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커피 사도 팁 요구…고객 거부감 확산
#파리바케트에서 빵과 커피를 산 캐서린 김 씨. 결제하는 도중 팁 옵션이 요구됐다. 마켓에서 식품을 사듯 빵을 직접 담고 서비스를 받은 게 없다는 생각에 김 씨는 노 팁을 눌렀다. #계속 오르는 음식값이 부담스러운 이소정 씨는 식당 웹사이트에서 음식 투고를 픽업으로 주문했다. 하지만 직접 식당에서 음식 픽업 서비스를 선택해도 시스템은 팁을 요구했다. 6%대를 웃도는 높은 인플레이션에다 팁을 요구하는 업소가 대폭 늘면서 소비자들의 팁에 대한 피로감은 높아졌고 결국엔 팁 인심은 짜졌다. 요즘 서비스 업종에서 요구하는 팁은 15~25%다. 팬데믹 이전 10~20%와 비교하면 최대 50%까지 증가했다. 김수지 씨는 “팬데믹 이전 식당에서 팁은 10~15% 정도였지만 이제 20~25%를 내야 하는 압박감을 받고 있다”며 “월급 인상 폭이 물가를 따라가지 못하는데 팁 인플레이션 때문에 더 부담”이라고 불평했다. 팬데믹 이후 팁 문화가 급변한 것은 팬데믹 초기 쏟아지는 경기부양지원금으로 현금이 많아진 소비자들이 서비스 근로자와 비즈니스를 지원하면서다. 팬데믹을 겪으며 시간당 노동력과 보상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식당 안은 물론 테이크아웃에도 팁을 주게 됐다. 비대면 결제시스템인 키오스크 시스템 출현도 2년 사이 팁 문화가 빠르게 변화하는 데 일조했다. 팬데믹동안 디지털 결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서비스 매장에서 구식 현금 팁 지급은 태블릿 스크린으로 교체됐다. 박지은씨는 “LA 한인 식당에서 체크를 달라고 하면 디지털 결제기를 내밀고 그 자리에서 바로 팁을 선택해야 한다”며 “크레딧카드 영수증에 18%, 20%, 22%로 게재된 팁 옵션을 보면 거부감과 압박감을 느껴 오히려 인색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피부로 가장 많이 느끼는 팁 문화의 변화는 팁 요구 매장이 늘었고 팁 비중도 상승했다는 것이다. 이제는 식당뿐만 아니라 커피숍, 아이스크림, 베이커리에 이르기까지 더 많은 매장에서 팁을 요구하고 있다. 레스토랑 결제시스템 회사인 토스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패스트푸드점과 커피숍 매출의 약 48%에 팁이 포함됐다. 이는 코로나19 이전보다 11%나 증가한 수치다. 심지어 테이크아웃 매장도 키오스크 결제시스템으로 자연스럽게 15~25% 사이 팁을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팁에 대한 피로감과 거부감이 커지면 소비자들의 팁은 줄었다. 토스트에 따르면 지난 분기 팁 비율은 15.9%로 지난해 16.4%에서 하락했다. 한인타운 일식당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에 지친 고객들이 팁을 줄이고 있다”며 “최근 식사에 만족하며 감사 인사를 건넨 고객이 90달러 식사비에 팁을 5달러 남기고 간 일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팁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팁을 더 쉽게 주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도 등장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골드 카드는 그럽허브에서 최대 120달러 식사 비용 지급에 월 10달러를 지급한다. 또 대부분 체이스 크레딧카드는 1년 무료 도어대시 대시패스 멤버십을 제공한다. 대시패스 회원은 수천 개의 레스토랑, 식품점 및 편의점에서 12달러 이상 주문 시 무제한 무료 배송 및 서비스 수수료 할인 혜택을 받아 팁을 상쇄할 수 있다. 이은영 기자 lee.eunyoung6@koreadaily.com거부감 커피 요구 매장 키오스크 결제시스템 레스토랑 결제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