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탑재된 로봇 도입…무인경제 활성화 전망
올해에는 경제 전반에서 새로운 흐름과 도약의 시작이 예고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새로운 기술의 도래와 인플레이션과 통화 정책 등의 다양한 변수들로 새로운 경제 다이내믹이 형성되거나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러 이코노미스트와 경제 연구소들이 발표한 2024년의 글로벌 경제에 나타날 주요 키워드를 정리해봤다. ▶디깅소비: MZ세대 소비 문화 세계 경제는 디깅소비가 소비문화를 이끌어 갈 모양이다. MZ세대는 자신만의 소비 트렌드를 정립하며 소비문화를 바꾸고 있다. MZ세대는 1980~1994년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M세대)와 1995~2004년에 태어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디깅 소비는 ‘깊이 파다(dig)’에서 유래한 신조어로 자신이 선호하는 제품이나 영역에 깊게 파고들어 소비하는 행위 즉 개인 취향에 충실한 소비를 뜻한다. 소비자들은 제품의 브랜드뿐만 아니라 그 제품이 지니고 있는 가치와 철학에 더욱 주목하며 소비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BNPL: 선구매 후결제 확장 선구매 후결제(BNPL·Buy Now Pay Later) 소비 트렌드가 올해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크레딧이 없어 크레딧카드를 발급받지 못하거나 계좌에 돈이 없는 경우에도 BNPL을 이용해 물건을 구매하고 일정 기간 나눠서 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재정 유연성을 제공하면서도 기업들은 매출액을 증대시킬 좋은 기회라는 점도 BNPL 확대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글로벌 BNPL 시장 규모가 2028년에 1억54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N플레이션: 스트림플레이션 등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특정 분야의 가격 인상에 따라 다양한 N플레이션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도 배케플레이션, 런치플레이션, 슈링크플레이션, 스킴플레이션 등 여러 N플레이션이 나왔다. N플레이션은 물가상승을 가리키는 ‘인플레이션(inflation)’에다 급증한 휴가비가 N자리에 오면 배케플레이션, 부담 커진 점심값이면 런치플레이션이 되는 형식이다. 슈링크플레이션과 스킴플레이션은 가격은 그래도 두면서 제품의 크기·수량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추는 것을 가리킨다. 이런 N플레이션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가장 최근 등장한 것이 스트림플레이션이다. 스트리밍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유튜브,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면서 나온 말이다. ▶차이나리스크: 중국 경제의 그림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기업과 국가들은 차이나리스크에 대한 경계를 풀 수 없을 것 같다. 미·중 전략 경쟁이 ‘뉴노멀(new normal)’이 되면서 올해도 미·중의 힘겨루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반도체 수급 문제로 미국에 끌려다니고, 중국의 경기 침체가 미국에 부메랑처럼 돌아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의 경기 침체는 다시 세계 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 특히 중국 내부의 부동산 리스크가 장기화되고 중장기 저성장 경로에 진입하면서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쏠리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차이나리스크를 포함한 지정학적 충돌과 고부채와 고금리 때문에 올해 세계 경제는 2.8%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기존 전망치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민주주의의 수퍼보울: 42개국 선거 2024년은 민주주의의 수퍼볼의 시작이다. 1월 대만 대선을 시작으로 11월 미국 대선에 이르기까지 총 42개국에서 주요 선거가 치러진다. 대만, 한국, 이란,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오스트리아, 벨기에, 크로아티아, 핀란드, 유럽연합(EU) 유럽의회 등이다. 올해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넘는 40억 명 이상이 투표소로 향하면서 올해 국제 정치와 경제 풍경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각국의 선거 결과에 따라 정치 환경이나 경제 정책이 크게 바뀌면 국제 정세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했다. ▶무인 경제: AI와 로봇 시대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면서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서 사람이 없이도 경제 활동이 가능해지고 있다. 제조, 서비스 등 경제 활동 전반에서 기술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한다는 개념이다. 이는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일자리와 노동시장의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테슬라, 아마존 등 다양한 업체에서 앞다투어 AI를 탑재한 상용화 로봇을 개발하거나 출시하고 있다. 인간의 동작을 따라 하고 일상언어 이해하는 로봇과 인간의 공존이 현실화가 기대된다. ▶프렌드쇼어링: 새로운 공유와 협력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은 2020년 만들어진 ‘동맹쇼어링(Ally shoring)에서 파생된 단어다.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불거지면서 미국 연구소 등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처음 사용됐다. 주로 공급망 이슈를 동맹·우방국을 통해 해결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국가들은 다양한 공급망 위기를 겪으면서 ’프렌드쇼어링‘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기업들의 생산기지를 자국 또는 인접국으로 옮기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EU(유럽연합), 일본 등 많은 국가는 우방국 또는 동맹국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구축 중이다. ▶실버테크: 고령사회에 맞춤 돌봄 출산율이 저조해지고 평균 수명이 증가하며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실버산업도 붐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인력난으로 로봇과 AI를 중심으로 한 실버테크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실버테크란 노인을 위한 돌봄, 안전,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령층에 적합하도록 적용된 기술을 일컫는 단어다. 다양한 분야의 많은 기업이 노령층을 겨냥한 제품들과 기술을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소비시장 조사업체 에릭슨컨슈머랩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영국, 한국 등 12개 국가에서 시행한 조사에서 노령 소비자 중 10명 중 7명이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 첨단 기기를 사용할 의향을 가지고 있으며, 압도적인 비율로 인터넷과 디지털 기기가 도움되고 된다고 평가했다. 노령층의 수요 증가와 IT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며 실버테크 산업 성장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25년에는 실버시장의 규모가 약 3조5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린뉴딜: 녹색성장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 EU 등은 탄소배출 제로화를 목표로 삼고 그린뉴딜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25년부터 개솔린 및 디젤 차량의 운행을 금지하거나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는 국가들이 생겨나고 있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움직임은 기업과 국가뿐만 아니라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다회용 빨대, 비닐 랩 대신 밀랍랩, 일회용 용기 대신 개인 용기에 음식을 픽업하는 등 환경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시성비: 시간의 가성비 2024년, 돈만큼이나 소중한 것은 시간이다. 이에 따라 시간의 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흐름, 즉 시성비(시간의 가성비)가 부상 중이다. 시성비 수요가 높아지면서 시간 절약을 돕는 서비스들이 더 발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서비스에는 식료품 구매 대행, 밀키트 배송, 영화·역사·드라마 요약 서비스 등이 있다. 또 간편식과 한 끼 식사 대체 가능한 영양 보충제 등의 제품들도 판매되고 있다. 정하은 기자 [email protected]로봇 무인경제 글로벌 경제 세계 경제 런치플레이션 슈링크플레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