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술기업 메타버스서 미래 부 찾는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미국의 많은 기술기업이 메타버스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보고 이에 뛰어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널은 메타버스가 아직 현실이라기보다는 바람에 가깝고, 지지자들도 메타버스가 당장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지 않지만, 메타버스에 참여할 수 있게 해주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판매부터 디지털 세계에서의 광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와 융합된 3차원 가상세계로, 현실 세계의 확장으로서 경제·사회·문화 활동이 벌어지는 공간을 말한다. 메타버스 옹호자들은 과거 인터넷이나 아이폰이 그랬듯 메타버스가 일상의 삶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많은 기업이 실제 메타버스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기도 하다. 페이스북은 메타버스 회사를 표방하며 사명을 '메타'로 바꿨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향후 수개월 내 메타버스 관련 소프트웨어 도구를 출시하기로 했다. 로블록스나 에픽게임스는 가상현실 콘서트나 다른 몰입형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기술 기업은 아니지만, 나이키는 메타버스 진출을 염두에 두고 온라인 가상세계에서 판매할 상품의 상표 등록을 신청했다. 현재로선 메타버스 경제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추정하기에 이르다. 하지만 이미 비디오게임들에서 가상 상품이 연간 800억달러(약 94조7천억원) 팔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가상세계에서 얼마나 많은 사업이 창출될 수 있을지 짐작할 수 있다고 저널은 설명했다. 일단 메타버스로 돈을 벌 기회는 온라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과 관련됐다고 저널은 전했다. 예컨대 페이스북, 스냅, MS 등이 가상현실(VR) 헤드셋이나 증강현실(AR) 글라스를 팔고 있다. 이런 VR·AR 장비 시장이 올해에만 50% 넘게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광고도 메타버스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단, 일부 광고주들이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기 위해 로블록스와 같이 메타버스와 유사한 디지털 세계에서 실험적으로 광고하고 있지만 아직 실제 상품을 판매한 사례는 없다. 저널은 메타버스가 사업 수행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란 데에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고 전했다. 2000년대 3차원 가상현실 서비스 '세컨드라이프'가 한때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뒤 흐지부지된 사례와 같을 것이란 지적이다. 저널은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데 들여야 할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은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영업비용이 100억달러(약 11조8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네트워크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등에 투자될 비용이 내년에 80% 증가할 것으로 봤다. pseudoj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메타버스 기술기업 메타버스 경제 메타버스 옹호자들 메타버스 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