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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하는 내 사업체 디지털 마케팅 (14)] 맡기지 못하는 오너의 운명

제대로 된 결과 없으면 전문가에 맡겨야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말이 있다. 가깝고 믿을만한 사이라도 방심하지 말고 확인할 부분이 있다고 해석하면 된다. 위험하니까 연장 사용이나 과제의 위임을 하지 말라는 뜻으로 잘못 풀이하면 안 된다. 적절한 도구 사용과 과제 위임은 또한 관리자에게 필수이다.   ▶내가 직접 하는 게 손해?   스몰비즈니스 오너가 많이 하는 큰 실수의 하나가 맡겨야 할 일을 직접 하려는 행위이다. 어느 정도 그 과제를 이해하기 위해서 손대보는 것은 좋지만, 직접 다 하려면 정작 중요한 일을 할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 물론, 스몰비즈니스 내적 자원의 부족과 비용 절약을 원하는 오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위임의 기술과 경험?   비용을 절약해보려는 욕심의 이슈만도 아니다. 맡기는 기술과 경험이 부족해서일 때가 많다. 하지만, 사업의 성패는 과제를 얼마나 잘 위임하고 점검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느냐에도 달려있다. 혼자 할 수 없는 게 사업이고 또 어떤 인력을 얼마큼 잘 사용하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스몰비즈니스의 경우에도 사업 성장은 위임 체계나 관리 능력에 비례한다. 직접 다 하는 건 어차피 불가능하지만, 오너나 내부 일반 직원이 전문 과제를 직접 핸들 할 때의 손실은 생각보다 클 수 있다. 효율성 추락은 물론, 결과의 미미함으로 시간이 갈수록 경쟁력도 약해지기 때문이다.     ▶내부인력 vs. 전문 인력   특히 디지털 마케팅은 내부 인력이나 오너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비용이나 시간의 낭비뿐 아니라 결과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오너와 직원 몇 명이 직접 하는 업체와 맡기는 곳의 세일즈와 경쟁력은 차이가 난다. 단순히 디지털 영역뿐 아니라 대부분의 전문 인력이 요구되는 영역은 다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   디지털 경쟁 시대의 스몰비즈니스 오너는 빨리 위임하거나 맡기는 기술을 습득하지 않으면 점점 뒤처지고 경쟁력을 상실하기 쉽다는 것도 기억하자.   ▶위임할 때 오너의 고민   제대로 업무를 맡기려면, 때론 복잡한 설명도, 중간 확인 절차도 필요하다. 때에 따라 지원도 해야 하므로 드는 시간과 노력, 업무가 복잡하게 꼬이게 될 우려도 크게 보인다. 궁극적으로 신속하게 원하는 모양으로 진행되지 않을 때의 대응과 불편함에 친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디지털 마케팅 맡기는 스텝?   이럴 때는 작은 스텝으로 하나씩 위임하는 연습, 노력이 필요하다. 디지털 마케팅에서는 작은 부분에서 전문가나 에이전시에 하나둘 맡겨보고 그걸 통해 전체적인 그림을 쉽게 이해하면 일거양득이다. 전문업체에 따라 가격 차이는 나지만, 합리적인 비용으로 적절한 전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시간과 비용 절약은 물론 마켓 타이밍도 놓치지 않는다.     ▶효율과 성장을 위한 균형은?   비용과 아웃풋, 그리고 오너의 시간 절약으로 결정하면 된다. 배워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스스로 처리할 수 있지만, 그 시간이 점점 쌓이거나 경쟁력과 전문 기술이 필요한 프로젝트나 과제인 경우에는 그 이상의 알파를 고려해야 한다. 많은 경우 오너나 비전문 직원이 손을 댔을 때 제대로 결과가 나지 않으면, 신속하게 바꾸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음 시간에는 디지털 마케팅에서 맡길 수 있는 부분, 맡겨야 하는 부분, 그리고 직접 해야 하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다루겠다.   ▶문의: (703)337-0123   윤필홍 / InteliSystems 대표쉽게 하는 내 사업체 디지털 마케팅 (14) 오너 운명 스몰비즈니스 오너 디지털 마케팅 시간 절약

2022-04-20

검사장 선거 각축 예상…각급 로컬 선거 후보 현황

2018년 예비선거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이번 예비선거에는 연방 주 카운티 및 각 시의 선출직 공무원들을 뽑는 다양한 로컬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주목 받고 있는 로컬 선거와 후보에 대해 알아본다. ▶ 디스트릭트 검사장 현 섬머 스테판 검사장과 국선변호사인 제네비에브 존스-라이트 사이의 한치 양보 없는 열띤 공방이 예상된다. 임기를 1년 이상 남겨놓고 지난해 은퇴한 보니 듀마니스 전 검사장 후임으로 임명된 스테판 검사장은 성범죄 인신매매 등 주로 강력사건을 전담해 온 검사출신으로 2012년부터 디스트릭트 검찰청에서 부검사장으로 근무해 왔다. 반면 2006년부터 국선변호사로 활동해온 존스-라이트 후보는 '사법제도의 점진적 개혁'을 모토로 삼아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 샌디에이고 시의회 이번 선거에는 2468 등 4개의 짝수 선거구에서 선거가 실시된다. 제2 선거구의 경우 현직인 로리 재프 시의원(공화당)이 환경 변호사인 브라이언 피스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으며 과거 각종 선거에 입후보했던 대니 스미에초우스키 후보도 활발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현직 시의원이 임기제한에 걸린 제8선거구는 무주공산으로 3명 이상의 신인 정치인들이 출사표를 던져 그 어느 선거보다도 뜨거운 각축이 예상된다. 로컬 정가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후보로는 샌이시드로 교육위원인 안토니오 마르티네스 현 데이비드 알바레즈 시의원의 보좌관인 비비안 모레노 커뮤니티 활동가인 크리스천 라미레즈 등이 있다. 제4선거구와 제6선거구는 도전자가 나서질 않아 현직 시의원인 머틀 콜과 크리스 케이트의 무난한 당선이 확실시 된다. ▶ 카운티 수퍼바이저 다섯 개 선거구 중 임기제한으로 현직 수퍼바이저가 출마하지 않는 제4선거구와 제5선거구에서 선거가 치러진다. 로컬 언론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제4선거구에서는 주하원의원 출신의 네이선 플렛처와 지난해 디스트릭트 검사장을 퇴직한 보니 듀마니스 후보가 맞붙는다. 변호사인 오마르 패손스도 후보로 이름을 올렸지만 플렛처나 듀마니스에 비해서는 중량감이 한참 못 미친다는 평가다. 플렛처는 민주당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반면 듀마니스는 공화당이 지지하고 있어 정치성향도 서로 정반대인 셈이다. 제5선거구는 샌마르코스의 현 시장인 짐 데스몬드와 커뮤니티 활동가인 미셀 고메스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는 가운데 오션사이드 현 시의원인 제리 컨과 로컬 기획그룹 멤버인 재클린 아시바우드도 선전하고 있다. ▶ 출라비스타 시장 및 시의원 선거 카운티 제2대도시인 출라비스타시는 현직 메리 카시야스 샐러스 시장이 재선을 노리고 있다. 경쟁자로는 오타이 수도국의 헥토르 라울 래스델룸 위원이 출마한 상태다. 이밖에 이 도시 유권자들은 제2 선거구의 첫 번째 시의원을 선출해야 한다. 전 시의원 출신의 스티브 카스타네다 퇴직 소방관인 스티브 스텐버그 사업가인 질 겔베스 교사인 패트릭 맥파랜드 출라비스타 기획 커미셔너인 맥스 잭커 등이 출마했다. 이지혜 기자

2018-06-01

김영철 뉴욕 도착…'세기의 담판'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0일 오후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JFK 공항의 일반승객용 도착 게이트나 VIP 게이트가 아니라 항공기 계류장에서 바로 캐딜락 승용차에 올라타 뉴욕 시내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맨해튼 유엔본부와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사이에 있는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호텔. 경호차량에 둘러싸여 호텔에 도착한 김 부위원장은 최강일 외무성 국장대행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등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김 부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의 만찬을 위해 맨해튼 38가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 관저로 향했다. 이미 두 사람은 평양에서 두 차례의 만남을 가졌고 이번이 세 번째인 만큼 만찬장 분위기는 비교적 화기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기의 담판'을 앞두고 탐색전이 시작된 것이다. 뉴욕 담판은 31일 오전부터 진행된다. 회담장은 만찬장과 같은 장소로 알려져 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6월 12일 회담 개최를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며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 개최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그러면서 그는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회담은 31일 하루 종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미국 측의 체제안전 보장 등을 놓고 좀더 구체적인 일정과 방식을 놓고 최종 담판을 벌이게 된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의 '뉴욕 담판'으로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발표로 한때 위기에 빠졌던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뚜렷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국무장관 간에 빅딜이 성사될 경우 김 부위원장이 워싱턴DC로 이동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위원장이 백악관을 방문하면 지난 2000년 조명록 당시 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 이후 18년만이다. 다만 회담이 잘 진행되더라도 31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이 많아 다음날인 6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심재우 뉴욕특파원

2018-05-30

"한국인 놀랄만큼 평온"…미 언론 "전쟁 가능성 낮게 관측"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맞서 북한이 미국령 괌에 탄도미사일 포위사격 가능성을 언급<본지 9일자 A-1면>하는 등 팽팽한 대치 상황에서도 막상 한국인은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미 언론이 조명했다. LA타임스는 9일 '한국민들의 놀랄 정도로 심드렁한 분위기(surprisingly blase)'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를 통해 거리에서 만나본 한국 사람들의 반응은 극히 평온했다고 전했다. LA타임스는 신촌에서 만난 한 대학생이 "내 생애에 실제로 전쟁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대답한 장면을 전했다. 신문은 신촌 대학생을 비롯해 북한 접경에서 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주민들은 굳이 탄도미사일이 아니라도 로켓포의 위협 대상이 될 수 있는데도 이런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또 한 20대 청년은 인터뷰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정부가 국민에게 어떻게, 어디로 가라고 모바일로 지시할 것이고, 우리는 그걸 따르면 안전할 것"이라고 답했다. LA타임스는 서울에 3000곳이 넘는 방공시설이 있고, 국가재난대응 체계로 잘 짜인 모바일 통신망을 갖춰놓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서울 주민은 전쟁에 사실상 무방비나 다름없다. 형식적인 대피 행동 강령만 있을 뿐"이라는 지적을 전하기도 했다. UPI통신 "대체로 한국인들은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 과거에도 비슷한 양상의 긴장국면이 있었지만,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경험을 잘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 양쪽이 최선은 아니지만 긴장감을 높이려는 방식을 선택할 수는 있다"고 한 시민단체 관계자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이러한 한국인들의 분위기는 한국 증시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는 게 언론들의 시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올해 들어 코스피는 17%가량 급등하면서 전 세계 증시에서 독보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이어간 7월에도 랠리를 지속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 리스크는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매수 기회로 인식된다"면서 "투자자들은 북한의 위협에 흔들리기는커녕 (저가매수로) 큰 수익을 얻겠다는 표정"이라고 덧붙였다.

2017-08-09

[시론] 이제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때

아시아 최빈국이자 후진국 공산 정권의 미치광이 지도자가 미국까지 날아가는 핵탄두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다니 상상조차 못할 일이다. 그러나 중국의 마오쩌둥은 그걸 해냈다. 지금의 미국과 마찬가지로 1964년의 미국은 적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된 사실을 인정하지 못했다. 미국은 당시 중국이 핵무기 시험발사 단계까지 진입한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중국이 일본 등 이웃 나라를 겨냥한 단거리 미사일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는 사실에도 놀랐다. 형편없는 나라로 중국을 여겨온 미국의 시각과 맞지 않는 참혹한 현실이었다. 북한도 중국처럼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능력을 미국과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 특히 2년 전부터는 미사일 시험발사 간격도 짧아졌다. 김정은은 2012년과 2013년 2015년 평양 광장에서 열린 인민군 열병식에서 ICBM을 자랑스레 선보였다. 또 2013년 3월 북한 언론은 미 본토를 겨냥한 핵무기 발사 계획을 승인하는 김정은의 사진을 공개했다. 공격 목표는 태평양 함대가 주둔한 샌디에이고와 수도 워싱턴 등이었다. 4년 뒤인 지금 북한은 더욱 노골적으로 대미 공격 야욕을 드러냈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 준비를 마쳤다"고 선언했다. 4월 김일성 생일 기념식에서는 두 가지 최신 ICBM 미사일 관련 장비를 선보였다. 6월에는 북한 관영 언론들이 "공화국(북한)에서 뉴욕까지 날아갈 수 있는 미사일의 시험발사가 머지않았다"고 선전했다. 이런 경고음들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무엇이었을까? 1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작성한 트위터 마지막 문장으로 집약된다. "그럴 일 없다!"였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일(북한의 ICBM 발사)이 실현됐다. 두 번이나 말이다. 지난달 28일의 시험발사는 북한이 미국을 진짜로 타격할 수 있음을 보여준 도발 예고편일 뿐이다. 지난 수년 동안 미국은 스스로를 안심시키는 거짓말만 되뇌었다. "중국이 해결사로 나설 것" "사이버 공격으로 북한 미사일을 해킹하면 만사 해결"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으로 북한 미사일을 격추할 것" "북한이 공개한 미사일은 가짜이거나 핵탄두를 탑재할 사이즈가 못 된다" 따위다. 몽땅 미국만의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북한의 핵무기가 그들의 미사일에 장착될 가능성은 상상할 수 없는 시나리오가 아니었다. 사실 핵미사일은 최첨단 기술도 아니다. ICBM을 개발한 국가는 소수지만 이는 핵무기 개발에 국운을 걸어야 할 만큼 안보위협을 느끼는 나라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 부문에서 서방에 크게 뒤졌던 소련과 중국은 사활을 걸고 핵개발에 매달린 끝에 정교한 미사일 제조에 성공했다. 북한도 초기엔 미사일 시험발사에 실패를 거듭했다. 하지만 실패했다고 핵무기 개발을 멈춘 나라는 없었다. 그런 마당에 북한만 개발을 중단할 것이라고 믿을 하등의 이유도 없었다. 미국은 왜 북한의 경고를 알아채지 못했을까?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서였다고 본다. 우리는 북한을 전쟁광이요 후진국으로만 바라봤다. 워싱턴 정가와 일부 미국 언론에선 아직도 김정은을 무력으로 축출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김정은은 2003년 무방비 상태에서 미국의 공격을 당한 사담 후세인과 다르다. 김정은의 손엔 핵무기가 들려 있다. 현실은 이렇다.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가능성에 노출됐다. 이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북한의 핵무장을 (군사행동으로) 해제하려는 시도는 미친 짓이다. 이런 현실을 인정하면 마치 온 세상을 잃는 것인 양 구는 정치인들이 워싱턴에 있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북한에 공격당할 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이 미국의 굴욕이란 이유로 현실을 외면하면 안 된다. 반세기 전 중국이 핵실험을 했을 때에도 미국은 현실을 외면하려 하다가 쓴맛을 봤다. 당시 워싱턴 관료들은 중국의 핵무기를 '폭탄(bomb)' 대신 '장치(device)'라고 폄하해 불렀다. 그러면서 "중국은 핵을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능력이 없다"고 우겼다. 그러나 중국은 이런 주장을 비웃듯 1966년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쏘아올렸다. 미사일은 중국 서부 사막의 시험발사 지역에 도달해 10kt 넘는 파괴력을 뽐내며 폭발했다. 그제야 미국은 중국 핵무기 폄하 발언을 중단했다. 요즘 미국 관료들의 북핵에 대한 과소평가도 그때와 다르지 않다. [원문은 중앙일보 전재계약 뉴욕타임스 신디케이트 3일 게재]

2017-08-08

"북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괌 포위사격 검토" 전면전 위협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핵탄두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정보당국이 지난달 결론내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 보도했다. 이 결론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완전한 핵보유국이 되는 길의 중요한 문턱을 넘은 것이라고 WP는 평가했다. WP는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이 지난달 북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기밀평가를 통해 이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며 관련 보고서를 발췌한 것을 공개했다. WP가 단독 입수한 7월 28일자 이 보고서의 요약문은 "정보당국은 북한이 ICBM급 미사일에 의한 발사를 포함해 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정보당국의 평가에 대해 WP는 "정부 관리들은 지난달 북한이 미국의 도시들을 타격할 수 있는 ICBM 개발 노력에 있어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는 것으로 결론 낸 바 있지만 전문가들은 소형 핵탄두 개발에는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봤다"며 "하지만 7월 28일 나온 보고서의 평가는 북한이 이미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했다고 결론내렸다"고 지적했다. 휴가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WP 보도를 접하고 즉각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은 트럼프 정부가 용인할 수 있는 '레드라인'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미국의 예방전쟁에 전면전쟁으로 대응할 것이라면서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국 전략자산의 근거지인 괌에 대한 포위사격작전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위협했다. 북한 전략군은 "앤더슨공군 기지를 포함한 괌도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하여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으로 괌도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했다. 전략군 대변인 성명은 또 "괌도 포위사격 방안은 충분히 검토·작성되어 곧 최고사령부에 보고하게 되며 우리 공화국 핵 무력의 총사령관이신 김정은 동지께서 결단을 내리시면 임의의 시각에 동시다발적으로, 연발적으로 실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7-08-08

트럼프 휴가중 민주의원과 설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일 휴가지에서 한 민주당 의원과 설전을 주고받았다. 휴가 나흘째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 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올린 트윗에서 오래 전부터 앙숙인 민주당의 리처드 블루멘털(코네티컷) 상원의원을 도마 위에 올렸다. 그는 "가짜 베트남 사기꾼인 리처드 블루멘털 상원의원이 러시아 공모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흥미롭다"고 포문을 열었다. 또 "미 역사상 누구도 유권자에게 그만큼 거짓말을 하거나 사기를 친 적은 없었다"며 "그는 자신의 베트남 전투와 승리, 자신이 얼마나 용감했는지 등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거짓말이다. 그는 아기처럼 울었고 어린애처럼 용서를 간청했다. 이제 그가 공모를 판단한다고?"라고 적었다. 블루멘털 의원이 2010년 상원의원 선거 등에서 여러 차례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고 주장했다가 거짓임이 들통났던 사실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대해 블루멘털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반박하는 트윗을 올리면서 "대통령께: 당신의 협박은 과거에도 통하지 않았고 지금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 이 이슈('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는 나에 관한 게 아니다. 그것은 특검의 독립성과 진실성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7-08-07

[서소문 포럼] 트럼프의 결의, 문재인의 결의

6일 새벽(한국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과한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 2371호에 대한 질문은 한 가지다. 피니시 라인(finish line)을 눈앞에 두고 있는 북한의 핵 질주를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이번에도 원유 봉쇄는 빠졌다. 북한이 핵 개발에 필요한 달러를 조달할 수 있는 제재 구멍(loophole)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지금까지의 행태로 미뤄볼 때 북한은 중국.러시아의 비호 속에서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호의를 악용하며 핵미사일 완성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새 제재 결의안 2371호가 종전보다 진일보한 것은 맞다. 북한을 감싸고 돌던 중.러가 이나마라도 움직인 것은 미국의 결의와 무관치 않다. 그 한 장면은 미국 공화당의 거물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뇌종양 투병을 하던 병실에서 걸어 나온 것이다. 왼쪽 눈썹 위에 혈전 제거 수술 자국이 선명한 채로 그는 오바마케어 폐지 논의에 참석했다. 그리고 그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져 대안 없이 오바마케어를 폐지하자는 주장을 당당하게 무산시켰다. 매케인이 이것만 한 것이 아니다. 그는 대북제재의 도깨비 방망이로 불리는 북한.러시아.이란 제재 패키지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북핵을 용납할 수 없다는 매케인의 집념이 더해져 표결은 찬성 98, 반대 2의 압도적 결과로 나타났다. 북핵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의는 대북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을 통해 소개됐다. "북한이 장거리 핵미사일을 개발하도록 내버려 두느니 북한과 전쟁을 하겠다"는 이른바 '전쟁 불사' 발언이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가 "만일 전쟁이 있다면 그건 저쪽에서 있을 것이며 수천 명이 사망한다면 그건 저쪽에서 죽을 것이고 여기에서 죽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그레이엄의 전언에 등장하는 '저쪽'은 한반도이고 '여기'는 미국 본토다. 트럼프가 그레이엄에게 했다는 말은 철통 같은 동맹, 미국의 대통령에게서 나온 발언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섬뜩하다. 아무리 한.미 동맹의 상징이 '함께 갑시다(We go together)'라고 해도 역시 미국 대통령에겐 동맹보다 자기 나라, 자기 국민이 먼저였던 것이다. 그것은 상식이기도 하고 냉엄한 국제정치의 현실이기도 하다. 동시에 한반도의 전쟁을 극단적으로 우려하는 중국을 제대로 자극했을 것이다. 여기에 대한 우리 정부의 반응은 한가하기 그지없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공식 라인을 통해 나온 이야기를 신뢰할 수밖에 없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북한에 대한) 군사옵션도 포함된다"는 발언에 대해선 또 뭐라고 할 것인가. 중국을 제재 쪽으로 돌아서게 만든 또 한 가지는 압박일 것이다. 미국 상.하원이 통과시킨 대북제재법에 따라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금융기관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은 언제든 가능해졌다. 여기에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에 초강력 무역 제재를 가할 수 있는 '통상법 301조' 발동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음을 내비쳤다. 우리는 어떤가. 우리에겐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게 만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의 팔을 비틀게 만들 카드가 있는가. 그러나 역사상의 많은 위기 사례는 현실적 수단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결의임을 말해준다. 병상에서 뛰쳐나와 대북제재에 표를 던진 매케인의 결의, 동맹국 국민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들지언정 북의 핵미사일이 자기 나라 국민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못하게 하겠다는 트럼프의 결의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 중 김정은의 핵 개발을 무산시킬 결의와 전략을 충분히 가다듬었기를 바란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물어보고 따졌기를 바란다. 그레이엄 의원이 전한 당신의 전쟁 불사 발언이 사실이냐고. 그게 당신의 진심이냐고. 한국 국민은 당신의 발언에 놀라움과 실망감을 금하지 못한다고.

2017-08-07

"망해가는 NYT·사기꾼 블루멘털" 트럼프, 휴가지서 트윗 공세

17일간의 긴 여름 휴가를 즐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일 휴가지인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뉴욕타임스(NYT)와 민주당 의원 등에 대한 '트윗 공세'를 펼쳤다. 휴가 나흘째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 계정에 "대선 대승을 (맞추지 못했던 것을) 포함해 나에 관한 모든 잘못된 예측을 했던 망해가는 뉴욕타임스는 완전히 무능하다!"고 비난했다. 또 "트럼프의 기반은 어느 때보다 더욱 크고 강력하다(일부 가짜뉴스의 여론조사에도 불구하고). 펜실베이니아와 아이오와, 오하이오, 웨스트버지니아 등지에서의 집회를 보라"고 지적했다. 이는 미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힘을 얻으면서 벌써 차기 주자들이 대권 행보에 들어갔으며 특히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대체 후보 0순위'로 거론되고 있다는 NYT의 전날 보도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의 '내통' 주장을 펼치고 있는 리처드 블루멘털(커네티컷) 민주당 상원의원을 도마 위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가짜 베트남 사기꾼인 리처드 블루멘털 상원의원이 러시아 공모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흥미롭다"고 비판했다. 또 "미 역사상 누구도 유권자에게 그만큼 거짓말을 하거나 사기를 친 적은 없었다. 그는 자신의 베트남 전투들에 관해 이야기했다. 자신이 얼마나 용감했는지를. 그것은 거짓말이다. 그는 아기처럼 울었고 어린아이처럼 용서를 간청했다. 이제 그가 공모를 판단한다고?"라고 적었다. 블루멘털 의원은 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 베트남전에 참전했음을 암시했지만, 베트남 땅을 밟아본 적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던 인물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이 장기간 계획된 보수를 하는 동안 뉴저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다음 주에는 일부 회동을 위해 뉴욕에 간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7-08-07

운명처럼…노무현의 동지, 노무현 계승자 되다

경희대 재학 때 시위로 제적 노무현과 인권변호사로 인연 "정치는 안 한다" 조건 내걸고 청와대 입성해 민정수석 지내 1년 만에 그만두고 야인 생활 노 대통령 탄핵 소식에 재합류 "남겨진 숙제" 하러 정계 입문 2012 대선 패배 후 재기 성공 문재인이 10년 만에 청와대로 돌아간다. 신분은 바뀌었다. 노무현의 동지, 노무현 정부의 2인자가 아니라 노무현의 계승자이자 문재인 정부의 1인자다. 그는 마지막 도전이라던 2017년 5월 '장미대선'에서 19대 대통령으로 청와대에 입성하게 됐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를 잇는 제3기 민주 정부의 대통령." 문재인이 7일 광주 유세에서 강조한 차기 대통령의 의미다. #학생 문재인 "제 아버지는 공산주의가 싫어서 피란오신 분이다. 영하 27도 흥남 부두에서 출발한 미국 화물선에 부모님과 누님이 타고 있었다."(지난달 24일 방송연설) 문재인은 1953년 1월 경남 거제에서 가난한 피란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함남 흥남에 살던 부모는 어렵게 미군 배에 몸을 싣고 남으로 향했다. 영화 '국제시장'의 배경인 50년 12월 23일 흥남 철수 때였다. 곤궁한 삶과 교육 문제 때문에 문재인의 부모는 부산으로 이사했다. 65년 남항국민학교, 68년 경남중을 졸업한 문재인은 부산 명문 경남고(25회)에 수석 입학했다. 승효상(건축가), 박맹우(국회의원), 박종웅(전 의원) 등이 경남고 동기였다. 고교 시절 초기에는 '문과에 문재인, 이과에 승효상'이라고 불릴 정도로 학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술.담배에 손을 댔고 싸움을 하다 정학도 당했다. 결국 재수 끝에 4년 전액 장학금을 받고 경희대 법대(72학번)에 수석 입학했다. 그는 "원래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싶었다. 그런데 담임 선생님과 부모님이 반대해 할 수 없이 방향을 틀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청년 문재인 "군대도 안 갔다 온 사람들, 특전사 출신 저 문재인 앞에서 안보 이야기 꺼내지도 마라."(5일 부산 연설) 경희대 법대에 입학한 문재인은 운동권 학생이 됐다. 고시 준비 대신 유신 반대 시위를 주도했다. 75년 4월 집회 때 구속되면서 그해 6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대학에서 제적당했다. 석방된 후엔 곧바로 강제 징집됐다. 특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이었다. 군 복무 중 최우수 표창을 받기도 했다. 당시 특전사령관은 79년 12.12 때 신군부 세력에 총격을 받은 정병주 소장, 소속 여단장은 훗날 대통령이 된 전두환 준장이었다. 제대 후 사법시험을 준비했고 79년 1차 시험에 합격했다. 이듬해엔 전두환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 도중 2차 시험을 치렀다. 하지만 시위로 구속되면서 2차 시험 합격증은 청량리경찰서 유치장에서 받았다. #변호사 문재인 "저는 대한민국 1세대 노동변호사 출신입니다. 1982년부터 30년 동안 노동 동지들과 함께해 왔습니다."(1일 한국노총 연설) 문재인은 사법연수원(22기)을 차석 졸업했다. 수료식에서 법무부장관상도 받았다. 박원순(서울시장), 고승덕(전 국회의원), 조영래(변호사) 등이 연수원 동기였다. 하지만 그는 희망했던 판사가 되지 못하고 동기들이 판.검사로 임용되는 걸 지켜봐야만 했다. 시위 경력 때문이었다. '변호사' 문재인은 김앤장 등 대형 로펌의 제의를 받았지만 82년 부산으로 낙향했다. 그곳에서 자신의 운명을 바꾼 사람을 만났다. 변호사 노무현이었다. 노무현과 합동법률사무소를 운영하며 인권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88년에는 김영삼으로부터 노무현.김광일과 함께 국회의원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문재인은 3명 중 유일하게 정치 입문을 거절했다. 노무현이 정계에 입문해 '5공 청문회' 스타가 된 뒤에도 그는 부산변호사협회 인권위원장을 지내면서 인권변호사로 일했다. #청와대 참모 문재인 "저 문재인은 대통령의 눈으로 국정을 경험했습니다. 청와대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 하면서 외교.안보.국방.국가경제.균형발전.사회갈등 모두 다뤄봤습니다."(7일 충주 연설) 문재인은 변호사 활동을 하며 정치권으로부터 꾸준히 러브콜을 받았지만 한사코 거절했다. 하지만 '동지' 노무현이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노무현이 그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시장 출마를 권유했지만 '나는 참모용'이라면서 고사했다. 노무현이 접전 끝에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16대 대통령이 됐다. 문재인은 "사법시험 합격과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이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일"이라고 꼽는다. "민정수석으로 끝낸다" "정치하라고 하지 말라"는 두 가지 조건으로 청와대 입성에 동의했다. 노무현 청와대의 초대 민정수석을 지냈지만 건강 악화와 총선 출마 압박이 겹치자 1년 만에 청와대를 나왔다. #야인 문재인 "운명 같은 것이 나를 지금의 자리로 이끌어온 것 같다. 노무현 변호사를 만나고 지금에 이르게 된 것도 마치 정해진 것처럼 느껴진다."(자서전 '문재인의 운명') 청와대를 떠난 문재인은 경남 양산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이웃 김해의 봉하마을 사저로 내려간 노무현과 자주 교류했다. 그러던 2009년 5월 23일, 새벽에 걸려온 전화벨이 문재인을 깨웠다. 그날 이후 그는 노무현 국장(國葬)의 상주가 됐다. #정치인 문재인 "제 인생의 마지막 도전입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8일 기자회견) 그의 첫 도전은 2011년 시작됐다. 문재인은 18대 대선을 1년 앞둔 2011년 6월 '자의반 타의반'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러곤 2012년 4월 총선에서 부산 사상에 출마해 당선됐다. 6월엔 "보통 사람이 중심이 된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면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민주통합당 후보로 선출된 그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협상 끝에 단일 후보로 나섰다. 하지만 19일 선거에서 1469만 표(48%)를 얻고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패했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 출마한 문재인은 '홀로서기'를 선언한다. 전당대회 연설에서 "제 앞에는 세 번의 죽을 고비가 있다. 당 대표가 안 돼도, 당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도, 총선을 승리로 이끌지 못해도 제 역할은 없다"면서 박지원과의 대결에 나섰다. 그리고 3.5%포인트 차이로 당 대표가 됐다. 하지만 안철수가 탈당해 당이 쪼개졌다. 비주류의 압박이 거세지자 대표직에서 물러난 그는 김종인 전 의원을 영입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겼다. 그리고 국민의당 지지도가 높았던 광주에선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계 은퇴, 대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민주당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원내 1당이 되며 고비를 넘겼다. 지난해 연말부터 최순실 게이트와 촛불집회, 대통령 탄핵 사태로 대선 시계가 급박하게 돌아갔다. 문재인은 빨라진 '장미대선' 무대에서 1위 후보로 부상했다. '든든한 대통령'을 대선 슬로건으로 내세운 그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이렇게 외쳤다. "저 문재인, 대통령 준비 끝냈습니다." 정종훈 기자

2017-05-09

'제왕'아닌 소통하는 대통령 되십시오

겸손 통합 신뢰 정의 남북관계. 문재인 제19대 대통령을 향해 한인들이 강조한 키워드들이다. 9일 이른 아침부터 대선 개표 상황을 지켜보던 한인들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다양한 반응들을 쏟아냈다. 탄핵 정국 이후 이어진 불신과 분열이 한인사회에 여전히 깊게 남아 있었지만 대다수는 "오늘과 다른 내일을 만들어 달라"는 희망 섞인 목소리를 냈다. 플러싱 금강산 식당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던 장태영(48)씨는 "예전의 모든 나쁜 것을 버리고 진취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비리 없는 대통령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을 향해 한인들은 군림하는 대통령이 아닌 겸손한 모습으로 국민들을 잇는 연결고리가 돼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 손호균 뉴저지경제인협회장은 "문 대통령이 스스로를 내세우기보다는 자신 역시 국민의 한 사람이라는 자세로 국정을 운영했으면 한다. 제왕적 지도자가 아닌 소통을 이끄는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국민 통합 및 해외 동포까지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한인상공회의소 김선엽 회장도 "국민을 위해 일하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며 "해외 동포들의 권익신장에도 힘써 달라"고 부탁했다. 통합과 화합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오재창(66)씨는 "나라가 두 갈래로 분열돼 있다. 통합을 해서 한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의 최윤희 공동회장은 "우리 국민들이 그간 많은 상처를 받았다. 이를 치유하고 미래를 향해 나어갈 수 있는 화합의 대통령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과 국민이 서로를 신뢰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종철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 부시장은 "더 이상 편을 가르지 말고 국민이 잘 사는 길을 찾는 게 중요하다. 찬성을 했든 반대를 했든 문재인 후보가 당선이 됐으니 믿어줘야 한다"며 "일각에서는 북한에 퍼준다는 식의 말도 있고 선거 결과가 실망스럽다는 말도 있지만 이제는 모두가 승복하고 새 리더를 믿어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경만(58)씨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달라며 "서민들을 위하는 자기 주머니만 챙기지 않는 진짜 대통령이 돼 달라"고 주문했다. 경직된 남북관계를 슬기롭게 풀어 달라는 바램도 컸다. 양유환 필그림교회 장로는 "남북간 경직된 관계를 풀고 한반도가 화합으로 나아가길 동포의 한 사람으로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선거 결과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한인들도 적지 않았다. 플러싱에서 만난 한 한인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매우 실망스럽다. 문 대통령이 자기 고집대로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문 대통령이 직면한 최대 과제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분열과 갈등 치유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최수진·서한서 기자 choi.soojin1@koreadaily.com

2017-05-09

문재인 "통합 대통령 되겠다"

홍준표 24%, 안철수 21.4% 홍 "자유한국당 복원 만족" 안 "국민 선택 겸허히 수용" 문재인(64)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문 대통령은 선거 다음 날인 10일 낮(이하 한국시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5년 임기를 곧바로 시작했다. <관계기사 A-2·3면, 한국판> 문 대통령은 9일 실시된 선거에서 개표 완료 결과 득표율 41.08%(1342만3762표)를 기록, 785만2843표(24.03%)를 얻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큰 차이로 이겼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699만8323표(21.41%),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220만8767표(6.76%),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01만7451표(6.17%)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대구.경북.경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승리했으며 홍 후보는 이들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안 후보는 한 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한 가운데 수도권과 호남, 그리고 대전.세종.제주에서 2위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당선증을 교부받으며 당선인에서 신분이 바뀌었고 서울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후 국회에서 간단한 취임식을 했다. 문 대통령은 당선이 확정된 후 광화문광장 인근 세종로공원에 나와 집결한 시민들에게 승리를 선언한 뒤 "위대한 국민들의 위대한 승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섬기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며 "정의로운 나라, 상식이 바로 서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경쟁 후보들에게도 감사의 위로를 전한다며 "그 분들과도 함께 손잡고 미래를 위해 함께 전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당의 후보들은 모두 선거 결과에 승복하며 패배를 인정했다. 득표율 2위의 홍 후보는 "자유한국당을 복원하는 데 만족하겠다"며 "이번 선거 결과를 수용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 후보는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변화의 열망에 부응하기에는 많이 부족했다"며 "대한민국이 새로운 대통령과 함께 미래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바른정당 유 후보는 "지지하지 않은 국민들의 목소리도 겸허히 경청하는 대통령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정의당 심 후보는 "이번 선거는 우리 당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당원들을 위로했다. 신동찬 기자 shin.dongchan@koreadaily.com

2017-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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