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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비틀스의 환생과 인공지능

전설의 비틀스가 환생했다는 소식이 한동안 큰 화제였다. 버려졌던 노래가 인공지능 덕에 45년 만에 새 생명을 얻고 다시 살아났고, 소식이 알려지자 단숨에 영국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니 관심을 끌 만도 하다. 비틀스 멤버 네 명이 모두 참여한 작품으로는 1996년 ‘리얼 러브(Real Love)’ 이후 27년 만의 신곡이자 마지막 노래라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화제의 노래 ‘나우 앤 덴(Now And Then)’을 들어보니, 별로 새로울 것 없는 그저 그런 옛날식 사랑노래로 느껴졌다. 존 레넌이 피아노 반주에 목소리를 얹어 노래했던 1977년 당시의 정서가 진하게 남아있는 노래….   “모든 것이 다 당신 덕분이라는 걸 나는 알아요. 만일 내가 이겨낸다면 그것도 모두 당신 덕이라는 걸 나는 알아요. 그때나 지금이나 당신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며, 내 곁에 있어 주기를 바라요.”   아마도 어쩌면, 그런 짙은 아날로그 정서, ‘향수 팔이’가 큰 인기를 모은 것 같다. 특히 30대 레넌의 목소리와 80대 매카트니의 목소리가 만들어내는 하모니, 아련한 감성과 풍성한 사운드는 뭉클한 감동을 준다. 하지만, 쓰레기통에 버려졌던 노래가 환생한 뒷 사연을 알고 나면, 신비롭기도 하고 더럭 겁이 나기도 한다. 30대 레넌의 목소리, 50대 해리슨이 연주한 기타 소리, 80대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의 연주, 목소리가 시공간을 초월해 한데 어우러진 노래, 죽은 자와 산 자가 46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함께 만든 노래라니! 공상과학소설이 현실로 눈 앞에 펼쳐진 것이다.   링고 스타는 “실제로 우리가 같은 공간에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우리 모두에게 감동적인 순간이었고, 존이 마치 진짜 그곳에 있는 것 같았다. 엄청났다”고 전했고, 존 레넌의 아들 션 레넌은 이렇게 기쁨을 표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우리가 모두 함께 비틀스의 노래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정말 큰 감동이었다. 마치 타임캡슐을 탄 것 같았다, 정말 뜻깊은 순간이었다.”   그런 감동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사람이 아니라 기계의 힘, 즉 인공지능의 음성복제기술이었다. 인공지능이 현실에는 없는 새로운 비틀스를 창조한 것이다. ‘나우 앤 덴’은 ‘가끔은’ 또는 ‘때로는’이라고 번역할 수도 있고, ‘그때나 지금이나’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그때와 지금을 하나로 묶어준 것은 첨단기술이었다. 인공지능은 이처럼 삶과 죽음의 경계마저 허문다. 놀라운 일이다.   인공지능이 다음에는 무슨 일을 해낼까? 베토벤의 10번 교향곡을 완벽하게 완성하여 세상을 놀라게 하려나?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부른 노래가 1위에 등극하는 인공지능 시대, 예술과 불멸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음악뿐이 아니다. 문학, 미술, 영화 등 예술 모든 장르에서 인공지능은 이미 엄청난 일을 해내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지 짐작하기도 어렵다. 예술이나 예술가가 설 자리마저 없어질지 모른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현실이다.     결국 남는 것은 지식이 아닌 감성의 세계, 마음, 영성 등의 정신적인 것일 텐데, 지금 인간들의 정신세계가 얼마나 건강한가? 라는 문제가 남는다. 그래서 세계의 지도자들이 인공지능을 긍정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규제 방안을 진지하게 의논하는 것이다. AI 통제를 위한 ‘세계 정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문가들의 엄중한 경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간단히 말해 강력한 AI의 부상은 인간에게 최고 또는 최악의 것이 될 것이다. 우리는 아직 그 결과가 무엇일지 모른다.”-스티븐 호킹 박사   인공지능은 원자력 처럼 양날의 칼이라는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며 비틀스의 ‘나우 앤 덴’을 들으니 한층 더 복잡하고 서글퍼진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인공지능 비틀스 인공지능 시대 비틀스 멤버 옛날식 사랑노래

2023-11-30

한상대회 화제 기업(4) 마음AI “단순 반복 업무 AI휴먼에게 맡기세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한상대회)에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AI)을 실무에 접목한 서비스가 소개돼 주목을 받았다.   성남시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 서비스 및 플랫폼 개발 전문기업 마음AI(maum.ai)의 부스에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인공지능 가상 고객 서비스를 체험해보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마음AI의 유태준 대표는 “클라우드 기반 AI플랫폼으로 챗GPT와도 연동돼 유연하고 스마트한 고객 응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에 소개한 호텔 컨시어지 AI리셉셔니스트의 경우 한국어, 영어, 일어, 중국어, 스패니시, 불어로 객실 예약, 부대시설 이용, 패키지 안내뿐만 아니라 날씨 등 다채로운 질문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한은행 등 금융권 고객 서비스(CS) 센터뿐만 아니라 용인 세브란스병원 컨시어지 서비스, 여수 MBC 기상 캐스터로도 활약 중이다. 이외에도 도슨트, 보험 상담사, 바리스타, 콜센터 등 10여개 분야에서 AI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음AI는 지난 2014년 설립된 이래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실시간 음성 상담 제품을 출시하며 2017년 포브스로부터 주목할 만한 10대 스타트업 AI부문에 선정된 바 있다.   한국 10대 AI 기업에 선정된 2021년에는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지난해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업용 서비스 개발 엔진인 마음오케스트라를 오픈했다.     지난 4월에는 마음AI 플랫폼 2.0과 AI휴먼 M3(human-ai-m3.maum.ai)를 공개하면서 회사명을 마인즈랩에서 마음AI로 개명했다.   한상대회 참가 목적에 대해 유대표는 “LA지역 고객 업체 및 현지 파트너 업체를 찾기 위해 참여했는데 고객 업체 여러 곳과 상담했다. AI플랫폼 서비스는 B2B이기 때문에 고객 니즈에 맞도록 커스터마이징 업무가 필요한데 전담할 파트너도 찾았다”고 말했다.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유 대표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현재 한국은 출산율이 0.6대로 낮아져 비즈니스가 안돌아 갈 정도로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365일, 24시간 업무 처리가 필요한 단순 반복업무에는 오히려 AI서비스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한상대회 화제 기업(1) 더터치온 "버튼 누르면 라면 자동 조리…견본품까지 완판" 한상대회 화제 기업(2) BANF "타이어 데이터 활용해 안전·연비 개선" 한상대회 화제 기업(3) 케이존 "골칫거리 '아마존 반품' 처리해 드립니다" 한상대회 화제 기업(4) 마음AI “단순 반복 업무 AI휴먼에게 맡기세요” 한상대회 화제 기업(5) 씨어스 "자체 개발 EV 충전기로 미국 진출" 글·사진=박낙희 기자 naki@koreadaily.comai휴먼 인공지능 서비스 기업용 서비스 마음AI AI휴먼 유태준 한상대회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WKBC

2023-10-23

애틀랜타 최초 인공지능 마켓 오픈

애틀랜타 최초의 인공 지능 슈퍼마켓이 화요일 챔블리에 문을 열었다.   로컬 방송 애틀랜타 뉴스 퍼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그린픽스 마켓(Green Picks Market)'이라는 이름의 이 AI마켓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모든 과정이 진행된다.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 딱 한번 앱을 다운로드하기만 하면 된다"고 이스마엘 페르난데스 사장은 설명한다.   고객은 앱에서 생성된 QR 코드를 스캔하여 매장에 입장하면 선택한 제품을 감지하고 가방에 넣는 과정이 AI 고화질 카메라를 통해 자동 기록되므로 별도의 계산 절차가 필요 없다.   선택한 상품을 그대로 가지고 매장을 나가면 계정에 등록된 신용카드로 요금이 청구된다.   매장에는 고객의 움직임과 쇼핑 중인 물건을 넣는 것을 모니터링하는 96개의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또한 매장 내의 선반은 또한 무게를 모니터링하고 어떤 품목을 집어 들고 있는지 감지한다.   "우리는 팬데믹 중에 이 작업을 시작했다. 마켓에 가는 것을 꺼리고 긴 줄을 서서 기다리기 싫은 소비자들에게 보다 편리한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다"는 것이 페르난데즈 사장의 설명이다.   그린픽스 마켓은 건강하고, 저염 저당 성분으로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없고, GMO가 없는 식품 판매를 모토로 하고 있다.   10월 17일 챔블리의 피치트리 불러바드(5255 Peachtree Blvd, Suite 104)에 문을 연 그린픽스 마켓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한다.   휴대폰의 앱 스토어에서 '그린픽스 마켓 Green Picks Market' 앱을 다운받고 계정을 설정한 다음 이용할 수 있다. 최주미 기자애틀랜타 인공지능 마켓 오픈 그린픽스 마켓 애틀랜타 최초

2023-10-18

[기고] 인공지능 시대의 노동조합 역할

최근 미국 노동조합의 힘이 더 강력해졌다.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급여 및 복지 향상, 근무 환경 개선 등의 요구를 협상을 통해 얻으려고 하지만 종종 파업에 나서기도 한다. 요즘은 협상 조건에 인공지능(AI)과 신기술 사용 등이 새롭게 추가되고 있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노조 단체는 지난 9월 ‘영화 및 텔레비전 프로듀서 연합(AMPTP)’과 잠재적 합의를 끌어낸 ‘미국작가협회(WGA)’, 아직 파업 중인 ‘배우와 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 ‘전미자동차노조(UAW)’, ‘카이저 퍼머넌트병원 노조연합(CKPU)’ 등이다. 이외에도 지난 여름 조용히 협상을 완료한 ‘할리우드 감독조합(DGA)’, UPS 소속의 ‘팀스터 유니언’, 서부 항구의 ‘국제화물처리 및 창고 노동조합(ILWU)’ 등이 있다.     AI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도전과 기회를 주고 있다. 높은 생산성, 혁신, 경제 성장 등의 기대감과 함께 편리함도 제공한다. 그러나 신기술 도입 및 업무의 자동화로 인해 노동자들은 작업 대체, 이직, 권리 침해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AI 사용의 공정성 확립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노동조합과 근로자들이 원하는 미래는 AI와 함께 생산성을 향상하고 시대적 도전에 대응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가 148일의 파업을 중단하고 AMPTP와 스트리밍 회사들과 맺은 WGA의 잠정 협상문에 들어 있다. 협상안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노사관계’의 모델로 언급되고 있다.   노동법에 따르면 기술 사용 결정은 경영 권한에 속한다고 한다. 이로 인해 WGA는 협상 초기에는 AI에 관한 협상을 숙지하지 않았다. 하지만 AI에 대해 논의조차 거부하는 스튜디오들의 태도에 문제의 심각성을 간파하고 작가들의 존재적 위기를 깨달았다. 인간의 창조성을 두고 예술가와 로봇이 싸울 수 있는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AI 사용 지침이 절실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반면 스튜디오 측은 AI 작품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스튜디오는 일반적으로 고용한 작가들의 작품 저작권을 소유하는데 AI는 작가가 아니어서 저작권이 없다.  협상에 따르면, AI는 대본 작성 및 개작을 할 수 없다. 스튜디오는 AI를 사용할 수 없지만, 작가는 AI를 사용할 수 있다.  AI가 생성한 자료가 작품에 사용될 경우 스튜디오는 작가에게 알려야 하며 해당 작품의 크레딧은 마무리한 작가 몫이 된다. 또한 스튜디오 마음대로 작가의 작품으로 AI를 훈련할 수 없다.     노조 합의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공동 글쓰기로 스튜디오의 저작권 문제도 해결해 윈윈의 결과로 평가받았다. 이 계약은 AI도 노사 협상 대상이 된다는 새로운 전례를 만들었고, 이 전례는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 지속해서 영향을 미칠 것이라 한다.     지난 7월 작가들 파업을 지원하기 위해 63년 만에 동시 파업을 감행한 SAG-AFTRA는 아직 협상 중이다. 배우조합은 임금 및 재방송료 인상, 시청률에 기반한 스트리밍 보너스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AI가 배우를 대체할 수 있는 문제에 맞서 배우의 이미지와 목소리를 보호하려고 한다. WGA의 합의문이 SAG-AFTRA협상의 가이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가 하면 UAW 파업 이유 중 하나는 내연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의 시대적 전환이다. 포드의 최고경영자 짐 팔리는 전기차 생산은 내연자동차에 비해 노동력은 40% 덜 필요하고, 생산 과정은 30% 더 간단하다고 한다.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예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GM의 전기차 베터리 공장 노동자들의 UAW노조 가입이 허용됐다.     급격한 기술변화 시대에 노동조합은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현실에 직면했다. 파업과 같은 집단 협상이 때로는 목표 달성을 위해 크게 효과적일 수 있다. 이번 노조가 얻은 결과물은 조합원뿐 아니라 다른 직종 근로자의 작업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 레지나기고 인공지능 노동조합 방송인 노동조합 창고 노동조합 최근 노동조합

2023-10-10

[인공지능 개척시대] 집집마다 인공지능

우리 집에는 인공지능이 몇 개나 있을까.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인공지능 스피커가 눈에 들어온다. 처음엔 신기했지만 이젠 잘 쓰지 않게 되었다. 얼마 전 장만한 로봇 청소기도 있다. 그러나 청소하다 장애물에 걸려 멈춰 선 모습을 보면 과연 인공지능이 들어 있는지 의문스럽다.   찬찬히 더 살펴보니 몇몇 가전제품에 ‘인공지능’이라 적혀 있다. 하지만 매번 쓰는 버튼만 누를 뿐 그럴듯한 인공지능 기능은 써 본 적이 없다. 인공지능이 우리 삶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들 이야기하지만, 우리 생활 속으로 깊숙이 자리 잡지는 못하고 있다.   ‘진짜’ 인공지능은 어디서 찾아볼 수 있을까. 현재 대규모 인공지능은 대부분 거대 IT 기업이 구축한 데이터센터에서 구동되고 있다. 강력한 성능을 가진 연산장치들이 빽빽이 들어찬 곳이다. 언론 기사로 접하는 놀라운 성능을 가진 인공지능을 실행하려면 여전히 값비싼 장치가 여럿 필요하다. 일반 회사나 가정에 설치하기는 아직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가 강력한 인공지능을 쓰려면 인터넷에 접속해야 한다. 내 요청을 인터넷으로 전달하면, 데이터센터의 인공지능이 계산한 다음 다시 인터넷을 거쳐 답변이 돌아온다. 물론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인터넷에 접속되어 있다면 손쉽게 인공지능을 사용할 수 있다. 딱히 불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게다가 데이터센터 내 인공지능 성능이 개선되면 별다른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도 곧바로 나아진 성능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도 크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에는 근본적인 난점이 있다. 이용자의 정보를 인공지능 운영 회사로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에서라면 기밀 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생긴다. 챗GPT와 같은 외부 인공지능 서비스의 사용을 금지한 회사도 적지 않다.   가정에서 사용할 때도 마찬가지 위험이 있다. 인공지능이 우리 삶을 편하게 하려면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언제 집에 돌아와 무엇을 하는지, 집에 누가 언제 방문했는지 등에 관한 정보 등이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편리하다고 한들 이 모든 사생활 정보를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인공지능에 선뜻 전달할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몇 해 전 국내 아파트에 설치된 실내 카메라 장치가 해킹되어 촬영 영상이 유출된 사례가 있었다. 누군가 우리 집 실내를 마음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니 소름 끼치는 일이다. 인공지능에 카메라가 달려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불안감이 들 수 있다.   인공지능이 우리 일상에서 널리 받아들여지려면 인공지능이 우리 정보를 잘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이용자 정보 보호는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꼭 있어야 하는’ 것이다.  최근 인공지능 처리에 필요한 이용자 정보를 인터넷으로 전달하지 않고, 회사나 가정 내부에서만 처리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회사에서는 자체 전산실에 인공지능을 설치·활용하려고 한다. 이러한 방식을 ‘온프레미스(on-premise)’라고 한다.   가정용 인공지능에도 마찬가지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집안이나 제품 자체에 독립된 인공지능을 두어 인공지능이 수집한 사생활 정보가 집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다. 민감한 정보는 따로 저장해 두지도 않아야 한다.   이런 방식은 비용과 성능 문제가 따른다. 아직 고성능 인공지능을 실행하는 연산 장치는 매우 비싸고, 상당한 전력을 소비한다. 회사나 가정에 자체 인공지능을 구축하는 것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인공지능이 값싼 장치에서도 잘 실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경량화 기술이 필요하다.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다. 스마트폰 음성비서가 좋은 예다. 종전에는 음성을 인식하려면 그 신호를 인터넷으로 전송해서 인공지능이 처리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에 내장된 인공지능 전용칩을 이용하여 곧바로 음성을 인식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좋은 소식도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공지능을 훨씬 더 작게 만들더라도 회사나 가정에서 꼭 필요한 몇몇 작업은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그 결과 인공지능 개발 경쟁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제껏 누가 더 크고 더 강력한 인공지능을 만드는지를 두고 경쟁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 누가 더 저렴하고 전력을 덜 소모하면서도, 꼭 필요한 작업에서는 괜찮은 성능을 낼 수 있을지를 두고 경쟁할 것이다.   이와 같은 발전이 이루어져야 인공지능이 진정으로 일상에 널리 보급되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집안일을 돕는 인공지능 로봇이 카메라로 집 내부를 관찰하더라도 불안하지 않고, 인공지능이 주어진 작업을 솜씨 좋게 해내는 날을 상상해본다. 이러한 변화는 인공지능이 이용자 정보를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김병필 / KAIST 기술경영학부 교수인공지능 개척시대 인공지능 영업비밀 인공지능 성능 인공지능 스피커 가정용 인공지능

2023-10-01

[문화산책] 되살려야 할 장인정신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예술 각 분야도 마찬가지다. 인공지능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작곡을 하고, 노래를 부르며 인간 예술가를 겁주는 세상이다.   예술과 인공지능을 연결지어 생각할 때 가장 기본적인 것은 기술과 정신, 형식과 내용의 문제다. 예술과 기술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 온 미학의 근본적 주제다. 인공지능에는 마음이나 정신이 없으므로,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 예술가와 비교할 수 없다는 식의 친절한 설명도 뒤따른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인공지능 때문에 인간 예술가들이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걱정이 나온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물론 반대의 긍정적 의견도 있다.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많이 줄어들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정말로 인간이 인공지능을 두려워해야 하는 걸까? 내 생각에는,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이쯤에서 쟁이, 장인정신 같은 우리 전통의 가치관을 진지하게 되새겨보면, 많은 부분이 명확해질 것 같다.   길게 말할 것 없다. 석굴암 본존상, 에밀레종, 금관, 미륵반가사유상, 고려청자 같은 작품과 그것을 만든 이들을 떠올리면 된다. 기술과 정신이 완벽하게 하나로 승화된 위대한 문화유산들….   오늘날의 ‘쟁이’라는 낱말은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개구쟁이, 심술쟁이, 욕심쟁이, 겁쟁이, 욕쟁이 등 좋지 않은 행동거지나 버릇을 일컫는 말이다. 예술 쪽에서도 환쟁이, 글쟁이, 풍각쟁이 등 낮춤말로 쓰인다.   역사적으로 보면, 예로부터 우리 사회는 쟁이를 높이 대접하지 않고 낮잡아보며 하찮게 취급했다. 선비 사회가 빚어낸 편견인데, 그런 사고방식이 오늘날까지 내려왔다. 이어서 현대화 바람이 불고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시대가 되면서, 장인에 대한 푸대접이 심해진 건 일본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무튼, 오늘날 예술하는 사람들을 쟁이라고 부르면 모욕으로 느끼며 화를 낸다. 예술가, 작가, 아티스트라고 높여 불러야 만족한다. 예술가가 되어야지 기능공이나 기술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의 말씀도 많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하고 공부해보면 사실은 그렇지 않다. 쟁이, 장인정신, 장인 기질 등은 근본적 의미를 갖는 말이다. 기술과 정신세계에서 두루 어느 경지에 오른 예인(藝人)을 이르는 말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옛 장인들은 결코 단순한 기술자나 기능공이 아니었다. 삶과 기예를 따로 떼어서 생각하지 않고, 숭고한 정신세계, 철저한 완성도를 함께 갖춘 예인들이었다. 실제로, 우리는 지금 ‘예술’ ‘예술가’라는 말을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은 생긴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낱말이다. 예술이라는 낱말은 현대화 과정에서 일본 사람들이 만들어낸 말이다. 그걸 아무런 저항감 없이 그냥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예술가라는 말 이전에 장인, 쟁이라는 낱말이 있었고, 여기에 인공지능이 도저히 넘볼 수 없는 본질적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사라져가는 장인 정신을 매우 안타까워한 일본의 방송인 에이 로쿠스케는 “나는 장인(匠人)이라는 것을 직업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살아가는 방식에는 귀천이 있다”라고 말했다. 기술이나 직업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이라는 말, 참 무서운 말이다.   인공지능의 솜씨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다. 감탄스럽다. 하지만 감동이 없다. 바로 이 지점, 감탄과 감동 사이에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닐까? 인간과 인공지능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세상이….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장인정신 인간 예술가들 장인정신 장인 예술과 인공지능

2023-09-14

[삶의 뜨락에서] 손맛이 그리운 때

자고 일어나면 신기술이 쏟아져 나온다. 디지털화로 우리의 생활이 편리해졌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도 예외는 아니다. 예전에 좋은 의사는 지식과 경험, 청진기 하나면 가능했지만, 요즘은 수십 개의 디지털 기기의 도움 없이는 진단과 치료가 어렵게 되었다.     우리는 모든 것이 급변하는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 너무 많은 정보 홍수에 휘청거린다. 더 나아가 AI(Artificial Intelligent) 시대로 접어들면서 많은 이들이 삶의 터전을 잃기도 한다. AI가 얼마나 감정을 학습하고 전달할 수 있는가는 앞으로의 숙제다. AI가 창조와 창작 능력도 뛰어나다고 하지만 아직은 미숙아 단계다.     지난 5월부터 할리우드 작가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작가의 처우 개선과 근무 환경개선, 그리고 인공지능 사용 제한을 요구한다. AI는 입력된 정보를 바탕으로 정리나 요약을 잘하고 시키는 일을 잘 수행할 뿐만 아니라 어떤 질문에도 답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AI는 요구 사항에 따라 초안을 쓸 수는 있지만 제대로 완성도 있는 작품을 쓸 수는 없다.   할리우드 제작자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AI에 대본 초안을 작성하게 하고 작가들에게 이를 수정하라고 지시한다. 작가가 이 초안을 수정하게 되면 초안을 쓴 사람한테 저작권이 있다는 주장까지 가능하게 된다. AI는 도구일 뿐 작가가 아니다. 작가는 AI가 쓴 초안을 보정하고 생명력을 불어넣어 창작품을 완성 시킨다. 결국 AI는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일을 맡기는 대행 서비스 역할에 불과하다.       인공지능은 호기심이 없다. 인간의 호기심은 인간만이 가진 최대의 강점이다. 인공지능은 주인인 인간이 주입한 자료를 통합, 관리, 요약해서 적재적소에 맞는 대답을 인간보다 잘한다. 한번 입력된 자료는 계속 살아있으며 몇 번이고 재사용할 수가 있다. 인공지능은 한번 입력된 자료가 자산이지만 인간은 호기심이 많아 계속 전진하고 진취적인 태도로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 변화의 소용돌이에 동요되어 중심을 잃고 여기저기로 휩쓸리게 되면 불안하다. 불안은 많은 병을 유발한다. 병을 키우기 전에 우리는 두 발을 굳게 땅에 심어야 한다. 우리의 삶이 기계화될수록 우리는 인간적인 삶을 그리워한다. 손맛을 그리워한다. 한 15년 전에 미술에 관심 있는 친구 셋이 함께 한 달에 한 번씩 뮤지엄과 갤러리를 방문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한 6개월은 재미가 있었으나 그 후로는 모든 트렌드가 영상 비디오로 흘러가서 그만두었다. 우리가 그 당시 원했던 것은 손으로 붓을 잡고 그린 그림이었다.  모두 기계화된 물건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우리는 허허롭고 외따롭다.     homemade와 handmade가 더욱 관심을 끄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모두 인간적인 것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인간적인 삶이란 사람의 손에서 전해지는 정성과 피부에서 전해지는 온기, 가슴에서 피어나 오는 사랑을 느끼는 감동이 아닐까. 또 하나 사랑의 눈빛은 AI가 결코 학습할 수 없는 우리 인간만의 자산이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손맛 인공지능 사용 대본 초안 근무 환경개선

2023-09-11

[삶의 뜨락에서] 손맛이 그리운 때

자고 일어나면 신기술이 쏟아져 나온다. 디지털 세계는 산업화를 가속해 우리의 생활은 고도로 편리하게 되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컴퓨터와 과학기술은 경영, 경제, 금융, 기계와 산업사회에 막대한 변화와 진화를 도왔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도 예외는 아니다. 예전에 좋은 의사는 지식과 경험, 청진기 하나면 가능했지만, 요즘은 수십 개의 디지털 기기의 도움 없이는 진단과 치료가 어렵게 되었다. 일단 환자가 입원하게 되면 수십 번의 혈액검사, X-ray, CT Scan, MRI, 초음파 검사 등 의사의 임무는 이 모든 테스트 결과를 종합하는 일이다.     이처럼 우리는 모든 것이 급변하는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 너무 많은 정보홍수에 휘청거린다. 스마트폰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도 없다. 구글 없이는 문맹인이 된다. 더 나아가 AI(Artificial Intelligent) 시대로 접어들면서 많은 이들이 삶의 터전을 잃기도 한다. AI가 얼마나 감정을 학습하고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는가는 앞으로의 숙제다. AI가 창조와 창작 능력도 뛰어나다고 하지만 아직은 미숙아 단계다.     지난 5월부터 한동안 미국 전역에 작가 파업과 시위가 계속되었었다. 작가 처우 개선과 근무 환경개선, 그리고 인공지능 사용 제한을 요구하자 이 시위는 전 세계적으로 호응을 얻어 일파만파 확산하여 갔다. AI는 입력된 정보를 바탕으로 학습을 통하여 정리나 요약을 잘하고 시키는 일을 잘 수행할 뿐만 아니라 어떤 질문에도 답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AI는 요구 사항에 따라 초안을 쓸 수는 있지만 제대로 완성도 있는 작품을 쓸 수는 없다. 할리우드 제작자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AI에 대본 초안을 작성하게 하고 작가들에게 이를 수정하라고 지시한다. 작가가 이 초안을 수정하게 되면 초안을 쓴 사람한테 저작권이 있다는 주장까지 가능하게 된다. AI는 작가의 도구일 뿐 작가가 아니다. AI가 쓴 초안에 작가는 이를 보정하고 생명력을 불어넣어 창작품을 완성 시킨다. 결국 AI는 인간의 작품이다.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인간이 해야 할 일을 맡기는 대행 서비스 역할에 불과하다. 인간의 호기심과 창조 능력은 무한해서 앞으로 어떤 작품들이 탄생할지 기대된다.     인공지능은 호기심이 없다. 인간의 호기심은 인간만이 가진 최대의 강점이다. 인공지능은 주인인 인간이 주입한 자료를 통합, 관리, 요약해서 적재적소에 맞는 대답을 인간보다 잘한다. 한번 입력된 자료는 계속 살아있으며 몇 번이고 재사용할 수가 있다. 인간은 인간의 기억력은 믿을 수가 없지만 AI의 답을 읽는 중에도 행간에 숨어있는 뜻을 통찰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다. 인공지능은 한번 입력된 자료가 자산이지만 인간은 호기심이 많아 계속 전진하고 진취적인 태도로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세상이 너무 급변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 변화의 소용돌이에 동요되어 중심을 잃고 여기저기로 휩쓸리게 되면 불안하다. 불안은 많은 병을 유발한다. 병을 키우기 전에 우리는 두 발을 굳게 땅에 심어야 한다. 우리의 삶이 기계화될수록 우리는 인간적인 삶을 그리워한다. 손맛을 그리워한다. 한 15년 전에 미술에 관심 있는 친구 셋이 함께 한 달에 한 번씩 뮤지엄과 갤러리를 방문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한 6개월은 재미가 있었으나 그 후로는 모든 트렌드가 영상 비디오로 흘러가서 그만두었다. 우리가 그 당시 원했던 것은 손으로 붓을 잡고 그린 그림이었다. 세상이 모두 기계화된 물건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우리는 허허롭고 외따롭다.     homemade와 handmade가 더욱 관심을 끄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모두 인간적인 것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인간적인 삶이란 사람의 손에서 전해지는 정성과 피부에서 전해지는 온기, 가슴에서 피어나 오는 사랑을 느끼는 감동이 아닐까. 또 하나 사랑의 눈빛은 AI가 결코 학습할 수 없는 우리 인간만의 자산이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손맛 인공지능 사용 대본 초안 근무 환경개선

2023-09-08

[기고] 아이들을 위한 인공지능

아이들에게 인공지능 챗봇을 쓰도록 해야 할까.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라도 한번은 생각해 봤을 법한 질문이다.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더 활발해질 것이니, 조금이라도 더 어릴 때부터 인공지능을 사용하도록 북돋워 주는 것이 좋겠다고 여길 수 있다. 반대로 인공지능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 인간으로서 필요한 능력이 충분히 발전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아직 똑 부러지는 정답은 없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인공지능 챗봇을 아이들 교육에 활용할 잠재력이 크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아이들이 세상에 대해 제기하는 무수한 질문에 지치지 않고 답해 줄 수 있다. 개개인이 어떠한 능력이나 지식을 갖추고 있는지 평가하고, 그에 걸맞게 교육 자료를 제시해 줄 수도 있다. 이러한 맞춤형 교육의 가능성은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기도 한다. 이미 적지 않은 스타트업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육 사업에 발 빠르게 진출해 있다.   특히 챗봇이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언어 교육이다. 인공지능의 언어 구사 능력은 이제 인간과 구별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인공지능은 어떠한 주제에 관해서도 몇 시간 동안 끊기지 않고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 나이에 맞는 어휘나 표현을 선택할 수도 있다. 머지않아 값비싼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아이들이 그저 인공지능과 대화하는 것만으로 외국어를 습득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물론 인공지능 번역 기능이 발전하면 외국어를 배울 필요가 없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다른 언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능력은 미래에도 여전히 가치가  있다. 언어를 구사하는 것은 단순히 그 언어로 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넘어, 다른 사회나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인공지능 시대에서도 외국어 교육은 중요하고 또한 필요한 일이 될 수 있다.   교육 분야에서 인공지능 활용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인공지능 답변의 안전성 문제가 크다. 일례로 미국의 한 10살 소녀가 인공지능 스피커에 재미있는 놀이를 알려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었다. 그러자 인공지능은 전원 플러그에 동전을 끼워 넣어 불꽃을 일으키는 장난을 해 보라고 추천하였다. 당시 온라인에서 유행하던 극히 위험한 장난이었다. 이처럼 인공지능에는 인간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으리라 기대되는 ‘상식’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지 못하다.   또 다른 문제는 인공지능이 갖는 편향과 고정관념이다. 한 이용자는 챗GPT에게 한 소년과 소녀가 장래 희망을 찾는 이야기를 지어보라고 하였다. 그러자 챗GPT는 소녀는 사랑받는 교사가 되고, 소년은 성공한 의사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생성해 냈다. 이렇듯 인공지능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고정관념을 은연중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만든 학습 데이터로부터 세상을 배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편향과 차별이 존재하는 한, 인공지능이 이를 배우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교육에 사용되는 인공지능에 있어서만큼은 이러한 문제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여태껏 아동 보호를 위한 방안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는 못한 실정이다. 현재로서는 보호자의 감독 없이 아이들이 인공지능과 대화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권하고 있다. 실제로 챗GPT의 이용약관에 따르면 13세 미만의 아동에게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13세 이상 18세 미만의 경우 부모나 보호자의 동의를 얻도록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명목상 이용약관에서 아동의 사용을 금지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그 사용을 막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예컨대 현재 대부분의 소셜미디어 서비스가 일정 연령 미만 청소년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수많은 아이가 자신의 나이를 속이고 가입하여 이용하고 있다. 인공지능 서비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인공지능의 성능이 발전하고 더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될수록 더욱 어린 나이에서부터 인공지능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아이들이 안전하고 적법하게 인공지능을 잘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명목상으로는 아이들의 인공지능 서비스 사용을 금지하면서, 현실적으로는 그 사용을 묵인하는 것은 적절한 해법이 아니다.   우선 인공지능이 아동·청소년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조사·연구하고, 여러 실증 사례를 쌓을 필요가 있다. 그에 맞추어 적합한 아동 보호조치를 개발하여 인공지능에 적용할 인센티브를 마련할 필요도 있다. 이러한 노력이야말로 미래 세대의 발전을 위한 가장 값진 투자다. 김병필 / KAIST 기술경영학부 교수기고 인공지능 인공지능 서비스 인공지능 활용 인공지능 스피커

2023-08-25

포낙보청기, ‘오데오 루미티’ 탑재 최첨단 인공지능 프로그램 선보여

  스위스 토탈청각솔루션 기업 소노바그룹의 포낙보청기가 인공지능(AI)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된 포낙의 대표 보청기인 ‘오데오 루미티’의 ‘스마트 스피치’ 기술 등 프로그램에 대한 기술을 공식 블로그와 SNS를 통해 소개했다.   스위스 소노바그룹의 포낙이 보청기의 기능이나 독보적인 기술을 공개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최근 늘어나는 난청인을 비롯해, 코로나 엔데믹 및 장마 이후 난청인의 외출 및 여행 등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인파가 몰리는 축제 현장이나 여행지 또는 음식점, 카페 등 큰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는 난청인이 보청기를 착용 했더라도 상대방의 말소리를 제대로 청취하고 원활하게 대화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러한 난청인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포낙은 자사의 베스트셀러 보청기라고 할 수 있는 ‘오데오 루미티’의 기술과 정보를 공식 블로그와 SNS를 통해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알리는데 노력하고 있다.   우선 포낙 ‘오데오 루미티’는 오픈형 보청기로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을 탑재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 스피치’ 기술은 포낙만의 자동 환경설정 프로그램인 ‘오토센스 OS 5.0’이 적용,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1초당 700번의 주변환경을 스캔하고 200개 이상의 설정을 결합해 말소리 이해도를 최대 15% 향상, 청취노력은 11% 감소 시켜줘 보청기 착용자의 청취력을 편안하게 높여 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스테레오줌 2.0’, ‘스피치센서’ 등의 최신 기술이 적용되어 정면 뿐만 아니라 측면, 후면에서 들리는 말소리도 명료하게 청취할 수 있도록 하였다.     포낙 ‘오데오 루미티’는 실제 난청인이 접하게 되는 다양한 환경에서의 청취도 놓치지 않았다.  ‘스피치 인핸서’, ‘다이나믹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탑재돼 조용한 환경에서 작은 목소리나 소음 환경에서의 듣기 어려운 말소리도 선명하게 청취가 가능하며, '모션 센서 히어링' 기능을 탑재해 ‘오데오 루미티’ 보청기 착용자의 움직임을 감지, 걷거나 이동하는 상황에서도 화자의 목소리를 명료하게 청취할 수 있도록 설계 됐다. 뿐만 아니라 바람소리를 줄여주는 ‘윈드블럭’ 기능이 탑재돼 야외 활동 시 바람소리로 인한 불편함 없이 편안하게 청취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미디어 트렌드를 반영한 기술도 돋보인다. '오데오 루미티' 오픈형 보청기는 블루투스 이어폰처럼 음악을 비롯해 유튜브 등 모든 미디어를 보청기로 생생하게 즐길 수 있어 편리함과 듣는 즐거움도 동시에 제공한다. 또한 보청기를 톡톡 두드리면 전화수신을 비롯한 수신종료, 음악재생 및 정지, 음성비서 활성화 등 손쉽게 장치 제어를 할 수 있어 편리하다.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전자기기라면 기종 상관없이 모두 포낙 ‘오데오 루미티’와 직접 연결하여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땀, 비가 많은 여름계절에 맞는 기능으로는 독보적인 IP68등급의 방수기능도 포함돼 있다. ‘오데오 라이프 루미티’ 모델은 업계 유일 ‘파릴렌 특수 코팅’을 통해 깨끗한 물 뿐만 아니라 바닷물, 약품이 함유된 수영장 물 등 모든 종류의 물로부터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강동현 기자 kang_donghyun@koreadaily.com인공지능 프로그램 오픈형 보청기로 보청기 착용자 대표 보청기인

2023-08-17

현대 질병과 인공지능 파동 치유 [ASK미국 파동의학/자연치유학-한청수 파동병원 원장]

▶문= 일상화된 인공지능의 삶이 질병에 미치는 영향이 궁금하다.     ▶답= 아침 6시 상쾌한 클래식 음악과 함께 기상을 알리는 구글 알람이 울린다. 쾌적한 실내 온도에 신선한 공기가 나오는 거실과 부엌에서 식사를 마치고 병원으로 기차를 타고 출근한 후 8시 20분이 되면 병원에 도착한다.     병원은 이미 환자를 받을 준비를 AI가 해 놓고 있는 상태라 바로 진료를 시작할 수 있다. 집과 마찬가지로 조용한 치유음악과 실내 온도, 쾌적한 공기 청정기까지 이미 작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 있는 동안 택배나 배송 물품이 집 앞에 도착하면 알람과 영상이 바로 울리면서 실시간 알려 준다. 진료를 마치고 다시 기차를 타고 아침에 차를 두고 온 메트로역으로 가면 도착 10분 전에 자동차는 시동이 걸려 냉난방이 켜져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자동차를 타고 집에 도착하면 도착 30분 전부터 집에서는 에어컨이나 난방이 켜진다. 이렇게 쾌적한 또 하루의 마감 시간을 준비하곤 한다.     홈 자동화의 편리함과 원격 무선조종으로 인한 삶이 일상화되어 있다. 이런 편리함 뒤에서 우리 몸은 지구에서 올라오는 지자기파와 타고 다니는 자동차나 주변에 있는 무선 와이파이, 전기 자기장, 통신 안테나, 지구 위성에서 쏘는 각종 유해파장에 의해 늘 공격당하고 있다.   또 먹고 마시고 하는 생육 환경이 점점 유전자 변형과 유해 환경에 노출돼 가고 있다. 우리는 평상시 각종 업무나 생활에 스트레스가 증폭되면서 영혼육이 더욱 병들어 가고, 이유 없이 무기력과 피곤함이 가중돼 큰 병으로 악화돼 간다.     병에 걸린 사람들은 자기 몸 전체의 에너지가 오래전부터 이런 환경에 노출돼 있었음을 모른 채 살아온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다시 원래의 몸으로 생체 전기나 파동을 되돌려주기 위해서 무선으로 충전 또는 치유가 필요하다. 그게 바로 인공지능 시스템 AI로 인한 파동 치유 프로그램이다. 자동화된  삶의 이기에서 비롯된 틀어진 나의 몸 주파수를 원래 고유 주파수를 맞춰 주어 질병을 예방치유하는 방법이 인공지능 파동 치유 시스템이다.     ▶문의:(213)386-2345       www.wbqacu.com  한청수 파동병원 원장미국 자연치유학 한청수 파동병원 인공지능 파동 파동 치유

2023-08-16

[투자의 경제학] 정보시대

주식 투자는 투자 액수와 상관없이 세상의 흐름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는게 중요하다.     인공지능처럼 첨단기술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같이 지정학적인 변화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LA와 롱비치항의 노조분쟁도 물류 체인의 중요한 한 부분이므로 주식투자와 관련이 있다. 물론 세세한 부분까지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 분야와 관련해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전문가들이 내놓는 자료를 옳게 이해하는 정도는 필요하다. 이해하기 힘든 전문적 자료나 논문 같은 것을 간혹 찾아봐야 할 경우도 있지만 일상에서 우리가 늘 접하는 신문이나 뉴스를 투자자의 관점에서 소화시키는 것 만으로도 큰 흐름을 읽어내는 데 충분하다고 본다.     신문에 난 기사를 보다가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그것을 따라 더 깊은 조사를 하는 것도 투자자가 할 일이다.     가령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과 구글의 알파고 같은 딥러닝 인공지능의 차이점이 무엇인지는 일반 정보에서 한단계 더 들어가봐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종류를 이해하고 어느 기업이 어떤 종류의 인공지능 개발에 중점을 두느냐의 차이에 따라 ‘사람과 기계’와의 소통 혹은 ‘기계와 기계’와의 소통 기술의 선두에 있는 기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신문기사를 읽고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조금 더 조사를 하다 보면 성공하는 투자자의 자질이 갖춰지는 것이다.     요즘 소셜미디어에는 짝퉁 투자 전문가들이 많이 있다. 이중에는 지식을 공유하려는 좋은 의도가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잘못된 정보 제공으로 투자자가 손해를 보는 경우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유튜브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정보를 얻을때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의 경력이 신뢰할 수 있는지 정도는 알아봐야 한다. 정상적인 금융기관에 소속된 전문가가 소셜미디어에서 투자에 관련된 언급을 하려면 엄격한 규제를 따라야 하기 때문에 예상이 틀릴 수는 있으나 근거 없는 전망이나 예측은 함부로 내놓을 수 없다.     논리 정연한 의견을 제시하는지 뜬구름 같은 얘기를 하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어찌됐던 투자자가 해야 한다. 이런 판단을 하려면 투자자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신문, 방송 같은 미디어의 정보를 투자자의 관점에서 습득하고 관심있는 부분은 한걸음 더 나아가서 지식을 넒히며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세상의 흐름에 관한 정보는 투자자들에 손바닥안에 있는 시대가 됐다.     ▶문의:(213)434-7787  김세주 KadenceAdvisors, LLC투자의 경제학 정보시대 투자자 생성형 인공지능 인공지능 개발 전문가 수준

2023-06-21

한인, 세계 첫 AI 박물관 개관…오드리 김씨, 샌프란시스코서

“지구상 인류를 말살해 미안합니다.”-인공지능(AI).   “인공지능(AI)이 문명과 인류를 파멸로 이끈 종말 이후 모습은 어떨까요? 인간성은 사라진 세계지만 AI는 반이상향적(dystopian)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이 박물관을 통해 AI가 초래할 수 있는 암울한 모습을 교육하고 싶어요.”-오드리 김.   AI가 주인공이 된 미래, AI가 초래할 위험성을 알리는 박물관을 한인이 개관해 눈길을 끈다. CNBC·폭스·BBC 뉴스, 지역매체 샌프란시스코게이트(SFG) 등 주류 언론들이 한인 오드리 김씨 주도로 개관한 ‘어긋난 인공지능 박물관(Misalignment Museum)’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이 박물관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AI의 파괴성 등 어두운 면을 다뤄서다.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가 세계의 관심을 끄는 요즘, 김씨는 AI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어긋난 인공지능 박물관은 지난 3월부터 샌프란시스코 미션디스트릭 한 빌딩(Guerrero and 14th streets) 1층에 문을 열었다. 이 박물관은 세계 최초로 ‘인류 말살의 미래’ 등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알리는 현대 예술품을 전시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미술, 조각 등 예술품 상당수가 AI 기술을 활용한 작품이다. AI 첨단기술을 활용한 예술품을 통해 역설적으로 이 기술이 초래할 무서운 미래를 조명한 셈이다.   박물관에 전시된 예술품은 로봇 등 인공지능이 일상화된 현대사회 단면을 보여준다. 한 예로 교실 같이 보이는 작품 무대에는 귀여운 스팸 로봇들이 전자칠판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배우고 있다. 눈과 팔이 달린 스팸 로봇들은 키보드를 직접 누르며 학습에 열중이다. 인류가 사라진 뒤의 AI가 주도하는 기술 문명을 보여주는 셈이다.   사람 눈으로 도저히 구별하기 힘든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과 디지털 화면 등도 전시됐다.     AI 로봇팔이 도화지에 직접 창작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인간의 부재’가 큰일은 아닐 것 같다는 씁쓸함마저 안겨준다. 영혼을 정화한다는 창조의 영역인 음악 역시 AI가 피아노를 알아서 연주한다.   특히 제목 ‘인류를 죽여 미안하다’는 사람 흉상 작품 옆에는 “인공지능은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지적인 일을 이해하고 배울 수 있지만, 동시에 인류와 문명을 파괴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박물관 관장 겸 큐레이터인 김씨는 CNBC와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AI 장점은 긍정했다. 하지만 AI 열광 이면에서 발생할 심각한 위험성을 짚어보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인공지능을 활용할수록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징조들이 보인다”며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해 일한다면 노동과 배고픔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이 기술이 인간과 협력을 거부할 때는 나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이 AI 활용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복잡한 심경을 느낀다”며 “이 박물관은 AI가 인류와 문명을 말살한 종말 이후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들의 기술적 이해도와 상관없이 ‘AI가 무엇인지, 어떤 모습이 펼쳐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다. 이를 통해 AI가 시사하는 바를 인식하고, 비판적 사고를 키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씨는 IT기업 구글과 자율주행 연구회사인 크루즈 등에서 일했다. 지난해 9월부터 박물관 개관을 준비하며 오픈AI, 메타 등을 방문해 현직 엔지니어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던 어긋난 인공지능 박물관은 관객의 호응과 건물주의 후원으로 현재 상설 전시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샌프란시스코 박물관 인공지능 박물관 한인 오드리 박물관 관장

2023-06-16

[한국은행 칼럼] 인공지능 시대와 우리의 자세

그간 인공지능(AI)은 우리 주변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범위를 넓혀 오고 있었다. 예컨대, 제조업에서는 AI에 기반하여 작동하는 로봇이 자동차 조립부터 상자 포장까지 노동자가 수행했던 작업을 대신하고, 의료 부문에서는 AI가 복잡한 의료 이미지를 분석하고 질병 진행을 예측하고 심지어 수술을 보조하고 있으며, 금융업에서는 AI가 고속 거래, 사기 탐지, 고객응대 등에 사용되어 왔다.     그런데, 최근 대중에 공개된 chatGPT, DALL-E 등의 인공지능은 글쓰기, 추론에 근거한 대화, 그림 그리기 등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이면서 그간 인간만의 고유 영역으로 간주되었던 인문, 예술 부문에서도 인공지능이 인간과 유사한 수준의 역량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이와 같은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로 경제활동 전반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노동시장에서는 AI의 발달과 보급으로 인해 다수의 노동자가 빠르게 AI에 의해 대체될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그간 진행된 로봇 보급에 의한 생산 자동화, 키오스크 확산 등이 기술 숙련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중숙련(middle-skilled) 또는 저숙련(low-skilled) 노동자의 일자리를 대체해 왔다면, 기술발달 속도를 감안할 때 최근 공개된 AI가 머지않아 고숙련(high-skilled) 노동자의 일자리마저 대체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과거를 돌이켜보면, 18~19세기의 산업혁명 시기에 수작업을 수행하던 다수의 노동자가 화석연료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기계로 대체되거나 기계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실직 또는 임금하락의 고통을 겪었으며, 이로 인해 기계파괴 운동(Luddite)까지 출현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바가 있다. 그러나, 이후 시간이 흘러 기계화가 계속 진행됨에 따라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기계제조 및 관련 신산업이 출현했다. 이에 따라 엔지니어, 기계조작자, 조립라인 작업자, 안전 검사관 등 많은 일자리가 새로 생겼으며 인류는 보다 풍요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는 또 다른 변혁의 단계인 AI 혁명의 문턱에 서 있으며, 이는 돌이킬 수 없는 발전의 단계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과거의 산업혁명 초기 단계에서와 마찬가지로 많은 일자리가 소멸될 소지가 있다. 그러나 과거 사례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소멸된 일자리를 대체하여 새로운 일자리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AI 시대의 도래를 비관하고만 있을 필요는 없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일자리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변화의 과정에서 이에 적응하기 위한 각자의 노력이 요구된다.     개인으로서 노동자의 경우에는 지식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최신화하기 위한 재교육 및 평생학습에 매진하는 한편, 아직까지도 고유한 인간의 영역인 창의성, 비판적 사고, 공감 능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국가정책을 담당하는 정책입안자들은 앞으로 AI 혁명의 과정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실업, 빈곤, 양극화 등의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한편 AI를 통해 경제성장을 증대시킬 수 있는 정책 마련에 노심초사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변화와 혁신은 항상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수반하고,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이 지금처럼 우리에게 절실한 때도 없을 것이다. 김태경 /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차장한국은행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김태경 차장 인공지능

2023-06-06

뉴욕시 공립교 챗GPT 금지 철회

뉴욕시 교육국이 공립학교 내에서 챗GPT 사용을 금지해야한다는 입장을 철회했다.     지난 1월 교육국이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모든 학교 기기와 네트워크에서 챗GPT과 다른 인공지능 도구들을 금지한 지 4개월 만이다. 뉴욕시 교육국 대변인 제나 라일은 당시 성명에서 “인공지능 도구의 사용은 학업은 물론 학생들 평생의 성공에 필요한 비판적 사고와 문제 해결 기술의 구축을 방해한다”고 밝혔다.     이 성명을 발표하고 4개월이 지난 시점이자 세계 AI의 날인 5월 18일, 데이비드 뱅크스 시 교육감은 “이제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교육전문 매체 초크비트(Chalkbeat)는 뱅크스 교육감이 “학생들은 이미 생성형 AI가 존재하는 세상에 살고 있었고, 학교에서 인공지능을 피하기보다 그에 대해 배우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라며 학생과 교사를 지원하는 생성형 AI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육국의 새로운 접근 방식은, 교육자와 학생들이 생성형 AI를 탐구하도록 장려하고 인공 지능의 활용이 우리 사회에 제시하는 더 광범위한 문제를 탐구하는 활동에 학생들을 참여시키도록 권장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퀸즈의 한 중학교는 챗GPT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챗GPT에 질문한 후 정답의 정확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뱅크스 교육감은 말했다.     시 교육국은 성공적인 AI 학교교육 구현을 위해 학교에서 AI를 성공적으로 구현한 실제 사례를 교육자에게 제공하여 커뮤니케이션 및 교육을 개선하는 동시에 학교 전체에서 발견한 내용을 공유할 저장소와 커뮤니티를 만들도록 격려하고 지원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윤지혜 기자 yoon.jihye@koreadailyny.com뉴욕 금지 금지 철회 뉴욕시 교육국 인공지능 도구들

2023-05-22

[문화산책] 아름답고 따스한 손의 표정

한동안 예술가의 손을 집중적으로 관찰한 적이 있다. 관심을 가지고 유심히 살펴보니 보면 볼수록 풍부하고 아름다운 손의 표정에 감탄하게 된다. 손이 말을 하고 음악을 만들고 춤을 춘다. 말이 안 통하면 손짓 발짓으로 소통한다. 수화의 세계는 한층 깊다.   젊은 시절 연극에 미쳐 지낼 때도 손의 다채로운 표정이 보여주는 표현력과 설득력에 감탄하며 소중하게 여겼지만, 그때는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이 너무 많았다. 손이 건네는 말과 표정은 정말 넓고 깊고 그윽하다.   예술세계에서는 거의 절대적이다. 음악가의 손은 아름답고 신비롭다. 오케스트라를 통솔하여 조화로운 음을 만들어내는 지휘자의 손도, 악기를 애무하는 연주자들의 손도, 가수의 손놀림도 깊고 그윽하다. 황제 카라얀의 손짓은 철학적이고, 카를로스 클라이버의 손은 음악과 하나로 어우러지며 춤춘다. 지휘자마다 추구하듯 음향이 다르듯 손짓도 그렇게 다르다.   피아니스트의 현란한 손놀림, 바이올린 연주자의 섬세한 손 움직임, 하프 어루만지는 우아한 손길, 기타 고수의 현란한 손길…. 가야금 튕기는 손, 대금 연주자의 운지, 타악기 두드리는 신명의 손….   미술작품에 그려진 손들도 다양한 표정으로 많은 말을 한다. 볼수록 정겹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에서 신과 인간이 서로 마주하며 소통하는 손, 알프레드 뒤러의 기도하는 손, 로댕이 조각한 손… 그 수많은 명작…. 명화에서 손 부분만을 따로 떼어서 감상해도 감동적이다. 정말 많은 것을 속삭여준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손, 도자기를 빚는 도공의 흙 묻은 손, 붓을 잡은 서예가의 손, 허공을 가르는 춤꾼의 손짓….   예술작품에서만이 아니다. 우리 삶에서도 손은 아름답다. 돈벌이를 위해 마지못해 컴퓨터 자판 위를 정처 없이 헤매는 손, 습관적으로 무표정하게 휴대전화를 두드리는 손, 돈을 세는 손…. 그런 고달픈 손 말고 아름다운 손이 많다. 열심히 일하다가 구슬땀 닦는 손, 책장을 넘기는 손, 정성껏 손글씨로 편지 쓰는 손, 화초에 물 주는 손, 아내의 젖은 손 같은 고맙고 거룩한 손…. 그중 으뜸은 아무래도 어머니의 거칠어진 손일 것이다.   우리 인간이 두 발로 걷는 직립보행의 삶을 시작하면서 손은 신체에서 가장 요긴한 부분으로 진화했다. 문명 발전의 가장 효율적 연장으로 아름답고 편리하게 진화했다. 그렇게 진화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더러워지기도 했다. 그리고, 드디어 지금은 ‘손’전화(휴대폰)의 시대다. 그러다 보니, 영화 ET의 손가락처럼 이상하게 변해버린 손도 점점 많아진다.   안타깝게도 우리네 현실에는 나쁜 손, 더러운 손이 훨씬 더 많다. 그래서 매우 어지럽고 아슬아슬하다. 무섭다. 방아쇠를 당기는 피 묻은 손, 아무 의미 없는 괴성을 내지르며 허공을 찔러대는 정치가의 검은 손, 불러주는 대로 받아쓰기에 바빠서 정의라는 말조차 잊어버린 기자의 창백한 손, 같은 반 친구의 인생을 폭력으로 뭉개버리는 젊은 청춘의 잔인한 손, 무슨 판결문이라는 걸 읽으며 공허하게 방망이 두드리는 손, 똑같은 말을 꼭 세 번씩 되풀이하며 내 질러대는 시위대의 손, 훔치는 손, 걸핏하면 파이팅 외치며 흔들어대는 주먹손, 때려 부수는 파괴의 손….   이렇게 부정적이고 어두운 손 그림자가 짙어질수록, 아름다운 손, 착한 손이 건네는 다정한 말이 그리워진다. 손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것은 사랑이다. 세상에서 가장 맛나는 엄마의 손맛, 엄마손은 약손 같은 근원적 사랑의 손길, 진정성과 체온이 그득 담긴 예술가의 손길, 인공지능에는 없는….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표정 손길 인공지능 손길 진정성 대금 연주자

202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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