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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전형 지원 마지막 점검 필요한 때…문법 오류·내용의 진정성 등 주의해야

10월 말은 12학년들에게 많은 부담이 가는 시기이다.   개학 이후 성적 관리에 대한 압박과 조기전형 원서 마무리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2023년 합격률이 사상 최저를 기록하며, 더 많은 학생이 조기전형을 선택함에 따라 경쟁률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따라서 작은 실수도 치명적일 수 있으니, 원서를 꼼꼼하게 재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를 살펴보고, 이를 피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1.  문법과 철자 오류   잘 작성된 에세이라도 문법이나 철자 실수가 있다면, 심사위원에게 성의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이는 해당 대학 진학에 대한 진지함을 의심하게 만들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이 요즘은 문법 교정 프로그램을 사용하는데 좋은 방법이기는 하나 그 방법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프로그램도 모든 오류를 잡아내지 못하므로, 여러 사람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교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2.  지시 사항 불이행   가장 흔하면서도 치명적인 실수이다. 대학에서 제공하는 모든 지시 사항을 주의 깊게 읽고 정확하게 따르는 것이 기본이다. 예를 들어, 추천서를 제출하지 말라는 대학의 지시를 무시하고 특별활동에 대한 추천서를 첨가하면 지원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많은 지원서를 검토하는 대학 입장에서, 지시를 따르지 않는 지원자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3.  중복 내용 작성   자신이 생각하는 중요한 활동을 지나치게 강조하려고, 동일한 내용을 여러 에세이에서 반복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예를 들어, 농구 활동이 가장 중요한 경험이라면, 보조 에세이를 통해 이 활동에 대해 깊이 있게 설명하는 것이 좋겠다. 대학은 지원자의 다양한 면을 알고 싶어하므로, 퍼스널 에세이와 보조 에세이를 활용해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4.  지원 대학에 대한 조사 부족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에 대해 충분히 조사하지 않으면, 잘못된 정보를 포함할 위험이 있다. 단순히 대학 웹사이트의 정보에 의존하지 말고, 대학의 문화, 가치, 그리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깊이 이해한 후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진정성이 결여된 지원서로 보일 수 있다. 대학 이름을 바꾸지 않고 재활용한 에세이는 흔히 발생하는 실수이므로, 반드시 각 대학에 맞춘 내용을 작성해야 한다.   5.  과한 특별활동 나열   특별활동을 많이 나열하는 것이 장점처럼 보일 수 있지만, 깊이나 헌신이 보이지 않는 여러 활동을 나열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학은 활동의 양보다 질을 더 중시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열정을 가지고 깊이 참여한 활동이 훨씬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6.  보조 에세이 무시   보조 에세이를 소홀히 하거나 형식적으로 작성하는 것은 학생에게 불리할 수 있으며 합격의 기회를 날려버리는 격이 될 수 있다. 보조 에세이는 학생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고, 대학에 대한 진정한 관심을 나타낼 중요한 기회이다. 이런 추가 에세이를 잘 활용하여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면 자신을 더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7.  마감일까지 기다리지 말 것   매년 마감일이 임박해 지원서를 제출하는 경우를 흔히 본다. 하지만 이는 기술적 문제나 급하게 마무리된 에세이로 인해 완성도가 떨어질 위험을 동반할 수도 있다. 마감일 4~5일 전에 원서 제출을 완료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이러한 점들을 유념하여 원서를 꼼꼼하게 점검한다면, 경쟁이 치열한 조기 전형에서도 실수를 최소화하고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문의:(323)933-0909   www.Thebostoneducation.com 수 변 원장 / 보스턴 에듀케이션진정성 전형 지원 대학 문법 오류 보조 에세이

2024-10-20

학년별 여름방학 마무리…7학년 되기 전에 영문법 따로 공부해라

지난 6월 여름방학이 시작될 때는 멀게 느껴졌던 방학이 끝나간다. 막상 개학이 다가오게 되면 학부모나 자녀 모두 후회하기 마련이다. 누구라도 시간이 있을 때 더 준비했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학기에 어떠한 변화가 오는 지도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특히 새로운 과목이나 학교라면 적응의 정도가 더 철저해야 좋다. 방학이 시작되기 전부터 교육 전문가들은 선행학습이나 SAT부트캠프를 추천했다. 모두 이유가 있어서였다.     선행학습이든 지난 학기 복습이든 이제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무사히 마무리해야하고 마무리했다면 선행학습이 이뤄지지 않은 다른 과목을 살펴봐야 할 때다. 독서량이 많지 않았다면 후회하지 않을 만큼 목표에 접근하기 위해서 막판 스퍼트를 내야 한다.   ▶여름방학 공부 진도=여름방학 중에는 공부 점검이 어렵다. 진도가 얼마나 나갔는지 학부모가 들여다 보는 것도 좋다. 가능하다면 점검하고 테스트도 해보고 대화를 나눠보는 것을 추천한다. 과목 중 선행학습 계획을 세웠는데 진도가 제대로 되지 않은 과목일 경우 일단은 계속하는 것이 좋다. 남은 것이 얼마 없으면 가급적 시간에 마쳐 끝낼 수 있도록 독려하라. 물론 쉽지 않다.     ▶여름방학 경험을 에세이로= 방학에 경험했던 일을 정리해 보아야할 시기다. 자녀의 경험, 여행, 독서를 정리하는 글을 써 보도록 독려하자. 이런 종류의 글을 써보는 것이 의외로 나중에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는 능력이 될 수 있다. 개학 후 수업시간 중에 방학 중 읽은 책, 가본 곳, 특별한 경험에 대해서 작문을 해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가능하다면 방학 중에 있었던 시사적인 사건을 나름대로 정리해 보는 것이 좋다. 마땅한 것이 없으면 신문의 오피니언 면을 열심히 읽어보도록 하는 것이 좋다. 바이든의 사퇴, 사이버 정전 같은 문제 등 시사 문제도 좋다.  ▶1학년은 무엇을 준비하나= 킨더가튼에서 1학년이 된 자녀들은 공부에는 부담이 없다. 단체 생활이 시작되니 그에 대한 주의사항을 자녀와 함께 다짐하는 것이 좋다. 수업에서는 포닉스 정도를 테스트하고 시작한다. 여러가지 다양한 책을 많이 읽히는 것이 좋다.     ▶7학년은 뭘 준비하나= 여름방학 전에 배치고사(placement test)가 끝난 경우가 많다. 6학년에 실시된 배치고사로 인해서 수학의 경우 프리-알제브라(pre-algebra)냐에 따라서 나중에 캘큘러스(calculus)에서 차이가 난다. 만약 영어 문법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따로 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공립학교의 경우 문법을 따로 가르치지 않아서 나중에 실력 차이가 난다. 사립학교에서는 8학년까지 문법을 따로 가르친다. 이렇게 하는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 The Elements of Style, Fourth Edition(by Wiliam Strunk Jr)을 추천한다.   ▶ 9학년에 수강과목을 잘 선택해야 명문 대학 진학에 차질이 없다는 조언이 있다. 이미 대입에 들어선 것이다. 좌고우면 할 이유가 없다. 지금 하고 있던 것을 끝맺는 것이 중요하다. 과목별 9학년에 들어갈 과목을 따져보자. 우선 영어는 4년 동안 매년 1과목씩을 선택해야 한다. 좋은 대학을 목표로 한다면 레귤러보다는 아너 수업을 듣는게 좋다. 그래서 방학에 문법 공부와 에세이 쓰기를 해야 한다. 또한 신문이나 저널, 시사 잡지를 구독하거나 인터넷으로 공부하도록 한다. 9학년에는 문법 공부에 더 신경을 쓴다.     수학은 대부분 자녀가 지오메트리(9학년)-알제브라2(10학년)- 프리 캘큘러스(11학년)-캘큘러스AB(12학년) 순서로 택하거나 또는 알제브라2(9학년)-프리 캘큘러스(10학년)-캘큘러스AB(11학년)-고급 수학 과목(12학년) 순서로 진행한다. 9학년때 무엇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하다. 개인 차이가 크지만 9학년이라면 해 볼 만하다. 명문대학 진학에는 지장이 없지만 10학년에 과학고 진학을 목표로 한다면 9학년에 알제브라2를 끝내둬야 유리하다.  사회는 대부분 학교가 월드히스토리(9학년)- 거번먼트(10학년)-US 히스토리(11학년)- 유로피언 히스토리(12학년) 등의 순서로 선택하고 있다. 인문계열로 전공을 선택할 학생의 경우에는 사회과목 공부를 철저히 해야 한다. AP시험을 꼭 봐야한다. 외국어 과목은 대부분의 명문대학에서는 외국어 레벨4까지 선택하는 것을 좋아한다. 9학년에 반드시 외국어 레벨1을 시작해야 하므로 이왕이면 진학하는 학교의 외국어(대부분 스페인어)를 미리 예습하는 것도 좋다. 미국 고교 외국어는 수준이 별로 높지 않다.     과학 과목은 어스 사이언스(지구과학) 혹은 환경과학, 바이올러지(생물), 케미스트리(화학), 피직스(물리)로 구성돼 있다. 의료 분야로 진학하고자 한다면 바이올러지와 케미스트리가  중요하다. 좋은 성적을 내야 하며 과목을 좋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과학 과목의 경우, 특히 AP과목들은 선행학습이 꼭 필요하다고 한다. 미국 공립학교 과학교사들의 실력이 불균형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방학 중에 최소한 1학기는 한번 훑어봐야 한다. 장병희 기자여름방학 학년별 여름방학 공부 여름방학 경험 문법 공부

2024-07-28

[잠망경] 반말

한 정치가가 노인네들을 폄하하는 발언을 해서 치열한 공방이 일어나고 있는 2023년 8월 한국이다. 폄하! 낮출 貶. 아래 下. ‘가치를 깎아내림’이라 사전은 풀이한다.   듣는 사람의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말에는 내용적인 이유가 있는가 하면 형식적인 이유도 있다. 겉으로는 예의를 갖춘 듯 들리지만 말의 내용이 안하무인일 수 있는 반면에 상대를 무시하는 말투, 이를테면 ‘반말’을 듣는 순간 불쾌해지는 것 또한 인지상정이다. 하대(下待)를 받는 경우다.   ‘반말 살인’이라는 말로 구글 검색을 해 보라. 반말을 했다 해서 살인이 일어난 사례가 당신의 모니터에 우르르 떠오를 것이다. 2019년 8월에 한국을 경악시킨 ‘한강 몸통 시신 살인사건’도 반말에서 시작됐다는 위키백과 보고를 읽는다.   ‘半말’은 문자 그대로 반만 하는 말이다. 더 정확하게는 미완성 문장이다. ‘아니요!’는 존댓말이고 ‘아니!’는 반말이다. 반말은 존댓말보다 짧다는 이유에서 말을 길게 하는 성의가 부족한 말투다.   단어를 송두리째 생략하는 우리말이 자연스럽게 들리는 것이 좀 혼란스럽다. 한국어는 주어를 생략하는 관습이 있다. ‘제가 늦어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대신에 주어를 빼고 ‘늦어서 죄송합니다’ 하면 공손, 그 자체다.   일인칭뿐만 아니라 2인칭도 생략되기는 마찬가지. 우리는 ‘너 저녁 먹었니?’ 대신 ‘저녁 먹었니?’ 한다. 영어에서는 ‘I love you’ 할 때처럼 주격과 목적격의 인칭대명사가 빠짐없이 들어가지만 우리는 그냥 ‘사랑해’ 한다. 이토록 우리말은 생략법이 깔끔하다.   영어에도 사람을 제외하는 생략법이 꽤 있다. ‘Ready?, 준비됐어?’, ‘Going home?, 집에 가니?’, ‘Sorry, 미안해!’, ‘Be right back, 금방 올게’, ‘See you later, 나중에 봐’, ‘Want some?, 좀 먹을래?’ 그러나 아뿔싸, 너무 생략하면 명령어로 돌변한다. ‘Speak! 말하라’, ‘Move! 움직여!’, ‘Shut up! 닥쳐!’   반말은 둘 사이의 친숙한 감정표현이기도 하겠지만 자칫 건방진 소통이기도 하다. ‘Familiarity breeds contempt, 친숙은 경멸의 근본’이라는 격언이 떠오른다. ‘오냐오냐했더니 할아버지 무르팍에 똥 싼다’는 우리 속담과 같은 맥락이다.   우리말에서 ‘나’라는 주어를 싹 없애고 말하는 습관을 좀 삐딱한 시선으로 보면 결국 자기은닉(自己隱匿)이라는 비평을 받아도 크게 반박하지 못한다. 배경색상과 똑같은 빛깔로 변신함으로써 포식자(捕食者, predator)의 눈에 띄지 않겠다는 자기방어법, ‘셀프 디펜스’에 해당하지 않나 싶다. 논리를 비약하자면,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 있는 한반도의 지리적 위치와 두 나라에 빈번히 침략을 당해 온 역사가 반영된 의식구조와 언어습관이 아닌가 한다.   영어 문법에서 생략법을 ‘ellipsis’라 부른다. 사전은 이 말은 또 ‘문장이나 사건을 의도적으로 생략해서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추측하게 만드는 기법’이라 풀이한다. 시(詩)에서도 자주 쓰인다. 그리고 ‘ellipsis, 생략법’은 ‘ellipse, 타원’와(과) 말의 뿌리가 같다. 말끝을 흐리면서 멈추는 것은 타원처럼 부드러운 수법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직장 상관이 많이 늦게 출근한 직원에게 “자네 왜 늦었나?” 하고 물었더니, “무슨 일이 있어서…” 하며 얼버무린다면, 그것은 생략법인가 건방진 반말인가, 하고 나는 당신에게 물어보고 싶은데.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잠망경 반말 ellipsis 생략법 포식자 predator 영어 문법

2023-08-08

[아름다운 우리말] 말이 형식적으로 변하면

사람이 하는 말은 원래 구체적입니다. 실질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말의 시작이 무엇을 가리키고 설명하고자 할 때 정확한 의미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말이 점점 발달하고 복잡해지면서 말 사이의 기능을 표현해야 할 일이 생깁니다. 우리말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조사와 어미입니다.      말로 할 때와 글로 할 때도 차이가 있습니다. 말로 할 때는 아무래도 상황이나 맥락이 작용합니다. 따라서 기능에 해당하는 말이 덜 필요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하는 말을 들여다보면 문법에 틀린 말도 많습니다. 그래도 말이 통합니다. 그것은 상황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말로 할 때 조사를 적게 쓰는 것도 상황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런데 글로 쓰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글은 상황이 배제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자칫하면 수많은 오해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더 정확한 조사 사용과 어미 사용이 필요합니다. 높임도 시제도 부정확하게 표현하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문법이 복잡해진 것은 글 때문일 겁니다. 문법(文法)이라는 말에 문(文)이 들어 있는 것도 그래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법(語法)과는 다른 느낌의 표현입니다. 언어학의 주 연구 대상이 글이 아니라 말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좀 특이한 명명(命名)입니다.    그러면 어떤 말이 기능을 나타내는 형식적인 말이 될까요? 처음에는 그 말도 실질적인 의미를 나타내었던 말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형식적인 말이 되는 현상을 문법화라고 합니다. 문법화는 문법 기능이 아니었던 말이 문법의 기능을 하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원래 실질적인 의미가 있었던 말인데 같은 자리에서 같은 기능을 반복하다 보니 실질적인 의미를 잃어버리는 겁니다.    대표적인 예를 몇 가지 들어볼까요? 제일 쉽게 눈에 띄는 것이 ‘부터’입니다. ‘붙어’라는 말이 점점 의미가 약해지면서 단지 시작점을 나타내는 의미로 바뀐 겁니다. 원래는 대상에 붙어 있었던 겁니다. 조차라는 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좇아가는 것’이 ‘조차’로 굳어진 것입니다. 이제 움직임이 없어도 조차라고 씁니다. ‘붙어, 좇아’와 혼동이 될까 봐 아예 표기까지 ‘부터, 조차’로 바꾸었습니다.    의존명사에도 이런 문법화의 예는 많이 나타납니다. ‘~는 법이다’, ‘~는 고사하고’, ‘~는 바람에’ 등에 보이는 ‘법, 고사, 바람’은 각각 실질적인 의미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보조동사라는 하는 말에도 이런 표현이 잔뜩 들어있습니다. ‘~어 두다’, ‘~어 주다’, ‘~어 버리다’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원래의 의미는 형식적인 의미로 변하였습니다. ‘~어 버리다’의 경우는 방언에서는 ‘~어 뿌리다’ 등의 모양으로까지 바뀌어서 원래와의 관련성을 잃고 있습니다. 아마도 다른 기능어도 ‘뿌리다’처럼 모양이 변하였기에 기원을 알 수 있게 되었을 겁니다. ‘더러’라는 말은 ‘다리다’에서 온 말이지만 기원이 희미해졌습니다. ‘까지’도 ‘끝’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편 어떤 말은 문법화 과정에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대표적인 말이 ‘보고’입니다. 본다는 말은 눈으로 보는 시각적 행위를 의미합니다만 그러나 이 말이 형식적으로 바뀌면 직접 보지 않는 경우에도 쓸 수 있습니다. ‘꽃 보고 예쁘다고 한다’라는 말에서는 ‘보다’의 의미이지만 ‘너 보고 이상하대’라고 할 때는 본다는 말은 흔적만 남았습니다. 이제는 보고가 ‘한테’나 ‘에게’처럼 쓰입니다.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 ‘보고’도 ‘부터’나 ‘조차’처럼 형식만 남게 될 겁니다.   언어는 변합니다. 어떤 말은 실제적인 의미를 덜어내고, 관계를 나타내는 말로 또는 뜻을 더하는 말로 역할을 바꾸어 나갈 겁니다. 언어의 변화가 참 재미있습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형식 문법 기능 문법화 과정 조사 사용

2022-11-27

'영어로 쓴 한국어 문법책' 출간

해외에서 태어난 한인 2세와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을 위한 영어로 쓴 한국어 문법책이 출간됐다.   서울에서 4살 때 캐나다에 이민한 한인 1.5세 김한규(33) 씨가 쓴 ‘슈퍼 심플 한국어 문법’(Super Simple Korean Grammar·중앙미디어刊)이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있는 공립종합대학교인 사이먼프레이저대 언어학과 출신의 김 씨는 밴쿠버에서 유튜브를 통해 영어로 한국어를 5년간 가르쳤다. 구독자가 3만5000여 명에 달한다. 북경어·광둥어·일본어·프랑스어·스페인어를 구사하는 그는 캐나다 상원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세세한 부분까지 빼먹지 않고 아주 간명하게’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외국인들이 한국어와 문법을 쉽게 배울 수 있게 풀이했다.   김 씨는 “2015년 재외동포재단 초청으로 ‘대학생 모국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했었는데, 당시 한인 차세대들이 한국어를 사용하지 못하고 간혹 한국말을 해도 어법에 맞지 않는 것을 보고는 책을 쓸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맨 처음 언어를 공부할 때 문법은 지겹고 힘들다고 생각했었는데, 여러 언어를 공부하다 보니 문법은 일정한 룰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를 쉽게 전해 주고 싶어 책을 냈다”고 덧붙였다.   이 책은 학습자에게 전체 언어의 큰 그림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가장 유용한 문법만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세부적인 문법을 통해 학습자를 압도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이해하기 쉽고 즉시 사용할 수 있게 설명했다”고 소개했다.   책에서는 외국인들이 한국어 문법을 배우면서 가장 궁금해하는 것을 풀이해 놓기도 한다. ‘∼에’와 ‘∼에서’의 차이점이 무엇이냐고 종종 물어본다고 하는데, 그는 ‘∼에서’는 그 장소에서 어떤 행동이나 행위를 한다고 알려주고, ‘∼에’는 그 장소에 있거나 없거나 한다고 알려준다.   가령, “저는 집에서 공부해요”, “저는 집에 있어요” 등이다. 또 ‘∼는’과 ‘∼가’는 어떻게 다른지도 설명한다. “고양이는 귀여워”라고 말하면 모든 고양이가, 고양이 자체가 귀엽다는 것을 의미하고, “고양이가 귀여워”하면 특정된 고양이가 귀엽다는 뜻이라고 전한다.   김 씨는 “이번에 출간한 책은 한국어에서 발견되는 가장 일반적이고 기본적인 문법을 가르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이것을 배우면 자신의 단어를 추가하고 무한한 양의 문장을 만들 수 있는 프레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영어로 쓴 한국어 문법책 김한규 슈퍼 심플 한국어 문법 Super Simple Korean Grammar 중앙미디어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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