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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프] '난파선 유물 바지 11만불에 낙찰' 외

난파선 유물 바지 11만불에 낙찰   난파선에서 발견된 작업용 바지가 고가에 팔렸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경매사 홀라버드 웨스턴 아메리칸 컬렉션에 따르면 최근 네바다주 리노에서 열린 경매에서 1857년 노스캐롤라이나주 해안에서 침몰한 난파선의 짐가방에서 담겨 있던 작업용 바지 한 벌이 11만4000달러에 낙찰됐다. 이 바지는 흰색에 단추 5개가 달린 형태로, 리바이스가 1873년 세계에서 가장 처음으로 제작한 ‘501’ 청바지보다 최소 16년 앞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경매사 측은 설명했다. 당시 광산에서 일하던 광부들이 쉽게 낡지 않는 질긴 청바지를 작업복장으로 즐겨 입기 시작하면서 리바이스 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 바 있다. 하지만 리바이스사의 역사·기록 담당자인 트레이시 패넥은 AP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 바지의 기원에 대한 어떤 언급도 추정에 불과하다”며 “리바이스가 만든 것도 아니고, 광부의 작업바지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일축했다. 그는 청바지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데님 천이 아닌 다른 직물이 쓰인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NFT 사기 홍보” 유명인들 피소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이 대체불가토큰(NFT) 사기 판매를 홍보해줬다는 혐의로 집단 소송을 당했다. 할리우드리포터 등에 따르면 한때 투자 광풍을 일으킨 NFT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AYC)을 구매했다가 손실을 본 개인 투자자 2명이 가주 법원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피소된 유명인은 팝스타 저스틴 비버와 마돈나를 비롯해 인기 토크쇼 진행자 지미 팰런, 배우 귀네스 팰트로와 케빈 하트, 농구 스타 스테픈 커리, 올해 은퇴한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 인기 가수 포스트 말론과 더 위켄드 등이다. 원고는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유명인들이 블록체인 기업 유가랩스가 발행한 BAYC의 사기 판매를 홍보해줬다며 이들 스타는 자신의 팬들이 높은 가격에 NFT를 구매하도록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피소된 연예인들은 대부분 BAYC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가랩스의 특별 클럽 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랩스는 성명에서 이번 소송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며 NFT 판매 사기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지루한 원숭이’ NFT는 올해 한때 가격이 수십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현재 가격은 8만6천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브리프 난파선 유물 난파선 유물 작업용 바지 팝스타 저스틴

2022-12-12

[기고] 생존자, 후손, 구경꾼

“사람들은 다큐 감독을 인간쓰레기라고들 하지요.” ‘수프와 이데올로기’의 감독 양영희가 최근 관객과의 대화에서 꺼낸 첫마디다. 그는 재일코리안 2세로 자기 가족 이야기를 26년째 화면에 담고 있는 “잔인한” 사람이다. 그의 산문집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는 여러 모서리 중 하나에 제주 4·3을 배치했다. 어머니가 겪은 역사다. 이 이야길 읽고 다음날 나는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고,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그의 영화를 보고 감독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해 제주 4·3평화공원을 다녀온 뒤 현기영의 ‘순이삼촌’과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었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나는 4·3을 더 깊이 알고 싶다는 열광적인 구경꾼의 위치에 오래 머물러 있었다.   구경꾼은 비판받을 여지가 있다. 4·3을 겪지 않았고, 그런 가족을 두지 않아 트라우마 없이 공원을 거닐고 영화를 관람하며 독서에 몰두하기 때문이다. 이런 구경꾼의 안전한 위치를 역사상 수많은 학자와 문필가가 고찰했고, 파선한 배를 바라보는 구경꾼들을 고찰하며 한스 블루멘베르크는 ‘난파선과 구경꾼’이라는 역작을 펴낸 바 있다. 다행히 근대에 들어 헤겔이 구경꾼에게 ‘반성적 주체’의 지위를 부여하면서 구경꾼과 난파선 생존자 간의 거리감은 좁혀졌다. 게다가 국가나 사회가 국민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불신이 팽배한 현대에는 구경꾼조차 땅 위에 서서 널빤지를 잡고 살아남기 위해 애써야 한다.   어떤 재난이나 참사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중 상당수는 침묵을 지킨다. 대체로 20세기의 참사들은 이념과 긴밀히 엮여 있어 권력이 함구를 명했고, 사람들은 입을 여는 순간 목이 날아가리라는 위협을 느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로즈너의 어머니가 그랬고, 양영희 감독의 어머니가 그랬다. 하지만 난파자의 2세들은 다르다. 그들은 그걸 글로 쓰거나 카메라에 담는다. 그들은 부모의 입이 언젠가 열릴 것을 알아 작가로서 기량을 연마했다가 말이 흘러나오는 순간 제 몸속에 새긴다.   사실을 기록하는 다큐 감독은 역사가와 비슷한 임무를 띤다. 즉 인간의 고통을 잘 전달하기 위해 초연한 르포 형식을 취하는 것이다. 양 감독은 어머니의 말문이 트이길 오래 기다렸다. 자신의 입은 닫은 채. 인터뷰어가 재촉하면 상대는 오히려 말을 삼킨다. 한번 다물어진 입은 웬만해선 열리지 않는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좀더 객관적으로 증언하게 할 매개체가 우연히 주어졌으니, 양 감독이 남북 이데올로기와는 동떨어진 일본인 남자를 사귀게 된 것이다. ‘백지상태’의 인물이 등장하자 어머니는 친절하게 자신의 기억을 불러내기 시작했고, 감독은 70년도 더 된 이야기를 눈앞의 현실처럼 목격할 수 있었다.   이야기에는 논픽션과 픽션이 있다. 둘 다 중요한 역할을 떠맡는다. 유대 신비주의 연구자 숄렘은 ‘역사 기록’을 통과하지 않은 채 현실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물들의 본질에 침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다큐 감독 역시 가만히 놓인 사물을 통해 역사에 침투해 들어간다. 역사를 탐구하는 일과 이야길 들려주는 일은 사실상 동일하다고 숄렘과 아감벤 등은 강조한다.   이때 작가가 주의할 점은 이야기 속에서 자신은 잊어야 한다는 것이다. 망각해야만 밑바닥에서 떠오르는 “검은빛 조각들”이 있다. 망각한다는 것은 양영희식으로 바꾸면 상대가 말할 때까지 기다린다는 뜻이다. 어머니가 곧 죽거나 치매로 기억을 잃을 위험이 있어도 기다려야 한다. “자신의 언어 속에 숨어 있는 애가를 참을성 있게 읽지 못하고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송가를 들을 줄 모르는 사람은 작가라고 할 수 없다.”(크라카우어)   영화와 글을 보는 구경꾼은 자칫 방관자로 전락할 수 있다. 그러니 이들도 생활세계 속에서 자신을 역사가의 위치에 놓으려고 애써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그는 어리석은 채 즐기는 이가 되거나 혹은 사건들이 주는 두려움에 꼼짝없이 붙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4·3이든 10·29 참사든. 이은혜 / 글항아리 편집장기고 생존자 구경꾼 생존자 후손 난파선 생존자 다큐 감독

2022-11-21

[기고] 생존자, 후손, 구경꾼

“사람들은 다큐 감독을 인간쓰레기라고들 하지요.” ‘수프와 이데올로기’의 감독 양영희가 최근 관객과의 대화에서 꺼낸 첫마디다. 그는 재일코리안 2세로 자기 가족 이야기를 26년째 화면에 담고 있는 “잔인한” 사람이다. 그의 산문집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는 여러 모서리 중 하나에 제주 4·3을 배치했다. 어머니가 겪은 역사다. 이 이야길 읽고 다음날 나는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고,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그의 영화를 보고 감독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해 제주 4·3평화공원을 다녀온 뒤 현기영의 ‘순이삼촌’과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었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나는 4·3을 더 깊이 알고 싶다는 열광적인 구경꾼의 위치에 오래 머물러 있었다.   구경꾼은 비판받을 여지가 있다. 4·3을 겪지 않았고, 그런 가족을 두지 않아 트라우마 없이 공원을 거닐고 영화를 관람하며 독서에 몰두하기 때문이다. 이런 구경꾼의 안전한 위치를 역사상 수많은 학자와 문필가가 고찰했고, 파선한 배를 바라보는 구경꾼들을 고찰하며 한스 블루멘베르크는 ‘난파선과 구경꾼’이라는 역작을 펴낸 바 있다. 다행히 근대에 들어 헤겔이 구경꾼에게 ‘반성적 주체’의 지위를 부여하면서 구경꾼과 난파선 생존자 간의 거리감은 좁혀졌다. 게다가 국가나 사회가 국민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불신이 팽배한 현대에는 구경꾼조차 땅 위에 서서 널빤지를 잡고 살아남기 위해 애써야 한다.   어떤 재난이나 참사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중 상당수는 침묵을 지킨다. 대체로 20세기의 참사들은 이념과 긴밀히 엮여 있어 권력이 함구를 명했고, 사람들은 입을 여는 순간 목이 날아가리라는 위협을 느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로즈너의 어머니가 그랬고, 양영희 감독의 어머니가 그랬다. 하지만 난파자의 2세들은 다르다. 그들은 그걸 글로 쓰거나 카메라에 담는다. 그들은 부모의 입이 언젠가 열릴 것을 알아 작가로서 기량을 연마했다가 말이 흘러나오는 순간 제 몸속에 새긴다.   사실을 기록하는 다큐 감독은 역사가와 비슷한 임무를 띤다. 즉 인간의 고통을 잘 전달하기 위해 초연한 르포 형식을 취하는 것이다. 양 감독은 어머니의 말문이 트이길 오래 기다렸다. 자신의 입은 닫은 채. 인터뷰어가 재촉하면 상대는 오히려 말을 삼킨다. 한번 다물어진 입은 웬만해선 열리지 않는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좀더 객관적으로 증언하게 할 매개체가 우연히 주어졌으니, 양 감독이 남북 이데올로기와는 동떨어진 일본인 남자를 사귀게 된 것이다. ‘백지상태’의 인물이 등장하자 어머니는 친절하게 자신의 기억을 불러내기 시작했고, 감독은 70년도 더 된 이야기를 눈앞의 현실처럼 목격할 수 있었다.   이야기에는 논픽션과 픽션이 있다. 둘 다 중요한 역할을 떠맡는다. 유대 신비주의 연구자 숄렘은 ‘역사 기록’을 통과하지 않은 채 현실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물들의 본질에 침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다큐 감독 역시 가만히 놓인 사물을 통해 역사에 침투해 들어간다. 역사를 탐구하는 일과 이야길 들려주는 일은 사실상 동일하다고 숄렘과 아감벤 등은 강조한다.   이때 작가가 주의할 점은 이야기 속에서 자신은 잊어야 한다는 것이다. 망각해야만 밑바닥에서 떠오르는 “검은빛 조각들”이 있다. 망각한다는 것은 양영희식으로 바꾸면 상대가 말할 때까지 기다린다는 뜻이다. 어머니가 곧 죽거나 치매로 기억을 잃을 위험이 있어도 기다려야 한다. “자신의 언어 속에 숨어 있는 애가를 참을성 있게 읽지 못하고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송가를 들을 줄 모르는 사람은 작가라고 할 수 없다.”(크라카우어)   영화와 글을 보는 구경꾼은 자칫 방관자로 전락할 수 있다. 그러니 이들도 생활세계 속에서 자신을 역사가의 위치에 놓으려고 애써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그는 어리석은 채 즐기는 이가 되거나 혹은 사건들이 주는 두려움에 꼼짝없이 붙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4·3이든 10·29 참사든.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가 했던 말인 “더 많이 본 사람은 더 많은 부담을 떠안는다”는 오늘날의 구경꾼에게도 해당된다. 나와 함께 ‘수프와 이데올로기’를 본 화가 P는 고향 함양을 떠올렸다. 산청·함양·거창 양민 학살사건에 집안 어른들이 희생됐기에 4·3의 난파로부터 살아남은 양 감독의 어머니 강정희씨를 구경하며 발 하나를 파도 속에 밀어 넣더니 언젠가 자기도 작품 속에서 그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듯했다. 다큐든 그림이든 사료는 남아 구경꾼 속에서 자기 확장을 낳을 것이다. 이 사료를 통과한 우린 더 이상 이전의 자신이 아니게 될 것이다. 이은혜 / 글항아리 편집장기고 생존자 구경꾼 남아 구경꾼 난파선 생존자 다큐 감독

202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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