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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스톤서 사람 손 탄 새끼 바이슨 결국 죽음 맞아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여행객의 무지 때문에 공원 관계자가 갓 태어난 바이슨(Bison, 들소의 일종)을 죽이는 일이 발생했다.   공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주 토요일인 20일,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한 남성이 옐로스톤 북동쪽에 있는 라마르 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새끼 바이슨을 손으로 건져 올려 길 위에 놓아줬다.   당시 바이슨 떼가 이 강을 건너면서 새끼가 어미를 놓쳤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공원 관계자들은 구조된 새끼를 원래 속해 있던 무리에 합류시키려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는 구조과정에서 사람 손을 거치면서 새끼한테서 사람 냄새가 나자 바이슨 무리들이 더 이상 자신들의 일부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리에 합류하지 못한 이 새끼는 계속 사람이나 차를 따라 다니면서 위험한 상황을 만들었고 공원 측은 결국 이 새끼 바이슨을 죽이기로 결정했다.     공원 관계자는 2016년에도 이번과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며 당시 캐나다 남성과 그 아들이 새끼 바이슨을 구조한다는 마음에 자신들의 SUV 차량에 태웠으나 그 이후 무리에 합류하지 못해 결국 안락사시켰다고 말했다.   당시 이 남성은 유죄를 인정해 235달러의 벌금과 함께 옐로스톤 공원기금 중 야생동물 보호 기금에 500달러를 내도록 명령받았다.   최근에는 바이슨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갔던 여행객들이 바이슨에게 뿔로 들이받치는 사고가 여러 건 발생하기도 했다.   공원 측은 바이슨이나 사슴류의 경우 최소 25야드(23미터), 곰과 늑대류를 만나면 최소 100야드(91미터) 이상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공원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40~50대 연령대의 백인 남성을 찾고 있다.  김병일 기자옐로스톤 바이슨 새끼 바이슨 옐로스톤 공원기금 옐로스톤 국립공원

2023-05-25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여행은 언제나 옳다

5월의 마지막 월요일인 메모리얼데이 연휴는 그동안 미뤄왔던 가족여행을 떠나기 제일 좋은 시기다.     엔데믹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본격적인 여행 시즌의 막이 오른 셈이다. 여행 업계에도 새 바람이 불고 있다. 교육적으로도 의미와 가치가 상당한 US아주투어의 큰 바위 얼굴 투어는 무려 4년 만에 우리 곁에 돌아왔다. 사우스다코타 주에 위치한 러시모어 산(Mt. Rushmore)은 큰바위얼굴이 없었다면 자동차를 타고 가다 무심코 지나쳤을 평범한 바위산이다. 그런 바위산에 아로새겨진 인물이 오늘날의 미국을 만든 4명의 전직 대통령들이다. 미국의 조각가 거츤 보글럼(Gutzon Borglum, 1867~1941)은 주의회의 의뢰를 받아 산 정상 부근 화강암 암벽에 큰 바위 얼굴을 조각해냈다. 1927년부터 1941년까지 무려 400명의 조각가들이 이 작업에 동원됐다. 이들이 드릴과 정으로 쪼아 빚어낸 큰 바위 얼굴은 얼굴 크기가 자그마치 건물 6층 높이에 달하는데 표정 묘사도 실물처럼 매우 섬세하다. 정면에서 큰 바위 얼굴을 바라볼 때 왼쪽부터 차례로 조지 워싱턴(1대, 1732~1799), 토머스 제퍼슨(3대, 1743~1826), 시어도어 루스벨트 (26대, 1858~1919) 세 사람이 있고 약간 떨어져서 에이브러햄 링컨(16대, 1809~1865)이 자리한다.   큰 바위 얼굴은 거대한 자연과 집요한 인간이 완성해낸 불멸의 작품이다. 이런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라면 멀리까지 가는 수고가 아깝지 않다. 또한 큰 바위 얼굴과 17마일의 거리를 두고 용맹하게 서 있는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 기마상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크레이지 호스는 연전연승을 거둔 수(Sioux)족 인디언의 추장 이름이다. 폴란드 출신 조각가이자 러시모어에서도 일했던 코작 지올코브스키는 수족의 청을 받아들여 1948년 러시모어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선더헤드(Thunderhead) 산에서 크레이지 호스 전신상 건설에 착수했다. 35년 동안 무려 750만 톤의 돌을 깬 뒤 코작은 1982년 숨을 거뒀고 그 이후로 부인과 자녀, 손자들이 그의 유업을 이어받았다. 전 세계가 코로나로 시름하는 동안 크레이지 호스는 얼마나 더 조각됐는지 사뭇 궁금해진다.   이와 함께 옐로스톤 투어도 더욱 새로워졌다. 1992년 아주가 3박 4일 일정의 5-8-9-관람코스를 최초로 개발한 옐로스톤은 세계 최초, 최대의 국립공원이자 대자연의 종합 선물세트 같은 곳이다. 여행 노하우를 공개하자면 옐로스톤을 여행할 때는 호텔 선택이 관건이다. 아이다호폴 힐튼호텔이나, 강변 산책로와 리버뷰가 근사한 샤일로 인, 웨스트 옐로스톤에 위치한 화이트 버팔로 등을 추천한다. 특히 웨스트 옐로스톤에서는 옐로스톤의 밤 문화를 즐길 수 있고 카페, 식당, 선물가게, 아이맥스 영화도 관람할 수 있다.   의미 없는 여행이란 없다. 여행 중 만난 수많은 순간들이 어떤 형태로든 우리 인생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번 메모리얼 연휴에도 여행의 선한 조각들이 삶에 스며들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여행 옐로스톤 여행 노하우 여행 업계 여행 시즌

2023-05-11

멋진 경치 즐기며 일상의 무게 날려요

마더스데이가 있는 5월의 날씨는 온 가족이 함께 나들이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가정의 달이기도 한 5월을 맞아 가주관광청과 한인 여행업체들이 추천하는 여행지, 투어상품을 소개한다.   ▶가주관광청   와인으로 유명한 중가주 파소 로블레스의 센소리오 아트센터(4380 Highway 46 East, Paso Robles, CA)에서 이색 설치 예술 작품 ‘빛의 들판(FIELD OF LIGHT AT SENSORIO)’이 전시되고 있다.     대형 조명 예술 작품으로 유명한 예술가 브루스 먼로는 15만 에이커 언덕에 6만여개에 달하는 광섬유로 연결된 구형 조명등을 설치하고 시시각각 색상 변화를 줌으로써 몽환적 분위기의 풍경을 선사한다. 온 가족이 함께 저녁놀을 배경으로 빛의 들판을 산책하는 이색 체험과 함께 멋진 사진을 담을 수 있다.     5월에는 매주 목, 금, 토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10시 30분까지 개장되며 내년 1월 6일까지 전시된다. 마더스데이(14일)와 메모리얼데이 연휴(28~29일)에도 개장한다. 입장료는 요일, 연령에 따라 22달러부터 112달러까지며 온라인(sensoriopaso.com/tickets)에서 구매할 수 있다.   전시장 인근에는 파소 로블레스 와인 컨트리 소속 유명 와이너리 수십여곳이 몰려 있어 와인 투어도 할 수 있다.   ▶푸른투어   부담 없이 LA 곳곳을 돌아보는 LA 1일 투어(129달러)가 매일 출발한다. 화요일 떠나는 라스베이거스/그랜드캐년 2박3일(469달러)과 4대 캐년 3박4일(659달러)를 비롯해 금/토요일에는 요세미티/샌프란시스코 3박4일(659달러) 투어가 출발한다. 뉴저지에 본사, 뉴욕에 지사를 두고 있어 동부투어 상품도 다양하다. 매주 수/토요일 출발하는 워싱턴DC/나이아가라/뉴욕 4박5일(1150달러+항공료)과 미동부/캐나다/뉴욕 7박8일(1500달러+항공료)도 있다. 테마여행으로 대자연과 커피향을 만끽하는 시애틀/포틀랜드 4박5일(1299달러+항공료)과 카우보이와 재즈가 만나는 텍사스/루이지애나 4박5일(1599달러+항공료)이 10일, 15일에 각각 출발한다.   ▶삼호관광   마더스데이 주말을 맞아 요세미티/샌프란시스코 3박4일(699달러)과 옐로스톤/그랜드티톤3박4일(1299달러+항공료) 투어가 각각 12일에 출발한다. 옐로스톤 상품은 1박에 300달러에 달하는 국립공원 안의 가디너 빅락에서의 숙박이 포함된다. 15일에 출발하는 그랜드캐년/자이언캐년/브라이스캐년/앤텔롭캐년/라스베이거스를 돌아보는 3박4일(699달러) 상품이 가장 인기가 많다. 시간 여유가 없으면 2박3일(499달러) 옵션도 있다. 미서부 투어에는 차내 와이파이가 가능한 32인승 VVIP 리무진 버스가 투입된다.     ▶아주관광   5월부터 9월까지만 방문이 가능해 옐로스톤이 가장 인기가 많다. 이에 따라 15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 옐로스톤/그랜드티톤 3박4일(1299달러+항공료) 투어에 나선다. 솔트레이크, 포카텔로, 옐로스톤, 그랜드티톤을 돌아보게 된다. 화이트 버팔로 웨스트 옐로스톤에 숙박하며 최신형 56인승 리무진 버스가 투입된다. 12일에는 요세미티/샌프란시스코 3발4일(699달러)이 출발한다. 벤프에서 숙박하며 5대 호수를 돌아보는 캐나다/로키 5박6일(1199달러+항공료) 투어도 8일에 떠난다.   ▶춘추여행사   마더스데이 특선 상품으로 조수아트리 국립공원과 코첼라밸리 1일 투어를 마련했다. 13일 출발하며 1인당 99달러다. 조수아트리 국립공원은 록 그룹 U2와 소녀시대 태연의 뮤직비디오 무대로도 유명하다. 특이한 화산지형과 창을 들고 있는 여호수아를 닮은 조수아트리가 어우려져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 낸다. 팜스프링스 일대와 샌하친토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키뷰 포인트 방문 후에는 1000여 그루의 팜트리가 있어 사막의 오아시스로 불리는 코텔라밸리 보호구역에서 다양한 희귀 야생동물들도 볼 수 있다. 이외에 캐나다 록키/빅토리아 5박6일(849달러+항공료)도 매주 월, 금요일 출발한다.   ▶미래관광   가정의 달과 마더스데이를 맞아 1일 온천관광을 출시했다. 엔시노 꽃단지를 지나 테미큘라 올드타운 관광과 유황 온천, 탐스 팜스를 돌아본다. 출발일은 13일, 15일, 20일, 21일이며 요금은 1인당 149달러다. 4인 이상이면 전문 여행가이드가 안내하는 LA 명소시내 관광도 즐길 수 있다. 5시간, 8시간 투어가 1인당 각각 109달러, 129달러며 야경 4시간은 99달러, 기차일일관광은 119달러다. 가이드 팁 15달러와 식사비는 별도다.   ▶드림투어   마더스데이 주말을 맞아 물 위에 떠 있는 리조트 바하 멕시코 위캔드 크루즈 상품을 마련했다. 매주 금요일 출발하는 3박4일, 월요일 출발 4박5일, 토요일 출발 7박8일 등 3개 상품이 있으며 가격은 각각 250달러, 290달러, 490달러부터 시작된다. 해외투어 전문답게 ‘우리끼리 유럽여행’도 출시했다. 1탄 이탈리아 7일(1999달러+항공료)에 이어 2탄으로 튀르키예9박10일(2699달러+항공료)가 4명만 모이면 언제든지 출발할 수 있다.   ▶엘리트투어   올해는 수퍼블룸에다 기온이 서늘해 앤텔롭밸리 및 카리조 평온 당일 꽃투어가마더스데이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명 이상 3일 전에만 예약하면 원하는 날에 출발할 수 있으며 도어투도어(거리에 따라 추가 요금) 서비스도 제공한다. 당일 투어는 장소에 따라 100~180달러다. 마더스데이 특선으로 카리조 야생화 및 바비큐 투어 상품을 당일 또는 1박2일 일정으로 수시 출발한다.   박낙희 기자 naki@koreadaily.com경치 한인타운 여행지 투어상품 동부투어 상품 옐로스톤 상품

2023-04-30

[삶의 뜨락에서] 셸터(Shelter)

지난해 아이슬란드 여행 때, 여행사에서 마련해 준 첫 호텔은 허허벌판에 자리 잡은 약간 실망스러운 곳이었다. 미국 도로변 모텔 수준으로 침대도 형편없었다. 보이는 것은 얼어붙은 땅, 멀리 말들이 추운 풀을 뜯고 있었고 보일 듯 말 듯한 먼 계곡에서 수증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아침 9시가 되자 찬란한 햇빛이 두꺼운 창을 뚫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고마웠다. 순간 어둡고 추운 광야에서 헤매다 언덕 위에 있는 오두막을 발견하고 문을 두드린 옛날 아이슬란드인들을 연상했다. 문을 열어주니 얼마나 고마워했을까. 난방이 없어도, 침대가 없어도 상관없었을 것이다. 그저 눈바람을 막아주면 될 것이다. 나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따뜻한 침대에 지친 몸을 던졌다.      며칠 전 인터넷 뉴스에 스코틀랜드 북해 근처의 한 여인숙 소개가 있었다. 이곳에 방을 예약하고 찾아가는 길은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도로', 겨우 자동차 한 대 지나갈 만한 구불구불한 비포장도로는 바다에 붙어 있다. 파도가 자동차를 덮쳐 운전자나 승객은 물벼락을 맞고 자칫하면 바다에 빠질 수도 있다. 이 길을 몇 시간 운전해 무사히 통과해야 바닷가 언덕에 있는 여인숙에 도달한다. 사람들은 모험을 좋아해 크리스마스 연휴, 가장 춥고 어두울 때 이곳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에는 산불을 감시하는 망루가 있다. 산 정상, 숲속에 외롭게 서 있는 초소, 밤이면 늑대의 울음, 나뭇가지가 바람에 부딪히는 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이 외딴 산중에서 누군가가 산불이 나는지 지켜야 한다. 공원 관리국은 선별적으로 이 망루를 대여하고 있는데 값도 비싸고 신청자가 많다고 한다.   내가 자주 찾는 Harriman State Park 트레일에는 7~8개의 셸터가 있다. 험한 바위산을 타다가 쉬면서 점심을 먹는다. 누군가 배낭에서 따뜻한 커피를 꺼내 나누고 가끔 라면을 끓인다. 이 셸터는 산중에서 길을 잃거나 지친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 놓았을 것이다. 나는 겁이 많아 어둡기 전에 하산하지만 가끔 밤에 산중에서 방향을 잃고 공포에 떠는 상상을 한다. 우선 동굴이 있는지 살필 것이다. 산짐승이 무서워 큰 나무로 앞을 가리고,  외투로 몸을 감싸며 동이 트기를 고대할 것이다. 하룻밤 살아 있어도 하나님께 감사할 것이다.     나에겐 비록 짧았지만 배고프고 추운 날들이 있었다. 몹시 춥거나 더운 날, 허기질 때는 옛날 생각을 한다. 잠자리 불평, 음식 타령은 가능한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요즘같이 추운 날 밤에는 낮에 본 홈리스를 생각한다. 비바람 몰아치는데 허름한 지붕이라도 찾았을까. 몸이 얼지나 않았으면.   나이가 많아지면서 세상에 부러운 것, 무서운 것이 적어지고, 사람 사는 모습을 유심히 보고 느끼게 된다. 머지않아 현업에서 완전히 떠나게 되면 배낭 짊어지고 작품의 현장을 찾아가거나 지구의 외딴 마을을 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시와 에세이를 쓰고 싶다. 나는 점점 ‘그저 그런 글’을 남기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트레일에  발자국만 남겨야지 휴지를 버리고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 주변에는 셸터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 나이 들어 의지할 데 없는 사람, 질병으로 고생하는 사람, 외로운 사람들, 다시 일어설 때까지 쉬어갈 수 있도록 누군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나는 나의 셸터를 만들고, 그 속에서 사람 사는 의미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다.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shelter 옛날 아이슬란드인들 옛날 생각 옐로스톤 국립공원

2023-01-17

[삶의 뜨락에서] 셸터(Shelter)

지난 5월 아이슬란드 여행 때, 여행사에서 마련해 준 첫 호텔은 허허벌판에 자리 잡은 약간 실망스러운 곳이었다. 미국 도로변에 위치한 모텔 수준으로 침대도 형편없었다. (두 번째 호텔은 위치도 편리하고 시설이 좋았다) 보이는 것은 얼어붙은 땅, 멀리 말들이 추운 풀을 뜯고 있었고 보일 듯말 듯 한 먼 계곡에서 수증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아침 9시가 되자 찬란한 햇빛이 두꺼운 창을 뚫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고마웠다. 순간 어둡고 추운 광야에서 헤매다 언덕 위에 있는 오두막을 발견하고 문을 두드린 옛날 아이슬란드인들을 연상했다. 문을 열어주니 얼마나 고마워했을까. 난방이 없어도, 침대가 없어도 상관없었을 것이다. 그저 눈바람을 막아주면 될 것이다. 나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따뜻한 침대에 지친 몸을 던졌다.     며칠 전 인터넷 뉴스에 스코틀랜드 북해 근처의 한 여인숙 소개가 있었다. 이곳에 방을 예약하고 찾아가는 길은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도로”, 겨우 자동차 한 대 지나갈 만한 구불구불한 비포장도로는 바다에 붙어 있다. 파도가 자동차를 덮쳐 운전자나 승객은 물벼락을 맞고 자칫하면 바다에 빠질 수도 있다. 이 길을 몇 시간 운전해 무사히 통과해야 바닷가 언덕에 있는 여인숙에 도달한다. 사람들은 모험을 좋아해 크리스마스 연휴, 가장 춥고 어두울 때 이곳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에는 산불을 감시하는 망루가 있다. 산 정상, 숲속에 외롭게 서 있는 초소, 밤이면 늑대의 울음, 나뭇가지가 바람에 부딪히는 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이 외딴 산중에서 누군가가 산불이 나는지 지켜야 한다. 공원 관리국은 선별적으로 이 망루를 대여하고 있는데 값도 비싸고 신청자가 많다고 한다.   내가 자주 찾는 Harriman State Park 트레일에는 7~8개의 셸터가 있다. 험한 바위산을 타다가 쉬면서 점심을 먹는다. 누군가 배낭에서 따뜻한 커피를 꺼내 나누고 가끔 라면을 끓인다. 이 셸터는 산중에서 길을 잃거나 지친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 놓았을 것이다. 나는 겁이 많아 어둡기 전에 하산하지만 가끔 밤에 산중에서 방향을 잃고 공포에 떠는 상상을 한다. 우선 동굴이 있는지 살필 것이다. 산짐승이 무서워 큰 나무로 앞을 가리고,  외투로 몸을 감싸며 동이 트기를 고대할 것이다. 하룻밤 살아 있어도 하나님께 감사할 것이다.     나에겐 비록 짧았지만 배고프고 추운 날들이 있었다. 몹시 춥거나 더운 날, 허기질 때는 옛날 생각을 한다. 잠자리 불평, 음식 타령은 가능한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요즘같이 추운 날 밤에는 낮에 본 홈리스를 생각한다. 비바람 몰아치는데 허름한 지붕이라도 찾았을까. 몸이 얼지나 않았으면.   나이가 많아지면서 세상에 부러운 것, 무서운 것이 적어지고, 사람 사는 모습을 유심히 보고 느끼게 된다. 머지않아 현업에서 완전히 떠나게 되면 배낭 짊어지고 작품의 현장을 찾아가거나 지구의 외딴 마을을 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시와 에세이를 쓰고 싶다. 나는 점점 ‘그저 그런 글’을 남기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트레일에  발자국만 남겨야지 휴지를 버리고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 주변에는 셸터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 나이 들어 의지할 데 없는 사람, 질병으로 고생하는 사람, 외로운 사람들, 다시 일어설 때까지 쉬어갈 수 있도록 누군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나는 나의 셸터를 만들고, 그 속에서 사람 사는 의미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다.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shelter 옛날 아이슬란드인들 옛날 생각 옐로스톤 국립공원

2022-12-29

‘쿵’ ‘쿵’ ‘쿵’ 대자연의 심장소리 들려…

영화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2015)는 미국 서부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전설적인 모험가 휴 글라스의 실화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19세기 아메리카 대륙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회색 곰의 습격을 받아 초주검이 되고,낭떠러지에서 떨어지고, 혹독한 추위와 싸우는 모피 사냥꾼 휴 글라스로 분했다. 디카프리오는 이 영화로 5번의 도전 끝에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동부에서 모피가 크게 유행함에 따라 모피 사냥꾼들은 영화 속 주인공처럼 비버,엘크, 바이슨(아메리카들소)등 야생동물들을 사냥해 모피를 확보했다. 모피를 찾아 서부 지역을 탐험하던 사냥꾼들은 깊은 산속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연못이 펄펄 끓고, 어떤 연못에서는 뜨거운 물이 하늘 높이 치솟았으며,무지개처럼 화려한 색깔의 개천도 있었다. 이 기이한 광경에 압도당한 사냥꾼들은 무용담을 전파했고,급기야 연방정부는 과학자와 사진가 등으로 구성된 탐사대를 서부 지역에 파견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발견된 것이 미국 최초의 국립공원인 옐로스톤 국립공원이다.국립공원 제도를 미국이 처음 만들었으니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이기도 하다. 옐로스톤은 1872년 국립공원, 1978년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미국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136평방마일의 산정호수와 알래스카 다음으로 가장 많은 야생동물,나이아가라 폭포의 2배가 넘는 폭포, 1만여 개가 넘는 온천,그리고 1만 피트가 넘는 산봉우리도 45개나 품고 있다.    자세히 소개하려면 책 한 권으로도 부족할 테고 여행자들이 가장 깊은 감동을 받는 관광 포인트로는 ▶90분마다 8000갤런 이상의 온천수를 160피트 높이로 뿜어내는 올드 페이스풀 ▶옐로스톤에서 가장 큰 온천인 그랜드 프리즈매틱 ▶예측하기 어려운 증기 분출을 보여주는 스팀보트와 영롱한 옥색 물빛이 매력적인 에메랄드 ▶땅 밑에서 분출되는 뜨거운 석회질 온천수가 소금 덩이처럼 하얀 계단을 이루며 흘러내리는 매머드 핫 스프링 ▶거대한 어퍼 폭포와 로어 폭포 ▶진흙 웅덩이들이 모여 부글부글 끓는 머드 볼케이노 등을 꼽을 수 있다.     옐로스톤은 5월부터 10월 초 사이에 여행하면 제일 좋다. 또 하나! 이왕 옐로스톤까지 갔다면 그랜티톤 국립공원도 함께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옐로스톤에서 191 고속도로를 타고 직진하면 만년설 얹은 산봉우리, 바닥이 보일 만큼 투명한 호수, 야생화 만발한 초원의 그랜티톤 국립공원이다. 엽서와 달력에 자주 등장하던 바로 그 비경이며, 200마일에 이르는 등산로까지 품고 있어‘미국의 알프스’로 평가받는다. 대부호 록펠러 가의 별장이 있던 곳으로 이 지역 52스퀘어 마일 상당의 땅을 기증하면서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심장소리 대자연 모피 사냥꾼들 옐로스톤 국립공원 국립공원 제도

2022-06-16

[삶의 뜨락에서] 재난을 다스려 관광자원으로 -아이슬란드 여행기 2

버스에 앉아 끝없이 펼쳐지는 대지를 보면서 ‘왜 저 넓은 땅을 놀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 자란 나는 부모로부터 토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부지런하고 영리한 한국인은 저 땅을 개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슬란드 땅은 Cold Desert, 아깝게 보이지만 쓸모없는, 버려진 대지다. 자세히 보니 작은 봉우리처럼 약간 떠 있는 땅이 많았다. 가이드는 겨우내 얼어 부풀었다가 봄이 돼 녹아도 공기가 빠지지 않아 작은 능선처럼 보인다고 했다.     곳곳에 용암이 흘러내려 생긴 바위(Lava rocks)가 있고 그 위에 이끼(Moss)가 붙어 있었다. 이곳 사람들은 이 지역의 화산 바위에 손도 못 대게 한다. 아이슬란드 땅에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이유를 알았다. 작물이 크기 위해서는 강한 햇볕과 물이 필요한데 물은 많으나 여름이 짧고, 열매를 키우는 온도가 없다. 5월에 눈이 녹기 시작하지만 7~8월 한여름이 되어도 60도 이상 올라가지 못한 데다 비가 많아 과실수나 감자, 옥수수 등 곡식을 키울 수 없다. 겨우 할 수 있는 것이 풀을 재배해 말이나 양, 소를 키우고 건초를 만들어 겨울에 대비하는 것이다. 밭을 가꿀 수 없기 때문에  비닐하우스에서 토마토, 오이 등을 재배한다. 그 넓은 땅을 놀리고 싶어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동토에서는 열매를 맺을 수 없다. 가 보지 못했지만 캐나다의 Newfoundland, Green Land, 알래스카의 툰드라, 남극도 불모의 땅일 것이다. 베트남 여행 중 하노이 일대에서 벼를 이모작 하는 것을 보았고, 메콩 삼각주 지역은 삼모작이라는 말을 들었다. 더운 지방이 추운 나라보다 먹고 살기에 낫겠다는 것을 알았다.   아이슬란드는 눈과 얼음, 강풍, 혹한, 화산, 어둠, 지진의 섬이다. 화산대는 섬의 북쪽 한가운데에서 수도 레이캬비크 있는 서남부로 연결된다. 지질학자들은 유럽 대륙과 아메리카 대륙을 가르는 지층이 여기 있다고 한다. 여기에 유네스코 지정, 국립공원이 있는데 화산 바위로 둘러싸인 높은 암벽은 장엄했다. 가이드에게 영화 촬영 장소로 좋겠다고 했더니 그러잖아도 유명한 TV Movie(Game of Throne) 무대였다고 일러주었다. 이번 여행 중 화산폭발 지역을 보았다. 용암이 흘러내린 곳에는 암석이 흩어져 있고, 검은 모래 해변이 있다. 한 화산은 100년마다 폭발하는데 1918년 이후 다시 터질 때가 지나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기억하는 화산은 2010년 폭발, 유독성 화산재가 하늘을 덮어 유럽행 항공편이 결항하거나 항로를 변경해야 했다. 화산은 지진과 마찬가지로 예측이 쉽지 않아 대피할 여유가 없다. 주민들은 폭발하는 소리가 들리면 아기를 안고 달아난다. 화산이 많은 지역에는 대체로 온천이 많다. 아이슬란드를 차로 달리면 군데군데 연기처럼 김이 솟아나는 것을 목격한다. 바이킹이 도착했을 때 온 마을이 연기가 나 수도명을 레이캬비크(Smoky Bay)으로 정했다. 김이 솟아오르는 곳을 파면 70~80도 온천물이 나온다. 이 물을 파이프로 가정에 연결한다.     옐로스톤 유황온천과 비슷한 규모의 게이서 마을을 돌아봤다. 제법 큰 계곡 여기저기 김이 솟아오르고 그중 큰 곳은 7분마다 분출했다. 100도 이상 뜨거운 물도 있어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아이슬란드는 흩어져 있는 온천을 개발해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아이슬란드 관광자원 화산폭발 지역 화산 바위 옐로스톤 유황온천

2022-05-25

베이조스 "우주서 태어난 인류, 옐로스톤 가듯 지구 방문할 것"

베이조스 "우주서 태어난 인류, 옐로스톤 가듯 지구 방문할 것"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우주 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을 이끄는 제프 베이조스가 향후 인류의 생활 근거지는 우주 공간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베이조스는 지난주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우주 탐사 정책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14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 등이 보도했다. 그는 "수 세기에 걸쳐 많은 사람이 우주에서 태어날 것이고, 우주는 인류의 첫 번째 집이 될 것"이라며 "사람들은 우주 식민지에서 살다가 여러분이 (휴가철에)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가듯이 지구를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조스는 이어 경쟁 기업 스페이스X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제시한 인류의 화성 이주보다 지구 인근 우주에 인공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더 현실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조스는 제라드 오닐 프린스턴대 물리학 교수가 구상한 '오닐 우주 식민지' 신봉자다. 오닐 교수는 1974년 인공 중력을 갖춘 원통형 거주 시설 '오닐 실린더' 개념을 제시했고, 베이조스는 블루 오리진을 앞세워 우주공간에 이러한 인류의 정착촌을 만들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과거 베이조스는 우주에 떠 있는 인공 도시를 "비도 오지 않고 지진도 없는 하와이 마우이섬의 최고의 날과도 같다"고 묘사하면서 사람들이 우주 식민지에서 살기를 원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jamin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옐로스톤 우주 인류 옐로스톤 오닐 우주 옐로스톤 국립공원

202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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