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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화·현지화로 베트남 시장 공략"

베트남 100대 브랜드에 5년 연속 선정되며 현지에서 한국 농식품 및 공산품 유통의 새역사를 쓰고 있는 K마켓의 수장은 K&K 글로벌 트레이딩의 고상구 회장이다.   고 회장은 2000년대 초 베트남 시장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봤다. 2002년 베트남으로 들어가 백화점 사업 실패를 거쳐 인삼왕으로 주목받고 K마켓 성공신화를 쓴 주역이다.   K마켓은 무차입 경영을 원칙으로 연평균 30% 이상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고 회장은 “베트남 현지에 롯데마켓, 이마트가 있지만, 경쟁업체가 아니다”며 “K마켓 만의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일등 기업이 아닌 일류기업을 강조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일등이 아닌 일류기업”, “리테일은 디테일이다”, “마켓 쉐어가 아닌 라이프 쉐어” 등 실패를 자산 삼아 무에서 유를 만든 고 회장이 강조하는 운영 철학은 글로벌 시장에 뛰어드는 수많은 회사의 경영 교과서가 되고 있다.     고상구 회장이 지난달 29일 오렌지카운티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한상대회 운영위원회 참석차 미주지역을 방문했다. 그에게 베트남시장에 대한 비전과 K마켓의 성공 이야기를 들었다.    ▶실패도 자산, 복기하며 배워   고 회장은 한국에서 액세서리 제조업을 했다. 중국으로 제조공장을 이전하려는 중 베트남 시장의 가능성을 봤다.   1989년 천안문 민주화운동 이후부터 2000년 초사이 중국은 대변화 시기였고 기회의 땅이었다. 그는 천안문 광장에서 신호에 자전거 인파가 썰물처럼 움직이는 것을 봤다. 2002년 방문한 베트남 하노이 신호등 앞에서 고 회장은 천안문 광장의 자전거와 같은 오토바이 물결을 봤다.     향후 10~20년 사이 중국의 빠른 성장이 베트남에서 재현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2002년 베트남 하노이 코리아타운에 23억 원을 투자해서 백화점을 운영했다. 6개월 만에 20억 원을 손해보고 스스로 폐업했다. 마지막 건진 돈은 3억 원, 한국에 들어갈 생각은 없었다.     그는 실패도 자산으로 생각해 왜 망했는지 실패 과정을 복기했다. 현지 문화와 사정을 파악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그리고 베트남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인삼에 남은 돈을 투자했다. 베트남 경제가 꿈틀거리고 시장이 개방되고 외국 투자는 활발한 때였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공장과 아파트 건축 붐도 일었다. 인허가를 받기 위한 선물로 인삼이 들어간 인삼주가 불티나게 팔렸다. 원가는 낮고 판매가가 높은 판매 전략으로 재기의 발판을 다졌다. 백화점으로 잃은 자금을 2년 만에 회복했다.     ▶현지화 전략     인삼 비즈니스를 하면서 한국 식품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그는 시장 개척 계획을 세웠다.     관건은 한국 식품의 베트남 현지화였다. K마트로 시작해 10개까지 매장이 늘었지만, 미국 K마트와 상호가 같아 K마켓으로 변경했다.   고생스럽지만 한인 교민이 아닌 현지화로 시작한 그의 성공 전략은 적중했다. 고 회장은 “현지화하니까 시장은 무한이었다”고 설명했다.     고 회장은 “남의 나라 입맛 바꾸기는 쉽지 않지만, 입맛을 변화시켜야 미래 고객이 된다”며 “10년 공들여 100년 먹고 산다”고 덧붙였다.     입맛 변화는 젊은 층부터 공략했다. 대학교의 한국어과 학생들을 타깃으로 무료 시식회를 하면 온라인과 SNS로 자연스럽게 홍보됐다.     ▶신개념 매장 K마켓   K마켓 주요 전략 포인트는 프리미엄, 차별화, 현지화다. 대형마켓보다 가깝고 편의점보다 신선 제품이 많다.     K마켓은 신개념 매장이다. 업체들의 광고 냉장고, 전용 홍보 섹션 등이 전혀 없다.     고 회장은 “매장은 고객의 공간, 고객이 주인”이라며 “코카콜라, 펩시, 말보로 등 특정 기업 홍보처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K마켓은 미국 큰 마켓의 3분의 1 정도 크기지만 편의점보다는 3배 정도 큰 규모다. 그는 “큰 매장은 부지도 비싸고 확보도 어렵고 안되면 접기도 힘들지만 규모가 작으면 사업 판단을 빨리 내릴 수 있고 변화도 적용하기 수월하다”고 말했다. 마켓 위치 선정 전략도 그의 성공 포인트 중 하나다. K마켓은 주로 아파트 단지 내 입구에 들어가며 이제는 유명세를 타서 아파트 분양 광고 때 K마켓 입점 문구가 들어갈 정도다.    K마켓은 현지화되다보니 한국식품은 30% 정도고 나머지는 현지 식품이다. 최근에는 K마켓 인근 푸드스토리, 브레드스토리 매장을 전략적으로 열고 있다.     K마켓은 유통판매처가 아닌 문화와 쇼핑이 공존하는 프리미엄 복합문화공간이다. 고회장의 '마켓 쉐어가 아닌 라이프쉐어' 개념이 적용됐다.제품 판매 뿐만 아니라 앱, 배달, 세탁 서비스도 제공한다.     인삼 수익을 한국 식품 유통에 재투자했듯 K마켓 수익을 온라인 마케팅에 쏟아붓고 있다.     매장은 12시까지 운영하고 온라인 서비스는 24시간 가동된다. 고객들은 배송 제품을 집이 아닌 K마켓에서 픽업한다. 맞벌이로 집에 사람이 없어 물건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K마켓에서 물건 픽업을 선호한다.    고 회장은 “베트남 소비자들의 특징은 아날로그를 거치지 않고 바로 디지털, 모바일 쇼핑으로 넘어갔다”며 “모바일 앱을 중심으로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변화할 수 밖에 없는 상황까지 기다리지 말고 선제적으로 또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며 “K마켓 몰 모바일 앱에는 한국제품뿐만 아니라 동남아 제품이 다 들어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은 무한 시장     베트남 경제는 초고속 성장 중이다. 미국 대규모 투자단이 들어오는 등 세계가 베트남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고 회장은 “노동임금은 아직 낮지만, 생산성은 높아 기업을 하기에 좋은 환경”이라며 “무엇보다 베트남 도시화가 이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하노이, 호찌민에 고층빌딩이 즐비하지만, 그 뒤 골목길에는 개발을 기다리는 재래시장 상권이다. 위생 관리가 뛰어나고 품질 좋은 한국 식품 시장이면 성공이 가능한 미래의 무한 시장이라는 것이다. 그는 하노이에 이어 호찌민에 1억 달러를 투자해 미래를 위해 최첨단 대형 복합물류센터를 건축 중으로 내년 초에 완공을 앞두고 있다.   고 회장은 “물류센터는 유통의 핵심이며 심장으로 콜드체인 시스템 구축의 완성”이라며 “제철 식품 매입, 클린룸 내 가공 및 상품화를 거쳐 지역별 K마켓에 배송하며 식품 신선도와 품질을 최고로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B2B가 매출의 60% 차지    K마켓 매장이 140개에 이르지만, 매출의 60%는 B2B(기업간 거래)다. 주요 거래처는 고급호텔, 식당, 급식업체, 현지 마트, 대리점 등으로 협력 업체는 600여개다.     또 유통업체가 유통업체에 제품을 넣지 못하지만 K마켓은 베트남의 월마트인 빅시에 한국식품을 납품하고 있다. 대형유통업체에 한국제품 유통 및 숍인숍으로 입점도 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에서 애완동물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K마켓 인근 애완동물 매장도 준비 중이다.     ━   K마켓은…       베트남에서 한국 농식품, 공산품 등 약 1만개 상품을 유통하는 베트남 최대 규모의 한국 식품 유통 회사다.   고상구 회장이 2002년에 설립해 현재 베트남에 140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이 중 130여개 K마켓 매장 외 푸드 스토리, 브레드 스토리 매장이 있다.   직원 수는 2000여명으로 한국 직원 60여명을 제외한 모든 직원을 베트남 현지에서 채용했다.   이은영 기자고급화 현지화 베트남 시장 베트남 하노이 베트남 현지

2023-04-05

"비용 부담 줄이자" 타운 식당들 메뉴 줄인다

LA 한인타운에서 점심 약속을 한 이수아(38)씨. 팬데믹 이전 자주 가던 식당에서 10년 넘게 먹던 런치 스페셜 메뉴를 찾을 수가 없었다. 식당 측은 식자재 비용과 임금 인상에다 직원은 부족한데 투고 주문이 너무 많아 점심 메뉴를 모두 없애고 도시락 메뉴만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타운에서 일하는 김하준(40)씨는 “회사 인근 단골식당이 김치찌개, 전골류 메뉴를 모두 없앴다”며 “점심에 문을 닫는 식당이 늘고 있고 그나마 연 식당에서도 런치스페셜 메뉴 찾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한 바비큐 식당은 바비큐 외 제공하던 점심 메뉴를 모두 없앴다. 역시 직원이 부족하고 식자재비용이 너무 올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식당 관계자는 “일반 식재료는 물론 고기 가격도 20~30% 상승하고 주방과 서빙 직원 구인이 힘든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이전 같은 점심 메뉴를 유지하면 음식이 나오기까지 1.5배 시간이 걸려 결국 고객에게도 피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과 구인난 탓에 메뉴 숫자를 줄이는 것은 한인타운 요식업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추세다.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외식업계에 대한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1년 동안 5.8% 상승해 1982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이 식자재 비용과 인건비에 민감한 요식업계 운영에 부담을 주면서 비싼 식재료와 조리시간이 긴 메뉴가 메뉴판에서 사라지고 있다.     4800개 이상 메뉴를 연구한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센셜에 따르면 올해 식당의 60%가 메뉴를 줄였다고 보고했다. 특히 참치, 스테이크, 연어 같은 비싼 식자재를 사용하는 고급 식당 경우 메뉴 숫자가 23%나 감소했다. 베버리힐스 인근 한 고급 레스토랑도 25개가 넘는 메뉴를 제공했지만 최근 절반으로 줄였다.     팬데믹 이후 식당 메뉴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점심 메뉴는 줄이고 애피타이저나 디저트 메뉴에 집중하고 있다.     일부 식당은 개수를 줄이고 고급 메뉴를 넣어 매출을 늘리는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식당은 아예 70여종의 와인에 캐비아, 트러플, 굴 등 비싼 재료로 구성된 24가지 요리를 서비스하는 고급 음식점으로 전환했다. 훈제 쇠고기, 갈비찜, 쌀국수는 24달러에서 두 배 이상 가격을 인상했다.     식당 관계자는 “팬데믹동안 투고 중심으로 영업하면서도 향후 대면 식사를 위해 메뉴를 개발했다”며 “실내영업이 시작됐지만, 식자재 비용 증가와 직원 부족으로 결국 영업 중심의 실용적인 메뉴만 제공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식당 메뉴는 경제 상황에 따라 확장 및 축소되는 경우가 많다. 데이터센셜에 따르면 2009년 경기침체가 시작된 후 많은 식당 메뉴가 줄었지만, 비즈니스가 회복되면서 다시 늘어났다. 메뉴 수는 해마다 약 10%씩 증가 또는 감소할 수 있지만 대부분 식당은 메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은영 기자메뉴 비용 메뉴 고급화 런치스페셜 메뉴 점심 메뉴

2021-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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