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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읽는 세상] 마태수난곡

독일 라이프치히의 성 토마스 교회에 봉직하고 있던 J S 바흐는 1729년 역사에 길이 남을 ‘마태수난곡’을 작곡했다. 그 시절 독일 교회에서는 매년 성 금요일이 되면 그리스도의 수난을 소재로 한 수난곡을 연주했다. 수난 주간이 되면 다른 음악활동이 금지되기 때문에 당시 사람들에게는 수난곡을 듣는 것이 유일한 음악행사였으며, 따라서 이 곡에 쏠리는 사람들의 기대도 대단했다.     당시 ‘마태수난곡’은 예수의 수난을 다룬 마태복음의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장대한 음악 서사시이다. 예수를 체포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것에서부터 최후의 만찬, 예수의 예언,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기도, 예수의 체포, 대제사장 앞에서의 굴욕, 베드로의 부인, 유다의 죽음, 빌라도의 심판, 사형선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숨을 거두는 예수, 무덤에 묻히는 예수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바흐는 3년 동안의 작업을 거쳐 이 인류 최대의 드라마를 기악 반주를 동반한 합창과 독창, 중창으로 펼쳐 보였다. 모두 78곡, 전곡의 연주시간만 해도 세 시간에 달하는 대작이다.   ‘마태수난곡’은 흔히 종교음악의 하나로 분류된다. 하지만 예수의 고난과 죽음을 다룬 이 인류 최대의 서사시에서 나는 신의 목소리보다는 인간의 목소리를 듣는다. 죽음을 눈앞에 둔 예수의 인간적인 고뇌, 예수를 팔아먹은 유다와 예수를 세 번 씩이나 부인한 베드로,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입장과 태도를 보이는 인간 군상들. 신과 인간, 성(聖)과 속(俗), 영혼과 육체, 믿음과 배신. 이 모든 인간적인 것을 담고 있는 한 편의 거대한 휴먼 드라마이다.   ‘마태수난곡’을 들을 때마다 바흐가 얼마나 위대한 작곡가인지를 절감하곤 한다. 그래서 자칫 사장될 뻔한 이 작품을 발굴해 세상에 널리 알린 멘델스존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마태수난곡 예수 무덤 만찬 예수 기도 예수

2024-03-25

[삶의 뜨락에서] 모로코를 떠나면서- 모로코 4

이른 아침, 모로코에서의 마지막 행선지인 에사우이라로 떠났다. 아르간 나무가 우거진 숲속에는 아르간 나무를 기어오르는 긴 뿔의 염소들이 있었다. 그림책에서나 볼 수 있는 동화 나라에온 것 같았다. 자연이란 얼마나 경이로운 것인가? 아르간 오일을 생산하는 공장을 견학했다. 아르간 오일은 나무의 씨앗을 이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화장품과 미용제품에 많이 사용된다고 한다. 우리는 영양크림, 마사지 크림, 비누 등을 사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세찬 바람이 차창을 흔들었다. 에사우이라에 도착한 것이다. 프랑스 건축가가 해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1760년에 성벽을 세웠다는 중앙광장에는 18세기 대포가 바다를 향해 늘어서 있었다. 유럽식 성벽이 그대로 남아있는 에사우이라의 항구도시는 장엄하고 아름다운 특출한 분위기였다. 갈매기의 울음소리, 기도 소리, 대서양의 파도 소리가 세찬 바람에 씻기며 천상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었다. 가슴 저리도록 아름다운 이 도시에 오래도록 머무르고 싶었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저녁에 들어오는 배와 일몰을 보려고 자주 바다로 나갔다. 성벽, 좁은 거리, 번거롭지 않은 시장, 노점상, 성벽으로 둘러싸인 에사우이라의 항구는 그물로 생선을 끌어오르는 어부들로 시끄럽고 분주했다. 바로 옆에 임시로 만들어 놓은 해산물 그릴이 있었다. 이름도 없고, 주소도 없고, 전화도 없고, 정해진 시간도 없는 그곳에서는 도미, 아귀, 새우, 랑구스틴 또는 랍스터 등의 별미를 요리하고 있었다. 요리에 온 정성을 쏟고 있는 그에게서 바닷냄새가 났다. 수많은 고양이가 주위를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이곳은 고양이 천국이다.   구아나 음악을 연주하는 식당에서 마지막 저녁 만찬을 가졌다. 얼굴에 검고 뻘건색을 칠한 4명의 흑인 가수들이 탬버린을 두드리고 구리 캐스터네츠를 손가락으로 찰칵찰칵 소리를 내며 정열적으로 춤을 추었다. 다른 한쪽에서 타투를 해주고 있었다. 8명의 여자는 저마다 손등과 팔, 발뒤꿈치에 타투를 했다. 내 생전 처음 하는 타투가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기를 바랐다.     다음날 새벽 카사블랑카로 떠났다. 하산 모스크를 마지막으로 이번 여행을 마쳤다. 카사블랑카에서 시작해서 카사블랑카에서 끝난 이번 여행에서 실제로 마주한 카사블랑카는 하얀 아파트가 줄지어 있는 대도시였다. 새하얗기보단 세월을 머금어 희끗희끗 벗겨진 회색에 가까운 흰색이었다. 순백의 색깔 위로 쌓여있는 시간의 흔적들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가난한 나라의 여행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일까?   모로코는 수 세기에 걸쳐 아랍, 베르베르,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유한 국가이다. 바람이 휘몰아치는 대서양 연안 도시의 아름다움, 눈 덮인 아틀라스 산맥, 사막의 모험, 건조한 암석사막 위에 붉은 흙벽돌로 세운 성채 마을, 아름다운 성문, 페인트칠이 벗겨진 고대시대의 가옥들, 로마의 유적지, 원주민 베르베르인들의 전통가옥 등 정말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곳의 사람들은 어려운 생활 환경 속에서도 행복해 보였다. 그들에게서는 향긋한 흙냄새와 땀 냄새가 났다. 건전하고, 소박하고, 단순하고, 섹시하고, 원시적이며 하루하루의 불편함을 꾹 참고 지내는 그들이 참으로 부러웠다. 조금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 이것도 생략하고 저것도 생략하는 우리에 비하면 얼마나 신성하고 빛이 나는가. 그들의 생생한 힘과 예리한 감각이 부러웠다.     여행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 하지 않는가! 모로코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것이 없던 나에게 이번 여행에서 지낸 하루하루는 세월이 흘러도 생생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이춘희 / 시인삶의 뜨락에서 모로코 아침 모로코 울음소리 기도 유럽식 성벽

2024-03-12

[열린광장] 오래 살고 싶다면…

오래 살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이 원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것이 건강관리다. 하지만 죽음 자체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원하는 기업에 취직을 한 사람은 가능한 오래 일할 수 있기를 바랄 것이다. 이런 목표를 이루려면 결정권을 가진 인사권자의 마음에 드는 직원이 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오래 살고 싶은 기독교인이라면 그 결정권을 가진 분의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교회에서 기도할 때 말하는 “생사 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믿는다면 다른 잡다한 방법 보다 그분의 마음에 들도록 하면 된다는 것이다. 즉, 더 오래 이용가치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이행하는 것이 기독교인의 장수 비결이라는 의미다.   남북전쟁 당시 승리를 위한 기도를 해달라는 군인들의 부탁에  링컨 대통령은 “하나님께 우리 편이 되어달라 요청하기 전 우리가 먼저 하나님 편이 되도록 하면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기도보다 먼저 그분 보시기에 이용가치가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것이다.     그분 판단에 필요한 사람이라면 더 오래 붙잡아 두기도 하고, 그동안 수고했으니 이제는 편히 쉬라고 하며 빨리 데려가기도 하고, 마음 돌이켜 회개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경우 든 전적으로 그분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결론은 오래 살고 싶은 기독교인이라면 건강관리나 장수를 바라는 기도 이전에, 그분 보시기에 필요한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즉, 나의 주변에서는 내가 있어야 하는지, 또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없는지 꾸준히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나는 과연 그분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를 수시로 점검하면서 이행하는 삶이 기독교인의 장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더 오래 남겨두고 사용할 필요가 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필요 없는 사람인지를 결정짓는 기준을 마태복음 25장을 예를 들어 생각해 본다.   ‘내가 주릴 때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주지 아니하였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마시지 못하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 영접하였고(영접하지 아니하였고), 벗었을 때 옷 입혔고(입히지 아니하였고), 갇혔을 때 돌아보았느니라( 돌아보지 아니하였느니라).’ 김홍식 / 은퇴의사열린광장 하나님 편이 기도 이전 링컨 대통령

2024-03-03

[열린광장] 오래 살고 싶다면…

오래 살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이 원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것이 건강관리다. 하지만 죽음 자체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원하는 기업에 취직을 한 사람은 가능한 오래 일할 수 있기를 바랄 것이다. 이런 목표를 이루려면 결정권을 가진 인사권자의 마음에 드는 직원이 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오래 살고 싶은 기독교인이라면 그 결정권을 가진 분의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교회에서 기도할 때 말하는 “생사 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믿는다면 다른 잡다한 방법 보다 그분의 마음에 들도록 하면 된다는 것이다. 즉, 더 오래 이용가치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이행하는 것이 기독교인의 장수 비결이라는 의미다.   남북전쟁 당시 승리를 위한 기도를 해달라는 군인들의 부탁에  링컨 대통령은 “하나님께 우리 편이 되어달라 요청하기 전 우리가 먼저 하나님 편이 되도록 하면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기도보다 먼저 그분 보시기에 이용가치가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것이다.     그분 판단에 필요한 사람이라면 더 오래 붙잡아 두기도 하고, 그동안 수고했으니 이제는 편히 쉬라고 하며 빨리 데려가기도 하고, 마음 돌이켜 회개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경우 든 전적으로 그분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결론은 오래 살고 싶은 기독교인이라면 건강관리나 장수를 바라는 기도 이전에, 그분 보시기에 필요한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즉, 나의 주변에서는 내가 있어야 하는지, 또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없는지 꾸준히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나는 과연 그분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를 수시로 점검하면서 이행하는 삶이 기독교인의 장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더 오래 남겨두고 사용할 필요가 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필요 없는 사람인지를 결정짓는 기준을 마태복음 25장을 예를 들어 생각해 본다.   ‘내가 주릴 때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주지 아니하였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마시지 못하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 영접하였고(영접하지 아니하였고), 벗었을 때 옷 입혔고(입히지 아니하였고), 갇혔을 때 돌아보았느니라( 돌아보지 아니하였느니라).’ 김홍식 / 은퇴의사열린광장 하나님 편이 기도 이전 링컨 대통령

2024-02-28

[김형석의 100년 산책] 14살 때 죽음 앞두고 올린 기도, 평생 지킨 '기도하는 삶'

1940년 무렵이었다. 내가 숭실중학 4학년을 끝내면서 평양 교육계에 큰 변화가 생겼다. 일본의 조선총독부는 평양에 하나뿐인 숭실전문학교와 숭실중학교, 숭의여자중학교를 폐교했다. 민족주의 기독교 학교였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평양의 3숭(3崇) 폐교 사건으로 전국적인 관심사가 되었다.   그 대안으로 일본인 학생이 다니는 학교를 제1 공립중학교, 한국 학생을 위한 평양고보를 제2 공립중학교, 숭실학교를 폐교한 대신 제3 공립중학교로 개편하면서 한국 학생과 일본 학생이 함께 공부하게 했다. 기독교 민족주의 학생을 황국(皇國) 시민으로 개조하는 학교로 만들었다.   황국시민 양성에 몰두한 일제의 횡포     숭실학교에서 자란 우리를 1년 동안에 일본 국민으로 개조하려는 교육이 어떠했겠는가. 또 학생들이 받는 정신적 고통과 혼란이 얼마나 심했겠는가. 부모와 사랑으로 한마음이 된 어린애가 증오심에 가득 찬 계모 밑에 사는 1년이었다. 100명 정도의 4학년 학생을 반으로 축소했기에 퇴학당하는 학생 없이 졸업한 것이 다행이었다.   학교 교문 안에서는 한국말을 사용할 수 없었고, 민족주의와 기독교 사상도 금지했다. 나 같은 학생까지 교무실에 끌려가 모든 선생이 보는 앞에서 담임 선생에게 이유 없는 구타를 당했다. 기독교 가정 출신이고 기독학생회 간부로 있었던 이력 때문이다. 내 친구들과 함께 졸업을 못 하게 되는가를 걱정했다.   그 1년 동안 나는 일생에서 최악의 교육을 경험했다. 민족을 사랑하는 전통을, 침략국인 일본 국민으로 바꾸려는 정치교육이었다. 그것은 교육이 아니고 정치적 인간개조의 수단이었다. 단적으로 표현한다면 인간교육이 정치 목적의 수단이었다. 있을 수 없는 교육이었다. 일본 본토 안에서도 그런 교육은 없었으니까.   25세에 북에서 해방을 맞이했다. 정치적 안정기가 회복되면서 나 같은 자유주의 지성인은 할 일도 없지만 북 정권에서 본다면 최악의 성분과 반동분자에 속한다. 고향에 조용히 머물면서 주변 농촌 젊은이를 위해 중고등학교 수준의 교육을 제공할 목적으로 사립중학교를 설립했다. 뜻을 같이하는, 숭실학교에 함께 다녔던 대학 친구들의 도움을 받았다.   북한 정권의 특수층 세습 교육     그러나 교육환경이나 사회생활 여건으로 보아 공산정권은 일제강점기보다 더 심한 악조건을 갖고 있었다. 일제강점기에는 나만 조용히 항일·친일을 떠나 살 수 있었다. 그러나 공산 치하에서는 종교적 신앙까지 지킬 수가 없었다. 공산주의자가 되거나 정권의 노예가 되는 두 가지 길밖에 없었다.   우리가 뜻한 교육은 공산당원의 감시로 허용되지 않았다. 학생 일부는 민주청년동맹에 가입하지 않으면 학교 운영 자체가 불가능했다. 결국 학교 이사장은 체포되어 수감됐고, 교장인 나도 신변 보장을 받을 수 없어 교육을 단념하고 탈북했다. 사립 교육 자체가 불법이었으니까.   그때 함께 고생하던 교사 전부가 서울에 와서 중고등학교 교사, 그리고 나중에 교장이 되었다. 공산정권은 자유주의자는 공산주의자가 될 수 있어도, 종교인은 공산주의자가 되지 못한다고 단정했다. 소련·중공·북한에서는 종교가 사라졌고, 전통적인 종교 국가는 공산국가가 되지 않았다. 유럽과 미주만이 아니다. 인도와 중동도 그렇다. 사회주의까지는 되어도 종교는 공산국가에서는 허락되지 않는다.   그런 점으로 미루어 북한의 교육이 어떻게 되었겠는가. 교육다운 교육은 일제강점기 시대보다 더 불가능해졌다. 지금은 공산주의 교육보다 김일성 왕가를 위한 정신교육으로 퇴락했다.   해방을 맞은 뒤 1년이 되면서 우리 마을 북쪽에는 ‘유가족 학교’가 설립됐다. 공산주의와 항일운동에 가담했던 당원들의 가족을 위한 특수학교다. 그 학교 출신이 김일성대학과 김책공대로 진학해 공산국가의 지도자가 되는 기반은 일찍부터 계획했다. 최고의 성분을 갖춘 미래의 지도자 양성의 특수학교였다. 공산주의자들이 세습적으로 계승하는 특수층 교육기관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공산국가에서는 사상의 자유나 인문학이 설 자리가 없다. 정치 목표와 이념이 절대적 신념과 같이 교육의 지상목표가 된다. 그곳에서 인간교육을 한다는 것은 빙판에 씨를 뿌리는 것 같은 무모하고 불가능한 일이다.    공산국가엔 인문학이 살 수 없어   그 결과는 어떻게 됐는가. 러시아는 100년 동안에 문화 후진국으로 추락했다. 중국은 2500년 동안의 문화 정신적 전통과 유산을 버리고 아시아의 대표적인 공산국가가 되었다. 북한은 유례없는 인간 상실의 사회로 변했다.   대한민국이 교육의 자유 국가로 출범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자유는 선택과 다양한 정신문화의 창조와 함께 이루어진다. 교육을 기반 배경으로 민족 이상이 가능해진다. 지난 70년간의 국가 성장을 가능케 했다.   그러나 세계무대에서 경제 10위권에 걸맞은 교육을 위해서는 개혁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교육은 그 자체가 목적이지 정치나 경제의 수단 방법이 아니다. 사회 모든 분야의 방향과 목표를 제시해 주어야 한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계속되는 인간성 회복과 선한 사회질서 창출이다. 선한 인간성의 완성이 인간적 가치와 사회의 출발과 목표가 되어야 한다. 최선의 교육이 역사와 사회의 원천과 희망이다. 김형석 / 연세대 명예교수김형석의 100년 산책 북한 기도 평양 교육계 공립중학교 한국 기독학생회 간부

2023-11-10

“더 좋은 것은 아직 오지 않았다” 앞으로 50년 기대

    와싱톤중앙장로교회 설립 50주년 감사 연회가 4일 열렸다.   변성림 장로, 정윤희 집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감사 연회에는 초대 윤명호 담임목사와 고 이원상 목사(2대)의아내 이영자 사모, 노창수 목사(3대), 조현동 주미대사 및 지역정치인, 종교인 등 천여 명이 대거 참석해 교회의 50번째 생일을 축하했다.   류응렬 담임목사는 “교회 설립 50주년을 돌아보며 신실한 성도님들과 목회자들을 통해 이루신 하나님의 역사에 감사 드린다”며 “교회를 통해 다음세대가 교회와 시대의 일꾼으로 자라나고, 지역교회와 미주한인교회를 바로 세우는 역할을 감당하기 원하며 하나님이 행하실 50년 미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휠체어를 의지해 행사에 참석한 윤명호(94) 목사는 “하나님의 심부름꾼으로 터를 닦게 하셨고 살아생전 교회를 밟아보지 못할거라 생각했는데 오늘로써 하나님의 뜻이 성취돼 기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영자 사모는 생전 이원상 목사를 회상하며 “이 목사님은 부족한 사람이 목회를 하게된 데에 늘 감사함을 간직했었다”면서 “차세대와 다민족 사회 복음 전파에 열중하고 세계복음 화를 위한 씨드 선교회, 기도로 선교하는 프레션 기도회를 위해 늘 기도하셨다”고 말했다.   노창수 목사는 “청교도들이 이 땅에 정착하며 수많은 역경과 고난이 있었지만 낙심될 때마다 ‘좋은 것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믿음의 고백을 드렸다”면서 “KCPC 50년, 하나님이 큰 은혜를 주시고 역사하셨지만, 류 목사님 통해 더 좋은 것은 아직 오지 않은 줄 믿으며, 더 좋은 것을 주시는 주님을 찬양하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생 기독교 신자임을 밝힌 조현동 대사는 “한미동맹 70주년, 미주한인 이민역사 120주년 그 가운데 KCPC가 50년을 함께 했다”면서 “미국은 기독교 정신으로 세운 나라이며, 미주 한인사회 역시 교회가 정신적, 신앙적 지주 역할을 해 왔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지난 50년 훌륭한 성과와 더불어 앞으로의 50년도 워싱턴의 KCPC가 아닌 글로벌 KCPC가 되어 하나님의 사명을 땅끝까지 전하고, 봉사하는 교회가 되길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장로교회(PCA) 한인수도회 노회장 차용호 목사는 “팬데믹 초기 KCPC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위기를 과감히 뚫고 지나가는 저력에 감복했다”며 “5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 며 50년 넘어 하나님 앞에 실핏줄 같은 작은 부흥까지도 이루어내는 놀라운 역사가 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50주년 기념 축하 케잌 커팅식과 함께 감사패 증정 후 오찬 시간이 이어졌다.   김윤미 기자 kimyoonmi09@gmail.com기대 설립 선교회 기도 이원상 목사 노창수 목사

2023-11-07

"꿈 넘어 꿈을 향해 기도 하세요"

    지난 27일 개막한 와싱톤중앙장로교회(담임목사 류응렬) 설립 50주년 감사 부흥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를 초청해 열린 부흥회는 ‘간절한 두 가지 간청’을 주제로 부흥회 포문을 열였다.     류응렬 목사는 “50년 동안 하나님의 사명을 이뤄올 수 있게 한데 대해 감사드리며, 개인의 삶과 가정, 교회 가운데 영광스런 주님 나라 위한 사명을 향해 달려가는 위대한 결단이 일어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청중들을 향해 말했다. 류 목사는 “한국 교계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며 오늘까지 목회자들의 목사님으로 존경받는 분을 모시게 되어 영광”이라며 이찬수 목사를 소개했다.     강단에 오른 이찬수 목사는 잠언 30:7-9절을 바탕으로 ‘아굴에게 배우는 기도'를 설교했다. 이 목사는 남은 삶, 큰 그림을 그리며 긴 호흡으로 하는 기도와 우선 순위를 정해 놓고 하는 기도, 하나님 중심의 삶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드리는 기도 등 3가지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하나님께 먼저 기도드리고, 나의 기도를 구하며, 빚 받으러 온 것 마냥 기도하지 말것”을 당부했다. 그는 “가난하든지, 부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이 되게 기도하라”고 말하며 “기도 응답이 잘 되지 않는건 때로는 ‘복 중의 복’일 때가 있다”면서 인생을 걸고 기도해야 한다”고 설교했다.     이 목사는 "평생을 걸고 해야하는 인생의 기도는 ‘정직’한 영을 구하는 것과 탐욕을 억제해 어떤 형편이든지 ‘자족’을 꿈꾸며 예수그리스도의 마음을 구하는 기도”라면서 “하나님의 크신 일을 기대하며 신앙의 언어 화법을 사용하고, 하나님께서 ‘행하실 위대한 일을 기대'하고, ‘행하신 위대한 일을 자랑’하라”고 권면헸다.   더불어 “내 생애 가장 좋은 것은 아직 오지 않았음을 독백하며 ‘꿈 넘어 꿈’을 향해 기도하라”고 말했다.     부흥회 마지막 날 이 목사는 와싱톤중앙장로교회 설립 50주년을 축하하며 “가장 영적인 것이 가장 상식적인 것”이며 “좋은 사람이 모인 교회가 좋은 교회이고, 좋은 사람은 성령이 충만한 사람”이라면서 “그로인해 언어에 변화가 일어나고 하나님과의 친밀감을 회복해 ‘나’ 중심이 아닌 주변을 돌아보는 ‘우리’ 중심의 교회가 되길 바란다”며 설교를 맺었다.    김윤미 기자 kimyoonmi09@gmail.com기도 부흥회 기도 하나님 기도 응답 서울분당우리교회 이찬수

2023-10-31

[열린광장] 말 좀 하고 살고 싶다

온종일 다른 사람과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지날 때가 있다. 아침 창문을 열면 기다렸다는 듯 ‘짹짹’ 참새 소리는 나는데 두리번거려 봐도 새는 보이지 않는다.  자기만의 공간을 즐기다가 인기척이 나니, 이젠 떠나야 할 때가 됐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새나, 사람이나 때가 되면 홀로 남겨지게 마련이다.  그 얄궂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친지·지인들과 왕래가 끊겼던 시절, 누군가의 전화라도 오면 마음에 쌓이고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않은 말들을  나눈 적이 없지 않다.     어제는 교도소 예배시간에 교도관이 독방 수감자를  내 앞에 앉혀 두고 갔다. 나와 그는 서로를 소개하고 준비한 성경 말씀을 나누는 중, 루스벨트 전 대통령 부인인 엘리나 루스벨트 여사가 말한 “어제는 역사이고, 내일은 미스터리며, 오늘은 선물입니다”라는 구절을 그와 나누고 의미를 되새겨 보았다.     나는 웃으며 그 형제에게 “지금 당신이 제일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말해 보라”고 했더니  “말 좀 하고 살고 싶다”는 그의 답이 돌아왔다.     교도소의 독방은 철문 가운데 있는 작은 문으로 식사와 편지 정도만 전달되고 교도관이 수시로 점검하는 외에는 늘 문이 잠겨 있다.     얼마나 사람이 그립고, 목소리가 그립고, 채취가 아쉬울까? 그는 말을 이어갔다. “어젯밤 베개에서 엄마 냄새를 맡고 잠을 깼고, 그 후 밤이 새도록 울었다. 엄마가 활짝 웃으시며 무엇인가 말을 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자기를 용서하신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는 백인 특유의 굵은 소리로 크게 웃는데 눈물이 그의 양쪽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 후에도 그는 이런저런 말들을 했다. 50대로 보이는 그는 겉으로 보기에는 부족함 없이 살았던 것 같았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내 눈에서도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그 재소자의 시선이 내 가슴에 와 닿는다. 시간이 지나, 그는 다시 수갑을 찬 채 독방으로 돌아갔다.     그는 수갑이 채워진 두 손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내게 “당신이 교도소 사역을 오래 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나도 당신의 이름을 내 기도 목록에 적어 놓고 당신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철문이 닫히는 소리가 유난히도 크게 들렸다. 하나님은 다 들으시고 아신다는 말이 위로가 되었다.     나 혼자 빈방에서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기도를 하다 집으로 돌아왔다. 누구나 말 같은 말 좀 하고 살고 싶겠지.     변성수 / 교도소 사역 목사열린광장 교도소 예배시간 엘리나 루스벨트 기도 목록

2023-09-24

[열린광장] 농사는 힘들다

농사는 힘들다. 요즘 같은 폭염에 딸기를 따는 일꾼들을 보면 북한에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조 농사를 하던 생각이 난다. 황해도에서 수리 관개 시설이 잘 되어있는 신천, 재령, 사리원, 해주 평야를 제외하고 산간 지역에서는 주로 조 농사를 지었다. 일반 주민의 주식은 좁쌀이었다. 남한에서는 서숙이라고 부른다. 영어 이름은 foxtail millet이다.     손길이 많이 가는 곡물이 조다. 다섯 번 김을 매주어야 한다. 손으로 씨를 뿌린 다음, 조가 나오면 잡초를 제거한다. 이것을 애벌이라고 한다. 푸른 싹이 한 자 정도 자라면 두 번째 김을 매준다. 조가 무릎까지 올라오면 세 번째 김을 매주며 호미로 북을 준다. 소가 끄는 가래로 홈을 판 다음 호미로 흙을 올려주는 것을 북을 준다고 한다. 네 번, 그리고 다섯 번째 김을 매줄 때는 조 이삭이 나온 삼복 여름이다. 사람이 보일락 말락 높이 자란 조밭 속에서 김을 매며 호미로 북을 준다. 숨이 막히는 폭염이다. 비지땀이 쏟아진다. 농부들은 물속에서 나온 물개처럼 땀에 젖어있다.     잡초 제거뿐 아니라 흙을 긁어주기 위해 여러 번 김을 매준다. 흙을 긁어주면 비료를 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농부들이 힘들고 지칠 때 등장하는 것이 막걸리다. 우물 속에 넣어 두었던 시원한 막걸리 한 잔씩 마시고 취기가 돌면 노랫가락이 나온다. 장산곶 마루에 북소리 나더니….   힘들게 지은 농사지만 좁쌀밥은 맛이 없다. 목으로 넘어가기 힘들다. 그래서 입쌀과 좁쌀을 섞어서 두 칸 밥을 짓는다. 우리는 열 식구가 사는 종갓집이었다. 큰며느리인 어머니가 밥을 푼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와 애들은 입쌀과 좁쌀이 반반, 두 며느리의 밥은 강조밥이었다.     어머니와 삼촌 댁은 항상 강조밥에 물을 부어 먹었다. 조는 메조와 차조로 나눈다. 차조 맛은 훨씬 낫다. 메조 밥은 입으로 불면 모래처럼 날아가지만 차조는 끈기가 있다. 갈치와 열무김치와 차조밥에 집 나갔던 며느리가 돌아온다는 말이 있다.      농사일은 힘들다. 불가에서 발우공양 전 식사 작법 즉 오관게 (五觀偈)를 게송 한다. 이 게송 가운데 이런 문구가 있다. ‘계공다소 양피내처 計(功多少量被來處), 정사양약 위료형고 (正思良藥爲療形枯)’. ‘이 식사가 있기까지 얼마나 공이 든 것인가를 생각하자, 밥 먹는 것을 약으로 여겨 몸의 연약함을 치료하자’는 의미다.     우리는 불자가 아니더라도 밥 먹기 전에 이 식사가 내 앞에 오기까지 얼마나 공이 든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하나님께서 햇볕과 비를 내려주셔 곡식, 채소, 그리고 과실이 자랐다. 농부가 땀을 흘리며 이것들을 수확하여 시장에 내놓았다. 어머니 또는 아내가 음식을 만들어서 테이블에 올렸다. 감사의 식사 기도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재현 / 전 연방정부 공무원열린광장 농사 식사 작법 식사 기도 농부가 땀

2023-08-01

[삶과 믿음] 수양의 힘

어떤 여자 분이 새 옷을 사서 파티에 참석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새 옷이 예쁘다고 칭찬했습니다. 그런데 친구 한 명이 “그 옷 잘 어울리는데 빨간색이라 좀 뚱뚱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친한 친구이니 그런 말을 할 수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파티 내내 그 친구의 말이 머리에 맴돌았다고 합니다. 다른 모든 이들이 그 옷이 예쁘다고 칭찬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유명인들이 온라인에 떠도는 악성 댓글 때문에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하며 심지어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온라인에 있는 그들에 관한 댓글을 실제로 보면 90% 이상이 좋은 것이고 소수가 부정적인 것이지만 이들은 저절로 부정적인 것에 마음이 쏠려 심리적 고통을 겪는 것입니다. 일반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살면서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동시에 일어나지만 좋지 않은 것에 마음이 따라가기 십상입니다.     육신인 손과 발은 우리가 자유롭게 쓸 수 있지만, 우리 마음은 우리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근육은 많이 사용할수록 강해집니다. 마음은 근육과는 달리 멈추고 휴식할수록 그 힘, 수양력이 강해집니다. 염불, 좌선, 기도 등이 바로 정신을 쉬게 하고 수양력을 높이는 대표적인 정신수양 과목입니다. 마음을 정지하고 뭉치는 시간이 많을수록 수양력이 쌓이고 마음의 힘이 강해져서 여러가지 어려움, 외경에도 흔들리지 않고 인생에서 우리가 안정과 중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육신이 강한 사람이 육신을 마음대로 움직여 쓸 수 있듯, 우리 마음에도 힘이 쌓이면 우리 마음이 순경, 역경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작은 싹은 바람에 뽑히지만 나무가 크면 바람에 쓰러지지 않습니다. 좌선, 염불, 기도 등을 통해 수양공부를 지속하면, 우리는 어려움 속에서도 낙도생활을 하는 수양의 힘을 얻게 되는데, 이는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기도, 명상 등의 수양 시간을 규칙적으로 가져서 우리 마음을 단련하고 뭉쳐야 가능한 것입니다.     좌선, 염불, 기도 뿐 아니라,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화를 참거나, 헛된 욕심을 참거나, 나쁜 습관을 버리는 등의 인욕 공부를 자꾸하면 마음의 힘이 또한 쌓이게 됩니다.     역경이라는 바람을 잘 이용하면 배를 더욱 빨리 목적지에 도달하게 할 수 있듯, 순경, 역경을 통해 인욕공부를 하여 마음을 단련해서 제 방면으로 수양의 힘을 쌓아야 합니다.   필자의 어머니는 50대 말에 대장암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암이 이미 거의 말기인 상태인지라 수술도 할 수 없었고 의사는 6개월 이상 살기 힘들 것이라 말했습니다. 어머니께서 여러가지를 미리 준비하고 정리해야 된다고 생각했기에 필자는 정직하게 어머니 암 상태를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는 당신 상태의 심각성을 듣고 놀랐지만, 크게 염려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는 몸이 강한 분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는 항암 치료를 하지 않고 그냥 죽는 날까지 즐겁게 감사하게 살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희 식구들은 어머니께서 주변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게 하기 위해 겉으로는 쾌활하게 행동하지만 속으로 많이 염려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께서는 큰 염려를 하지 않고 순간순간 낙도 생활하는 것을 점차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특별 수행인은 아니었지만, 교당을 꾸준히 다니면서 조금씩이나마 좌선, 기도, 염불 등을 평생을 하셨으니 결국 마음에 수양력이 쌓여서 말기암이라는 상황에서도 낙도생활을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의사의 말과는 달리 어머니는 항암치료도 전혀 받지 않고 6년 이상을 고통없이 살고 가셨습니다.   헬스장에 한 번 갔다고 근육이 튼튼해 지지 않지만 꾸준히 하면 틀림없는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좌선, 염불, 기도를 하거나 현실생활에서 인욕공부를 하는 것도 꾸준히 하면 참으로 우리 마음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 달라져야 습관이 변하고 따라서 인생과 운명이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성취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유도성 / 원불교 원달마센터 교무삶과 믿음 수양 수양 시간 좌선 기도 우리 마음

2023-07-13

돈을 밝히는 신들!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 가면 봐야할 곳 중에 성당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실리카 성당 (Basilca Del Voto Nacional)’입니다. 이 성당 실내의 높이가 30m나 됩니다. 신고딕풍 건물로 매우 아름답습니다. 흥미로운 건 성당 이름입니다. 직역하면 ‘국민투표 대성당’입니다. 실제로 이 성당 설립을 위한 모금운동을 국민투표에 부쳤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 성당은 입장하는 곳이 2군데가 있습니다. 본당으로 들어가는 곳은 입장료가 2불입니다. 또 한 곳은 지붕과 철탑으로 올라가는데 입장료가 4불입니다. 이 번(2023년 5월)에는 지붕과 철탑 쪽만 보기로 했습니다. 65세 이하인 3명은 4불의 입장료를, 65세 이상 3명은 3불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습니다. 여기서부터는 계단으로 올라가야 했습니다. 계단이 시작되는 곳에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있었습니다.        ‘김승호’ 회장은 ‘돈의 속성’이라는 책을 저술했습니다. 그의 책의 ‘기도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라는 소제목이 있습니다. 그는 이 부분에서 아래와 같은 주장을 했습니다. “신은 당신을 부자로 만들지 못한다. 신의 은혜로 부자가 된다면 이 세상 부자들은 모두 종교를 믿는 신실한 사람들일 것이며, 이를 본받아 부자가 되고 싶은 모든 인간이 신을 믿고 있을 것이다. 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 중에도 부자가 많고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 중에도 부자가 많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신은 당신을 부자로 만드는 것에 관심도 없지만 돈을 만들지도 못한다. 신이 할 수 없는 일 중 하나다. 세상 모든 일을 할 수 있고 모든 축복을 내릴 수 있다는 신이 이상하게 돈은 인간들에게 부탁한다. 이 세상의 모든 종교가 다 똑같다. 아무리 위대하고 웅장한 건물에 살고 계신 신이라도 자기 집을 구경하고 나면 마지막 방에서는 기념품을 팔고 계신다. 돈을 버는 일은 신보다 인간들이 더 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돈은 스스로 벌어야 한다. 참된 종교인이라면 복권을 사놓고 신에게 반드시 좋은 일에 쓰겠다는 따위의 기도는 하지 않을 것이며 성실하게 살면 언젠가 부자가 되게 해주시리라는 소망도 버려야 한다. 부자는 기도나 성실함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과 지혜, 기회와 운이 합쳐져 이뤄진다. 기회와 운은 신을 믿는 사람에게만 가는 것이 아니고 누구에게나 불특정하게 다가간다. 그것이 기회인지 아닌지 알아내는 노력과 지혜가 필요할 뿐이다. 또한 점술가, 무당, 점성가, 관상학자, 역술가, 타로카드와 같이 그 직업이 무엇이라 불리는지와 상관없이 당신이 그에게 돈의 방향에 대해 묻기 전에 그가 나보다 부자인가를 알아봐라. 그가 나보다 가난하다면 더 물을 것도 없고 그가 나보다 부자라면 그 사람보다 부자가 되긴 글렀다.“ 성당뿐만 아니라 절도 돈을 밝히는 것 같았습니다. 인터넷에서 소원성취 기도의 다양한 종류에 대한 글을 보았습니다. 아래와 같이 인용해 보았습니다.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원성취 기도는 다양한 종류를 엿볼 수 있습니다. 제일 많이 눈에 띄는 기와 불사는 사찰을 건축할 때 쓰기 위한 방식입니다. 얼마의 돈을 받고, 기와에 소원을 적은 뒤 추후 사찰 건물 지붕에 소원이 적힌 기와를 사용하게 됩니다. 기와 불사를 하기 위해 냈던 돈은 건물 건축에 쓰이면서 자연스레 공양을 한 셈이 됩니다. 깨끗한 양초를 켜두는 기도 방법도 있습니다. 불상의 모습을 한 양초를 선물로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는 양초를 켜두는 불사가 화재의 원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찰 연꽃 등은 소원성취 종이를 적은 뒤 등 아래 달고, 대규모 축원 기도 날 한꺼번에 전시하는 방식입니다. 보통 100일 동안 연꽃 등을 매달아놓고 기도합니다. 망자를 추모하기 위한 흰색 연꽃 등을 따로 모아 달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사찰 입구에 흔히 볼 수 있는 불교 기념품점 또한 소원성취 기도가 될 수 있습니다. 사찰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기념품을 판매 후 생기는 수익이 그대로 공양된다는 생각으로 기념품을 구매하기도 합니다.“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올 해(2023년)로 59년째 교회를 다니고 있습니다. 나이 40에 신학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신학대학에서 4년, 미국의 신학대학원에서 4년을 공부했습니다. 나이 46에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그 동안 교회에서 상처를 받았다는 많은 분들을 보았습니다. 특히 돈(헌금)문제로 상처를 받았다는 분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상처가 커서 교회를 멀리한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교회가 부패했다고 교회를 떠난 분들의 신앙상태가 제가 보기에는 더 나빠졌다고 봅니다.올해로 결혼 43년이 됩니다. 특히 결혼한 이후부터 십일조 생활을 충실하게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우리 부부 수입의 25%정도를 헌금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신용카드로 결제 시 잔고를 걱정해 본적이 없습니다. 목회칼럼목회칼럼 에콰도르 소원성취 기도 국민투표 대성당 세상 부자들

2023-06-16

[신 영웅전] ‘기도하는 손’의 뒤러

인간의 삶에 어디 양지만 있으랴. 서럽게 살던 젊은 시절에는 소망의 기도를 많이 하고, 먹고 살 만할 때는 감사의 기도를 많이 하고, 인생의 황혼에 서서는 참회의 기도를 많이 한다. 그 가운데에도 인생에는 소망의 기도를 드릴 날이 그치지 않는다. 이 세상에는 그런 소망마저도 없는 사람이 많다.   믿음 생활을 하든 하지 않든 성화(聖畵) ‘기도하는 손’은 큰 감동을 준다. 그 가운데 헝가리 세공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독일(신성로마제국)에 이민 가서 활동한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1471~1528)의 ‘기도하는 손’(Betende Hande)이 특히 유명하다. 교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그림은 성모 마리아의 승천을 바라보는 사도들의 손을 그린 것이라는 것이 정설이지만, 그림의 모티프에 대해 여러 일화가 있다.   뒤러에게는 평생 고락을 함께한 친구 프란츠 나이슈타인이 있었다. 두 사람은 모두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가난해서 여의치 않았다. 그래서 제비뽑기로 나이슈타인이 먼저 돈을 벌어 뒤러의 학비를 대고, 뒤러의 공부가 끝나면 뒤러가 번 돈으로 나이슈타인이 그림 공부를 하기로 약속했다.   친구가 보내준 학비로 공부한 뒤러는 천재성을 인정받아 황실 화가가 될 정도로 성공했다. 뒤러가 빚을 갚으러 찾아갔을 때 나이슈타인은 목수(일설엔 식당 종업원)로 일하면서 뒤러의 성공을 위해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 친구는 이미 오랜 잡일로 손이 굳어 그림을 그릴 수 없었다. 미안하고 슬픈 마음에 뒤러가 그 친구의 손을 그린 것이 바로 ‘기도하는 손’이다. 화구도 없이 푸른 잉크로 그린 단색 데생이다. 지금도 오스트리아 빈의 알베르티나 박물관에 보관돼 500년 동안 관객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동양의 관포지교(管鮑之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들에게는 이런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있습니까. 신복룡 / 전 건국대 석좌교수신 영웅전 기도 그림 공부 친구 프란츠 황실 화가

2023-05-31

[이 아침에] ‘어머니’는 하나님의 선물

마더스데이를 맞으며 모든 어머니께 큰절을 드리고 싶다. 어머니의 그 사랑을 알지 못해 기쁨을 드리지 못한 기억들이 올해는 더 생각난다. 아마도 실존적 에이징이 주는 천천히, 그리고 반드시 오는 깨우침이리라.         나는 늘 어머니가 장수하지 못하실 것 같아 걱정스러운 마음이었다. 그렇지만 90대 중반까지 여정을 걸어가셨다. 약하지만 강인한 모습과 함께 마음에 새겨주고 가신 건 바로 지혜와 사랑에 대한 신비함이다.     숱한 고생과 도전을 이겨내신 어머니는 아들이요 목사인 나에게 마지막 집례를 부탁하셨다. 그렇게 마음을 다해 보내드린 지 벌써 수년이 지났다. 어머니는 1·4 후퇴 때 고향을 떠나 목회자의 아내로 아버지의 일본 선교에 동행했다. 그 후 다시 캘리포니아에 정착하셨다. 70년대 후반 이민자의 삶을 체험한 분들은 그 어려움과 수고가 상상이 갈 것이다.     필자는 채플린 라운딩을 하면서 특별히 중환자, 장기치료 환자, 그리고 호스피스 예비환자에게 ‘남은 여정 기도 제목 10개’를 작성하라고 한 후 함께 완성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 중 빠지지 않는 한 가지가 ‘의학적 치료 후에 가능하면 집에서 편안하게 지내다 사랑하는 가족들에 둘러싸여 이 여정을 마치고 작별할 수 있기를’ 미리 기도하는 것이다.     이 기도 제목 10개는 의료 사전 지시서와 함께 환자가 마음의 안정을 갖도록 돕는다.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치료(Futile Treatment)에 남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의 어머니는 이미 오래전부터 가정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기를 기도하셨다고 한다. 그분은 떠나시기 바로 전날 밤에도 함께 기도하고 새벽녘 주무시다 떠나셨다. 자기 삶의 여정과 사랑하는 자녀를 동시에 바라보는 안목과 지혜가 아닐까.   내가 배운 것은 어머니 사랑에 만분의 일이라도 보답하려는 마음이 소중하다는 것이다. 아마 가족 가운데 누가 입원한 적이 있다면 간호사가 ‘페인 스케일(Pain Scale)’ 즉, 현재의 신체적 통증이 0~10 가운데 어디쯤 있는지를 측정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환자마다 각기 다른 측정치가 나오겠지만 어느 경우든 7~10 에 이른다면 통증 완화조치를 권하는데 이는 통증이 삶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는 것에서 나온 조치다.   어머니를 위해 가정에서도 사용 가능한 ‘정서적 페인 스케일 (Emotional Pain Scale)’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 다양한 질문을 통해 어머니의 현재 정서적 상태를 측정할 수 있다.       질문 일부를 소개하면 ‘어머니, 집에 계실 때 특별히 어떤 감성을 느끼고 싶으세요?’, ‘그 원하시는 느낌을 갖기 위해 무엇을 변경해 볼까요?’ 혹은, ‘어머니, 만약 집에 계실 때 행복과 안정을 느끼고 계신다면 그 느낌을 주는 건 무엇인가요?’, ‘만약 집에 계실 때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면 무엇을 변경해 볼까요?’ 등이다.   성서에도 주께서 어머니들의 영혼을 향하여 응답하시는 언약이 있다.  “환난 때에 내가 저와 함께하여 저를 건지고 영화롭게 하리라. 내가 장수함으로 저를 만족케 하며….”   하나님의 선물인 어머니들께 위로부터 임하시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지혜와 사랑, 그리고 위로가 다시 채워지시기를 간구한다.  김효남 / HCMA 디렉터·미주장신대 교수이 아침에 어머니 하나님 어머니 사랑 중환자 장기치료 여정 기도

2023-05-11

'국가 기도의 날' 준비 기도회

지난 15일 주님의 영광교회에서는 특별한 조찬 기도회가 있었다. 2023년 국가 기도의 날 준비를 위한 남가주 교계 지도자 초청 조찬 기도회였다. 올해 남가주 국가 기도의 날 행사는 5월 4일(목) 오후 7시 나성 순복음교회에서 열린다.     이날 조찬 기도회는 강순영 목사의 인도로 이병구 교수(그레이스미션대학교박사원학장)의 개회 기도에 후 김수희 권사(큐티 패밀리 미션 대표)가 성경 봉독을 했다. 이어 박성근 목사(남가주 새누리교회)가 '보김에서 벧엘로'(삿 2:1-5)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박성근 목사는 "청교도들이 세운 나라, 성경을 근간으로 세워진 나라 미국이 마치 하나님 지우기 운동에 앞장을 서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이 지금은 영광 가운데 있는 나라지만 하나님을 떠나게 된다면 언제 그 영광이 사라질지 모른다"며 "절대 진리가 없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에 미국은 세속적 욕망을 떠나 진리로 돌아가야 한다. 다시 하나님의 제단 앞으로 나아가 회개하고 은혜를 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설교에 이어 송정명 목사, 한기형 목사(CBS TV 사장), 최학량 목사(미주 예비역 군목회장), 이상명 총장(미주장신대 총장)이 격려와 권면을 전했다.   이날 조찬 기도회 참석자들은 강태광 목사(월드셰어USA 대표)의 인도로 미국 전역의 국가기도의 날 기도회를 축복하소서 등을 제목으로 기도했다.     올해 국가 기도의 날은 청교도신앙회복운동, JAMA, Soon Movement, 세기모(미주서부지부), KACC, 월드쉐어USA가 공동 주최하고 미주성시화운동본부, 나성순복음교회가 주관한다.  류정일 기자 ryu.jeongil@koreadaily.com게시판 기도회 조찬 기도회 남가주 기도회 국가 기도

2023-04-19

[김형석의 100년 산책] 14살 때 죽음 앞두고 올린 기도, 평생 지킨 '기도하는삶'

나의 정신적 불행은 일제강점기, 12살부터 시작되었다. 고향의 초등학교는 4학년까지 다녔다. 부친이 주변 학교 중에서 칠골의 창덕소학교가 가깝고 좋겠다고 생각해 편입시험을 보러 갔다. 부친을 따라 교무실로 들어갔는데, 5~6학년 담임이었던 윤태영 선생이 일본어를 전혀 배우지 못해 안 되겠다고 거절했다. 그때였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교장 심 목사가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겠어요. 애가 똑똑해 보이니까 붙여주라”고 했다. 그때부터 해방까지 13년 동안, 우리글과 일본어를 함께 배우며 살았다. 솔직히 생활은 우리말로 했지만 읽고 쓰는 데선 일본어 비중이 커졌다. 식민지 민족의 슬픈 운명이었다.   그런 과거 때문에 지금도 한글 문장력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30대 중반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으니까 저술에 자신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일찍부터 교회에 나갔고 기독교 학교에 다녔다. 내 정신과 사상의 기반이 당초 동양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더욱이 서양철학을 전공하여서 동양 및 한국 전통과는 조우할 기회가 적었다. 내 사상의 그릇에 동서양이란 대립하는 정신을 함께 담을 수 없었다.   일제강점기에 자란 세대들의 불운     나만 그런 것은 아니다. 나와 같은 세대들의 역사적 불운이었다. 서양 학문과 사상, 특히 철학을 전공한 학자나 교수들에게 주어진 공통된 숙명이기도 했다. 문자로 표출되지 않는 예술 분야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가요나 가곡을 제외하고는 한국 전통음악을 제대로 이해할 여유가 없었다. 대학강의를 하면서도 한국적인 정신과 전통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괴심마저 들었다. 한국적인 것이 빈약한 나 자신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관심이 갖게 된 분야가 회화를 중심으로 한 한국미술이었다. 사실 회화에 대한 예술의식 비슷한 것은 대학 시절에 키울 수 있었다. 대학생 때 도쿄 우에노 공원에 있는 도쿄 도립미술관 지하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미술관이어서 일본 회화는 물론 서양화가들의 전시회도 연중 열렸다. 식당 위층이 전시장이어서 일본화 대가들을 자주 감상하게 되었다. 그림 미술의 예술성을 조금씩 알 것 같았다.   이후 서울에서 한국 화가들의 그림을 보기 시작했다. 중국의 전통 화풍에서 벗어난 한국적인 그림에 눈을 뜨기 시작하였다. 좀 더 한국적인 것을 찾아보다가 문인화에 마음이 끌리기 시작했다. 선비들이 학문이나 시를 쓰다가 취미 삼아 그린 그림들이다. 궁중화가나 전문화가 작품보다 한국인다운 느낌이 더 물씬하였다. 그리고 민화(民畵)를 접했다. 이것이 한국 특유의 그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 있는 작가도 아니고 목적이 뚜렷한 그림도 아닌 생활의 필요나 재미에서 탄생한 그림들이다. 그 수는 많지 않았으나 전국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었다. 개성이 뚜렷하고, 창작열 뜨거운 작품들이다.   몇십 년 국전을 관람하면서 동양화나 서양화의 주류를 벗어난 한국적 회화가 태어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한국 회화의 장래가 희망적으로 보였다. 그림 감상의 기쁨이 배가되었음은 물론이다. 당시 서울 골동품상 흔하게 볼 수 있는 옛날 도자기들도 우연히 살피게 되었다. 고려시대 작품들은 고급스럽고 예술성이 풍부하나 중국적인 전통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우아한 색채와 상감이 중국 것을 능가하였지만 말이다.   조선시대로 접어들면서는 주변국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우리 것’의 특성이 뚜렷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종류도 다양해졌다. 그 본령을 이루는 것은 당연히 백자이다. 달항아리뿐만이 아니다. 수많은 일상용품 백자가 빚어졌다. 조선 초기의 다양한 백자는 우리 조상들의 일상과 함께하는 예술성을 품고 있다.   상당히 오랜 기간 도자기들을 찾아다니면서 안복(眼福)을 많이 누렸다. 비로소 한국적인 생명력이 넘치는 예술성을 느끼는 듯했다. 이후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도 도자기에 대한 애착과 관심을 내려놓지 않았다. 내 경험을 돌아볼 때 가장 많은 종류의 도자기를 소장한 곳은 튀르키예의 이스탄불 박물관이다. 동서양 작품이 두루 모여 있다. 하지만 세계 어디에 가도 한국적인 것만큼 자연스러우면서도 정감 넘치는 도자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조선 후기의 작품들은 생활미와 예술미, 그 둘의 조화미가 빼어나다.   생활미와 예술미 두루 갖춘 백자   가격도 부담이 적어 한두 점씩 사 모은 것이 이제 몇백점에 이르게 되었다. 인연 있는 중고등학교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상당수 작품을 보내기도 하고, 나머지는 강원도 양구 근현대사 박물관에 기증하였다. 내 기념관인 ‘철학의 집’에 여러 점을 비치하기도 했다. 양구 박물관의 내 도자기 방에는 두 점의 문인화, 조지훈이 도자기를 예찬한 시도 걸려 있다. 규모는 작지만 지방박물관에서는 보기 드문 전시실이 되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이 있다. 그 개념은 과장된 표현이다. 가장 인간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믿는다. 모든 국가와 민족은 인간적인 것을 간직하면서 세계적인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적인 것도 인간적인 것의 보편성에 들어가 있는 특수성을 갖는다. 그 특수성을 창조해내는 예술가들이 우리 자신이다. 그런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인간적 공통성을 지닌 예술성이다. 핵심은 예술인 자신들의 인간적 보편성을 갖는 창조정신이다. 그런 한국적 특수성이 모여 세계적인 보편성을 창조해 나갈 것이다. 김형석 / 연세대 명예교수김형석의 100년 산책 죽음 기도 한국 전통음악 한국 화가들 한국 특유

2023-03-17

애즈버리 대학생들이 지핀 기도 불씨

          켄터키주의 한 기독교 대학에서 시작한 평범한 아침 예배와 기도가 지역 사회를 넘어 미국과 일부 유럽에까지 전해지며 부흥전도의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어 화제다.     애즈버리 대학은 켄터키주 윌모어에 위치해 있다.  이 대학에서는 지난 8일 ‘애즈버리 리바이벌’이라는 예배 모임이 결성됐다.  학생들의 평범한 아침 예배로, 매 학기 일정 횟수의 교회 출석이 필요한 학교의 방침으로 출발했다. 자발적 참여로 진행되는 예배지만 모든 예배순서를 마친 후에도 학생들은 자리를 지키며 계속해서 기도와 찬양을 이어갔다. 알렉산드라 프레스타(4학년 재학생)는 캠퍼스 신문 ‘콜리지언’과의 인터뷰에서  “수업을 듣기 위해 강당을 떠났으나, 다시 돌아가라는 음성을 들었다”면서 “예배는 멈추지 않았고, 강당은 예배와 간증, 기도, 찬양이 뒤섞였다”고 말했다. 그는 “1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인 것 같았고 강당 바닥에서 잠을 청한 학생을 비롯해 밤새 쉬지 않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학생들로 강당은 북적였다”고 말했다. 이어 “부흥회는 24시간 이어졌고 모두가 그 자리를 지키면서 캠퍼스 내 성령이 강력하게 임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애즈버리 대학의 기도 부흥회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널리 퍼지며 오하이오와 인디애나 인근 대학에서 온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흥 예배에 관한 문의와 가입이 빗발치며 하루 24시간 이어지는 부흥 소식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퍼졌다. 사립대 신학 교수인 톰 맥콜은 "일부는 이것을 부흥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나는 최근 몇 년 동안 그 용어가 정치적 행동주의와 기독교 민족주의와 연관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애즈버리 대학의 예배와 기도 부흥은 전국에 영향을 미치며 오하이오 주 기독 대학들에서도 자발적 예배가 이뤄지고 있다.  세다빌 대학 토마스 화이트 총장은 “하나님이 애즈베리에서 일하시는 것과 다른 방법으로 이 곳에서 일하신다”며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역사하시는 하나님이 전국에서 일하고 계신다는 사실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편, 부흥이 애즈버리대 캠퍼스를 강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70년 2월, 1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144시간 동안 예배와 기도를 이어 가며 대학은 1주일간 수업을 취소하기도 했다.   당시 부흥은 3명의 애즈버리 학생이 자신들의 경험을 간증하면서 텍사스 포스워스의 사우스웨스턴 침례신학대학을 포함해 다양한 곳에 영향을 미친 바 있다. 김윤미 기자 kimyoonmi09@gmail.com대학생 기도 기도 부흥 간증 기도 부흥 예배

202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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