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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보이지 않는 고릴라

미국의 인지심리학자 크리스토퍼 차브리스와 대니얼 사이먼스은 1999년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을 했다. 참가자들에게 흰옷과 검은 옷을 입은 팀이 농구공을 패스하는 1분짜리 영상을 보여주고 흰옷 팀의 패스 횟수만 세라고 했다. 영상에는 고릴라 옷을 입은 여학생이 9초간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와 카메라를 향해 가슴을 두드리는 장면이 있었다.     그러나 참가자 절반은 고릴라를 보지 못했다. 인간에겐 자신의 기대와 일치하는 것, 즉 보고 싶은 것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는 ‘선택적 인지’를 입증한 대표적인 실험이다.   이 연구진은 또 다른 흥미로운 실험도 했다. 체스 대회 참가 선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무려 75%가 자신이 진짜 실력보다 과소평가 받고 있다고 믿었다. 이들은 공식 점수가 실력보다 평균 99점 낮게 나왔다고 답했다.     그러나 1년 뒤에도 이들의 점수는 거의 달라지지 않았고, 5년 뒤에도 ‘진짜 자기 실력’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른바 ‘자신감 착각’이다. 각종 오디션에 ‘저 사람은 뭘 믿고 출전했지’ 싶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도전하는 이유다.   인간은 이렇듯 수많은 인지 편향과 착각 속에서 살아간다. 리더를 정하는 과정에서도 이를 피할 수 없다. UC버클리 하스 비즈니스 스쿨의 캐머런 앤더슨과 개빈 킬더프는 처음 만난 학생들을 넷씩 묶어 어려운 수학 문제를 함께 풀도록 했다. 실험이 끝난 뒤 누가 리더십이 가장 뛰어났는지 물었다. 그룹원들이 지목한 리더는 수학 능력이 가장 뛰어난 학생이 아니었다. 정답 여부와 관계없이 가장 먼저 단호하게 의견을 제시한 사람을 리더로 인식하고 지목했다. 우리는 자신감이 넘치는 상대를 보면 뭔가를 잘 알고 있어서 그러리라 지레짐작한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은 자신감을 너무 믿지 말라고 경고한다. 실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타고난 성격이 허세 넘쳐서일 수 있어서다.   대선후보 TV토론 이후 각 커뮤니티의 반응이 흥미롭다. 누군가는 잘했다고 칭찬하는 지점이 누군가에겐 자질이 부족한 결점으로 해석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거나 근거 없는 자신감에 휘둘리는 일상의 착각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더 좋은 리더를 선택하려면 성급하게 결정하기 전에 자신의 직관과 본능에 따른 판단이 정당한지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이경희 / 한국 중앙일보 이노베이션랩장J네트워크 고릴라 인지심리학자 크리스토퍼 자신감 착각 참가자 절반

2022-02-11

우리 안 떨어진 4세 소년 '위기'…고릴라 쏴 죽였어야만 했나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동물원이 우리 안으로 떨어진 어린이를 구하기 위해 멸종위기 롤런드 고릴라를 사살한 이후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페이스북에서는 사살된 고릴라의 이름을 따서 '하람비를 위한 정의'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고,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 닷 오그에서는 하람비와 같은 멸종위기종 동물 보호를 위한 법안 제정 서명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사건은 28일, 4세 된 소년이 고릴라 우리 앞에서 구경하다가 울타리를 타고 넘어가 3m 아래에 있는 얕은 해자에 떨어지면서 시작됐다. 공개된 비디오를 보면, 몸무게가 180kg이나 되는 거대한 고릴라 하람비(17살)는 이 광경을 지켜보다가 해자 안 물에 빠진 소년에게 다가가더니 소년의 손과 등을 만졌다. 그리고 소년을 일으켜 세우려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긴급 투입된 동물원 응급대응팀은 우리 주변에 있던 관람객들을 모두 소개한 후, 하람비를 총으로 쏴죽이고 소년을 구출했다. 소년은 신시내티아동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퇴원했다. 하람비가 과연 소년을 해치려는 상황이었는가에 대해서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두 명의 목격자들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고릴라가 소년을 보호하려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동물원 원장 역시"하람비가 소년을 공격하려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고릴라는 "극도로 강한 힘을 가진 동물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마취총을 쓰지 않은 이유로는 "만약 고릴라가 마취총을 맞고도 즉시 쓰러지지 않을 경우에는 소년을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고 해명했다.

201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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