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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뉴스] “요즘 ‘엄마’란 용어는 올바르지 않아”

‘올바름’의 기준은 무엇인가.   최근 아동 문학의 거장 로알드 달(1916~1990년)의 작품 중 일부 용어가 수정돼 논란이다.   뉴욕포스트는 지난달 28일 “그의 작품이 다시 쓰이게 된 건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때문”이라고 전했다.   정치적 올바름은 말의 표현이나 용어 사용 시 인종, 성별 등의 편견이 포함되지 않도록 하자는 사상이다.   달의 대표작 중 아이들이 많이 읽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이런 이유로 부분적으로 수정됐는데, 일례로 ‘어머니와 아버지(mother and father)’는 ‘부모(parents)’로 바뀌었고 ‘소년과 소녀(boys and girls)’도 ‘어린이(children)’로 수정됐다. 또 소인족을 표현하는 용어도 ‘남성(men)’ 대신 ‘작은 사람(small people)’으로 고쳐졌으며 ‘뚱뚱한(fat)’은 ‘거대한(enormous)’이 됐다.   대표적으로 남자와 여자를 구분하는 용어를 ‘성 중립(gender-neutral)’적 단어로 바꾼 것이다. 성별에 대한 자기 결정권이 주어지는 시대 가운데 전통적인 기준으로 성을 구분하는 것은 정치적 올바름에 맞지 않는다는 의미다.   특정 작품을 제삼자가 수정한다는 것은 본래 작가의 의도를 해친다는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LA타임스는 “달의 작품을 수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출판사는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며 “논란이 커지자 며칠 후 출판사는 달의 오리지널 버전 작품도 그대로 보존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치적 올바름의 추구는 가주 공립학교로도 퍼지고 있다.   가주 상원 조시 뉴먼(29지구) 의원은 지난달 22일 가주내 모든 공립학교(K-12)에 최소한 한 개 이상의 성 중립 화장실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SB76)을 발의했다. 만약 법안이 통과되면 가주는 공립학교에 성 중립 화장실 설치를 의무화하는 최초의 주가 된다.   뉴먼 의원은 “LGBTQ 학생이 차별, 폭행 등 괴롭힘을 당하는 비율이 이성애자 학생들 보다 두 배가량 많다”며 “성 중립 화장실 설치로 LGBTQ 청소년들의 괴롭힘과 정신 건강 문제가 해결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토니 서먼드 가주 교육감도 “우리는 학생들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자원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이 법안은 앞으로 다른 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학부모 최일영(42·풀러턴) 씨는 “성 중립 화장실이 꼭 안전하다고 볼 수 없으며 그것을 반대하면 마치 성 소수자를 차별하는 것처럼 몰아가는 게 싫다”며 “생물학적으로 남녀를 구분하는 것을 차별로 여긴다는 건 그야말로 비약”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올바름의 강조는 ‘캔슬 컬처(cancel culture)’로까지 확산한다. 자기 생각과 다른 사람에 대해 행동, 발언 등을 고발하고 집단적 비판을 가해 해당 인물의 직업 또는 사회적 지위까지 잃게 하는 21세기형 비평 문화다.   일례로 디즈니의 유명 만화 ‘피터팬’에서는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고정관념을 전한다는 비판 때문에 ‘What Made the Red Man Red(붉은 사람을 붉게 만드는 것)’ 노래가 삭제되기도 했다.   워너브라더스사는 유명 만화 캐릭터 스컹크 ‘페페’가 검은 고양이 페넬로페를 스컹크로 착각하고 구애하는 행위가 강간을 방조할 수 있다는 비판 때문에 아예 캐릭터를 없애버렸다.     아이들에게 널리 알려진 그림책 ‘닥터 수스(Dr. Seuss)’도 일부 책은 판매가 영구 중단됐다. 아시안 비하 등 인종차별적 요소가 그림으로 일부 묘사됐다는 비판 때문이었다.   김정윤(37·어바인) 씨는 “닥터 수스의 경우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 인종적으로 불쾌하다거나 문제가 있다고 전혀 느끼지 못했는데 언론 등에서 문제라고 하니까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며 “한편으로는 모든 게 이념적이고 양극화 되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정치적 올바름 논쟁은 사회 정의를 위해 반드시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과 자유로운 생각과 표현 등을 억압하는 행위라는 의견으로 분분하다. 양측이 결론을 내는 건 어렵다. 올바름의 절대 기준은 보기 나름이라 그렇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초콜릿 공장 초콜릿 공장 설치 추진정치적 중립 화장실

2023-03-05

"애난데일 최고의 타운하우스"

         한인타운인 버지니아 애난데일에 분양되는 고급 콘도 '크로싱 타운하우스'를 찾았다.   앨리슨 랜드리 마케팅 매니저는 "25일부터 분양계약을 시작했는데, 찾아오는 손님의 70%가 한인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크로싱 타운하우스 단지는 애난데일 '건강마을' 건물과 '메시아 장로교회' 건너편에 위치해 있다. 재개발 단지에는 총 43채의 타운하우스가 들어서며 각 유닛의 가격은 70만~90만 달러다. 시공사 측은 애난데일이 "페어팩스 카운티의 환경, 워싱턴DC를 비롯해  타이슨스코너, 모자이크 디스트릭 등 쇼핑과 문화 중심지와의 접근성 면에서 충분한 가치를 지닌 요충지"이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개된 타운하우스는 2개의 차고와 4개 층의 구조로 설계됐다. 2,300~2,500스퀘어 피트의 면적에 4개의 방, 3.5개의 화장실은 물론 2층 데크와 4층의 발코니 등이 눈길을 끈다. 키친과 아일랜드, 화장실은 최고수준의 내장재로 마감됐으며, 구입자의 기호에 맞게 갖가지 옵션을 추가할 수도 있다.   건설사인 크리스토퍼 컴퍼니(Christopher Companies) 측은 "입주시기와 겹쳐 인근에 조성되는 페어팩스 카운티 공원을 만끼할 수 있으며, 날이 갈 수록 발전하는 애난데일의 모든 요소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한인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박세용 기자 spark.jdaily@gmail.com타운하우스 구매상담 크로싱 타운하우스 아일랜드 화장실 페어팩스 카운티

2023-03-01

[프라임 캐비넷 & 바닥재] 리모델링 자재 여기 가면 "시간 절약! 돈 절약!"

캐비넷과 마루를 공장 직영으로 미주 지역에 홀세일로 공급해온 '프라임 캐비넷 & 바닥재(이하 프라임)'가 한 달간 창고 정리 세일을 실시한다.     최근 치솟은 자잿값으로 인해 리모델링을 망설이고 있었다면 품질 좋고 시공이 편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프라임 제품들을 파격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세일은 컨트랙터부터 딜러 홈 오너 모두에게 개방된다.   세일 품목은 고급 원목 부엌 및 화장실 캐비넷과 유로피안 캐비넷 방수력을 강화한 친환경 강화 마루 100% 방수가 되는 수려한 외관의 프리미엄 방수 마루 타일 생선이나 청국장 요리를 해도 냄새 걱정 없는 초강력 흡입력의 후드 한국에서 직수입한 고급 부엌 스테인리스 싱크 고급 욕조 팬츄리 등을 총망라한다. 원가 이하로 판매되는 제품들도 많은데 물건이 한정되어 있으니 발길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특히 친환경 프리미엄 방수 마루는 컨테이너 입하 스페셜로 스퀘어피트당 1.59달러부터 대방출한다.   한편 총 8만 스퀘어피트로 한인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프라임은 애너하임과 LA 한인타운 커머스(다우니)에 넓은 쇼룸을 운영하고 있다. 리모델링이 필요한 곳의 사이즈를 알려주면 전문가의 상담과 함께 3D 디자인과 무료견적을 받아볼 수 있다.   영업시간은 월~금요일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30분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다.   ▶문의 : (714)553-3646(한국어 문자),          (213)986-9797(LA),          (714)774-8888(OC),          (323)201-9977(커머스) 프라임 캐비넷 & 바닥재 리모델링 절약 프라임 캐비넷 유로피안 캐비넷 화장실 캐비넷

2023-02-19

[부동산 이야기] 내게 맞는 집

대부분의 셀러는 집을 시장에 내놓기 전에 최선을 다하여 예쁘게 꾸며놓는다. 그뿐인가 전문업체를 고용하여 꽤 큰 비용을 들여 집을 모델 홈처럼 꾸미는 스테이징을 하는 셀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집을 돋보이게 하여야 이른 시간에 좀 더 높은 값을 받고 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바이어는 집을 살 때 어떤 것들을 유의하여야 할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동네이다. 집은 조금 헐었거나 구조가 마음에 안 들어도 고치면 되지만 동네는 바꿀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의 직장에서 가깝고 자녀들이 다닐 학교가 좋은 학군에 속해있는지가 우선이고, 그 밖에 조용하고 아름다운 지역에 공원이나 상가 등이 적당히 가깝다거나 하는 동네마다 느껴지는 분위기나 혹은 개발 가능성이 있는지도 봐야 한다. 그리고 같은 지역에서도 큰길을 사이에 두고 동네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     프리웨이 등 큰 길이나 철도길 등에서 적당히 떨어져 있어야 하고 쿨데삭(Cul-De-Sac)이라고 불리는 막힌 골목 안의 집이 좋고, 간혹 보이는 T 자 길에 있는 집은 차가 드나들 때 위험할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물론 공장이나 고압 전선이 바로 옆에 있어도 피하는 것이 좋다. 같은 골목 안에 너무 보기 싫게 꾸몄거나 지저분한 집이 있어도 불편하다.   그리고 단독주택일 경우, 바로 옆이나 길 건너에 고층 건물이나 아파트 등이 있어도 소음이나 주차에 문제가 될 수도 있고, 하이스쿨이 바로 옆에 있으면 저녁 시간에 운동경기 등 행사가 있을 때 소음 때문에 불편할 수도 있다, 오래된 동네와 새 동네는 각기 장단점이 있으므로 나에게 맞는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다음에 구조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우리가 가장 많이 찾는 중간 가격대의 집들은, 보통 방 3개, 화장실 2개로 되어있는데 가끔 화장실이 1개밖에 없다면 하나 더 넣을 수 있는지 보아야 하고 요즘은 대개 안방에 화장실이 딸려있는데 이런 구조가 편리하다. 이층집인 경우, 아래층에 방 하나와 샤워실이 있는 화장실이 있어야 편리하다. 가끔 넓지 않은 집에 방이 4개 이상이라 방들이 너무 작을 때도 있는 데 차라리 3베드룸이 더 좋을 때가 많다. 요즘은 화장실과 부엌을 리모델하는 경우가 많은 데, 손님을 위한 공간인 리빙룸이 좀 작아도 깨끗한 부엌과 연결된 넓은 패밀리 룸이 있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층집인 경우, 세탁실이 위층에 있는 것이 편리하다.     또한 집은 크기와 상관없이 공간 활용이 좋아야 한다. 가끔 보면 꼭 부엌을 통하여야만 들어갈 수 있는 화장실이 있다든지, 베드룸 뒤에 또 다른 방이 있는 집도 있다. 이렇게 독립된 공간이 통로로 쓰이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구조에 결함이 있는 집들이 있는 데 그것들이 고칠 수 없는 문제들이라면, 싸게 살 수 있어도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렇게 구체적으로 따져 보지 않아도, 들어갔을 때 느낌이 좋은 집들이 있는 데 이런 주택이 구조도 좋고 자신에게 맞는 집이라 사고 나서 오랫동안 만족하며 살 수 있다.     ▶문의: (818) 497-8949 미셸 원 / BEE부동산 부사장부동산 이야기 바이어 주택 동네 분위기 화장실 2개 공간 활용

2023-01-18

폭우속 정전…어르신들 밤새 떨었다

캘리포니아를 강타한 겨울 폭풍으로 남가주 곳곳에서 비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LA한인타운 인근 시니어 아파트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가뜩이나 추운데 한인 시니어들은 암흑 속에서 끼니도 해결하지 못한 채 ‘위험한’ 밤을 지새워야 했다.   한인타운 남쪽 볼드윈 힐스 지역 ‘볼드윈 빌라 플라자’ 시니어 아파트는 지난 4일 오후 8시쯤부터 전기와 가스가 끊겨 이튿날인 5일 오후 6시 현재까지도 정전사태가 이어졌다.   모두 200여 가구 중 약 150가구가 한인 시니어 가정인 이 아파트 거주민들은 온수로 씻는 것은 고사하고 가스도 나오지 않아 온종일 따뜻한 식사를 할 수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뿐 아니라 난방이 되지 않아 추운 날씨 속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고 시니어들은 전했다.     이곳에서 1년 6개월 정도 살았다는 앤디 정씨는 “어제(4일) 집에 들어와 쉬고 있는데 갑자기 전기가 나갔고 아파트 매니저들도 퇴근한 상황이라 노인들만 정신없이 우왕좌왕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정씨는 “가스도, 전기도 모두 끊겨 밥도 못 먹고 굶어야 했고 먹어야 할 약도 못 먹었다”며 “무엇보다 잘 안 보이니까 초를 켜놨는데 혹여나 화재라도 날까 봐 걱정돼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시니어 아파트에 치매 환자가 더러 있어 화재를 가장 염려했다.     다른 한 주민은 “가스가 안 되니까 버너를 사용하는 집들이 있는데 치매 환자들이 혹여나 사용하다 불을 낼까 걱정했다”며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상황에서 불이 난다면 정말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한숨지었다.     5일 오전 아파트는 비가 그치고 드러난 햇빛 덕에 그나마 앞이 보이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빛이 들어오지 않는 아파트 비상탈출구 계단은 암흑 그 자체였다. 비상등과 출구 사인은 배터리 부족으로 꺼져있어 몸이 성치 않은 시니어들의 안전사고 위험이 커 보였다.     또 정전으로 인해 엘리베이터 가동이 중단되면서 5층이나 되는 아파트를 시니어들이 어둠 속 플래시에 의지한 채 계단을 오르내리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자주 연출됐다.   이곳에서 12년 동안 거주했다는 레지나 김씨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계단을 내려가려니 겁난다”며 “(하지만) 밑에 내려가서 매니저도 만나고 충전도 해야 한다”고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LA수도전력국(LADWP)은 폭우로 인해 지하실에 물이 스며들면서 변압기가 터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전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아파트의 마크 부에소 매니저는 “오늘(5일) 오전 2시부터 LADWP 직원들이 도착해 복구 작업 중이다”며 “처음에는 오전 5시쯤 마칠 거라고 얘기했지만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안타깝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주민들에게 간식과 커피, 발전기 등 최선을 다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폭우로 인해 한인타운을 포함한 미드윌셔 지역에도 2500명이 정전 피해를 보았다고 LADWP는 보고했다.  장수아 기자사설 볼드윈힐스 지역 아파트 화장실 시니어 아파트

2023-01-05

스키드로에 자전거 길?…시급한 건 화장실

노숙자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정부는 대응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LA의 스키드로(Skid Row)는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특히 케빈 드레온 LA 시의원 사무실이 지난 22일 사회 기반 시설 개설을 위해 스키드로 인근 지역에 4750만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효용성에 대해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스키드로 지역에서 음식을 나눠주는 재스민 아길레씨는 “관료들이 스키드로의 현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언론은 스키드로가 정책적으로 개선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자전거 도로 같은 걸 신설하기보다 스키드로의 화장실부터 제대로 관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LA시 산하 스트리트LA 부서는 스키드로 내에서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약 30개로 추산하고 있다. LA노숙자서비스국(LAHSA)에 따르면 현재 스키드로의 노숙자는 총 4402명이다. 이 중 2695명(전체 노숙자 중 61%)이 셸터가 아닌 길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다. 화장실 1개를 하루에 약 90명의 노숙자가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5가와 샌피드로스트리트 인근 두 곳에 식수대를 갖춘 화장실이 새롭게 지어지고 있다. 문제는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아직도 철조망이 쳐져 있다는 점이다.   한 자원봉사자는 “듣기로는 수도관 연결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정확히 언제부터 사용이 가능하게 될지는 모르겠다”며 “새로운 화장실을 짓기 전에 기존에 노숙자들이 사용하는 이동식 화장실만이라도 더 늘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 노숙자 화장실 문제는 최근 국제 학술지인 ‘BMC 공중보건(BMC Public Health)’에도 연구 결과가 게재됐었다.   UC버클리 공중보건대학 연구팀(헤더 아마토·더글러스 마틴·크리스토퍼 후버·제이 그래함)이 지난 9월 BMC에 게재한 연구 결과를 보면 1900명의 노숙자를 수용하려면 최소 100개의 화장실이 필요하다. 화장실 1개 당 노숙자 19명인 셈이다. 이러한 비율은 현재 스키드로의 현실과 상당한 괴리가 있다.   UC버클리 연구팀은 보고서를 통해 “LA 스키드로의 경우 1777명이 고작 9개의 화장실을 공유한 적도 있다”며 “게다가 대부분의 화장실에는 배설물이 그대로 묻어있거나 변기 커버, 휴지 등이 부족하고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곳도 많다”고 전했다.   스키드로의 노숙자 대비 화장실 개설 비율은 UN이 정한 난민 캠프 화장실 개설 비율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UN은 난민 캠프의 경우 20명당 최소 1개의 화장실 개설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노숙자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케네스 최 목사는 “이번에 스키드로에 투입되는 주 정부 기금이 온실가스 감소를 목적으로 한 기금이라는데 황당할 뿐”이라며 “자전거 도로나 온실가스 감소가 중요한 게 아니라 스키드로는 생존 그 자체가 절실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종차별 발언으로 사퇴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드레온 시의원은 스키드로 개선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영상을 지난 22일 소셜네트워크에 게재했지만, 각종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온라인 매체 스트리트블로그LA는 22일 “그는 길거리 텐트에 사는 사람들이 아닌, 오직 카메라만 보고 말하는 꼴”이라며 “(인종차별 논란으로 인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시도겠지만 현재 그의 트위터 댓글 기능은 꺼져 있다”고 지적했다. 장열 기자스키드로 화장실 노숙자 화장실 이동식 화장실 화장실 1개

2022-12-23

[부동산 투자] 내게 맞는 집

이자율이 오르니 같은 가격의 집을 사도 매월 내야하는 월 페이먼트가 높아지는 데 가격은 그만큼 떨어지지 않아 주택을 구입하려는 바이어들의 어려움이 크다. 그래도 집을 사야한다면 어떤 사항들을 고려해야 할까 알아 보기로 한다.   대부분의 셀러들은 집을 마켓에 내놓기 전에 최선을 다하여 예쁘게 꾸며놓는다. 정리와 청소는 물론이고 쓰지않는 물건들을 차고로 옮기고 망가진 곳을 모두 수리하며, 앞마당에 꽃을 심어 되도록 집을 돋보이게 한다.그뿐인가 전문업체를 고용하여 꽤 많은 비용을 들여 집을 모델홈처럼 꾸미는 스테이징을 하는 셀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집을 돋보이게 하여야 빠른 시간에 좀 더 높은 값을 받고 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이어의 입장에서는 모델홈처럼 꾸며논 집을 사고나서, 다시 내게 맞게 꾸몄을 때 집의 실내가 어떻게 사용될수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러면 바이어는 집을 살때 어떤 것들을 유의하여야 할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동네이다. 집은 조금 헐었거나 구조가 마음에 안들어도 고치면 되지만 동네는 바꿀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의 직장에서 가깝고 자녀들이 다닐 학교가 좋은 학군에 속해있는 지가 우선이고, 그 밖에  조용하고 아름다운 지역에 공원이나 상가등이 적당히 가깝다거나 하는 동네마다 느껴지는 분위기나 혹은 개발 가능성이 있는지도 봐야한다. 그리고 같은 지역에서도 큰 길을 사이에 두고 동네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   프리웨이 등 큰 길이나 철도길 등에서 적당히 떨어져 있고  Cul-De-Sac이라고 불리는 막힌 골목 안의 집은 좋다. 하지만 간혹 보이는 T자 길에 있는 집은 차가 드나들 때 위험할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물론 공장이나 고압 전선이 바로 옆에 있어도 피하는 것이 좋다. 같은 골목안에 너무 보기싫게 꾸몄거나 지저분한 집이 있어도 불편하다. 그리고 단독주택일 경우, 바로 옆이나 길 건너에 고층 건물이나 아파트 등이 있어도 소음이나 파킹에 문제가 될 수도 있고, 하이스쿨이 바로 옆에 있으면 저녁시간에 운동경기 등 행사가 있을 때 소음 때문에 불편할 수도 있다, 오래된 동네와 새 동네는 각기 장단점이 있으므로 나에게 맞는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에 구조도 꼼꼼이 살펴야한다. 우리가 가장 많이 찾는 중간 가격대의 집들은, 보통 방 3개, 화장실 2개로 되어있는데 가끔 화장실이 1개 밖에 없다면 하나 더 넣을 수 있는 지 보아야 하고, 요즘은 대개 안방에 화장실이 딸려있는 데 이런 구조가 편리하다. 2층 집인 경우, 아래 층에 방하나와 샤워실이 있는 화장실이 있어야 편리하다. 가끔 중간크기의 집에 방이 4개 이상이라 방들이 너무 작을 때도 있는 데 차라리 3베드룸이 더 좋을 때가 많다. 요즘은 화장실과 부엌을 리모델하는 경우가 많은 데, 손님을 위한 공간인 리빙룸이 좀 작아도 깨끗한 부엌과 연결된 넓은 패밀리룸이 있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층 집인 경우, 세탁실이 윗층에 있는 것이 편리하다. 또한 집은 크기와 상관없이 공간 활용이 좋아야 한다. 가끔 보면 꼭 부엌을 통하여야만 들어갈 수 있는 화장실이 있다든지, 베드룸 뒤에 또 다른 방이 있는 집도 있다. 이렇게 독립된 공간이 통로로 쓰이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구조에  결함이 있는 집들이 있는 데 그것들이 고칠 수 없는 문제들이라면, 싸게 살 수 있어도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렇게 구체적으로 따져 보지 않아도, 들어갔을 때 느낌이 좋은 집들이 있는 데 이런 주택이 구조도 좋고 자신에게 맞는 집이라 사고나서 오랫동안 만족하며 살 수 있다.     ▶문의: (818)497-8949  미셸 원 / BEE부동산 부사장부동산 투자 개발가능성 공간활용 동네 분위기 화장실 2개 공간 활용

2022-11-09

[기고] 하늘에 떠다니는 화장실

옛말에 ‘뒷간(화장실)과 처가는 멀리 있어야 좋다’ 는 말이 있다.  ‘뒷간’ 은 뒤쪽에 있는 방이란 뜻이다. 선조들의 집 구조를 보면 화장실은 집의 뒷마당 구석진 곳에 따로 작게 지었다. 냄새나고 더러운 곳이라서 남의 눈에 잘 띄지 않게 지은 구조물이 뒷간이다. ‘뒷간’ 이란 말은 서민들이 주로 사용했고, 상류층은 ‘측간(厠間)’ 이라고 불렀다. 이 밖에 지방에 따라 화장실을 정낭(淨廊), 잿간, 통싯간, 변소, 해우소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변소’는 중국의 ‘편소(便所)’에서  ‘편한 곳’이란 뜻이다.  ‘해우소(解憂所)’는 주로 사찰(절)에서 쓰는 용어로 ‘근심을 해결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여행하거나, 내 집을 떠나 낯선 곳의 공중화장실은 아무래도 편치않고 불안하다. 옛날 기차는 정지해 있을 때는 화장실 사용을 금했다. 열차가 달릴 때만 화장실 사용이 허가되었다. 열차엔 오물 저장 탱크가 없었고, 오물은 달리는 바람결에 선로 변에 큰 흔적없이 뿌려져야 했기 때문이다.       그럼 항공기의 오물 처리도 열차처럼 상공에 뿌려지는 것일까?  미국 상공에 떠다니는 여객기는 하루 평균 약 5100여대나 된다. 이들 비행기당 평균 5개의 화장실이 있다면, 2만5000여개의 화장실이 하늘에 떠다니면서 오물을 뿌린다고 상상해 보면….  정말 끔찍한 일이다.         항공기 초창기 때, 소형 프로펠러기의 조종사들은 급하면 앉은 자세에서 신발에 소변을 받아 적당히 공중에 버리기도 했다고 한다. 여객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사실 항공기 내에는 화장실이 없었다. 기내 뒤쪽에 ‘이동식 변기통’을 여러 개 준비했다가 용변이 급한 승객이 발생하면 승무원이 변기통을 나누어 주었다. 오물이 든 변기통은 뚜껑을 잘 닫아 두었다가 공항에 착륙하면 빈 변기통과 교환해서 다음 비행에 사용하곤 했다.   1958년 무렵부터 제트여객기가 등장하면서 기내화장실은 호텔 수준으로 발전되었다. 여객기가 대형화되면서 승객수에 따라 화장실 숫자도 많아졌고, 이에 따라 사용하는 물의 양도 증가하였다. 탑재된 많은 양의 물은 항공기의 무게에 민감한 부담을 주게 되었다. 이것을 보완한 화장실이 ‘공기 흡입식 화장실’의 등장이다. 최신형 여객기들은 ‘공기 흡입식 화장실’을 갖추고 있다. 공기 흡입식은 항공기 내부와 외부의 기압 차이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1만미터 상공은 지상보다 기압이 낮아서 항공기에 틈이 생기면 순식간에 외부로 빨려 나간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변기의 배설물을 빨아들여 오물 저장탱크로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항공기가 공항에 도착하면 ‘분뇨수거 탱크로리’가  저장된 오물을 수거해 간다.     장거리용 항공기의 화장실 숫자는 대개 일등석은 10인당 1개,  일반석은 35명당 1개를 설치한다. 물론 항공사의 요구에 따라 화장실의 숫자나 크기가 증감되기도 한다.   미국 내 몇몇 항공사는 ‘여성전용 화장실’ 또는 장애인 화장실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화장실은 하루도 빠짐없이 누구나 가는 곳이다. 따라서 화장실은 삶의 현장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현대식 건물엔 침실에도, 거실에도, 아이들 방에도 화장실이 각각 설치되어 있다. 화장실은 심신을 편안하게  해 주는 오롯이 나만의 숨겨진 필수 공간임이 틀림없다.     문화의 발전과 함께 화장실 형태도 변화무쌍하게 발달했다. 비데(Bidet)는 필수고, 변기에 앉으면, 체중, 체온, 혈압까지 모니터링해 주는 의료기구 역할도 한다.   항공기의 화장실도 많은 발전을 거듭해 오고 있다. 미래엔 어떤 화장실로 발전해 갈지가 궁금하다.     ‘레미제라블’을 쓴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는 “인간의 역사는 곧 화장실의 역사” 라고 말했다. 이보영 / 전 한진해운 미주본부장기고 화장실 하늘 화장실 사용 화장실 숫자 여성전용 화장실

2022-10-10

[기고] 하늘에 떠다니는 화장실

옛말에 '뒷간(화장실)과 처가는 멀리 있어야 좋다' 는 말이 있다.  ‘뒷간’ 은 뒤쪽에 있는 방이란 뜻이다. 선조들의 집 구조를 보면 화장실은 집의 뒷마당 구석진 곳에 따로 작게 지었다. 냄새나고 더러운 곳이라서 남의 눈에 잘 띄지 않게 지은 구조물이 뒷간이다. ‘뒷간’ 이란 말은 서민들이 주로 사용했고, 상류층은 ‘측간(厠間)’ 이라고 불렀다. 이 밖에 지방에 따라 화장실을 정낭(淨廊), 잿간, 통싯간, 변소, 해우소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변소’는 중국의 ‘편소(便所)’에서  ‘편한 곳’이란 뜻이다.  ‘해우소(解憂所)’는 주로 사찰(절)에서 쓰는 용어로 ‘근심을 해결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여행하거나, 내 집을 떠나 낯선 곳의 공중화장실은 아무래도 편치않고 불안하다. 옛날 기차는 정지해 있을 때는 화장실 사용을 금했다. 열차가 달릴 때만 화장실 사용이 허가되었다. 열차엔 오물 저장 탱크가 없었고, 오물은 달리는 바람결에 선로 변에 큰 흔적없이 뿌려져야 했기 때문이다.       그럼 항공기의 오물 처리도 열차처럼 상공에 뿌려지는 것일까?  미국 상공에 떠다니는 여객기는 하루 평균 약 5100여대나 된다. 이들 비행기당 평균 5개의 화장실이 있다면, 2만5000여개의 화장실이 하늘에 떠다니면서 오물을 뿌린다고 상상해 보면….  정말 끔찍한 일이다.         항공기 초창기 때, 소형 프로펠러기의 조종사들은 급하면 앉은 자세에서 신발에 소변을 받아 적당히 공중에 버리기도 했다고 한다. 여객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사실 항공기 내에는 화장실이 없었다. 기내 뒤쪽에 ‘이동식 변기통’을 여러 개 준비했다가 용변이 급한 승객이 발생하면 승무원이 변기통을 나누어 주었다. 오물이 든 변기통은 뚜껑을 잘 닫아 두었다가 공항에 착륙하면 빈 변기통과 교환해서 다음 비행에 사용하곤 했다.   1958년 무렵부터 제트여객기가 등장하면서 기내화장실은 호텔 수준으로 발전되었다. 여객기가 대형화되면서 승객수에 따라 화장실 숫자도 많아졌고, 이에 따라 사용하는 물의 양도 증가하였다. 탑재된 많은 양의 물은 항공기의 무게에 민감한 부담을 주게 되었다. 이것을 보완한 화장실이 ‘공기 흡입식 화장실’의 등장이다. 최신형 여객기들은 ‘공기 흡입식 화장실’을 갖추고 있다. 공기 흡입식은 항공기 내부와 외부의 기압 차이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1만미터 상공은 지상보다 기압이 낮아서 항공기에 틈이 생기면 순식간에 외부로 빨려 나간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변기의 배설물을 빨아들여 오물 저장탱크로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항공기가 공항에 도착하면 ‘분뇨수거 탱크로리’가  저장된 오물을 수거해 간다.     장거리용 항공기의 화장실 숫자는 대개 일등석은 10인당 1개,  일반석은 35명당 1개를 설치한다. 물론 항공사의 요구에 따라 화장실의 숫자나 크기가 증감되기도 한다.   미국 내 몇몇 항공사는 ‘여성전용 화장실’ 또는 장애인 화장실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화장실은 하루도 빠짐없이 누구나 가는 곳이다. 따라서 화장실은 삶의 현장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현대식 건물엔 침실에도, 거실에도, 아이들 방에도 화장실이 각각 설치되어 있다. 화장실은 심신을 편안하게  해 주는 오롯이 나만의 숨겨진 필수 공간임이 틀림없다.     문화의 발전과 함께 화장실 형태도 변화무쌍하게 발달했다. 비데(Bidet)는 필수고, 변기에 앉으면, 체중, 체온, 혈압까지 모니터링해 주는 의료기구 역할도 한다.   항공기의 화장실도 많은 발전을 거듭해 오고 있다. 미래엔 어떤 화장실로 발전해 갈지가 궁금하다.     ‘레미제라블’을 쓴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는 “인간의 역사는 곧 화장실의 역사” 라고 말했다.     이보영 / 전 한진해운 미주본부장기고 화장실 하늘 화장실 사용 화장실 숫자 여성전용 화장실

2022-10-03

[이 아침에] ‘오물도시’ 되어 가는 ‘천사의 도시’

벽에는 수준 있는 명화가 걸려있고, 코너에는 싱싱한 화분이 놓여있고, 화장도 고치고 대화도 나눌 수 있는 휴식 공간까지 따로 갖춘, 향기 은은한 화장실에서 우린 ‘너무 좋다’ 깔깔대며 카메라를 눌러댔다. 주재원 가족으로 미국 온 첫해 다섯 가정이 함께 여행을 떠난, 웬만한 숙박업소 로비보다 깔끔했던 호텔 화장실 광경이다. 요즘 이 사진을 볼 때면 누리며 산다는 것의 수준 차이가 느껴져 왠지 좀 불편하다.     이렇게 멋진 화장실까지는 아니더라도, 화장실 인심을 들라면 단연코 미국이라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다. 오래전 그리고 몇 해 전 경험했던 유럽 몇 개국 여행길에서의 화장실 문화는 서글픈 콩트 감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인색했다. 육신을 가진 자의 자연현상도 제때 해결하기 어려운 나라에서 오랜 역사를 가졌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은 얼마나 강한지,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던 적이 있다. 미국은 큰 백화점부터 조그만 동네 가게까지 화장실은 언제나 열려있고 사용은 공짜.   화장실 인심 세계 최고라고 생각했던 미국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세를 떨치는 동안은 화장실을 오픈하지 않는 가게나 레스토랑이 늘어났다. 시골 도시 할 것 없이 그때는 정말 세상이 꽁꽁 얼어붙어 누구도 그것에 대해 가타부타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그런 중에도 여행하다 보면 스타벅스와 맥도날드는 화장실 인심의 보루처럼 개방되어 있었다. 남편 출장길을 따라나섰다가 배탈이 났는데 급해서 아주 진땀을 흘리며 찾아간 곳이 그 두 곳이라 새삼 고마움을 느꼈다.     그런데 요즘 이런 곳도 번호를 눌러야 들어갈 수 있도록 자기 손님에게만 개방하는 곳이 늘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코로나도 끝나가는데 왜 이러지 의아했다. 얼마 전 화장실 밖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사람이 나오지 않아 카운터에 가서 문이 고장 난 것 같다고 하는 중에 안에서 나오는 사람과 맞닥뜨렸다. 홈리스였다. 비슷한 경험을 두어 번 하면서 화장실을 단속하는 가게 주인의 입장을 헤아려 보게 되었다.     그렇다면 홈리스는 어디로 가야 하나. 옆 동네를 드라이브하다가 큰 길가에 예전에는 없던 RV가 최근 부쩍  늘어난 것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도 은퇴하면 RV 하나 사서 미국 일주하자 얼마면 될까 즐겁게 대화를 나누다가 옆에 쌓여있는 쓰레기를 보고 홈리스인 것을 눈치챘다. 아, 차에서 살고 있으면 홈리스가 아닌 게 아닌가. 아무튼 후미진 곳만이 아니다. 바닷가 부촌 트레일을 걷다가도 홈리스의 흔적이 널려있는 것을 보았다.     홈리스 해결의 근본 대책은 선거철 단골 메뉴처럼 귀를 간지럽힌다. 배설할 곳을 찾아 눈치작전을 펴는 그들과의 숨바꼭질이 얼마나 계속될까. 천사의 도시가 오물의 도시가 되기 전에 화장실만이라도 해결할 방안은 없는 걸까. 이달 초 타주에서 온 지인과 한국에서 온 손님을 내 차에 모신 적이 있다. 이분들 눈에도 지저분해진 거리가 눈에 들어온 모양이다. 타주 분은 자신이 사는 주가, 한국분은 한국이 제일 깨끗하고 좋다며 음성을 높인다. LA가 얼마나 넓고 좋은 데가 많은데요? 보신 것은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에요 해명해 보지만, 이대로는 아닌데 싶어 안타깝다. 오연희 / 시인이 아침에 오물도시 천사 화장실 인심 화장실 문화 호텔 화장실

2022-09-29

[잠망경] 이상한 사람들

저스틴은 가끔 병동 화장실에 수건이나 다른 물건을 넣어 변기를 막히게 해서 아래층 모든 병동 화장실의 변기 물 또한 불통하게 만든다. 남이 안 보는 사이에문손잡이를 정성껏 핥기도 하고 다른 이상한 짓도 곧잘 한다.   그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차림새가 깔끔한 40대 백인. 저 자신은 유머 감각이 전혀 없지만 남이 우스갯말을 하면 어설프게 웃는다. 늘 고개를 푹 숙인 자세. 내가 말을 걸면 짤막하게 대답한다.   저스틴은 남들을 상대하기가 불안하고 불편하다. 70대 홀어머니가 병동으로 전화해도 되도록 통화를 피하다가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말 몇 마디 후에 전화를 끊는다.   자폐 스펙트럼 중에서 정도가 심한 영역에 속하지만 얼굴이 영화배우처럼 잘생긴 저스틴과 운 좋게 긴 대화를 나눴다. 병동 변기가 막혀서 사람들이 쩔쩔매면 기분이 좋으냐고 묻자 그렇지 않다고 한다. 왜 그러는 거지? 저도 많이 생각해 봤는데 어쩔 수 없는 힘으로 그런다는 답변. 나는 본능적으로 그가 정직한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2022년 여름,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xtraordinary Lawyer Woo’ 연속극을 본다. 그녀는 IQ 164의 자폐증 장애인. 정상인들이 밥 먹듯이 하는 거짓말을 전혀 할 줄 모르고, 특정 문장을 거듭 되풀이하고, 남의 말을 즉석에서 흉내 내듯 따라 하는 버릇(반향어, 反響語, Echolaria, 메아리증) 같은 증세가 있다.   그녀는 자기 이름 우영우가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처럼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발음이 같다고 즐겁게 소개한다. 영어 번역을 어찌 하나 궁금했는데 직역 대신에 ‘kayak, deed, rotator, noon, racecar’로 옮겨 놓았네. 재미있다.   저스틴도 우영우도 거짓말을 못 한다. 저스틴은 수줍어하고 비밀스럽고 언어적 표현능력이 없지만, 우영우는 거침없이 유창한 언변이 직설적이다. 학창시절 별칭은 ‘우당탕탕우영우’. 고등학교 때 내 별명이 ‘우당퉁탕’. 우연히도 글자 하나 빼놓고 같은 호칭이다. 법정에서 막무가내로 거칠고 사나운 우영우!   키 크고 잘 생긴 같은 회사 총무팀 직원에게 우영우는 말한다. “제가 이준호씨를 한번 만져봐도 되겠습니까?” 자기가 그를 좋아하는지 확인해 보고 싶다는 이유다. 이런 질문도 던진다. “키스할 때 원래 이렇게 이빨이 부딪힙니까?” 남자는 학구적인 설명을 부여한다. 친절하게.   진실을 파헤치는 작업에 몰두한 우당탕탕 이영우는 권모술수라는 별명을 가진 동료와 이런 대화를 나눈다. “진실이 뭔가 확인해야 합니다.” - “아니 그럼, 우영우 변호사는 확인해요. 나는 나대로 할 테니까.” 정상인이 비정상인과의 공감을 거부하는 장면이 서글프다.   ‘spectrum’은 빛띠, 범위, 영역이라는 말. 스펙트럼은 ‘specter(유령)’와 어원이 같다. 이상도 해라. ‘spectacle, 구경거리, 안경’도 뿌리를 같이한다. 전인도 유럽어로 ‘보다, 관찰하다’. 빛도 유령도 다 당신과 내가 안경까지 쓰고 유심히 보고 싶어하는 구경거리다. 무지개를 바라보듯.   우영우는 말한다. “사람들이 나와 너가 이루어진 세계에 살지만, 자폐인은 나로만 이루어진 세계에서 사는데 더 익숙합니다.” 그녀도 저스틴도 거짓되고 부자연스러운 정상인들과 마음껏 어울려 살기가 힘이 들 텐데. 그들이 애써 공감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애절하다. 남들이 보기에 나도 좀 그럴까.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잠망경 병동 변기가 병동 화장실 자폐증 장애인

2022-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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