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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비슷해 '북한 비밀경찰' 오인…5년 소송

이름이 비슷하다고 대북 제재 대상자로 오인받아 신용 거래를 거부당한 LA 한인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신용정보회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1000여 명이 넘는 잠재적 유사 피해자들이 동참한 소송은 5년간의 법정 다툼 끝에 최근 거액의 배상을 받고 합의로 종결됐다.   연방법원 가주중부지법(담당판사 쉴라 오베르토)에 따르면 지난 1일 강성곤씨가 1071명의 집단 구성원을 대표해 신용정보 보고서 제공기관인 CBC(Credit Bureau Connection)를 대상으로 제기한 집단소송과 관련, 합의안을 예비 승인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18년 10월에 제기됐다. 소장에 따르면 원고인 강씨는 지난 2017년 11월 자동차 구입을 위해 가족과 함께 헌팅턴비치 지역 자동차 딜러인 놈 리브스 혼다(Norm Reeves Honda)를 방문했다.   문제는 자동차 구입에 앞서 딜러 측이 강씨의 신용 기록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당시 CBC가 혼다 딜러에 제공한 신용 기록 보고서에서 강씨는 연방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특별 지정 제재 대상(SDN) 목록에 올라 있었다. SDN은 북한, 시리아 등 재무부가 신용 거래 금지 대상으로 지정한 특정 국가, 개인, 단체 등이 포함된 목록으로, SDN으로 지정되면 미국 내에서 자산 동결은 물론 어떠한 신용 거래도 할 수 없게 된다.   강씨는 이후 신용 기록 보고서 사본을 입수, 이름을 대조한 결과 CBC가 자신의 이름과 SDN 목록에 오른 북한인의 이름을 오인함으로써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원고측은 소장에서 “조사결과 CBC가 북한 국가보위성 소속의 평안북도 출신인 ‘강송남(Kang, Song Nam)’이라는 인물의 정보를 잘못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국가보위성은 북한의 정보기관이자 방첩기관·비밀경찰기관이다. 북한 지도부를 위한 사상경찰 활동을 통해 내부 정치 및 사상 이상 혐의자를 감시, 사찰한다. 성씨와 이름 첫자의 영문이 같다고 대북 제재 대상과 동일인으로 오인한 셈이다.     원고 측은 “이후 CBC에 기록 삭제를 요청했으나 해외자산통제국에 대한 검색이 불가하다는 답변만 받음으로써 CBC가 잘못된 신용 정보를 또 다른 기관에 넘길 수 있다는 우려를 갖게 됐다”고 명시했다.   원고 측은 CBC를 상대로 ▶공정신용보고법(FCRA) 위반 ▶신용 기록 사용 기회 상실 ▶명예 훼손 ▶정신적 고통 등을 이유로 배심원 재판을 요청했었다. 이후 강씨의 소송은 잠재적 피해자 등을 포함, 총 1071명 등이 참여하는 집단소송으로 확대됐다.   쉴라 오베르토 판사는 이와 관련, 지난 1일 CBC가 원고 측에 총 270만 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예비 승인했다. 원고 측은 오는 9월 20일까지 합의안과 관련한 세부 내용을 확정해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법원의 최종 승인 절차는 오는 10월 25일에 진행된다.   제이미 김 변호사(LK법률그룹)는 “FCRA는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법으로 신용보고서 제공 기관에 대한 정보 제공의 정확성, 기밀 유지 등의 기준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며 “소비자는 이 법을 근거로 신용 정보 제공 기관에 본인에 대한 모든 정보를 요구할 수 있고, 신용 보고서 등에 부정확한 내용이 있을 경우 이의 제기나, 수정 등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북한 비밀경찰 신용 기록 원고인 강씨 신용 거래

2023-06-06

[열린광장] 북한의 민둥산

어쩌면 그렇게 대조적일까. 남한은 불빛이 찬란하고 북한은 암흑의 세계다. 인공위성으로 본 한반도의 야경이다. 남북의 전력 사정을 가늠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대조되는 모습이 있다. 산의 나무다. 남한은 어디나 나무와 숲이 울창하고 푸르지만, 북한은 거의 민둥산이다. 치산치수가 잘된 곳은 식량난이 없고, 잘되지 않는 곳은 식량난이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치산치수의 관건은 연료 정책이다. 남한도 전에는 민둥산이 많았지만, 원유와 가스 등을 수입해 연료로 사용하고, 나무를 심고 산림을 보호해 산에 나무가 무성하고 홍수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북한은 아직도 나무 연료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산과 들은 황폐해졌다. 소년기를 북한에서 보낸 나의 일과는 학교 가는 것과 산에서 나무를 해오는 것이었다. 주말에는 아침을 먹고 도끼와 지게를 메고 뒷산에 올라간다. 푸른 소나무 숲에서 간간이 죽은 나무를 발견하면 도끼로 찍어 토막을 낸다. 한 짐 지고 고개를 넘어오면 숨이 하늘에 닿는다. 한복에 짚신을 신고 나무 지게를 등에 업은 당시 나의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좋으련만.     가장 좋은 연료는 바싹 마른 솔잎이다. 집 근처에는 솔잎이 떨어지기 무섭게 없어진다. 솔잎을 긁어모아 4일 간격으로 열리는 면 소재지 장마당에서 팔아 고무신이나 농기구를 사 왔다. 너도나도 솔잎을 긁어서 소나무 밑은 언제나 깨끗하고 흙이 드러났다. 낙엽은 나무에 필요한 영양분 즉 비료다. 소나무 밑에 솔잎이 수북이 쌓여있는 미국의 모습을 보면 부러운 생각이 든다.   봄철 소나무는 동네 아이들의 군것질거리였다. 물이 오른 동솔, 어린 소나무 맨 위 줄기의 껍질을 낫으로 벗기면 부드러운 속살이 드러난다. 이 속살을 긁어먹으면 들치근한 맛이 난다. 누구 하나 말리는 사람도 없었다. 나무들이 누렇게 죽으면 땔감이 된다.     나무와 풀은 그대로 내버려 두면 무성해지기 마련이다. 인위적으로 제거하면 자연은 파괴되고 민둥산이 된다. 비가 오면 홍수가 지고 땅의 표토와 영양분은 한 꺼풀 벗겨진다. 그 흙모래 위에 농작물을 심으니 영양 실조 아이처럼 자라지 못한다. 수확은 미미하다. 북한에서 매년 100여만 톤의 식량이 부족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도 식목일 같은 날을 정해  부지런히 나무를 심지만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고 한다. 북한 정권도 연료 문제는 원유와 가스 등으로 해결하고 치산치수하여 식량난부터 해결하기를 바란다.   윤재현 / 전 연방정부 공무원열린광장 북한 민둥산 봄철 소나무 나무 연료 신고 나무

2023-06-06

"애니메이션으로 북한 실상 알린다"

      한국의 북한인권 단체 사단법인 '북한민주화네트워크(NK Net)'가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회장 강창구)와 공동 주최로, 오는 17일 워싱턴커뮤니티센터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 '트루 노스(TRUE NORTH)' 상영회를 개최한다.       재일교포 4세 에이지 한 시미즈 감독의 2020년 작품인 TRUE NORTH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된 한 가족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그린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시미즈 감독은 십 년 동안 40여 명의 정치범수용소 출신 탈북민과 인터뷰를 통해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고, 이를 바탕으로 본 영화를 제작했다.    TRUE NORTH는 증언과 문헌 연구 등에 기반한 작품인만큼, 스토리 진행과 배경, 상황 묘사 등이 사실적인 작품으로 평가 받는 영화이다.   시미즈 감독은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인권상황이 참혹한 것은 사실이지만, “제작 의도는 관객들을 불편하게 만들거나 충격을 주기 위함이 아니라 오히려 보편적인 인간성에 다가가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영화 상영회를 준비한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권은경 대표는 “이 영화는 최악의 인권유린 상황에 처한 정치범들이지만 신앙과 신념, 인간성과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의 희망이 바로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라며 본 행사의 의미를 밝혔다.     영화 상영회 후 감독과 대화시간이 마련되며, 조총련 출신이자 ‘귀국자의 기억을 기록하는 모임’의 홍경의 대표, 김영환 연구위원, 북한전문가 조충희 박사와 미국과 국제사회가 다루어야 할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일시: 6월 17일(토) 오후 5시   장소: 6601 Little River Turnpike Alexandria VA 22312(워싱턴 한인 커뮤니티 센터)  문의: 202-577-3284 (김유숙 간사) 김윤미 기자 kimyoonmi09@gmail.com북한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 영화 장편 애니메이션 정치범수용소 출신

2023-06-06

"북한 복음에 동참해 닫힌 문 열자"

      워싱턴 포함 미주 지역 한인 교회들과 탈북민 교회 20여쌍이 자매결연식을 갖고 "북한의 복음"이라는 역사적 사명에 동참했다.    24일 버지니아 맥클린 소재 와싱톤한인교회에서 연합부흥회를 공동 주최한 미주통일광장기도회(대표 이종인 선교하), 북한기독교 총연합회(회장 정형신 목사),  PGM 선교회(국제대표 호성기 목사)에서 김종필 목사(피토스 재단 대표)는 "북한의 복음화는 통일의 지름길"이라며 "핍박받는 북한 주민들에게 기독교를 전파해 하나님의 위대함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잔 숄티 대표(디펜스 포럼) 역시 "북한의 복음화는 반드시 이루어 질 것"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강한 기독교적 믿음을 실천하고 있는 한국민들은 한강의 기적을 이뤘고, 통일을 통해 북한도 자유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이번 행사의 구심점 역할을 한 이중인 션교사는 "이번 자매결연이 칠십년간 닫힌 북한땅의 문을 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북한의 영혼들을 구해 땅끝까지 복음 전하라는 하나님의 사명을 완수하자"고 이야기 했다. 또한 "자매결연으로 북한이 열리면 수많은 교회가 세워질 것"이라며 미주 한인 교회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단체들은 지난 2년간 매주 화요일 11시, 링컨 기념관 앞에서 ‘통일 광장 기도회’를 진행해 오고 있다.   박세용 기자 spark.jdaily@gmail.com북한 복음 기독교 총연합회 탈북민 교회 기독교적 믿음

2023-05-26

[문화산책] 거북한 호칭, 이상한 존댓말

살다 보니 엄청난 자식 부자가 되어 있어 참 황당하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되어 있으니 속수무책이다. 식당에서, 상점에서, 병원에서….여기저기서 아버님이라고 불리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아버님이라고? 내가 언제 저런 자식이나 며느리를 두었나? 아무리 더듬어 봐도 기억이 없다.   나이 먹은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을 담은 존칭이라는데, 그런 존대어가 무차별적으로 난무하니, 듣는 사람은 전혀 고맙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을 거침없이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부르는 고약한 풍조는 한국에서 시작된 것인데, 태평양을 건너 한인사회에까지 전해진 것이다.   손님은 왕이기 때문에 존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인 모양이다. 물론 존댓말이 나쁜 것은 아니다. 사전의 설명은 이렇다. “존댓말은 이야기의 주체가 되는 인물이나 듣는 이들에 경의를 표하기 위하여 쓰는 언어 표현이다. 경어 또는 높임말이라고도 부른다. 자신보다 듣는 이가 나이가 더 많거나 높은 계급에 있는 경우나, 혹은 만난 지 서로 얼마 되지 않아 친분이 없는 경우 쓰게 된다.”   우리말의 존댓말은 참으로 어렵다. 글쟁이인 나도 모르는 것이 많아 부끄럽다. 젊은 세대의 존댓말 사용은 더 엉망이다. 요새는 요상한 존댓말도 당당하게 사용되고 있다. “고객님,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뜨거우시니 조심하세요. 오천 원 되시겠습니다.”   걱정스러운 큰 문제는 이런 존칭의 남용 때문에 인간관계와 친척 촌수가 이상하게 얽혀버리는 현실이다. 모르는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부르며 부모 자식 관계로 얽히고, 식당에 가면 이모님이 반긴다. 어중간한 사이의 남자는 삼촌이 된다.   그뿐이 아니다. 젊은 세대들은 남편을 오빠라고 부른다. 그 이전 세대에서는 아빠라고 부르는 이들이 많았다. 아빠나 오빠와 같이 살며 식구를 늘리는 것을 전문용어로 ‘근친상간’이라고 부른다. 그러다 보니, 온 나라 전 국민의 촌수가 대단히 복잡다단해진다. 온 백성이 모두 친척이다.   사실 우리말의 호칭은 참 애매하고 무질서하다. 적당한 호칭이 없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그래서 촌수의 혼란이 생기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말은 대체로 주어도 생략된 데다가 맺고 끊음이 분명치 않은 경우가 많다.   존댓말도 까다롭기 그지없다. 한글은 세상에서 가장 발달한 존대법을 가지고 있다고 우리는 자랑한다. 하지만, 학자들은, 한국어는 존대법 이상으로 하대법도 세상에서 가장 발달한 언어라고 지적한다. 한국어 반말이 담고 있는 무례함과 폭력성은 대단하다는 이야기다. 지금 우리 삶의 현실에서 생생하게 드러나는 사실들이다.   한쪽에서는 “아버님, 커피 나오셨습니다. 뜨거우십니다. 조심하세요”라는 식의 얄궂은 과잉 존대어가 설치고, 다른 한편에서는 잔혹한 욕지거리가 거침없이 난무한다. 정치판의 막말과 거짓말은 이미 수위를 넘었고, 온라인 공간의 욕지거리 댓글은 차마 옮기기도 낯 뜨거울 지경이라고 한다. 양쪽 극단의 혼란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이 같은 혼란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문장의 주어는 ‘나는’이다) 넘치는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過猶不及)는 옛 말씀이 새롭다. 우선, 촌수의 혼란부터 바로잡았으면 좋겠다. 남편을 아빠나 오빠라고 부르는 잘못된 버릇부터 고치자고 주장하고 싶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북한 존댓말 존댓말 사용 아버님 커피 친척 촌수가

2023-05-25

“북핵 포기해야 번영 온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가 주최한 ‘한미 평화통일포럼’이 3일 워싱턴 DC소재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기조연설에 나선 석동현(사진)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한미동맹과 국제사회와 단합해 지속적이고 일관된 제재와 불이익을 가해 ‘도발로 이익을 얻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억제’하고 ‘단념’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석 사무처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밝힌 ‘담대한 구상’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북한이 비핵화 진전을 보여줄 경우 진전의 단계별로 상응하는 정치, 안보, 경제 조치들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석 사무처장에 따르면 한국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노력에 따라 보건, 의료, 식수, 삼림,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한반도 자원교환 프로그램을 아무 조건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그 다음 단계로는 북한 경제와 민생의 획기적인 개선을 위한 발전, 송배전 인프라 구축, 국제교역을 위한 항만시설 현대화, 의료 및 금융 부문에서의 전방위적 협력방안도 준비 중이다.   이에 더해 석 사무처장은 “북한의 비핵화가 필수적이라고 북한의 일방적인 희생과 포기를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남북간의 모든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 유연한 상호주의에 기반한 호혜적 구조를 정착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담대한 구상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포럼은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 세션에서는 ‘격동의 한반도 정세와 한미 안보협력’이라는 주제로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위원회 미한정책 책임자의 사회로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외교안보센터장, 조윤영 중앙대 사회과학대학 정치국제학과 교수,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대표가 발제와 토론을 이어갔다.   차두현 외교안보센터장은 “70년 한미동맹은 미국의 가장 성공적 동맹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면서 “한미관계가 진화해 앞으로 70년 동안은 세계의 번영과 평화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차 센터장은 “북한의 핵위협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 안보불안 요인이 됐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 통일과 비핵화의 노골적 장애변수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한국에 비해 전략적으로 우월하다는 근본적 의식 차이를 갖고 있다”며 “북한이 당분간 현재의 핵 전략을 지속하고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윤영 교수는 “군사적 충돌은  어느날 갑자기 생길 수 있다”면서 “상호의존주의적 세계관계는 팬데믹 사태로 무너졌다”면서 “군사적 충돌은 어느날 갑자기 생길 수 있으며, 그럴경우 세계 각국과 협력해 슬기롭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 교수는 “미국과 중국은 동맹과 북한 핵을 한반도 문제라기보다는 세계적 전략경쟁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하고 있다”면서 “대만 충돌문제 등 미래의 국제안보 상황에서 가장 변수를 미칠 큰 변수가 한국의 선택이라는 인식하에 한국의 전략적 위치선정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2부 순서는 이정훈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토론자로는 김영준 국방대 안전보장대학원 교수, 수미 테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 프로그램 소장,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 안보석좌, 그렉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이 나섰다.   토론 참석자들은 지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을 높이 평가하며 “70년 한미동맹이 성공적이었으며, 앞으로의 한미관계가 굳건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밝혔다. 또한 “한미동맹의 지난 70년이 폐허가 된 한국의 발전에 집중됐다면, 다가오는 70년의 한미동맹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 중 하나로 세계평화, 경제 기술발전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평통관계자, 대사관 및 미의회, 싱크탱크 관계자 및 본보 김영천 발행인을 비롯 한인사회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박세용 기자 spark.jdaily@gmail.com북한 북핵 외교안보센터장 조윤영 한미 평화통일포럼 민주평통 사무처장

2023-05-04

“북한, 핵공격 감행시 정권 종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26일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 위협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한미 정상은 이날 오전 11시 15분부터 백악관에서 약 80분간 회담을 진행했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이어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 정상은 ‘핵협의그룹(NCG) 창설’을 골자로 하는 ‘워싱턴 선언’(Washington Declaration)을 발표했다. 대북 확장억제를 강화해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공격시 즉각적인 정상 간 협의를 갖기로 했으며, 미국의 핵무기를 포함해 동맹의 모든 전력을 사용한 신속하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을 취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을 구체화하기 위해 양국은 핵협의그룹(NCG)을 창설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이나 동맹, 파트너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북한이 핵공격을 감행하면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그는 ‘한반도에 핵무기를 재배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인하면서도 “핵잠수함을 포함한 (전략자산의) 전개를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상회담에서는 경제안보 이슈도 논의됐다. 양측은 별도 채택한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서 반도체·전기차·배터리 등 첨단기술 분야 파트너십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고, 양국 국가안보실(NSC) 간 ‘차세대 신흥·핵심기술대화’를 신설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공동성명은 “한미동맹의 다가올 70년은 지금까지 중 가장 찬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들의 관심이 쏠린 인플레이션감축법(IRA)·반도체법과 관련한 진전 사항은 없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의 투자 등에 대한 특별한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키웠다. 차세대 과학자와 엔지니어 양성을 위한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를 매년 개최할 예정이며, 첫 회의는 올 하반기에 개최한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원칙 있는 일본과의 외교적 결단에 감사하다. 3자 파트너십 강화에 엄청난 영향”이라며 한일관계 개선에 의미를 부여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는 무고한 인명피해를 야기하는 무력사용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공동 입장을 확인했다. 김은별 기자북한 핵공격 윤석열 대통령 파트너십 강화 한미 정상

2023-04-26

"워싱턴 정착 탈북민들 목소리 들었다"

      원코리아네트워크(이하 OKN)가 이신화 대사(대한민국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와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들 간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21일 열린 간담회는 워싱턴 DC 및 캘리포니아 주재 싱크탱크 연설 및 미 정부 관계자 면담을 위해 미국을 찾은 이신화 대사의 방미 기간 중 성사됐다. 이 대사는 북한 주민 인권 문제를 최우선으로 두기 위해 윤석열 정부가 국제사회와 어떤 방법의 협력을 모색하는지를 설명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제 3국에서 바로 미국에 정착했거나 우선 한국에 정착 후, 유학 또는 취업을 위해 미국에 와, 현재 워싱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민들이다. 이들은 북한의 인권 문제 및 김정은 정권의 완전한 책임과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통일을 어떻게 달성한 것인지를 논하고, 그들의 고민과 생각을 이 대사에게 진솔하게 이야기 했다.    이신화 대사는 북한인권대사의 임무와 인권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원래 주 업무인)고려대학교 교수로 활동하는 것보다 북한인권대사로서 인권 문제를 다루는 활동에 요즘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며 “이곳 미국에 거주 중인 탈북민들이 기꺼이 시간을 내어 간담회에 참석해 고민과 생각을 나눠주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헨리 송 OKN 워싱턴 지부장은 “문재인 정부 때와 달리, 현재 대한민국 정부가 유엔 등과 같은 기관을 포함한 여러 수준 및 차원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게 돼 고무적이다”면서 “문재인 대통령 시절 북한인권대사 자리가 공석이었다는 사실은 문 전 대통령이 북한 인권의 실상을 외면한 채 독재자를 달래고 유화시키는 데 우선순위를 두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편 OKN은 한미동맹 강화 및 중국 공산당과 북한 정권의 위험성을 대중에게 알리는 활동을 통해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추구함과 동시에 탈북민 커뮤니티, 시민사회, 정부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북한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북한인권대사가 방미 중 다수의 탈북민들과의 만남을 갖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김윤미 기자 kimyoonmi09@gmail.com북한 탈북민 워싱턴 정착 탈북민 커뮤니티 대한민국 인권국제협력대사

2023-04-26

[기고] 종말을 재촉하는 북한의 핵도발

북한이 지난달 19일 북한판 ‘핵반격 가상 종합훈련’을 공개하자 한·미 군은 즉시 프리덤실드(Freedom Shield) 연합훈련과 연계한 대규모 연합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을 개시하면서 여단급에서 사단급으로 규모를 확대해 훈련의 강도와 실전성을 높였다. 그런데 북한은 핵공격 명령 하달과 접수, 핵무기 취급, 모의 핵탄두를 탑재한 전술탄도미사일을 발사해 800km 거리의 목표 상공 800m 공중에서 폭발시켰다고 한껏 과시했다.     또 최근엔 수중 핵폭발로 방사능 쓰나미를 일으켜 우리 항구나 해군 기지 전체를 파괴할 수 있는 신무기 ‘해일’의 폭발 시험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핵어뢰’로 유사시 미군의 증원 전력과 물자가 집결하는 부산과 우리 해군 기지에 커다란 위협이 됨은 물론이다. 최후의 극약처방인 것 같다.     언젠가 모 대학의 물리학 교수가 핵전쟁을 가상해 우리의 피해 상황을 대충 설명한 적이 있었다. 그 교수는 한마디로 요즘 정부와 군 수뇌부에서 강조한 것처럼 김정은 정권은 핵과 더불어 최후의 종말을 맞이할 것이지만 북한이 ‘너 죽고 나 죽자’는 발악적 핵미사일 선제공격에 나설 경우 한국의 대비 및 방호태세는 미약하다는 점을 심각하게 지적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하철과 지하 주차장 등을 최소한의 대피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생고에 시달리는 북한은 잃을 게 없지만 선진국 대열에 선 경제대국 대한민국으로선 너무나 큰 인적·물적 손실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북한은 바로 그 점을 노린 게 아닌가 싶다.     북한의 주장은 전술핵무기 능력의 기술적 고도화와 함께 이미 핵공격 실전 태세를 갖추고 가동 단계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핵미사일을 목표 거리의 상공까지 날려 특정 고도에서 정확하게 폭발시키는 기술의 확보를 과시한 점이다. 핵타격 지휘체계 관리 연습에 특별히 주목하는 이유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 핵공격 명령 전달부터 핵무기 결합, 발사에 이르기까지 핵지휘통제 체계를 구축해 숙달 훈련을 했다는 점이 우리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북한은 작년 9월 지도부가 위험에 처하거나 전쟁 판도가 불리해지면 핵공격을 감행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가 핵무력 정책’을 법령화했다. 언제든 자의적 판단에 따라 선제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고 심지어 지휘부 유고 사태 땐 자동적으로 핵무기 발사가 가능하도록 한 위험천만한 ‘최후의 날’ 기계 작동을 사실상 제도화한 것이다. 그에 따라 핵 지휘통제 체계가 ‘임의의 시각, 불의의 정황에서’ 신속하게 작동한다지만 거기에 오판이나 사고에 의한 우발적 핵전쟁을 막는 안전장치가 제대로 갖춰졌을 리 없다는 게 전문가의 평이다.   지난번 북한이 진행한 전술탄도미사일 시연은 모의 핵탄두를 실은 미사일이 사전 입력한 높이에서 정확히 터지는지를 실험한 것으로 북한의 향후 도발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북한은 올해 들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했는데 조만간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의  정상각도(30~45도) 발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처럼 핵무기의 가공할 위력만 믿는 북한의 ‘핵 광신’이 한반도를 아슬아슬한 위기로 몰아가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 과거 일부 정치인들은 “북은 핵을 개발할 능력도 없다” “북핵은 남한 공격용이 아닐 거다”, 심지어 “김정은은 핵폐기 할 의사가 있다”는 등 북한에 대해 호의적인 발언을 했지만 이는 오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사실상 과거 미국 전략자산 전개나 한미 연합훈련 중에는 긴장하며 숨죽였던 북한이지만 이번엔 ‘죽음의 백조’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작전구역에 진입하기 직전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대담한 도발을 감행했다. 한미는 보다 치밀한 감시망과 압도적 응징 능력을 갖춰 김정은의 무모한 도박이 낳을 종말적 결과를 단호히 경고해야 한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기고 북한 핵도발 전술핵무기 능력 접수 핵무기 핵공격 명령

2023-04-09

북한 50차례 방문 구호…북한 탈출 배병준씨

10대 때 북한을 떠나 미국에서 성공적인 기업가가 되어 북한에서 수많은 생명을 구한 한인의 이야기가 많은 이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8일 폭스뉴스는 인도주의자이자 작가, 수상 경력이 있는 영화 프로듀서인 배병준(85.사진)씨와 그의 회고록 ‘약속: 북한에서 태어난 미국인의 삶과 사랑(Promises: The Life and Love of an American Born in North Korea)’을 소개했다.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배씨는 1997년부터 20여년 동안 북한에 50번 이상을 다니며 구호활동을 펼쳤다.     회령과 진길주 지역 보육원을 돕고 농사 재료를 공급하다가 시나리오를 쓴 것이 최초의 북미합작영화 ‘산너머 마을(1975)’이다.     배씨는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이 발발한 10대 시절 중국 국경을 통해 남한으로 넘어왔다. 당시 인간의 잔혹함보다도 더 최악이었던 것은 한반도의 겨울 날씨였다고 그는 기억했다.   배씨는 “북한의 최북단은 시베리아와 기후가 비슷하다. 살기 위해 계속 움직이거나 얼어 죽어야 한다”며 “아무것도 먹지 않고 6주 동안 걸었다”고 말했다.     배씨는 한국에서 살다가 1959년 유학생으로 미국에 왔다.  엔지니어링 학위를 취득한 뒤 성공적인 커리어 경력을 쌓았고 포천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 CEO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그는 한 지인의 권유로 북한에 대량의 음식을 보내게 됐고, 이는 그가 고국에 돌아갈 수 있는 문을 열어주었다고 전했다.   배씨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여행을 금지한 2019년 전까지 거의 100만 달러에 가까운 돈을 들여 중국에서 옥수수, 감자, 머리핀, 세탁기 등을 북한으로 조달했다.     또한 중국으로 가서 농장 전문가를 고용해 데려가 북한 주민들에게 농작물을 기르도록 가르쳤고, 예년보다 1000배 더 많은 쌀을 생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고 전했다.     배씨는 북한에 고아가 많은 이유는 부모가 굶어 죽었기 때문이라고 전하면서 보육원으로 옮겨진 아이들 역시 설사와 물 부족의 이유로 죽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겨울철 땅이 얼어붙었기 때문에 시체를 헛간 옆에 더미로 쌓았다가 봄이 오면 땅을 파고 묻는다며 북한의 처참한 현실을 전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며 “우리가 아는 것은 언론이 미사일과 김정은에 대해 말하는 것뿐이다”고 지적했다.     배씨의 저서는 이런 북한의 현실과 그들을 향한 인도주의적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아내와 어머니가 심어준 기독교 신앙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배씨는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고 기꺼이 돕는 과정에서 믿음이 자랐다”며 “내 마음은 그 아이들을 돕고자 하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매초 내 마음은 그것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 책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2300만 명의 북한 주민들을 대변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장수아 jang.suah@koreadaily.com북한 미국 인도주의적 사랑 지역 고아원 함경북도 회령

2023-03-08

캐나다의 민주주의 12위에 그쳐

캐나다가 자유도가 높은 편이지만 대만이나 우르과이보다는 낮은 자유도 순위를 보였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의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1일(현지시간)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 2022'(Democracy Incex 2022)에서 캐나다는 8.88점으로 12위에 그쳤다. 작년과 같은 순위다.   상위 10위권에는 노르웨이, 뉴질랜드, 아이스랜드,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스위스, 아일랜드, 네덜란드 등 북유럽과 서유럽 선진국 등이 포진했으며, 10위는 대만이 차지했다. 11위는 우르과이가 캐나다보다 한 단계 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은 이번 조사에서 8.03점으로 작년의 16위에서 무려 8계단이나 하락한 24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작년에 일본은 17위로 한국보다 한 계단 아래였지만, 이번에 16위로 한국의 자리를 빼앗으며 한국이 하락한 8계단 높아졌다.   독일은 14위, 영국은 18위, 오스트리아는 20, 프랑스는 22위 등이었다. 미국은 한국보다 낮은 30위였으며, 러시아는 146위, 중국은 156위, 북한은 165위였다.   각 항목별로 볼 때 캐나다는 ▲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10점 만점 ▲ 정부 기능 8.57점 ▲ 정치 참여 8.89점 ▲ 정치 문화 8.13점 ▲ 국민 자유 8.82점을 얻었다. 1년 전과 비교해 '정부 기능' 영역 평가가 0.36점 상승했지만, '국민 자유' 에서 하락 폭이 0.3점이 하락해 전체 점수에서 0.01점이 올랐다.   EIU는 캐나다와 관련해 캐나다는 역사적으로 안정되고, 민주주의 정부로 인해 높은 점수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정부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빠른 시간 내에 각종 검역 통제를 빠르게 푼 것이 높은 점수로 반영됐다. 그러나 캐나다가 국민 자유에 있어 작년에 비해 낮은 점수를 받은 것에는 트럭 운전자의 차량 시위에 긴급조치를 발령한 것이 작용했다. 또 원주민 기숙 학교 등에 대한 부분도 부정적으로 보였다.     한국은 ▲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9.58점 ▲ 정부 기능 8.57점 ▲ 정치 참여 7.22점 ▲ 정치 문화 6.25점 ▲ 국민 자유 8.53점을 얻었다. 특히 1년 전보다 '국민 자유' 영역 평가가 0.59점 상승했지만, '정치 문화'에서 하락 폭이 1.25점이나 되는 바람에 전체 평균 점수가 내려갔다.   EIU는 한국과 관련해 "수년간의 대립적인 정당 정치가 한국의 민주주의에 타격을 줬다"며 "정치에 대한 이분법적 해석이 합의와 타협의 공간을 위축시키고 정책 입안을 마비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인들은 합의를 모색하고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보다는 라이벌 정치인들을 쓰러뜨리는 데에 정치적 에너지를 쏟는다"고 꼬집었다.   EIU는 "대중들이 갈수록 민주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공직자들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서 민주주의 지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정치적 제약에 방해를 받지 않는 강한 지도자의 통치에 대한 지지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IU는 2006년부터 167개 국가를 대상으로 5개 영역을 평가해 민주주의 발전 수준 점수를 산출해왔다. 이를 토대로 8점이 넘는 국가는 '완전한 민주국가', 6점 초과∼8점 이하는 '결함 있는 민주국가', 4점 초과∼6점 이하는 '민주·권위주의 혼합형 체제', 4점 미만은 '권위주의 체제' 등 4단계로 구분한다.   캐나다는 여전히 완전한 민주국가 자리를 지켰다. 한국은 겨우 완전한 민주국가에 턱걸이를 했다. 미국은 7.85점으로 결함있는 민주국가에 속했다. 미국(7.85점)은 작년보다 4계단 내려간 30위였다. 미국은 2006∼2015년 '완전한 민주국가' 명단에 있다가 버락 오바마 전 정부 말기인 2016년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4년 임기 내내 '결함 있는 민주국가'로 분류됐고,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에도 평가가 하락세다.   표영태 기자북한 민주주의 민주주의 정부 민주주의 지수 라이벌 정치인들

2023-02-03

[기고] 북한 무인기에 대한 대응 괜찮은가

지난해 12월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한국 영공을 침투해 그중 1대가 서울 상공을 정찰하고 유유히 돌아간 사건의 충격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 당시 우리 군은 무인기를 제대로 요격도, 격추도 하지 못했고 KA-1 경공격기가 비상 출동 와중에 추락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졌다. 너무 창피한 광경이다.     용산 대통령실 반경 3.7㎞ 비행금지구역까지 들어왔을 정도인데. 우리 군은 적기를 놓쳤다. 도대체 북한의 무인기 기술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세계 6위 군사력으로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까. 북한 무인기 대응 과정에서 우리 군이 보여준 안이함과 무책임한 행태가 매우 불안하고 걱정스럽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크다   무인기란 사람이 탑승하지 않고 조종할 수 있는 항공기로서 본래 대공 사격훈련을 위해 공중 표적용으로 처음 만들어졌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1935년 영국이 개발한 ‘DH-82 퀸비(Queenbee)’가 최초의 무인기다. 조종사 대신 폭약을 싣고 목표물을 들이받는 방식의 자폭기였다.     현대전에서 무인기의 중요성이 커지자 세계 각국이 무인기 개발에 나섰다. 특히 1988년 우리 국방부가 정찰용 무인기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자 북한은 신속하게 중국제 정찰용 무인기를 먼저 도입했다     미국의 시초는 1940년대 퀸비(Queenbee)를 모방한 ‘드론(Drone)’의 개발 성공이다. 무인기 이름은 이렇게 여왕벌(Queenbee)에서 수벌(Drone)로 바뀌었다. 드론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에는 1935년 윌리엄 스탠리 미국 해군 참모총장이 영국을 방문해 퀸비를 이용한 훈련 현장을 견학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때 이름을 드론으로 붙였는데, 당시 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방인 영국의 상징이 여왕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 여왕이라는 이름의 표적에 사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생각에서였다고 전한다.     무인기는 원격조종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을 대신해 적 후방 정찰과 같은 위험한 임무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정찰용 무인기는 베트남전쟁에서 눈부시게 활약했다. 베트남전에서 미 공군 제100전략정찰사령부는 정찰용 UAV를 적진으로 투입해 554대를 상실했다. 554명의 아군조종사 목숨을 살린 셈이다. 물론 유인기 정찰에서 얻은 성과만은 못했지만 말이다.     돌이켜보면 전 정권에서 9·19 남북군사합의를 실행하면서 GP를 폐쇄하는 바람에 무인기 탐지에 유효할 수 있는 청음초를 철거해 버렸다. 북한과의 평화 분위기에 젖어 무인기 요격을 위한 훈련이 지난 정권에서는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 2차대전 당시 레이다가 발달되지 않은 일본군의 고사포부대에 적기탐지용 청음기가 등장한 적이 있었다. 탐지는 가능했으나 요격에는 미치지 못했던 일본군 방공부대의 역사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무인기 위협이 핵과 같은 군사적 위협보다는 테러의 성격을 띠는 위협이라고 설명한다. 아무튼 적의 도발에 비례 대응하는 것은 안보 주권인 자위권과 관련된 문제다 북 도발에 대한 자위권 차원의 상응 조치에 대해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정치인들이 따지는 것 자체가 북한을 대변하는 이적 행위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 군의 훈련 부족과 대비태세 약화가 최근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사태를 불러일으켰다.  훈련하지 않는 군대는 유사시 국가와 국민을 지킬 수 없다.     지난 정부는 ‘군사력이 아니라 대화로 나라를 지킨다’며 북한 입맛에 따라 각종 훈련을 대폭 축소해 컴퓨터 게임으로 만들었다. 이번 무인기 사태는 우리 군의 훈련 부족 실상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실질적 훈련을 통해 해이해진 군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할 것이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기고 북한 무인기 무인기 대응 정찰용 무인기 무인기 이름

2023-02-01

과연 캐나다 복지 선진국답게 청렴한 국가일까?

북유럽 복지국가가 대부분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국가청렴도에서 캐나다는 180개국 중에 상위권 10% 안에 그리고 한국은 20% 안에 들었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국제투명성기구인 TI(Transparency International)이 발표한 2022년 국가청렴도(CPI, CORRUPTION PERCEPTIONS INDEX)에서 캐나다가 74점으로 작년보다 한 계단 내려간 공동 14위를 기록했다.   국가청렴도)는 1995년부터 독일 베를린에 있는 국제투명성기구가 국가들의 공공 분야 부패 수준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국제 반부패지수이다.   캐나다는 작년에 1995년 5위로 시작해 2002년까지 10위권 안을 꾸준하게 지켜오다, 2003년 공동 11위로 밀려난 이후 10위권 밖에 머물다 2007년 다시 9위로 10위권을 회복해 2018년까지 10위권 안에 들었다.   하지만 2019년 다시 공동 12위로 추락하고, 2020년 공동 11위, 그리고 2021년 공동 13위 등 4년 연속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한국은 올해 63점으로 31위를 차지했지만, 작년 62점으로 공동 32위를 했던 것과 비교해 한계단 상승했다. 1995년 처음 조사 때는 4.29로 27위로 시작했다. 한국은 2016년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부터 최근 6년간 연속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6년에 53점으로 52위, 2017년 64점으로 51위, 2018년 57점으로 43위, 2019년 59점으로 39위, 2020년에 61점으로 33위를 차지했다.     올해 상위국가를 보면 90점의 덴마크가 1위, 87점의 핀란드와 뉴질랜드가 공동 2위, 84점의 노르웨이가 4위, 그리고 83점의 싱가포르와 스웨덴이 공동 5위를 차지했다. 이어 스위스, 네덜란드, 독일, 아일랜드, 그리고 룩셈부르크가 10위권을 형성했다.     북한은 17점으로 부룬디, 적도 기니, 아이티, 리비아와 함께 공공 171위를 기록했다. 그 뒤로 예멘, 베네주엘라, 남수단, 시리아, 그리고 12점으로 꼴찌를 한 소말리아가 있다.   표영태 기자북한 캐나다 캐나다 복지 북유럽 복지국가 올해 상위국가

2023-01-31

[글로벌 포커스] 북한 무인기는 얼마나 위험한가

크리스마스 연휴 직후인 12월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서울 상공까지 침범해 한국과 전 세계 언론이 경악했다. 러시아 탱크와 흑해함대 본부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정밀 타격, 그리고 우크라이나 민간시설 폭격에 사용된 러시아 드론 이미지가 뇌리에 박혀 있을 한국인은 북한의 무인기 역량을 보고 화들짝 놀랐을 것이다.   북한 무인기는 실제로 얼마나 위험할까. 북한 무인기의 한국 영공 침범은 북한의 선전용 시위라 볼 수 있다. 무인기 한 대도 요격이나 격추하지 못한 윤석열 정부는 체면을 구겼고, 북한 무인기가 버젓이 주택가 위를 날아다닌 사실을 알고 한국인은 동요했다. 북한이 보유한 대규모 포병 전력과는 달리 무인기는 한·미의 우발사태 대응계획에 따른 포격 대응이 필요하지는 않다. 그런데도 한국인에게 위협과 불안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2018년 당시 문재인 정부가 중단했던 풍선을 통한 대북 전단 살포와 이번 북한 무인기를 비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무인기는 무기를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인에게 훨씬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이번 무인기 침범에는 언제든 북한이 얼마든지 군사적 긴장 촉발 없이 한국을 침범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있다.   무인기는 유사시 군사적 목적으로 쓰일 수 있다. 요격도 격추도 안 된다면 한국의 주요 시설에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다. 만약 북한이 군집 드론 기술을 확보하고 그 기술로 소형 무기를 장착해 대량의 드론으로 단일 목표물을 집중적으로 공격한다면 피해는 막대할 것이다. 군사적 긴장이 촉발될 경우 한미연합사는 포격 대응보다는 수위가 낮은 비례적 대응으로 이런 드론 공격에 맞설 수밖에 없다. 이는 다시 북한이 목표물 공격에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더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군사분계선 북쪽에 배치된 북한의 1만기 이상의 장사정포, 로켓 발사기, 전술적 탄도미사일을 이용한 포격 공격에 비하면 드론 공격에 따른 피해는 극히 제한적이다. 따라서 제아무리 북한이 드론에 무기를 장착하더라도 북한 전체 화력에는 어떤 가시적인 변화를 주지는 못할 것이다. 드론은 전쟁의 승패를 가를 기술이 못되지만, 군사적 긴장 상황에서 북한이 한·미의 통제와 비례적 대응을 위한 셈법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 국방부는 드론부대 창설과 소형 드론의 영공 침범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이스라엘 ‘일렉트릭 아이’(Electric Eye) 도입을 고려하는 등 북한 무인기에 대한 대응 능력 확보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에는 ‘GPS 재밍’(전파 교란)과 무인기 공격으로부터 기반 시설을 보호하는 데 전문성을 지닌 기업들도 있다. 드론은 전혀 새로운 위협이 아니어서 한국 국방부가 필요로 한다면 얼마든지 우방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실 이번 무인기 침범은 북한이 어느 해보다 많은 미사일 실험을 한 상황에서 벌어진 점이 라 우려스럽다. 2018년 이후 처음 있었던 지난해 11월의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한 달 만에 무인기 침범이 있었으며 올해엔 고체연료 ICBM 발사 실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지정학 상황을 보면 올해 김 위원장이 계속해서 도발 수위를 높일 여지가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전략 경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제한 없는 동맹을 보면서 김 위원장은 국제사회를 아무리 도발해도 강대국들의 대북 전선이 형성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다.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명백히 위반한 화성-17형 ICBM 실험을 했는데도 유엔 안보리가 결의안 채택에 실패한 것을 보면서 북한은 더욱 기세등등해졌을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금까지 대체로 차분하고 전문성을 지닌 면모를 보였다. 윤 정부는 동맹국들과 함께 외교라는 선택지를 여전히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이번 무인기 침범을 통해 두 가지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첫째, 드론 위협을 무력화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 군사 교리와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올해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더 강력한 제재를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마이클 그린 / 호주 시드니대 미국학센터 소장·미 CSIS 키신저 석좌글로벌 포커스 북한 드론 무인기 역량 이번 무인기 무인기 5대

2023-01-15

북한 미그기 몰고 귀순 노금석씨 미국서 별세

1953년 9월 소련제 미그 15 전투기를 몰고 귀순한 노금석(미국명 케네스 로) 전 북한 공군 상위(대위)가 지난달 26일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최근 관련 서적을 펴낸 출판사 마르코폴로가 6일 전했다. 향년 90세. 현지 매체 '데이토나비치 뉴스 저널'도 4일 노씨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1932년 1월10일 함남 신흥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9년 8월 북한 해군군관학교에 입학, 1950년 10월 만주에서 비행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노금석은 19세의 나이에 한국전쟁에 참전한-진영을 불문하고-가장 어린 제트 전투기 조종사가 되었다. 그는 당시로서는 매우 우수한 기체이던 소련제 미그 15 전투기로 100회 이상 출격했다."('위대한 독재자와 전투기 조종사'2022, 마르코폴로〉 23쪽)   당시 미국은 공산측 최신예 전투기인 소련제 미그 15기를 피해서 야간에 폭격을 해야 했다. 미 극동사령부는 이 기체를 가지고 귀순하는 최초의 조종사에게 포상금 10만 달러(오늘날 물가로는 약 90만 달러)를 주겠다고 선언했다.   고인은 1953년 9월21일 오전 9시7분에 훈련을 핑계로 평양 순안비행장을 이륙한 뒤 김포비행장으로 기수를 돌렸고, 17분만인 오전 9시24분 착륙했다. 고인의 어머니(고 베로니카)가 먼저 월남한 상태였다.   1954년 5월 미국으로 건너왔고, 델라웨어주립대 항공공학과를 졸업한 뒤 듀폰.웨스팅하우스 등에서 일했고, 2000년 퇴직 전까지 데이토나비치에 있는 대학에서 강의했다. 퇴직 후에는 한국전퇴역군인협회 센트럴 플로리다 지부에 가입해 활동했다. 고인이 몰고 온 미그 15기는 오하이오주 데이턴에 있는 공군 박물관에 전시돼있다.     1996년 동료 교수 로저 오스터홈과 공동으로 자신의 인생역정을 담은 'A MIG-15 To Freedom'이라는 책을 출간했고, 지난해 미국 작가 겸 언론인 블레인 하든이 쓴 '위대한 독재자와 전투기 조종사-1953년 미그기를 몰고 귀순한 노금석 스토리'가 한국에서 번역 출간됐다.   유족은 1960년에 결혼한 한국계 클라라 로 여사와 사이에 두 자녀(보니 로, 레이먼드 로)가 있다.북한 미국 노금석 스토리 전투기 조종사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

2023-01-10

[기고] ‘북한은 적’ 안보적 현실이다

얼마 전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이 6년 만에 국방백서에서 부활한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2016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북한에 대한 적성 용어나 구호는 사라진 바 있다. 주적 개념은 지난 1994년 남북특사교환 실무접촉에서 북측 대표의 ‘서울 불바다’ 발언을 계기로 1995년 국방백서에 처음 명기돼 2000년까지 유지됐다.     특히 전 정부 5년간 북한의 핵·미사일이 고도화하는 와중에도 평화 지상주의가 판치며 국민의 안보 의식을 혼란스럽게 했던 사실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2년마다 발간되는 국방백서는 그동안 보수와 진보 진영의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국가 안보 전략의 핵심인 주적 또는 적 개념은 분명하고 흔들림이 없어야 마땅하지만 정권의 색깔에 따라 주적 개념은 오락가락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 건 사실이다.   정부 소식통은 “핵과 미사일로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이 우리의 최대 위협이라는 사실을 장병들이 분명하게 알 수 있도록 2022년 국방백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적’이라는 표현 말고 ‘적’이란 표현으로 사용될 모양이다. 현재 휴전상태인 남과 북은 적대관계로 대치하고 있다. 적과 주적 개념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왜 구별해 사용하는지 모르겠다.     주적은 군에서 주로 쓰이는 말로 대한민국의 자유와 이념, 그리고 주권에 대해서 위협을 가할 의도와 능력을 갖춘 개인 또는 단체를 의미한다. 지난 정부는 ‘주권·국토·국민·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는 문구로 대체했다. 대상이 누구라는 말도 없이 말이다. 평화에 몰두하는 와중에 안보 의식은 실종되었고 정부가 평화 지상주의에 취한 나머지 한·미 군사훈련마저 중단해 북한의 도발에 대한 군사적 대응 역량을 떨어뜨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날 우리 군은 물론 국민까지 안보 의식이 통째로 흔들리는 혼란기를 경험했다. 2017년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을 마친 북한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위장 평화 공세에 나섰다. 그때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맹신하고 남북 정상 및 북·미 정상회담에 치중했고 심지어 종전선언까지 부르짖었다.     몇 년 전 한국 청소년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만약 한국전쟁이 또 일어나면 30%가 도망가거나 피하겠다는 통계가 있었다. 또 육군사관학교는 필수 과목에서 ‘6·25전쟁사’를 빼기도 했다. 급기야 민주노총은 전면 파업을 독려하면서 공공연히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정치 투쟁을 벌이며 이를 노조운동이라 했다. 안보 의식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이제 적의 개념을 분명히 한 국방백서 발간을 계기로 정부는 안보 전략을 가다듬어 정상화하고, 국민에게 안보 경각심을 일깨워줘야 한다.     군의 정신교육엔 전투를 목적으로 하고 전투는 승리를 목적으로 한다. 이를 망각하고 통상적인 군사훈련도 중단 아니면 폐쇄하고. 싸우기 싫어하는 착한 군대를 만들었다. 평화 무드에 젖어 있을 때 북한은 수없이 미사일을 발사했다. 남은 핵실험마저 마친 후 김정은의 가공할 민족적 실수를 우리는 결코 맥놓고 바라만 봐선 안 될 일이다.     지난날 대북한 정책이 북한의 핵 개발을 가속화 시켰고 우리 국방력을 약화시켰다. 모름지기 국토에 군사분계선이 있는 한 우리의 적은 북한 정권이고 북한군이다. 이게 바로 당면한 현실이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기고 북한 안보 안보 의식 국가 안보 평화 지상주의가

2022-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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