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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살피고 위험 인물 피하는게 상책"…'묻지마 폭행 피해' 예방법

LA한인타운 내 버스정류장 등 대중교통 시설에서 일명 ‘묻지마 폭행’이 최근 몇 년 사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A경찰국(LAPD) 올림픽 지서 정 김 폭행과 수사관은 “지난 4~5년 동안 캘리포니아 정책의 영향으로 수감돼 있어야 할 수많은 범죄자가 거리 위로 쏟아지면서 대중교통 시설이나 길거리 범죄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약을 하거나 정신분열증이 있는 홈리스들이 전철과 버스 정류장 등에서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은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불안해한다. 주위 사람들을 위험한 인물로 간주해 아무런 이유 없이 공격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 수사관은 예기치 못한 폭행을 예방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주위를 살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한인타운에서 윌셔/버몬트 정류장에서 발생한 묻지마 폭행 사건도 피해자가 사건 당시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어 주위를 살필 수 없었던 것에 대해 김 수사관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 수사관은 “휴대폰같이 한 곳에 집중하게 되면 누군가 다가오는 것도 인지를 못 하고 미리 피할 수가 없다”며 “항상 주위를 살피고 위험한 인물이 다가오는 것 같다고 판단되면 빨리 장소를 옮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LA시 대중교통 시설에서의 폭행 사건은 해마다 늘고 있다.     본지가 LAPD 범죄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21일까지 버스나 지하철, 정류장, 역사 등 ‘대중교통(public transit)’ 관련 장소에서 발생한 폭행(assault) 사건은 496건에 달했다.     이 외 장소별로 봤을 때 길거리(street)가 3479건으로 가장 많았고, 보도(sidewalk·1882건)와 주차장(964건)도 다수를 차지했다.     이는 아동 학대(child abuse)나 동거인(inmate) 혹은 경찰 폭행을 제외한 폭행 사건을 취합한 결과다.     대중교통 시설 폭행의 경우 2020년 같은 기간 413건이었지만 이듬해 2021년 451건, 올해 496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 대중교통 시설에서 ‘낯선 사람(stranger)’에 의해 폭행을 당한 경우 369건. 전체 74%를 차지한다.       대중교통 시설에서 일어나는 폭행 사건 중 대부분이 피해자가 괴한에 의해 폭행을 당하는 경우로 해석된다.     구체적인 장소로 봤을 때 메트로 레드라인에서 올해 100건이 넘는 가장 많은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그 중 LA한인타운 인근인 웨스트레이크/맥아더 파크역(13건)과 윌셔/버몬트역(9건)은 레드라인 중에서도 많은 폭행 사건이 일어난 곳들이었다.     특히 2020년 1월부터 현재까지, 2년 반 정도 기간 발생한 대중교통 시설 폭행 사건은 총 2453건에 이른다.       이 중 올림픽 경찰서 관내에서 160건이 발생해 LAPD 경찰서 21곳 중 4위를 차지했다. LA시에서 대중교통 관련 장소에서 폭행 사건이 자주 일어나는 곳 중 하나로 꼽혔다.     센트럴 경찰서가 783건으로 최다를 기록했고, 이외 램파트 241건, 사우스웨스트 206건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장수아 기자예방법 주위 경찰 폭행 대중교통 시설 폭행 사건

2022-06-22

퇴근길의 한인 BB건 총알 세례

한인이 퇴근길에 지나가는 차량에서 쏜 BB건에 맞았다.   한인 김모씨(22)는 지난 16일 오후 2시 30분쯤 리틀도쿄 지역에서 식당일을 마치고 LA다운타운 쪽으로 스쿠터를 타고 가던 중 LA강 다리 위 1가 선상에서 BB탄을 맞았다. 그는 “갑자기 회색 승용차 한 대가 옆을 지나가면서 창문으로 BB건을 연사했다”며 “다행히 가방을 메고 있어 다치진 않았지만 상체에 몇 발을 맞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총이었으면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말했다.     김씨의 어머니 최모씨는 “원래 직접 아들을 픽업, 드롭하는데 그날만 일이 있어 못했더니 이런 일이 생겼다”며 “주변에 갱단이 많아 주위 한인들에게도 여러 가지 범죄 피해에 대해 종종 들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LA경찰국(LAPD) 범죄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21일까지 BB건, 공기소총(air pistol) 등 관련 무기에 대한 피해 건수는 202건. 한 달에 30여건씩 발생한 셈이다.     대부분 길거리(80건)나 보도(42건)에서 발생했으며, LA한인타운을 관할하는 올림픽 지서에서는 13건이 접수됐다.     주로 장난으로 이뤄지는 BB건 총격이지만 자칫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지거나 큰 경제적 손실을 초래해 우려를 낳고 있다.     경찰은 BB건이나 공기총, 페인트볼건의 경우 실제총과 구분이 쉽지 않아 대응하는 데도 위험할 수 있다고 전했다.     LAPD 스캇 윌리엄스 캡틴은 “특히 경관은 상황 속 순간적으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신고를 받고 대응하지만, 실제총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없을 경우 위험한 상황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에서 흔히 사용되는 BB건은볼베이링(쇠구슬)을 쏘는 총으로, CO2 압축 실린더를 사용하는 공기총이기 때문에 위력이 상당하다. 얼굴이나 급소에 맞는 경우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하지만 특히 캘리포니아주에선 18세 이상이 BB건을 구매하는 것은 합법이기 때문에 온라인 사이트에서 규제 없이 저렴한 가격으로 얼마든지 쉽게 BB건을 살 수 있다.   이 때문에 무고한 시민들에게 총을 발사하거나 업소 통유리창 깨는 등 한인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종종 생겨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LA다운타운 자바시장에는 10곳 이상의 한인 업소들이 BB건에 의해 유리창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또 LA한인타운에서도 한인 인쇄업소가 지나가는 차량이 쏜 BB건 총격에 입구 유리창 전체에 금이 가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장수아 기자퇴근길 한인 한인 인쇄업소 한인 업소들 주위 한인들

2022-06-21

“하이킹 때 방울뱀 조심하세요!”

 하이킹을 즐기는 계절이 다가오면서 콜로라도 주민들의 나들이가 점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콜로라도 주 야생동물·공원국(Colorado Parks & Wildlife/CPW)이 방울뱀(rattlesnakes) 주의보를 내리고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웠다. CPW의 공보관인 제이슨 클레이는 “방울뱀은 냉혈동물로 겨울에는 땅밑에서 겨울잠을 자지만 봄, 여름, 가을철에는 겨울잠에서 깨어나 오솔길(trails), 도로, 그리고 바위 위에서 일광욕을 즐긴다. 봄철에는 주로 아침에, 여름철에는 주로 저녁무렵에 일광욕을 하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클레이는 “방울뱀은 황소뱀(bull snakes)과 닮아 식별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이 두 뱀은 비슷한 무늬를 가지고 있으며 황소 뱀은 포식자들을 겁주어 쫓아버리기 위해 방울뱀의 소리를 흉내 낼 수도 있다. 이 두 뱀의 가장 큰 차이점은 꼬리와 머리로 특히 방울뱀의 꼬리는 뾰족하지 않고 보통 크기가 황소 뱀 보다 약간 더 크다”고 부연했다.콜로라도에는 총 30여종의 뱀이 있는데 그 중 3종류가 방울뱀이다. 콜로라도에서 가장 흔한 종인 프레리(prairie) 방울뱀은 해발 9,000피트 이하의 오솔길에서 주로 산다. 방울뱀 출몰 성수기지만 간단한 예방책만 알고 있으면 물리는 것을 쉽게 피할 수 있다. 클레이 공보관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하이킹할 때 반려동물에게 반드시 목줄을 채우고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들을 수 있도록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끼고 하이킹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PW의 야생동물 보호 코디네이터인 티나 잭슨은 “만약 뱀에게 물렸을 경우에는 즉시 의료 전문가에게 전화를 걸어 알리고 당황하지 말고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 통상 방울뱀 주위를 돌아다니거나 가까이 접근하거나 나뭇가지 같은 것으로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물리는 일은 쉽게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클레이와 잭슨은 “만약 방울뱀을 본다면 절대로 그 방울뱀을 오솔길에서 떼어내려고 해서는 안된다. 조심스럽게 그냥 피해서 앞으로 가면 된다. 물리는 사람들은 방울뱀을 옮기려고 하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너무 가까이 다가갔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은혜 기자방울뱀 하이킹 방울뱀 출몰 방울뱀 주위 콜로라도 주민들

2022-06-06

한국전 참전 선친 기리려 기념비에 벤치

한국전 참전 미군 용사의 유족이 5000달러를 기부, 풀러턴 힐크레스트 공원의 한국전 참전 미군 용사 기념비(이하 기념비) 주위에 벤치 3개를 마련했다.   기부를 주도한 이는 토니 아눈시아토(풀러턴)다. 토니의 선친 프랭크 아눈시아토(1929. 6. 27~2015. 1. 19)는 6·25 당시 미 육군 소속으로 한국을 위해 싸웠다. 그는 귀국 후 아내 길다와 뉴욕에서 지내다 1998년 여섯 자녀가 사는 랜초쿠카몽가로 이사를 왔고 2015년 세상을 떠났다.   한인들은 그를 잊지 않았다. LA총영사관은 지난 2020년 해병대전우회 미 서부연합회 주관으로 부에나파크의 더 소스 몰에서 열린 9·28 서울 수복 70주년 기념 행사에서 프랭크를 위한 평화의 사도 메달을 길다에게 수여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토니는 기념비 건립위원회(이하 건립위, 회장 노명수)에 가족이 모은 5000달러를 기부하며 특별한 부탁을 했다. 기념비 주위에 벤치를 만들고 그 벤치에 아버지의 이름을 넣어 달라는 것이었다.   건립위 측은 지난해 11월 11일 프랭크를 포함, 6·25 전쟁에서 희생한 미군 전사자 3만6591명 전원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비 제막식을 개최했다. 이후 토니가 부탁한 벤치 제작을 시작했고, 지난 21일 모든 작업을 끝냈다.   노명수 건립위 회장은 “기념비 근처 오리 연못 주위에 시 당국이 설치한 벤치와 같은 재질, 디자인으로 3개의 벤치를 만들어 콘크리트 바닥에 볼트로 고정했다”고 설명했다. 건립위는 기념비에 가장 가까운 벤치에 프랭크의 이름이 새겨진 명판도 부착했다.   박동우 사무총장은 이날 타주 출장으로 공원에 나와보지 못한 토니에게 “드디어 벤치가 완성됐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토니는 답신에서 “어머니, 가족과 함께 건립위와 LA총영사관에 감사드린다. 기념비 부지 공사 현장을 봤을 때부터 아버지가 기념비를 보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생각했다. 벤치를 통해 아버지를 오래도록 기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아버지께서 생전에 새를 좋아했는데 벤치가 오리 연못을 향하고 있어 완벽하다. 주말마다 산책하며 이 벤치에 앉아 아버지를 기억할 것이다. 아직 벤치를 못 본 어머니를 모시고 가 놀라게 해드릴 것”이라며 기쁨을 드러냈다. 글·사진=임상환 기자한국전 기념비 기념비 건립위원회 기념비 주위 한국전 참전

2022-04-26

[독자 마당] 이해 못할 줄임말

신문이나 TV방송을 보면 모르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그 모르는 말이 영어나 한자어가 아닌 한국어여서 문제다.     조금 오래 됐지만 ‘강추’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다. 난생 처음 듣는 말이라 무슨 뜻인지 몰랐다. 이리저리 궁리해 봤는데 알 수가 없었다. 새로 나온 고추 종류를 뜻하는 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주위 친구들에게 말의 뜻을 물었더니 그 중 한 명이 ‘강력 추천’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그래서 무엇을 강력 추천하느냐고 물었더니 자신이 사용해보거나 체험해 본 것 중에서 만족했던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강력하게 추천할 때 쓰는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친구는 ‘생선’이 뭔지 아느냐고 물었다. 물고기 아니냐고 했더니 ‘생일 선물’의 약자라고 한다.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생선’은 엄연히 물고기를 뜻하는 말인데 그리 길지도 않은 ‘생일 선물’을 줄여서 생선이라고 해야 하는가.     최근 신문을 읽어보면 자주 등장하는 말이 있다. ‘검수완박’이다. 처음에는 사자성어인 줄 알고 사전을 찾아 봤다. 하지만 사전에는 없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누가 만들어 낸 말인지는 몰라도 재치가 넘친다기 보다는 짜증이 난다.     한국을 떠나 미국에 살면서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한국의 말들이 예전에 우리가 살았던 때의 말이 아니라 자꾸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흔히 신조어라고 하는 새로운 말들도 자꾸  생긴다. 그중에는 특별한 이유 없이 억지로 만들어진 것도 많다.     언론에서 너무 이런 신조어를 많이 쓰다 보니 모르는 사람들은 마치 시사에 뒤처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바른 말로도 소통이 가능하다. 굳이 국적도 근본도 없는 말을 만들어 언어환경을 혼탁하게 하지 말았으면 한다. 유성호 / LA독자 마당 줄임말 주위 친구들 강력 추천 국적도 근본

2022-04-24

[이 아침에] ‘할빠’의 시간

얼마 전부터 한국에서는 ‘할빠, 할마’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손자 손녀의 육아를 책임지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할빠, 할마라고 하는 모양이다. 요즘 60대는 노인 축에도 못 끼는 시대이다. 60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손주랑 같이 있어도 언뜻 보면 좀 나이 든 아빠, 엄마처럼 보이니 이런 신조어까지 생겨났나 보다.     지금 세상은 어디나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살기가 어렵다보니 시간상으로 좀 여유가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손주들을 돌보는 모습은 아주 자연스럽다.   3년 전 첫 외손녀를 보며 할아버지가 되었는데 이번에 둘째 손녀가 태어나면서 나도 ‘할빠’ 대열에 합류했다. 아기 아빠는 출근하고 해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딸은 아직 몸 추스르기도 어려워 큰 손녀를 돌보는 건 거의 우리 부부의 몫이 됐다.     사위 일 때문에 딸 가족이 외국에 살 때는 같이 살 기회가 생긴다면 예쁜 손녀에게  그림책도 읽어주며 재미있게 노는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했다. 가끔 화상 통화로나 얼굴을 보고 동영상으로 손녀의 커 가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는 너무 아쉬움이 컸던 탓이다. 올해 초 이곳으로 딸네 가족이 이주해 오면서 손녀를 직접 안아주고 놀아주며 그림책도 읽어주는 상상이 실현되는 행복을 맛보고 있다.     하지만 세살이 다 돼 가는 손녀를 돌보는 게 마냥 달콤하기만 한 건 아니다. 조금만 마음에 안 들어도 울고불고 떼쓰는 건 다반사인데다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다. 놀이터에서 몇 번 따라다니다 보면 체력이 금방 바닥이 난다.   요즘은 자녀들이 혼기가 지나도 결혼을 미루고, 설사 결혼하더라도 아기를 잘 가지려 하지 않다 보니 할아버지 할머니 되는 일도 벼슬을 받기처럼 어려운 일이 됐다. 주위 친구들 경우를 봐도 손주를 못 본 친구가 더 많은 터라 친구들 모임에 가서도 손녀 자랑하는 것조차 눈치가 보인다. 사실 손자 손녀가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운지는 겪어보지 않고서는 모른다. 나도 한때는 틈만 나면 손주 자랑하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좀 성가시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 들어 할빠, 할마 노릇하다가 몸도 망가지고 자녀들과 사이도 안 좋아지는 경우도 생긴다고 한다. 늙어서 다시 육아에 시달리면서 여유롭고 한가한 노후의 삶을 즐기려던 계획이 어긋나서 당황스럽다는 노년들의 볼멘 목소리도 들린단다.     손주들이 할아버지 할머니랑 노는 것도 잠깐이다. 아주 당연한 일이겠지만, 학교 들어가고 조금 지나 10대만 돼도 친구들을 더 찾지, 할아버지 할머니랑은 잘 놀려고도 하지 않는다. 지금 축복처럼 주어진 이 ‘할빠’의 시간을 즐기자. 아직은 뛰어다니고 손녀를 번쩍 들어 안아 줄 체력이 있음을 감사히 여기면서 오늘도 젊은 할빠는 놀이터로 공원으로 달려간다. 송훈 / 수필가이 아침에 시간 할아버지 할머니들 손자 손녀 주위 친구들

2022-04-24

[독자 마당] 경청의 힘

얼마 전 오피니언 글에서 남의 말을 경청하면 주위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고, 지식도 늘어난다는 글을 읽었다. 100퍼센트 공감하는 말이다. 타인의 말을 경청하다 보면 몰랐던 지식을 얻게 된다. 또한 경청하는 자세, 그 자체만으로도 상대에게 호감을 줄 수가 있다.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과 말로 인해 크고 작은 다툼을 해왔다. 그런 다툼을 조용히 되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말로 시작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싸웠던 때를 돌이켜보면 항상 상대와 내가 각자의 말을 많이 하고, 상대의 말을 잘 들으려 하지 않았을 경우다. 반대로 내가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 주거나 상대방이 말을 많이 하지 않고 나의 말을 주로 들었을 경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두 사람 모두 말을 아끼거나 둘 중 한 명이 말을 양보해 많이 하지 않으면 싸움은 생기지 않는다.     매번 대화를 할 때는 말을 많이 하지 않고 듣기만 하겠다고 결심한다. 그렇지만 잘 실행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상대가 말 할 때 잘 듣고 있지만 어느새 내가 주로 말을 하는 상황이 되고 만다. 이 경우에 말을 한다고 표현하지만 일방적으로 내가 ‘떠들고’ 있는 것이다.     상대방이 알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은 내용을 길게 늘어 놓거나 상대방이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끝없이 펼치는 사람들이 있다. 듣고 있는 상대방에게는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자기 말을 하고 자기 주장을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자제를 하려고 해도 천성적으로 과묵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쉽지 않다.     매일 아침 결심을 한다. 오늘은 말 하는 날이 아니라 듣는 날이라고. 하지만 퇴근해 집으로 돌아 올 때면 오늘 한 말로 후회를 한다.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참지 못하고 했기 때문이다. 내일 아침에도 결심을 하겠지만  지킬 자신은 없다. 정성일·LA독자 마당 경청 아침 결심 자기 주장 주위 사람들

2022-04-21

[이 아침에] ‘할빠’의 시간

얼마 전부터 한국에서는 ‘할빠, 할마’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손자 손녀의 육아를 책임지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할빠, 할마라고 하는 모양이다. 요즘 60대는 노인 축에도 못 끼는 시대이다. 60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손주랑 같이 있어도 언뜻 보면 좀 나이 든 아빠, 엄마처럼 보이니 이런 신조어까지 생겨났나 보다.     지금 세상은 어디나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살기가 어렵다보니 시간상으로 좀 여유가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손주들을 돌보는 모습은 아주 자연스럽다.   3년 전 첫 외손녀를 보며 할아버지가 되었는데 이번에 둘째 손녀가 태어나면서 나도 ‘할빠’ 대열에 합류했다. 아기 아빠는 출근하고 해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딸은 아직 몸 추스르기도 어려워 큰 손녀를 돌보는 건 거의 우리 부부의 몫이 됐다.     사위 일 때문에 딸 가족이 외국에 살 때는 같이 살 기회가 생긴다면 예쁜 손녀에게  그림책도 읽어주며 재미있게 노는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했다. 가끔 화상 통화로나 얼굴을 보고 동영상으로 손녀의 커 가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는 너무 아쉬움이 컸던 탓이다. 올해 초 이곳으로 딸네 가족이 이주해 오면서 손녀를 직접 안아주고 놀아주며 그림책도 읽어주는 상상이 실현되는 행복을 맛보고 있다.     하지만 세살이 다 돼 가는 손녀를 돌보는 게 마냥 달콤하기만 한 건 아니다. 조금만 마음에 안 들어도 울고불고 떼쓰는 건 다반사인데다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다. 놀이터에서 몇 번 따라다니다 보면 체력이 금방 바닥이 난다.   요즘은 자녀들이 혼기가 지나도 결혼을 미루고, 설사 결혼하더라도 아기를 잘 가지려 하지 않다 보니 할아버지 할머니 되는 일도 벼슬을 받기처럼 어려운 일이 됐다. 주위 친구들 경우를 봐도 손주를 못 본 친구가 더 많은 터라 친구들 모임에 가서도 손녀 자랑하는 것조차 눈치가 보인다. 사실 손자 손녀가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운지는 겪어보지 않고서는 모른다. 나도 한때는 틈만 나면 손주 자랑하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좀 성가시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 들어 할빠, 할마 노릇하다가 몸도 망가지고 자녀들과 사이도 안 좋아지는 경우도 생긴다고 한다. 늙어서 다시 육아에 시달리면서 여유롭고 한가한 노후의 삶을 즐기려던 계획이 어긋나서 당황스럽다는 노년들의 볼멘 목소리도 들린단다.     손주들이 할아버지 할머니랑 노는 것도 잠깐이다. 아주 당연한 일이겠지만, 학교 들어가고 조금 지나 10대만 돼도 친구들을 더 찾지, 할아버지 할머니랑은 잘 놀려고도 하지 않는다. 지금 축복처럼 주어진 이 ‘할빠’의 시간을 즐기자. 아직은 뛰어다니고 손녀를 번쩍 들어 안아 줄 체력이 있음을 감사히 여기면서 오늘도 젊은 할빠는 놀이터로 공원으로 달려간다. 송훈 / 수필가이 아침에 시간 할아버지 할머니들 손자 손녀 주위 친구들

2022-04-17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별은 몇 개나 될까?

우리는 밤하늘에 빛나는 별이 과연 몇 개나 될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구상에 널려 있는 모래 알갱이의 수보다 많다.   별이란 우리의 태양처럼 핵융합하여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를 말하며, 항성(恒星 star)이라고 한다.     대부분 별은 그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行星 planet)을 갖는다. 우리가 속한 별인 태양은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총 8개의 행성을 거느린다. 그리고 개개의 행성은 위성(衛星 satellite)을 갖는다. 지구에는 달이라고 불리는 위성이 딱 하나 있지만, 목성에는 79개의 위성이 있고, 토성의 위성은 82개다.     그러므로 밤하늘에서 빛난다고 모두 별은 아니다. 휘영청 빛나는 달은 지구의 위성이고, 태양 주위를 도는 수성, 금성, 목성, 토성 등은 비록 이름만 봐서는 별인 것 같지만 지구처럼 행성이다.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 별처럼 반짝거리는 것뿐이다. 행성이나 위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지만, 태양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빛이 난다.   빅뱅으로 시작한 우주에는 처음에 에너지만 존재했다. 그러다 에너지는 물질로 변했고, 나중에 수소 원자가 되었다. 우주 한쪽 귀퉁이에서 수소 원자끼리의 중력 균형이 깨지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중력 붕괴로 인하여 별들이 탄생했다. 바야흐로 우주 공간은 크고 작은 별들로 넘쳐났고, 서로의 중력에 끌려 별들은 군데군데 모이기 시작했다. 마치 한 나라에 여기저기 도시가 생기듯, 무수한 별의 집단인 은하가 생겨났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은하에는 2천억에서 4천억 개의 별이 모여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은하가 다시 2천억에서 4천억 개가 모여 우주를 이룬다. 그렇다면 우주에는 별이 몇 개나 있을까? 과학자들은 약 7조 곱하기 백억 개 정도라고 추측한다.   태양은 비교적 작은 별이어서 수명이 길었기 때문에 그 주위를 도는 행성인 지구에서 생명이 시작하여 진화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인 프록시마 센다우리란 별에 최근에 그 별을 공전하는 행성이 발견되었고, 지구와 여러 가지로 비슷해서 어쩌면 생명체가 존재할 지도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태양과 가장 가까운 별이어서 혹시 가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40년 전에 지구를 떠나서 지금 태양계를 막 빠져나가고 있는 보이저호의 속력으로 편도 당 7만 년이 걸린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데도 그렇게 먼데 우리 은하에만 그보다 더 먼 별이 수천억 개나 된다.   많고 많은 은하 중에 태양이 속한 우리 은하가 은하수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우주와 은하를 혼동하고 있는데, 태양과 같은 별들이 모여서 은하를 이루고, 그런 은하들이 모여서 우주가 된다. 우주에는 수천억 개의 은하가 있고, 개개 은하 속에는 또 수천억 개의 별이 있다. 그리고 별 주위를 지구 같은 행성이 공전한다.   은하의 중심부는 많은 별들이 너무 가깝게 모여서 상호작용이 심하므로 생명의 탄생과 진화에 안정적이지 못하지만, 다행히 태양은 우리 은하의 변두리에 자리 잡고 있어서 가능했다.     우주에 퍼져있던 죽은 별들의 잔해가 뭉쳐져서 태양 주위를 맴돌며 태양계를 이뤘고, 그 중 한 행성 위에 우리가 살고 있다. (작가)     Nathan Park 기자박종진의 과학이야기 태양 주위 집단인 은하 우리 은하

2022-03-11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지구와 달

하늘에서 태양만 한 크기로 보이며 태양만큼 중요한 천체가 달이다. 지구에서 보면 달과 태양의 겉보기 크기가 신기하게도 비슷하다. 달은 위성치고는 비교적 큰 편이라 지구와 형제 행성쯤 되는 것 같지만, 지구의 위성이다.     달은 처음에는 지구와 아주 가깝게 있었으나 1년에 약 3.8cm씩 멀어져 언젠가는 지구의 인력권 밖으로 나가게 되어 영원히 우주 공간으로 사라질 운명이다.   달은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약 27일이 걸리며, 29.5일을 주기로 초승달로부터 시작하여 반달을 거쳐 보름달이 되고 다시 반달로 줄어들어 그믐달의 모양으로 변한다. 달의 지름은 지구의 ¼ 정도이며, 부피는 지구의 50분의 1이다. 중력은 지구의 ⅙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우주인들이 그 무거운 우주복을 입고도 움직이기에 아주 편했다고 했다.     달에는 소행성 충돌에 의한 분화구가 많은데 화산 폭발로 인한 작은 분화구도 있다. 지구에서처럼 대기나 물에 의한 침식이나 풍화작용이 없어서 달의 분화구는 지구의 그것에 비해 훨씬 험하게 보인다. 달 표면의 온도는 대기가 거의 없어서 햇빛의 유무에 따라 영하 170℃에서 영상 130℃를 오르내린다.   태양계가 막 생겼을 때 지금보다 훨씬 많은 행성이 태동했다. 그때 지구 크기의 절반 정도 되는 원시행성 하나가 지구와 충돌한 일이 있었다. 그 충돌로 작은 행성은 산산조각이 나서 우주 공간으로 흩어졌는데 그 중 일부가 지구의 인력에 잡혀서 지구 주위를 돌면서 결착이라는 과정을 통해 달이 생겨났다.     살아남은 지구 역시 큰 변화를 겪었다. 우선 비끼는 충돌로 인해 자전을 시작한 것이다. 지구가 돌자 밤과 낮이 생겼다. 자전하면서 태양 쪽으로 향하면 낮이고 그 반대쪽에 있을 때는 밤이 되었다.     그리고 충돌은 정확히 지구의 적도 쪽이 아니어서 지구의 축이 기울어지게 되고 23.5˚ 기운 지축 때문에 계절이 생겼다. 공전하면서 태양에 가까운 쪽이 여름을 맞게 되고 먼 쪽이 겨울, 그리고 중간에 봄과 가을이 생겼다.     수성은 축이 수직이어서 계절의 변화가 없고, 금성은 지구와 자전 방향이 반대여서 태양은 서쪽에서 떠서 동쪽으로 진다. 달은 자신보다 큰 지구 주위를 공전할 때 생기는 조석 고정현상 때문에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똑같이 27일로 같다. 그래서 지구에서는 달의 한쪽 면만 보게 되는 것이다.   밤낮과 계절의 변화는 생명이 시작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옛날에 달이 지구에 아주 가깝게 있을 때는 달의 인력이 훨씬 커서 조수간만의 차이가 엄청났고 따라서 지구의 바다는 크게 요동쳤다. 그 바닷물 소용돌이 속에서 여러 가지 원소가 마구 섞이다가 원시 단백질이 생성되고, 결국에 DNA의 분열과 복제가 생명의 시작되었다. 그때는 지구가 너무 빠르게 자전을 해서 하루가 고작 6시간이었는데 달의 인력으로 지구 회전 속도를 떨어뜨려 지금의 24시간 되었다.     회전 속도가 줄어들면 그만큼 바람도 약해져서 대기는 안정되었으며, 또 팽이가 도는 모습을 보면 어느 순간 위 꼭지가 흔들리는 것이 보인다. 지구도 그런 현상을 겪게 되는데 달의 인력이 작용하여 자전축을 안정시켰다. 그 결과 요동이 줄어들어 지구의 기상이 안정되고 따라서 생명체의 탄생과 진화를 일으켰다.     달이야말로 우리 인간을 포함해서 지구 생명체 출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지구 지구 생명체 지구 주위 지구 회전

2022-02-25

[글마당] 나보고 어쩌라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무리가 가까이 다가와 나를 둘러쌓다. 바이러스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안절부절못하다 잠에서 깨어났다. 새벽 2시다. 복식호흡 몇 번 하다가 다시 잠에 빠졌다. 갑자기 돌아가신 시어머니가 떠올랐다. 잠이 또 깼다.     재작년에 96세로 돌아가신 시어머니는 새벽 3시면 잠에서 깨셨다. 늦어도 밤 9시에는 잠자리에 드셨으니 적어도 6시간은 주무셨다. 문제는 본인이 불면증에 시달린다며 늘 불면증약을 달고 다니시며 하소연을 한다는 것이다.   “어머니, 9시에 자서 3시에는 일어났는데 주무실 만큼 주무시지 않았나요?”   “새벽 3시에 일어났는데 어찌 잠을 충분히 잤다는 게냐?”   “그러면 더 늦게 주무시고 늦게 일어나세요.”   “난 9시엔 졸려서 더 늦게는 자지 못한다.”   그러면 나보고 어쩌라는 건지!   “나 심심해서 전화했다.”   “TV 보세요. 요즈음 한국 연속극 재미있는 것 많이 하잖아요.”   “난 TV는 재미없다.”   ‘책이나 읽으세요’라고 말하려다 도로 삼켰다. 바쁜 나를 붙잡고 한 이야기 또 하고 또 하셨다. 선인장을 닮은 나는 가시로 콕콕 찌르듯 까칠하게 남편에게 말했다.     “10여 년 넘게 듣는 똑같은 소리 더는 못 듣겠어. 심심한 네 엄마 먼저 전화해서 시원하게 속풀이 해드려.”     “내가 도리도리라도 하며 엄마 심심풀이 땅콩 하라고. 그래서 돌아가신 아버지가 밥하고 빨래뿐이 달리 소일거리가 없는 엄마를 걱정하셨나 봐.”   평생 하던 일을 멈춘 시어머니는 심심하고 지루하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시도 때도 없이 전화 걸었다. 자식들은 물론이고 주위에 친분 있는 분들에게도 자주 전화하다가 “전화 좀 고만해요”라고 꽥 지르는 소리까지 들으셨다. 시할머니 시집살이, 6·25 전쟁 그리고 집 떠나 평생을 사셨던 시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곱씹으시다가 섭섭함이 복받치면 침대에 돌아누워 벽을 바라보고 훌쩍이셨다. 긴 밤은 무섭고 낮은 지루했던 시어머니는 ‘빨리 죽어야지’를 수시로 내뱉으셨다.     요즈음 컴퓨터를 할 줄 아는 나이 든 분들은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그 정보를 생활에 응용하느라 바쁘다. 아니면 종교에 빠져 성경책을 읽거나 기도하며 바삐 사는 분도 많다. 허위정보 유튜브일 수도 있고 종교의 노예로 현실 도피일 수도 있지만, 강요하지만 않는다면 주위 사람들은 들볶이지 않는다.     인생에서 만남은 매우 중요하다.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만남으로 결정된다.   나는 좋은 부모를 만났다. 그리고 남편도 그럭저럭 나쁘지는 않다. 아이들 또한 운 좋게 잘 만났다. 항상 그들에게 감사한다. 진정으로 감사하다면 심심하다고 외롭다고 그들에게 매달려서는 안 된다. 고독을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가족의 시간과 에너지를 축내지 않게 나 자신의 창조적인 삶을 살아야지 다짐한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엄마 심심풀이 시할머니 시집살이 주위 사람들

2022-02-11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지동설

지금부터 2,300년 전 그리스의 아리스타르코스는 자신이 관측한 결과를 토대로 태양 중심의 지구를 상상했다. 그는 행성을 관찰했는데 아주 밝다가 어두워지기도 하고, 심지어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했다. 만약 행성이 지구의 주위를 돈다면 밝기도 어느 정도 일정해야 하고 그 움직임도 항상 같은 방향이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서 행성은 지구가 아니라 다른 천체 주위를 공전할 것으로 추측했다.     아리스타르코스는 반달일 때 태양-달-지구가 정확히 직각삼각형의 꼭짓점에 놓인다는 것을 알았고, 그때 달과 태양이 이루는 각을 측정했다. 그보다 300년 전에 같은 섬에서 살던 피타고라스가 삼각형에 대해서 큰 업적을 남겨 놓았기 때문에 그는 선배가 남긴 삼각법을 이용해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가 달까지의 거리보다 20배 정도 멀다는 답을 얻었다. 지구에서 보는 태양과 달의 겉보기 크기는 비슷하므로 태양이 달보다 20배쯤 크다고 어림잡았다.     또 아리스타르코스는 보름달이 지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와 월식이 진행되는 시간을 측정하고, 이를 이용해 지구가 달보다 약 3배 정도 클 것으로 추정했다. 태양이 달보다 20배 크고, 지구가 달보다 3배 크다면, 태양은 지구보다 약 7배 크다는 결론에 도달한 아리스타르코스는 지구보다 큰 태양이 자기보다 훨씬 작은 지구 주위를 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천문학은 그 후 1,500년 동안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50년경 활동)가 확립하고 프톨레마이오스(기원후 100년경 활동)가 집대성한 천동설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우주의 중심은 지구이고 그 주위를 달, 수성, 금성, 태양, 화성, 목성, 토성이 공전하고 있으며 하늘의 별은 모두 회전하는 항성구에 박혀서 움직이지 않고 빛을 내고 있다는 지구 중심설이다.     그러다 16세기에 천문학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일이 벌어졌다. 가톨릭 사제였던 코페르니쿠스가 혜성처럼 나타나서 프톨레마이오스의 천체 모형에서 지구와 태양의 위치를 서로 바꿔놓았다. 드디어 지구 중심에서 태양 중심으로 넘어가려는 전야에 이르렀고 그 동안 수군거리던 지동설이 바야흐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1609년 갈릴레이는 자신이 직접 만든 성능 좋은 망원경으로 달과 목성을 관측했다. 그는 달 표면이 수정처럼 매끈하지 않고 울퉁불퉁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으며, 목성 주변에서 4개의 위성을 찾아냈다. 모든 것이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하는 줄 알았는데 목성 주위를 도는 위성의 존재는 지구 중심의 우주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드디어 로마 교황청은 그를 종교 재판에 넘겼다. 갈릴레이는 자기주장을 철회하고 용서를 빌어 간신히 종신 가택 연금형으로 감형되었다.   갈릴레이와 동시대 사람인 조르다노 브루노는 태양조차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유사 이래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는 태양이 중심이라고 했다. 브루노는 지구가 회전하기 때문에 그 위에 사는 우리 눈에는 천체가 회전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며, 한술 더 떠서 태양조차도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고 했다. 우주는 무한하며 그 어딘가에 다른 생명체가 살지 모른다고 했다가 결국 신성 모독죄로 화형당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지동설 지구 주위 목성 주위 천체 주위

2022-02-11

[글마당] 커버드 브리지를 찾아서

커버드 브리지 하면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The Bridge of Madison County, 1995)’가 떠오른다. 남편이 잠시 집을 떠난 일상이 지루한 여자와 길을 잃은 사진작가가 나흘간의 사랑을 나눈다. 남자는 여자에게 함께 마을을 떠나자고 한다. 결국 그는 혼자 떠나고 여자는 남편과 함께 타고 가는 차창 밖으로 우연히 정을 나눈 그를 본다. 그녀가 차 문 핸들을 열고 그에게 갈까 말까 망설이던 장면이 뭉클하다.     나도 살면서 남편과 불화가 있을 때마다 차 문을 열고 내려 가 버릴까? 아니면 집 문을 열고 나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까? 상상했을 만큼 인상에 남은 영화다. 문이라는 것이 종잇장의 앞 뒷면처럼 붙은 듯하나 아주 먼 이별의 시작점일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안에 200개가 넘는 커버드 브리지(covered bridge) 중 뉴욕시에서 가장 가까운 세 곳을 찾아서 아침 일찍 떠났다. 트래픽과 도로 공사로 Knox Covered Bridge와 Van Sant Covered Bridge만 보기에도 시간이 촉박했다.   졸졸 흐르는 작은 냇물 위에 지붕을 갖은 소박한 낡은 다리가 있겠지? 기대 없이 떠났는데 다리 가까이 다가갈수록 차창 밖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돌로 지어진 집들이 이어졌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과거로 들어가는 듯했다. 끝없이 펼쳐지는 초원에 말과 양들이 햇볕을 즐겼다. 볏짚 단이 듬성듬성 있는 언덕은 기대어 잠들고 싶은 아늑함으로 뭉게구름 아래서 조는 듯했다. 단풍 든 나무들은 서로 기대어 속삭이며 바람에 몸을 맡기고 낙엽을 떨궜다. 저항이나 부딪힘이 없는 아득한 평화만이 그곳에서 숨 쉬었다.   Knox 다리는 Valley Forge National Historical Park 안에 있다. 차 한 대만 지나갈 수 있는 다리 안을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걸었다. 차들은 내가 다리 밖으로 나올 때까지 친절하게도 기다려줬다. 언덕에 의자를 펼치고 앉아 마을을 내려다보며 점심을 먹었다. 꿀맛이다. 실컷 먹고 놀다가 의자를 접어 어깨에 메고 언덕을 내려왔다. 마치 밭을 열심히 일구고 집을 향하는 농부인 양.       Van Sant 다리는 New Hope Bucks County에 있다. 다리 주위는 황량했지만, 놀랍게도 조금 운전해 가다 보니 지는 햇살 속에서 빛나는 오래된 마을이 펼쳐졌다. 그러고 보니 귀에 익은 벅스카운티를 지나고 있었다. 내려서 거닐며 자세히 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일찍 찾아드는 초겨울의 어둠이 집으로 재촉했다.   1825년에서 1875년 사이에 약 1만4000개의 커버드 브리지가 미국에 세워졌다고 한다. 오래되어 무너지거나 홍수에 휩쓸리거나 불에 타서 현재는 750개 남짓 남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며 아마도 다리 주위 마을들도 그 당시에 형성된 역사가 깊은 곳일 것이다. 오래된 장소를 선호하며 여행하는 나에게는 안성맞춤이다. 나의 버킷리스트(bucket list)에 썼다.     ‘커버드 브리지를 찾아서 로드 트립 떠나 떠돌다 자연에 묻히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브리지 다리 주위 knox 다리 madison county

2021-12-10

[독자 마당] 치매를 막는 ‘웃음’

 친지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건망증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해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았더니 건망증이 아니라 치매 초기란다. 그래서 약을 먹기 시작했다는 내용이다. 치매는 시니어들이 기피하는 병 중 하나인데 내 친구가 그렇다 하니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생각된다.     80이 넘으면 4명 중 하나가 치매라는 통계가 있으니 걱정이 안될 수 없다. 암보다 더 무서운  병이 치매가 아닌가. 아직까지 치매를 고치는 약은 없지만 증상은 늦출 수 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어느 날 신문에서 귀한 기사 하나를 발견했다. 100세가 넘은 어느 수녀님의 일상에 대한 얘기다. 너무도 정정하고 또렷한 기억들, 젊은 사람에 비해 조금도 손색없던 수녀님이 세상을 떠나셨다.     궁금했던 의료진들이 뇌를 검색해 보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분의 뇌사진은 치매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임을 보여주었다. 이분의 뇌가 이 지경인데 어떻게 그렇게 현명하게 생각할 수 있었을까?   그러나 주위 사람들은 수녀님을 늘 부지런했던 분으로 회고한다. 규칙적인 생활과 봉사활동을 하면서 기쁘게 생활하셨던 것이 비결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한다.     뇌만 우리의 일생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우리의 팔다리, 손가락도 기억을 한다. 훈련을 통해 기억된 행동은 머리가 못 따라가도 숙련된 행동으로 일상생활에 나타난다고 한다.     뇌는 바보라 진심으로 웃는지, 가짜로 웃는지 구별 못하고 웃을 때마다 엔도르핀이 솟아난다고 한다. 이 설을 기반으로 웃음치료가 생겼다고 한다. 얼마나 다행인가. 늘 웃으면서 기뻐하며 살 때 치매도 멀찌감치 달아나고 만다.     욕심, 원망, 시비는 다 내려놓고 웃으며 살 때 우리의 인생은 밝아진다. 이것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닌 나를 위한 것이다.  노영자 / 풋힐랜치독자 마당 치매 팔다리 손가락도 욕심 원망 주위 사람들

2021-11-07

[살며 생각하며] 2021년 10월을 보내며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 하고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40년 전 가수 이용을 탄생시킨 ‘잊혀진 계절’의 노랫말이다. 2021년 10월의 마지막 밤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떠났다. 한마디 사과나 위로의 언어조차 없이 수상한 비웃음만 남긴 채 말이다. 특별히 지난해 가혹한 쓴맛 이후 이제 겨우 일상 회복을 기대하며 어렵게 맞았던 10월일진대 한마디 변명이나 미안함의 내색은 할 법한데 아무 일없는 양 쓸쓸히 뒹구는 낙엽들의 호들갑만 뒤로한 채 싱겁게 가버렸다.   지난해는 생각조차 싫다. 하루 수만 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안치 못 한 시신들이 컨테이너째 버려지고 뉴욕의 어느 섬이 주검으로 가득했던 지옥 같은 계절들의 행각에 반응 자체가 사치였던 때여서다.   당시 수술 후유증으로 요양 병상에서 6개월 넘게 가족 면회조차 불허된 채 홀로 죽음과 사투를 벌이다 겨우 탈출한 지인이 혼잣말처럼 흘려보낸 말이 “생은 죽음으로 가는 길목에 지나지 않더라”다. 옆 병상에서 작으나마 미소로 살아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던 사람이 뒷날 아침 까만 비닐에 둘둘 말려 침상째 끌려나가는 모습을 하도 많이 경험하다 보니 삶과 죽음의 거리가 한치도 안 되어 보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화로 온 가족을 불러 유언까지 했으나 자신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이 불쌍히 여기셨던지 죽음 문턱에서 건져주셨다고 간증한다.   오늘은 11월 첫 주 토요일이다. 미국에서야 11월은 연중 가장 큰 명절인 추수감사절이 있는 고맙고 귀한 달이다. 그러나 한국의 11월은 그렇지 않다. 시작도 끝도 아닌 것이 10월의 고운 단풍을 윽박질러 낙엽 시킨 뒤 천지사방으로 나뒹굴게 하는 것도 볼썽사나운데 그 흔한 공휴일 빨간 마크조차 하나 달력에 새기지 못하는 능력 없고 밋밋한 달이라고 천대받아 안쓰럽다.   지난번 칼럼 ‘아빠 아브라함’ 게재 후 주위로부터 항의성 인사를 자주 듣는다. 아브라함의 축복 이야기를 하면서 부득불 나이가 들통나 빚은 화근이지만 한편으로 고맙고 감사하다. 한국에서 산 날보다 많은 세월을 미국에 살면서 불혹의 40대를 지천명의 50, 귀가 순해진다는 이순의 60을 넘긴 것도 감사한데 공자 왈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른다는 종심의 70이 되었으니 주위 눈치를 안 보고 살아도 될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마저 생긴다.   사실 요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오죽하면 ‘백 세 인생’의 이애란은 70세는 할 일이 아직 남아, 80세는 아직 쓸만해서, 90세는 알아서 갈 테니재촉하지 말라고 성질을 부리는가 하면 100세가 되어도 좋은 날 좋은 시에 가겠다며 마치 생명의 선택권이 우리에게 있는 양한다.   성경은 “우리의 연수가 70이요 강건하면 80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빠르게 지나가니 마치 날아가는 것 같다” 하는가 하면 동양 또한 70세를 고희, 77세를 희수, 80세를 미수. 이는 사람이 오래 사는 것이 드물고 쉽지 않다는 뜻으로 둘 다 자연의 순리가 가리키는 대로 건강하고 바르게 살라는 권면 같다. 그렇다. 인고의 삶을 강요하는 장수도 중요하지만 죽음 이후 우리가 가야 할 저 천국을 바라보며 소망 가운데 오늘도 스피노자의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는 것이 복된 인생이 아닐까? 김도수 / 자유기고가살며 생각하며 축복 이야기 아빠 아브라함 주위 눈치

2021-11-05

NJ 메도랜즈에 컨벤션센터 건설

 북부 뉴저지 이스트러더포드 인근에 있는 메도랜즈 복합단지에 대형 컨벤션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아메리칸드림몰·메트라이프스타디움·경마장 등이 몰려 있는 메도랜즈 복합단지 인근 지역 경제인 단체인 메도랜즈상공회의소는 지난 19일 총 12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해 ▶대형 컨벤션센터 ▶청소년·아마추어를 위한 다목적 경기 시설 ▶수 개의 호텔 ▶수 개의 주차 건물 등을 짓는 건설 계획안을 발표했다.   메도랜즈상공회의소는 “뉴저지주가 메트라이프스타디움에 미프로풋볼(NFL) 수퍼보울 경기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레슬링(WrestleMania) 경기를 유치해도 현재 있는 시설로는 부족하다”며 “대형 박람회·엔터테인먼트·숙박 등을 위한 지속적인 시설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표된 계획안에 따르면 컨벤션센터는 ▶30만 스퀘어피트의 전시공간 ▶10만 스퀘어피트의 회의실과 휴식공간 ▶6만 스퀘어피트의 이벤트공간 등으로 이뤄지게 된다.   또 이와 함께 대형 스포츠 행사 관람객들이 머물 수 있는 호텔 수 개가 메트라이프스타디움과 컨벤션센터 주위에 건설되고, 현재 메트라이프스타디움 주차장 외에도 주차 전용 건물들도 함께 지어지게 된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는 북부 뉴저지 첫 카지노 건설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  박종원 기자컨벤션센터 건설 컨벤션센터 건설 컨벤션센터 주위 대형 컨벤션센터

20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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