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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이야기] 흥미롭고 감성 자극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라

우리는 살면서 많은 기억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기억은 어떤 현상이나 사건이 그대로 우리의 뇌 속에 저장된 것이다. 그러나 특정한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기억은 상상력이 더해져 실제보다 부풀려진 형태로 우리의 뇌 속에 자리 잡기도 한다.     대부분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첫사랑에 대한 기억에는 더 많은 상상적 경험이 추가돼 실제보다 감성적으로 더 진한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감동적인 영화의 마지막 장면과 비슷하다. 관객들은 자기 나름의 상상력을 추가해 마지막 장면에 더 진한 감성을 느끼게 되고, 이는 몇십 년이 지나도 뚜렷하게 기억된다.   필자는 이런 기억을 ‘감성적 기억’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그리고 이 감성적 기억이 그 대상에 강한 애착을 느끼게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론적으로 감성적 기억은 제품이나 서비스 브랜드에도 가능하지 않을까? 첫사랑이나 감동적인 영화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가능하다고 본다. 고객들이 브랜드에 감성적 기억을 갖도록 하는 여러 가지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브랜드와 관련된 이야기 거리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을 갖춰야 효과적이다.       첫째, 이야기는 흥미롭고 호기심을 유발하는 내용이어야 한다. 둘째, 고객의 감성 코드를 강하게 자극해야 한다. 셋째, 고객의 가치관과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     브랜드 이야기가 이 세 가지 조건을 갖추게 되면 고객들은 브랜드에 강한 애착과 진한 감성적 기억을 갖게 된다. 즉 고객들은 더 자주, 더 강하게 브랜드에 관한 기억을 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매출과 시장 점유율에 대한 영향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게 된다.     많은 한인이 기억하고 있을 브랜드 이야기의 성공 사례들을 살펴보자. OB맥주는 1990년 초까지 한국 맥주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그런데 1991년 OB맥주의 모회사인 두산이 낙동강에 페놀을 유출해 수질을 오염시킨 사건이 큰 환경 이슈로 부각됐다. 바로 이때 경쟁 업체인 조선맥주는 ‘100% 천연암반수로 만들었다’며 대대적 홍보와 함께 HITE 맥주를 출시했다. 당시 이슈였던 ‘물’을 집중적으로 부각한 것이다. 그 결과 출시 2년 만에 시장점유율 1위라는 엄청난 성과를 달성했다. ‘100% 천연암반수로 만든 순수한 맥주’ 라는 HITE 브랜드 이야기는 고객들에게 과거에는 생각도 하지 않았던 맥주의 성분에 관심을 갖게 했다. 또 ‘천연암반수로 만든 맥주’라는 홍보는 고객의 감성 코드를 강하게 자극했다. 그리고 고객은 이런 순수한 맥주를 마심으로써 자신의 순수성을 확인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한국의 껌 시장은 1990년대만 해도 혁신과는 거리가 먼 고요한 시장이었다. 그런데 2000년 롯데제과가 ‘자일리톨’ 이라는 낯선 이름의 껌을 출시했다. 그런데 이 낯선 브랜드 이름 뒤에 몇 가지 흥미롭고 놀랄만한 이야깃거리들이 있었다. 첫째 ‘핀란드산 자일리톨 함유’, 둘째는 ‘치과의사협회 인증’, 셋째는 충치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천연 감미료 ‘자일리톨’을 브랜드 이름으로 선정했다는 것, 그리고 넷째는 ‘자기 전에 씹는 껌’ 이라는 역발상적인 광고 슬로건이었다.     이중 ‘자기 전에 씹는 껌’이라는 홍보 문구는 감성적인 코드로 제품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또  ‘치과의사협회 인증’ 제품의 신뢰성과 함께 건강을 생각하는 고객들의 가치관과 연결된다.     미국 시장에서도 비슷한 예들이 얼마든지 있다. 애플의 아이폰이나 나이키의 에어 조던 농구화도 이에 포함된다.     앞의 예들은 광고나 판촉 비용을 많이 지출할 수 있는 대기업이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또 브랜드 애착 현상은 소비재 시장에서나 가능하지 산업재 분야에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할 수도 있다.     이는 수긍 가능한 반론들이다.  그러나 사고의 방향을 조금만 바꾸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업종이건 고객은 모두 애착과 감성적 기억을 갖는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앞에 언급한 세 가지 요건을 갖춘 브랜드 이야기를 제공하면 고객은 감성적 기억을 갖게 될 것이다. 또 브랜드 이야기 전달에 반드시 막대한 광고 비용을 투자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하는 브랜드 이야기를 개발할 수 있느냐이다.     프랑스 화가 에드가 드가(Edgar Dega)의 작품 가운데 ‘두 발레리나 소녀’가 있다. 필자는 30년 전 루브르박물관 가이드로부터 작품 설명을 들었지만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두 발레리나 소녀’ 라는 브랜드에 대한 감성적 기억이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내용을 소개하면 19세기 말 프랑스에서는 생활이 넉넉하지 않은 가정에서 딸을 발레 학교에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유명한 발레리나로 성공하면 부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공은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재력 있는 남성의 정부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던 드가는 이 작품을 통해 소녀 발레리나들의 행복을 기원하려 했다고 한다.       그림에서 주인공인 두 소녀는 중앙이 아닌 우측 상단에 위치한다. 그리고 왼쪽 하단에는 물을 뿌리는 주전자를 배치해 시각적 균형을 맞추고 있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이 주전자는 두 소녀의 밝은 미래를 기원하며 일종의 보호자 역활을 상징한다.  그리고 마룻바닥의 검은색은 현재의 어려움을, 바깥쪽의 밝은 색상은 미래의 희망을 의미한다.     루브르박물관 가이드의 설명은 필자에게 흥미와 함께 감성적 코드도 자극했다. 그리고 소녀 발레리나의 미래를 성원하는 드가의 마음은 우리의 가치관과 직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한인 업체들도 자기 브랜드에 관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박충환 / 전 USC 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이야기 감성 감성적 기억 감성 코드

2023-05-24

[브랜드 이야기] ‘성공 브랜드’ 이유 알면 삶의 행복도 보인다

행복에 대한 생각은 다양하지만, 필자는 육체적, 심리적, 그리고 정신적으로 최상의 상태를 행복으로 정의하고 싶다. 즉 행복한 순간에는 편하고, 즐겁고 영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행복의 조건으로 돈, 명예, 권력 등 여러 가지를 꼽지만, 필자는 소중한 친구가 최우선이라는 연구 결과에 동의한다. 나의 기쁨은 물론 슬픔도 본인의 일처럼 생각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친구가 있으면 삶의 행복지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경기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충성심을 보여주는 친구 같은 고객이 많다면 행복한 브랜드가 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행복한 브랜드가 될 수 있을지 살펴보자. 이와 함께 어떻게 하면 우리의 행복지수도 높일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     우선 훌륭한 브랜드는 우리에게 편안함을 준다. 우리는 일상생활의 문제점들을 해결해줌으로써 편리함과 안락함을 주는 브랜드의 기능을 잊거나 아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할 때가 많다.  부엌의 음식 찌꺼기 처리 장치가 작동을 하지 않아 드래이노(Drano)라는 브랜드의 하수구 청소 용액으로 해결했을 때, 위산과다로 고통스러운 상황을 텀스(Tums)라는 약으로 해결했을 때 등은 브랜드가 우리에게 주는 편안함의 예들이다.   또 훌륭한 브랜드는 우리에게 심리적인 즐거움을 준다. 우리는 브랜드가 오감을 즐겁게 한다는 사실도 쉽게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추운 겨울날 따근한 초콜릿을 마실 때는 미각의 즐거움을, 보석업체 티파니 (Tiffany)의 하늘색 포장지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준다. 그런가 하면 애플(Apple) 제품의 디자인에서는 시각적 매력과 함께 심리적 즐거움도 느낀다.     훌륭한 브랜드는 우리에게 정신적인 영감도 준다. 우리는 “조국이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묻지 마라, 당신들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물어라”라는 케네디 대통령의 유명한 연설에서 뜨거운 영감을 느끼곤 한다. 그리고 유명한 나이키의 ‘Just do it!’은 우리에게 ‘핑계 대지 말고 살라’는 삶의 철학을 전한다.   고객들은 왜 브랜드가 주는 편안함, 그리고 심리적, 정신적 자극에 행복을 느끼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에게는 도파민(Dopamine), 옥시토신(Oxytocin), 세로토닌(Serotonin), 엔도르핀(Endorphins) 등 다양한 행복 호르몬이 있다. 훌륭한 브랜드는 상기한 세가지 혜택을 제공하여 이런 행복 호르몬들을 자극해 우리 마음의 상태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해병대 (USMC) 브랜드를 생각해 보자. 해병대 훈련으로 단련된 몸은 신체적 편안함을 줄 뿐만 아니라 어떠한 시련도 견딜 수 있게 한다. 그 유명한 푸른색의 해병대 유니폼은 시각적인 즐거움도 준다. 전설과도 같은 ‘The Few, The Proud(자랑스러운 소수)’라는 미 해병대의 광고 슬로건은 해병대원들에게 선택된 소수의 정예부대라는 자부심을 갖게 한다. 또 언제나 조국과 동료들에게 충성한다는 ‘Semper fidelis(항상 충성을)’라는 구호는 해병들에게 정신적 감동을 준다. 미 해병대 브랜드의 이런 세 가지 혜택은 해병대원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 행복한 브랜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진정한 친구들을 갖게 되면 우리는 더 큰 행복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소중한 친구를 얻는 방법은 브랜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상대에게 3가지 혜택을 먼저 제공하는 것이다.     첫 번째 조건인 편안함을 준다는 것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이는 상대의 생활이 조금이라도 편해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상대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상대는 이를 고맙게 생각하며 친근감을 가질 것이다. 예를 들어, 이웃이 급한 사정이 생길 경우 어린 자녀나 애완동물을 대신 보살펴 주거나 잔디를 깎아 주는 것 등도 이웃에게 생활의 편리함을 주는 것에 속한다.       두 번째, 심리적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은 심리적 즐거움을 준다는 의미다. 상대의 말을 열심히 들어 주며 공감을 표할 때 상대는 즐거움을 느낀다. 상대가 가진 장점에 초점을 맞춰 언제나 그 장점들을 얘기하고 찬사를 보낼 때 상대는 심리적인 즐거움을 느낀다. 단정한 복장과 치장도 상대에 대한 존경과 예우의 표시로 상대를 심리적으로 즐겁게 한다. 또한 재치있는 유모와 농담으로 상대를 즐겁게 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인 심리적 혜택이다   세 번째, 정신적 영감을 준다는 것은 상대에게 정신적 감동을 주는 것이다. 모범이 되거나 감동을 할만한 행동을 할 때 상대는 정신적 혜택을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불우한 이웃에 대한 사려 깊은 배려와 행동, 언행이 일치하는 생활태도,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며 타협을 거부하는 용감함, 맡은 일에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믿음성, 또는 절대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언제나 상대의 업적이나 장점을 강조하는 겸손함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상대에게 이런 3가지 혜택을 먼저 제공 했을 때 그들은 우리에게 강한 애착을 갖고 진정한 의미에서 친구가 되기를 원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데 매우 중요한 역활을 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남들이  행복을 줄 때까지 기다리는 이기적 욕심보다 먼저 남들에게 행복을 제공하고 그들로 인해 자신도 행복을 느끼게 되는 애타적 봉사의 이치를 잊지 말자.  박충환 /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브랜드 성공 행복 호르몬들 해병대 브랜드 심리적 정신적

2023-04-26

[브랜드 이야기] 기업도 ‘정체성’이 있어야 성공한다

고객들이 제품의 우수성은 인지하지 못하고 가격에만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사업주들의 불평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확실한 브랜드 차별화 없이 고객의 충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렇다면 어떻게 성공적인 차별화가 가능할까? 막대한 홍보비용 지출 없이 효과적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 보자.   브랜드 차별화는 두 가지 요인에 의해 이뤄진다. 내재적 요인과 외재적 요인이다.     내재적 요인은 제품의 성능, 혜택 또는 서비스 등 브랜드 자체에 존재하는 것들을 말한다. 반면 외재적 요인은 고객에게 제품의 독특한 특징들을 알려주는 일종의 신호들(signals)로 종류는 다양하다. 이 외재적 요인들이 브랜드 차별화에 끼치는 영향력은 내재적 요인에 상응할 만큼 크다. 그렇다면 외재적 요인에 의한 차별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외재적 요인 중 첫 번째는 ‘브랜드 개념 (brand concept)’이다. 이것은 제품의 특징 또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을 간단한 슬로건 형태로 표현한 문장이다. 그런데 많은 브랜드가 기억에 남을만한 슬로건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1848년 탄생해 지금까지 소금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모톤 솔트(Morton salt)를 예로 들어보자. 소금은 그 당시는 물론 지금도 차별화가 매우 어려운 제품이다. 왜냐하면 소금은 소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톤은 미국의 소비자 대부분이 기억하고 있는 슬로건을 브랜드 개념으로 설정해 차별화에 성공했다. 그 슬로건은 ‘When it rains, it pours(비가 와도 흘러나온다)’ 이다. 즉, 모톤의 소금은 비가 오는 날에도 뭉치지 않고 용기 밖으로 잘 나온다는 의미다.       그 이외 잘 알려진 브랜드 슬로건들이 많다. 나이키의 ‘Just Do It’, 디즈니의 ‘The happiest place on earth’, 드 비어스의 ‘A diamond is forever’, BMW의 ‘The ultimate driving machine’, 올스테이트의 ‘You’re in good hands’, 그리고 홀마크의 ‘When you care enough to send the very best’ 등이다.     제품뿐만 아니라 유명인들의 브랜드 슬로건도 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Do not ask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과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We have a dream’ 등이다.     두 번째는 브랜드 로고다. 브랜드 로고의 중요성은 지난 번 칼럼에서 이미 강조한 바 있다. 사진에서 보듯이 소녀가 비 오는 날에 우산을 쓰고 모톤사의 소금통을 거꾸로 들고 있는 모습은 미국의 소비자 대부분이 인지하고 있는 전설적인 로고다. 흥미있는 사실은 이 로고가 용기에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제품 포장이나 용기에 있는 로고는 브랜드 차별화에 상당히 효과적이다. 나이키가 35달러를 주고 사용하기 시작한 스우시(swoosh) 로고는 브랜드 차별화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으며 현재 이 로고의 가치는 현재 350억 달러나 된다니 놀랄만한 일이다.      세 번째는 제품디자인과 포장이다. 제품 디자인과 포장은 제품 보호 역활도 하지만 동시에 소비자의 시각을 끄는 역활도 한다. 애플(Apple)의 포장 디자인은 제품 차별화에 엄청난 기여를 했다. 또 ‘티파니 블루(Tiffany‘s Blue)’라는 말도 있다. 이 말은 보석업체인 티파니의 포장이 푸른색인 것에서 유래됐다.     이밖에 날렵하면서 화려하고 재미있게 디자인된 앱솔루트 보드카(Absolute Vodka)의 병은 소비자들에게 파티에서 마셔야 할 술로 생각하게 한다.       이런 브랜드 차별화의 외재적 요인들을 한인 업체들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브랜드 개념을 대변하는 슬로건, 로고 그리고 포장 디자인은 차별화에 기여하는 요소들이다. 그러나 이들 요소의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상호 보완적 관계를 갖도록 해야 한다.     먼저 차별화가 어려운 소금 제품의 차별화에 성공한 모톤은 ‘When it rains, it pours’라는 쉬운 용어의 슬로건을 만들어 제품의 강점을 표현했다. 그리고 노란색의 비옷에 우산을 쓴 소녀가 소금통을 거꾸로 들고 있는 포장 용기를 통해 슬로건의 효과는 더 커진다. 놀랍게도 180년 전 선보인 최초의 포장 용기와 최근의 포장 용기는 유사하다.     모톤 소금 브랜드에서 이들 세 가지 요소들의 상호 보완성은 명확하다. 고객들은 모톤 소금 용기를 볼 때마다 브랜드 슬로건과 로고를 동시에 기억하게 된다. 이들 세가지 요소들이 상호 보완성을 통하여 모톤 브랜드의 정체성(identity)을 분명하게 나티내고 있다.   또 다른 성공적인 상호 보완의 예인 나이키를 보자. 나이키의 ‘Just Do It’ 슬로건, 포장지의 스우시 로고, 그리고 제품에 붙어있는 스우시 로고는 나이키의 브랜드 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더는 미루지 말고 당장 운동을 시작하라는 메시지가 시각적으로 강하게 나타나 있다. 이것이 나이키 브랜드의 정체성이다.     모톤이나 나이키의 예에서 보듯이 슬로건과 로고, 그리고 포장 디자인이 상호 보완성을 통해 고유의 정체성을 만들면 브랜드 차별성은 극대화 된다. 이 정체성이 차별화에 주는 영향은 몇십년이 지나도 소비자에게 쉽게 기억된다.     이 정체성은 우리가 잘 알려진 음악을 듣거나 그림을 보면 쉽게 그 작곡가나 화가를 떠올리는 것과 같다. 그리고 베토벤의 음악인지 모차르트의 음악인지, 또는 피카소의 그림인지 달리의 그림인지 쉽게 구별할 수 있게 한다.  이미 그들의 정체성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별명 또한 브랜드의 정체성과 같은 역활을 하고 있다. 별명을 들으면 쇱게 누구인지 그리고 어떤 사람인지 쉽게 상기가 된다.   이미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거나 새로 시작하려는 한인들도 기업의 정체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것이 성공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박충환 /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정체성 성공 브랜드 차별화 브랜드 슬로건들 브랜드 개념

2023-03-14

[브랜드 이야기] 130년 넘게 ‘업계 1위’ 기업들의 공통점

미국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130년 이상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브랜드가 많다. 1837년 창업한 보석업체 티파니(Tiffany & Company)는 지금도 막강한 시장점유율을 자랑하고 있고, 1851년 창간한 뉴욕타임스(NYT)도 언론계에서 막강한 영향력과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암스&해머 베이킹 소다(Arm & Hammer baking soda,1867), 캠벨 수프(Campbell Soup,1869), 퀘이커 오츠(Quaker Oats,1877), 앤트 제미나 팬케이크( Aunt Jemima pancake ,1889), 그리고 립톤 티(Lipton Tea, 1889) 등 5개 기업도 19세기에 창업, 지금까지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5개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은 진입장벽이 낮고 가격경쟁은 치열하지만 제품의 혁신적 변화는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30년 이상 시장점유율 ‘넘버 1’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필자는 ▶업계 최초로 제품 출시 ▶기존의 대체 가능 제품보다 월등한 품질 ▶브랜드 이름에 판매하는 제품의 이름도 함께 사용 ▶브랜드 이름과 매치되는 기억에 남는 로고의 사용 ▶편리한 포장과 시선을 끄는 디자인 등 5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 5가지 공통요소 중 첫 출시와 품질은 이미 잘 알려진 것인 만큼 나머지 세 가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보자.  우선 세 번째 요소로 언급된 ‘브랜드에 제품 이름 사용’은 깊이 생각해 볼 만한 일이다. 립톤 티,캠벨 수프, 퀘이커 오츠, 암앤해머 베이킹 소다, 그리고 앤트 제미나 팬케이크에서 알 수 있듯이 제품 이름이 브랜드 이름의 한 부분으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립톤이라는 이름과 티라는 제품명이 함께 있어 ‘티’ 하면 ‘립톤’이 자동으로 연상 되도록 했다. 앤트 제미나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고객들이 회사 이름 다음에 팬케이크를 부쳐서 부르도록 이름을 만들었다. 만약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 있다면 브랜드 이름을 결정하는데 좋은 참고가 될만한 사례다.       다음은 네 번째 요소로 언급된 로고의 역활을 생각해 보자. 이들 5개 브랜드의 로고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우선 암앤해머 베이킹 소다의 로고는 해머를 들고 있는 남자의 팔뚝 모양이다. 이는 그 당시 문맹률이 높다 보니 그림으로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고안된 방법이다. 그리고 캠벨 수프의 글자 모양 로고와 색깔, 퀘이커 오츠의 강인하고 순수한 모습의  퀘이커 남성, 앤트 제미나의 우아한 남부지방 주부 모습, 그리고 립톤 티 로고의 디자인과 색깔은 가히 명품 로고들이라 할 만하다. 이중 앤트 제미나의 로고는 소수민족 차별 시비로 인해 얼마 전 약간 수정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섯번째로 언급한 제품 포장의 중요성이다. 5개 브랜드 모두 출시 당시 포장부터 획기적인 편리함으로 인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고객의 시선을 끌기 위해  기억하기 쉬운 색깔과 디자인을 사용했다는 특징도 있다. 이들 제품 출시 당시 팬케이크 가루, 베이킹 소다, 시리얼, 티, 수프 등은 일정량으로 포장되어 판매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 5개 브랜드는 이런 관행을 바꿔버렸다.  또 제품 포장에 강력한 색깔을 사용해 소비자의 브랜드 기억 연상을 도왔다. 즉, 암앤해머는 노란색, 캠벨 수프는 빨간색과 흰색, 퀘이커 오츠는 빨간색과 청색, 그리고 노란색, 립톤 티는 빨간색과 노란색 등 강렬한 원색을 포장지에 사용해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      유의할 것은 위의 요소들은 브랜드 성공에 상대적으로 많은 영향을 준 것들이지, 이 요소들만 갖추면 성공이 보장된다는 것은 아니다.      이들 기업도 소기업에서 출발했고 처음에는 고객의 인지도도 높지 않았다.  따라서 이들 브랜드의 성공 요인을 분석해 보는 것은 중소기업이나 신생 업체에 유용한 경영 지침이 될 수 있다.  특히 앞서 언급한 5가지 가운데 세 번째와 네 번째, 그리고 다섯 번째 요소가 중요하다.  브랜드 이름과 로고, 그리고 제품 패키지는 고객의 ‘브랜드 최초 상기율’에 매우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브랜드 최초 상기율’은  시장 점유율과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어 중요하다.       우선 브랜드 이름 결정 과정에서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브랜드 이름 속에 판매하려는 제품 이름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브랜드 이름 속에 제품 이름이 없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런데 브랜드 이름에  판매하는 제품명이 없으면 고객이 해당 제품의 구매 욕구가 생길 때 그 브랜드를 먼저 떠올릴 가능성은 적어진다.         또 우리는 로고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제품 포장지 등에 있는 로고는 ‘브랜드 최초 상기율’ 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다. 따라서 제품의 특성을 잘 표현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로고의 사용과 그 로고의 의미를 제품 포장에서 (또는 다른 방법으로) 설명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나이키’나 ‘CJ’ ‘풀무원’ 등의 기업 로고를 매장에서 발견했을 때의 느낌을 생각하면 브랜드 로고의 중요성이 이해가 갈 것이다.   끝으로 제품 포장이 ‘최초 상기율’에 미치는 영향 또한 대단하다. 어떤 제품을 구매하려는 욕구가 생겼을 때 제품 포장이 먼저 생각나는 경우도 많다. 제품 사용 시 편리함 때문이건 아니면 쉽게 기억나게 하는 독특한 포장 디자인이건 간에 포장은 고객들의 브랜드 최초 연상에 큰 영향을 끼친다. 애플사의 간결하고 매혹적인 포장 디자인이 좋은 예가 된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과거에서 현재를 설계하고 내일을 대비한다. 필자는 한인 기업인들이 130년 이상 성공한 브랜드를 유지하는 기업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효과적인 현재를 설계하고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충환 / 전 USC 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공통점 업계 브랜드 이름 제품 이름 제품 포장

2023-02-14

[브랜드 이야기] 경쟁 이기려면 ‘브랜드 충성행위’ 유도해야

특정 브랜드의 제품이나 서비스만 구매하고 사용한다면 이것은 ‘브랜드 충성행위 (brand loyalty)’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는 냉장고, 오븐, 토스터, 화장지 등 거의 매일 사용하는 제품들조차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수많은 신제품이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이들 제품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광고나 가격할인 등의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펼친다. 소비자 입장에서 브랜드 선택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특정 브랜드만을 지속해서 구매·사용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렇다면 고객의 지속적인 브랜드 충성행위를 유도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은 무엇일까? 또 이 전략은 인간관계에도 적용이 가능한 것일까? 브랜드 충성행위의 출발은 욕구 충족과 ‘최초 연상효과 (top of mind effect)’다. 즉, 고객에게 만족감을 주고 제품 구매 욕구가 생길 때마다 해당 브랜드가 먼저 생각나면 그 브랜드에 대한 충성행위는 장기간 지속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객의 욕구 충족과 최초 연상효과를 달성할 수 있을까? 첫째, 고객의 욕구 충족에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필자는 고객의 행동 관찰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고객이 제품사용시 어떻게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지, 더 편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관찰을 통해 파악하는 것이다. 필자가 관찰 방법을 강조하는 이유는 고객들이 그들의 욕구를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찰 방법에는 이런 약점이 없다.  또 언어로 표현이 가능하다고 해도 미리 알아서 욕구를 충족시켜줬을 때 고객은 더 큰 감동을 할 것이다.     자동차의 컵홀더(cup-holder)를 생각해 보자. 미국에서 자동차가 처음 나온 것은 1902년 이었다(the Oldsmobile). 그리고 최초로 컵홀더를 장착한 자동차는 1983년에 출시된 닷지 캐러반(Dodge Caravan)과플리마우스보야저(Plymouth Voyager)다. 요즘은 자동차의 컵홀더의 숫자가 구매 결정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처럼 중요한 요소인 컵홀더가 상용화되기까지는 무려 81년의 세월이 걸린 셈이다. 만약 자동차 업계가 운전자의 예상되는 불편을 미리 파악했더라면  그렇게 오랫동안 ‘말 없는 불만’을 방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고객의 욕구 확인과 해결이라는 강한 목적의식 없는 관찰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관찰이 아니라 그냥 보고 지나쳐버리는 것이다.   두 번째는 어떻게 브랜드 ‘최초연상 효과’를 갖게 할 수 있느냐다. 만약 어떤 소비자가 아침 식사 메뉴를 생각할 때 한인 기업 제품인 민슬리 오트밀(Minsley oatmeal) 브랜드를 먼저 떠올랐다면 그는 이 제품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면 무엇이 최초연상에 영향을 주는 걸까? 우선 경쟁브랜드와 차별화된 혜택에 고객이 만족해야 한다. 만약 맛이나 향, 성능, 서비스 등에서 경쟁 브랜드들과 차별화된 특징이 있고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제공한다면 고객들은 그 제품을 사용할 때마다 브랜드에 고마움까지 느끼며 이름을 기억하게 된다. 예를 들어 민슬리 오트밀 제품을 사용할 때마다 편리하면서도 구수한 맛을 음미하게 되면 자연히 제품 이름도 기억하게 된다. 또 스위스 아미 나이프( Swiss Army Knives) 제품은 경쟁 브랜드보다 더 다양한 용도로 쓰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그 이름을 기억하게 됐다. 그런가 하면 스타벅스는 독특하고 차별화된 강한 향과 맛으로 소비자들에게 기억된다.      최초연상을 활성화 시키는 또 다른 방법은 브랜드 이름과 독특한 요소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브랜드 이름과 연결되는 요소는 로고, 포장지 디자인과 색깔 등 다양하다. 우리는 앞에서 언급한 스타벅스의 로고(세이렌)와 색깔 (녹색)을 수없이 보게 된다. 이런 요소들은 커피에 대한 최초 연상 효과를 스타벅스가 갖도록 해 준다.  또 스위스 아미 나이프의 빨간색, 십자가와 방패를 의미하는 로고도 브랜드 최초연상에 지대한 역활을 한다. 간단히 말하면  브랜드 이름과 여러 요소를 상호 연결해 소비자와의 접촉 빈도를 높이면 브랜드의 최초 연상 효과를 갖게 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브랜드 충성행위는 인간관계에도 적용이 가능한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부부관계가 아닐까 싶다. 흔히 부부간 의사소통이 부족해 상대가 원하는 것들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의사소통도 중요하지만 행동 관찰을 통해 상대방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더 편하게 생활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되면 부부는 늘 서로 생각하고 위하며 보호하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보자. 꼭 아내가 쓰레기를 버려달라고 말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시간이 있을 때마다 쓰레기통을 비우는 것이다. 또 아내에게 요리 시 손과 팔을 보호할 수 있는 장갑을 선물하면 어떨까. 틈나는 대로 식기세척기를 점검해 무거운 접시나 용기들은 알아서 미리 제자리에 갖다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내 자동차의 카 워시는 꼭 부인이 부탁해야 들어주나?     동일한 관찰방식으로 부인도 남편이 고마운 마음을 갖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남편의 허리띠나 구두, 넥타이, 바지 등을 살펴보고 남편이 부탁하기 전에 해결해 주는 것 등이다.   충성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두 번째 조건은 최초연상이다. 부부간 어떻게 하면 서로를 늘 생각하게 될까? 관찰을 통해 상대가 원하는 것을 미리 충족시켜 주면 고마운 마음이 들고 이는 최초연상에 도움을 준다. 매번 깨끗한 쓰레기통을 볼 때마다, 손과 팔을 보호하는 장갑을 사용할 때마다 부인은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과 함께 늘 남편을 생각하게 된다. 남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또 한가지는 특정 요소들과 연결해 본인을 연상하게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고객과 브랜드 관계와 달리 부부관계는 접촉빈도가 월등히 높으므로 이 방법에 대한 논의는 따로 다룰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지나치게 많은 말이 인간관계에 문제를 일으킨다고들 한다. 그래서 필자는 말 대신  관찰로 고객과 브랜드 간, 그리고 부부간 충성행위의 아름다운 관계가 가능함을 제시하려고 헸다. 필자가 후회스러운 점은 왜 이렇게 아름다운 부부관계를  젊었을때 인지를 못 했는가 하는 점이다.  박충환 / 전 USC 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충성행위 브랜드 브랜드 충성행위 경쟁 브랜드들 브랜드 선택

2023-01-16

[브랜드 이야기] 바비와 헬로키티 성공이 주는 교훈

제품 브랜드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에서 인간 삶에 대한 예시적인 교훈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 인형 브랜드인 바비와 헬로키티도 그 한 예다. 바비는 1959년에 미국에서, 헬로키티는 1974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두 브랜드는 세계적으로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다르다. 헬로키티는 귀여워서, 바비는 아름다워서 사랑을 받고 있다.     고객들은 바비의 균형 잡힌 얼굴과 몸매에서 세련된 아름다움을 느낀다. 그로 인해 호기심과 감탄, 그리고 강한 접근 욕망과 함께 소유욕까지 갖게 한다. 반면 헬로키티는 입이 없는 고양이의 모습이다. 웃는 것인지, 아니면 표정이 없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세련된 아름다움이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헬로키티가 매력적이고 귀엽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역시 강한 접근 욕망과 감싸주고 포옹하고 싶은 마음, 소유하고 싶은 감정을 갖게 된다.   두 인형을 제조하는 업체들은 어떻게 이런 고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되었을까?  바비의 판매전략과 헬로키티의 판매전략은 두 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다. 첫째, 바비는 인형 자체를 여러 가지 형태로 변신 시킨(우주비행사, 변호사, 정치인 등) 반면, 헬로키티는 이런 전략을 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둘째, 바비는 여러 형태의 확장제품(침대, 학용품, 화장품, 잡지, 장난감 자동차, 패션 액세서리 등) 만들어 매출을 높였다. 여기서 확장제품이란 비비 인형의 얼굴 로고를 인형 이외의 제품들에 부쳐서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헬로키티 역시 많은 확장제품 판매 전략을 택했으며, 오히려 바비보다 더 많은 종류를 출시했다. 예를 들어 헬로키티 확장제품 중에는 헬로키티 컴퓨터기기, 헬로키티 가습기, 그리고 에바 항공사(Eva Airline)가 운영하는 헬로키티 제트 비행기도 있다. 또한 헬로키티의 확장제품 가운데는 성인들을 위한 것도 많다. 예를 들어 헬로키티 토스터, 헬로키티 텔레비전 모니터, 헬로키티 밥솥, 헬로키티 가습기, 헬로키티 오븐 등 다양하다.     자동차 확장제품만 보더라도 바비의 경우에는 장난감 자동차만 판매하지만 헬로키티의 경우에는 헬로키티 포르셰, 헬로키티 복스왜건, 헬로키티 머스탱, 헬로키티 페라리까지 있다. 헬로키티의 이런 확장제품들은 성인 여성고객 (특히 아시아에서)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가격 면에서도 바비는 장난감 제품 수준인 데 비해 헬로키티는 실제 제품 가격들이다.     두 기업은 무슨 이유로 앞의 전략들을 구사했을까. 바비 인형이 여러 형태의 인형을 만드는 이유는 아무리 아름다운 인형도 시간이 지나면 신비함을 잃고 고객들은 권태를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소녀 고객들은 아무리 완전히 균형 잡힌 아름다움이라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더는 신비함이나 접근 욕구를 느끼지 않게 된다. 따라서 바비인형의 모습을 계속 바꿔 출시함으로써 신선함을 유지하고 싶은 것이다.       헬로키티는 이와 대조적이다. 헬로키티는 입이 없는 인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전체적으로 귀엽게 느끼게 되면 부족한 점을 보완해 주고 싶은 욕망을 갖게 된다. 또한 귀여운 대상은 지속해서 보호하려는 욕구를 일으킨다. 마치 귀여운 아기나 강아지를 보았을 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다. 바로 이런 양육 욕구 때문에 성인들도 헬로키티 제품들을 구매한다.     이런 고객들의 반응은 꼭 인형제품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예를 들어 보험제품을 생각해 보자. 보험제품은 고객들에게 브랜드 차별화와 구매 유도가 가장 힘든 제품 가운데 하나다. 눈으로 볼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만져 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별화를 통해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어렵다. 그런데 아주 흥미 있는 사실은 보험업계에서 최상위권에 있는 브랜드들은 차별화와 구매 유도를 위해 귀엽고 매력 있는 요소들을 자신의 브랜드로 연결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애플락(Aflac) 보험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애플락 덕(Aflac duck)이라는 귀엽게 생긴 오리를 자사 브랜드와 연결해 광고하고 있으며, 메트라이프(MetLife)는 30년 이상 귀여운 스누피(Snoopy)를 브랜드와 연결해 유명해졌다. 또 게이코(Geico)는 녹색의 작은 도마뱀을 브랜드와 연결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 리버티 뮤추얼(Liberty Mutual)과 네이션와이드(Nationwide) 는 귀엽고 매력적인 멜로디나 소리를 이용해 고객들의 관심과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헬로키티와 바비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우리의 삶으로 확대해 보자.  첫째 인간의 매력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아름다움 (beauty)과 귀여움 (cuteness)이다. 우리는 아름답지는 않아도 귀여움으로 사랑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둘째 귀엽다는 것은 반드시 외모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어떻게 걷는가, 어떻게 이야기하는가, 어떻게 웃는가, 어떻게 치장하는가 등의 방법들에 의해 상대에게 귀엽다는 감정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셋째 아름다움의 가장 큰 약점은 권태이다. 그러나 귀여움에는 그런 약점이 없다. 따라서 매력적으로 귀여운 사람들에게서는   권태를 느끼지 못한다.      만약 아름다우면서도 귀엽다면 어떨까? 아름다움과 귀여움은 각각 우리에게 강한 접근 욕구를 유발한다. 만약 이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존재한다면 접근 욕구는 더 강하게 작용할 것이다. 게다가 아름다움에서 느끼게 될 권태감은 귀여움의 강한 욕구 때문에 상쇄되어 이 두 가지 감정의 동시 존재는 구매 욕구를 더한층 강하게 할 것이다.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더 강화하는 상생의 관계가 존재하게 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아름다우면서도 매력적인 귀여움을 동시에 갖는 제품이나 사람들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박충환 / 전 USC 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헬로키티 바비 헬로키티 확장제품 헬로키티 컴퓨터기기 헬로키티 포르셰

2023-01-02

[브랜드 이야기] 시장 세분화로 성공한 ‘인앤아웃 버거’

시장세분화는 기업이 특정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분석하는 방법이다. 필자는 시장세분화와 목표 시장 선정을 위해서는 먼저 고려해야 할 두 가지 과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어떻게 시장을 세분화해서 목표시장을 선정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목표시장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기업이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을까의 문제다.   우선 시장세분화와 목표시장 선정 문제에 관한 구체적인 방법은 많지만 기본적인 세분화 원칙은 시장의 두 가지 구성요소를 고려하여 기업에 가장 유리한 특정 시장을 목표로 선정하는 것이다.  시장의 두 가지 구성 요소는 잠재고객과 경쟁기업이다.  잠재고객의 욕구를 확인하고 경쟁자와의 비교우위를 통해 이를 충족시켜 그들을 실제 고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장을 목표시장으로 선정해야 한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잠재고객의 충족되지 않고 있는 욕구를 세분화하고, 경쟁기업 역시 세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세분화 작업을 통하여 기업이 경쟁적 비교우위를 갖고 고객의 욕구를 충족 시킬 수 있는 목표시장을 확보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체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은 미미하더라도 세분화되어 선정된 목표시장에서는 1위 기업의 위치를 누릴 수 있다.     두 번째 과제는 선정된 목표시장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둔 다음 추가 성장을 위한 방향 설정 과제다. 일단 목표시장에서 성공한 다음에는 어떻게 성장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대기업도 처음에는 중소기업으로 부터 시작하기 마련이다. 어떻게 목표시장을 잘 운영하고 어떻게 성장전략을 세워서 집행하는가에 따라 중소기업으로 남기도 하고, 대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한다. 아니면 아예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기업도 부지기수다.     성장전략에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기존시장에서 고객의 핵심 욕구를 충족시키고, 이를 토대로 지속해서 성장한 유명 햄버거 업체 ‘인앤아웃버거(IN-N-OUT BURGER)’의 사례를 살펴보자.  ‘인앤아웃’은 70여년 전 하나의 매장에서 출발해 현재는 380개 매장에 직원 2만7000여명, 연 10억 달러가 넘는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인앤아웃버거’는 어떻게  고객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는 전설과도 같은 햄버거 기업이 될 수 있었을까?     해리 스나이더와 그의 부인은 1948년 남가주의 볼드윈파크 지역에서 햄버거 가게를 열었다. 이 가게의 이름이 ‘인앤아웃버거’ 다. 당시 햄버거 업계에는 강력한 경쟁자들이 많았다. ‘인앤아웃버거’가 한정된 인력, 그리고 자금력에도 불구하고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에는 경쟁자들과는 다른 몇 가지 운영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첫째, ‘인앳아웃’은 모든 햄버거 재료의 신선도를 최고 기준으로 고집했다. 이 기준 때문에 대부분의 재료는 가게와 근접한 지역에서 구입했으며, 햄버거 빵도 당일 생산된 것만 사용했다. 또 패티용 소고기는 유통센터에서 48시간 이내에 가게로 배송되어야 하며, 소고기는 냉장만 사용하고 냉동은 절대 사용하지 않았다. 이런 신선함을 고객들이 원하는, 그러나 당시 충족되지  않었던 욕구라는 것을 스나이더 부부는 인지하고 있었다.  다른 경쟁 햄버거 기업들은 그 당시, 그리고 지금도 이 신선함에서 ‘인앤아웃’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둘째, ‘인앤아웃’은 극히 한정된 인적 자원과 재정자원 때문에 드라이브인(Drive-In) 시스템을 도입한 첫 번째 기업이었다. 이 방법은 상당히 효율적인 고객 서비스로 제 2, 그리고 제 3의 가게를 여는데 상당히 중요한 역활을 하였다. 또 지금까지도 ‘인앤아웃’은 개인소유 기업을 고집하며 프렌차이즈 운영체계를 거부하고 있다. 일관된 품질관리와 최상의 고객서비스를 위해서는 기업의 절대적인 컨트롤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다.   셋째, 스나이더 부부는 안정된 가게 운영을 위해 종업원들과의 원활한 관계 유지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가족같은 노사관계를 만든 것이다.  참으로 놀랄만한 점은 1948년 부터 1950년 사이에 일했던 직원 3명은 2010년까지도 ‘인앤아웃’의 일원으로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스나이더 부부의 철학은 ‘인앤아웃’의 기업 철학으로 계승되어 지금도 임직원 평균 고용 기간은 햄버거 기업 중에서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스나이더 부부는 기존고객들의 만족이 그들의 성공에 절대적인 요인이라 생각하였으며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점검하고 집행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철저함을 몸소 실천했다. 특히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창업주 스나이더가 깨알같이 쓴 제품제조 방법은 ‘인앤아웃’의 성경책으로 불리며 본사 케비넷에 소중히 간직되어 있다.        ‘인앤아웃’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나름대로 독특한 성장전략을 구사했다. ‘인앤아웃’은 매장 숫자를 늘려 성장을 시도하기보다는 기존 매장에서 가능한 최고의 매출을 올리면서 서서히 그러나 체계적으로 성장하는 방법을 택했다. 고객들의 절대적인 사랑과 입소문이  이러한 성장방법을 가능하게 했다.   ‘인앤아웃’은 건강과 직원 배려라는 점 때문에 칭찬을 받는 극소수의 패스트푸드(Fast Food) 기업 중의 하나다. 또한 줄리아 차일드, 앤소니 보데인 등 세계적인 유명 요리사들이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인앤아웃 햄버거’를 소개도 하였다. 따라서 ‘인앤아웃’ 매장 오픈은 그 지역의 이벤트가 되었다.  예를 들어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인앤아웃 매장이 오픈할 때 고객들은 4시간이나 기다렸고 TV 방송 헬기들이 매장 주차장 위를 촬영하기도 했다.       신선한 재료의 햄버거를 최상의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전략은 고객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경쟁자들은 따라 할 수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빠른 성장을 막는 약점도 된다. 신선한 패티용 소고기의 냉장유통이라는 한계 때문이다. 유통센터에서 24시간 또는 48시간 이내에 패티용 소고기가 매장에 공급되려면 많은 제약 조건이 따른다. 따라서 현재까지 6개 주에만 인앤아웃 매장이 있고 총 380개 매장 가운데 69%는 아직도 캘리포니아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과도한 자신감과 절제되지 않은 성장 전략으로  많은 기업들이 실패한 사례들을 볼 때 ‘인앤아웃’은 좋은 반면교사의 사례가 될 수 있겠다. 박충환 / 전 USC 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세분화 시장 목표시장 선정 햄버거 가게 햄버거 재료

2022-11-22

[브랜드 이야기] 중소기업도 ‘브랜드 파워’ 가능하다

제품을 대변하는 브랜드와 고객 간의 관계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와 다를 바 없다. 우리는 어느 한 개인을 평가할 때 신뢰,사랑,존경의 세 가지 감정을 사용하곤 한다. 예를 들어 “그 사람은 믿을만한 사람이야”, 또는 “그 사람은 정말로 사랑스러워”, “그 사람은 존경받을 만한 분이야” 라는 표현들이다.   앞의 세 가지 감정은 어느 정도 상관관계를 갖고는 있으나 엄밀한 의미에서 독립적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즉, 누구를 믿는다는 것이 반드시 그 사람을 사랑한다거나 존경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또 누구를 사랑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이 반드시 그 사람을 존경한다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누구에게서 이 세 가지 감정을 함께 느낄 때, 즉 상대를 믿으며 사랑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존경할 때 그를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여기게 될 것이다.   이 세 가지 감정 중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두 사람의 관계에는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신뢰는 하지만 사랑이 없다면 마치 사계절 가운데 여름이 없는 것과 같다. 그 관계는 미온적이며 지속성이 없을 것이다. 반면, 신뢰나 존경이 없는 사랑은 마치 엔진이 없는 자동차와 같다. 열심히 밀어도 멀리 못 가며 늘 불안한 관계의 연속일 것이다. 그러므로 특정한 상대에 대해 마음속에 세 가지 감정이 동시에 존재할 때 그에게 강한 애착을 갖게 된다. 이러한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고객과 브랜드와의 관계에 적용해 보자. 고객들은 특정 브랜드의 품질에 대해서는 믿음을 갖고 있다 (예: “나는 삼성 브랜드 제품의 품질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어”). 또한 특정 브랜드를 사랑할 수도 있다 (예: “나는 고다이바 초콜릿을 아주 사랑해”). 마지막으로 고객들은 특정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관이나 철학에 공감할 수도 있다 (예: “나는 파타고니아의 ‘자연보호’ 라는 가치관에 공감하며 그래서 그 브랜드를 높이 평가해”).   기업의 브랜드와 고객 간의 관계에서도 앞의 세 가지 감정이 공존할 경우 고객은 그 브랜드에 대해 두 가지 형태의 행동을 보이게 된다. ‘브랜드 충성 구매 행동’과 ‘브랜드 옹호 행동’이 그것이다. 즉, 필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객이 브랜드에 대해 신뢰, 사랑 그리고 존경심을 느낄 때 고객은 지속해서 그 브랜드를 구매하며 동시에 타인들에게도 그 브랜드를 추천하고 또 옹호한다. 따라서 이런 브랜드는 기업의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고객들이 자사 브랜드에 위의 세 가지 감정을 갖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기업은 브랜드의 우수성과 매력적인 디자인을 홍보하며 신뢰감을 심어주고, 정감 넘치는 광고를 통해 고객들이 사랑스러운 감정을 느끼도록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사 브랜드가 사회적 공감을 일으키는 이슈나 철학의 대변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고객들에게 인지시켜 존경의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작업에는 많은 인적 자원과 자금력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에는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만 자사 브랜드에 대해 고객이 세 가지 감정을 갖게 할 수 있을까?   두 가지 예를 통해 이 문제를 설명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필자가 1970년 중반 캔사스주 로런스 지역에서 집을 사기 위해 여러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았던 부동산 중개업자의 예다. 그는 매년 연말이면 본인 얼굴 사진과 이름이 있는 다음 해 달력을 제작해 고객들에게 일일이 배달했다. 물론 달력을 전달하며 크리스마스 인사를 전하고 가족 안부도 물었다. 이런 방식의 고객 서비스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육체적으로도 매우 힘든 것이다. 부동산업으로 성공해 많은 돈을 번 사람이 매년 추운 겨울날 저녁에 직접 달력을 들고 고객의 집을 방문한다는 것은 그의 철저한 직업정신에 감명을 느끼게 한다. 또한 이렇게 배달된 달력을 통해 고객들은 그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고 호의적인 감정을 유지하게 된다.   그의 이런 정성과 노력, 투철한 직업정신은 고객들에게 그에 대한 신뢰와 사랑, 존경심을 갖게 했다. 그 결과 이 중개업자의 고객 재구매비율은 60% 가까이나 됐다. (충성 구매 행동). 또한 필자처럼 주변에 좋은 부동산 중개업자의 소개를 부탁했을 때 여러 사람이 그를 추천하게 된다(브랜드 옹호 행동). 중소기업 소유주들은 이 부동산 중개업자의 예를 주목할만하다. 그는 고객을 위한 정성과 노력, 그리고 희생을 통해 자금력과 인적자원 부족이라는 문제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주목할 것은 그가 달력을 편한 방법으로 고객들에게 전달한 것이 아니라 추운 날씨에도 불구 고객을 직접 방문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예는 지금은 거의 전설이 되어버린 톰스슈즈(Toms Shoes) 라는 브랜드다. 이 업체 창업자인 블레이크 마이코스키 (Blake Mycoskie)가 앞세운 ‘일대일 (One For One)’ 이라는 브랜드 가치관은 고객들에게 신뢰, 사랑 그리고 존경이라는 세 가지 감정을 동시에 심었다. 그는 2006년 아르헨티나 여행 중 많은 어린이가 신발도 없이 생활하는 것을 보고 이 방식을 생각했다고 한다.   ‘일대일’은 고객이 신발 한 켤레를 구입하면 회사에서도 한 켤레를 기부하는 방식이다. 톰스슈즈 브랜드는 다른 유명 브랜드 신발들과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지도 않고 품질이나 스타일에서도 크게 뛰어나지 않았다. 극도로 경쟁이 심한 신발 시장에서 특별히 차별화되지 않는 제품을 갖고도 이 전략을 통해 급성장한 것이다. 브랜드의 가치에 공감한 고객들의 지속적인 재구매와 홍보가 있어 가능한 것이었다. ‘일대일’ 이라는 감동적인 브랜드 가치관은 자생적인 소셜미디어의 막강한 힘을 업고 신뢰, 사랑 그리고 존경의 세 가지 감정을 고객의 마 음속에 심어줬다. 이로 인해 고객의 ‘브랜드 충성 행동’과 ‘브랜드 옹호 행동’을 끌어낸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두 번째 예에서 두 가지 사항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하나는 사회적 정의를 실천에 옮기려는 감동적인 기업의 차별화된 가치관이요, 또 하나는 ‘일대일’이라는 기업의 가치관을 쉽고, 분명하게 전달하는 ‘브랜드 슬로건(brand slogan)’의 사용이다. 막강한 자생적 소셜미디어의 힘으로 인적자원과 자금력의 한계를 극복하였다. 박충환 / 전 USC 석좌 교수브랜드 이야기 중소기업 브랜드 브랜드 옹호 자사 브랜드 브랜드 충성

2022-10-11

[브랜드 이야기] 한인타운, ‘K-라이프스타일’ 체험 공간으로

필자는 대한민국의 두 가지 기적을 체험한 복 받은 사람이다. 하나는 한강의 기적을 경험한 것이요, 또 하나는 K제품 카테고리 브랜드의 출현이다.     왜 K제품 카테고리 브랜드의 출현을 기적이라고 하는가? 오랫동안 브랜드(brand)에 관해 연구한 브랜드 전문가지만 지금까지 알파벳 대문자를 특정 국가의 제품 카테고리와 연결해 브랜드화한 사례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삼성이나 LG같은 한국의 개별 기업 브랜드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K-팝(pop), K-무비(movie), K-드라마(drama),K-뷰티(beauty), 그리고 K-패션(fashion) 같은 용어들이 제품 카테고리 브랜드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사실이다.     필자는 이 기적 같은 한류 열풍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발전시키려면 K-제품 카테고리 브랜드들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와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며 K-제품 카테고리 브랜드들의 명성은 오래가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이와 관련해 필자는 세 가지 단계의 과제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세계인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거나 받을 가능성이 있는 한국 음식들을 K-제품 카테고리 브랜드로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김치,불고기 등은 이미 많은 미국인이 좋아하는 메뉴다. 그리고 고추장,잡채 ,비빔밥 등 가능성이 충분한 음식들도 많다. 이러한 경쟁력 있는 한국 고유의 음식들을 K-푸드(K-food)라는 제품 카테고리 브랜드에 연결해 홍보하는 것이다.     왜 K-푸드라는 카테고리 브랜드가 꼭 있어야만 하는가?     K-드라마의 예를 들어 그 이유를 설명해 보자. 한국 드라마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은 거의 자연 발생적으로 K-드라마라는 드라마 카테고리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이 K-드라마라는 용어의 개념에 대해 세계의 팬들은 ‘독창적이면서도 아슬아슬하게 감성을 뒤흔드는 중독성이 강한 에피소드들로 채워진 잘 만든 드라마’ 라고 이해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에 대한 세계적 열풍은 치료가 불가능한 바이러스에 비교하기도 한다. K드라마에 대한 열광은 이미 방영된 드라마들뿐만 아니라 새로 방영될 드라마들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게 한다. 이런 한국 드라마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동시에 K-드라마라는 카테고리 브랜드의 명성을 더 높여 주었다.     이러한 선순환의 상승효과가 K-푸드라는 음식 카테코리 브랜드와  한국음식 사이에서도 구현되었으면 한다. 이러한 상승효과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우선 K-푸드의 개념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 음식을 ‘건강에 좋고, 중독성이 강하지만 독특한 맛을 지닌 음식’처럼 분명하게 정의하고 이를 집중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정리된 K-푸드의 개념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게 되면 김치나 불고기처럼 이미 많이 알려진 음식들뿐만 아니라 고추장, 잡채, 비빔밥 같은 가능성 있는 한국 음식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유도 할 수 있다. 이렇게 이뤄진 한국 음식들에 대한 체험은 역으로 K-푸드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유인할 수 있다.     끝으로 K-주류(drinks)라는 술 카테고리 브랜드의 사용도 권장하고 싶다. 우리는 소주처럼 이미 인지도가 높은 술 외에 막걸리 같은 다른 종류의 술도 갖고 있다. 앞서 언급한 K-푸드의 방식을 이용한다면 K-주류 제품 카테고리 브랜드 개념과 소주,막걸리 등의  선순환 상승효과도 기대해 볼 만하다.     두 번째 단계의 과제는 다양한 K제품 카테고리 브랜드들을 포괄하는 상위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필자는 K-팝,K-드라마,K-무비,K-뷰티, K-푸드, K-주류 등 K 제품 카테고리 브랜드들이 상호 보완을 하며 세계인들로부터 더 사랑받을 수 있게끔 해주는 상위 개념으로 K-라이프스타일(lifestyle)의 개념을 제안하고 싶다.     그리고 K-라이프스타일은 ‘건강을 위하고 매혹적인 맛을 지난 한국 음식들(K-food), 탁월한 효과의 피부 보호를 통한 한국적 멋(K-뷰티), 그리고 독창적이고 감동적인 한국형 엔터테인먼트(K-팝, K-드라마 등)를 추구하는 생활방식’으로 정의가 가능하다.     세계인도 K-라이프스타일의 이런 개념에 쉽게 공감할 것이다. 이러한 공감은 동시에 여러 K제품 카테코리 브랜드 제품들에 대한 더 높은 관심과 사랑을 유도할 것이다.     세 번째 단계의 과제는 앞의 두 단계 과제들을 어떻게 수행해 가는가의 문제다. 이미 한국 정부와 한인사회에서는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최근 시작한 K-커뮤니티 페스티벌(KCF)은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축제다. 한국의 전통문화와 한류를 소개하는 축제지만 K-라이프스타일의 개념에 초점을 맞춰 이 행사를 통해 K 카테고리 브랜드들을 더 분명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     또한 한인사회에서도 K-라이프스타일의 개념을 홍보하고 타 커뮤니티 사람들이 체험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고무적인 사실은 LA한인타운에는 K-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는 쇼핑몰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직 타 커뮤니티 사람들은 ‘한인타운’ 하면 K-라이프스타일 개념보다는 BBQ음식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더 많은 타 커뮤니티 고객을 한인타운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치가 필요하다. 첫째 K-라이프스타일의 개념을 주류사회에 전달하는 강력한 홍보 활동이 필요하다. 둘째는 K-라이프스타일과 어울리는 양질의 다양한 한국 제품들이 한인타운 매장에 소개되어야 한다. 물론 이에는 제품의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디스플레이 전략이 동반되어야 한다. 셋째는 K-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리는 고객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한인타운 상권의 성장과 K-라이프스타일 간의 선순환 상승효과를 기대해 본다. 박충환 / 전 USC 석좌 교수브랜드 이야기 라이프스타일 한인타운 한국 드라마들 카테고리 브랜드 드라마 카테고리

202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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