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냉수
주먹만 한 발로 걸음마를 내딛는 아기 입에서 별들을 쏟아진다. 기지개를 켜며 일어서는 커튼을 보며 와아!! 담장 위에 앉은 줄무늬 다람쥐를 보고 와아! 와아! 계란 노른자가 하얀 밥 위에 미끄러져도 와아! 꼬리 긴 노을에 성냥을 그어 촛불을 밝혀도 와아! 세상은 온통 와아! 인데 왜? 사는 것이 시큰둥한 날 아기가 토해놓은 그 많은 별들을 가져와 몰래 깨물어 마실까나 비상약을 치마폭에 주워 담는 두 손 곽애리 / 시인·뉴저지글마당 냉수 줄무늬 다람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