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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잿더미…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한인 피해도 수백 가구 추정

건축 업체인 PMK를 운영하는 폴 김 대표가 휴대폰으로 사진들을 건넸다. 사진 속 짙은 회색 연기 너머로 보이는 것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폐허가 된 집터뿐이다.   그는 “다시 돌아갈 줄 알고 양말 몇 개만 챙겨서 나왔는데 나중에 가보니 모든 게 잿더미가 됐더라”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머리가 텅 빈 상태”라고 말했다.   하루아침에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김 대표는 현재 아들 집에 머물고 있다. 살던 동네를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김 대표는 “지금으로서는 살던 곳에 다시 가보는 게 너무 힘들 것 같다”며 “평온했던 동네가 모두 사라져버렸다”고 전했다.   상흔은 곳곳에 역력하다. 13일 오전 10시, 이튼 산불 피해 지역인 노스 알타데나 드라이브와 가피아스 드라이브 교차로 인근이다.   산불 발생 직후였던 지난 8일 이곳은 잿빛 하늘 가운데 옷깃이 휘날릴 정도의 강풍으로 재들이 가득했던 지역이다.   닷새 만에 다시 찾은 이곳은 바람 소리가 귓가를 스칠 정도로 고요했다. 간간이 보이는 골조는 이곳이 집터였다는 사실만 알리고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이 무색할 정도다.   한 노인이 곡괭이와 삽을 들고 잔해 속에서 뭔가를 찾고 있다. 그는 “이곳은 내 딸이 살던 집”이라고 했다.   호세 씨는 “딸이 지금 너무 힘들어해서 대신 남은 물건을 찾으러 나왔다”며 “이쪽이 거실과 안방이었는데 이 근처에 분명 사진이나 귀중품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를 몰고 알타데나의 워싱턴 불러바드와 델레이 애비뉴로 향했다. 닷새 전 마스크 없이는 숨 쉬기조차 어려웠던 이곳은 노인들이 머물던 ‘투팜스 너싱 센터’가 있던 자리다. 곳곳에 보이던 불길, 파손된 휠체어, 병원용 침대, 부서진 나무 조각 등이 널브러져 있던 투팜스 너싱 센터는 이제 검게 그을린 철골 구조물만 앙상하게 남아 있다.   인근의 맥도널드 알타데나 지점은 이번 산불로 유리창이 모두 깨져 있었다. 외벽 곳곳의 그을음은 화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다.   그 옆으로 완전히 사라져버린 ‘아베슨 차터 스쿨’의 건물터도 보였다. 철조망 너머로 농구 골대와 학교 표지판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학생들이 공부하고 뛰놀던 학교였다는 것을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이곳을 지나던 한 주민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지금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며 “사람들이 북적이던 이 동네가 순식간에 이렇게 변했다는 게 믿기지 않아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특히 알타데나는 라크레센타, 라카냐다 등과 함께 한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이번 산불의 또 다른 피해 지역인 퍼시픽 팰리세이즈에도 메이저리거였던 박찬호를 비롯한 한인들이 다수 살고 있다.   본지는 부동산 명의 정보 회사인 시카고타이틀에 알타데나 지역의 주택 소유주 현황을 의뢰했다.   시카고타이틀 측이 김(Kim), 이(Lee), 박(Park), 정(Jung) 등 주요 한인 성씨를 검색한 결과에 따르면 알타데나 150채, 팰리세이즈 130채 등 약 280채가 한인이 소유한 주택으로 추정된다. 이는 주요 한인 성씨만 검색한 것으로 실제 한인 피해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산불의 확산으로 연기 냄새가 가득했던 알타데나 지역은 이제 잔해 속에서 복구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우드버리 로드와 페어옥스 애비뉴 교차로에는 멕시칸 케이터링 업체인 ‘플러프스 타코스(Fluff’s Tacos)‘ 측이 천막을 치고 무료로 타코를 나눠주고 있었다. 소방대원과 주민들을 위해 마련한 자리다. 천막 옆으로는 이재민들을 위한 물, 의류, 통조림과 같은 구호품도 쌓여 있었다.   이 업체의 직원 라파엘 로드리게스는 주민들에게 “타코도 먹고 필요한 물품이 있으면 가져가라”며 “이 음식과 물품이 조금이라도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패서디나 컨벤션 센터는 피해자들을 위한 대피소로 지정됐다. 대피소를 관리하는 적십자사에 따르면 13일 기준 약 600명이 이곳에 머물고 있다.   이곳은 피해자들의 안정을 위해 일반인과 언론의 출입은 철저히 통제되고 있다.   연방재난관리청(FEMA) 직원들은 이날 대피소에서 피해자들에게 정부 지원 기금 신청 방법, 각종 정보 등을 알리기도 했다.   이날 대피소에 있다가 FEMA 직원과 상담을 마친 테레사 씨는 “가족들이 한 동네에 살고 있었는데 집 두 채가 모두 타버렸다”며 “가족들이 몸 말고는 모든 걸 다 잃어버려서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막막한 상태”라고 말했다.   정윤재 기자 [email protected]잿더미 망연자실 한인 피해 드라이브 교차로 주요 한인

2025-01-14

실탄 없는 '콜드 건' 소품이라더니 '탕'…알렉 볼드윈 망연자실

불행한 사고로 촬영 감독 사망? 안전 외면 '인재' 가능성 제기 총격 닷새 전에도 '콜드 건' 사고…노조 "안전 점검 없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할리우드 유명 배우 알렉 볼드윈(63)이 영화 촬영 중 발사한 소품용 총에 40대 여성 촬영 감독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당시 정황이 일부 공개됐다.   23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영화 조감독은 볼드윈에게 소품 총을 건네면서 실탄이 없다는 뜻의 '콜드 건'(cold gun)이라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총알이 장전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볼드윈은 지난 21일 뉴멕시코주 샌타페이 한 목장에서 서부극 '러스트' 촬영 리허설을 하던 중 소품 총 방아쇠를 당겼고, 공포탄이 아닌 실탄이 발사되면서 맞은 편에 있던 촬영감독 헐리나 허친스(42)가 가슴에 총을 맞고 숨졌다.   샌타페이 카운티 보안관실이 법원에 제출한 수색영장에 따르면 조감독은 촬영장 밖에 보관 중이던 소품 총 3정 중 하나를 집어 '콜드 건'이라고 외치면서 볼드윈에게 줬다.    '콜드 건'은 실탄이 없고 공포탄으로 채워진 소품 총이라는 뜻의 미국 영화계 용어다. 하지만, 볼드윈이 받은 '콜드 건'에는 실탄이 채워져 있었고 허친스는 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 조감독은 경찰에 실탄이 장전돼있는 줄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 볼드윈은 사건 직후 경찰 조사를 받았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어딘가에 전화를 거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샌타페이 카운티 보안관실은 소품 총과 탄약, 촬영 장비를 비롯해 볼드윈이 입었던 의상까지 모두 압수했다. 경찰은 일단 우발적 사고로 보고 볼드윈과 조감독에게 형사상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검찰도 현장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기소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러스트' 촬영장에서 총기 안전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수사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미국 영화 노조 '국제 극장 무대 종사자 연맹(IATSE) 소속 현장 스태프를 인용해 '러스트' 촬영장에서 총기 안전 규정이 엄격하게 준수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허친스 사망 사건 닷새 전 볼드윈 대역이 '콜드 건' 소품 총을 조작하다가 실탄 2발이 발사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안전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 스태프는 촬영장 현장 매니저에게 총기 안전 문제를 항의했으나 "회의는 없었고 (촬영을) 서두르기만 했다"고 전했다.   미국 연극배우노조 지침에 따르면 총기 촬영의 경우 사전 시험 발사를 반드시 해야 하고 무기류 소품 관리자는 촬영에 앞서 안전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뉴멕시코주 보건안전국은 경찰과 함께 '러스트' 제작진이 총기 안전 규정을 준수했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러스트'에서 무기류 소품 안전을 책임진 사람은 해나 구티에레즈 리드(24)다. 그는 할리우드 총기 전문가로 알려진 스턴트맨의 딸이다. CNN 방송은 구티에레즈가 최근 니컬러스 케이지 주연 영화에서 처음으로 무기 관리 책임자를 맡았다면서 현장 경험이 많지 않은 스태프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망연자실 볼드윈 볼드윈 대역 총기 안전 실탄 2발

2021-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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