크린에 처음으로 영상 콘텐츠를 상영해 큰 관심을 받았다.   건물 규모는 높이 366피트, 바닥 지름 561피트이고 외벽에 설치된 스크린 면적은 5만3884㎡에 달해 조명을 밝히면 라스베이거스 시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축물이 됐다.   이 건물은 약 7년 전부터 기획돼 코로나19 전에 착공했으나, 팬데믹 기간에 공사가 지연되면서 비용이 늘어 총 23억달러가 투입됐다.   건물 내부 공연장 역시 돔형으로, 고해상도 LED 스크린이 1만7500석 규모의 객석 천장 절반을 감싸고 있어 영상이 재생되면 관객이 깊이 몰입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투자회사 맥쿼리의 애널리스트 폴 골딩은 “스피어 경영진은 라이브 공연 부문에서 새로운 표준을 세우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며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공연이었으며, 디지털과 물리적 공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 건물은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기업인 MSG(Madison Square Garden) 그룹이 기획해 건립했다.   이 프로젝트는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아·팔라조 리조트 타워의 소유주였던 카지노 회사 라스베이거스 샌즈와 MSG의 합작 사업으로 시작됐다고 AP는 전했다.   제임스 돌런 MSG 그룹 회장은 “성공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사람들이 아주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MSG 그룹은 NBA 뉴욕 닉스와 NHL 뉴욕 레인저스 등 스포츠구단을 거느리고 있으며,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과 라디오 시티 뮤직홀 등 여러 경기장·공연장을 운영하고 있다.라스베이거스 공연장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아 라스베이거스 시내 구형 건축물

2023-10-02

[삶의 뜨락에서] ‘물의 도시’ 베네치아

3월 13일 새벽 3시 반. 베네치아의 아마디우스 호텔 앞에서 택시를 기다렸다. 이곳 마르코 폴로 공항에서 암스테르담으로 가서 뉴욕으로 오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였다. 택시 정류장에는 영어를 하는 30여 명이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먼저 세 대가 와서 그들을 싣고 가고 이어 어둠 속에서 또 한 대가 나타나 “초이” 하고 불렀다. 내가 탄 택시는 도로를 달리는 보통 택시가 아닌 워터 택시(Water Taxi), 날도 밝기 전 빠른 속도로 공항을 향해 달렸다. 찬 새벽 바다에는 갈매기도 보이지 않았다. 워터 버스는 물의 도시, 베네치아의 편리한 교통수단이다.     베네치아의 성 마르코 성당, 유명 박물관은 거의 물가에 자리 잡고 있어 워터 택시나 곤돌라가 육상 교통수단보다 편리하고 요금이 싸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 베네치아의 물길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지중해, 여기서 나온 큰 물줄기인 운하들, 그리고 좁은 골목 같은 채널(Channel)이 있는데 곤돌라는 주로 채널을 누비고 다닌다. 한 시간 대여에 80~100유로, 요즘 달러 시세가 강세여서 80~100달러에 이탈리아 가곡을 들으며 뱃놀이를 즐길 수 있다. 아직 본격적인 관광시즌이 시작되지 않은 3월 초였지만 가족 단위로 곤돌라를 타는 사람이 많았다. 베네치아에 온 김에 한 번 타 보자. 언제 또 오겠나.   크레딧카드를 안 받고, 오직 유로로만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유로가 없다고 했더니 은행 ATM에 가서 환전을 도와주겠다고 해서 타고 봤다. 노를 젓는 사람은 베네치아에서 일생을 보내고 있는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 수로 곳곳에 어떤 명소가 있는지, 마르코 폴로가 살던 집이 어딘지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세계 각국 언론에서 베네치아가 가뭄으로 물이 말라 곤돌라 운행이 중단됐다고 떠들썩한데 사실이냐고 물었다. 베네치아는 지난 3개월간 비가 오지 않아 물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썰물일 때 일부 채널의 수위가 낮아 곤돌라가 다니지 못한 곳이 있었는데 언론이 좀 과장해서 보도한 것으로 보인다.   중세 유럽의 가장 번성한 교역항이었던 베네치아는 늪지대에 운하를 파서 워터 택시와 곤돌라를 다니는 수로를 만들었다. 운하를 따라 118개의 골목 물길이 있고 400여 개의 돌다리가 있다. 사람에 밀려 걸어가니 좁은 골목에서 인파가 쏟아져 나오는데 대부분이 젊은 여행자들이었다. 베네치아를 찾는 연 관광객은 2000만이 넘는다고 한다.     곤돌라로 물길을 따라가면서 건물 1층은 밀물에 침수가 잦아 사람이 살기 어렵고 2층 이상만 주거가 가능한 것을 알았다. 번화가의 1층은 상가이지만 높은 층은 보수가 되지 않은 수백 년 낡은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구도시 느낌이었다. 내가 하룻밤 잔 호텔은 운하 옆에 있는 오래된 건물, 방이 좁고 바닥은 나무로 돼 있었다. 룸키는 무거운 구리 열쇠, 정문도 자동문이 아닌 자물쇠로 여닫는 문이었다.     베네치아의 역사 보존은 현대인들을 중세기로 안내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런던의 더타임스가 ‘유럽에서 가장 로맨틱한 도시의 하나’라고 격찬하고, 뉴욕타임스가 ‘의심할 여지 없이 인간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부른 베네치아, 이 독특한 도시를 찾는 사람이 많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베네치아 도시 도시 베네치아 워터 택시 곤돌라 운행

2023-03-26

[삶의 뜨락에서] ‘물의 도시’ 에 물이 부족하다 -베네치아,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슬로베니아 여행기 (1)

3월 13일 새벽 3시 반. 베네치아의 아마디우스 호텔 앞에서 택시를 기다렸다. 이곳 마르코 폴로 공항에서 암스테르담으로 가서 뉴욕으로 오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였다. 택시 정류장에는 영어를 하는 30여 명이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먼저 세 대가 와서 그들을 싣고 가고 이어 어둠 속에서 또 한 대가 나타나 “초이” 하고 불렀다. 내가 탄 택시는 도로를 달리는 보통 택시가 아닌 Water Taxi, 날도 밝기 전 빠른 속도로 공항을 향해 달렸다. 지중해의 상류인 Adriatic Sea의 찬 새벽 바다에는 갈매기도 보이지 않았다. 워터 택시와 승객을 싣고 정거장마다 서는 워터 버스는 물의 도시, 베네치아의 편리한 교통수단이다.     베네치아의 성 마르코 성당, 유명 박물관은 거의 물가에자리 잡고 있어 워터 택시나 곤돌라가 육상 교통수단보다 편리하고 요금이 싸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 베네치아의 물길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지중해, 여기서 나온 큰 물줄기인 운하들, 그리고 좁은 골목 같은 채널(Channel)이 있는데 곤돌라는 주로 채널을 누비고 다닌다. 한 시간 대여에 80~100유로, 요즘 달러 시세가 강세여서 80~100달러에 이탈리아 가곡을 들으며 뱃놀이를 즐길 수 있다. 아직 본격적인 관광시즌이 시작되지 않은 3월 초였지만 가족 단위로 곤돌라를 타는 사람이 많았다. 베네치아에 온 김에 한 번 타 보자. 언제 또 오겠나.   크레딧 카드를 안 받고, 오직 유로로만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유로가 없다고 했더니 은행 ATM에 가서 환전을 도와주겠다고 해서 타고 봤다. 노를 젓는 사람은 베네치아에서 일생을 보내고 있는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 수로 곳곳에 어떤 명소가 있는지, 마르코 폴로가 살던 집이 어딘지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세계 각국 언론에서 베네치아가 가뭄으로 물이 말라 곤돌라 운행이 중단됐다고 떠들썩한데 사실이냐고 물었다. 베네치아는 지난 3개월간 비가 오지 않아 물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썰물일 때 일부 채널의 수위가 낮아 곤돌라가 다니지 못한 곳이 있었는데 언론이 좀 과장해서 보도한 것으로 보인다.   중세 유럽의 가장 번성한 교역항이었던 베네치아는 늪지대에 운하를 파서 워터 버스와 곤돌라를 다니는 수로를 만들었다. 운하를 따라 118개의 골목 물길이 있고 400여 개의 돌다리가 있다. 사람에 밀려 걸어가니 좁은 골목에서 인파가 쏟아져 나오는데 대부분이 젊은 여행자들이었다. 베네치아를 찾는 연 관광객은 2000만이 넘는다고 한다. 곤돌라로 물길을 따라가면서 건물 1층은 밀물에 침수가 잦아 사람이 살기 어렵고 2층 이상만 주거가 가능한 것을 알았다. 번화가의 1층은 상가이지만 높은 층은 보수가 되지 않은 수 백 년 낡은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구도시 느낌이었다. 내가 하룻밤 잔 호텔은 운하 옆에 있는 오래된 건물, 방이 좁고 바닥은 나무로 돼 있었다. 룸키는 무거운 구리 열쇠, 정문도 자동문이 아닌 자물쇠로 여닫는 문이었다.     베네치아의 역사 보존은 현대인들을 중세기로 안내해 유네스코 World Heritage Site로 지정되었다. 런던의 더타임스가 “유럽에서 가장 로맨틱한 도시의 하나”라고 격찬하고, 뉴욕타임스가 “의심할 여지 없이 인간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부른 베네치아, 이 독특한 도시를 찾는 사람이 많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도시 베네치아 워터 택시 곤돌라 운행

202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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