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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스, 전 시장<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의 실수 되풀이 하나”

LA시청 직원들에게 24%의 연봉 인상은 합당한 것일까.   캐런 배스 LA시장이 향후 5년 동안 시청 공무원들의 봉급을 무려 24%나 인상하는 계획을 적극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청 안팎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당 안이 현실화되면 비정규직이나 파트타임 직원들도 2026년 최저 시급이 25달러로 오른다.   LA타임스는 지난달 배스 시장이 검토한 직원 노조의 연봉 인상안에 따르면 2028년까지 물가 상승분을 감안해 최대 7차례 봉급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지역 경기 활성화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노조와 논의 중인 해당 제안 내용은 시의회와 노조원들의 승인이 남아있지만 큰 반대 없이 통과될 전망이다.   동시에 제안 내용에는 일반 기업과 달리 시청 직원들이 쓰지 않은 병가를 100%(기존엔 50%) 현금화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노조는 축제 분위기다. 서비스노조인 SEIUL721의 데이비드 그린 회장은 “노조원들이 매우 환영하는 분위기이며 예전에 없던 좋은 조건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청 안팎에서는 배스 시장이 제안 내용을 그대로 승인할 경우 2007년의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전 시장의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비야라이고사 시장은 5년 동안 총 25%의 봉급 인상을 약속했으며 곧바로 서브프라임 금융 위기가 도래해 시 재정에 큰 악영향을 가져온 바 있다. 2013년 이후 시청은 이런 부담으로 인해 고용을 줄이고 수천 개의 일자리를 없앴으며 일부 의료 보건 혜택도 축소해야 하는 상황을 겪기도 했다.   비야라이고사는 2013년 관련 조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후회스럽다”고 말하고 “8년 임기 동안 가장 큰 실수였다”고 표현한 바 있다.   관련 내용에 대한 입장을 묻는 LA타임스에 배스 시장은 “2007년의 상황과는 많은 것이 현재 다르다”며 “만약 경기가 악화돼 시청 살림이 어려워진다면 가동할 수 있는 추가 재정이 따로 있다. 시청 직원들이야말로 불경기에 직격탄을 맞은 상태라 시청을 떠나려고 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해 LAPD 경관들의 연봉 인상 배경과 유사한 논리다.   시청 살림을 관장하는 매트 자보 행정국장(CAO)은 “아직 정확한 숫자를 가늠하기는 어렵고 추가 협상을 지켜봐야 하지만 해당 내용을 충족하려면 연간 1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시의회는 곧 해당 계약안에 대한 내부 논의를 거치고 수정이 필요한지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청 공무원들과 SEIUL721 측은 지난 가을 한 차례 일일파업을 진행했으며 최근 추가로 파업을 계획하던 중 시장과 연봉 인상안을 두고 줄다리기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안토니오 되풀이 배스 시장 연봉 인상안 la시청 직원들

2024-01-12

[이 아침에] 광복절 아침에 역사를 생각한다

다시 광복절이다. 광복(光復), 밝은 세상을 다시 찾았다는 뜻이다. 밝고 맑던 나라를 어둠의 구렁텅이에 밀어 넣은 자는 누구인가. 일본이다. 일제 36년, 그 어둠으로부터 벗어난 지 78년, 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광복절을 맞은 감회는 해마다 새롭고 비장하다.      우리는 일제 강점기에 겪은 수난의 역사를 잊지 않고 있다. 수많은 사람이 고난을 견디다 못해 정든 땅을 떠나 국경을 넘었다, 뜻있는 사람들은 독립을 위해 국내외서 목숨 걸고 싸웠다. 여러 가지 모습으로 이들에게 도움을 준 이도 독립군 못지않게 애쓴 사람들이다.      그 반대의 길을 걸어온 사람들도 있었다. 일제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일신의 영달을 위해 살았던 사람들이다. 해방된 나라에서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민족정기를 바로 세울 절호의 기회를 맞았지만 그것을 감추고 싶은 쪽에 의해 좌절되었다. 그들은 해방 된 나라에서도 대를 이어 떵떵거리며 살아가게 된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세월이 흘러갔다. 그 사이 푸른 싹이 돋아나 ‘민족문제연구소’라는 민간단체가 엄청난 어려움을 극복하고 2009년 ‘친일인명사전’를 펴내게 된다. 사회 각 분야의 기라성(?) 같은 인물 4776명의 이름이 사전에 올랐다. 해방 64년이 지난 때였다.      이 일이 한국사회에 던진 파장은 컸다. 역사는 무섭다는 것을 일깨워 준 사건이었다. 살아온 행적은 언젠가는 반드시 누군가에 의해 평가 받게 된다는, 그래서 함부로 살면 안 되겠다는 각성을 하게 해 준 말없는 경고가 되었다.      혹자는 부끄러운 역사도 우리 역사라고 말한다. 당연한 이야기다. 부끄러운 역사를 부끄러워하고, 공과 과를 있는 그대로 알리면 된다. 평가는 다음 사람의 몫이다.      미당 서정주 선생은 ‘한국의 시성’이라고 불리는 분이다. 그의 기념관에는 명성에 걸맞게 ‘국화 옆에서’를 비롯해 많은 시가 걸려있었다. 그런데 많은 작품과 함께 ‘마쓰이 히데오! / 그대는 우리의 오장(伍長), 우리의 자랑. /... 우리의 땅과 목숨을 뺏으러 온 / 원수 영미의 항공모함을/ 그대 / 몸뚱이로 내려쳐서 깨었는가...’ 라고 읊은 ‘마쓰이 히데오 오장 송가’ 등의 친일 작품들도 전시됐다. 또 ‘한강을 넓고 깊고 또 맑게 만드신 이여 / ... / 이 겨레의 영원한 찬양을 두고두고 받으소서...’라는 내용의 ‘전두환 대통령 탄신58회 축시’ 도 보였다.      장례식장에 잘난 자식만 세울 수 없듯이, 시인의 공(功) 과(過)를 보는 이가 평가하도록, 숨기고 싶은 작품까지 함께 전시한 기념관측의 처사가 돋보였다. 훗날, 어떤 이가 왜 친일을 하게 되었냐고 미당에게 물었더니, “일본이 그리 쉽게 망할지 알았남” 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광복절 아침에 역사를 다시 생각한다. 역사는 무섭다. 무서워야 한다. 그래야 통한의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걱정이다. 지금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치욕의 역사가 되풀이 되지나 않을까 조마조마 하다. 그런 생각을 하는 이가 나 혼자만일까.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정찬열 / 시인이 아침에 광복절 역사 역사가 되풀이 광복절 아침 마쓰이 히데오

2023-08-14

[시론] 한물간 대북정책 되풀이 하는 한·미

지금 한반도 주변은 기이한 시기다. 미국과 동맹국들의 북한 개입 정책은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도 고갈됐다. 군사개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정책을 시도했으나 다 실패했다. 강요·제재·대화·양보, 정상회담에 이은 정상회담, 1953년 휴전체제에 대한 변경 시도까지.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걸 알면서도 옛 정책을 유지하는 지경까지 갔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에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자고 제안했다. 북한이 응하지 않을 것이란 게 분명해지면서 어떤 결과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미국은 그런데도 더 나은 아이디어가 없고 다른 국제 현안이 시급해, 이 접근법을 고수하고 있다.   청와대도 다르지 않다. 2018년 진전이 있어 보였지만 옛일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마지막 시도로 종전선언을 밀고 있지만 임기 내 성사 가능성은 없다. 미국의 입장이 아무리 좋게 봐도 미온적이어서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대북관계를 포기한 듯 보일 수 없고, 새 아이디어도 없어서 종전선언을 계속 밀어붙일 것이다.   북한 정권의 시각에선 당혹스러울 것이다. 잠재적 대화 파트너들의, 플롯 전개 없이 의례적 몸짓으로 가득한 부조리극을 보면서 말이다. 그렇다고 북한이 기회로 삼기도 어렵다. 북한 역시 정치적 수단이 제한돼서다. 그간 책략은 국가들을 이간하고 군사력을 과시해 위협하며 유리할 때만 협상하고 우방국과의 관계를 이용해 곤경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지난 2년간 여러 각도에서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남한과의 관계 진전으로 대중 의존도를 낮추려 했으나, 남한이 유엔 제재를 위반하면서까지 지원하진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첨단 무기를 과시했으나 위협은커녕 짜증만 나게 했다. 미국은 대화 재개만으론 양보하려 하지 않았다.     북한이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용이하지 않다. 첫째, 수뇌부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제외하면 모두 고령이어서 시도는커녕 아이디어 수용도 힘들어한다. 둘째, 실패 대가가 성공 보상보다 훨씬 커서 대단히 신중하고 보수적이 될 수밖에 없다. 셋째, 수뇌부가 불안정해진 조짐이 있다. 김 위원장은 35일간 두문불출하다가 지난달 16일 공식 석상에 나타났다. 건강상 이유일까. 정치적 문제일까. 혹은 1차 세계대전 말의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처럼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상황이라 칩거한 걸까. 어떤 이유든 김 위원장이 업무를 보지 않으면 새 시도도 없는 것이다.   북한의 입지는 날로 약해지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강경한 봉쇄로 여러 문제(불안정한 경제, 식량 공급 실패, 정권의 신뢰도 하락 등)가 심화했는데 오미크론 변이로 봉쇄 해제도 힘들게 됐다. 중국을 설득해 더 지원받지 않는 이상, 어느 시점에는 다른 국가와 타협해야 할 것이다.   앞서 그 대상이 미국·일본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그렇다고 리스크가 없는 건 아니다. 김정은·트럼프(2018·2019년), 김정일·고이즈미(2002년·2004년) 회담은 수포가 됐다. 김 위원장과 참모들은 그런 실패를 반복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미·일이 대화에 간절한 것도 아니다. 결국 다음 대화는 북한이 주도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북한이 절박해져야 나설 것이란 점이다. 과거와 달리 북한이 불리한 입장에서 협상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때쯤이면 북한 주민의 고통은 진정 끔찍할 것이다. 좌절과 당혹에 빠진 북한 정권이 어리석고 위험한 짓을 하며 자기주장을 할 수도 있다. 이 부조리극이 비극으로 바뀌지 않길 바랄 뿐이다. 존 에버라드 / 전 평양 주재 영국대사시론 대북정책 되풀이 양보 정상회담 아이디어 수용 변경 시도

2021-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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