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러너 이명우씨 3마일 54분에 주파 ‘기염’
한인 마라톤 동호회 동달모(회장 김건태)의 이명우(어바인)씨가 90세의 나이에 5킬로미터(약 3.1마일)를 54분에 주파하며 기염을 토했다. 지난 8월 구순을 맞은 이씨는 지난달 28일 비영리기관 현대 호프 온 휠스(Hope On Wheels)가 파운틴밸리에서 개최한 5K 달리기 대회에서 좋은 기록으로 완주했다. 대회에 참가한 70여 명의 동달모 회원 중 일부는 이씨와 함께 달리며 응원했고, 일부는 골인 지점에 모여 있다가 이씨의 모습이 보이자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이씨는 “지난해 기록인 1시간을 단축하려고 몇 주 동안 연습했는데 목표를 달성해 기쁘다”고 말했다. 마이클 권 동달모 총무는 “동달모의 최연장자인 이 회원은 우리 모두에게 도전 정신을 일깨워주는 분이며, 최고의 롤 모델”이라고 말했다. 동달모 회원들은 지난 8월 18일 연습 장소인 힉스캐년 공원에서 90세를 맞은 이씨를 위해 생일잔치를 열어주기도 했다. 75세에 동달모에 가입한 이씨는 LA 마라톤 대회를 비롯한 다수 대회에 참가했다. 풀 코스도 10번 완주했고 하프 코스도 여러 차례 달렸다. 2018년엔 83세 나이로 프레스노 마라톤에서 4시간 47분이란 좋은 기록을 세웠다. 또 동달모의 회계, 감사, 고문을 맡아 헌신적으로 봉사했다. 1935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씨는 일제 강점기, 해방, 6·25 등을 겪었다. 전쟁 중 부모와 사별하고 손위 형, 누나들이 모두 요절하는 아픔을 겪은 이씨는 홀로 세상과 맞서야 했다. 다행히 오클라호마의 농장주와 펜팔이 된 이씨는 그의 후원을 받아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대학에 진학했다. 1972년 후원자를 만나기 위해 미국에 온 이씨는 이후 한국의 부인, 자녀를 초청해 본격적인 이민 생활을 시작했다. 농장과 주유소, 도넛 가게, 세탁소에서 일하다가 제너럴 모터스(GM) 공장에 취직한 이씨는 부업도 하며 치열하게 살았다. 두 아들은 의사, 딸은 교수가 돼 이씨를 뿌듯하게 했다. 이씨는 2006년, 30년 가까이 근무한 GM에서 은퇴한 후 경영학석사(MBA) 학위와 공인회계사(CPA) 자격증을 취득했다. 2010년 어바인으로 이사한 후엔 동달모와 인연을 맺었다. 이씨는 지금도 CPA로 활동하는 한편, 어바인 시 트레일 가이드로 봉사하며 달리기 외에 수영도 정기적으로 즐기고 있다. 이씨는 “러닝도 인생도 종착지를 향해 끊임없이 나아간다는 공통점이 있다”라며 “러닝을 통해 얻은 최고의 수확은 건강”이라고 말했다. 동달모(동네 달리기 모임)는 2006년 10여 명이 모여 결성했다. 현재 회원은 100여 명에 달한다. 달리기 외에 수영, 자전거, 철인 3종 등 다양한 소모임을 운영한다. 가입 문의는 김건태 회장(213-369-1378)에게 하면 된다. 임상환 기자이명우 러너 주파 기염 달리기 대회 프레스노 마라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