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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하이랜드 파크 총기 난사

차를 타고 시카고 북쪽 끝과 남쪽 끝을 연결하는 레익쇼어드라이브를 가다 보면 수려한 미시간호변을 감상할 수 있다. 호변을 따라 북쪽으로 가면 캠퍼스 타운인 에반스톤이 나오고 이보다 더 북쪽으로 가면 하이랜드 파크가 나온다.     개인적으로 하이랜드 파크를 떠올리면 농구 황제 마이클 조단이 떠오른다. 입구 게이트에 그의 등 번호인 ‘23’이 새겨진 하이랜드 파크 소재 저택은 조단이 시카고 불스 소속으로 활약할 때 가족들과 거주했던 곳이다. 현재는 조단이 타 주로 이주했기에 더 이상 농구 황제의 거처가 아니지만 여전히 많은 농구팬들에게는 하이랜드 파크 하면 떠오르는 곳이다. 이 집은 부동산 시장에 매물로 나온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팔리지 않고 있어 농구 박물관 전용 등의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하이랜드 파크는 총기 난사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2022년 독립기념일 연휴에 발생한 총기 난사로 인해 7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한 참극의 타운이 됐다.     이번 사건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충격이다. 가장 먼저 총기 난사는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전국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만 보더라도 초등학교와 식품점, 거리 퍼레이드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평범한 이웃들이 대형 총기 난사 사건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카고의 범죄가 시 남부나 서부에 집중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카재킹의 경우 다운타운 루프 지역을 포함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하이랜드 파크는 시카고의 대표적인 부촌이면서 평소 치안이 매우 안전한 곳으로 꼽히는 도시다. 인구 3만명 정도의 도시는 호변을 따라 들어선 대형 저택들로 상징된다. 살인이나 강간, 거리에서의 마약 거래와 같은 범죄와는 선뜻 잘 매치가 되질 않는 곳이다.     용의자가 어떤 동기로 이런 끔찍한 일을 벌였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수사 당국에서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확정된 것도 아니다. 다만 정황상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은 확인됐다. 또 범행에 사용된 무기는 20세 때 아버지의 허락 하에 합법적으로 일리노이 주에서 구매한 것 역시 확인됐다. 용의자는 평소 래퍼로 활동해 왔으며 총기를 겨누고 살인을 떠올리는 내용의 노래를 발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용의자는 지난 2019년 지역 경찰의 레이더에 들어온 적이 있었다. 한번은 자살을 시도한다는 가족들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고 또 한 번은 칼로 모두 다 죽이겠다는 협박을 한 이유로 역시 경찰이 출동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이런 정신 이상 증세가 확인됐다면 총기 구매 규제로 이어졌어야 했고 그랬다면 이런 참극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적인 안전장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아직까지 범인의 범행 동기가 자세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어쩌면 사전에 막을 수도 있었던 비극이라는 점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일리노이 주는 ‘레드 플래그’(red flag) 법을 가지고 있다. 타인에게 분명한 해를 끼칠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법원으로 하여금 총기 규제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격용 살상 무기에 대한 규제다. 기본적으로 총기 소유를 제한할 수 없다 하더라고 무고한 생명을 한 순간에 쉽고 빠르게 빼앗아 갈 수 있도록 제조된 공격용 살상 무기를 제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총기 옹호론자들과 총기협회의 강력한 로비가 있겠지만 이제는 상황을 그대로 둘 수 없다. 얼마나 더 많은 인명이 총기 사고로 희생된 후에야 움직일 것인가.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하이랜드 파크 총기 난사로 하이랜드 파크 총기 구매

2022-07-06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1995년 시카고 폭염에서 배우는 교훈

기후변화의 탓일까? 아직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시카고에 무더위가 찾아왔다. 지난 21일은 일년 중 낮이 가장 긴, 여름이 시작되는 하지였는데 낮 최고 기온이 화씨 100도에 육박했다. 푹푹 찌는 더위에 몸은 곧 기진맥진하고 시원한 곳만을 찾게 된다. 그리고 1995년 여름을 떠올린다. 그 해 여름도 이렇게 더웠었다. 아니 더웠었던 것으로만 떠오르는 시간이다.     1995년 시카고의 여름은 공포로 기억된다. 그 해 여름 시카고에서 더위와 관련해 7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기록됐다. 당시에는 5일간에 걸쳐 폭염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당시 TV에서 나오는 더위 관련 사망 소식은 쉽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더위로 인해 사람이 죽는다고? 그것도 한 도시에서 700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다고? 상식으로는 거짓말 같은 일이 분명했다.     시카고뿐만 아니라 세인트루이스와 밀워키 등지에서도 사망자 숫자가 폭증했다. 기록을 찾아보니 1995년 7월12일부터 16일까지였다. 13일 기록은 106도까지 치솟았다. 폭염은 저녁에도 이어졌다. 밤이 되면 기온이 떨어져야 하는데도 80도대를 유지했다. 당시 위스콘신 주 애플톤은 무려 153도의 체감기온이 측정됐다.   시카고에서 숨진 주민들은 대부분 지병이 있는 고령이거나 몸을 잘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일부는 더위를 이기지 못해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몸을 담근 채 있다가 운명을 달리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많은 사망자를 낸 곳을 조사한 결과 역시 저소득층 밀집 지역에서 사망자가 속출했다.     그 해 폭염 사망자를 조사한 연구 자료를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제대로 냉방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주택에 살다가 숨진 경우가 많았다. 에어컨이 있다 하더라도 전기료 부담에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남부지역 저소득층 밀집지역에서 사망자가 많이 나온 이유다. 또 일부에서는 총격 사건 등의 범죄 발생에 대한 우려로 더운 날씨에도 문을 걸어 잠그고 심지어 창문도 열지 않은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2002년 에릭 클라이넨버그라는 저자가 쓴 '폭염:시카고 재해의 사회적 부검'이라는 책을 보면 이러한 사례가 나온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1930년에도 시카고에 폭염이 나타났는데 이 때에는 숨진 주민들의 숫자가 많지 않았다. 더위를 피해 강가나 호숫가로 주민들이 피신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범죄의 피해자가 될 것을 우려한 주민들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이었다.     그리고 저자는 백인보다는 흑인이, 여성보다는 남성이 더위로 인해 숨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파악했다. 남성의 경우 여성에 비해 사회적으로 활발한 교류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홀로 지내는 경우가 많았고 이로 인해 더위로 인해 건강을 해칠 수 있어도 빨리 발견될 확률이 낮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라티노 주민들의 경우도 여러 가족이 몰려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혹시라도 무더위로 인해 쓰러지거나 건강이 상하는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한 대처가 가능했다는 점이 희생자 숫자가 적었던 이유로 분석됐다.   물론 이 연구에 대한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사망자 숫자라는 것이 숨진 주민 모두를 부검해서 무더위가 원인이라는 것이 밝혀진 것이 아니라 해당 기간 사망자 숫자가 예년 사망자 숫자에 비해 그만큼 많았다는 것으로 추정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오히려 부검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매장한 경우가 많아 무더위로 인한 사망자 숫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었다는 반론도 나왔다.   최근 시카고 북부 로저스 파크의 노인 아파트에서는 더위로 인해 노인들이 숨지는 경우가 발생했다. 사망자가 발생한 후 원인을 조사했더니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에서 에어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주민들의 민원을 접수하고도 제때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이 사망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무더위로 인한 사망은 이제 더 이상 자연 재해가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곧 사회적 현상이고 약자일수록 사망에 이르는 길이 더욱 가깝다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적 약자, 소외층에서 희생자가 많이 나왔다는 것이다. 나이가 많거나, 지병이 있는 경우 감염병에 노출되기 쉬운 법이다. 무더위 역시 마찬가지다.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주변에서 챙겨주는 사람이 없으면 더운 날씨에도 목숨을 잃을 수 있다라는 것을 1995년 시카고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시카고 폭염 폭염 사망자 사망자 숫자 여름 시카고

2022-06-22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시카고의 딸 제니퍼 허드슨

제니퍼 허드슨이라는 가수 겸 배우가 있다. 흑인이다. 요즘은 JHud라는 줄임말로 불리곤 한다. 시카고 남부 지역의 상징으로 불리는 잉글우드에서 태어났다. 잉글우드는 대표적인 우범지역이다. 예전에는 한인 상권이 매우 활발했던 곳이기도 하다. 한인 상인들이 힘을 합쳐 지역사회 봉사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던 곳인데 지금은 지역 재개발과 범죄 다발 등으로 인해 한인 상권이 매우 약해졌지만 대표적인 남부 흑인 지역으로 꼽힌다. 총격 사건 발생 지역으로도 상징적인 곳이다. 치안이 불안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    이 곳에서 태어나 자란 허드슨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연예인이다. 허드슨이 최근 상을 하나 수상했다. 토니상이 바로 그 것인데 'A Strange Loop'이라는 뮤지컬 작품을 공동 제작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허드슨은 이전에도 에미상과 그래미상, 오스카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상들의 앞 글자를 따서 EGOT(Emmy, Grammy, Oscar, Tony)라고 부르는데 허드슨이 에미상을 받으면서 EGOT 클럽에 가입했다고들 말한다. 쉽게 얘기해서 한 명의 아티스트가 연기와 노래, 제작에 모두 능력을 인정 받았다는 뜻이다. 아티스트 개인에게는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영광이다. 1981년생인 허드슨은 이 클럽에 가장 어린 나이에 가입했다.     허드슨이 가수로 데뷔할 수 있었던 것은 '아메리칸 아이돌'이라는 TV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이 프로그램에서 1등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결승 라운드까지 진출해 자신의 끼를 발산했다. 이후 영화 '드림걸스'에 출연하면서 제이미 폭스, 에디 머피와 호흡을 맞춰 배우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주연은 비욘세가 차지했지만 그녀를 뒷받침하는 조연 연기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개인적인 비극일 뿐만 아니라 시카고 범죄의 피해자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사건은 2008년 10월 24일 발생했다. 시카고 남부 집에서 어머니와 오빠가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그리고 7살짜리 조카 줄리안 킹은 실종되고 만다. 킹은 결국 3일 후 시카고 서부 지역 차 안에서 발견됐지만 이미 목숨을 잃고 난 뒤였다. 사망 원인은 총상. 범인은 여동생의 남편이었다. 세 건의 1급 살인과 주거침입죄로 감형 없는 종신형을 선고 받은 범인은 이 전에도 폭행과 협박을 일삼았던 것으로 확인됐고 결국 세 명의 목숨을 빼앗아 가고 말았다.     이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허드슨은 한동안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숨진 조카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하게 된다. 줄리안 킹 기프트 재단을 만들어서 어린 나이에 세상을 뜬 조카를 기리게 된 것이다. 재단이 하는 일은 주로 우범지역에 살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지원 사업이다. 크리스마스나 백투스쿨이 되면 어린 아이들에게 학용품을 전달하거나 크리스마스 선물을 나눠주곤 한다.   시카고는 오래 전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아티스트들이 많았다. 가수로는 지금도 활약 중인 카녜 웨스트-이름을 예로 바꿨다-를 비롯해 챈스 더 래퍼, R. 켈리, 스매싱 펌킨스, 리차드 막스 등이 있고 할리우드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영화 제작 지역으로도 꼽혔던 곳이다. 음악적으로는 블루스 음악이 꽃을 피운 곳으로 현재도 시카고 남부 지역에는 오래 전부터 문을 열었던 클럽과 바가 많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하우스 뮤직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들 시카고언들이 음악과 영화를 통해 발산하는 즐거움과 외로움, 기쁨과 고독은 모두 예술의 한 방식으로, 다양한 작품으로 승화됐다. 허드슨이 그랬을 것이고 시카고에서 나고 자란 많은 아티스트들이 윈디 시티에서 겪었을 삶의 다양한 모습들을 표현하고 있을 것이다. 아직도 시카고 서부 서버브 버릿지에 살고 있는 허드슨의 활동과 지난 기억들을 떠올리며 예술인 각각의 발자취들을 생각해 본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시카고 제니퍼 시카고 남부 시카고 서부 시카고 범죄

2022-06-15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일리노이 인구 1300만명

연방 센서스국이 최근 내놓은 사후조사(Post-Enumeration Survey•PES) 결과에 따르면 일리노이 주의 최신 인구는 1300만명이다. 일리노이 주 인구가 1300만명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즉 일리노이 주가 사상 최대의 인구를 갖게 된 것이다.     센서스국은 2020년 인구 총조사를 통해 나온 숫자를 확인하기 위해 표본 추출 방식의 인구 조사를 다시 진행했다. 전수 조사의 결과를 보다 확실하게 보정하기 위해 매번 진행하는 일종의 확인 조사다. 그 결과 일리노이 주 인구가 2020년 인구 센서스에 비해 약 2% 가량 적게 조사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숨겨진 2%를 더했더니 일리노이 주 인구가 1300만명이 됐다는 것이다. 물론 일리노이 주와 같이 인구가 적게 나온 곳도 있었고 반대로 더 많이 조사된 지역도 있었다. 오차가 발생했던 것이다. 오차의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이번 인구 총조사의 경우 팬데믹으로 인해 정확한 조사가 힘들었던 것도 원인이 될 것이다. 또 지역별로 얼마나 강력하게 인구 조사 참여 독려를 했던 것도 있을 수 있다.     이 같은 결과를 접한 후 들었던 생각은 가장 먼저 센서스국이 정확한 결과를 내놓기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매 10년마다 진행하는 전수조사가 그 어떤 조사보다 확실한 숫자이겠지만 이 조사가 틀림없는지도 다시 한번 살펴본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 조사 결과가 연방 의회의 의석수 배정과 각 주별 예산 배정 등에 활용되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가 중요한 것은 물론이다.     이번 사후조사 결과를 가장 반기는 사람은 아마도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였을 것이다. 다들 일리노이 주 인구가 줄어 타 주로 이사를 떠나거나 다른 주에서 일리노이 주로 오는 것을 꺼린다는 인식이 팽배했는데 인구가 줄지 않고 늘었다는 결과가 나왔으니 현직 주지사로서는 당연한 반응일 것이다. 더군다나 다음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이를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쉽게 읽혔다.     당장 18석에서 17석으로 줄어든 일리노이 배정 연방 하원 의석수에 변동이 생길 수도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겼다. 하지만 이는 연방 대법원의 판례로 이미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연방 정부의 지원금 등은 이번 사후 조사 결과를 반영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연방 의석 수의 변화는 단순히 인구 증가만으로는 바뀔 가능성이 높지 않다. 연방 의석수 435개를 각 주가 인구 비례로 나눠 갖는 방식인데 일리노이 주만 인구가 늘었다고 더 많이 배정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최근 인구 증가 추세를 살펴보면 남부와 선벨트 지역 중심으로 인구 증가 속도가 빠르다. 비록 일리노이 주가 인구 감소가 아니라 확대 추세로 접어들었다 하더라도 이들 지역의 인구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인구 총조사 결과에 따라 일리노이 주에 배당된 연방 하원 의석수가 또 줄어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무엇보다 일리노이 주에 살고 있는 이들은 이미 알고 있다. 개선되지 않고 있는 범죄와 다른 주에 비해 높은 재산세나 판매세의 부담, 정치인들의 부정부패,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 주요 기업들이 시카고를 오기보다는 떠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는 일리노이 주 인구가 줄어들거나 늘었다고 해도 다른 지역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선거에서 주지사에 출마할 후보들이 일리노이 주 인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범죄와 세금, 지역 경제 등이 모두 연결되는 사안일 테니 따로 따로 떼어놓을 수는 없다 하더라도 각 후보들이 어떻게 상황을 파악하고 있고, 사안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봐야 할 것이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일리노이 인구 일리노이 배정 일리노이 주가 인구 총조사

2022-05-25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오헤어국제공항

시카고에는 두 개의 국제공항이 있다. 오헤어와 미드웨이 공항이 각각 시 북쪽과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오헤어국제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이라는 타이틀을 오랫동안 보유한 바 있다.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로 연결되는 국제선은 물론이고 국내 주요 도시로 이어지는 연결편이 많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기준으로 하루에 2500편 이상의 항공기가 착륙하거나 이륙했다. 승객 수송량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 4위에 올라있는데 가장 최근 자료인 2021년 기준으로 하면 일년에 5400여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유나이티드항공이 오헤어를 허브 공항으로 삼고 있고 아메리칸항공의 허브 중 하나도 오헤어다.   공항은 원래 2차 대전까지는 비행기 제조사인 더글라스사의 활주로였다가 국제공항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인근 과수원으로 인해 오차드 플레이스, 오차드 필드라고 불려 현재의 오헤어공항 약자인 ORD가 나오게 됐다. 오헤어라는 이름은 2차 세계 대전 해군 전투기 조종사였던 에드워드 오헤어에서 유래했다. 에드워드 오헤어의 아버지는 악명 높은 갱스터 알 카포네가 세금 탈루 혐의로 감옥에 갈 수 있도록 협력했다는 이유로 그의 부하들에게 총으로 살해되기도 했다.       작년 오헤어공항은 활주로 재배치 공사를 완료했다. 기존 활주로의 주요 배치가 대각선 형태로 이뤄져 있었는데 이를 6개의 평행 활주로와 2개의 대각선 활주로로 변경한 것이다. 이를 통해서 오헤어의 고질적인 병폐였던 연발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선인 5터미널도 게이트를 늘리고 각종 승객 편의 시설을 확충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빠르면 2028년 공사가 끝나면 이용객은 증가하고 그동안 편의 시설 부족으로 불편함을 겪었을 승객 만족도 역시 올라갈 것이다. 무엇보다 시카고라는 도시가 이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교통 요충지로서의 역할이 더욱 향상될 수 있다는 점이다.     새로 단장될 오헤어공항은 시카고의 상징도 담는다. 시카고 곳곳에서 발견되는 Y 모양의 글로벌 터미널이 바로 그 것인데 이는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울프 포인트로 불리는 곳을 상징한다. 시카고의 중심부를 흐르는 시카고 강의 북쪽 지류와 남쪽 지류가 만나 미시간 호수와 연결되는 바로 그 곳을 뜻하는 심볼이다. 지금도 시카고 다운타운 건물이나 펜스에 많이 사용되는 Y는 시카고가 처음으로 도시의 모양을 갖출 당시 시작된 곳을 의미한다. 바로 도시의 근원이자 역사성을 뜻하는 것이다. 이 상징을 글로벌 터미널 디자인에 접목했다는 것은 시카고의 본질이자 경쟁력이 공항과 항공 시설에서 시작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중서부 최대 도시로 시카고는 예전부터 교통의 요충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금도 물자 운송의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철도 시스템이 그랬고 동부와 서부를 연결하는 교통 허브의 역할은 아직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시카고의 주요 산업 역시 이를 통해 발달해 왔다. 100년 전 시어스 백화점이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우편 주문을 받기 시작하면서 성장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현재도 오헤어공항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에 갖춰진 물류, 운송 비즈니스에는 한인 업체들도 대거 참여하고 있다. 매년 인구가 감소하고 높은 세금 부담으로 인해 사업하기 힘들다는 하소연을 듣는 시카고지만 예전부터 그랬고 앞으로도 경쟁력을 갖춘 부분은 교통, 항공, 물류, 유통이 아닐까 싶다. 이 분야에서 다른 도시와의 경쟁력을 유지해야 시카고의 미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오헤어공항의 공사가 잘 마무리 되면 항공, 물류, 운송뿐만 아니라 관광과 컨벤션 등 시카고 산업 전반에 걸쳐 기여하는 바가 더욱 커질 것이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오헤어국제공항 작년 오헤어공항 시카고 다운타운 에드워드 오헤어

2022-04-27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일리노이 주의회 예산안 통과를 바라보며

올해 일리노이 주의회는 예년과 다른 일정으로 진행됐다. 2022년 일리노이 예비선거가 일정이 바뀌면서 평소보다 늦은 6월에 열리기 때문에 4월 초에는 의회 일정이 마무리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일리노이 예비선거는 전통적으로 2월에 열렸지만 올해부터는 4개월 미뤄졌고 향후 같은 일정으로 치러진다. 주의원들은 회기를 마친 뒤 자신의 선거 캠페인을 시작하고 몰두해야 해서 그런지 올해 봄 회기는 이전과 사뭇 다른 양상으로 진행됐다.     봄회기의 가장 중요한 안건인 내년도 예산안이 그랬다. 8일이 봄 회기 마지막 날이었는데 9일 오전이 되어서야 7월부터 적용되는 내년도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됐다. 통과 과정은 더욱 의외였다. JB 프리츠커 주지사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합의를 했다고 밝힌 것이 7일이었다. 회기 마감 하루 전에 내년 1년을 책임질 예산안의 윤곽이 공개된 것이다. 그리고 8일부터 9일 오전까지는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예산안 처리가 이뤄졌다. 상원과 하원에 예산안이 상정된 것은 회기 마감을 몇 시간 남겨두지 않고서였다.     물론 충분한 검토와 토론이 이뤄질 리는 만무했다. 예산안과 관련된 법안만 4000페이지 이상에 달했다고 하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이를 모두 검토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법안이 상정되고 찬반 발언이 있을 후 몇 시간 만에 예산안이 통과됐다. 일리노이 주의회는 연방 의회와 달리 필리버스터가 허용되지 않기에, 이미 민주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고 주지사직까지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 지도부의 합의가 곧 예산안 통과를 의미하는 것이긴 하다고 치더라도 이번 예산안 통과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졸속으로 처리하는 모습에 불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이번 예산안은 한마디로 선거를 앞둔 선심성 일회용 현금 지원과 세금 감면으로 정의할 수 있다. 최대 300달러의 재산세를 돌려주고 성인 한 명당 50달러, 부양자녀 한 명당 100달러의 세금 환급액도 마련됐다. 올릴 예정됐던 개솔린세 갤런당 2센트는 잠시 유예됐고 1년 동안 식품에 부과되는 주 세금 1% 역시 한시적으로 면세됐다. 근로세금크레딧(EITC) 역시 확대되면서 세금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일리노이 주의회와 별도로 시카고 시 역시 주민들을 위한 각종 지원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다. 주유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선불카드와 CTA 교통카드를 추첨을 통해 나눠주겠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감시카메라 설치와 유지 비용 역시 지원키로 했다. 광역자치구 쿡 카운티 역시 의료와 식품, 정신 질환 등에 관한 사업을 하는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그랜트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런 조치들이 모두 가능했던 것은 연방 정부의 코로나19 팬데믹 지원금과 예상보다 많이 걷힌 세금으로 주, 카운티, 시 정부의 재원이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모기지 지원 프로그램의 신청은 지난해부터 시행 시기가 계속 연기됐다. 주의회의 봄 회기 종료를 하자마자 지원 프로그램이 시작된다는 소식을 접하니 선거를 앞두고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제공하는 타이밍이 참 절묘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선거 캠페인을 앞두고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싶다.     일회용 반창고로 환자의 상처 부위에 붙여 놓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수술을 할 것인지, 약을 처방할 것인지, 재활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몸이 회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고심해야 하는 것이 정치인들의 역할일 것인데 이번 예산안은 이런 점에서 매우 제한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일리노이 주의회 일리노이 주의회 예산안 통과 일리노이 예비선거

2022-04-13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세금 줄여준다는 일리노이-시카고 정부

최근 몇 주 동안 일리노이 주의회와 시카고 시의회에서는 주민들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고 공공 안전을 위한다는 정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주 의회의 경우 봄 회기가 끝나면 곧바로 선거 모드로 진입하기 때문에 이 때가 아니면 민생 현안을 챙길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오기 힘든 시기다. 회기 종료를 얼마 안 남겨두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주민 지원 각종 정책과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시카고 시의회 역시 시의원 선거구 재획정과 카지노 부지 확정 등의 굵직굵직한 이슈들이 많지만 예산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가름할 주요 정책들이 소개되고 있다.     주의회에서는 일정 소득 수준의 주민들에게 성인 100달러, 자녀당 50달러의 리베이트를 주는 법안이 제안됐다. 마치 연방 정부의 팬데믹 지원금과 같은 원리로 현금으로 지원된다. 지급 시기는 이르면 올 가을로 1회에 한해 실시된다.     앞서 JB 프리츠커 주지사는 식품에 부과되는 주 세금과 개솔린 세율도 낮추는 방안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더해 근로 세금 크레딧의 비율을 높이고 일부 직종에 대해서는 영구 세금 감면도 실시할 계획이다. 백 투 스쿨 시기에 맞춰서는 의류와 신발 등에 적용되는 주 판매세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안도 담겼다. 이런 정책들이 모두 시행되면 그간 서민들의 어깨를 누르고 있던 세금 부담이 일시에 덜어진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겠다 싶을 정도다.       시카고 시의회는 보다 구체적인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시내 주유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선불 개솔린 카드를 일부 주민들에게 나눠준다는 것이다.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주민들을 위해서는 CTA 교통카드로 대체한다. 모두 고유가 시대에 고통 받는 주민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겠다는 의도라고 한다. 시카고 시는 자전거와 헬멧을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이 모든 것이 불과 일주일만에 공개된 프로그램들이다. 언제 또 이런 적이 있었는지 곰곰히 생각해봐도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이 나온 시기와 배경에 있다. 주의회의 세금 경감 정책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주 예산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고는 하지만 선심성 정책이라는 우려를 지우기 힘들다. 대부분의 정책들은 일회성에 그치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보다는 땜질식의 처방으로는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팬데믹이 시작된 직후 연방 정부는 발 빠르게 지원금을 배포했다. 그로 인해 실업상태에 빠졌거나 직장을 잃은 주민들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무차별적인 현금 지원이었지만 그만큼 상황이 절박했고 언제 나아질지도 모르는 팬데믹에서 그나마 도움이 된 것을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팬데믹이 어느 정도 잠잠해지고 경제 활동도 이전과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되는 정도라고 본다면 일회성 선심 정책보다는 보다 지역 경제의 근본을 튼튼히 하는데 중점을 두는 정책이 절실한 시기라고 본다. 그런 와중에도 소외되고 피해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산업이나 계층이 있다면 이들의 손을 잡아줄 수 있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나와야 할 시기일 것이다.     주의회가 선심성 정책에 올인할 것이 아니라 총격 사건 등 범죄 예방과 해결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해 거주 조건이 좋아지고 투자에 적합한 지역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혜안이 절실하다고 할 것이다.     시카고의 경우 물가 인상률에 따라 재산세도 올라가도록 되어 있다. 작년부터 장바구니 물가를 비롯해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주민들의 부담은 잠깐 줄었다가 다시 올라갈 수밖에 없다. 선심성, 일회성 구제 정책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일리노이 시카고 시카고 시의회 영구 세금 근로 세금

2022-04-06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한인 인구 현황

센서스국이 최근 인구 현황 자료를 내놓았다. 아메리칸커뮤니티서베이(ACS)라는 자료인데 이 자료에는 전국 곳곳의 한인 인구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데이터가 포함돼 있다. 센서스국이 매 10년마다 진행하는 전수 조사는 아니더라도 오히려 더 자세하고 세부적인 자료까지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주민들의 소득이 얼마인지, 태어난 곳이 국내인지 해외인지, 주택 소유 여부 등의 자료도 담고 있어 현재 주민들의 인구학적 데이터를 비교적 소상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일리노이 주의 한인 인구는 7만814명으로 집계됐다. 이 숫자에는 혼혈도 포함됐다. 보통 일리노이 주 한인 인구는 발표 기관에 따라, 또 시기에 따라서 제각각이다. 일반적으로는 10만명, 12만명, 15만명 등으로 파악하기도 하는데 실제 센서스국 자료로는 7만여명으로 나타난 것이다.     한인들이 밀집해서 거주하는 지역의 인구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카고가 1만5314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버브 중에서는 노스브룩과 글렌뷰가 가장 한인 인구가 많았다. 각각 2567명과 2422명으로 두 지역에만 5000명의 한인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표적인 한인 밀집지역인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밖에도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시카고 서버브 지역으로는 네이퍼빌 2293명, 샴버그 1286명, 버논힐스 1255명, 마운트프로스펙트 1142명, 호프만에스테이츠 1132명, 나일스 816명, 알링턴하이츠 794명, 롤링메도우스 525명, 데스플레인스 341명 등이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노스브룩-글렌뷰와 함께 네이퍼빌 지역, 샴버그-호프만에스테이츠 지역이 한인 밀집지역이라는 사실이 증명됐고 이를 구체적인 숫자로 확인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물론 이 수치에는 오차가 존재한다. ACS가 전수 조사가 아니라 표본 추출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오차 발생은 어쩔 수가 없는 한계다. 일리노이 한인 인구 규모에서도 최대 3천명 정도가 더 나올 수도, 덜 나올 수도 있다. 즉 많게는 7만3천명, 적게는 6만7만명으로 한인 인구를 추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     ACS는 연방 정부가 제공하는 데이터고 이를 재가공해서 다양한 기관에서 연구 자료로 삼곤 한다. 한인들과 관련한 통계 자료로 사용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식 자료로 봐도 큰 무리는 없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총영사관에서 직접 산출한 한인 인구 자료도 존재한다. 2021년 재외동포현황 자료가 가장 최신판인데 이를 보면 시카고 총영사관 관할 지역의 한인 인구도 살펴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일리노이에 거주하는 한인 인구는 모두 10만8477명이다. 남자가 5만42명, 여자가 5만8435명이다. 이 중 시민권자가 대부분으로 8만170명이다. 영주권자는 1만4422명이고 유학생은 2039명으로 집계됐다.   일리노이에 이어 미시간 5만6178명, 미네소타 3만7728명, 미주리 2만6625명, 오하이오 2만6364명, 인디애나 2만2276명 등이다. 시카고 총영사관 관할 중서부 지역의 한인 인구를 모두 합치면 35만7993명이다. 이는 2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0.1%가 증가한 것이다. 총영사관은 2년 동안 영주권자가 9%, 시민권자가 15% 증가했고 일반 체류자는 47%가 증가한 것으로 발표했다. 반면 유학생은 35%가 줄어들었다고 집계했다. 총영사관이 집계한 이 자료는 역시 ACS 데이터와 함께 국토안보부, 유학생 등록자 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다. .   한인 인구 현황은 센서스국의 자료라 할 지라도 오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서류미비자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전수조사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면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 힘든 어려움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ACS 데이터 역시 표본 추출 방식의 조사이기에 표본에 포함되지 않으면 파악되기 어렵고 또 오랜 시간에 걸쳐 질의 응답에 참여하기 힘든 현실을 감안하면 한인 인구 파악이 그만큼 힘들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더군다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표본 추출 방식의 조사가 응답률 저조로 정확한 실태 파악에 난관이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자료가 의미 있는 것은 한인들의 실제 현실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근거가 없이 시카고 한인 인구 12만, 15만, 20만명을 주장하기 보다는 통계 자료에 기초한 인구 현황 파악이 먼저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한인 인구 한인 인구 인구학적 데이터 일리노이 한인

2022-03-23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매디건 이후의 일리노이 정치

마이클 매디건 전 주 하원 의장은 오랫동안 일리노이 정치 권력의 가장 높은 자리에서 군림해 온 인물이다. 그의 별명이 ‘일리노이 진짜 주지사’라고 불릴 만큼 정치 막후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 왔다. 주의회에 올라가는 모든 법안이 순탄하게 통과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매디건을 통해야 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전체 회의에 상정되지도 못하고 사장되는 것이 흔했다고 한다.     그런 정치 권력 매디건도 결국 쇠퇴하고 말았다. 주변 인물들이 하나 둘 연방 검찰의 조사를 받았고 컴에드가 2억달러에 달하는 벌금에 합의하면서부터 매디건의 최후 퍼즐은 맞춰져 갔다. 2020년 주 하원 의장직을 내려놓았고 이후 주의원직에서도 사퇴하면서 그의 몰락은 예견됐다. 결국 연방 검찰로부터 22건의 횡령과 착복,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되면서 매디건 전 의장의 미래는 법원에 의해서 결정될 운명에 처했다.   중요한 것은 매디건 이후의 일리노이 정치다. 이미 곳곳에서 매디건 그림자 지우기 작업에 착수했다. JB 프리츠커 주지사는 매디건이 스폰서를 한 주정부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키로 했다. 일리노이 경제 회생 프로그램 중 하나인 Rebuild Illinois 프로그램 중 적어도 1억달러 이상은 매디건과 관련이 있는 인물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일리노이 정치는 아직도 권위적으로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소위 말하는 머신 정치가 일리노이 정치를 대표하는 표현이 된 지 오래다. 리차드 데일리 시장 재임 당시만 해도 자신의 후원자들을 요직에 앉히고 댓가를 바라는 방식이 표준이었을 정도다. 이후 람 이매뉴얼이나 현 로리 라이트풋 시장까지 시카고 시장으로부터 느껴지는 리더십은 합리적, 이성적이라기 보다는 억압적이고 압도적이라는 이미지가 더욱 강하다. 주지사 역시 탄핵된 로드 블라고야비치에 이어 팻 퀸은 자신의 권한을 충분히 행사하지 못한 2인자에 머물렀고 공화당 소속의 브루스 라우너는 매디건의 벽을 넘지 못하고 좌충우돌 하며 성과를 내는데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매디건의 권력이 쇠퇴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에 태어난 주의원들이 의회에 입성하기 시작한 것을 꼽고 있다. 이들은 기존 정치에 대한 반감이 있으며 의회가 한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을 꺼려하는 세대라고 한다. 매디건이 1971년부터 주의원으로 재직하고 40년 가까이 의장직을 수행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컸던 공통점이 있다. 그렇게 세대가 변하면서 철옹성 같았던 매디건도 무너지는 것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아직 매디건에 대한 재판이 끝나기에는 많은 시간이 남았다. 법정 소송을 통해 그가 어떻게 이권을 행사했으며 소장에 적시된 바와 같이 ‘매디건 기업'을 운영하면서 사적 이익을 챙겼는지 상세하게 밝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 과정에 일리노이 정치의 민낯 역시 일반에 알려질 것이다. 이를 통해 비효율적이고 부패한 일리노이 정치에 대한 혐오감을 가지기 보다는 앞으로는 더욱 나아질 미래 정치의 가이드라인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이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혐오감으로 눈길을 두지 않을 경우 가장 이득을 얻는 쪽은 이미 권력을 잡은 이들이 되기 십상이다. 한 예로 이번 소송을 진행하면서 쓰여질 막대한 변호사 비용은 매디건이 그간 모금한 정치 자금 계좌에서 지불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매디건이 정치 자금을 모금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손을 봐야 할 점인 것은 확실하다. 현 일리노이 정치자금법은 정치인이 은퇴를 하게 되면 어떤 용도로 사용하더라도 별 다른 제재가 없다는 것은 분명 문제다. 매디건의 기소를 접하면서 이러한 폐단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된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일리노이 정치 일리노이 정치 정치 권력 일리노이 경제

2022-03-09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선거 1년 앞둔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

1년 후인 2023년 2월 28일 시카고 시장 선거가 치러진다. 만약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현역인 로리 라이트풋 시장은 지난 2019년 선거에서 토니 프렉윙클 쿡카운티 의장과의 결선 투표를 거쳐 당선됐다. 당시 결선 투표에서 라이트풋은 모든 선거구에서 프렉윙클을 앞섰다. 그만큼 정치 경력이 일천한 라이트풋에게 시카고언들이 기대하는 바가 컸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지만 라이트풋은 재선 출마를 아직 공식화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기자회견을 통해 현역 시장이 자동적으로 재선에 나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혀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도 내비친 바 있다. 지난 3년간 라이트풋 시장 재임 중 시카고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라이트풋의 지지자건 아니건 동의할 수밖에 없는 사실은 시카고에 만연한 범죄 통계이다. 작년 한해 살인 사건만 800건이 넘는다. 특히 차량 탈취는 1800건이 넘었다. 강력 사건 급증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이 없지 않았겠지만 라이트풋 이 캠페인 과정에서 제시했던 안전한 시카고와는 사뭇 거리가 느껴진다.    라이트풋이 일반 대중에게 알려지게 된 것은 시카고 경찰로부터 16발의 총격을 받고 숨진 라쿠안 맥도널드 사건 때문이었다. 관련 사건 진상 파악을 위해 위원회가 꾸려지게 됐고 연방 검사 출신의 변호사인 라이트풋은 이 활동을 통해 경찰 개혁 이슈를 널리 제기할 수 있었다. 시장이 된 후 관련 문제를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주도할 것이라는 믿음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라이트풋 취임 이후 시카고 경찰은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한다. 오히려 에디 존슨 시카고 경찰청장이 음주운전과 부하 여직원과의 스캔들로 물러나는 잡음을 보였다. 이후 부임한 데이빗 브라운 경찰청장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 살인사건 해결률 등 일부 통계에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일반 시민들이 체감할 정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범죄 문제를 오롯이 라이트풋의 실정이나 치적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작년 한해 발생한 범죄가 시장 한 명의 정책이나 판단으로 개선되거나 악화됐다기엔 모든 것을 설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시카고 범죄의 근원은 경제 개발로부터 소외된 남부지역 치안 부재 등 복잡한 요소들이 결합돼 있다. 재정 건전성 역시 마찬가지다. 공무원 연금에서 기반한 적자 예산이 연방 정부로부터 받은 팬데믹 지원금으로 인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지원금이 끊긴 이후에는 밸런스가 어떻게 돌아설지 불투명하다. 여전히 높은 세금 부담은 시카고 주민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단기간에 라이트풋의 정치적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은 다운타운에 들어설 예정인 카지노의 부지 선정일 것이다. 현재 맥코믹 플레이스를 비롯한 여러 곳에 카지노가 들어설 수 있다는 제안서가 나온 상태다. 카지노 신설을 통해 세수를 확보하면서도 다른 산업에 끼치는 영향과 쾌적한 거주 환경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부지를 골라야 하는 것이 라이트풋의 과제다. 당장 맥코믹 플레이스에 카지노가 들어서면 컨벤션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또 인근 주민들의 반대도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도 중요하다. 점차 완화되고 있는 팬데믹 규제도 어떤 흐름으로 해야 할 지도 중요하다.     지난 3년간의 상황이 매우 긍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라이트풋의 남은 임기 1년이 시카고 시민들에게도 중요하다. 시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전임자였던 리차드 데일리 시장의 연륜이나 경험, 람 이매뉴엘 시장의 추진력 등과는 다를 것이다. 라이트풋이 선거 캠페인에서 내세웠던 개혁과 투명한 시정 운영이 앞으로 어떻게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라이트 시카고 시카고 시장 시카고 경찰 현역 시장

2022-03-02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인종 분리 정책

시카고는 ‘Segregation’이라고 불리는 인종 분리 정책이 심한 도시다. 흑인은 흑인끼리, 백인은 백인끼리, 아시안은 아시안끼리 몰려 사는 정도가 심하다는 말이다.     역사적인 배경에서, 정착하는 과정에서의 우연 등으로 인해 인종별로 사는 것이 사회경제적인 차이와 문제를 발생시키며 이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 역시 막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시카고의 범죄와 빈부 차이, 학력 편차 등은 모두 인종 분리 정책이 낳은 결과일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시카고가 설립된 이후 도시 성장 과정에서 인종 분리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시 남부에 제조업이 주로 들어서면서 값싼 노동력이 필요해졌고 이로 인해 흑인 노동자들이 대거 이주한 것이다. 시카고 남부지역에는 100년 이상 된 자동차 공장이 아직도 운영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기계, 제조업 등이 번성했다.     시 남부 풀만지역이 대표적이다. 당시로서는 고급 운송 수단이었던 열차 객차를 만들던 풀만사는 직원들을 위한 도시를 만들기에 이른다. 주로 흑인들이었던 직원들을 위한 사택뿐만 아니라 공원과 극장, 호텔, 도서관 등 커뮤니티 전체를 직원들을 위해 꾸민 것이다. 지금도 시카고 남부 111가와 94번 고속도로가 만나는 곳에는 풀만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최근에 국립유적지로 승격되기도 한 곳이다.     이렇게 인종별로 모여 살게 된 이유에는 보이지 않는 차별도 존재했다. 대표적으로 특정 인종에게는 집을 구할 때 필요한 주택담보대출을 사실상 금지한 관행이 있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다른 곳으로 이주하지 못했고 한 지역에만 머물 수 밖에 없었다. 시카고 북부 서버브 에반스톤시는 이런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배상을 하기도 했다.   인종 분리 정책을 완화시키고자 시카고 시는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인위적으로 주민들을 이주하고 재배치하기는 어렵기에 주로 주택 정책을 이용한다. 즉 도시 곳곳에 저렴한 비용으로 거주할 수 있는 서민용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원 정책은 이전에도 있었으나 현실적으로 적용되기 어려운 점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시카고 시의회는 지난해 새로운 규정을 채택했다.     시가 소유한 부지나 시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는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 공급시에는 반드시 서민용 주택을 포함시키도록 한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서민용 주택 공급 비율을 기존 10%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아울러 소득 수준도 고려하고 자녀가 있는 가정도 입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리노이 주법 역시 새로운 서민용 주택을 건설하는 개발업체들에게 감세 혜택을 주고 있다. 즉 전체 공급량의 15%를 서민용으로 배정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종별로 나뉘어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는 의식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른 대도시에 비해 시카고가 가지고 있는 강점은 다양성이다. 시카고가 생겨나면서 이민자들이 유입되기 시작했고 한 인종만이 아니라 골고루 어울려 살기 시작한 곳이 시카고다. 이런 점이 라티노가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는 도시에 비해, 특정 인종이 지배적이어서 다른 인종에 대한 차별과 우월의식이 만연한 곳에 비해 시카고가 확보하고 있는 장점이 될 수 있다.     인종별 구성이 다양한 곳에서 인종 별로만 따로 모여 산다는 것이 최선일 수는 없다. 정책적인 지원을 통해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수 조건이라면 인종별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인종 분리 인종 분리 시카고 남부지역 주택 정책

2022-02-23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리차드 어빈과 켄 그리핀

시타델의 설립자 켄 그리핀은 종종 언론에도 언급되는 인사다. 매년 발표되는 일리노이 최고 갑부 순위에서 그의 이름은 빠지지 않는다. 현재 재산만 26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이름은 시카고 곳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시카고 미술관에 새겨진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1893년 건축된 시카고 미술관의 신관이라고 볼 수 있는 모던 윙에 그의 이름이 적혀 있다. 물론 그가 모던 윙 건축에 재정적으로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다른 기부자나 자선단체는 다른 기부자들과 함께 줄줄이 적혀 있는 것과 달리 그와 그의 부인 이름이 별도로 따로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분명 거액을 쾌척한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 주민과 여행객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미술관에서 보이는 그의 이름은 꽤 매력적이다.     그는 또 시카고 주민들이 애착하는 호변 산책길 보수 공사에도 기부했다. 시카고는 시 경계의 북쪽 끝부터 남쪽 끝까지 미시간 호수를 따라 난 트레일을 갖고 있다. 날씨가 화창한 날은 물론 흐리거나 눈 비가 와도 시민들은 이 길을 걸으며 호변 도시 시카고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다. 여기에서 몇십번을 봐도 질리지 않고 멋진 다운타운의 스카이라인을 보는 것은 윈디 시티에 사는 주민들만이 누릴 수 있는 덤이다. 그런데 이 트레일이 호변 침식 등의 이유로 끊겨 주민들이 이용하기 힘든 상황이 되자 그리핀이 기부를 했다. 이 돈은 물론 트레일 보수에만 사용됐다.   그의 이름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고 그 해 여름 인종차별 시위가 폭력적으로 번지며 특히 시카고 다운타운이 폭도들의 피해를 받은 후 더욱 많이 거론됐다. 시카고에서, 일리노이에서 비즈니스를 하기가 더 힘들어진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고 그리핀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JB 프리츠커 주지사와의 대화를 공개하면서 주방위군의 조기 투입으로 폭력을 진압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후 그리핀은 프리츠커 주지사의 재선을 막기 위해서 모든 것을 건다고 밝히며 주지사 선거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물론 이 전에도 프리츠커 주지사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누진소득세 주민투표에 거액을 쓰면서 무산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 그리핀이 리차드 어빈 오로라 시장에게 2천만달러의 선거 자금을 기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몰론 이전에도 그리핀이 어빈 시장을 후원할 것이라는 풍문은 파다했고 이는 일리노이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비밀이라는 언급도 있었지만 어쨌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어빈 시장이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승리하게 되면 프리츠커 주지사와 11월 본선거에서 대결하게 된다. 현재 추세라면 어빈 시장의 본선 진출은 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그렇지만 어빈 시장이 넘어야 할 산은 있다. 그의 정치적 비전과 공약, 다른 후보와 선명하게 구분되는 아젠다 선점 등의 능력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어빈 시장은 주지사 선거 출마 선언 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밝혔다. 이미 TV 광고와 선거 출마 선언에서도 언급했듯이 폭력과 부패가 난무한 일리노이를 바꿀 후보가 자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가지 더 확인해야 할 사항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입장 표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건 다른 공화당 주지사 후보도 마찬가지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를 밝히는 것이 공화당 지지 유권자를 포함한 일리노이 시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밝힌다면 주 남부 유권자들에게는 환영 받겠지만 시카고 지역 유권자들에게는 그리 큰 지지를 받지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강한 비판 입장을 표명한다면 보수 유권자들의 표를 잃게 될 수도 있다. 어빈 시장이 가장 어린 주의원을 러닝 메이트로 선정하고 남부 보수 유권자들의 표심을 확보하고자 했던 이유도 바로 이런 점이라고 파악된다. 이에 대해 어빈 시장은 아직까지 분명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추후 어떤 입장을 나타내는지가 주목된다.   주지사 선거는 일리노이 주의 운영과 지역경제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올해 일리노이 주지사 선거가 누가 더 많은 돈을 쓰는지로 결정되지 않기를 바란다. 중요한 점은 앞으로 일리노이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보여주는 리더를 뽑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 현재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고 이를 대처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내놓은 후보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요즘 학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은 학교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아닐까 싶다. 법원에서의 판결과 이에 대한 적용, 학교 앞에서의 시위와 원격 수업으로의 전환 등으로 학부모들은 혼란스럽다. 팬데믹이 유발한 영향이지만 아이들의 건강과 수업권,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유라는 점에서 쉽지 않은 결정을 해야 하곤 한다. 주지사는 이런 사안에 대해 결정권을 갖고 있다. 중요한 순간에는 항상 유권자의 선택으로 뽑은 선출직이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리차드 그리핀 시카고 주민들 주지사 선거전 프리츠커 주지사

2022-02-16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물가 인상

물가, 그 중에서도 서민들이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가 문제다. 한인 식품점도 예외가 아니어서 마트에 갈 때마다 고민에 빠진다. 이런 고민은 나만 겪는 것이 아니라서 필요한 물건을 집었다 놨다 하는 소비자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전에는 한번 장을 보러 가면 4인 가족 기준으로 100달러에서 200달러 안쪽 수준에서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이 요즘에는 적어도 25%에서 30% 이상은 오른 것 같다는 느낌이다.     이런 현상이 언제부터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마도 작년, 그 중에서도 하반기부터가 아닌가 싶다. 팬데믹 직후에는 물건, 그 중에서도 특정 물품이 없는 경우는 있었어도 가격이 눈에 띄게 오르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요즘 식품점에 가면 이전에 비해 오른 가격을 심심치 않게 발견한다. 식당 메뉴도 이 때부터 하나씩 동반 상승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식품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함께 일할 인력을 구하는 것이 훨씬 힘들어졌다고 하니 언제까지 기존 가격을 고수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다.     주택시장도 가격 인상에서 빼놓을 수 없다. 팬데믹 이후 도심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더 큰 주택으로 옮기고자 하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서버브의 단독 주택이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주택 규모가 크고 뒷뜰이 있는 주택이 인기라고 한다. 여기에 팬데믹으로 인한 신규 주택 건설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신규 공급이 감소한 것도 주택 가격 인상을 부추겼다. 원자재 가격 인상도 한 몫 했다.     지난 1월 주택 시장은 사상 최고치의 가격 인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유는 재고 부족과 곧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금리 인상으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이율이 오르기 전에 주택 구입을 서두르고자 하는 바이어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장에 나온 주택의 숫자가 줄어들자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들 간의 경쟁도 심해졌다. 이는 곧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고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향 곡선을 가리켰다.     지인 중 한 명이 차를 구입하고자 시세를 알아봤다고 한다. 팬데믹 이전에 나와 유명해진 한국업체 SUV 차량을 살펴봤는데 이전과 같은 모델인 데도 5천달러 가량이 뛰었다고 하면서 구입을 포기했다고 한다. 사실 요즘 차를 구입하기에는 좋은 시기가 아니다. 경험에 따르면 차량 윈도우에 붙어 있는 스티커 가격에서 더 낮춰 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여기에 추가 돈을 줘야 구입할 수 있었다. 마크업 프라이스라고 해서 딜러가 추가 비용을 부과하는 것이다. 보통 워런티 등을 붙여놓는데 이를 구입하지 않고는 차를 살 수 없다는 것이다. 딜러가 부르는 가격에서 적어도 5% 정도는 인하된 가격으로 사야 한다는 상식은 이제 옛날 얘기가 된 셈이다.     다행히 고용 시장은 안정을 되찾아 가는 것으로 보인다. 1월 고용시장은 46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늘었다. 주요 원인은 일손을 찾는 고용주들의 노력 때문이라고 한다. 감염 확산세가 곧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자리 확대로 이어졌다. 시간당 임금도 올랐고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5% 이상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도 키웠다. 이르면 3월부터 기준 금리를 인상하고 인상 횟수를 올해 내 수차례 할 것이라고 하니 이 또한 불안 요인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오미크론 확산세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실내 마스크 착용 조치 역시 거두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러한 물가 인상 요인들이 하나 둘씩 사라져야 서민들의 고충 역시 줄어들 것이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물가 인상 금리 인상 주택 구입 주택시장도 가격

2022-02-09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선거 앞두고 나온 선심성 주지사 감세 정책

내년 예산안 발표를 앞둔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가 세금 경감 정책을 꺼내 들었다. 주요 내용은 한시적이긴 하지만 식품에 부과되는 세금 1%를 없애고 물가연동률과 함께 오는 7월 1일 인상하기로 되어 있던 개솔린 세금을 유예한다는 것이다. 또 소득 수준과도 관련이 있긴 하지만 가구당 최대 300달러의 재산세를 돌려준다는 것이 골자다. 한마디로 세금은 낮추고 재산세를 돌려준다는 것이 주지사의 방침이다.     이러한 정책이 가능한 이유는 지난해 세수가 예상보다 더 많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리노이 주 정부는 세금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예산을 짰는데 예상보다 세수가 많아진 것이다. 또 연방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 등을 합쳐 주 예산에 숨통이 트였기 때문에 이러한 세금 경감 정책이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제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주의회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큰 이변이 없는 한 주지사의 제안이 실현될 가능성은 높다. 주민들 역시 세금을 낮춰 주겠다는데 싫어하지는 않을 테지만 이번 주지사의 제안은 곰곰이 따져봐야 할 점들이 많다.     우선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현직 주지사가 먼저 제안한 것이라는 점이다. 세금 경감 정책은 아마도 가장 강력한 공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공화당 주지사 후보들에게는 가장 큰 공격거리가 될 가능성도 높다. 아무리 예산에 여유가 있어서 주민들에게 돌려준다는 의미가 있다고는 하지만 선심성 정책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예산에 여유가 있다면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공무원 연금에 충당할 수는 없는지, 주민들을 항상 불안에 떨게 하는 범죄 예방과 해결에 투자할 의지는 없는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당장 공화당측은 이러한 주지사의 정책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공화당 경선 출마를 선언한 리처드 어빈 오로라 시장은 "선거를 앞둔 해에 나온 정치적 속임수"라고 일갈했다. 일리노이 주에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이러한 일시적인 선심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더 절실한 것이 새로운 주지사라는 주장을 펼쳤다.     올해 선거는 프리츠커 주지사의 팬데믹 대처 역량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도 있지만 핵심은 주정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했는지를 유권자들이 판단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세금 부담을 어떻게 낮출 수 있는지를 따져 봐야 하고 일자리 창출과 기업 유치를 위한 노력, 건전한 재정 운영 등이 판단 근거가 될 수밖에 없다.     이번 세금 경감 정책은 이러한 점에서 봤을 때 일시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근시안적인 당근에 머문다는 점에서 그 한계가 분명하다. 오히려 범죄 다발 지역에 대한 투자와 주 경제에 대한 지원, 인프라 보수와 교육 분야에 대한 관심이 더 절실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면 보다 확실해질 수 있겠지만 팬데믹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된다.     이쯤에서 유권자들은 주 행정과 정치를 담당하는 주지사에게 요구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떠올려야 할 것이다. 일리노이 주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부정과 부패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정치인들과 오를대로 오른 세금, 경쟁력을 잃고 있는 지역 경제 등이 먼저 떠오른다. 이 일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주지사와 주의원 등을 뽑아야 하는 것이 올해 선거다.     각 후보들의 다양한 공약과 정책이 앞으로 나올 테지만 이런 기준을 통해 후보들을 평가하고 검증하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선심성 주지사 주지사 선거 공화당 주지사 프리츠커 주지사

2022-02-02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쉐드 수족관

시카고 다운타운 남쪽의 호변에는 뮤지엄 캠퍼스라고 불리는 지역이 있다. 시카고 베어스의 홈구장인 솔저필드를 비롯해 필드 자연사 박물관과 애들러 천문대, 쉐드수족관 등이 몰려 있는 지역을 말한다. 미시간 호변에 있으면서 그림 같은 시카고의 멋진 다운타운 전경을 한 눈에 조망하기 쉬운 곳이라 많은 시카고 주민들이 가장 포토제닉한 장소로 꼽는 곳이기도 하다. 날씨 좋은 날 그 곳에 가면 결혼사진이나 졸업사진, 단체사진 등을 찍고 있는 주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뮤지엄 캠퍼스에 자리잡은 쉐드수족관은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인 1930년 개관했다. 필드 박물관이나 과학산업박물관, 미술관 등과 마찬가지로 당시 유력 기업인이 낸 기부금을 통해 오픈할 수 있었다. 그래서 존 그레이브스 쉐드 수족관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존 쉐드는 지금은 메이시스 백화점으로 합병된 시카고의 마샬필드 백화점 사장 겸 회장이었다.     시카고의 다른 박물관 설립에서 볼 수 있듯이 쉐드수족관 역시 기업인의 미래를 위한 투자와 커뮤니티를 위한 기여로 세워질 수 있었던 것이다. 아쉽게도 존 쉐드는 자신의 이름을 딴 수족관의 개관을 보지 못하고 1926년 타계했지만 지금까지도 그의 이름은 수족관과 함께 남아있다. 1900년대 초반 쉐드수족관은 1893 시카고 만국박람회 당시 성공적인 관람객 유치로 인해 일종의 붐이 일었다고 한다. 또 수족관 바로 옆이었던 노덜리 아일랜드에서 열린 1933년 시카고 만국 박람회 당시에도 많은 관람객이 수족관을 찾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사실 미시간호변에 수족관이 들어서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주민들의 생활과 거주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거대 호수에 살고 있는 수중 생물을 한 눈에 살펴보는 것은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바다에 살고 있는 동물들은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이 들만도 한데 정답은 거침없는 시카고 스타일에서 찾을 수 있다. 즉 쉐드 수족관이 개장할 당시 바다에서 서식하는 수중 동물을 위해서 바닷물을 수족관까지 가져오는 일이 필요했다. 지금이야 과학과 기술이 발달해 민물을 바닷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있었지만 때는 1930년대였다. 미시간 호수의 물로는 수족관의 문을 열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시카고언들은 바닷물을 끌고 왔다. 그것도 시카고의 거친 방식으로. 플로리다주 키 웨스트 인근의 바닷물을 화물열차의 물탱크에 싣고 시카고 다운타운까지 운반했다. 개장을 위해서 160개의 물 탱크에 가득 담은 바닷물이 필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키 웨스트 바닷물은 1600마일을 여행해 쉐드수족관에 도착한 것이다. 20개의 화물 열차 물탱크게 실렸던 물은 모두 100만 갤런이었다. 이 물을 공급하기 위해서 화물 열차는 시카고와 키 웨스트를 8번 왕복해야 했다. 수족관의 외형 역시 웅장하다. 시카고에 유명 건축물을 다수 남긴 그래햄, 앤더슨, 프로브스트 & 화이트사가 설계한 이 건물은 인근 필드 뮤지엄과 솔저필드의 원래 모습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수족관은 1100종 이상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요즘 새로 생긴 전세계의 유명 수족관들이 더 많은 관람객과 더 큰 시설을 자랑하지만 쉐드수족관은 가장 다양한 동식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단순히 관람객들을 위한 보여주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카고 지역의 여러 기관들과 협업을 통해 수생 생태계에 대한 교육과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지난 여름 아이들과 함께 세드수족관을 찾은 적이 있다. 일리노이 주민들을 위해서 무료 입장을 허용하는 날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전 예약은 필수였지만 정해진 시간에 입장을 하면서 한꺼번에 많은 입장객이 몰리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점은 좋았다. 아이들은 직접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가오리는 무서워했지만 물속에서 솟아 오르는 돌고래들의 재롱과 귀여운 펭귄, 거대한 흰고래는 꽤 마음에 드는 모습이었다. 다운타운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한 카페테리아에서 간단한 식사도 하고 수족관 밖에서 판매하던 시카고 명물 레인보우 아이스크림도 맛볼 수 있는 것도 재미였다. 시카고의 멋진 박물관을 직접 경험해보고 풍부한 교육 문화 환경을 아이들과 함께 체험할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이다.   쉐드수족관이 개관 100주년(2030년)을 앞두고 대대적인 시설 개선 공사에 들어간다. 관람객들에게 보다 편리한 시설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를 통해 존 쉐드가 시카고언들에게 남기고자 했던 문화 유산이 오랫동안 계승되기를 기대해본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수족관 시카고 다운타운 시카고 만국박람회 시카고 주민들

2022-01-12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2022년을 맞으며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이제 연말이다. 하지만 그다지 실감은 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연말이라고 하면 지난 1년을 되돌아 보고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계획과 다짐을 하는 시기고,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이들과 자리를 함께 하고 특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이전까지는 노멀(normal)이었다. 팬데믹으로 인해 이러한 것들이 바뀌며 뉴 노멀의 시기가 왔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몸에 익지 않은 것은 어쩔 수가 없는 듯 하다.     지난 1년간을 되돌아 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를 포함해서 지난 1년 21개월 간을 떠올려 보면 시간에 대한 감각은 더욱 무뎌지기만 한다. 어떻게 1년을 보냈는지, 2021년 3월 이후 우리의 삶이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더듬어 보면 어색하기만 하다. 부스터 샷까지 포함한 백신 주사를 맞았고 개인 방역을 생활화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상화로 대면 만남이 크게 줄어들었다. 웬만한 일들은 자택에서 처리하고 있으며 집 밖으로 나갈 때가 있으면 꼭 필요한 것인지를 먼저 살피게 됐다. 혹시라도 가족들과 함께 외출을 하는 것 역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타 주를 갔다 오거나 밀접접촉자로 분류되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열이 난다거나 구토를 하는 증상이 있으면 감염이 아니라는 사실이 확실해질 때까지 등교를 할 수 없다.   그 와중에 시카고의 총격 사건은 크게 늘어난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최신 자료에 따르면 올해만 적어도 800명 이상의 주민들이 총격에 목숨을 잃었다. 하루 2명 이상의 주민들이 거리에서 총에 맞아 삶을 마감했다는 뜻이다. 차량 탈취 사건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있다. 기존까지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지역에서도 심심찮게 무장 차량 탈취 사건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한인도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물가도 크게 올랐다. 식품점에서 몇가지만 장바구니에 담아도 100달러, 200달러를 훌쩍 넘는 경우가 흔하다. 자영업자들은 불투명한 경기로 인해 불안하기만 하다. 일할 사람 구하기가 힘들고 인건비도 들썩인다. 사람들 두고 일하기가 쉽지 않다. 요식업의 경우 백신 접종이 끝난 손님들이 몰리기도 하지만 향후 어떤 상황이 될 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인단체들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활동이 전무하거나 차기 회장단을 뽑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대면 행사가 조심스럽게 열리고는 있지만 줌 미팅이 일상화되면서 얼굴을 맞대고 진행하는 행사는 아직 손에 꼽을 정도다. 그나마 한인회의 경우 늦게나마 회장을 선출할 수 있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자료가 쌓이면서 조심스럽게 긍정적인 미래를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즉 전염력은 강해도 치사율을 떨어진다면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크게 위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견해다. 물론 백신 보호력이 떨어지고 치사율이 낮더라고 취약계층에게 전염될 경우 여전히 위협적일 수도 있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경구용 치료제가 보급되고 부스터샷 접종률이 올라가면 감기나 독감과 같이 코로나19 역시 인류와 당분간 함께 살아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기적으로 백신을 맞는 것이 일상화 될 수도 있겠다.     내년을 예상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바를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하이브리드 워크가 일상화되면서 출근할 수도, 재택 근무를 할 수도 있다. 더 이상 직장의 울타리가 중요치 않게 된 것이다. 또 사람들이 하는 일은 더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필요한 일에 집중될 수 있다. 자동화시대가 빨라지고 더 많은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다는 예상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세상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었던 방향으로 바뀐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세상에 또 적응하며 1년을 보낼 것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일상화로 대면 부스터샷 접종률 백신 보호력

2021-12-29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시카고의 연말

우리는 이들을 취약계층이라고 부른다. 코로나19에 가장 쉽게 노출되고 치명률도 높은 부류를 이렇게 부르고 꽤 익숙해졌다. 팬데믹 초기에는 요양시설에 장기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에 속했다. 이들은 공통점이 있었다. 보통 나이가 많았고 대부분의 경우 기저질환이 있었다. 그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라 감염의 위험에 빠지기 쉽고 한번 감염되면 제대로 손 한번 써보지도 못하고 생명을 잃고 말았다. 백신도 보급되지 않았고 날마다 사망자가 속출하던 당시 취약계층은 속절없이 팬데믹의 가장 약한 고리가 됐다. 지금까지의 통계를 봐도 팬데믹 희생자들은 대부분 고령층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한인 요양시설에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조심하고 방역수칙을 지킨다 하더라도 팬데믹은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를 집요하게 파고 들 것이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터다. 취약계층과 상당 부분 겹치지만 연말이면 보살핌의 손길이 더욱 절실한 분들이 있다. 아무래도 혼자 사는 독거노인이나 결손가정, 저소득층 주민들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크리스마스, 연말연시가 되면 이들이 떠오른다. 묵은 해가 지나가고 새로운 해를 기다리면서 평소에 하지 못했던 부채의식이 발동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가만히 기억을 되살려 보면 시카고 한인사회에는 참 인정이 많았다. 연말연시 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인정 많은 한인사회는 참 정겹다. 굳이 인구 유입이 많은 다른 도시와 비교하지 않아도 시카고 한인사회는 오랫동안 그래왔다. 한인단체를 중심으로 해서 연말이면 노인아파트나 요양원을 찾아 어르신들을 살피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한인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노인 아파트를 찾아갔고 한인 복지 단체에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생활에 꼭 필요한 쌀을 들고 가기도 했고 위로 공연을 하기도 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가지고 가면 그럴 듯한 행사가 됐다. 비록 짧은 시간 동안이었고 그들의 삶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는 없는 것이었지만 피로회복제와 같은 역할을 했다.     푸드바스켓이라는 행사도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 주로 남부에서 자영업을 하는 한인들이 주축이 되어서 지역사회에 음식을 기부하곤 했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을 나누고 행사장에는 지역 경찰과 정치인들도 동참해 한인들의 온정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흑인사회와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는데 큰 기여를 했다. 노숙자들을 위한 겨울용 방한의류를 나눠주는 행사도 한인들의 참여가 활발했다. 이 행사는 시카고에 그치지 않고 한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서부와 기타 지역에까지 퍼져 한미우호 증진이라는 대의에도 도움이 됐다.    아마 지금도 주위 이웃을 챙기는 한인들의 손길은 멈추지 않았을 것이다. 알려지지 않으면서도 조용히 온정을 나누는 한인들은 분명히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카고의 겨울이 예년과 같지 않다. 추수감사절이 지나고 크리스마스가 성큼 다가왔는데 첫 눈이라고 부를 정도의 적설량이 보이지 않고 있다. 칼바람과 함께 오는 혹한도 아직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올해 겨울은 이렇게 보내는 건 아닌가 싶다.   팬데믹으로 지쳐서였을까?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위축감이 이유가 될 수도 있겠지만 주위를 한번 둘러보는 연말이 되기를 기대한다. 크리스마스 장식과 트리 점등식, 다운타운에서 벌어지는 관련 행사는 작년에 모두 취소됐다가 올해 다시 시작됐다. 밀레니엄파크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그렇고 매그니피션트 마일의 화려한 전구가 그러하다. 리차드 데일리 센터 앞 광장에 마련된 크리스마스 마켓에는 사람들이 몰린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시카고 연말 시카고 한인사회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크리스마스 트리

2021-12-08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시카고 시의원 지역구 재획정

최근 일리노이 주의회가 내년 선거부터 사용할 연방 하원 의석 지역구 재획정안을 통과시켰다. JB 프리츠커 주지사의 서명까지 이어져 새로운 선거 지역구가 나오게 됐다. 선거구는 정치인들에게는 생명줄과 같고 유권자들에게는 삶의 터전을 대표하는 선출직을 뽑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구 조정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번 일리노이 연방 하원 지역구 재획정은 기존 18석에서 17석으로 한 석이 줄어들면서 현역 의원간 지역구 겹침 현상을 피할 수가 없었다. 또 주의회 상하원과 주지사직을 독점하고 있는 민주당이 이러한 과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어느 지역구를 더 유리하게, 다른 지역구는 더 불리하게 할 수 있는 권한을 누렸다. 2020년 대통령 선거 결과를 적용하면 다음 선거에서 민주당은 14석, 공화당은 3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다음은 시카고 시의원 지역구다. 이 역시 최근 10년 간의 인구 증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시 한번 인구 센서스 결과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즉 백인이 가장 많은 인구 비율을 유지한 채 두 번째 많은 비율이 흑인에서 라티노로 넘어갔다는 것이 핵심이다. 아시안 인구 증가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아시안 지역구가 새로 만들어지느냐 여부다. 지금까지 시카고에서 아시안 지역구는 없었다. 시카고 시의회 역사에서 아시안 시의원도 단 한 명에 그쳤다. 그나마 지금은 없다. 지난 10년간 시카고에서의 아시안 인구 증가가 어느 인종보다 높았기에 이제 아시안 시의원 배출을 위한 지역구 만들기 논의가 가능해졌고 가능성도 높아졌다. 그리고 가장 유력한 지역은 어쩔 수 없이 차이나타운이다. 시카고에서 가장 많은 아시안 인구가 몰려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흑인 시의원과 라티노 시의원들이 세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아시안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인종 구성에 맞는, 보다 공평한 지역구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듣기 위해서는 아시안 시의원 배출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상황이 대두됐다. 쉽게 말해 자신들이 원하는 지역구 재획정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흑인과 라티노 시의원들이 아시안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시카고 시의회는 지금까지 지역구 재획정을 두고 논의를 계속해왔다. 하지만 각자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려 있어 합의에 쉽게 도달하지 못했다. 시의회에서 절대 과반수의 찬성으로 지역구 재획정이 통과되지 못하면 결국 주민투표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흑인 지역구는 줄게 되고 라티노 지역구는 늘어나야 하는 상황, 거기에 아시안 지역구도 새로 만들어야 하는 이 상황이 어떻게 마무리 될지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어떤 과정과 협의, 타협을 통해 결과가 도출될지는 지켜볼 수 있다. 그 과정이 썩 유쾌하거나 매끄럽지 못하고 비효율적이라고 할지라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서민들의 삶과 가장 밀접한 영향력을 끼치는 시의원을 뽑는 경계를 조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인들이 시카고를 대거 빠져 나와 서버브에 거주하는 현실을 감안한다 하더라고 미국 3대 대도시를 기반으로 자영업을 하는 한인들의 숫자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라고 봐야 할 것이다. 시의원 한 명, 한 명이 주민과 사업체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은 막대하다. 하물며 집 앞 도로에 쌓인 채 오랫동안 치워지지 않는 눈 때문에 제설작업을 요청하려 할 때 전화를 걸어야 하는 시의원 사무실 전화번호가 바뀔 수 있는 문제다. 로컬 정치는 이렇게 우리의 삶에 살며시 들어오곤 한다. 그리고 더 가깝게 체감할 수 있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시카고 시의원 지역구 재획정 아시안 지역구 시카고 시의원

2021-12-01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마이클 매디간의 그림자

일리노이 주 정치에서, 적어도 최근 이삼십년 간은 마이클 매디간 전 하원의장을 빼놓고서는 설명할 수가 없다. 오랫동안 주의회를 장악하면서 권력의 최정점에 있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권력자의 자리에서 내려왔다. 작년 추수감사절 전후로 매디간은 하원 의장 재출마를 고려하면서 지지 의원이 얼마나 될 지를 카운트 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그는 하원 의장도, 하원 의원도, 일리노이 민주당 의장 자리에서도 다 내려온 상태다. 물론 타의에 의해서다. 아울러 그와 연루된 각종 의혹과 관련된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아직까지 그가 직접적으로 불법 사실에 개입된 것이 법정에서 밝혀진 것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그것이 경험칙으로 절대 권력을 오랫동안 누렸던 자들이 가는 길이었음을 알고 있다.   사실 매디간 뉴스를 접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어떻게 이 아이리쉬 사람들이 정치 권력을 오래 잡고 있고 유지했는지였다. 일리노이 정치는 머신 정치라고 불리는 양상이 오랫동안 나타나 왔다. 지금은 구태라고 평가 받지만 예전에는 이런 방식의 정치가 흔했다. 특히 아이리쉬 사람들이 머신 정치와 가까웠다. 아버지 리차드 J 데일리 시장이 그랬고 아들인 데일리 시장이 그랬다. 지금도 경찰서, 소방서에 아이리쉬계 주민들이 많은 것도 이런 선상에서 이해를 해야 한다고 한다.     이에 대한 분석은 여러 가지가 가능했지만 아이리쉬 이민자들이 영어가 모국어였다는 점이 설득력이 있다. 이들이 시카고 정치에서 두각을 나타낸 결정적인 차이라는 것이다. 다른 독일계, 동유럽계 이민자들과는 달리 아이리쉬들은 영어가 편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아이리쉬 이민자들이 권력을 잡고 주요 관직을 나눠서 가졌다는 점도 오랫동안 일리노이 정치를 좌지우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디간이 사라진 일리노이 정치에 다시 이런 구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일리노이의 인구 구성에 변화가 생기면서 정치도 바뀌지 않겠는가라고 긍정적인 기대를 해본다. 즉 지난 10년간 아시안의 비율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흑인이 하원 의장에 처음으로 올랐고 라티노들이 시카고 시의회에서도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이전과 같은 매디간 스타일의 정치가 더 이상은 유효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번 일리노이 의회에서는 지역구 획정과 그린에너지법 통과 등 주요 현안들이 처리됐다. 만약 매디간이 아직도 하원 의장이었다면 어땠을까라고 현직 의원들에게 물어봤더니 올해와 같은 매끄럽지 못한 의회 내 과정은 없었을 것이라는 대답이 많았다. 즉 매디간 의중대로 모든 것이 흘러갔을 것이고 올해와 같은 이전투구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렇기에 일리노이 의회의 포스트 매디간 시절은 다소 비효율적인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새로운 리더십이 정착하고 구태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매디간의 불법 사실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있어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 역시 무조건 한 정당에만 올인 하는 양태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권력은 고이면 썩기 마련이다. 지금 일리노이 정치에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지지가 아니다. 그러기엔 링컨의 나라라고 불리는 일리노이 상황이 녹록치 않다. 적어도 왜 시카고 판매세가 전국 최고 수준이고 재산세 부담은 매년 늘어나야만 하는지 책임지고 설명하며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정치인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마이클 그림자 일리노이 정치 정치 권력 일리노이 민주당

2021-11-24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카일 리튼하우스의 소총

2020년 8월 25일 저녁 위스콘신 주 케노샤 다운타운. 전날에 이어 이날도 수백명의 시위대가 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자정에 가까워질 무렵 시위대는 자리를 옮겨 쉐리단길로 모였다. 이틀 전인 23일 흑인 제이콥 블레이크가 가정 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백인 경찰로부터 총격을 받아 중상을 입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에 시위대가 일리노이와 위스콘신 주 경계에 위치한 케노샤로 몰렸고 평화롭게 진행되던 시위는 24일 폭력적으로 변질됐다. 케노샤 다운타운에 위치했던 건물과 차량이 피해를 입었다. 시위가 폭력적으로 번지자 무기를 소지한 시민들도 보였다. 위스콘신 주는 주방위군을 투입하고 통행금지 명령을 내렸지만 한번 과격해진 시위는 쉽게 가라 않질 않았다. 경찰의 강경진압을 비난하는 시위대가 있는 반면, 경찰의 정당한 공권력 집행에 찬성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이 중 한 명이 당시 17세였던 카일 리튼하우스. 리튼하우스는 케노샤 인근 일리노이주 안디옥에 살고 있었고 경찰이 되고 싶었던 청소년이었다. 케노샤에 폭력 시위가 벌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의무요원으로 활약하기 위한 생각으로 현장에 갔다. 그가 소지한 총은 AR-15 계열의 반자동 소총이었다. 시위 현장에는 무장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리튼하우스만 그날 저녁 총격을 가했다. 결국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현재 그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배심원 평결 절차에 돌입했는데 12명의 배심원들은 그에게 적용된 5개의 중범에 대해서 유죄냐 무죄냐를 결정하게 된다. 5개의 혐의는 고의적 살인, 살인 시도 등이다. 리튼하우스는 직접 참여한 심문 과정을 통해 자신은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현장에 갔으며 발포는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정당방위라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리튼하우스가 무모하게 총격을 가해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은 공격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배심원들은 리튼하우스가 의도적으로, 타인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지 알았으면서도 총격을 가했다는 증거와 정황을 살필 것이다. 물론 재판정에 제출된 증거와 증인들의 증언, 동영상 자료를 통해서다.   지난해 여름 미네소타주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살인 사건은 결국 경찰의 살인으로 유죄가 결정났다. 플로이드 사건과 함께 리튼하우스 재판은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총기 소지의 자유와 관련 규제에 대해 끊일 수 없는 고민과 번뇌를 가져다 준다. 왜 17세 청소년은 총기를 들고 폭력 시위장을 찾아야 했을까? 미성년자가 공격용 반자동 소총을 지닌 채 폭력 행위가 난무하는 시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무기를 소지한 다른 시민들은 그렇지 않았지만 왜 리튼히우스만 총격을 가해야 했을까? 행여 리튼하우스를 자극하고 생명을 위협할 만한 행동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2명이 죽은 것은 누구의 책임으로 물어야 할까? 재판 과정에서는 숨진 시위대가 스케이트 보드를 이용해 리튼하우스를 때리고 소지하고 있던 소총을 빼앗으려 하고 있다는 정황이 동영상과 증언으로 확인됐다.     가정 폭력으로 인해 경찰이 출동하고 경찰의 발포로 흉기를 소지하고 있던 주민이 총격을 받아 생명이 위독해지자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폭력으로 번졌고 시위대가 숨진 것이 결국 리튼하우스 재판으로 이어지게 됐다. 경찰의 무릎에 눌려 질식사한 플로이드의 모습이 공개되자 전국적으로 흑인 차별에 대한 항의 시위가 불거졌고 폭력적으로 변질된 시위가 한인 자영업자를 비롯한 무고한 시민들의 재산을 빼앗아 버리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목격했다. 결과적으로 불행한 일이었고 총기 소지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없이는 언젠가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리튼하우스에 대한 고의적 살인 혐의는 증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인다. 정당방위를 주장할 수 있을 만한 상황이 존재했고 검찰이 이를 뒤집을 수 있을 만한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재판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타인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고 그런 상황에 생긴다면 즉각 자리를 피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염려스러울 뿐이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카일 소총 폭력 시위장 총기 소지 폭력 행위

202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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