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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할머니의 마을 잔치

아직도 기억한다. 할머니가 복날 집에서 기르던 개를 잡아서 마을 할머니들을 모아 개고기 파티를 열던 모습을 말이다. 할머니들은 함지박 둘레에 앉아서 개고기를 소금에 찍어서 먹기 시작했다. 막걸리를 주고받으면서. 금세 개 한 마리를 다 먹어 치웠다. 얼굴이 불그스레 달아오른 할머니들은 “아이고 잘 먹었다, 소질 껐네”라고 말했다. 소질이란 황해도 사투리로 ‘무엇을 먹고 싶은 욕망’을 뜻한다. 당시 열다섯 살이던 나는 의아했다. 아니 엊그제까지도 예쁘다고 쓰다듬어 주던 개를 어떻게 잡아먹을까. 억센 할머니는 집에서 왕이었다. 할아버지는 물론 누구도 그의 주장을 거역할 수 없었다.     한국 국회에서 개 식용 금지를 왜 입법하지 못하는가 답답하다. 국민 대다수가 입법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반면 개고기 식용은 개인의 자유라고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우리 할머니처럼 소, 돼지, 닭을 먹는데 개고기 먹은 것을 가지고 호들갑 떨지 말라고 반문하는 쪽도 있다고 한다. 국민의 의견 수렴이 되지 않으니 국회는 이렇게도 저렇게도 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   한국 정부는 개 식용 금지법을 원치 않는 소수의 국민에 얽매이지 말고 하루속히 법을 만들기를 바란다. 눈부시게 발전한 한국은 이제 경제적으로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섰다. 그러나 여전히 개고기를 먹는 국민이 존재하는 한 진정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개는 소, 돼지, 닭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개는 사람과 같이 살아온 반려동물이다.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나는 개를 기르지 않는다. 개를 기르면 가족 한 명이 늘어나는 것처럼 손이 많이 가고 정성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꺼리고 있다.   대신 우리 집에는 장난감 개가 있다. 손녀가 선물로 준 푸들이다. 말썽부리지 않고 항상 얌전하게 앉아있다. 장난감 제조 기술이 워낙 발달해서 인지 진짜 개와 비슷하다. 눈망울도 똘똘하다. 귀가 볼그스레한 것이 손녀가 키우는 강아지 코코와 비슷하고 귀엽다.   이 장난감이 살아있는 개라면 먹이를 주어야 하고,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운동도 시켜줘야 하고, 또 배변도 치워야 한다. 온 방을 모두 헤매고 다니며 개털을 날리고, 예뻐해 달라고 달려 붙을 것이다. 여간 노력이 많이 필요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앞으로 로봇 강아지는 입양할 것을 생각하고 있다.     최근 중앙일보 지면에서 ‘한국의 개 식용 종식 1인치 남았다’는 시리즈 기사를 관심 있게 읽었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앞으로 한국도 몇 년 더 있으면 개고기를 먹는 인구가 많이 줄어들 것이다. 그러면 자연히 개고기를 먹지 않는 나라가 될 것이다. 윤재현 / 전 연방정부 공무원열린 광장 할머니 마을 마을 할머니들 사람우리 할머니 식용 금지법

2022-08-04

[열린 광장] 동기부여의 중요성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면 행복하게 살까?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흔쾌히 나설 수 있을까? 돈이 생기는 일이 아니더라도 이미 내게 장착된 재능을 활용해서 맞춤형 위로를 남에게 줄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 없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화풀이 상대로 샌드백 패듯이 두들겨 팰 사람이 필요하다 해서 그런 상대로 살아 줄 수는 없다. 자식이 필요하다고 씨받이로, 또는 화가 많은 사람의 욕받이로 남의 필요를 채워주는 헌신 봉사의 형태는 기쁘게 사는 게 아니다.     행하면 내가 행복하고 상대방도 즐겁고 환하게 위로를 받는다는 종목을 최근 알게 됐다. 멀리 사는 중학교 동창이 흘리는 말로 추천한 소일거리다. 그러면서 요즘 즐겨 듣는 책 읽어주는 사람들의 유튜브를 소개한다. ‘여러 사람을 다 들어보아도 예전에 새벽 선교 방송을 하던 네 목소리처럼 마음에 평안을 주는 목소리가 없다’는 의견이다. 기분 좋은 칭찬이다.   어휴, 이 나이에 어떻게 내가 그런걸? 유튜버가 되는 길이 간단하단다. 젊은 사람의 도움을 잠깐 받아 시작한다면 아주 많은 사람에게 위로를 주고, 기쁨을 줄 수 있으니 당장 시작해 보란다. 하늘이 주신 달란트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 해보라는 조언이다.   용기가 생겨 조심스레 단체 카톡방에 시 한 편씩 낭독해서 올려본다. 괜스레 잘난 척하는 건 아닌가 조심스럽다. 일반적 반응은 시큰둥 별 관심 없다. 선후배들이 모인 합창단 단톡방에선 호떡집에 불난 듯 왁자지껄 뜨거운 호응이다. 자주 올리라는 부탁과 함께 아끼지 않는 칭찬 세례가 나를 들뜨게 한다.   그중 한 후배는 개인적으로 부탁을 드리겠단다. 주위에 홀로 외롭게 사시는 분들에게 퍼 나르고 싶다고 양해를 구한다.   내게 용기를 갖도록 박수 보내는 지원군이다. 자신감 챙기고 꾸준히 해볼까 망설이는 중이다. 정말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는 걸까? 믿고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도 잠깐. 자신이 없다.   막상 실천하려니 녹음기기나 배경 준비나 뭔가 내 능력으로는 감당 안 되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 이럴 때, 손주 녀석이라도 하나쯤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저런 핑계를 끌어내며 본격적 작업은 보류 상태다. 간혹 누가 올린 시 한 편 나꿔 채서 휴대폰으로 녹음하곤 다시 카톡방에 조심스레 올려놓는다.   새로 시작한 기타동아리 카톡방에 아직 대면해 만나지 못한 회원이 시 한 편을 올렸기에 조심스레 낭독분을 올려봤다. 바로 반응하면서 여기저기 퍼 나르겠다고 양해를 구하신다. 신난다. 이렇게 해서 나도 뭔가 위로를 줄 수 있는, 쓸모있는 인간이라 생각하니 뛸 듯이 기쁘다. 위로를 주는 일에 작은 부분이라도 감당할 수 있어 감사함이 넘친다. 고개 들어 바라본 하늘이 유난히 파랗다. 박기제 / 통관사열린 광장 동기부여 중요성 맞춤형 위로 기타동아리 카톡방 단체 카톡방

2022-08-03

[열린 광장] 천천히 써야 써지는 볼펜처럼

어디든 다운타운은 자동차와 사람으로 넘쳐난다. 오랜만에 찾은 로스앤젤레스의 다운타운도 그랬다. 붐비는 자동차의 행렬, 사람들의 잰 발걸음, 빽빽한 빌딩 숲을 헤집고 건물을 세우는 건축 현장의 활발함이 다운타운을 가득 메웠다.   다운타운에서 일하는 지인을 방문하고 점심을 하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다운타운에서는 어디를 가든 주차하기가 어렵다기에 식당까지 걸어서 가기로 했다. 신호등 몇 개만 지나면 금새 갈 수 있다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나섰지만, 다운타운의 번잡한 길을 지나는 데는 시간이 제법 걸렸다.     더구나 그분의 발걸음은 왜 그리도 느린지, 분주함에 익숙한 나는 중간중간 멈춰서서 그가 따라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러기를 몇 번 하다 보니 이제 나도 그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걷고 있었다.     걷는 속도가 느려지자 놀랍게도 또 다른 세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높은 빌딩 사이로 푸른 하늘이 고개를 빼꼼히 내밀며 인사했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건물의 칙칙함 속에서 생명의 기운 가득 품은 가로수는 바람과 햇살을 한껏 머금은 채 춤을 추어댔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는 젊은이들의 흥겨운 몸짓, 짧은 점심시간을 맞추기 위해 빠르게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에는 저마다의 삶을 멋지게 살아가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더구나 천천히 걸으면서 나누는 대화에는 한 이민자가 지나왔던 진솔한 삶의 여정이 고즈넉이 녹아 있었다. 그 느긋함은 식당에서도 이어졌다. 우리 일행을 자리에 앉히고는 한참 만에 음료수 주문을 받은 직원은 다시 한참을 기다리게 하고서야 음식 주문을 받으러 왔다.     예전 같으면 짜증이 앞섰을 텐데 어차피 마음을 비우고 느린 걸음으로 찾아온 식당에서 바쁜 티를 낼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오히려 무엇이 그리도 급한지 옆에서 재촉하는 이들의 어수선함이 눈과 귀를 거슬리게 할 뿐이었다.  그렇게 한만한 점심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운전대를 잡으니 끊겼던 필름이 다시 돌아가는 것처럼 멈췄던 세상이 또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 속도를 줄였다.     뒤에서 달려드는 자동차가 추월하도록 슬쩍 자리를 내주고, 옆에서 끼어드는 차가 편하게 들어오도록 속도도 살며시 줄여주었다. 자동차의 속도를 조금 줄였을 뿐인데도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세상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저기에 저런 건물이 있었구나, 저 광고판은 언제부터 있었지?’ 늘 다니던 길에서 만나는 낯선 풍경을 뇌까리다 보니 어느새 집이다. 가끔은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가야 보이는 세상을 접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며 그날의 감상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볼펜을 들었다.     늘 쓰던 볼펜인데 아무리 써도 나오지 않았다. ‘속에는 까만색 잉크가 가득한데 왜 써지지 않을까?’ 두덜대면서 볼펜을 이리저리 재빠르게 움직여 봤지만 역시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끌쩍거리는데 어느 한순간 볼펜이 지난 길에 검은색 줄이 뚜렷이 나타났다. 볼펜을 아주 천천히 움직였을 때였다.     오늘도 조금만 천천히 살아보자. 천천히 써야 써지는 볼펜처럼, 걷기도 천천히, 운전도 천천히, 생각도 천천히 하다 보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세상이 선명하게 펼쳐질 것이다. 이창민 / 목사·LA연합감리교회열린 광장 볼펜 한순간 볼펜 콘크리트 건물 음료수 주문

2022-07-31

[열린 광장] 통일의 지름 길

“꿈에도 소원은 통일인 데 통일이 될 수 있을까?  된다면 언제 쯤일까?” 아마 요즘 이렇게 묻는 한국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이젠 통일이란 낱말이 물건너 간지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한국에서 ‘북송’이 논란이 되고 있다. 3년 전 한국 해군에 붙잡힌 북한 어민 강제 북송 문제 말이다.       통일, 북송을 생각하다 아주 오래 전 독일이 동서로 갈라졌던 시절 서베를린에서 보고 들은 일들이 문득 떠올랐다.     나는 서베를린에서 지하철을 타고 종점에서 내렸다.  거기엔 서독과 동독으로 오가는 출입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동독으로 가는 사람들과 서독으로 오는 사람들을 눈여겨 보았다.  얼글 빛도 밝고 옷차림도 깨끗해 보이는 사람들은 동쪽으로 가든 서쪽으로 오든 오가는 발걸음이 꽤 빠른 데 비해 무뚝뚝한 얼굴에 허름한 옷을 입은 사람들은 오가는 데 시간이 꽤 걸리는 듯 했다.     그래서 출입구 쪽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 보니 문을 지키고 있는 군인에게 여권만 보이고 금새 동쪽으로 가거나 서쪽으로 나오는 사람들은 서독 사람들인데 여권을 보이고 짐을 조사받는 사람들은 동독 사람들이었다.     어쨌든 독일 사람들은 가장 가까운 길을 따라서 서로 오가고 있었다. 그러면 이들이 오가면서 알게 된 것은 무엇이었을까?  서독 사람들은 동독 사람들 보다 더 잘 살고 동독 사람들은 웬만한 배경이 없어서는 서독으로 갈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서로 왕래하는 것에 힘을 썼다. 그들은 게르만 민족이라는 공통분모를 두고 동서가 하나가 될 수 있는 분자를 찾으려고 줄곧 애써 왔었다.  그들은 끊임 없이 동서로 오가다가 마침내 동서의 장벽을 허물고 하나가 된 것이다. 독일이 빨리 통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 제대로 알았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길을 따라서 동서 사람들이 오가면서 있는 그대로 보고 알았기 때문이다.     우리도 서로 잘 알면서 남은 북으로 북은 남으로 오가는 길이 있어야 한다.  바로 가장 가까운 판문점을 지나 오가는 길이다. 현재로서는 이 길만이 통일을 가장 빨리 이룩하는 지름길인 셈이다.  판문점이 있는데 중국 땅을 거쳐서 오가는 한 통일의 길은 아주 멀기만 하다.  이는 정치학회의 학술대회에서 토론한 “공감대 형성을 출발점으로 삼고…. 그 방법은 남북간의 접진적 접촉이 되어야한다”란 이론보다 훨씬 앞선다.   남과 북이 서로 안다는 것은 정부의 힘을 빌어서 되는 것이 아니며 국민들 스스로  남북을 오가면서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그리고 아는 것을 뜻한다.     그러면 언제 국민들이 남북을 오갈 수 있을까?  우리의 욕심대로 말한다면 북쪽의 최고 권력자가 스스로 사라지거나 그를 사라지게 하는 제3의 힘이 나올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     판문점을 지나서 오가는 길은 독일처럼 남북의 정치인들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때 열릴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힘든 일이다. 윤경중 / 연세목회자회·증경회장열린 광장 통일 서독 사람들 동독 사람들 한국 해군

2022-07-29

[열린 광장] 노력하는 사람들

근래에 두 젊은이가 자기 분야에서 놀랄만한 위업을 달성했다.  그들이 세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설 때까지 해야 했던 지난 한 연습 과정을 통해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배워야 할 것은 없을까 생각해 보았다.   피아니스트 임 윤찬(18세)은 북미 최고 권위의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했다. 그는 천재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천재는 절대로 아니고 그냥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다만 노력하는 용기가 있을 뿐입니다” 라고 말했다. 또 “작은 연습실에서 하루 7시간을 연습하다 보면 잠시 길을 헤맬 때도 있다. 좋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과 위대한 연주가들의 연주를 들으며 나도 저렇게 연주할 수 있다면 이건 별것이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다시 길을 찾게 했다”라고도 했다.     일본의 탁구 여제로 불리는 이토 미마(21세)는 작년 도쿄 올림픽에서 일본 탁구 사상 처음으로 혼합 복식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탁구선수 출신인 그녀의 어머니는 딸이 탁구에 재능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집중훈련을 통해 중국의 아성을 무너트리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딸이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하루 7시간까지 연습을 시켰다. 보통의 연습 방법으로는 절대 중국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결과는 키 152cm라는 신체적인 열세에도 일본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게 된 것이다.   두 사람 모두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하루 7시간 연습이라는 피나는 노력을 하였지만 이토 미마의 마음과 자세는 성인이 되어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성인들은 ‘꼭 중국을 이기고 말겠다’는 식의 강한 목표의식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임윤찬의 마음과 자세에서는 배우고 참고해야 할 점이 많다. 그는 피아노를 열심히 연습해 꼭 무엇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그냥 음악이 좋았고 피아노 연주가 좋았다.     성인이 되어 영어공부를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이 목표가 이루어질 때까지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냥 영어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마음만 가지고는 계속하기가 힘들다.   오래전 일이지만 한국에서 성인이 영어회화 학원에 평균 얼마 동안이나 다니는지를 조사한 적이 있다. 평균 1개월 16일이었다. 이는 성인이 되어 영어공부를 계속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자녀들과 살아야 하는 우리는 좀 다를 수 있다. 한국보다는 더 강하게 동기 부여가 되는 것들이 주변에 많다.     한인사회도 2세와 1.5세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국어를 잘 못 하는 손자 손녀들도 늘고 있다. 그들에게 자연스럽게 나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은 좀 더 현실적이다.      말하는 영어를 처음 시작할 때 서너 달은 하루 3-4시간씩 집중해서 하고 다음에는 하루 1시간 정도 계속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공부하다 나는 어학에 소질이 없는 것 같다고 느껴진다면 그건 소질이 아니고 연습을 적게 한 결과다.  소질보다는 의지의 문제다.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노력하는 과정에서 가졌던 마음과 자세를 통해 무엇을 하겠다는 나의 결심에 도움을  받는 것은 현명한 일이다. 특히 임윤찬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원 원장열린 광장 노력 연습 과정 피아노 연주 영어회화 학원

2022-07-27

[열린 광장] ‘청바지 문화’에 담긴 의미

140년 전 골드러시 시대에 금광의 광부들은 모두 리바이 청바지(Levi Jean)를 입고 일을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통적인 직물로 만든 바지에 비해 훨씬 내구성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1871년 네바다주 리노에 사는 양복업자 데이비스 제이곱은 큰 고민이 있었다. 자신이 만든 광부용 작업복 바지가 쉽게 찢어지거나 단추 등이 잘 떨어져 광부 아내들의 수선 요구가 잦았기 때문이다.     데이비스는 문제 해결을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직물점을 운영하고 있던 독일 출신 이민자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와 내구성이 좋은 바지 제작을 상의했다. 이후 스트라우스는 운영을, 데이비스는 생산업무를 담당하며 새로운 바지를 생산했다. 청바지 역사의 시작이다.       왜 청바지를 입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편안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거짓말이다. 청바지는 직물이  단단하고 억센 느낌을 준다. 심리적으로 편안하다고 하지만 신체적으로는 편할 수가 없다. 모두가 청바지를 입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청바지를 찾는 것이다.     청바지는 평등주의의 유산이 됐다. 목동이나 광부들뿐 아니라 말을 타고 공치기를 하는 폴로선수들도 입는다. 또 유명 인사들뿐만 아니라 경영자, 배우들도 질기고 단단한 청바지를 좋아한다.     청바지 수요가 늘자 제조업자들은 대량 생산을 위해 전통적인 제조 기구들 대신 더 우수한 제품을 많이 생산할 수 있도록 현대적인 생산 시스템을 도입했다.     1953년 영화 ‘더 와일드 원(The Wild One)’에서 배우 말론 브랜도는 청바지를 멋지게 입은 모습을 보여줬고 시골 출신인 엘비스 프레슬리도 항상 청바지를 입었다. 이런 영향으로 미국의 젊은 세대 모두가 청바지 문화에 열광하게 됐다.     또 유명 여배우 마릴린 먼로는 ‘미스핏츠(Misfits)’라는 인기영화에서 멋진 블루진 복장을 선보였고, 제임스 딘은 1955년 개봉된 영화에서 티셔츠와 가죽 재킷, 청바지를 입었다. 유니폼 업체들은 그의  옷차림을 복사하기까지 했다.     오늘날처럼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을 통해 접근하지는 못했지만 영화 속 멋진 배우들의 모습은 대중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영화는 원래 흑백이었지만 특별히 청바지의 푸른 색깔을 컬러로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20세기에 들어서 문화적인 의미로 평가되어 60~70대 연령층의 시니어들도 청바지를 입는 상항이 됐다.   레비 스트라우스의 청바지 특허는 1890년에 끝났지만 이미 멋진 인기 품목으로 자리 잡은 푸른 작업복은 1세기가 넘도록 미국적인 의상이 되었다.     오늘날 가장 강한 청바지 직물은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으로 청바지 소비량의 39%는 미국에서, 한국과 일본의 소비량은 10% 정도다.     스미스소니언(Smithsonion) 박물관의 디지털 담당 조셉스톰비치는 “이제 청바지에 대한 관심은 세계적이며 사람들은 미국을 생각할 때 청바지를 생각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남미 지역에서 많은 한인이 의류와 봉제업에 종사하고 있다. 전 세계로 매장을 확대하는 등 잘 나가던 한인 기업이 사업을 접는 안타까움도 있었다.   한인 의류업체들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청바지처럼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이 지속해서 찾는 제품을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김기천 / LA카운티 중소기업자문관열린 광장 청바지 문화 청바지 문화 청바지 특허 청바지 역사

2022-07-24

[열린 광장] 탈북어민 강제 북송 진실 밝혀져야

지난 18일 통일부가 2019년 11월 7일 당시 탈북어민이 군사분계선(MDL)을 통해 북송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북송된 탈북어민 A씨가 MDL 앞에서 안대가 풀려 북한군을 보자 곧바로 주저앉는 모습이 담겼다. A씨가 콘크리트 바닥에 머리를 찧자 사복 차림의 경찰특공대원들이 “야야야, 잡아!”라며 말렸다. A씨는 발버둥 쳤지만 북한군에게 넘겨졌다. 이 영상은 당시 현장에 있던 통일부 직원이 개인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이 영상을 본 필자는 한 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다.   지난 6일 국가정보원이 박지원, 서훈 전 국정원장을 각각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첩보 관련 보고서 무단 삭제, 탈북어민 북송사건의 합동조사 강제 조기 종료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때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목표로 한 정치 보복”이라고 반발했다. 국정원이 새 정부 출범 두 달 만에 전직 수장들을 직접 고발한 것이 이례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일부가 공개한 영상을 보니 말문이 막혀버렸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인권변호사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그 정권하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니 분노할 수밖에 더 있겠는가.   강제 북송된 탈북어민들은 자필로 ‘남한에서 살고 싶다’고 보호 신청서까지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나포 직후에도 해군에 귀순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강제 북송을 주도한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은 “나포될 때 귀순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애당초 진정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귀순 의향서까지 쓴 탈북민을 진정성이 없다고 북송한 전례는 한 번도 없었다. 이어 정 전 실장은 “그들은 희대의 살인마”라며 “북한 범죄에 대해 우리 법원이 형사 관할권을 행사한 전례가 없다”고도 했다.   당시 국정원 조사관들은 “합동 조사 진행 도중에 갑자기 북송 지시가 내려왔다. 조사할 것이 더 있었는데 중단돼 황당했다”고 진술했다. 뿐만 아니다. 검찰은 문재인 정권 ‘윗선’이 귀순어민들의 귀순 의사와 함께 이들의 살해 혐의에 대해 검경 강제수사로 진위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합동조사단 의견을 국정원이 통일부로 보내는 보고서에서 빼라고 지시한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법상 북한은 우리 영토로 명시되어 있다. 그러니 우리 법원이 헌법상 형사 관할권을 갖는 것은 정당한 것이 아닌가.     또 한 가지 의문은 2019년 11월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이 국회에서 “추방된 인원들은 (동승한 선원들을 살해한 뒤) ‘일단 돌아가자. 죽더라도 조국에서 죽자’고 합의했다고 진술했다”며 “귀순 의사가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어떻게 동승한 선원들을 살해한 뒤 북한이 어떤 곳이라는 것을 아는 주민이 죽더라도 북한에 돌아가 죽겠다고 하겠는가. 앞뒤가 맞지 않은  말이다.   문재인 정권의 반인권적 범죄 실체가 만천하에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쇼를 위해서 탈북어민을 제물로 바쳤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고 한다.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이러한 반인권적 범죄를 옹호하고 나서는 것 또한 옳지 못하다. 국회 차원의 특검이 이뤄져야 한다. 국제인권단체들까지도 문 정부의 강제 북송을 규탄하고 있는데 진실을 밝혀야 할 의무가 국회에 있다.     그런데 핵심 당사자인 서훈 전 국정원장과 김연철 전 장관은 미국에 와 있다.     누가 왜 탈북어민들의 귀순 의향서를 받고도 서둘러 북송했는지 검찰 수사를 통해 철저히 밝혀 단죄해야 한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열린 광장 탈북어민 강제 강제 북송 탈북어민 a씨 당시 탈북어민

2022-07-20

[열린 광장] 문화가 밥을 만드는 시대

한 달 동안 세 곳에서 열린 음악회에 함께했다. CTS합창단에서 주관한 우크라이나 난민 돕기 자선음악회, 이웃한 은혜한인교회 창립 40주년 뮤지컬 ‘King David’, 그리고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현지 힐링 콰이어 정기연주회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오랫동안 모이지 못했던 규모 있는 행사들이 문화적 갈증을 해소해 주었다.     각각의 연주회는 정성껏 준비되었고 참석자들은 뜨거운 박수로 성원했으며 앙코르가  쏟아지면서 연주자와 청중들이 함께하는 축제가 되었다. 힐링 콘서트는 아내가 단원인 CTS합창단이 현지의 초대를 받아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함께했지만 가곡, 성가, 민요, 합창까지 규모 있는 프로그램 편성에 참석한 모두에게 힐링의 시간이었다.     미국에서 한인 이민역사가 120년이 되면서 한인들이 정치와 경제, 사회와 문화, 스포츠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 세계 곳곳에서 한류가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드러내고, 싸이와 BTS가 세계를 홀리더니만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연달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K드라마에 매료되어 직장에 가면 동료들의 관심있는 반응을 들을 때가 자주 있지 않은가? 많은 분야에서 그렇지만 우리는 문화에서도 더 이상 새우가 아니라 고래가 되었다.   내가 어렸을 때 가난과 싸워야 했던 부모들은 자녀들이 대학을 가도, ‘밥 먹고 살 수 있는’ 학과를 권했다. 그 시대에는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운동선수가 최고의 인기직업이 되었다. 또 ‘딴따라’라고 무시 당하던 배우나 탤런트들은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문화의 힘이다. 세상이 참 세옹지마이다.     첨단의 상업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사는 한인들 다수는 관광 분야에 종사할 것인데, 근 2년간 관광이 거의 불가능했으니 얼마나 어려움이 많았을 것인가? 또 얼마나 많은 한인들이 그곳을 떠나갔을까? 힐링 콘서트가 진행되면서 우리 합창단이 준비한 것이 힐링을 위한 곡이었는데, 특히 ‘홀로 아리랑’을 부를 때 함께 박수와 열렬한 지지로 팬데믹의 힘든 시간을 씻어내는 것이 눈에 보였다.   부모 세대와 달리 우리는 밥만 먹고 사는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 밥은 컵라면을 먹고 김밥을 먹어도, 고급 커피를 마셔야 하는 것이 오늘의 청춘이다. 사막 같은 이민자의 삶에서 합창도 하고, 연주회도 참석하고, 전시회나 공연도 볼 수 있다면 경제 수준에 관계 없이 삶을 좀 더 윤택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주말에 동료 시인들이 시집을 출판하고 공동으로 가진 출판기념회를 다녀왔다. 오랜만에 문인들이 다시 만나 이야기꽃을 피웠다. 7월이 되면 여러 문학 단체들이 주최하는 여름 문학 축제가 열린다. 문인들이 주로 모이지만 평소 문학에 관심을 갖지 못했던 이들도 한국에서 오는 저명한 강사들의 강의를 들으며 우리의 시심을 다시 회복해보는 것은 어떨까?     빵 만으로는 살 수 없는 우리 인생이다. 지금은 문화의 시대, 문화가 힘이 있다. 문화가 빵을 만들고, 밥을 만드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 나삼진 / OC샬롬교회 목사·시인열린 광장 문화 문화 스포츠 문화적 갈증 은혜한인교회 창립

2022-07-04

[열린 광장] '안면부지'의 아는 사이

코와 입은 완전히 가린 채 타인을 식별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는 두 눈뿐이었다. 안면부지(顔面不知)의 마스크 생활도 어언 2년이 훌쩍 넘었다. 지난 5월에야 마스크 착용 기준이 완화됐다.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마주할 날이 그리 멀지 않은 시점에 있음을 예상해 본다.   안(顔), 면(面) 모두 다소의 쓰임 차이는 있지만 얼굴을 뜻하는 한자다. 안(顔)은 ‘?(선비 언)’과 ‘頁(머리 혈)’이 결합한 모습으로, 중국 후한 시대 허신이 쓴 ‘설문해자’에는 눈썹과 눈의 사이라고 적고 있다. 애초에는 미간 부분을 지칭했던 것이 이후 얼굴 전체를 뜻하게 된 것이다.   면(面)은 얼굴의 윤곽과 눈 하나를 본뜬 글자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얼굴을 뜻한다. 다른 신체와는 달리 겉으로 드러나기에 사물의 표면(表面), 방면(方面) 등으로 의미가 파생됐다.   안면(顔面)은 곧, 사람 머리의 눈, 코, 입 등이 있는 앞쪽 면을 의미한다. ‘안면이 있다’는 말은 한두 번 만나거나 인사를 나눈 적이 있어 눈, 코, 입의 얼굴을 아는 정도의 사이라는 뜻이며, ‘면식(面識)’도 비슷한 의미로 상대방의 다른 정보는 알지 못하더라도 오고 가며 얼굴은 아는 정도의 관계를 말한다.   몇 번 얼굴을 마주하면서 예전부터 알고 있는 관계인 구면(舊面)이 되고 지인(知人), 친구 등으로 칭해질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하기도 한다. 일본어로 아는 사람을 뜻하는 말 중 ‘가오미시리(顔見知り)’ ‘가오나지미(顔馴染み)’라는 표현이 있는데, 얼굴을 마주한 횟수로 내심 어느 정도의 아는 사람인지를 드러내기도 한다.   반대로 ‘안면부지(顔面不知)’는 얼굴을 알지 못한다는 뜻으로 초면이라 낯선 사람을 일컬을 때 쓰인다. 얼굴을 안다는 것은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분별하는 기준이며, 관계 형성에 있어 초보적인 단계이기도 한 것이다.   그동안의 마스크 생활로 인해 눈, 코, 입의 다 갖춰진 상대의 얼굴이 익숙하지 않아 마스크를 벗은 낯선 얼굴에 흠칫 놀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자주 만나며 일상을 공유하는 ‘아는 사이’이지만 얼굴은 낯선, 웃지 못할 관계를 만들어 냈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더라도 계속 착용하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하니 오히려 익숙해져 버린 마스크 문화가 쉽사리 사라지지는 않을 듯하다. 마스크로 안면의 대부분을 덮은 세상 속에서 ‘대인 관계의 시작=안면 트기’라는 공식이 재정립되끼까지는 변화의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최승은·경성대 한국한자연구소 HK교수열린 광장 안면부지 마스크 착용 마스크 생활 마스크 문화

2022-07-01

[열린 광장] 유에프오(UFO)

비행접시 보신 적 있으세요? 전에 미국 의회가 관련 청문회를 열었죠.     그런데 ‘미확인 비행 물체(UFO, unidentified flying object)’ 대신 ‘미확인 공중 현상(UAP, unidentified aerial phenomenon)’이라는 모호한 용어를 쓰더군요.   최근 머리글자를 딴 새 단어들이 자꾸 생겨납니다. 이들은 읽는 방법에 따라 ‘이니셜리즘(initialism)’과 ‘애크로님(acronym)’ 두 가지로 나뉘죠.   이니셜리즘은 알파벳을 하나씩 읽습니다. 현금자동입출금기 에이티엠(ATM, automated teller machine)이 대표적이네요. 다양한 용어들이 요약되는데 한때 우리 정치인들(DJ, JP, YS)의 약칭에 썼고 본래 무엇인지 알쏭달쏭한 뮤직 그룹 이름(SES, HOT, BTS)에도 많지요.   반면 애크로님은 알파벳을 보통 단어처럼 읽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와 중증호흡기증후군을 일컫는 사스(SARS,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처럼요. 심지어 레이저(laser, 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and radiation)처럼 소문자로도 쓰니 축약어란 걸 잊기도 해요. 스파이더맨의 특수 안경 EDITH는 여자 이름 같지만 ‘Even Dead I’m The Hero(난 죽어서도 영웅)’라는 토니 스타크의 유언이라죠. 우리도 이 방식으로 몰카(몰래 카메라)나 깜놀(깜짝 놀람)같은 신조어를 만듭니다.   두 가지가 다 될 경우도 있어요. 즉, aka(also known as, 또한 ~로 알려진)는 ‘에이케이에이’와 ‘아카’, lol(laugh out loud, 큰 소리로 웃다)은 ‘엘오엘’과 ‘롤’을 다 씁니다.     원조 아이돌 그룹 god를 ‘지오디’로 읽는지 ‘갓’으로 읽는지에 따라 세대구별이 된다는 농담도 있죠.   축약어가 늘어나는 것은 줄임말의 언어적 실용성이 높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요즘 유행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개딸(개혁의 딸)’ 같은 결과물은 조금 불편하기도 합니다. 물론 새 축약어 중에 ‘베프(베스트 프렌드)’처럼 멋진 말도 있지만요.   UFO, 아니 UAP는 스코틀랜드 호수에 산다는 공룡 같은 ‘네시(Nessie)’와 네바다 사막에 추락했다는 머리 큰 외계인과 더불어 어린 시절 저의 최애 미스터리였어요. 이들이 자연 현상이나 착시가 아니라면 대체 무엇일까요?     참, 우리가 오는 8월 쏘아 올릴 달 탐사선 ‘다누리’는 어떤 신기한 소식을 전해와 아름다운 새 단어를 만들게 할까요. 여러분도 궁금하시죠? 채서영 /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열린 광장 유에프오 ufo 미확인 비행 미확인 공중 현금자동입출금기 에이티엠

2022-06-30

[열린 광장] 이민 선조들의 ‘아리랑 드레스’

삶의 세 가지 기본 요소를 흔히들 ‘의식주’라고 부른다. ‘입는 옷(衣), 먹는 음식(食), 사는 집(住)’의 순서는 사람이 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옷을 꼽는다. 마찬가지로 곤궁한 상태를 표현할 때도 ‘굶주리고 헐벗다’가 아니라 ‘헐벗고 굶주리다’로 표현한다. 안 입고는 살아도 먹지 않고는 살 수 없을 텐데도 옷 입는 것을 중시하게 된 것은 예의와 체면을 중시하는 유교문화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전쟁이 막 끝난 1950년대의 한국은 먹고 사는 문제로 급급했다. 예쁘고 멋진 옷을 입는 것은 상상도 못 할 때였다. 한국 최초의 패션 디자이너로 꼽히는 노라 노는 미국에서 패션을 공부하고 귀국했을 때 “우리나라의 한 사람당 국민총소득이 겨우 87달러, ‘몸빼’바지가 생활복인 현실”이었다고 회상했다.     패션이라는 말조차 낯설었던 시절에 미스코리아 오현주양이 1959년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아리랑 드레스’란 애칭을 얻은 양단 드레스로 의상상을 탔다. 노라 노가 디자인한 ‘아리랑 드레스’는 그 이름처럼 한복의 치마저고리 유형을 서양의 드레스와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옷이었다. ‘아리랑 드레스’는 이후 해외에 나간 여성들이 즐겨 입는 옷이 되어 세계 곳곳에 한국 의상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아리랑 드레스’는 국가 등록문화재 제613호로 등재되어 한국현대의상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전통 복식과 서구 복식의 절충 또는 융합을 시도한 ‘아리랑 드레스’는 당시 멋쟁이들의 옷으로 유행했을 뿐 아니라 결혼식에서는 웨딩드레스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얼마 전,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리랑 드레스’를 직접 만났다. 순백색의 ‘아리랑 드레스’를 곱게 차려입은 신부가 다소곳이 서 있었다. 신부의 다소곳한 모습을 바라보는 신랑의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맺혔다.     신랑과 신부는 결혼 60주년을 맞아 리마인드 웨딩을 올리는 부부였다. 60여년 전, 유학생으로 미국에 온 두 사람은 교회에서 케이크와 음료수만 차려놓고 조촐한 결혼 예식을 올렸다. 유일한 사치였다면 한국에서 보내온 ‘아리랑 드레스’를 입는 것이었다.     20대의 꿈 많은 청춘이었던 신랑과 신부는 60년이라는 세월을 지나며 80대의 중후한 모습으로 변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미국 생활의 불확실함 속에 시작한 결혼 생활은 안정과 평안이라는 꽃을 피웠고, 자녀와 손주들이라는 열매를 맺었다.     리마인드 웨딩을 주례하면서 ‘계속해서’라는 말이 맴돌았다. 60년 전 결혼식을 올리며 맺었던 약속이 계속해서 이어졌음에 감사했다. 60년간 서로에 대한 존중과 사랑으로 이어온 결혼 생활이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삶의 고비마다 두 사람이 함께 견뎌왔던 인내의 길을 계속해서 걸어가기를 간구했다.     세월의 무게를 감당하느라 구부러진 어깨를 펴고 늠름하게 선 신랑과 60년간 깊숙이 간직했던 ‘아리랑 드레스’를 꺼내입은 신부가 두 손을 맞잡고 세상을 향해 나가는 모습에서 이민 생활이라는 거친 세파를 이긴 개선장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두 사람뿐 아니라 이민자로 사는 우리의 인생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 그때 가졌던 꿈과 함께 말이다.   이창민 / 목사·LA연합감리교회열린 광장 아리랑 드레스 아리랑 드레스 양단 드레스 이민 선조들

2022-06-27

[열린 광장]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치폐설존(齒弊舌存)’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강함보다 부드러움으로 사람을 대하면 돈독한 정으로 돌아온다는 뜻이다.   어느날 중국 도가 철학의 시조인 노자가 눈이 많이 내린 아침 숲을 거닐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들리는 요란한 소리에 노자는 깜짝 놀랐다. 고개를 돌려 쳐다보니 굵고 튼튼한 가지들이 처음에는 눈의 무게를 구부러짐 없이 지탱하고 있었지만, 점차 무거워지는 무게를 감당 못하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러졌다. 반면 가늘고 작은 가지들은 눈이 쌓임에 따라 자연스레 휘어져 눈을 아래로 떨어뜨린 후에 다시 튀어올라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를 본 노자는 “나뭇가지처럼 형태를 구부리고 변화하는 것이 버티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이치로구나”라며 깊이 깨달았다고 한다. 그 후 노자는 그가 존경하는 한 스승으로부터 그 가르침의 마무리를 얻는다.   노자가 평소 공경해 따르던 스승 상용이 노환으로 자리를 보전하게 됐다. 그때 노자가 그를 찾아가 마지막 가르침을 청했다. 그러자 그 스승은 갑자기 입을 쩍 벌렸다가 다물고는 물었다.     “내 이가 아직 있는가?”   “없습니다."     그는 다시 입을 벌렸다 다물며 물었다.     “내 혀는 있는가?”     “있습니다.”     잠시 침묵하던 상용이 말했다.     “내 말을 이해 하겠는가?  ”   노자는 “단단한 게 먼저 없어지고, 부드러운 게 남는다는 말씀입니까?”라고 물었다. 상용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네, 천하의 이치가 모두 그 안에 있다네”라고 말했다.     부드러움이 억셈을 이기고, 약함이 강함을 이긴다는 이치는 사실 누구나 알고 있는 진실에 가까운 이론이다. 이는 보편적인 삶의 ‘상식’에 속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약육강식의 정글 법칙이 세상을 지배하는 현실이지만, 요즘 한국이나 미국의 정치판을 보면 모모한 ‘잘난 사람들’의 궤변에 가까운 강성 언설(言舌)이 춤을 추고 있다. 국민의 가슴에 염장을 지르는 그 모습들을 듣고 보노라면 화가 나기보다는 처량해 보인다. 그리고 그 '이빨'이 평생 튼튼할까… 공연한 걱정이 앞선다.     국민의 심판을 받아 정권이 바뀌고 세상이 달라졌음에도 지난날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없다. 그저 전후 논리도 없이 ‘국민 갈라치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은 차라리 가엾다.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 자신을 낮춰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는 사람이 많아야 세상이 훈훈해진다. 그리고 이를 실천하는 자가 세상을 이기는 지혜로운 사람이다. 부드러운 것은 자신을 낮추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하지가 지났다.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으로 폭염과 가뭄은 우리를 불안하고 짜증나게 할 것이고, 사람들의 신경은 날카로워질 것이다. 이런 계절일수록 매사에 각을 세우고 ‘들이대기’보다 지혜로운 ‘부드러움’이 만당(滿堂)했으면 좋겠다.  손용상 / 소설가·한솔문학 대표열린 광장 부드러움 노자가 평소 그때 노자가 스승 상용

2022-06-24

[열린 광장] 개인 의료정보

연방의회에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개인 의료 정보와 위치 정보를 기업이 사고파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이런 민감한 정보를 어떻게 사고팔 수 있을까 싶지만 미국에서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합법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일선 정치에 뛰어들기 전에 소비자보호법을 가르치는 법대 교수였던 워런 상원위원은 국회에 들어온 후에도 소비자 보호 활동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에 그가 이런 입법을 주도하는 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워낙 많은 브로커와 의사, 의료기관의 이익이 걸려 있는 사안이라 환자 정보 거래를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도 미국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다시 들고나온 이유는 대법원이 여성의 임신 중단 권리를 보장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을 것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헌법이 이를 보호해 주지 않으면 많은 주에서 임신 중지를 불법화하게 될 것이고, 그럼에도 시술을 받을 경우 당장은 의료진을 처벌하겠지만 향후 시술을 받은 여성도 살인죄로 처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수사기관이 개인정보를 추적하지 않는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일례로 페이스북이 ‘메타 픽셀’을 사용해 누가 응급 임신 중지 센터를 검색하고 예약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임신 중지에 반대하는 단체들이 이런 정보를 구입해 임신을 중지하려는 여성들을 상대로 타깃 광고 기능을 사용해 허위 정보 캠페인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당 여성들에 위협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으려는 미국 대법원의 움직임이 개인정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는 셈이다. 박상현 / 오터레터 발행인열린 광장 의료정보 임신 중지 환자 정보 허위 정보

2022-06-20

[열린 광장] 아버지의 마음

‘아버지날(파더스데이)’은 어떻게 제정됐을까. 파더스데이는 소노라 도드라는 여성이 자신과 다섯 형제를 두고 먼저 간 어머니 대신 그간 홀로 자녀를 길러준 아버지의 고마움을 기리기 위해 제안했다고 한다.     자녀가 중환자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아버지와 어머니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아버지의 슬픔 표현 방식은 어머니와 다른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어머니의 입장에서 보면 아버지의 마음을 잘 가늠하지 못할 수 있다.     연구에 의하면 이러한 차이는 슬픔 대처 패턴 때문이다. 슬픔의 정도가 깊고 얕은 것이라기 보다는 표현 방법이 다른 것이다.     어머니는 사랑과 희생이다. 투병 기간 어머니는 밤낮으로 자녀 옆에서 떠나지 않고 돌보며 병실을 지킨다. 한편 아버지는 사랑과 아픔이다. 창밖 하늘만 바라보며 자녀의 손을 잡은 채 슬픔을 삭인다.     요즘 수년 전 떠나 가신 내 아버지를 그린다. 무심한 듯 말이 별로 없고 자녀 돌봄에  애타지 않은 듯했다. 오직 선교사역에만 열중한 듯 보여 그 분의 속마음을 깊이 몰랐다. 내가 아버지로 나이가 들면서 아버지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아내는 가끔 우리 집을 방문하는 딸이 애처로워 이런저런 말을 많이 한다. 그런데 딸이 그 마음을 다 몰라주어 아내는 서운해하기도 한다. 나는 그나마도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큰 힘이 되어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창밖 뒤뜰만 바라본다.     슬픔이 닥쳤을 때 보이는 반응은 사람에 따라 각각 다르다. 이런 연구를 적용하면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이 슬퍼하는 것을 이해하고 극복에 도움을 줄 수가 있다. 크게 4가지로 감성파(Feeler), 이성파(Thinker), 몽상파(Dreamer), 활동파 (Doer)로 나눈다.     자녀의 슬픔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어머니는 감성적인 요소가 앞선다. 어머니는 병상의 자식을 돌보고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     반면 아버지는 활동적인 요소가 먼저다. 자녀의 입원과 관련된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한 대비를 생각한다. 이런 차이를 이해하면 슬픔에 반응하는 방식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지금 생각하면 내 아버지는 외적 업무에만 치우친 듯 보였으나 이제 나이 든 안목으로 돌이켜보면 그는 소명과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하려고 애쓴 것 같다.     자식 사랑도 스타일이 각각 다르다. 아내는 희생을 마다 않고 자식 일에 전적으로 치중하는 사랑을 보인다. 나는 자식에게 멘토처럼 다가가고 있어 사랑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이 땅의 모든 아버지들이 내일(19일) 행복한 파더스데이를 맞이하기를 기원한다.  김효남 / HCMA 채플린 본부 디렉터열린 광장 아버지 마음 아버지 마음 소명과 아버지 반면 아버지

2022-06-17

[열린 광장] ‘총기 공화국’의 오명

얼마 전 텍사스주 유밸디 롭 초등학교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났다. 연일 총기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총기사건과 총기 희생자가 많은 미국을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을까. 총격사건이 날로 증가 하는데도 총기 규제 하나 제대로 못하는 나라를 선진국이라 말할 수 있나. 대량살상 무기를 쉽게 구할 수 있도록 허용해 총격범들이 매년 증가하는 나라를 선진국이라고 할 수는 없다. 대책 마련을 못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안타까울 뿐이다.   총기난사 희생자들의 참변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참담한 부모들은 딸과 아들의 이름을 부르면 통곡하고 있다. “엄마 사랑해 사랑해” 아이들의 마지막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희생자의 유가족과 친척들은 한숨 지으며 온 나라가 큰 충격과 슬픔에 싸여 있다.   필자가 소대장으로 군복무시 안전사고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안전사고가 나지 않도록 철저한 근무자세로 최선을 다했다. 왜냐하면 부하들의 생명이 귀중하기 때문이다. 안전사고라 함은 공장, 광산, 공사장 등에서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나는 사고를 말한다. 군에서도 부주의로 일어나는 사고가 빈번하기 때문에 늘 자나 깨나 책임자들은 안전사고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60년대 초에 소총 중대에 지급되는 총들은 화기소대 분대를 제외하고 거의 반자동이고 M1소총도 탄창에 8발밖에 장전이 안 돼 탄창을 바꿀 때마다 애를 먹었다. 아주 옛날 이야기이다. 권총은 특수부대 외에는 만져보지도 못했다. 그러나 안전사고 교육만은 매우 철저히 했다.     군대도 자동 총기류에 엄격한 제한을 두는데 전쟁도 아닌 평화시에 총기 제조사들이 연발 자동소총을 만들어 팔도록 허용하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     미국 건국 과정에서 아메리카 대륙의 식민지인들은 영국과 싸워 자유를 쟁취하고 독립을 이뤄냈다. 이 과정에서 총기 소지 문화는 미국의 역사와 전통이 됐다고 주장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무기를 들고 독립 투쟁을 하는 때가 아니다. 총기에 의해 무고한 인명이 목숨을 잃고 어린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총기 판매 금지는 고사하고, 정치인들은 철저한 총기 소지 규제 강화로 총격사건을 미연에 방지 할 수 있는 법안이라도 마련해야 한다. 총기류에 대한 철저한 규제로 총기난사 등의 사건을 막을 수 있어야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총기류에 어린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하루 속히 보다 강력한 총기 규제안을 마련해야 한다. 총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이룩해야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설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백인호 / 송강문화선양회 미주회장열린 광장 공화국 총기 총기 규제안 총기난사 희생자들 총기 공화국

2022-06-16

[열린 광장] 멕시코로 보낸 전동 휠체어

16년간 정들었던 멕시코 산퀸틴을 2년반 만에 방문했다. 오랜 기간 의료봉사를 갔던 지역이었지만 이번에는 방문 목적이 달랐다. 가는 세월에 피할 수 없는 체력의 한계로 의료봉사를 접고 택한 휴식의 낚시 여행이라 여유롭고 즐겁기만 할 줄 알았다.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 무언가 빠진 허전한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오랫동안 해오던 봉사의 시간이 빠져 나사 하나가 없는 것같은 마음이 든 것이다.     전처럼 다시 동네 거리자 세일을 찾아 전동 휠체어를 구입했다.     배터리 교체와 정비는 지난 16년간 수리를 무료로 정성스럽게 봐주셨던 과묵한 김 선생님이 또 맡았다. 다리나 팔이 불편한 장애인을 찾아내는 일은 항상 멕시코 현지 주민으로 16년간 같이 봉사에 참여했던 게르모가 담당했다.     우리 일행은 현지에 도착하면 휠체어를 줄 사람을 찾는다. 사지 중 오직 한 손만 움직일 수 있는 신체 장애인을 찾아 운전할 정도의 정신적인 능력이 있는지를 살펴보게 된다. 이런 사람들 중에서도 가난한 경우가 최우선 순위다. 일행은 장애인에게 운전 시범을 보이고 따뜻한 대화로 사용 방법 등을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현지에 도착해 선천적 장애를 가진 14살에게 전동 휠체어를 선물했다. 순간 소녀의 얼굴에 실망의 표정이 어린다. 의외다. 우리 일행은 그가 겪었을 슬픔의 나날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자기 힘으로 몸을 이동할 수 있게 된 소녀를 보려고 멀리서 찾아 간 것이다.     그 소녀는 오른팔에 장애를 가졌는데 운전대는 오른쪽에 있었다. 소녀는 오직 왼손만 움직일 수 있었다.     이때 같은 호텔에 모터사이클 경주팀의 수리 기술자로 온 백인 2명이 이 광경을 보고 수리를 자원했다. 그들은 하던 일을 제치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핸들을 바꾸는 작업을 하면서 즐거운 표정이었다. 작업을 하면서도 쉴 새 없이 소녀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들의 대화와 수리 과정을 우리 일행이 지켜보면서 아직도 지구 한 구석에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은 그들의 온정을 몸으로 느꼈다.     언제나 조금은 힘든 과정(구입, 수리, 운반, 전달 등)이지만 장애인들이 태어나 처움으로 손수 직접 이동하는 순간을 목격하는 것은 감격스럽다. 그들은 지난날의 슬펐던 시간을 잊은 듯 환호를 쏟아낸다. 이 순간 힘들었던 일은 녹아 버리듯 잊히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면서 가슴에 따스함이 전해온다.     전동 휠체어가 그들의 두 다리가 되어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벅차게 뛰어 오른다. 이런 감정이 그동안 이 일을 계속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지나간 일이 다시 또 해보고 싶으면 추억이고, 다시 하기 싫으면 경험이라고 한다. 앞으로도 동료들과 같이 이 나눔의 자리를 같이 하며 추억을 계속 쌓아갈 것이다. 그간 전동 휠체어를 받은 사람들이, 새 ‘다리’를 갖고 인생의 투사가 되어 슬픔을 극복하는 삶을 이어가기를 기원해 본다.  최청원 / 내과 의사열린 광장 멕시코 휠체어 전동 휠체어 멕시코 현지 그간 전동

2022-06-12

[열린 광장] 성공한 브랜드, 실패한 브랜드

‘썸싱 스페셜(Something special)’. 이 위스키를 모르는 기성세대가 있을까. 1980~90년대 서울 강남 술집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브랜드다. 이름 하나로 한국의 주당들을 사로잡았다. 이 술을 마시면 뭔가 특별한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묘한 기대심리가 작용했으리라.   당시 마케팅 조사를 보면 많은 소비자는 이름 때문에 이 양주를 선택했다고 나와 있다. 사실 전문가들조차 숙성 햇수가 중요할 뿐 위스키 맛이 대개 거기서 거기라고 한다. 실제로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해보면 코너서(connoisseur)조차 브랜드를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게 양주다. 더구나 폭탄주가 대세인 한국에서 정작 술맛보다 느낌이 더 작용하지 않았을까. 어쨌든 썸싱 스페셜은 이름 하나로 한국의 주당들을 끌어들였던 셈이다.   벤츠의 슬로건은 ‘The best or nothing(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이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간단한 낱말 몇 개로 벤츠의 정체성을 극명하게 표현했다.     하겐다즈 아이스크림도 적절한 예가 된다. 이름부터 시작해서 냉동차 바깥 장식의 지도를 보면 영락없이 낙농업 강국 덴마크 제품이란 착각이 든다.   그러나 이 아이스크림은 필스버리가 1961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창업한 이후 줄곧 뉴저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컨테이너 바깥에 덴마크 지도를 인쇄해 코펜하겐을 의도적으로 드러냈다. 하겐다즈란 브랜드는 국적 불명의 단어다. 독일어 변모음(變母音) 움라우트(¨)까지 표기해 소비자들에게 덴마크 제품처럼 보이도록 지어낸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 그만큼 브랜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중국 가전제품인 하이얼(Haier)도 세계시장에서 놀랄 만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품질보다 이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독일어처럼 들리는 이름 덕분에 소비자들에게 독일제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소비자들은 독일 제품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며 기꺼이 지갑을 열게 된다.   브랜드는 이처럼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강력한 경쟁력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고의 브랜드를 만들기란 그리 쉽지 않다.     우선 기억하기 쉬워야 한다. 쉬이 회상되고 잊히지 않아야 한다. 의미도 있어야 한다. 아웃도어 의류 업체 노스 페이스의 ‘never stop exploring’, 아베크롬비 앤 피치의 ‘casual luxury’도 들으면 의미가 딱 다가온다.     이처럼 성공적인 브랜드는 쉽고 기억하기도 좋고 적절한 의미도 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실패한 브랜드가 대한민국 수도 서울 거리에 널려 있다. 의미를 전혀 모르는 요상한 브랜드다. 바로 ‘I Seoul U’다. 이 브랜드는 해괴해 보인다. 영어문화권에서 수년간 생활했던 필자도 도무지 무슨 뜻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 해마다 수강생들에게 물어봐도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필자는 이 브랜드 제정 당시부터 줄기차게 문제가 많다고 지적해 왔다. 가장 큰 문제는 말뜻을 알기 어렵다는 데 있다. 심지어 시내버스에 친절하게 붙어 있는 서울시 설명문을 읽어봐도 잘 모르겠다. 의미를 모르는 스스로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참 혼란스럽다. 버스창에까지 설명문을 붙여야 하는 브랜드는 이미 브랜드로는 낙제점이다.   최초의 민선 4선 기록을 세운 오세훈 서울시장의 과제는 널려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절대 빈국에서 성공모델로 자리 잡은 대한민국 심장인 서울의 위상을 정확하게 알리는 일이다. 세계인의 호감과 지지를 얻어내야 한다. 국가경쟁력은 도시경쟁력에서 나온다. 나라 밖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서울시 브랜드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수십억을 들여 그 많은 전문가를 동원해 만든 서울 브랜드가 ‘썸싱 스페셜’보다 못해서야 되겠는가. 김동률 / 서강대 교수열린 광장 브랜드 성공 브랜드 제정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 설명문

2022-06-10

[열린 광장] 백조의 노래

그리스 신화에 ‘백조의 노래(Swan Song)’라는 것이 있다. 죽기 전이나 혹은 은퇴 전의 마지막 제스처 또는 공연을 일컫는 은유적 표현이다. 백조는 평소에 노래를 모르고 지내다가 죽음에 직면하여 아름다운(또는 슬픈) 노래로 스스로의 장송곡을 장식한다는 내용이다.     기원전 3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 신화의 줄거리는 서양의 여러 문예작품에 소재로 쓰이면서 면면히 전해 내려오고 있다. 영국의 시인 알프레드 테니슨은 ‘죽어가는 백조(The Dying Swan)’라는 시에서, 백조의 마지막 노래를 실감 있게 묘사한다. 이 시는 많은 영감을 남기며 후에 발레로도 공연됐다 한다. 필자는 언젠가 그의 시를 읽은 적은 있으나, 발레 공연은 유감스럽게도 접할 기회가 없었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백조와 거위’ 이야기이다. 어떤 부자가 백조와 거위를 사왔다. 거위는 식용으로 쓰고 백조는 노래를 듣기 위해서였다. 하루는 거위를 잡아 요리를 하기 위해서 뒤뜰에 나갔다가 실수로 그만 백조를 잡았다. 목숨을 잃게 된 백조가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자 주인이 백조를 풀어주어 목숨을 건지게 됐다.   죽기 직전에 노래를 부른다는 백조의 이야기는 서양의 문학작품이나 음악을 통해 많이 인용돼 왔다. ‘백조는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슬픔에 잠긴 노래를 부른다고 소크라테스가 말했다.’(플라톤) ‘백조는 자기의 죽음을 아름다운 노래로 마무리 한다.’(레오나르도 다빈치) ‘그가 선택을 하는 동안 음악을 틀어라. 만약 그가 지면 백조와 같은 마지막을 장식하도록 하라.’(셰익스피어 작품 ‘베니스의 상인’의 재판장)   슈베르트의 작품 중 ‘백조의 노래’는 그가 명명한 것이 아니고 출판인이 그의 생전 작품들을 모아서 그렇게 이름 붙였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백조의 노래’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애써 왔으며, 더러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은퇴나 죽기 전의 마지막 흥행을 일컫는 ‘백조의 노래’는 여러 분야에서 볼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은 그 자체가 훌륭한 ‘스완 송’이지 않을까 싶다. 코비 브라이언은 마지막 고별 경기에서 소속팀인 레이커즈에 60점을 선사하면서 NBA 농구생활을 결산하는 신화를 남겼다. 역설적이게도 2차 세계대전은 인류 역사에 유례 없는 비극을 남긴 히틀러의 마지막 ‘파괴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는지. 황혼의 제스처는 무엇이 됐든,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인생 ‘스완 송’이 되게 마련이 아닐까.     백조와 같이 청초하고 우아함을 간직한 글을 쓰고 싶다. 저녁 녘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인 낙조를 가슴에 안고 해변가를 맨발로 산책하는 것은, 지금은 유감스럽게도 더 이상 못하고 있지만 나의 ‘백조의 노래’의 서곡이었을까. 나는 ‘스완 송’의 진수를 가곡 부르기에서 찾는다. 좋아하는 가곡과 함께 하는 시간은 황혼의 삶을 더없이 풍요롭게 감싸준다. 격조 높은 서정시를 배경으로 흐르는 주옥같은 멜로디는 매마른 정서에 안식을 선사한다. 라만섭 / 전 회계사열린 광장 백조 노래 지면 백조 마지막 노래 셰익스피어 작품

2022-06-08

[열린 광장] 백조의 노래

그리스 신화에 ‘백조의 노래(Swan Song)’라는 것이 있다. 죽기 전이나 혹은 은퇴 전의 마지막 제스처 또는 공연을 일컫는 은유적 표현이다. 백조는 평소에 노래를 모르고 지내다가 죽음에 직면하여 아름다운(또는 슬픈) 노래로 스스로의 장송곡을 장식한다는 내용이다.     기원전 3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 신화의 줄거리는 서양의 여러 문예작품에 소재로 쓰이면서 면면히 전해 내려오고 있다. 영국의 시인 알프레드 테니슨은 ‘죽어가는 백조(The Dying Swan)’라는 시에서, 백조의 마지막 노래를 실감 있게 묘사한다. 이 시는 많은 영감을 남기며 후에 발레로도 공연됐다 한다. 필자는 언젠가 그의 시를 읽은 적은 있으나, 발레 공연은 유감스럽게도 접할 기회가 없었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백조와 거위’ 이야기이다. 어떤 부자가 백조와 거위를 사왔다. 거위는 식용으로 쓰고 백조는 노래를 듣기 위해서였다. 하루는 거위를 잡아 요리를 하기 위해서 뒤뜰에 나갔다가 실수로 그만 백조를 잡았다. 목숨을 잃게 된 백조가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자 주인이 백조를 풀어주어 목숨을 건지게 됐다.   죽기 직전에 노래를 부른다는 백조의 이야기는 서양의 문학작품이나 음악을 통해 많이 인용돼 왔다. ‘백조는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슬픔에 잠긴 노래를 부른다고 소크라테스가 말했다.’(플라톤) ‘백조는 자기의 죽음을 아름다운 노래로 마무리 한다.’(레오나르도 다빈치) ‘그가 선택을 하는 동안 음악을 틀어라. 만약 그가 지면 백조와 같은 마지막을 장식하도록 하라.’(셰익스피어 작품 ‘베니스의 상인’의 재판장)   슈베르트의 작품 중 ‘백조의 노래’는 그가 명명한 것이 아니고 출판인이 그의 생전 작품들을 모아서 그렇게 이름 붙였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백조의 노래’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애써 왔으며, 더러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은퇴나 죽기 전의 마지막 흥행을 일컫는 ‘백조의 노래’는 여러 분야에서 볼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은 그 자체가 훌륭한 ‘스완 송’이지 않을까 싶다. 코비 브라이언은 마지막 고별 경기에서 소속팀인 레이커즈에 60점을 선사하면서 NBA 농구생활을 결산하는 신화를 남겼다. 역설적이게도 2차 세계대전은 인류 역사에 유례 없는 비극을 남긴 히틀러의 마지막 ‘파괴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는지. 황혼의 제스처는 무엇이 됐든,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인생 ‘스완 송’이 되게 마련이 아닐까.     백조와 같이 청초하고 우아함을 간직한 글을 쓰고 싶다. 저녁 녘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인 낙조를 가슴에 안고 해변가를 맨발로 산책하는 것은, 지금은 유감스럽게도 더 이상 못하고 있지만 나의 ‘백조의 노래’의 서곡이었을까. 나는 ‘스완 송’의 진수를 가곡 부르기에서 찾는다. 좋아하는 가곡과 함께 하는 시간은 황혼의 삶을 더없이 풍요롭게 감싸준다. 격조 높은 서정시를 배경으로 흐르는 주옥같은 멜로디는 매마른 정서에 안식을 선사한다.   라만섭 / 전 회계사열린 광장 백조 노래 지면 백조 마지막 노래 셰익스피어 작품

2022-06-08

[열린 광장] 잔치는 끝났다

우버가 없는 도시를 찾기 힘들고, 우버를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우버의 성공은 획기적인 사업모델과 편의성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우버는 저렴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테크기업이기에 택시보다 저렴한 거라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엄청난 투자를 받은 결과였다. 한 분석에 따르면 우버의 회계가 공개된 후부터 5년 동안 낸 손실만 3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37조원이 넘는다.     그 돈은 다름 아닌 승객들에게 돌아갔다. 우버를 타면 택시보다 싼 값으로 이동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렇게 남의 돈으로 우버와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던 시절은 이제 끝났다는 것이 업계의 이야기다. 물가는 치솟고, 인플레를 잡기 위해 금리가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돈을 마구 가져다 쓰기 힘들어졌다.     그리고 그 결과 우버의 요금이 오르고 있다. 뉴욕 맨해튼에서 JFK공항까지 가는 우버의 비용은 옐로 택시의 두 배에 가깝다고 한다. 즉 ‘보조금’이 빠지고 우버의 실제 이용가격이 드러나고 있다.     문제는 우버가 인기를 끌면서 택시가 줄어들고, 대중교통 이용이 줄어들었다는 것. 택시가 더 싸다고 해도 잡기가 더 힘들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우버를 부르게 된단다.     과거에는 정부 보조금이 시장을 왜곡한다고 했지만 실리콘밸리의 기업에는 투자가 보조금으로 작용해 시장을 왜곡한 셈이다.   어쨌든 우버는 사람들의 행동을 바꿔놓았고, 많은 도시에서 소위 역세권이 사라지면서 부동산 개발 방식에도 영향을 주어 도시 형태까지 달라졌다고 한다. 투자자의 보조금은 사라졌을지 몰라도 우버가 가져온 변화는 쉽게 사라질 것 같지 않다. 다만 이제 그 대가를 사용자들이 지불해야 할 뿐이다. 박상현·오터레터 발행인열린 광장 잔치 투자가 보조금 정부 보조금 옐로 택시

2022-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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