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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건물 가득 김치향…민주 원내대표 “해피 김치데이”

“해피 김치 데이(Happy Kimchi Day)”   연방하원 의원회관인 캐논 빌딩에 6일 낮 김치 냄새가 가득 찼다. ‘낸시 펠로시룸’에서 김치의 날을 축하하고 김치를 홍보하는 행사가 열리면서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연방 의회 건물에서 열린 이 행사는 영 김 하원의원(공화·가주)이 이날 하원 본회의에서 ‘김치의 날(11월 22일)’ 지정을 지지해줄 것을 촉구하는 발언을 한 것과 맞물려 마련됐다.   행사장 한편에는 그릇에 담은 열무김치, 포기김치, 갓김치, 묵은지, 총각김치, 깍두기 등이 놓였고 그 주변에는 김치 관련 시판 제품이 전시됐다.   10여개 대형 원탁 테이블에도 배추김치, 깍두기와 함께 김치전 등이 깔렸다.   김 의원이 대표 발의한 ‘김치의 날 지정 지지 결의안’에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축사에서 “해피 김치 데이”라고 인사를 했다.   그는 “한인 커뮤니티는 미국의 멋진 다양성 모자이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라면서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칭찬을 이어갔다. 이어 “한인 커뮤니티는 훌륭한 음식을 요리한다”라면서 “나는 김치와 한국식 바비큐를 매우 좋아한다”라고 밝혔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다양하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인 나라를 만들고 외국인 혐오와 아시아 혐오에 맞서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 김 의원은 “김치는 한국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반찬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에게는 역사적·문화적 의미가 있다”라면서 “더 많은 사람이 김치와 한국 음식에 대해 알고 김치의 의미와 역사적 기원을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치의 종류를 열거하기도 했다.   그레고리 믹스(민주·뉴욕) 하원의원도 축사에서 “김치 데이와 한국 문화가 중요한 이유는 여러분이 미국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라면서 “그래서 김치 데이는 특별하다”라고 말했다.   한인이 배우자인 그레이스 맹 하원의원(민주·뉴욕)은 “제 아이들은 매일 김치를 먹는다. 심지어는 파스타나 샌드위치를 먹을 때도 김치를 곁들여서 먹는다”라고 소개한 뒤 “저는 김치를 담글 줄은 모르지만, 김치찌개는 잘 끓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 등이 주최했다.   행사에는 마지 히로노 상원의원(민주·하와이),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 김춘진 aT 사장, 김민선 한인이민사박물관 관장 등을 비롯해 150여명이 참석했다. 하원건물 원내대표 해피 김치 총각김치 깍두기 배추김치 깍두기

2023-12-06

[수필] 에스터의 깍두기

“오늘 같이   지쳐있을 때   눈 감으면   조용히 찾아오는   감동의   기억들이 있다”   내 주위에는 ‘에스터’란 이름을 가진 친구들이 많다. 나를 무척 따르고 좋아하는 에스터는 친구가 아니고 내 친구의 딸 이름이다. 그 딸 하나, 아들 하나 둔 친구는 요리 솜씨가 좋아 주말 모임은 으레 그 집에서 열었다.     오래전 그때 나는 앓고 있었다. SAT시험 준비에 바쁠 터인데 딸 에스터는 나를 위해 굴까지 넣고 담근 깍두기 한 병을 가져다 주었다. 그때 딸이 없는 나는 부럽기도 했고 기특해 가슴이 뭉클했던 걸로 기억한다. 친구의 지시 없이 솔선해서 만든 그 깍두기는 열 오른 몸과 머리를 깨끗이 해주어 나는 쾌차되었다.   그 후 일상의 빠른 물살 속을 헤엄치며 나는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았다. 친구는 남편의 미국회사 한국 사무소장으로 서울로 주거지를 옮겼다. 영어권의 에스터가 서울에 있는 외국인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친구와 에스터 그리고 서울 이사로 자연스레 깍두기의 고마움은 서서히 잊혀져 갔다. 어디서나 깍두기를 만나면 에스터의 깍두기가 생각났고 에스터는 어느 대학으로 진학했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흘러간 아름다운 옛날 추억으로 가끔씩 떠올랐다 사라졌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감동하기를 잘하는 내 가슴을 주체 못할 때가 많다. 습작기간 내면의 세계에 몰입해 있다가 탈고의 순간에 솟아나는 기쁨이며,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때 넘쳐오는 희열이 그렇다. 촉각이 민감하게 날을 세운다. 열린 감성과 합세하여 박수치며 반응한다. 움츠러드는 내 감성이 요즈음 글쟁이가 이래도 되나 싶은 바로 메마른 이때에 문득 에스터의 깍두기 추억이 되살아났다. 에스터가 그리워졌다.   오늘 같이 지쳐있을 때 눈 감으면 조용히 찾아오는 감동의 기억들이 있다. 바로 에스터의 깍두기도 그렇다.     스위스 사는 조카를 방문했을 때 레만호수의 미풍과 그 맑은 분수 물살, 또 장엄한 융프라우가 가슴 아리도록 아름답게 다가온다. 남가주 팔로스버디스 언덕에서 겨울 바다 위로 붉게 숨어드는 일몰을 지켜보면서 집안 가득 채우는 파가니니 바이올린 연주곡은 늘 눈물 글썽이게 감동의 경지로 나를 몰고 간다.     젊은 한 사람이 그것도 잘 나가던 사람이 신의 사랑을 설파하는데 그토록 진지할 수 있을까? 심혈을 다 쏟을 수 있었던 것은 한 사람 한 사람 영혼구원을 그의 삶의 목표로 살았기 때문이었다. 전문적인 지식과 학벌 그 모든 것 다 내려놓고 선교에 헌신한 이용규 교수의 ‘내려놓음’은 문필로서 진리를 끌어내어 영혼을 빛의 세계로 안내해주었다. 완벽하게 진실을 엮었기에 문학성이 놀라웠다. 몽골을 한국을, 온 인류를 울리는데 그의 진실은 관통하고 만 것이다.   감동의 원천은 바로 여기에 있다. 눈물은 아름다움과 진실 앞에 더 없이 맑게 핀다.  어둠을 몰아내는 반짝이는 별로 뜬다.   ‘에스터’를 깊이 알고 싶어졌다. 구약의 에스터는 과연 어떤 여자일까. ‘에스터서’를 읽으며 맴돌았다. 나를 감동시킨 에스터의 깍뚜기 에피소드는 나에게 성서라는 냇가로 가는 지도를 펼쳐주었다. 에스터와 더 가까워지도록 차표 역할을 한 셈이다.   원래 ‘에스터’는 별이란 뜻으로 구약성서 가운데 룻기와 더불어 유일하게 여자 이름을 주제로 삼았다. ‘에스터’란 미모의 한 유대여인이 페르시아 황후로 선택된다. 관찰해 보면 ‘에스터서’에는 교리도 신학도 없으며 율법이나 죄에 대한 말은 더더욱 없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여러 가지 인과응보 사실들이 있어 우리들 마음속 깊이 간직된다. ‘당신은 가서 수산에 있는 유대인을 다 모으고 나를 위하여 금식하되 밤낮 삼일을 먹지도 말고 마시지도 마소서. 나도 나의 시녀로 더불어 이렇게 금식한 후에 규례를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리니 죽으면 죽으리라.’(에스터 4:16)  에스터의 목숨을 건 결단 대사가 가슴을 파고든다.   에스터는 나를 반성으로 몰고 간다. ‘에스터서’는 조국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애족 애국심을 고취시켜주는 역할에 큰 몫을 한다. 조국 분단의 아픔, 혈육 이별의 슬픔마저 잊고, 물질이 모든 면에서 척도가 되는 풍조에 젖어있는가. 베를린 장벽은 과거였다. 분단국가의 아픔, 기아선상의 많은 북한 어린이 굶주림은 현재다. 38선만큼이나 슬프다. 아프다. 비극이다.   에스터는 슬기롭다. 결단성과 용기의 여인으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21세기에 적합한 여인상이다. 맡겨진 중대한 과업을 침착하고 재치 있게 성취해 나간다. 역사의 물줄기 흐름을 바꾸어 놓은 성서 속 어제의 에스터, 오늘 같이 난세에 우리 주변을 어둠에서 빛으로 삶의 방향을 옮겨 놓는데 꼭 필요하다. 구원 역사는 지금도 이어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친구 딸 에스터야 말로 좋은 예다. 어딜 가든지 주위를 행복하게 만드는 ‘피스 메이커’이다. 정성 다해 담근 깍두기로 아픈 이웃을 위로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이야 말로 바로 작은 의미의 애국 애족이 아닌가. 크고 작은 무 한 조각 두 조각 개체로 존재하다가 사랑이란 양념으로 잘 버무려져 ‘나는 죽고 너 깍두기 하나의 큰  맛’이 되는 의미는 믿음과 화목과 희생의 기적이란 감동을 안겨주었다. 또 다른 목적과 그 성취, 동참한 숨은 에스터의 헌신이 그랬듯이 그리스도 안에서 ‘나 역시 미세한 지체’로서 존재의식 깨달음을 주었다. 새로운 눈뜸이었다.   가슴에 일던 모래 바람이 잔잔해지고 있었다. 깍두기 처방으로 내 병을 낫게 한 여고생 에스터는 두 자녀의 엄마별이 되어 지금 남가주에서 단란하게 살고 있다.  김영교 / 수필가수필 에스터 깍두기 깍두기 추억 여자 이름 구약성서 가운데

2022-05-19

[이 아침에] 삶은 세월에 담가야 제맛이 난다

 세상은 그렇게 혼란스러운데 세월은 천연덕스럽게 흐른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조금 수그러드는 것 같더니 델타니 오미크론이니 하는 변이 바이러스들이 우리를 위협한다. 그런데도 아침 해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능청스레 떠오르며 또 하루가 시작되고 있음을 알린다. 사람들이 아우성치는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 장 한 장 너무도 쉬이 넘어가던 달력은 마지막 한 장을 덩그러니 남긴 채 우리들을 향해 그동안 뭐 했냐고 비아냥댄다.     코로나에 질려 사람 만나는 일도 멀리하고, 외출도 삼가고 외식도 제대로 못 하면서 시작한 한 해였다. 그나마 백신이 서둘러 개발되고, 1~2차 접종에 부스터샷까지 맞으면서 용기를 내어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나서는 이들이 생겼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음식이 빠질 수 없다. 추수감사절을 맞아 칠면조 고기를 먹으면서 400년 전 청교도들이 미 대륙으로 건너와 맞이했던 첫 가을걷이의 감격을 기억하기도 했다. 연말이라고 밥 먹을 자리가 늘면서 외식을 자주 하게 된다. 미국에 산 햇수가 늘면 입맛도 적응해야 할 텐데 여전히 식탁에는 밑반찬이라도 올라와야 마음이 놓인다. 칠면조 고기를 먹을 때도, 스테이크를 썰 때도 김치 깍두기는 있어야 빡빡함을 덜 수 있다.     요즘이야 덜 하지만 예전에는 이맘때가 되면 집마다 김장을 했다. 수십 포기는 기본이고 큰 살림을 하는 집에서는 수백 포기의 배추를 절이고, 무를 다듬고, 양념을 버무려서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갔다. 겨울이 머리를 내밀 때면 온 세상은 담그는 계절로 바뀐다. 집마다 김치를 담그고, 깍두기, 오이소박이, 동치미를 담그는 손길로 세상은 분주하게 돌아갔다.     김치나 깍두기뿐 아니라 우리가 먹는 음식에는 담가 먹는 것들이 꽤 있다. 간장, 된장, 고추장을 비롯한 각종 장 종류와 젓갈, 식혜나 수정과, 과일주도 담가 먹는 음식이다. 다른 일에는 ‘빨리빨리’를 외치는 우리 민족이 음식만큼은 담가서 한참을 기다렸다 먹는다는 것도 신기할 따름이다. 담가 먹는 음식은 바로 먹을 수 없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제맛을 내기 때문이다. 이처럼 김치나 장, 술, 젓갈 따위를 만드는 재료를 버무리거나 물을 부어서 익거나 삭도록 그릇에 넣어 두는 조리 과정을 담근다고 한다.   재료를 양념이나 물에 담그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을 담그는 곳이 있다. 바로 세월이다. 담가 먹는 음식은 시간이 지나면 부드러워지고 맛도 깊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세월에 담긴 사람의 마음은 부드러워지기는커녕 더 단단해지기만 한다. 이민생활이라는 현실에 담긴 인생은 깊은 맛은커녕 씁쓸한 맛만 더해질 때도 있다.   그래도 돌아보면 세월에 마냥 담겼던 것은 아닐 것이다. 올 한해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세월에 담겼던 인생이기에 이젠 웬만한 어려움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 담대함을 얻었을 것이다. 가뭄이 든 해에 담근 포도주가 좋은 포도주가 된다고 한다. 가뭄으로 포도알의 굵기는 작아졌을지 모르지만, 향과 당도는 훨씬 좋아졌기 때문이다.     삶은 세월에 담가야 제맛이 난다! 이제 올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2021년이라는 쉽지 않은 세월에 담갔던 삶이기에 더욱더 깊은 맛과 아름다운 향기를 내는 인생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창민 / 목사·LA연합감리교회이 아침에 세월 김치 깍두기 깍두기 오이소박이 칠면조 고기

2021-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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