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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권위자' 한인 교수 논문 조작 의혹…NYT '26건에 복사·변조 이미지'

위암 분야에서 연구 실적과 명성을 쌓아온 명문의대의 한인 교수가 오랜 기간 실험 데이터 조작에 관여해왔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컬럼비아대 의대 종양외과 학과장 샘 윤(사진) 교수와 그의 연구실 멤버 윤모 박사 등이 저자로 참여한 총 26개 논문에서 데이터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고 15일 보도했다.   데이비드는 앞서 하버드 의대의 암 연구 권위자들을 상대로도 실험 데이터 조작 의혹을 제기해 무더기 논문 철회를 끌어낸 인물이다.   NYT는 윤 교수의 2008년 발표 논문에서도 복제 이미지로 추정되는 자료가 사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윤 박사와 공동작업을 시작한 2013년 이후부터 더 심각한 데이터 불일치가 관찰됐다고 주장했다.   별도의 실험 결과에 동일한 이미지가 사용되거나, 다른 이미지인 것처럼 보이게 좌우를 뒤집거나 회전해서 의도적으로 변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미지가 사용됐다는 것이다.   의혹 대상에 오른 한 2012년 발표 논문은 윤 박사 등 한국 의학계 연구진들이 논문 작성자로 대거 참여하기도 했다고 NYT는 언급했다.   NYT는 나아가 2021년 윤 교수의 위암 관련 논문에서 복제된 이미지를 사용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출판사에서 온라인 게재를 철회한 적이 있는데 철회 사유를 홈페이지에 밝히지 않고 말없이 삭제만 해 문제 사실이 일찌감치 공론화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해당 논문이 발표된 언저리인 2021년 9월 윤 교수는 종양외과 학과장으로 컬럼비아대 의대에 합류했다.   NYT는 “윤 교수의 2021년 암 논문이 조용히 철회된 것은 실험 데이터 문제와 관련해 과학 논문지의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가 재직했던 미국 뉴욕의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는 윤 교수 연구물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의혹이 제기된 윤 교수 논문을 게재한 연구저널들도 이번 의혹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NYT는 전했다.   재미교포인 윤 교수는 위암 분야의 권위자로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2년 미 최고의 암센터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 근무했고, 지난 2021년 컬럼비아대 의대로 자리를 옮겼다.NYT 권위자 한인 교수 교수 연구물 복제 이미지

2024-02-15

[김형석의 100년 산책] 내 청춘을 채워준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

지난 달 3일에 톨스토이 권위자 박형규 교수가 92세로 작고했다는 신문 기사를 읽었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를 번역한 러시아 문학 전문가였다. 그 부음 소식을 보면서, 한 번도 대면한 적은 없으나 러시아 문학의 동지 한 사람을 먼저 보낸 것 같은 허전함을 느꼈다.   내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읽은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학교 도서관에서 책 제목이 그럴듯해 보여서 읽기 시작했다. 상당부분 읽은 후에야 그 책이 장편소설이고, 톨스토이는 러시아의 유명한 소설가라는 사실을 알았다. 내가 생각해도 철없는 모험을 했다. 다 읽고 난 후에는 재미에 끌려 『안나 카레리나』도 읽었다. 그 후에는 그 당시 세계적으로 많은 독자를 차지한 『부활』까지 읽었다. 그다음에는 그의 사상에 관한 책들을 읽었다. 인생론과 종교관 등이다.   톨스토이 전문가 박형규 교수 타계   일본대학 예과 때였다. 서양사 교수가 “지난 여름방학 동안에 좋은 독서를 한 학생이 있으면 잠시 시간을 할애해 줄 테니까 누구 없느냐”고 제안했다. 그때 한 친구가 “김형석군의 톨스토이 강의를 추천한다”고 했다. 그래서 톨스토이 얘기를 시작했다. 20분 정도 지났는데, 동급생들이 흥미보다도 장난삼아 더 계속하라고 해 교수 강의 대신 톨스토이 강의를 했다.     그다음부터는 동급생들 간에 ‘톨스토이 전문가’ 비슷한 별칭이 생겼다. 그때가 생각났다. “박 교수보다 내가 20년이나 일찍 톨스토이 전문가였는데…”라는 사념이 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지나갔다.   돌이켜 보면 톨스토이를 읽기 시작할 때부터 9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톨스토이와 인도의 간디는 내 인생의 동반자가 되었다. 그 두 사람의 정신적 영향은 나를 떠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나 자신도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전쟁과 평화』가 나에게 남겨 준 정신적 유산은 계란 속에 잠재해 있는 문학예술이라고 할까. 계란을 깨고 태어날 때까지는 나도 모르는 문학과 예술의 원천이었던 것 같다.   나의 글과 사상 속에 어떤 예술성이 있다면 그 샘의 근원은 톨스토이가 안겨 준 선물이다. 『전쟁과 평화』 속에는 톨스토이의 사상이 형상 모르게 잠재해 있다. 대자연 속의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묻게 한다. 그의 글에는 역사를 지배하는 어떤 섭리가 간직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톨스토이의 영향 때문에 러시아 소설과 철학책을 많이 읽었다. 영·독·불 문학보다 러시아 문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대학에 진학해서는 톨스토이를 떠나 도스토옙스키의 철학과 인간 문제, 종교관 전체와 만나게 되었다. 내가 중학생 때 여론조사에 따르면, 소설 주인공 가운데 가장 인상에 남는 사람이 누구냐는 물음에 『죄와 벌』의 라스콜니코프라는 대답이 압도적이었다.   『죄와 벌』은 돌이킬 수 없는 죄를 범한 인간의 처참함이 어떤 것인지 일깨워준다. 매춘부의 방에 들렀던 라스콜니코프가 벽에 걸려 있는 십자가 앞에서 “나는 하느님은 모르겠으나 인간이 얼마나 비참한 존재라는 사실에는 무릎을 꿇는다”고 고백하는 장면은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인간적 삶의 수많은 근본 문제를 성찰하게 한다. 본능적 향락에 취해 있는 아버지, 정직과 정의를 믿고 사는 군 출신의 큰아들, 철학적 회의주의에 빠진 둘째 아들, 수도원에서 순수한 신앙적 양심을 믿고 자라는 셋째 아들, 세상과 인생을 비웃으면서 사는 혼외아들, 생각 있는 독자는 나는 그중에 누구인가를 묻게 한다. 인생의 피할 수 없는 많은 문제를 던져준다.   내가 대학생 때는 독일 철학자 니체, 덴마크 기독교 사상가 키에르케고르, 도스토옙스키는 세상을 궁금해하는 젊은이들의 필독 저자들이었다. 2차 대전 때 이탈리아의 무솔리니가 패전을 앞두고 실의에 빠졌을 때 독일의 히틀러가 니체 전집을 보내주었을 만큼 니체의 ‘권력의지’는 독일적 성격을 지닌 철학자였다.   키에르케고르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그의 책들이 20세기 초창기를 전후해 독일어로 번역되면서 독일·유럽·일본·미국사상계를 휩쓸었다. 유신론적 실존철학의 선구적 역할을 담당했다.   니체와 키에르케고르가 끼친 영향   도스토엡스키가 남긴 파장도 엄청났다. 내가 1962년 하버드대에 머물렀을 때였다. 세계적 신학자로 알려진 P 틸리히 교수도 강의를 위해 5권의 책을 추천하면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언급하였던 기억이 떠오른다. 복잡한 인간사를 가장 다양하게 서술하였기 때문일 게다. 우리가 젊었을 때는 영국·프랑스·독일 다음에 러시아가 세계 정신무대에 진출할 것으로 의심하지 않았다.   불행하게도 러시아가 공산국가로 전락하면서 사상의 자유가 배제되고 인문학이 버림받게 되면서 정신문화는 황무지가 되었다. 소련이 해체되면서 문예부흥이 가능해지기를 바랐다. 그러나 공산정권은 그 희망까지 허락지 않았다. 지금은 푸틴이 제2의 스탈린의 후계자가 되고 있다.   레닌·스탈린의 뒤를 추종했던 북한의 현실이 같은 불운을 떠안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은 제2의 모택동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등소평의 계획이 성공했다면 오늘의 중국은 제2의 냉전시대를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인문학과 휴머니즘의 단절과 붕괴가 그렇게 중대한 역사적 변화를 초래할 줄 몰랐다. 김형석 / 연세대 명예교수김형석의 100년 산책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톨스토이 전문가 톨스토이 강의 톨스토이 권위자

2023-04-28

‘유방암 권위자’ 엘리자베스 김 박사 애틀랜타 암센터서 ‘의술의 길’ 매진

“성장 과정에서 가족의 암투병을 지켜보면서 암 연구에 인생을 걸기로 결심했어요.” 미국 의학계가 주목하는 유방암 수술 권위자인 김민희(미국 이름 엘리자베스 민희 김·사진) 박사는 “가족의 암투병은 환자에게 최상의 수술을 제공하겠다는 열망을 갖게 한 계기가 됐다”며 의사로서의 소회를 말했다. 김 박사가 미국 암센터(CTCA)의 애틀랜타 책임자급인 CTCA 산하 유방암연구소 외과수술 디렉터로 임명됐다. 애틀랜타 암센터 측은 유방암 연구 업적으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주는 ‘메릿 어워드(Merit Award)’를 수상한 김 박사가 앞으로 센터에서 유방암 수술과 치료, 연구할동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박사는 독보적인 연구 논문과 임상 시험 결과로 의학계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종양 제거와 절제 수술, 가슴 재건 수술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인정받고 있다. 수술 중 생명을 잃을 위험성을 최대한 줄이는 가슴 재건 수술은 특히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그는 “우수한 종양 연구팀 동료들과 협력해 환자를 치유하고 환자의 생명을 건지는 일에 몰두할 수 있게 된 귀한 기회가 주어진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암센터에서 더 안전하고 높은 수준의 의술을 환자에게 베푸는 방안을 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박사는 오레건대학에서 생물학과 심리학을 전공했고, 화학을 부전공했으며, 최우등 학생들의 클럽인 ‘파이 베타 카파(Phi Beta Kappa)’ 회원으로 졸업했다. 존스홉킨스대학에서 공공보건 석사학위를 마친 뒤 오레건 헬스 앤 사이언스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의대와 다나 파버 암연구소, 브리엄 앤 우먼스센터에서 연수했으며, 메사추세츠의 제너럴의료센터와 미시간 세인트존스의료센터에서 유방암 종양 제거 수술 펠로우십을 지냈다. 또 미국외과학회(ACS) 정회원이자 미국 국가의료위원회(NBME)로부터 인증받았으며, 종양외과학회(SSO),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방외과학회(ASBS), 미국유방질환학회(ASBD), 미국외과협회(AAS)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허겸 기자

2018-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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