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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아래서] 풀 수 없는 방정식

고즈넉한 밤하늘을 수놓는 별들 사이로 움직이는 별이 보일 때가 있다. 유성처럼 빠르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이 별은 바로 비행기다. 비행기는 수백 톤의 강철로 이루어져 있고 그 안에는 또 수십 톤의 사람까지 싣고 있지만 하늘을 난다. 그 육중한 몸이 뜰 때마다 놀랍다.   더 놀라운 일은 우리는 지금도 비행기가 어떻게 뜨는지를 완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양력이 아니냐고 하겠지만, 전문가에 의하면 양력을 설명하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이 있는데, 날개 주변에 발생하는 난류와 유동이 너무 복잡하여 이 식으로도 완전하고 고유한 답을 구하지 못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깔끔한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말이리라. 사람이 만들고도 사람이 다 설명하지 못한다.     그래도 비행기는 하늘을 난다. 생각할수록 경이롭다. 다 알지 못해도 우리는 이 커다란 금속 덩어리가 공중을 가르며 날아오르는 장엄한 광경을 감탄하며 즐길 수 있다. 함께 타고 날 수도 있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완전히 알아야 하늘로 날 수 있다면, 비행기는 날지 못한다.   하늘뿐이랴? 버스를 타고 가다가 창문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조차도 이를 설명하기 위해 똑같은 방정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 공식을 몰라도 우리 얼굴에 부딪히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고 즐거워한다.     우리는 자주 세상에서 나에게 일어나는 일 때문에 불안해한다. 그 이유를 알려고 하고 그래서 하나님께도 묻는다. 마치 방정식의 답을 찾듯이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모든 설명을 듣고 싶다. 알기만 하면 해결할 듯이 답을 찾지만, 사실은 알아도 해결할 힘이 없을 때가 거의 전부다.     정말 이유를 몰라서 불안한 것일까? 사실은 하나님을 바라보지 않기에 이해에 매달리고, 그래도 알 수 없기에 불안한 것은 아닌가? 자기가 원하는 답을 만들려고 문제와 출제자까지 바꾸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하나님의 일을 다 이해하지 못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다 설명할 수 없다. 그토록 배반하고, 떠나고 돌아서지만 왜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는지 설명할 수 없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시고 우리가 갚아야 할 눈물과 한숨까지도 짊어지시는 이유를 우리는 알 수 없다. 왜 나를 사랑하시는지 다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도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신다. 그 사랑은 우리를 감싸고, 그 사랑은 우리를 인내하며, 그 사랑은 우리를 일으킨다.   사랑은 우리의 무지를 넘고 우리의 계산을 부수며 우리의 가슴에 부어진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email protected] 한성윤 / 목사·나성남포교회등불 아래서 방정식 스토크스 방정식 금속 덩어리 우리 얼굴

2024-12-02

[수필] 영웅시대의 찐 사랑

반응 없는 짝사랑 하던 때가 그립다. 무얼 보고 어떻게 느꼈기에 가슴에 품게 되었던 걸까? 상대방이 나란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무조건 그의 어떠함에 끌리고, 빠지고, 흠뻑 젖어간다, 대부분은 그런 이유를 꺼낸다. 환상이거나, 착각이거나, 오해도 가끔 성분표에 숨겨져 있는 경우도 보았다. 순수한 마음을 소유한 이들에게서 보았을 거다. 대부분 일대일 연애 가능한 상대방끼리 따져보는 사랑 방정식의 일부이기도 하지만, 이건 다르다. 나만 혼자서 그가 좋다. 그가 나를 전혀 인지하지 못해도 상관없다. 나를 알릴 기회도 없었고, 그 앞에서 알짱거릴 수도 없이 대면할 찬스가 전무한 일상이기 때문이다.   흔한 예를 들어보자. 유명한 연예인, 인기 있는 아티스트와 그를 흠모하는 팬의 관계가 그렇다. 정확한 숫자를 가늠할 수 없는 팬들 앞에 선, 단 한 사람의 아티스트에게 천둥 번개의 위력도 제압할 만한 환호와 함성과 기절할만한 열광을 쏟아 내는 하늘색 물결의 영웅시대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모든 걸 내어놓는다. 지나간 내 청춘에 이런 느낌, 즉 사랑하고픈 마음은 없었다. 내가 가진 것, 말만 해라. 다 네게 줄 것이다. 네가 원하는 것, 이루어 주리라. 하고 싶은 것 다 해라. 내 생명인들 무에 아까우리.     넌 이미 우리들의 필요를 충분히 채워주지 않았나. 죽을병에 걸려 마지막을 향해 손가락을 접으며 지나던 나날들, 삶의 목표도, 살아야 할 이유도 다 잃고 표정 없이 간신히 숨만 쉬던 날들에 조용히 노래가 들리고 선한 얼굴에 잠잠히 미소 지으며, 건강하고 행복하시라고 소곤대는 평범한 한 마디가 우울했던 가슴을 뚫어준다. 급하지 않게 밝은 태양을 데려온다.   내게 허락된 모든 것을 다 주고 싶은 마음! 부모님을 향해 한 번쯤 생각했을까? 배우자를 향해 살짝 계획인들 했을까? 자식을 향해 어쩜 생각은 해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생판 남의 자식, 그들에겐 완전히 타인인 아티스트 임영웅을 향해, 이렇게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바로 영웅시대라고 감히 천명할 수 있다. 내가 보고 느낀 확실한 실상이다. 그냥 다 주고 싶다.     꺼지지 않는 불길이다. 한번 집혀진 불씨가 자칫 스러지기도 하련만, 계속 커진다. 타면서 그 불씨에 접촉되어 활활 타오르며 주위에 서성거리는 을씨년스런 마음들을 슬쩍 건드린다. 표시 안 나는 작은 위로가 되더니 급기야는 뜨겁게 포옹해주면서 완전한 온기를 부어준다. 이리와. 함께 따뜻함을 나누자. 소진되지 않는 불씨가 우리 곁에 있단다. 너도 느껴봐. 다단계 피라미드 현상으로 급한 물살을 타고 늘어나는 영웅시대의 숫자다.   짝사랑이 아님을 보게 된다. 누가 먼저라고 말하기 어렵다. 닭이 먼저? 달걀이 먼저? 따질 필요 없다. 지금 상태를 주시하면 임영웅을 향한 영웅시대의 마음은 이해하기 쉽다. 노래를 진짜 진짜 잘해서 내 마음 송두리째 빼앗긴다. 잘생겼다. 귀엽다. 뛰어난 기럭지가 정말 모델 같다. 가창력 죽여준다. 삼단 고음이 힘 안 들이고 천장을 뚫는다. 매사에 진정성이 보인다. 착하다. 순진하다. 축구도 잘한다. 심폐소생술로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하기도 한다. 인간관계가 뛰어나서 소속사 대표님과도 의리를 지킨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이 줄을 잇는다.   나도 모르게 스며들게 되는 점들이라 영웅시대가 그를 사랑한다.     한편, 임영웅이 그렇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이론이 성립되기 전에, 하늘색 물결을 이루는 영웅시대가 존재하게 되었다.  임영웅이 영웅시대에 찐으로 감사드리고 영웅시대를 전 우주에 충만한 별빛으로 추앙하며 온 마음을 다해, 정성을 기울여 소중하게 보답하는 사랑을 보여준다. 짝사랑 아닌 주고받는 찐 사랑이다. 결론 내릴 수 있다. 임영웅은 그냥 노래가 좋아서 가수가 되었고 노래를 불렀을 뿐인데 영웅시대가 여기저기 생겨나면서 사랑을 모으기 시작했고 힘을 합하기에 열정을 다하면서, 점점 거대한 임영웅 사랑이 모임 되어 나타난 것이다.   역시, 세상을 향한 선망의 대상은 선하고 착함이다.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선한 인간, 착한 사람, 사랑스러운 인격을 지닌 인간이다. 목마른 대중들에게 가뭄에 살짝 비친 단비처럼 나타난 인간이 아티스트 임영웅. 그가 얼굴을 보임에 그의 진가를 알아본 사람들은 열광한다. 한순간의 거짓도 없다. 말이 쉽지 숨 쉬는 순간순간이 온통 진실로만 채워지기엔 세상이 허락지 않는 현실이다. 그러나 임영웅은 그리 산다. 그래서 영웅시대가 그를 중심으로 모이고 있다. 그들에게선 진정한 사랑이 전해져 온다. 그리곤 물들인다. 세상에선 불가능이라 묻혔던 진실한 사랑이 영웅시대와 임영웅 사이에서 싹이 트고 세상을 덮을 만큼 크게 번져가고 있다. 노기제 / 수필가수필 영웅시대 사랑 임영웅 사랑 아티스트 임영웅 사랑 방정식

2023-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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