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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의 마주보기] 휜 관점과 작은 창의성

사람들은 창의성 하면 건반 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연주해내는 아름다운 피아노 음악 소리나, 루브르 박물관의 벽에 걸려 있는 훌륭한 예술 작품 혹은 기발한 명장면을 포착해서 퓰리처 상을 수상한 특종사진, 또는 돈과 시간과 정성을 들여 비행기를 타고 가서 맛볼 만큼 소문난 인생의 맛집 등을 연상하곤 한다.     이렇게 우리는 걸작, 명작, 특작, 더 나아가 대작이라고 세간의 평이 나면, 시세에 따라서 남들이 하는대로 대단한 가치를 부여하고는 굳이 일말의 의구심도 갖을 필요 없이 창조적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미 유명하고 권위 있는 전문가들의 좋은 평가와 인정을 받지 못했다면, 대부분의 경우에 아예 취급할 고려나 가치, 의미조차도 없다고 치부해 버리고 만다. 이것도 일류병의 일종으로서, 유명세는 인간 세상사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예술가인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가 될 수는 없다. 그는 한마디로 세기의 박식한 사람, a Polymath였다. 그래서 2007년, 네이처지는 인류사에 공헌한 10명 중 1위의 영광을 그에게 주었던 것이다.    그는 예술, 과학, 해부학, 천문학, 기하학 등의 다방면의 천재로서, 현대의 창의성 교육이 추구하는 융합형 인재의 전형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우 안타깝지만 그처럼 아주 기발한 만능인이 되기가 매우 힘들고 무척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불가능에 가깝다고 하겠다. 그러나 아주 좋은 소식이 있다. 우리도 얼마든지 일상적인 삶에서 “소소하게라도” 충분히 창의적일 수 있다! 이것은 바로 ‘작은 창의성(small creativity)’이다.     최근에 본 아름다운 사진 중에 기억에 남는 것들이 몇 가지가 있다. 그 중 ‘작은 창의성’과 관련해서 한 세 가지 정도를 여기서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진은, 8개 이상의 오렌지색 칫솔을 세로로 긴 오돌토돌한 꽃병에 깔끔하고 정결하게 담아 탁자 위에 놓고 찍은 것이다. 이 사진은 봄의 꽃기운과 함께 기분이 저절로 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둘째는, 실내의 마룻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나서 어린 소나무를 통째로 얹혀 세워 놓고, 정면에서 똑바로 찍은 사진이다. 이는 산뜻한 녹색 나무의 생생한 모습을 그대로 잘 담아냈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수도꼭지에 미국 100달러 지폐 두 장을 거꾸로 집어넣어 물이 그 위로 흘러내리게 하고 찍은 사진인데, 아주 기묘하면서도 풍요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 사진들은 그다지 걸작처럼 보이지는 않았어도 특별한 오라(aura) 내지는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게다가 내게는 일상 속의 창의성 발휘에 아주 적합한 예들로 보였다. 즉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물건들을 이용해서 아주 재밌고 상큼하게 연출하여 멋진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소소하면서 동시에 훌륭한 작품을 이루어낸 것이다. 우리는 바로 이렇게 살아야 한다. 즉 일상 속에서의 작은 창조다!    그리고 창조가 꼭 완전히 처음부터 새로울 필요는 없다. 기존의 것들을 조금씩 각도를 돌려서 보면 된다. 나는 이것을 야구의 커브볼처럼(curve ball), ‘휜 관점’이라고 명하고 싶다. 이 휜 관점을 영어로 표현하자면, a twisted perspective다. 이는 일상적인 것들을 약간 구부리고 비틀어서 보는 것이다. 이렇게 각도를 약간 휘어서 보면, 사고의 전환이 일어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된다. 우리의 일상 속에 커브볼과 마찬가지로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놀라움과 마치 향신료를 치듯 살짝살짝 조금씩 흥취를 더해주는 것이다. 솔직히 멋진 조각상도 직선과 곡선이 함께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아름다움의 묘미를 갖추는 거 아닌가. 자신의 시각과 관점을 조금 비틀어서 새로이 보면, 여기서 재미와 흥미가 생겨 더욱 더 주변 사물의 특성과 사람들의 모습과 행동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창의적인 사고와 창조성의 크고 작은 선순환까지도 일어날 수 있다.   이는 결국 우리 삶의 원동력이 되어서, 삶의 목적을 찾고, 삶의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고, 삶의 의미를 주고, 삶의 질을 높이고, 삶의 지평선을 넓혀 나가고, 오직 단 한 번 살다 가는 우리의 소중한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해준다. 창의력과 창조력은 같은 대상을 타인과 달리 각도를 휘어서 보고, 비판적으로 접근하고, 다양하게 생각해야 가능해진다. 자고로 재미있는 유머는 기존의 사고를 비틀어 짜야 나오지 않는가 말이다.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학 박사)     손원임손원임의 마주보기 창의성 관점 창의성 발휘 창의성 교육 위스콘신대 교육학

2024-10-22

[우리말 바루기] ‘뒷심’을 발휘해 보자

어떤 일을 끝까지 견디어 내거나 끌고 나가는 힘을 ‘뒷심’이라고 한다. 혹 ‘뒷힘’이 맞지 않을까 생각하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힘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언뜻 생각하면 ‘뒷힘’이 맞는 말 같기도 하다. 사전에서는 ‘심’을 ‘힘’의 강원도 방언이라고 정의해 놓았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표준어는 서울말을 기본으로 삼기 때문에 서울말인 ‘힘’을 표준어로, ‘심’을 방언으로 규정해 놓았다. 그래서 ‘뒷심’ 또한 사투리라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힘’이 다른 단어와 결합해 합성어가 될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다른 낱말과 짝을 이룰 때 ‘힘’을 발음하기 힘든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뚝힘’ ‘밥힘’ ‘뱃힘’ ‘입힘’ ‘헛힘’을 한번 발음해 보면 알 수 있다. ‘힘’을 자연스럽게 소리 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들 단어는 소리 내기 쉬운 ‘심’이 붙은 ‘뚝심’ ‘밥심’ ‘뱃심’ ‘입심’ ‘헛심’을 표준어로 삼고 있다. ‘뒷힘’ 역시 ‘힘’을 발음하기 힘들어 ‘뒷심’이 표준어가 된 것이다.   ‘뒷심’은 “뒷심이 세다” “뒷심이 약하다” “뒷심이 좋다” 등처럼 쓰인다. ‘뒷심’은 남이 뒤에서 도와주는 힘을 뜻하는 말로도 사용된다. “뒷심이 든든하다” “누구 뒷심 믿고 삐딱하게 노느냐”가 이런 경우다.우리말 바루기 뒷심 발휘 누구 뒷심 소리 내기 이들 단어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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