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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계절 '노벨문학상' 한강 작품 읽어볼까

아침저녁으로 부쩍 선선해진 날씨가 독서의 계절인 가을이 왔음을 알려준다. 특히나, 최근 한강 작가가 대한민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한강 신드롬'과 함께 독서 열풍이 불고 있다.     한강의 작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채식주의자'는 한강의 세 번째 장편소설로 영혜라는 여성이 육식을 거부하면서 생기는 주변 인물과의 마찰, 그녀의 내면세계를 심도 있게 다룬다. 그녀의 이야기를 세 인물의 관점에서 풀어가는데 인간의 폭력적인 본성을 집요하게 탐구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는다. 영국 '인디펜던트' 문학 선임기자 보이드 턴킨은 "잊혀지지 않는 강력하고 근원적인 소설"이라며 "정교하고 충격적인 이야기로 아름다움과 공포의 기묘한 조화를 보여 줬다"고 논평했다.     '흰'은 한강이 폴란드에서 체류하던 시절의 경험을 짧게 요약한 산문 모음집이다. 흰색과 관련된 물건, 사람, 그리고 감정들을 다루며, 흰색을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 그리고 기억과 상실을 탐구한다. 흰 수건, 흰 옷, 눈 등 흰색을 상징하는 다양한 대상을 통해 삶의 덧없음과 죽음을 말한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도청을 지키다 계엄군 총에 맞아 사망한 열여섯 살 소년 동호와 그 주변 인물을 그린 작품이다.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역사적 비극을 직간접적으로 겪은 인물의 면면을 통해 억압과 폭력에 맞서는 인간의 존엄성을 깊이 탐구하며, 당시 사건이 개인과 사회에게 미친 장기적 영향을 강렬하게 묘사한다.     제주 4.3 사건을 담은 '작별하지 않는다'는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한강 문학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주인공인 소설가 경하와 제주 4.3사건 생존자 인선의 관계를 통해 아픈 역사의 기억과 치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한국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의 주인공이 된 한강의 작품들은 중앙일보 '핫딜'에서 최대 40% 할인가에 주문할 수 있다.     ▶문의: (213)368-2611   ▶상품 살펴보기:hotdeal.koreadaily.com핫딜 노벨문학상 독서 한강 작품

2024-10-30

독서 분위기가 중요, 부모부터 읽어라

자녀 교육을 위해서 특히 독서를 강조하는 것은 중앙일보가 신문사이기 때문이 아니다. 최근에 트렌드로 주목을 끌고 있는 챗GPT만해도 원리는 책을 읽혀서 만들어진 것이다. 다시 말해서 독서는 사람도, 머신 러닝을 하는 컴퓨터도 모두 같은 원리로 유용하다는 점이다. 책을 많이 읽는 자녀가 공부도 잘한다는 것은 상식도 아니고 기본 진리일 정도다. 하지만 책을 많이 읽게 하는 방법을 제대로 아는 학부모도 별로 없다. 이제까지는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옆집 자녀의 모습이 부럽기만 했다. 도대체 옆집의 비결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자녀가 스스로 알아서 책을 잘 읽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물론 유튜브나 독서로 자수성가한 몇몇 유명인들은 집에 책이 없어서 쓸데 없는 책부터 읽기 시작했다는 전설같은 얘기를 하곤 한다. 그것은 아무런 책임이 필요 없는 유튜브에서 가능한 얘기다. 이제는 책을 잘 읽지 않는 것이 정상적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2024년에 자녀를 기르는 학부모들에게는 지극히 극단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학부모들이 매일 저녁에 보던 TV와 넷플릭스, 유튜브를 보던 시간을 책 읽는 시간으로 바꿔야 한다. 이 시간에는 TV는 물론이고 컴퓨터도 모두 끄고 어머니는 키친 식탁에서 아버지는 리빙룸에서 아이는 방에서 각자 독서 시간을 가져야 한다.   처음에는 아이보다 아버지를 설득하기가 더 어렵다. 갑자기 평생 관심도 없던 세계 정세를 논하는 웃지못할 촌극도 있다. 하지만 제대로 설득이 되면 남편이나 아들도 저녁 식사 후에는 각자 지정된 자리에서 무엇이든지 펴서 읽는 습관을 갖게 된다.     심지어는 아예 케이블이나 넷플릭스를 해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분위기와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장 어렵게 생각했던 자녀는 방문을 활짝 열어 둬 컴퓨터를 켜지 못해 짜증을 내다가 점차 꾸준히 책 읽을 시간을 5분에서 10분, 15분으로 늘리게 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가정은 독서를 하기에 적합한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주위에 책으로 가득 차 있다면 자녀가 주위에 책 한 권 없는 학생보다 독서에 친숙할 수 밖에 없다. 부모가 책을 읽지 않는데 자녀들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자녀의 독서 습관은 부모가 독서 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할 때 시작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독서를 방해하는 말과 행동은   -자녀가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 필요한 이상으로 칭찬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자녀는 그저 자기들이 좋아서 읽을 뿐 부모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읽고 싶어하지 않는다.    -자녀에게 책을 읽도록 설득하는 것은 맞지만 절대로 자녀의 기분을 맞춰주거나 금전적인 보상을 해줘서는 안된다. 반대로 계속 조르듯이 책을 읽으라고 독촉하는 것도 좋지 않다.    -자녀가 읽은 책에 대해서 종류나 내용을 비판해서는 안된다. 자녀가 읽는 잡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최소한의 조언으로 부모의 의견을 전달하도록 해야 한다. 독서를 천천히 습관으로 만들려면   -부모가 솔선수범해서 책을 재미있게 읽는 모습을 자주 보여줘라.    -집에 읽을 거리를 곳곳에 놓자. 이중 자녀가 관심 있는 장르를 알 수 있다.    -자녀가 스스로 관심있는 장르를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주자. 서점이나 도서관에 갔을 때 각자 자신이 읽을 책을 찾는 시간을 갖자.    -재미있게 읽은 신문기사나 유익한 정보, 의미있는 메시지 등을 오려서 냉장고 문에 붙이거나 테이블에 스크랩북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볼 수 있도록 하자. 읽도록 강요하는 것은 좋지 않다.    -가능하면 자녀가 읽는 연령대의 소설책 하나쯤은 부모가 읽어두는 것도 좋다. 또래의 자녀에게 민감한 문제에 대해 어떻게 말할 수 있는 지도 배울 수 있다. 심층 독해(Critical Reading) 시켜야   -심층 독해는 SAT가 개정되어도 대학에서 필요한 필수 능력이다. 이해 수준이 아닌 비판, 판단, 예측, 유추, 결론을 알아야 한다. 머릿 속에서 새로운 글을 쓰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해 자체가 어려운 학생에게는 SAT가 힘들다. 이런 심층 독해 능력은 꾸준한 독서로 길러진다.    -새로운 SAT는 신문을 많이 읽는 학생에게 특히 유리하다. 고전은 기본이고 닥치는대로 읽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다음은 SAT 주관기관인 칼리지보드에서 추천하는 101권이다.학부모가 함께 읽고 줄거리와 느낌을 함께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순서는 저자의 라스트네임 순서다.   ▶무명/ Beowulf(베어울프) ▶Achebe, Chinua / Things Fall Apart ▶Agee, James / A Death in the Family ▶Austen, Jane / Pride and Prejudice(오만과 편견) ▶Baldwin, James / Go Tell It on the Mountain ▶Beckett, Samuel / Waiting for Godot (고도를 기다리며) ▶Bellow, Saul / The Adventures of Augie March ▶Bront, Charlotte / Jane Eyre (제인 에어) ▶Bronte, Emily / Wuthering Heights ▶Camus, Albert / The Stranger (이방인) ▶Cather, Willa / Death Comes for the Archbishop ▶Chaucer, Geoffrey / The Canterbury Tales (켄터베리 이야기) ▶Chekhov, Anton / The Cherry Orchard (벚꽃동산) ▶Chopin, Kate / The Awakening ▶Conrad, Joseph / Heart of Darkness ▶Cooper, James Fenimore / The Last of the Mohicans (모히칸족의 최후) ▶Crane, Stephen / The Red Badge of Courage ▶Dante / Inferno (지옥) ▶de Cervantes, Miguel / Don Quixote (돈키호테) ▶ Defoe, Daniel / Robinson Crusoe (로빈슨 크루소) ▶Dickens, Charles / A Tale of Two Cities ▶Dostoevsky, Fyodor / Crime and Punishment (죄와벌) ▶Douglass, Frederick / Narrative of the Life of Frederick Douglass ▶Dreiser, Theodore / An American Tragedy ▶Dumas, Alexandre / The Three Musketeers(삼총사) ▶Eliot, George / The Mill on the Floss ▶Ellison, Ralph / Invisible Man ▶Emerson, Ralph Waldo / Selected Essays ▶Faulkner, William / As I Lay Dying ▶Faulkner, William / The Sound and the Fury ▶Fielding, Henry / Tom Jones ▶Fitzgerald, F. Scott / The Great Gatsby (위대한 개츠비) ▶Flaubert, Gustave / Madame Bovary (보봐리부인) ▶Ford, Ford Madox / The Good Soldier ▶Goethe, Johann / Wolfgang von Faust (파우스트) ▶Golding, William / Lord of the Flies (파리대왕) ▶Hardy, Thomas / Tess of the d'Urbervilles(테스) ▶Hawthorne, Nathaniel / The Scarlet Letter (주홍 글씨) ▶Heller, Joseph / Catch ▶Hemingway, Ernest / A Farewell to Arms (무기여 잘 있거라) ▶Homer / The Iliad (일리아드) ▶Homer / The Odyssey (오딧세이) ▶Hugo, Victor / The Hunchback of Notre Dame (노틀담의 곱추) ▶Hurston, Zora Neale / Their Eyes Were Watching God ▶Huxley, Aldous / Brave New World ▶Ibsen, Henrik / A Doll's House (인형의 집) ▶James, Henry / The Portrait of a Lady ▶James, Henry / The Turn of the Screw ▶Joyce, James / A Portrait of the Artist as a Young Man ▶Kafka, Franz / The Metamorphosis ▶Kingston, Maxine Hong / The Woman Warrior ▶Lee, Harper / To Kill a Mockingbird (앵무새 죽이기) ▶Lewis, Sinclair / Babbitt ▶London, Jack / The Call of the Wild ▶Mann, Thomas / The Magic Mountain ▶Marquez, Gabriel Garcia / One Hundred Years of Solitude (백년간의 고독) ▶Melville, Herman / Bartleby the Scrivener ▶Melville, Herman / Moby Dick (모비딕) ▶Miller, Arthur / The Crucible ▶Morrison, Toni / Beloved ▶O'Connor, Flannery / A Good Man is Hard to Find ▶O'Neill, Eugene / Long Day's Journey into Night ▶Orwell, George Animal Farm ▶Pasternak, Boris / Doctor Zhivago (닥터 지바고) ▶Plath, Sylvia / The Bell Jar ▶Poe, Edgar Allan / Selected Tales ▶Proust, Marcel / Swann's Way ▶Pynchon, Thomas/ The Crying of Lot 49 ▶Remarque, Erich Maria / 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 ▶Rostand, Edmond / Cyrano de Bergerac ▶Roth, Henry / Call It Sleep ▶Salinger, J.D. / The Catcher in the Rye ▶Shakespeare, William / Hamlet(햄릿) ▶Shakespeare, William / Macbeth (맥베드) ▶Shakespeare, William / A Midsummer Night's Dream (한 여름밤의 꿈) ▶Shakespeare, William / Romeo and Juliet (로미오와 줄리엣) ▶Shaw, George Bernard / Pygmalion(피그말리온) ▶Shelley, Mary / Frankenstein (프랑켄쉬타인) ▶Silko, Leslie Marmon / Ceremony ▶Solzhenitsyn, Alexander / One Day in the Life of Ivan Denisovich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Sophocles / Antigone ▶Sophocles / Oedipus Rex ▶Steinbeck, John / The Grapes of Wrath (분노의 포도) ▶Stevenson, Robert Louis / Treasure Island (보물섬) ▶Stowe, Harriet Beecher/ Uncle Tom's Cabin (톰아저씨의 오두막) ▶Swift, Jonathan / Gulliver's Travels (걸리버 여행기) ▶Thackeray, William / Vanity Fair ▶Thoreau, Henry David / Walden ▶Tolstoy, Leo / War and Peace (전쟁과 평화) ▶Turgenev, Ivan / Fathers and Sons ▶Twain, Mark /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허클베리핀의 모험) ▶Voltaire / Candide ▶Vonnegut, Kurt Jr./ Slaughterhouse-Five ▶Walker, Alice / The Color Purple ▶Wharton, Edith /The House of Mirth ▶Welty, Eudora/ Collected Stories ▶Whitman, Walt / Leaves of Grass ▶Wilde, Oscar / The Picture of Dorian Gray ▶Williams, Tennessee / The Glass Menagerie ▶Woolf, Virginia / To the Lighthouse ▶Wright, Richard / Native Son ▶무명 / The Arabian Nights(아라비안 나이트) ▶Kennedy, John F. / Profiles in Courage ▶King, Martin Luther, Jr. / A Testament of Hope: The Essential Writings and Speeches of Martin Luther King, Jr.  장병희 기자분위기 독서 독서 시간 독서 습관 옆집 자녀

2024-07-21

[열린광장] 자녀 독서 교육, 잘하고 있습니까?

좀 지난 얘기지만, LA타임스 일요판에 재미있는 만화 하나가 실렸었다. 4컷짜리 만화였지만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의도는 분명했다. 중년 부부와 틴에이저 아들이 등장하는 만화의 첫 컷은 이집트에 여행 간 그들이 사막에서 피라미드를 바라보는 모습이다. 부부는 감탄하는데 아들은 기가 막히다는 듯이 하품을 한다.     두 번째는 중국의 만리장성에 서서 끝없이 펼쳐지는 장성의 길이와 규모에 앞도 된다. 2700년 전 북방 이민족의 침략으로부터 백성을 보호하기 위해 이 장대한 성을 쌓아야 했던 한족의 삶은 어떠했을까를 생각한다. 하지만 아들은 무슨 미련한 생각이냐는 듯 빨리 가자고 재촉한다.     세 번째는 성능 좋은 천체 망원경으로 밤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을 본다. 부부는 어린 시절 꿈꾸었던 세상을 생각하며 회상에 젖는데 아들은 짜증까지 내며 돌아선다.   마지막 컷은 반전이다. 첨단 과학관에서 다양한 새 기능이 내장된 첨단 스마트폰을 본 아들은 열광하며 테스트를 한다. 하지만 부부는 멀찌감치 서서 물끄러미 아들을 바라본다.     한집에 살아도 부모와 자녀가 서로 다른 세계를 사는 것 같은 현대의 많은 가정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역사적으로 철기의 발견, 산업혁명 등 인류의 삶을 크게 변화시킨 사건들이 몇 번 있었다. 그러나 아날로그 세계가 디지털 세계로 바뀐 지금의 변화는 이전의 어떤 사건보다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폭도 크다. 부모세대가 자녀세대에게 가르쳐야 하는 교훈마저 전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주는 변화이다.     삶의 양식은 변할 수 있어도 인간이 추구해야 하는 이상과 가치는 크게 변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유사 이래로 계속되어온 세대 간의 문화와 가치 전달이 우리 세대에서 잘못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우리를 걱정하게 한다.     우리가 자녀세대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을 바로 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독서다.     인간은 누구나 꿈꾸는 세계가 있다. 이 꿈꾸는 세계가 바른 것이 되어야 하고 우리 자녀들이 꿈꾸는 세계도 바른 것이어야 한다. 꿈은 생각을 통하여 만들어지고 구체화 된다.     생각은 독서를 통하여 깊어지고 넓어질 수 있다. 독서를 통하여 다양한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책은 부모가 경험하지 못하고 전해 줄 수 없는 세계를 보여준다. 사람은 자기가 경험한 세계만 믿는 한계가 있지만 책은 더 많은 세계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디지털화한 세계는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지만, 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말해주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것은 책이다. 이것이 우리가 자녀에게 적극적으로 독서를 권해야 하는 이유이다.  최성규 / 베스트영어훈련원장열린광장 자녀 독서 자녀 독서 아날로그 세계 디지털 세계

2024-05-14

[문장으로 읽는 책] 최재천의 공부

동물 세계에는 선생님이 없는 것 같아요. 선생님이 있어도 적극적으로 가르치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그냥 거기 있고 아이들이 보고 배웁니다. 저는 우리가 약간 동물스러운 교육을 하면 좋겠어요. 선생님은 먼저 가르치려고 덤벼들지 말고, 아이들이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일종의 촉진자가 되어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최재천·안희경 『최재천의 공부』   “엄마 침팬지는 실패하는 새끼 옆에서 자기 열매만 깨 먹고 있습니다. 가끔은 새끼가 엄마 침팬지 걸 뺏어 먹어요. 뺏기면 할 수 없지만 ‘배고프지? 엄마가 까줄게’ 그러지는 않습니다. 새끼는 배고프니까 어떻게든 기술을 익혀서 먹으려고 엄마 침팬지를 더 세심하게 관찰하겠죠. 마침내 자기가 혼자서 탁! 깨 먹는 순간이 오는 거예요.”   자식의 실패를 안타까워하는 조급증이 결국 자식에게 독이 됐더란 얘기는 주변에서 흔히 듣는 얘기다. 생태학자인 최재천 이대 석좌교수가 대담 형식을 통해 ‘공부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는 결국 교육 문제로 귀결된다는 결론. “사회의 고통은 과목별로 오지 않는데 아직도 교실에서는 20세기 방식으로 과목별로 가르친다”는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도 인용한다. 20대 초반에 배운 것으로 평생 우려먹고 살 수 없는 평생교육 시대, ‘취미 독서’의 나이브함도 경고한다. “책은 우리 인간이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낸 발명품인데, 그 책을 취미로 읽는다? (…) 취미 독서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독서는 기획해서 씨름하는 ‘일’입니다. 빡세게 하는 겁니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최재천 공부 최재천 이대 엄마 침팬지 취미 독서

2024-03-27

어린시절 책 읽기는 명문대 입학 지름길

공부에도 왕도(지름길)가 있다. 바로 책 읽기다. 좋은 튜터를 붙여주고 좋은 교재를 사주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보람 있다. 특히 미국에선 영어를 잘 공부하게 하는 방법 중 최고가 책 읽기다. 즉, 독서 능력이다. 어려서 어떤 독서 습관을 갖게 되느냐에 따라서 아이의 장래가 달라지고 세상이 달라진다. 새해 2024년을 맞아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좋은 독서 습관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12학년 대입 지원자를 자녀로 둔 마상영(가명)씨는 최근 독서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그의 둘째 아들 제러드(가명)가 대입 공통지원서를 준비하면서 큰 곤욕을 겪었기 때문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공통지원서는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자기소개 에세이(personal statement) 이외에 지원 학교별 서플먼트(작은 에세이)를 제출해야 하는데 여기서 제러드가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신문 지상은 물론 대입에 좋은 성적을 올린 수많은 선배들의 조언은 당연히 책을 많이 읽으라였다. 선천적으로 머리가 좋아서 확률 수만분의 1에 해당하는 자녀가 아니라면 누구에게나 맞는 조언인데 이를 간과하고 게을리 한 댓가를 이번에 톡톡히 치렀기 때문이다. 책을 많이 읽지 않은 탓에 유튜브 인플루언서는 잘 아는데 아이디어가 부족해 서플먼트를 쓰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공부의 기본이 되는 영어의 성적을 올리는 지름길은 '꾸준한 독서 습관'이라고 말한다. 초등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SAT시험을 눈앞에 둔 고교생에게도 해당되는 진리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자녀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는 최근 환경에서 자녀들, 특히 청소년 자녀에게 꾸준한 독서습관을 강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무슨 일이 있어도 자녀들로 하여금 책과 친해지도록 해야 한다.     ◆효과적인 독서 환경 자녀가 영어를 잘하려면 어휘력을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쯤 누구나 안다. 하지만 중요성을 알고 있음에도 실천이 어렵다. 학년과 연령에 관계없이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많은 세미나에서 독서가 강조되는 것은 그 만큼 독서가 자녀의 학업 성적은 물론이고 인격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아동 교육 전문가들은 "책, 잡지, 신문과 자주 접하는 가정 환경에서 자란 자녀들은 그렇지 않은 자녀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받는다"고 말한다.     독서가가 대를 이어 독서가를 낳는 이유는 그러한 가정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며 주위에 책으로 가득한 학생이 당연히 책 한 권 없이 사는 가정의 학생보다 성적이 좋을 수 밖에 없다. 즉, 부모가 책을 읽지 않는데 자녀들이 책을 읽을리가 만무하다. 자녀의 독서 습관은 부모가 독서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하는데서 비로소 시작된다는 것이다.    ◆강요하거나 재촉 말아야  부모는 자녀에게 몇 번은 책을 읽도록 권해야 한다. 하지만 절대로 책을 읽게 하기 위해서 자녀의 기분을 맞춰주거나 금전적인 보상을 해줘서는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돈을 받기 위해서 넘기는 책장이 제대로 될 리 없고 책을 읽히는 이유가 인격 수양과도 관계가 있는데 주객이 전도될 수밖에 없다. 또한 계속 강요하거나 통사정하는 것도 좋지 않다. 스스로 읽도록 동기 부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드디어 아이가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 제목을 보고 실망하기가 쉽다. 처음엔 로맨스 소설을 읽을 때가 많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일단 책의 종류나 내용에 대해서 관여하지는 말자. 잡지를 보더라도 자연스럽게 최소한의 지적으로 부모의 의견을 전달하자. 또한 자녀가 어쩌다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 필요 이상으로 칭찬해 주는 것도 역효과를 낸다. 청소년 자녀는 그저 자기가 좋아서 읽을 뿐 부모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읽으려 하지 않는다.     ◆TV와 컴퓨터를 치우면  매일 저녁 TV 시청시간을 책읽는 시간으로 바꿀 수 있다. 이때에는 TV는 물론이고 컴퓨터도 모두 끄고 어머니는 키친 테이블에서, 아버지는 응접실에서, 자녀는 방에서 각자 독서 시간을 가져야 한다.  처음에는 아들보다 아버지를 설득하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좀 익숙해지면 아버지도 아들도 저녁식사 후에는 각자 지정된 곳에서 무엇이든지 책장을 넘기는 습관을 갖게 된다. 이런 변화 덕분에 아버지는 신문을 꼼꼼히 읽게 됐고 어머니는 그동안 미뤄뒀던 잡지, 소설책을 모두 끝냈고 나중에는 가계부도 쓰게 된다고 한다. 가장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던 자녀는 방문을 열어둔 덕분에 컴퓨터를 켜지 못해서 안절부절하다가 이제는 꾸준히 책을 읽는 시간이 5분에서 10분, 15분으로 늘어난다. TV와 컴퓨터를 아예 집에서 없앤 경우도 있다. 특히 자녀가 고교에 다니고 있는 가정에서는 TV를 없애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 볼만하다. 도저히 안되면 주말에만 TV를 켜는 것도 좋다. 컴퓨터를 아예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시간을 정해서 사용하게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켜지 못하게 하면 된다. 아울러 소셜미디어 같은 것도 통제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페이스북은 물론 인스타그램까지 즐기게 되면 스스로 헤어나오기 어렵게 되므로 도와줘야 한다.   교육 전문가들은 부모와 자녀가 방학 같은 일정시간을 정해서 함께 같은 책을 읽고 독후감을 공유하는 것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요즘 유행하는 일론 머스크의 자서전을 선택해서 부모는 한글판을, 자녀는 영어판을 읽고 챕터별로 느낌을 나누면 좋다. 독서도 되고 가족간의 대화의 시간도 가능해진다. 독후감은 나중에 정리해 두면 이력서 역할을 할 수 있고 문장력이 늘어 대입 에세이를 쓰는 연습이 된다.     대중적인 작품을 골라서 재미와 공부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가족끼리 영화나 드라마도 같이 볼 수 있는데 책을 같이 보지말란 법은 없다. 이외에도 가능하다면 여러가지 보다 창의적인 독서 환경을 만들어 보면 좋다.     ━   독서 전문가 일문일답     -부모가 함께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혼자서는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부모는 자녀가 글을 읽을 줄 아는 걸 '책을 이해한다'고 여긴다. 자녀에게 책만 주고는 혼자서 이해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자녀는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일 뿐이지 글이 가져다주는 의미까지는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다. 부모가 자녀와 함께 책을 읽고 대화하는 과정을 통해 자녀들의 사고가 넓어지고 독서의 즐거움을 알게 할 수 있다.  대부분 학부모가 좋은 책을 못 찾아서 책을 함께 읽지 못한다고 말한다. 어떤 책이건 자녀의 독서 습관을 기르려면 부모가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 자녀의 이해력과 읽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부모의 역할이다. 자녀가 혼자서 책을 읽게 두지 말아야 한다. 학원 교사나 남에게 의지하지 말고 자녀가 자기주도적인 독서를 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함께 읽어줘야 한다. 현대는 높은 수준의 창의력과 분석적 사고력을 요구한다. 자녀가 표면적 이해에 그치지 않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부모가 대화를 통해 자극을 줄 필요가 있다."    -학부모들이 독서 교육에서 잘못하는 것은.  "아이가 어려운 책을 일찍부터 읽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자녀의 수준을 넘어서는 책을 주기 쉽다. 안타깝지만 어려운 책은 자녀의 자신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 자녀는 이해하는 법을 배워가면서 그 수준에 맞는 책을 읽어야 한다. 이해가 안 되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독서는 자녀의 평생 즐거움이 될 읽기의 행복과 기쁨을 빼앗아갈 수 있다."   -청소년들이 꼽는 '독서 습관 부족'은 어떻게 해야 하나.  "청소년이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성인들의 잘못이다. 책을 '무조건 읽어야 하는 대상'으로 느끼게  해 독서에 대한 흥미를 망가뜨린 결과다. 부모가 자녀와 책을 함께 읽는 데에는 나이의 제한이 없다. 자녀가 좋아하고 흥미를 보이는 매체부터 읽기를 권해야 한다. 음악, 정치, 패션 등 자녀가 좋아하는 대상과 관련된 잡지와 신문, 화보 등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게 좋다. " -'행복한 독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행복한 독서'란 없다. '읽기'는 엄청난 노력을 수반하는 어렵고 복잡한 과정이다. 읽기가 가져다 주는 각종 부가적인 교육 효과를 얻기 위해선 무엇보다 부모가 자녀를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다. 운동 종목을 즐기기 위해 기초 체력 증진이 필요하듯 즐거운 독서를 위해선 훈련이 필요하다. 부모가 책을 함께 읽고 대화하는 것이 가장 좋다. 독서를 통해 자녀가 '노력한 만큼 잘할 수 있다. 행복해질 수 있다. 똑똑해질 수 있다'는 믿음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부모가 자녀의 생각을 들어주고 대화를 나누면서 그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바로 '행복한 독서' 가 이뤄지는 순간이다." 장병희 기자명문대 지름길 독서 환경자녀 청소년 자녀 독서 습관

2024-01-07

[아름다운 우리말] 고전 읽기 방법

저는 언어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고전(古典)을 읽다가 보면 어휘의 기원이나 쓰임을 발견하게 되어 좋습니다. 때로는 처음 읽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두 번, 세 번 읽으면서 보이는 것도 신기한 일입니다. 같은 것을 보아도 언제, 어떤 상황에서 보는지에 따라서 경험이 달라집니다. 독해력이라고 하는 것도 알고 보면 여러 번 읽었을 때와 한 번 읽었을 때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겁니다. 본인이 독해력이 없다고 생각하면, 여러 번 읽으면 됩니다. 한 번에 이해한 것이 꼭 좋은 것도, 맞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최근 맹자(孟子)를 공부하면서 늘 새로운 마음으로 맹자를 만나게 됩니다. 지금 읽고 있으면서도 다음에 또 읽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고전의 장점일 겁니다. 고전은 여러 번 읽어야 하는 책이고, 여러 번 읽으면 더 좋은 책입니다. 그래서 고전은 빌려서 읽으면 안 됩니다. 두 번 보기가 어렵고, 메모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가까이 두기도 어렵습니다. 가까이 두고 여러 번 보려면 사는 수밖에 없습니다. 구해서 옆에 두어야 합니다.   사실은 한 권만 있어서도 안 됩니다. 원문은 같다고 하더라도 번역이 달라지거나 해석이나 주석이 달라져 있다면 여러 권이 있어야 조금 더 제대로 읽을 수 있습니다. 책의 종류를 달리하며 읽고 생각하고 또 읽는 것은 고전 독서의 묘미입니다. 고전이 좋은 이유 중에 하나는 보통 여러 판본이 있고, 다양한 해석과 주석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논어에 대한 책은 몇 권이나 될까요? 여러 권 읽다 보면 나를 잘못 이끄는 해석을 하나씩 멀리하는 능력도 갖추게 됩니다.   다른 언어로 된 책을 함께 보는 것도 매우 좋습니다. 예를 들어 맹자라면 당연히 한문으로 된 책도 같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저는 꼭 한문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제대로 된 한글 맹자를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읽지도 못하는 한문책을 부여잡고 끙끙거리고 끝까지 읽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쉬운 번역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찾아보면 좋은 한글 번역이 있습니다. 저는 이을호 선생의 ‘한글 맹자’를 권합니다.   그런데도 저는 한자로 읽으려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원래의 문장을 읽으면 새로운 느낌이 나기 때문입니다. 한문으로 된 좋은 고전이 많으니 시간을 내어 공부하면 좋겠습니다. 맹자에 대한 일본어 해석이나 영어 해석도 좋습니다. 다른 언어로 읽으면 더 자세히 읽게 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저는 요즘 맹자를 한글, 한문, 일본어로 동시에 읽고 있습니다. 전에는 슬쩍 지나간 많은 내용이 좀 더 뚜렷이 다가옵니다. 다른 말로 읽으면 더 깊게 여러 번 볼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혼자 읽지 말고 좋은 사람과 같이 읽는 게 좋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보다는 몇 명 정도가 적당합니다. 저의 경우도 맹자를 두 명이서 같이 공부합니다. 물론 한 분은 저의 선생님이기에 배운다고 하는 게 맞겠습니다. 그런데 같이 공부하는 선생님도 공부하면서 많이 배운다고 하시니 같이 공부한다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함께 공부하면 그 순간에 새로운 해석과 생각이 떠오릅니다. 신기한 일입니다. 언어는 이렇게 나누면 힘을 발휘합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배운 내용을 누군가에게 전하는 게 좋습니다. 가르칠 수 있다면 제일 좋겠죠. 사실 공부하면서 제일 많이 배우는 사람은 선생님입니다. 선생님은 가르치면서 배웁니다. 고전은 특히 그렇습니다. 저도 열심히 배워서 누군가에게 맹자를 가르칠 날이 오기 바랍니다. 지금은 그저 공부한 내용을 가족에게도 이야기하고 친구와 제자들에게도 전합니다. 때로는 글을 써서 생각을 나누기도 합니다. 전하면 내 속에 더 오래 남는 이점도 있습니다. 나누었는데 더 크게 남는 기적입니다.   고전을 읽는 것이 시험이면 재미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고전은 읽고 싶을 때 읽어야 합니다. 억지로는 안 읽는 편이 낫습니다. 억지로의 세상에서는 깨달음은 없습니다. 오히려 고전을 멀리하는 이유가 되죠. 고전이 읽고 싶을 때가 있을 겁니다. 누군가에게 고전 이야기를 듣고 그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나 지금 내 삶이 지치고 힘들다면 고전 읽기를 권합니다. 배움의 기쁨을 알게 될 겁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고전 방법 고전 이야기 고전 독서 고전 읽기

2023-12-03

[열린광장] 독서가 주는 것들

얼마 전 동네를 산책하다 어느 집 앞 인도와 가까운 코너 잔디 위에 나무로 제법 크게 만든 상자가 받침대 위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인도에서 손에 닿는 거리다. 하얀 페인트가 칠해진 상자에는 ‘동네 대여 도서관’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누구나 가져가서 같이 읽으세요. 읽은 후에는 가져다 놓으세요’라는 문구도 있었다. 상자 문을 열어 보나 50여권의 다양한 책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이렇게 동네 사람들이 책을 나누어 읽는구나. 깨끗하게 정돈된 동네가 더 정답게 느껴 졌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안다.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얼마나 많이 변하였는지를…. 책은 먼 과거로도, 또 가고 싶은 곳에 데려다주기도 한다. 마음이 약해졌을 때 단단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고,지금보다 더 나은 나를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   디지털 시대라지만 전문가들은 독서는컴퓨터,태블릿,휴대폰의 스크린으로 읽는 것보다 종이책으로 읽는 것이 더 좋다고 한다. 내용을 이해하는 폭이 더 넓어지고 사고하는 뇌가 활성화되어 어휘력,집중력,사고력 등도 더 향상된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로맨스 소설을 읽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운동선수들도 치열한 경쟁 때문에 겪는 스트레스를 로맨스 소설을 읽으며 푼다는 것이다. 출판계는 로맨스 소설 독자의 30% 이상이 남성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어떤 책이든 일단 읽기 시작하면 수준이 더 높은 책을 읽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미국 서점협회에 따르면 미국에서 2020년부터 동네 서점도 꾸준히 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서점 ‘반스 앤드 노블’의 매출도 매년 조금씩 늘고 있다고 한다.     조앤 롤링의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가 한창 발간될 때 뉴욕 맨해튼의 주요 서점 앞에는 책을 먼저 사기 위해 고객들이 텐트까지 치고 밤새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졌었다. 교사협회 등은 이 열기가 학생들의 독서량 증가로 이어지길 기대했으나 그렇게 되지 않아 실망하기도 했다.   요즘 미국에서 일고 있는 독서 바람은 오래돼 미국인들을 변화시키는 운동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미국사회에는 지금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다. 종교가 사람들을 변화시키는데 점점 힘겨워 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독서가 도움되지 않을까?    한국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살고있는 작은 시골 마을에 ‘평산 책방’이라는 서점을 내 화제다. 그는 재임 기간에도 짬을 내 꾸준히 독서를 했다고 한다.     카터 전 대통령의 ‘사랑의 집짓기 운동’  참여로 어려운 환경의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듯,  한국 양산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한 ‘책방’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인 운동의 시작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만드는 길이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런원장열린광장 독서 독서량 증가 독서 바람 동네 서점도

2023-06-13

이해하는 공부와 단순 독서 달라

초등학생 자녀가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의 의지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공부하는 만큼 성적 향상이 쉽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무조건 공부한다고 책상 앞에 앉다고 성적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공부하는 방법'을 모르는 자녀에겐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지루하며 심지어는 고역이고 대부분의 시간을 다른 생각을 하면서  보내기 쉽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의 가이드는 어린 나이부터 제대로 된 공부 방법을 알려 주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은 공부를 암기력으로 한다고 믿는다. 실제로 많은 학생이 암기력에 의존하여 수업에서 실패한다. 암기(memorize)가 아닌 이해(understand)가 학교 공부의 기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용을 이해하려고 연구하고 그 다음 중요한 부분을 암기하는 것이다. 이해를 가장 쉽게 시작하는 것은 교과서다. 공부는 책을 읽는 일반적인 독서와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신문이나 요리책, 소설을 읽으면서 필요한 정보를 얻거나 재미를 알게 된다. 이와 달리 공부는 정신을 집중하여 지식을 습득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부하는 데는 다시 말해서 교과서의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나름의 기술이 필요하다.  문제는 대개의 미국 학교에서는 학습 방법 또는 이해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녀를 직접 가르치다 보면 얼마나 공부하는 기술을 모르는 지 알 수 있다.     ▶학습방법    학습방법은 노트를 정리하는 법, 중요 공식을 반드시 외우는 것, 예습을 준비하는 방법 등을 의미하는 것이다. 부모가 어떻게 자녀에게 학습 방법을 가르쳐야 할까.     학교에서 숙제를 가져오면 우선 자녀가 공부하는 일정한 장소를 줘야 한다. 이상적인 곳은 자녀 방에 있는 책상이다. 자녀가 가장 자유롭고 편안하게 느끼는 곳이다. 공부를 위한 조용한 곳은 TV와 생활 잡음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 요즘은 많은 자녀가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공부할 때는 배경 음악을 피해야 집중력이 좋고 오래 기억을 할 수 있다.   ▶규칙적인 공부 시간    자녀는 규칙적인 공부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학생들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공부할까를 따져봐야 한다. 먼저 공부하고 다른 것은 나중에 하도록 습관을 갖게 해야 한다. 부모가 직장에서 일하는 것 같이 항상 같은 시간대에 공부하도록 시간표를 만들어야 한다. 공부는 집중하는 어려운 일이므로 에너지가 많은 시간에 할 수 있도록 스케줄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TV시청 후 공부하는 것보다 공부를 마친 후 보게 하는 것이 좋다. ▶여러번 읽어야  자녀에게 책을 읽는 것과 책을 공부하는 것의 차이를 가르쳐야 한다. 독서할 때는 한번만 읽으면 되지만 공부할 때는 책을 여러 번 읽어야 한다. 공부의 목적은 책을 잘 읽고 책의 내용을 확실히 이해해서 기억하는 일이라고 설명해야 한다. 많은 학생이 한번만 읽고서도  공부를 다했다고 알고 있다.    ▶교과서가 기본    공부의 가장 기본적이면서 첫번째인 것은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것이다. 교과서로 공부하는 방법은 느리지만 신중한 방법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교과서를 새로운 물건처럼 조사해야 한다. 각 장(chapter)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각 단원은 도입 전개를 어떻게 하였는가 살펴야 한다. 교과서를 마치 새로 구입한 도구와 같이 사용법을 알아야 한다. 교과서를 이루는 장(chapter)은 기본적인 구성 단위다. 효율적인 공부를 위하여 장을 훑어보는 것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한다. 첫 번째 스텝으로는 Chapter 전체를 대충 흝은 다음 굵은 글씨로 표시한 중요 부분을 읽고 요약한다. 이 장에서 나오는 요지를 2-3개 주제로 생각해 본 다음 적어 보게 하라. 질문은 각 장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를 스스로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리서치에 따르면 개념을 이해하고 암기한 사항은 오래 기억하지만 두서없는 기억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러므로 먼저 이해하고 기억하기 위해 문제를 풀어 보게 한다.  예를 들어 제목이 '미국 독립 전의 13개주'라면 이것을 의문문으로 바꾸는 것이다. 즉 '왜 독립 전의 주는 13개 였나'고 물어볼 수 있다. 그러면 자녀는 책을 읽으며 그 질문에 대한 정답을 찾기 위하여 신중하게 읽는다. 중요한 부분을 의문문으로 바꿔 주고 그 질문에 답을 하는 연습이 효과적이다.     ━   초등생 교육 비결 13가지     초등생 자녀들에게 바람직한 교육을 위한 비결을 정리해봤다.     1.프리스쿨에 다니는 자녀는 하루에 20분 정도 책을 읽어주자. 더 큰 자녀는 반대로 부모에게 책을 읽어 주도록 하자. 책을 읽는 것이 일과가 되도록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   2.집에서 교육적으로 유익한 책이나 잡지,  신문 등을 손이 닿기 쉬운 곳에 두자. 부모와 자녀 모두가 즐겨서 읽을 수 있는 것을 많이 두는 것이 좋다. 예전과 달리 고전만 읽어서는 안되고 다양한 형태를 읽어야 한다.   3.기회를 내서 자녀들과 책과 독서에 관해 이야기를 자주 나누면 좋다. 독서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의외로 중요하다. 자녀는 읽은 책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고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와의 대화를 즐기며 소통할 수 있다.   4.부모가 매일 20분 정도 독서하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 주는 것이 좋다. 부모는 항상 자녀에게 롤모델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5.초등생 자녀에게는 독서 시간 외에 자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자녀는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등 가족사, 부모가 직접 경험한 체험담에 관심을 가질 것이며 아울러 이야기하기,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지혜도 배울 수 있다.     6.자녀가 매일 어떤 숙제가 있는지, 잠자리에 들기 전에 반드시 끝냈는 지 확인해야 한다. 부모가 관심을 갖고 깊게 참여할수록 공부에 대한 자녀의 관심도 깊어진다.   7.자녀에게 부모가 자녀에 대한 기대를 높게 갖고 있음을 알려주자. 노력 자체도 중요하다. 설령 성적이 좋게 나오지 않았더라도 자녀의 교사에게 자녀가 노력하여 거두지 못한 성적을 요구하지 말자. 궁극의 목표는 좋은 성적이 아니라 훌륭한 교육이다.   8.학교가 갖고 있는 교육 목표,  교육구 및 주 교육부, 연방교육부의 교육목표 및 움직임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하자. 목표는 매우 간략하며 중요하다. 자녀가 재학 중인 학교에서는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알아보자.   9.자녀의 학교가 갖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정확한 목표나 기준이 있는지 알아보자. 자녀가 4학년, 8학년, 졸업까지 알아야 할 수학, 역사, 영어, 과학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자녀가 필요한 기술 및 지식을 파악하도록 하자.   10.학교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학부모가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함을 이해하자. 학교의 향상을 위해서라면 필요한 회의, 연구 토론 등에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밝히자. 학교의 학부모회에 가입하거나 시작하자.   11.학교 시스템의 질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 묻거나 괜한 소문을 찾아 다니지 말고 공식적인 경로인  웹사이트를 통해 학생들의 학업 성취 및 성적에 관한 데이터나 정보를 찾아보는 것이 맞다.   12.자녀가 학교 외에서도 배움에 관심을 갖도록 돕자. 지역 사회의 방과 전후 프로그램 및 여름 방학 프로그램을 알아보자. 혹시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없다면 집에서 자녀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취미 및 특기 활동을 마련해주도록 노력하자.    13.여유 시간에 TV보게 하는 것은 안 좋다. 차라리 교육을 위해서 TV를 보는 시간을 아예 없애자. TV를 아예 없애는 것도 고려하는게 좋다. 유튜브도 잘 관리해야 한다.   장병희 기자공부 독서 학교 공부 공부 시간 공부 방법

2023-01-01

[열린광장] 온고지신

매번 반갑다. 조용하게 홀로 앉아 신문과 함께 하는 시간은 나의 빼놓을 수 없는 아침 일과다. 여기서 말하는 신문은 물론 전자신문이 아닌 종이신문이다.     요즘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 없이는 잠시도 견디지 못한다. 친구인 듯한 젊은 남녀 넷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아무런 대화도 없이 각자 열심히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는 장면을 얼마 전 한 식당에서 보고 삭막함을 넘어서 왠지 서글픈 생각마저 들었다.     몇 해 전 유럽 여행을 한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사뭇 다른 모습을 보면서 내심 놀란 적이 있었다. 유럽 사람들은 그 당시 휴대폰 없이도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 모습이었다. 휴대폰 통화가 원활하게 연결되지 않아도 전혀 불안해하지 않았다.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을 보고도 놀랐다. 대신 그들의 손에는 신문이나 책이 들려 있었다. 간혹 전자책(E. BOOK)도 보였다. 미국 대도시에서 봤던 것과는 많이 다른 것이었다.      요즘 웬만한 것은 이메일로 주고받기 때문에 우체국에 갈 일도 많지 않다. 우표조차도 인터넷으로 주문하다 보니 우체국에는 소포를 보낼 때나 가게 된다. 그래도 우체부가 다녀가면 습관처럼 얼른 우체통을 열어 보게 되고 어쩌다가 혹 손으로 쓴 글씨라도 발견하게 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가슴이 두근거리기까지 한다.     스마트폰의 출현은 대화와 독서 시간을 빼앗아 갔다. 전자책과 종이책을 읽을 때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내용을 이해하는 깊이와 집중력에서 차이가 있음을 밝혀냈다. 전자책보다 종이책을 읽을 때, 다소 느린 감은 있으나 독자로 하여금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아냈다. 홀로 종이신문이나 종이책을 읽으면서 가지게 되는 사색의 시간은, 인간의 소통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가 된다.     매일 인터넷에 들어가 필요한 정보를 얻고 지인들과 이메일을 통해 소통하고는 있지만, 어쩐지 아직도 이메일보다는 자필 편지가,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이, 전자신문보다는 종이신문이 편하고 더 좋다. 더 정겹게 느껴진다.     부모의 강요에 못 이겨 마음에 없는 남자와 사랑 없는 결혼을 했지만, 끝내 옛 애인을 잊지 못하는 소설 속의 여주인공을 떠올린다. 때로는 편지 부치러 우체국에 가던 시절의 추억이 낭만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 병 주고 약 주고 하는 세태에 실증을 느낄 때가 있다고 하면 꼰대의 푸념으로 들릴까.     세월 따라 살다 보니 나도 이제는 웬만한 소통을 인터넷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외출 시 응급상황에 대비하여 지니고 다닌다. 용도가 매우 제한적이고 텍스팅이나 통화 시간도 길지 않다. 집에서는 유선 전화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와도 가까운 편이 아니다. 될 수 있는 대로 옛것을 간직하고 싶은 심정이다.     굳이 온고지신(溫故知新)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옛것을 지켜가며 그것으로 미루어 새것을 익혀 가는 태도가 마음에 든다고 항변한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태를 따라가기에 벅찬 한 낙오자의 변(辨)인지도 모르겠다.    라만섭 / 전 회계사열린광장 온고지신 통화 시간 휴대폰 통화 독서 시간

2022-12-28

[이 아침에]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는 경영사상가 찰스 핸디가 80여 년을 살며 배우고 경험하고 깨달은 것을 손주들에게 전하는 21통의 편지를 묶은 책이다.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용기가 지나치면 오만이 되고, 용기가 너무 부족하면 두려움에 시달린다. 자부심이 지나치면 허세가 되고, 자부심이 너무 없으면 자기 비하가 된다.”   “우리가 삶에서 알아야 할 많은 것은 학습되는 것이지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삶은 마라톤과 닮았다고 말한다. 자기만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달리며 그 자체에 만족하여야 한다. 동료와 함께 달릴 수도 있고, 혼자 달릴 수도 있다. 마라톤 대회는 매년 열린다. 올해 실패했다면 내년에 다시 시도하면 된다. 삶은 장거리 경주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하면 모두가 승자다.     사냥꾼이었던 우리 조상은 욕심이 없었다. 그들은 필요할 때만 일을 했다. 식량을 비축하지 않았으며, 배가 고프면 사냥을 나갔다. 한주에 15시간 정도밖에 일하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가 일을 많이 하게 된 것은 돈이 생겨나고부터다. 돈은 쉽게 저장이 가능하고 다양한 물건과 교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악의 근원은 돈에 대한 지나친 사랑 때문이다.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면 돈의 많고 적음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금전적 손해를 감수하라는 말이 아니다. 얼마를 버느냐보다는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생활 수준을 소득에 맞게 조절해야지,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돈을 벌려고 해서는 안 된다. 돈을 탐내면 영혼이 파괴된다.     어른이 자녀들에게 해주는 말 중에 잘못된 말은 드물다. 대부분 비싼 수업료를 내고 배운 삶의 지혜들이다. 하지만 이런 말을 받아들이는 젊은이는 드물다. 그들의 귀에는 간섭이며 잔소리로 들리기 마련이다.     학교는커녕 한글조차 배우지 못했던 외할머니가 하시던 말씀도 지금 되새겨보면 철학적이며 진리다. “십 년 세도 없고, 열흘 붉은 꽃 없다.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 가난한 집 제삿날 돌아오듯. 가는 떡이 커야 오는 떡도 크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이 없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귀하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못 한다. 거지도 손 볼 날이 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 등등.     나는 조부모는커녕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해서도 별로 아는 것이 없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물론 손주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글로 써 놓았다. 3년째 일기도 매일 쓰고 있다. 일기를 쓰며 우리의 기억이 얼마나 쉽게 잊히고 잘못 기억되는가를 깨닫게 되었다.     자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나가는 말, 또는 명절이면 늘 듣는 녹음기 소리 같은 잔소리가 아닌 사랑을 담아 잘 정리한 글로 전해주면 좋을 것 같다. 듣고 싶을 때 (준비되었을 때) 꺼내 보면 훨씬 마음에 와 닿을 것이며, 더구나 세상을 떠난 부모나 조부모의 글이라면 더욱 그러하지 않겠나.     독서의 계절이라는 가을, 독서와 함께 후손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써보면 어떨까요. 멋지게 잘 쓴 글보다는 지나친 과장 없이 평소 말하듯이 쓴 글이 더 호소력이 있답니다. 고동운 / 전 공무원이 아침에 생활 수준 마라톤 대회 가을 독서

2022-11-11

[이 아침에]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는 경영사상가 찰스 핸디가 80여 년을 살며 배우고 경험하고 깨달은 것을 손주들에게 전하는 21통의 편지를 묶은 책이다.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용기가 지나치면 오만이 되고, 용기가 너무 부족하면 두려움에 시달린다. 자부심이 지나치면 허세가 되고, 자부심이 너무 없으면 자기 비하가 된다.”   “우리가 삶에서 알아야 할 많은 것은 학습되는 것이지 가르쳐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삶은 마라톤과 닮았다고 말한다. 자기만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달리며 그 자체에 만족하여야 한다. 동료와 함께 달릴 수도 있고, 혼자 달릴 수도 있다. 마라톤 대회는 매년 열린다. 올해 실패했다면 내년에 다시 시도하면 된다. 삶은 장거리 경주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하면 모두가 승자다.     사냥꾼이었던 우리 조상은 욕심이 없었다. 그들은 필요할 때만 일을 했다. 식량을 비축하지 않았으며, 배가 고프면 사냥을 나갔다. 한주에 15시간 정도밖에 일하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가 일을 많이 하게 된 것은 돈이 생겨나고부터다. 돈은 쉽게 저장이 가능하고 다양한 물건과 교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악의 근원은 돈에 대한 지나친 사랑 때문이다.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면 돈의 많고 적음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금전적 손해를 감수하라는 말이 아니다. 얼마를 버느냐보다는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생활 수준을 소득에 맞게 조절해야지,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돈을 벌려고 해서는 안 된다. 돈을 탐내면 영혼이 파괴된다.     어른이 자녀들에게 해주는 말 중에 잘못된 말은 드물다. 대부분 비싼 수업료를 내고 배운 삶의 지혜들이다. 하지만 이런 말을 받아들이는 젊은이는 드물다. 그들의 귀에는 간섭이며 잔소리로 들리기 마련이다.     학교는커녕 한글조차 배우지 못했던 외할머니가 하시던 말씀도 지금 되새겨보면 철학적이며 진리다. “십 년 세도 없고, 열흘 붉은 꽃 없다.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 가난한 집 제삿날 돌아오듯. 가는 떡이 커야 오는 떡도 크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이 없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귀하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못 한다. 거지도 손 볼 날이 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 등등.     나는 조부모는커녕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해서도 별로 아는 것이 없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물론 손주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글로 써 놓았다. 3년째 일기도 매일 쓰고 있다. 일기를 쓰며 우리의 기억이 얼마나 쉽게 잊히고 잘못 기억되는가를 깨닫게 되었다.     자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나가는 말, 또는 명절이면 늘 듣는 녹음기 소리 같은 잔소리가 아닌 사랑을 담아 잘 정리한 글로 전해주면 좋을 것 같다. 듣고 싶을 때 (준비되었을 때) 꺼내 보면 훨씬 마음에 와 닿을 것이며, 더구나 세상을 떠난 부모나 조부모의 글이라면 더욱 그러하지 않겠나.     독서의 계절이라는 가을, 독서와 함께 후손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써보면 어떨까요. 멋지게 잘 쓴 글보다는 지나친 과장 없이 평소 말하듯이 쓴 글이 더 호소력이 있답니다.   고동운 / 전 가주 공무원이 아침에 생활 수준 마라톤 대회 가을 독서

2022-11-07

[열린 광장] 고전문학과 풍성한 삶

고전문학은 우리 삶에 있어서 지식과 지혜의 갈증을 없애주는 샘터 역할을 한다. 우리 삶 속에 고이는 맑은 샘물을 꾸준히 떠서 마셔야 더 맑은 샘물이 계속 흘러나와 샘을 가득 채우게 된다. 그렇지않고 샘물이 고여 있으면 결국엔 신선한 맛을 잃게 될 뿐 아니라 그 샘에는 맑고 시원한 샘물이 더는 흘러나오지 않는다. 왜냐하면 고전문학은 역동적인 삶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자극해 주고 그것을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전문학 속의 삶과 우리의 삶이 서로 관련을 맺고 있기에 우리가 고전문학을 읽을 때에 상상으로 미지의 세계를 맛볼 수 있으며, 우리가 자아를 창조하도록 만든다.     마음이 맑으면 책을 읽고 옛것을 배울 수 있다. 그러면 그 사람의 교양과 지식이 자연스럽게 얼굴에 나타나게 되고 또한 그의 내면적 충실과 정신적 생활의 심도가 그의 삶을 풍성하게 만든다. 사람의 얼굴은 서른까지는 하나님이 만들어 주신 얼굴이지만 서른이 넘으면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간다고 한다. 독서량에 따른 내면적 충실과 정신적 생활의 심도에 따라 얼굴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고전문학을 꾸준히 읽는 사람일수록 삶의 내용이 풍성하다는 연구조사 결과도 발표되었다.     어느 날 링컨 대통령에게 선거 참모가 한 사람을 추천했다. 링컨 대통령은 그 사람을 만나보고 곧바로 퇴짜를 놓았다. 선거 참모는 링컨 대통령에게 너무 성급한 결정이 아니냐고 물었다. 링컨 대통령의 대답은 간단했다. “그 사람의 얼굴 때문이오.” “얼굴 때문이라뇨, 그 사람의 얼굴이 어때서요?” “그게 얼굴이오? 전혀 얼굴이 돼 있지 않아요.” “얼굴이야 그 사람 책임이 아니잖습니까?”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오. 어디 그 얼굴이 성서라도 한 구절 읽어 본 얼굴 같소?” 이 일화는 사람이 무엇을 읽으며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사느냐에 따라 그의 지식과 교양의 정도가 얼굴에 나타난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미국대학의 이념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의 훌륭한 리더를 길러내는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훌륭한 민주시민의 자질과 리더십을 갖추기 위해 미국대학은 교양과정으로 고전문학을 많이 읽도록 권장한다. 한 예로 1929년 시카고대학교의 로버트 허친스 총장은 세계의 위대한 고전 100권 읽기 프로젝트인 ‘시카고 플랜’을 실행함으로써 시카고대를 세계적인 대학으로 끌어 올렸다.     세계적으로 한국만큼 대학 출신자들이 많으면서 독서의 불모지인 나라는 없다고 한다. 책을 읽는 풍토와 독서를 생활화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으면 사회 모든 면에서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오래전 서울대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한 학생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학교 2학년 때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읽은 것 말고는 교양 독서를 전혀 할 수 없었다”는 고백을 했다. 그러면서 “셰익스피어는 읽은 적이 없으면서도 그의 4대 비극의 제목만은 달달 외웠다”고 말했다. 이런 교육환경 속에서 과연 건전한 민주시민과 훌륭한 리더를 기대할 수 있을까.     신문과 텔레비전 그리고 유튜브 등은 우리에게 상식을 제공할 수는 있으나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지는 못한다. 특히 유튜브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게 되면 피상적인 상식에 만족하면서 문제의식 없이 표피적인 과제에만 관심을 갖게 된다. 독서가 없는 사회는 밑동이 약한 나무와 같으며, 고전을 외면하는 사회는 뿌리가 없는 나무와 같다. 그러기에 젊은 층과 지성인들에게는 고전문학을 통한 체계적인 지식과 학문적 성장이 절실히 필요하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라번대학 겸임교수열린 광장 고전문학 링컨 대통령 오래전 서울대학교 교양 독서

2022-10-25

독서는 천재의 뇌의 칩을 심는 것…평생 가는 창의적 문제 해결력 키워

나무를 키우다 보면 아이들을 키우는 것과 참 비슷한 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재잘거리는 소리는 우리에게 놀라운 에너지를 준다. 나무를 건강하게 키우듯 아이들도 건강하고 아름답게 키울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종종 나뭇잎이 갈색으로 변하거나 마르는 것을 보게 된다. 나무의 뿌리가 병이 들면 잎이 마르고 죽듯이 아이들의 교육도 그 뿌리가 튼튼하게 자리를 잡지 못할 경우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업에 어려움을 보이게 된다.         ▶모든 학업의 기초인 독해능력   유아, 초등, 중등, 고등, 대학, 대학원 모든 교육 과정을 통틀어 가장 큰 뿌리가 되는 것 중 하나가 읽기 능력이다. 초등학생들은 일 년에 평균 5000여 개의 새로운 단어를 습득한다고 한다. 물론 습득하는 단어의 숫자는 독서의 양에 따라 다를 것이다. 독서를 통해 배우는 것은 새로운 단어뿐 아니라 우리의 생활 전반과 사고력 발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폭넓은 독서를 통해 역사, 문화, 세계, 자연 등의 배경 지식을 지니게 될 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이해할 수 있을뿐더러 직접 경험하지 못한 사회와 사람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인지 능력이 발달하게 된다. 매년 각급 학교에서 독해 능력 평가를 하는 이유도 학생들의 학습 능력 향상을 측량하기에 독해 능력이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증거 찾기   2024년부터 치러질 대입 학력 평가인 SAT에서 강조하는 독해 능력은 우리 실제의 삶에서 반드시 필요한 글을 읽을 때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르게 해석하는 증거를 찾는(evidence based) 능력을 강조한다. “이 문제의 답을 가장 잘 뒷받침하는 문장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매우 어렵고 까다롭다. “다음 중 이전 질문에 대한 답변에 대한 가장 좋은 증거는 무엇인가?”와 같이 분석적으로 증거를 분명히 찾아가며 독해를 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주관적으로 글을 해석하는 것이 아닌 논리적으로 모순을 찾아내고 객관적으로 글쓴이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며 다양한 관점에서 비판하며 읽는 습관이 길러져야 한다. 글을 읽을 때 근거가 되는 문장에 밑줄을 치거나 동그라미 등을 표시하면서 연관관계를 표시해 가면서 꼼꼼히 그리고 정확히 읽도록 지도해야 한다.     ▶생각하게 하는 질문     이런 독해를 연습하는 방법 중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실천하기 가장 좋은 도구는 신문을 읽는 것이다. 신문에는 다양한 글이 있기 때문에 아이의 흥미에 맞는 기사를 함께 읽으며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만일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달라졌을까?” “왜 그렇게 했을까?” 하는 질문을 하면서 읽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영어 수업을 진행할 때도 읽은 내용 중 ‘감동을 주는 문장은 무엇인가?’, ‘나와 비슷한 생각을 말하고 있는 문장은 무엇인가?’ ‘나와 반대되는 생각을 말하고 있는 문장은 무엇인가?’, ‘내 경험과 비슷하게 연결되는 문장은 무엇인가?’ ‘내가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문장은 무엇인가?’, ‘작가가 중요하게 여기는 문장은 무엇인가?’ 등을 생각하며 읽게 되면 내용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것뿐 아니라 사고력이 증진된다.     ▶천재의 사고를 나의 뇌에 심기   근육도 자주 쓰면 발달하듯이 뇌의 기능도 강화된다. 요즘 청소년들은 전자 기기를 통해 화려하고 빠른 자극적인 요소들에 많이 노출이 되어 있기 때문에 조용히 앉아 사고하며 깊이 책 읽기를 하는 일이 어려워 지고 있다. 브레인 OS연구소의 안진훈 박사는 “위대한 고전을 읽으며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시대의 당면한 문제 혹은 보편적 문제를 통찰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 즉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배울 수 있다”고 조언한다. 고전을 읽을 때 내용을 이해하는 데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사고구조를 이해하고 자신에게 적용하므로 자신의 인지역량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면 그것은 천재의 뇌의 칩을 자신의 뇌에 심는 작업과 같다는 것을 기억하며 자녀에게 읽기 교육을 통한 단단한 뿌리를 심어주자.     ▶문의: (323)938-0300   www.a1collegeprep.com 새라 박 원장 / A1칼리지프렙해결력 독서 기초인 독해능력 창의적 문제 보편적 문제

2022-10-09

[아름다운 우리말] 백 권만 있는 서점

저는 어려서부터 책이 좋았습니다. 책을 읽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았습니다. 말이 좋았고, 글이 좋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언어를 공부하고, 공부한 것을 나누는 직업을 갖게 되었습니다. 직업이지만 그다지 직업이라는 생각은 안 하고 삽니다. 그냥 삶이지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삶입니다.    물론 공부를 하고, 논문을 쓰고, 누군가에게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기도 합니다. 신경을 쓰지 말아야지 해도 신경이 쓰이고 괜히 초조해지기도 합니다. 이런 날카로움도 언젠가는 끝이 날 겁니다. 끝이 꼭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끝은 또 다른 시작점이라는 의미에서 새로운 삶을 준비할 필요도 있습니다.      새로 시작한다고 해서 그 전과는 아주 다른 삶을 살게 되지는 않을 겁니다. 여전히 책이 가깝고, 글이 가까운 삶일 겁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사람도 가까운 삶이기를 바랍니다. 조금 더 편하고 넉넉한 모습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에게 어깨를 빌려줄 기대고 싶은 언덕이기 바랍니다. 외로움이라든가, 괴로움을 나누고 지금보다 조금은 더 밝은 모습으로 살 수 있기 바랍니다.      제가 새로 하였으면 하는 일은 서점입니다. 돈보다는 책, 글, 이야기가 주가 되는 곳입니다. 말이 서점이지 사실은 복합공간이기도 합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책을 팔기는 하지만,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글을 쓰고 사람을 만나는 공간을 꿈꾸기 때문입니다. 서점은 저의 꿈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서로 어떤 꿈을 꾸는지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러면 꿈이 제대로 이루어질 듯합니다. 어떤 서점이 좋을까요?    제가 꿈꾸는 서점의 주인은 마치 우수한 사서처럼 책의 안내자이고 토론자여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서점에 책이 많으면 안 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주인이 안 읽은 책이 있으면 안 되는 겁니다. 물론 읽었는데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던 책도 갖출 필요는 없겠지요. 서점이 도서관이 아니니까 주인이 권하는 책 정도만 있어도 충분하지 않을까 합니다.      제가 꿈꾸는 서점에는 주인이 귀한 마음으로 고른 책, 100권 정도만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모두 주인이 좋아하는 책이고, 권하고픈 책이고, 언제나 손님과 이야기가 가능한 책입니다. 이왕이면 마음을 울리는 따뜻한 책이면 좋겠네요. 손님은 서점에 와서 책을 보고, 본인이 읽지 않은 책을 사면 됩니다. 선택이 쉽습니다. 주인의 안목을 믿기에 큰 고민 없이 책을 고릅니다. 내용도 물어보고 이야기도 나눕니다. 위로를 받을 수도 있겠네요.    이야기를 위해서라면 간단한 차도 팔면 좋겠네요. 한적한 저녁 시간을 위해서 생맥주 한 잔 정도도 좋아 보입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심야식당 같은 분위기의 책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손님이 고른 책이 그날의 이야깃거리입니다. 100권의 책이 늘 똑같을 필요는 없겠죠. 새로 읽은 책 중에 좋은 책이 있으면 추가하면 되니까요. 조금 오래되었거나 덜 읽히는 책은 바꿀 수도 있습니다. 바처럼 생긴 책방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책이 치유가 되는 서점 꼭 내보고 싶습니다. 가끔은 저자와 밤새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면 좋겠네요. 음악 치유, 미술 치유, 독서 치유, 글쓰기 치유, 언어 치유의 공간도 되면 좋겠습니다. 내일이 기다려지는, 더 살고 싶어지는 책방을 꿈꿉니다. 아직 앞으로 시간이 남은 꿈이기는 합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서점 치유 언어 밤새 이야기 치유 독서

2022-06-26

어릴적 책읽는 습관이 장래 직업 결정한다

신나는 여름방학을 게임과 유튜브 시청으로 낭비하는 자녀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학부모들의 마음이 편치 않다. 그냥 내버려둬도 스스로 알아서 책을 읽고 공부하는 자녀를 갖는 경우는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경우 뿐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다. 이번 여름방학은 자녀들의 독서 습관을 길러 주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책을 읽는 부모 옆에 항상 책을 읽는 자녀가 있다는 점도 잊지 말자.   책 읽기는 아무리 강조를 해도 지나치지 않은 '공부 잘하기'의 왕도다. 심지어는 인생 성공의 지름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자녀들에게는 책 읽기 보다 더 재미있는 비디오 게임과 유튜브 시청이 있다. 당장의 시각을 통한 자극적인 정보는 재미도 있고 즐겁지만 책 속 문자를 통해서 머리 속에 그려지는 혹은 머리 속에 펼쳐지는 상상의 세계가 훨씬 좋은 정보다. 다만 이런 사실을 알 수 있을 정도의 독서 능력을 갖기까지는 독서 시간이 꽤 필요하다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다.   자녀에게 책을 읽히는 습관을 길러 주는 몇 가지 팁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녀가 읽을 책을 자녀가 고르게 하자. 물론 처음에는 그림만이 가득 찬 그림책을 고를 테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그림 한 장 없지만 자신의 취향이 묻어 있는 책을 고르게 마련이다. 어려서 책을 많이 읽은 자녀들은 나중에 대학 전공 선택은 물론, 직업 선택에도 주체성을 갖게 된다.     둘째, 책이 많아야 읽는다. 자녀가 읽을 만한 책이 가득 차있는 책꽂이는 자녀의 독서 습관을 유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일단 서점에 가서 자녀의 책을 사는 투자를 해보자. 전문가들은 300달러를 투자하면 교재들에 비해서 저렴한 여러가지 책을 구입할 수 있다.   셋째, 자기 책보다 도서관 책이 더 독서 습관을 제대로 키울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또한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용이한 방법이다. 도서관 책은 선택의 폭이 매우 넓고 수량 제한 없이 빌려 올 수 있으므로 책이 끌리지 않으면 안 읽고 반납하면 그만이다. 또한 대출 기간이 있으므로 제 시간에 계획을 세워서 책을 읽을 수 있어 이 또한 나중에 대학 공부나 직장 생활을 할 때 유용하다. 참고로 LA의 카운티 도서관과 시립 도서관은 합쳐서 120곳이 된다. 이들의 서고에 있는 책들은 온라인으로 어디서 든 대출이 가능하다.   넷째, 시간 관리를 배울 수 있다. 자녀들도 하루가 24시간 뿐이라서 TV시청, 비디오 게임,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으로 낭비하면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해 진다. 이런 유해 요소를 물리치고 책을 읽히는 것이 승패의 관건이다.   다섯째, 종이 책 이외의 읽을 거리도 고려해야 한다. 종이 책 말고도 오디오북, 킨들, 아이패드, 누크, 이북을 통한 독서도 유용하다.   여섯째, 책을 제대로 읽었는지 관리할 필요가 있다. 자녀가 책 읽기를 마치면 시간을 내서 책의 내용에 대해서 함께 얘기해보는 시간을 갖자. 만약 학부모가 읽지 않은 책이라면, 책을 읽거나 요약본을 참고해서 몇 가지 질문을 나눠보자. 반드시 자녀가 이해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일곱째, 자녀가 책을 읽을 수 있는 실제 환경을 만들어 주자. 베개가 필요하거나 램프, 책, 독서용 램프 등과 책을 읽을 공간도 확보해 주도록 하자.   여덟째, 책 읽기 있어서 또한 중요한 것은 자녀가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마련 만큼 시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충분한 휴식과 편한 책 읽기가 가능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   전문가 추천 도서 목록     다음은 교육 블로거인 멜리사 테일러가 운영하는 이미지네이션수프닷넷에서 선정한 연령대별 추천도서 목록이다. (괄호안은 저자)   8학년 (13세 이상)   ▶판타지/사이파이=Woven In Moonlight(by Isabel Ibanez) Legendborn(by Tracy Deonn) Akata Witch(by Nnedi Okorafor) The Hazel Wood(by Melissa Albert) The Court of Miracles(by Kester Grant) A Curse So Dark and Lonely(by Brigid Kemmerer) Cinderella is Dead(by Kalynn Bayron) The Hundredth Queen(by Emily R. King) Renegades(by Marissa Meyer) Dread Nation(by Justina Ireland) Red Rising(by Pierce Brown) Children of Blood and Bone(by Tomi Adeyemi)   ▶역사소설=Rebel Spy(by Veronica Rossi) The Fountains of Silence(by Ruta Sepetys) Stalking Jack the Ripper(by Kerri Maniscalo) Prisoner B-3087(by Alan Gatz) Undefeated: Jim Thorpe and the Carlisle Indian School Football Team(by Steve Sheinkin) A Night Divided(by Jennifer A. Nielsen) Code Talker(by Joseph Bruchac) Between Shades of Gray(by Ruta Sepetys) Bonnie and Clyde: The Making of a Legend(by Karen Blumenthal)   ▶리얼리스틱=Stamped(by Jason Reynolds and Ibram X. Kendi) The Poet X(by Elizabeth Acevedo) Monday's Not Coming(by Tiffany D. Jackson) Home Home(by Lisa Allen-Agostini) 180 Seconds(by Jessica Park) On the Come Up(by Angie Thomas) The Beginning of Everything(by Robyn Schneider) Dear Martin(by Nic Stone) A Long Way Down(by Jason Reynolds) The Serpent King(by Jeff Zentner) Turtles All the Way Down(by John Green) Almost American Girl(by Robin Ha)   7학년   ▶판타지/사이파이=Bloom(by Kenneth Oppel) The Wizenard Series: Training Camp(by Wesley King) The Last Cuentista(by Donna Barba Higuera) Steelheart(by Brandon Sanderson) Cinder(by Marissa Meyer) House of Scorpions(by Nancy Farmer) Kelcie Murphy and the Academy for the Unbreakable Arts(by Erika Lewis)   ▶리얼리스틱=Pippa Park Raises Her Game(by Erin Yun) Gone to the Woods(by Gary Paulsen) Starfish(by Lisa Fipps) Across the Desert(by Dusti Bowling) Boy, Everywhere(by A.M. Dassu) The Chance to Fly(by Ali Stroker and Stacy Davidowitz)   ▶논픽션=Rise Up: Ordinary Kids With Extraordinary Stories(by Amanda Li) History Comics: The Roanoke Colony: America's First Mystery(by Chris Schweizer) Anne Frank's Diary: The Graphic Adaptation(adapted by Ari Folman) Accidental Archeologists: True Stories of Unexpected Discoveries(by Sarah Albee) Unforgotten The Wild Life of Dian Fossey and Her Relentless Quest to Save Mountain Gorillas(by Anita Silvey)   6학년   ▶미스테리/어드벤처=The Van Gogh Deception(by Deron Hicks) 96 Miles(by J.L. Esplin) Framed! A T.O.A.S.T. Mystery(by James Ponti) The Canyon's Edge(by Dusti Bowling) City Spies(by James Ponti) Charlie Thorne and the Last Equation(by Stuart Gibb) The Unforgettable Logan Foster(by Shawn Peters) Ali Cross(by James Patterson)   ▶논픽션=Awesome Achievers in Technology(by Alan Katz) Making a Difference: Using Your Talents and Passions to Change the World (American Girl)(by Melissa Seymour) The Boy Who Became a Dragon: A Bruce Lee Story(by Jim Di Bartolo) The Mayflower (History Smashers)(by Kate Messner) The Superpower Field Guide Eels(by Rachel Poliquin) Wild Outside Around the World with Survivorman(by Les Stroud)   ▶리얼리스틱=Isaiah Dunn Is My Hero(by Kelly J. Baptist) Starfish(by Lisa Fipps) From the Desk of Zoe Washington(by Janae Marks) Before the Ever After(by Jacqueline Woodson) Insignificant Events in the Life of a Cactus(by Dusti Bowling) Unsettled( by Reem Faruqi) Omar Rising(by Aisha Saeed)   ▶역사소설=Allies(by Alan Gratz) Becoming Muhammad Ali(by James Patterson and Kwame Alexander) Show Me a Sign(by Ann Clare LeZotte) A Place to Hang the Moon(by Kate Albus) Indian No More(by Charlene Willing McManis and Traci Sorell) Voyage of the Sparrowhawk(by Natasha Farrant) Traitors Among Us(by Marsha Forchuk Skrypuch) 장병희 기자습관 직업 독서 습관 일곱째 자녀 독서 시간

2022-06-19

[독자 마당] ‘노는 법’ 개발하기

일생을 산다는 것은 시간을 보내는 일이다.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시간을 분류해 보면 일하는 시간, 먹고 잠자는 시간, 그리고 휴식하거나 노는 시간으로 나눌 수 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이 세 가지는 3등분으로 나뉜다. 하루 24시간이니까 각각 8시간씩이다.     이중에서 일하는 시간과 먹고 잠자는 시간은 대개 비슷하다. 하지만 노는 시간은 천태만상이다. 일하고 먹고 자는 것보다 노는 방식은 훨씬 많고 다양하다.     노는 것은 크게 세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여럿이 같이 노는 것과 둘이서 노는 것, 그리고 혼자 노는 것이다. 여럿이 노는 것은 축구, 배구, 합창, 동창 모임 등 다양하다. 둘이서 하는 것은 바둑, 테니스, 권투, 씨름, 연애 등이 있다. 혼자서 노는 것은 독서, 그림 그리기, 글쓰기, 공작, 비디오 게임, 노래, 연주 등 많다.     나는 75세까지 일하고 은퇴했다. 83세가 되면서 ‘늙음’을 생각했다. 사람이 늙는다는 것은 여러 뜻이 있겠지만 이제까지 해오던 일을 못하게 되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노는 법은 테니스, 등산, 여행, 기타 연주, 독서 등이었다. 지금은 모두 사라졌고 기타 연주와 독서만 남았다.     그렇다고 하루종일 기타 치기와 독서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욱이 일을 하지 않아 놀아야 할 시간은 16시간으로 늘었다. 따라서 새로 노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새로 시작한 놀이가 있다. 글쓰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이다. 하루가 후딱 지나간다.     인생을 재미있게 살려면 취미를 가져야 한다. 한 가지 정도의 집중할 수 있는 취미와 여러 개의 흥미가 있는 취미가 필요하다. 노년에 외로움을 겪지 않으려면 노는 법(취미)을 개발해야 한다. 서효원 / LA독자 마당 개발 독서 그림 테니스 등산 바둑 테니스

2022-05-30

[독자 마당] 독서의 즐거움

나는 한글을 일찍 깨우쳤다고 한다. 해방 후, 초등학교 2, 3학년이던 언니 오빠가 한글을 배우기 위해 벽에 붙여 놓은 가나다라 표와 구구단을 한글로 읽는 것을 듣고 따라 했다고 한다. 덕분에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글자를 깨우친 나는 글자만 보면 이것 저것 읽기 시작했다.     언니 오빠의 교과서는 물론 신문도 보았다. 한자가 너무 많아 한글만 건너 띄어 읽으려니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학교에 들어가자 읽고 쓰는 공부가 너무 즐거웠다. 국어책은 거의 외울 정도로 큰 소리로 자주 읽었다. 3학년 때 6.25가 났고 수복 후 5학년이 된 나는 그때 새로 나온 동화책이나 아동 월간지를 많이 읽었다. 당시 공무원이셨던 아버지의 월급으로 6남매에게 그런 과외의 책을 사주기가 힘이 드셨을 것이다. 공부하라고 전과나 수련장 정도만 사주실 뿐이었다.     어느 날 학교에 친구가 ‘쌍무지개 뜨는 언덕’이라는 새로 나온 책을 가지고 왔다. 학교에서만 빌려 보기로 하고 시간만 나면 보았지만 다 읽지 못했다. 너무 재미가 있어 차마 손에서 놓을 수가 없어 학교가 끝나자마자 가방에 넣고 집으로 왔다.     아무도 모르게 다락으로 올라가서 보고 있는데 친구가 찾아왔다. 석양 빛이 환하게 비치는 다락에서 나는 숨 죽여 책을 보고 친구는 다락 밑 쪽마루에 앉아 기다렸다. 그때를 생각하면 나처럼 80이 되었을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지금도 가끔 책방에 들러 신문에서 소개한 책이나 읽고 싶은 책을 골라 구해 온다. 요즘처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을 때 시간 보내기 가장 좋은 것은 책읽기인 것 같다. 새벽에 도착하는 신문 읽기부터 시작해 하루에도 여러 시간 돋보기를 쓰고 책을 읽는다.     책은 항상 내 곁에 있어 준 오랜 친구인 것 같다. 오늘도 책을 읽는다.  정현숙·LA독자 마당 독서 시간 돋보기 언니 오빠 시간 보내기

2022-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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