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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인플레 시대, 서민들만 고통분담은 그만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뛰어오른다. 지난 6월 미국 물가상승률이 9.1%를 기록했다는데, 체감 물가는 50%쯤 오른 것 같다. 인플레와 구인난 물류난으로 인해 경기 침체, 금리인상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서민들이 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 대처하기에는 너무나 어렵고 복잡하다. 복잡한 이야기는 집어치우고 서민의 눈에서 현 상황을 바라보는 심경은 이렇다.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에 대비한다고 하지만 영 믿음이 안 간다. 코로나19 때는 나라에서 지원금과 실업급여라도 나왔는데, 지금은 나라에서 나오는 것도 전혀 없고 답답할 뿐이다. 코로나19 기간에 한인 등 스몰비즈니스가 힘들어하는 동안에, IT와 온라인 상거래를 중심으로 한 대기업들은 막대한 이득을 취했다. 게다가 운송, 배송 산업은 물류난을 틈타 지난해 530억 달러의 이득을 올렸다.   최근 두 대기업의 움직임은 월가와 대기업이 현 인플레 상황의 어려움을 나눌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게 한다. 예를 들어 모델로와 코로나 맥주를 생산하는 콘스털레이션 브랜드(Constellation Brands) 사는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어닝 콜(earnings call)에서 “경기 침체 상황(times of economic downturn)에는 가격 변동 범위에 한계가 없다(not to leave any pricing on the table)”고 말했다. 다시 말해 서민들의 고통과는 상관없이 가격을 올리겠다는 뜻이다. 그런가 하면 크레딧카드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비자와 마스터카드 사는 최근 인플레 국면에도 불구하고 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좌파 쪽 연구단체긴 하지만 그라운드워크 콜래보레이티브(Groundwork Collaborative)의 라킨 마버드 박사가 터뜨리는 분통은 주목할 만 하다. “시장을 지배하는 대기업들이 현재 인플레 상황을 악용해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이고 약탈적으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우면 대기업들은 대개 임금인상 때문에 경영이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현 상황은 임금인상과 상관이 없다고 경제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경제정책연구소(Economic Policy Institute)의 4월 경제 분석에 최근 인플레의 54%는 대기업의 이득 때문이며, 임금인상이 물가인상에 끼치는 영향은 8%도 되지 않았다. 경제싱크탱크 예산정책우선센터(Center for Budget and Policy Priorities)의 채드 스톤  수석연구원은 “임금인상은 물가상승 요인이 아니며, 일자리 급증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 노동자의 임금은 별로 오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09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때만 봐도 알 수 있지만 경기가 침체하면 서민 전체가 타격을 입지만, 한인 등 이민자와 유색인종은 더욱 큰 타격을 입는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미국 실업률은 3.6%로 낮은 편이었지만 흑인과 라티노의 실업률은 각각 6.8%와 4.3%로 백인들에 비해 여전히 높았다. 스톤 연구원은 “2020년 4월과 5월 2개월 동안의 코로나19 셧다운 기간 여성, 유색인종, 서류미비자가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민들에게만 고통분담을 강요하는 여론몰이는 이제 질렸다.  서민들은 열심히 일했고 충분히 참았다. 이제 대기업 등의 경제 주체들이 고통분담을 할 때이다. 하지만 대기업이라고 해서 이윤을 추구하는 만큼 자발적으로 고통분담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와 정치인들은 대기업과 각 경제 주체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만들고, 인플레에 고통받는 서민들을 위한 실질적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서민들은 올해 11월 선거에서 심판의 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 이종원 / 변호사시론 고통분담 인플레 인플레 상황 현재 인플레 최근 인플레

2022-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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