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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할머니의 마을 잔치

아직도 기억한다. 할머니가 복날 집에서 기르던 개를 잡아서 마을 할머니들을 모아 개고기 파티를 열던 모습을 말이다. 할머니들은 함지박 둘레에 앉아서 개고기를 소금에 찍어서 먹기 시작했다. 막걸리를 주고받으면서. 금세 개 한 마리를 다 먹어 치웠다. 얼굴이 불그스레 달아오른 할머니들은 “아이고 잘 먹었다, 소질 껐네”라고 말했다. 소질이란 황해도 사투리로 ‘무엇을 먹고 싶은 욕망’을 뜻한다. 당시 열다섯 살이던 나는 의아했다. 아니 엊그제까지도 예쁘다고 쓰다듬어 주던 개를 어떻게 잡아먹을까. 억센 할머니는 집에서 왕이었다. 할아버지는 물론 누구도 그의 주장을 거역할 수 없었다.     한국 국회에서 개 식용 금지를 왜 입법하지 못하는가 답답하다. 국민 대다수가 입법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반면 개고기 식용은 개인의 자유라고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우리 할머니처럼 소, 돼지, 닭을 먹는데 개고기 먹은 것을 가지고 호들갑 떨지 말라고 반문하는 쪽도 있다고 한다. 국민의 의견 수렴이 되지 않으니 국회는 이렇게도 저렇게도 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   한국 정부는 개 식용 금지법을 원치 않는 소수의 국민에 얽매이지 말고 하루속히 법을 만들기를 바란다. 눈부시게 발전한 한국은 이제 경제적으로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섰다. 그러나 여전히 개고기를 먹는 국민이 존재하는 한 진정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개는 소, 돼지, 닭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개는 사람과 같이 살아온 반려동물이다.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나는 개를 기르지 않는다. 개를 기르면 가족 한 명이 늘어나는 것처럼 손이 많이 가고 정성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꺼리고 있다.   대신 우리 집에는 장난감 개가 있다. 손녀가 선물로 준 푸들이다. 말썽부리지 않고 항상 얌전하게 앉아있다. 장난감 제조 기술이 워낙 발달해서 인지 진짜 개와 비슷하다. 눈망울도 똘똘하다. 귀가 볼그스레한 것이 손녀가 키우는 강아지 코코와 비슷하고 귀엽다.   이 장난감이 살아있는 개라면 먹이를 주어야 하고,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운동도 시켜줘야 하고, 또 배변도 치워야 한다. 온 방을 모두 헤매고 다니며 개털을 날리고, 예뻐해 달라고 달려 붙을 것이다. 여간 노력이 많이 필요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앞으로 로봇 강아지는 입양할 것을 생각하고 있다.     최근 중앙일보 지면에서 ‘한국의 개 식용 종식 1인치 남았다’는 시리즈 기사를 관심 있게 읽었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앞으로 한국도 몇 년 더 있으면 개고기를 먹는 인구가 많이 줄어들 것이다. 그러면 자연히 개고기를 먹지 않는 나라가 될 것이다. 윤재현 / 전 연방정부 공무원열린 광장 할머니 마을 마을 할머니들 사람우리 할머니 식용 금지법

2022-08-04

[문화산책] 우리들 마음의 말무덤

책을 읽거나 자료를 뒤적이다 보면, 가보고 싶은 곳이 생긴다. 실제로 가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일단 적어놓는다. 그렇게 가보고 싶은 곳이 계속 늘어난다.   말무덤도 최근에 추가된 곳이다. 문학잡지에 실린 시(詩)를 읽다가 그런 곳이 있다는 걸 알고 냉큼 적어놓았다. 말(馬)이 아니라 말(言)을 묻은 무덤, 이른바 언총(言塚)이다. 우리 조상들 참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감탄이 나온다.   자료를 검색해보니, 경북 예천군 지보면 대죽리 한대마을에 있고, 약 400여 년 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당연히 전설이 있다. 내용은 이렇다.     이 마을은 예부터 각성바지들이 살던 곳인데, 사소한 말 한마디가 씨앗이 돼 문중 간 싸움이 그칠 날이 없었다. 사소한 말 한마디가 큰 싸움으로 번지는 일이 잦아지자 마을 어른들이 해결책을 모색했다. 갑론을박 중구난방 요란한데, 지나가던 나그네가 단칼에 해결책을 내놓는다.   마을을 둘러싼 야산의 형세가 마치 개가 짖는 모습과 비슷하니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니 모두 사발 하나씩을 가져와, 싸움의 발단이 된 거짓말, 상스러운 말, 가슴에 상처가 되는 말 등을 사발에 담아 구덩이에 묻으라고 했다.     마을 사람들이 그대로 했더니, 마을에서 싸움이 사라지고 평온해져 지금까지 이웃 간에 두터운 정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말 무덤 그렇게 해서 만들어졌다.     말무덤에 가보는 것보다 먼저, 우리 동네에도 마을마다 집집마다 말무덤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마음에 말무덤이 있으면, 세상이 한결 깨끗하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틀림없다.   말무덤을 가장 먼저 만들어야 할 곳은 어디일까? 아마도 압도적으로 많은 이들이 한국의 정치판과 온라인 세상을 꼽을 것이다. 틀림없다. 말 같은 말을 하는 자는 하나도 없고, 막말과 욕설, 거짓말을 경쟁하듯 쏟아내니 시끄럽고 짜증스러워 견딜 재간이 없다. 분노가 치민다. 덩달아 이를 보는 국민의 언어도 점점 사나워지고 있다.   마침, 한국의 국회의사당은 지붕이 무덤의 봉분처럼 생겼으니, 따로 무덤을 만들 필요도 없이, 몹쓸 말, 거짓말, 욕지거리 등을 모아서 거기다 묻으면 되겠다. 다만, 묻어야 할 말이 워낙 많아서 금방 가득 차버릴 것 같아 걱정이다.     말무덤 둘레에는 큰 바위 13개가 둘러 있고, 바위마다 말에 대한 말이 새겨져 있다. 이걸 격언비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예천군이 선조의 지혜가 담긴 말무덤을 산 교육장으로 만들기 위해 예산을 들여 새로 정비한 것이라고 한다.   -부모의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말이 고마우면 비지 사러 갔다 두부 사 온다.   -혀 밑에 죽을 말 있다.   -웃느라 한 말에 초상난다.   -화살은 쏘고 주워도 말은 하고 못 줍는다.   -말 뒤에 말이 있다. 말이 말을 만든다.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     -내 말은 남이 하고 남의 말은 내가 한다.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다. 말은 적을수록 좋다.   -말 잘하고 징역 가랴.   이 말들만 잘 새기며 살아도 세상이 평화로워질 것 같다. 그나저나, 말무덤에 묻은 나쁜 말들은 썩는데 얼마나 걸릴까? 플라스틱처럼 썩지도 않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정말 큰 일인데… .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말무덤 마음 말무덤 둘레 마을 어른들 거짓말 욕지거리

2022-07-21

[삶의 뜨락에서] 알래스카를 다녀와서

산악인 마을, 타키트나에서 바라보는 북미 최고봉인 해발 6194m의 디날리국립공원의 웅장한 모습, 거대하게 흐르는 빙하, 에메랄드빛의 아름다운 빙하 호수 등….. 끝없이 펼쳐진 변화무쌍한 초록, 깊숙한 산속으로 들어가면 회색곰, 큰사슴, 머리 흰독수리들을 만날 것만 같은 원시림, 수정처럼 맑고 푸른 빙하, 바다밑에서 우글거리는 연어떼, 상어, 물개, 돌고래, 벌레, 식물들의 비밀스런 언어,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야생으로 가득 차있는 알래스카의  그 광대함, 그 대담함, 그 거칠음은 정말 완벽했다.     거의 1만 스퀘어마일의 숲, 머스켓과 툰드라로 알려진 늪지대, 북미에서 가장 강력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만년설로 덮인 2만320피트 높이의 맥킨리 산 봉우리에 첫발을 내디뎠다.  손으로 잡힐듯한 구름,  구름위로 떠다니는 것만 같았다.  지척에 서있는 웅대한 산, 이 모든 것이 얼마나 신비스러웠는지. 신이 맨 처음 세상을 창조하였을 때의 모습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했다.     한시간여에 걸친 환상적인 에어투어는 잊지못할 추억으로 오래오래 남아있을 것이다.  휘황찬란한 거리와 눈에 띄는 이국적인 풍경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외딴 알래스카 마을, 추카치 산과 프린스 윌리암 사운드 사이의 약 1마일 길이의 땅에 자리 잡은 해안도시, 발데즈에 도착했다. 이곳은 진정한 알래스카의 작은 마을이다.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부둣가에는 배를 타고 나가서 잡은 물고기의 인증샷을 찍는 곳이 눈에 들어온다.  드문드문 서있는 상점들, 어스름한 불빛이 새어나오는 허름한 맥주집, 넘쳐나지 않고 세상의 기준과는 전혀 다른 소박한 이 분위기는 마음을 터놓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난 것처럼 나를 조용하고 편안하게 했다.     1790년 스페인의 탐험가, 안토니오 발데즈에 의해 발견된 이 도시는 인구 5000명에 불과하나 알래스카에서 제일 중요한 항구도시로 북극에서 생산되는 원유가 파이프라인을 통해 발데즈까지 보내지고 있다.  ‘작은 스위스’ 라고도 불리우는 이 마을은 눈에 쌓여있는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 산이 곧 바다로 떨어져내릴 것만 같아 보였다. 그래서인지 정확히 눈은 내리지는 않았지만 진주빛 도는 6월의 여름하늘 아래 표류하는 공기는 가벼운 눈으로 가득 차 있는 것만 같았다.     나도 푸르고 감미롭게 하늘을 날고 있었다. 주일날 새벽, 동네길을 달리던 남편은 길가의 조그마한 성당을 발견했다.  신부님은 여행중인 우리들을 위하여 성당문을 열어 주시고 성체를 나누어주시고 강복도 해 주셨다. ‘바로 옆집 사는 사람들도 찾아오지 않는 성당을 뉴욕에서, 아니 머나먼 한국에서 온 여러분들이 찾아왔다’고 감격해하시면서 오늘 미사 강론에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시겠다고 하셨다. ‘누구에게도 들어 본 적이 없는 교회를 발견하는 것이 시스티나 성당을 관람해야 하는 강박감에 시달리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말한 헨리 밀러의 말이 생각났다.   백야의 여름 하늘, 한밤중에 일어나 내다 본 바깥풍경은 퇴색된 가게의 지붕 위를  환히 비추고 있었다. 눈물나게 아름다웠다.  빨랫줄에 걸려서 석양빛에 발갛게 물든 옷가지들이 펄럭이는 어린시절의 마당이 떠 올랐다. 그때의 그 따스하고 순수한 곳으로 나는 되돌아가고 있었다. 우리는 어쩌면 생명을 추구하는 이 모든 것들과 함께 아마 이미 낙원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겨울의 알래스카는 어떤 모습일까? 이 작은 스위스 마을은 은빛으로 가득 차 있지 않을까? 다음 여행을 기대해 본다. 흰 날개를 탄 투명한 아침 햇살이 눈부시다. 이춘희 / 시인삶의 뜨락에서 알래스카 알래스카 마을 해안도시 발데즈 스위스 마을

2022-07-13

[기고] 자유와 평화를 위한 갈망

 소설가 존 스타인벡의 ‘달이 지다(The Moon is Down)’는 노르웨이의 한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쓴 단편소설이다.  1942년 발표됐다.   이 소설은 전쟁의 잔인함, 부조리, 그리고 자유와 평화를 얻기 위한 끊임없는 투쟁을 그리고 있다. 특히 요즘 러시아의 무차별 공습과 우크라이나의 가슴 아픈 소식이 시시각각 전해지는 전황과 관련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노르웨이의 한 어촌 마을에서 벌어졌던 실화가 배경이다. 이야기 속에서 마을을 지키던 군인 12명이 침략군의 기습에 의해 3명만 생존하게 된다. 나머지는 전사하거나 부상을 입었고 마을은 점령 당한다.   소설에서는 전쟁이 주는 참혹함은 물론 전쟁에 참여한 군인들의 적나라한 심리상태가 묘사돼 있다. 또한 전쟁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갑작스럽게 고통과 배고픔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평범한 마을 사람들의 아픔도 자세하게 그리고 있다.     우리가 느끼는 일상의 평화와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먹고, 입고, 편하게 자는 인간의 기본적 욕망 충족이 얼마나 귀중한지 스타인벡은 이 소설을 통해 사실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어떤 이유로든 전쟁은 결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제목 ‘The Moon Is Down’에 호기심이 일었다. 스타인벡은 왜 제목을 이렇게 붙였을까. 소설에서 달이 언급되는 부분은 딱 한번이었다.   고즈넉한 저녁이 되면 평화로운 달빛 아래 평화와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살아가던 노르웨이의 한적한 조그만 마을이 삽시간에 모든 평화와 자유를 빼앗겼다. 마을은 점점 혼돈과 억압의 세상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이런 암울하고 어두운 이야기가 전개되는 배경의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소설 제목을 ‘떨어지는(사그라지는) 달’로 묘사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최근 들어 존 스타인벡의 이 소설이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서 다시금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자유와 평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그 가치를 일깨워주고 있다.     지난 1일 칼럼니스트 찰스 에델이 워싱턴포스트에 “저항하는 젤렌스키 우크라나이 대통령의 리더십은 민주주의를 보여주는 증거”라는 글을 썼다. 이를 통해 공동체(마을·도시·국가)가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해 있을 때 공동체 구성원의 지지를 전폭적으로 받는 훌륭한 지도자의 역할이 난국을 성공적으로 타개하는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잘 설명했다.     자유와 평화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 최영배 / 리젠트대학 공학·전산학과 교수기고 자유 평화 바닷가 마을 어촌 마을 소설 제목

2022-03-28

[삶의 뜨락에서] 고향 소나무

맨해튼의 뒷마당 롱아일랜드는, 맨해튼에서 한 시간 오십 분쯤 곧장 달리면 Riverhead Town이 나온다. 이 지점에서 South fork와 North fork로 갈라진다. North fork 방향(오리엔트 포인트 쪽)으로 이십 분쯤 동쪽으로 가면 Aquebogue, Jamesport, Laurel, Mattituck 마을이 나온다. 이 동네에는 많은 포도농장이 있다. 오래전부터 감자 농사와 어업이 성행했었다. 지금 이곳은 포도주의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롱아일랜드는 나이가 어린 땅으로 포도 재배에 적합한 땅이라고 한다. 가을철엔 무척이나 바쁜 시골길로 호박과 옥수수, 그리고 포도주 시음장에 라이브 음악도 있는 동네로 와볼 만한 곳이다.     이곳에 이민의 뿌리를 내린 지 어언 40년이 넘었다. 고향의 모든 것이 그리웠던 시절, 고향을 가져오고 싶은 욕심은 모든 이민자의 공통점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뿌리고, 심고, 키우며, 고향의 맛을 보고 싶은 것들, 40년 전에는 별로 고향의 먹거리가 없었던 시절, 겨우 일가친척이나, 방문자들의 보따리에 끼워오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한국의 과일과 푸성귀들, 신토불이는 우리 생활정서에 맞는 먹거리다. 특히 먹고 싶었던 시원한 배, 단감, 토종밤, 청양고추, 부추, 상추, 배추, 무, 미나리, 깻잎 등의 먹거리를 키우는 텃밭은 이민가족의 그리운 고향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세상이 너무 달라졌고 세계는 하루의 생활권 속에 살고 있다. 그때의 이야기들은 지금의 세대에서는 이해도 안 되며 너무 편해진 세상이 되었다. 우리 집은 그 텃밭의 꿈을 다 이루었다고 본다. 고추와 상추를 먼저 재배했다. 매년 초여름에 상추 쌈은 고향의 맛이며, 풋고추는 여름내 식탁에, 그리고 가을엔 빨간 고추 농사로 연중 수확물로 지금까지도 고춧가루를 만들어 사 먹지 않고 자급자족으로 이웃과 나누며 그리고 한국에도 보내기도 한다.     종자 보존을 위한 씨받이는 철저히 지킨다. 세월이 흐르고 이민의 가족이 늘면서 고향의 것들을 너도나도 가져 왔다. 심지어 제주 동백과 시골 마당에 우뚝 서 있는 느티나무의 씨앗도 가져와 싹을 틔웠고, 특히 한국 고유의 소나무 씨를 가져와  뿌렸고. 소나무는 잘 자랐다. 몇 그루만 고향 마을처럼 키웠다.     어느덧 세월이 흘렀다. 늘 바비큐 철이 되면 그 소나무는 빛을 냈고 고향의 그늘을 만들고 친근함 속에 매년 정원 파티에 초대받은 고향의 손님들로부터 총애를 받아 오는 우리 집의 상징이 되었다. 처음 보는 사람마다 놀란 표정이다. 한데 나이는 40살인데 벌써 허리가 몹시도 굽었다. 꼭 보여주고 싶은 고향의 그림이다. 그리고 동쪽으로 비스듬히 누웠다. 어떤 기다림의 그리움을 찾는 자세다. 행여 너무 누워서 허리가 부러지는 것은 아닌지, 염려 끝에 큰 통나무를 바쳐 주었다.     소나무는 한국 고유의 나무로 민간에서는, 아기가 태어나면 문전에 고추와 솔잎을 매달고 전염병이 돌면 동네 입구에도 새끼줄에 솔잎을 매달고 잡귀와 액운을 물리고 정화의 도구로도 쓰여왔으며 상징적 의미로는 엄동설한 겨울에도 역경을 지키고 늘 푸름을 자랑하며 굳은 기상과 청렴한 절개를 지킨다. 심지어 우리의 건강까지도 지켜주는 놀라운 효능의 효소가 있는 자랑스러운 고향의 나무로, 나이테가 조밀하고 재질이 단단해 문화재를 복원할 때 많이 쓰이고 있다.     늘 뒷마당에 혼자서 지켜온 고향의 나무! 고국의 기상과 혼을 바라보며 허리 굽어진 늘 푸른 송엽은 언제나 내 가족과 함께 찾아오는 고향의 벗들에게 고향의 기를 품어 준다. 불로장수 민족의 상징인 우리의 소나무는 오늘도 푸르게 고향을 바라보고 있다. 오광운 / 시인삶의 뜨락에서 소나무 고향 고향 소나무 고향 마을 시절 고향

2022-01-28

[삶의 뜨락에서] 세상이 다이아몬드로 반짝였습니다

 하얀 눈이 펑펑 내리다가 갑자기 돌변하여 비가 퍼부었던 변덕스러운 날씨였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는데 갑자기 제 머리가 한 바퀴 휭 돌더니만 눈이 휘둥그레지는 겨울 별천지(Winter Wonderland)가 열렸습니다. 눈을 비비고 정신을 가다듬어 다시 밖을 내다보니 온통 반짝이는 수정고드름 마을 전경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어제저녁 하얗게 펑펑 내리던 눈은 어디로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었는지 나무 가지가지마다 물방울이 조롱조롱 반짝이는 고드름 세상이었습니다. 내 눈앞에는 현실의 세상이 아닌 동화 속에 펼쳐지는 얼음 궁전이었습니다.   세상을 살아오면서 처음 보는 눈부시게 화려한 겨울 아침이었습니다. 저는 급히 옷을 갈아입고 금은보화가 가득한 세상으로 뛰쳐나갔습니다. 밤사이에 변해버린 기온이 온통 얼음판이었습니다. 운전도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을 잘 알면서도 사방을 헤매고 다녔습니다. 늘 푸른 소나무들과 빨간 열매들이 함께 어울려 세상의 모든 미움도 두려움도 더러움까지도 깨끗하고 투명한 얼음으로 감싸 안은 채 맑고 투명한 빛을 환히 밝히고 있었습니다. 모두 꽁꽁 얼어붙은 세상이 수정보다도 더 귀한 다이아몬드 보석으로 화려한 향연을 벌리고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인위적이 아닌 자연의 진정한 미가 우리 인간을 온통 통제하며 매혹하는 듯 자연의 위상을 날리고 있었습니다.     아! 아아! 아! 바로 이 현상이 크리스마스트리의 원천이었던가? 진정 예수님 탄생의 기쁜 날 향연이 내 동네에 아니 온 세상을 깨끗한 수정과 사랑으로 분갈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보석들은 나를 또한 모래알같이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로 느끼게 했습니다. 온통 수정과 다이아몬드로 채워진 세상이 내 손가락에 끼고 있는 반지의 의미와 빛을 초라하게 잡아버리고 있었습니다. 잠시나마 검약함을 느끼게도 했습니다. 급하게 찍찍이(Camera)도 없이 뛰쳐나와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문득 생각하니 저 화려하고 빛나는 향연을 허망하게 놓쳐버림이 무척 아쉬웠습니다.   이제 이 정점에 서 보니 눈 내리는 날을 몹시 두려워하는 나이에 왔습니다. 내 마음속에 곱게 간직했던 다이아몬드가 화려하게 반짝이던 세상을 다시 볼 수 있을까? 긴 세월을 그리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다시는 볼 수가 없었습니다. 기회는 한 번이었던가 봅니다. 귀한 것은 늘 귀한 것으로 잠재되어 있던가요? 제 마음은 아직도 소녀입니다. 겨울이 오면 생각이 떠오르는 그 미지의 세계를 떠올려봅니다. 그렇게 기다려도 오지 않는 야속한 얼음 궁전엘 꿈속에서라도 내려다보고 싶습니다. 혹 마음 맞는 친구들과 더불어 거짓도 미움도 없을 것 같은 깨끗한 수정의 궁전에서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워보고 싶습니다. 수다에 목이 마르면 고드름도 따 먹으며 그때 그날 혼자 즐겼던 수정의 궁전이 얼마나 화려했던가를 호들갑 떨며 신나게 엮어 보고 싶습니다. 그렇게 며칠 몇 날을 함께 먹고 웃고 즐기며 고드름, 수정 그리고 녹지 않을 다이아몬드나 실컷 따 가지고 돌아오고 싶다는 철부지의 꿈!  ‘Winter Wonderland’에 잠시 잠들어 보았습니다.     엄동설한에 고드름 동산을 꿈꾸다 보니 몸이 온통 냉해졌습니다. 온천을 좋아하는 내 식구나 꼬드겨서 뜨끈뜨끈한 사우나에 몸도 녹이고 이열치열로 한겨울 팥빙수라도 한 그릇 먹어볼까 하는 생각에 황급히 차가운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남순자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 보석 수정고드름 마을 얼음 궁전

2021-12-22

“유럽 2주 여행경비가 2천달러”

워싱턴 지역의 곽노은 여행작가가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 도서관과 손잡고 유럽을 가장 쉽고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곽노은 여행작가는 18년전부터 본보에 여행 칼럼을 기고해왔으며 최근에는 매주 금요일자 C섹션에 ‘곽노은과 함께 떠나는 낭만의 유럽여행’을 연재하고 있다.     곽 여행작가와 페어팩스 카운티 도서관은 펜데믹 이전 다섯차례에 걸쳐 애난데일에 위치한 조지 메이슨 공립도서관에서 유럽여행 연속 강의를 진행해 왔었다.   당시 100여명의 한인이 몰려 대성황을 이룬 바 있는데, 작년부터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강좌를 줌(zoom)을 통해 원격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첫 강좌는 오는 17일(수) 오후 7시 ‘세계 최고의 관광대국 프랑스의 아름다운 도시와 마을들’로 열린다.   두번째 강좌는 12월 8일(수) 오후 7시 ‘이탈리아 돌로미티와 고풍스런 도시와 마을들, 세번째 강좌는 내년 2월16일(수) 오후 7시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과 도시 여행’, 마지막 네번째 강좌는 내년 3월16일(수) 오후 7시 ‘스위스의 아름다운 도시와 마을 여행’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강좌를 기획한 제인 김 조지 메이슨 공립도서관 사서는 “곽 여행작가가 페이스북과 워싱턴 중앙일보 등을 통해 한국에서도 큰 반향을 얻고 있다”면서 “그 어느 곳에서도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사서는 “나 또한 곽 여행작가의 추천과 지도로 유럽여행을 다녀왔었다”면서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라고 전했다.     줌 강의 신청을 위해서는 페어팩스 카운티 도서관 해당 웹페이지(https://librarycalendar.fairfaxcounty.gov/event/8388295, 혹은  https://www.fairfaxcounty.gov/library/events)에 사전 등록해야 하며, 등록자에 한해 줌 링크를 받을 수 있다.   곽노은 여행작가는 “미국, 특히 워싱턴은 뉴욕이나 보스턴 만큼은 아니더라도 매우 저렴하게 유럽을 여행할 수 있는 지리적 잇점을 지니고 있다”면서 “미국에 이민온지 3,40년이 지나도 유럽에 한번 다녀오지 못하는 한인들이 많다는 사실을 매우 안타깝게 여긴다”고 전했다.     곽 여행작가는 30년 이상 유럽을 여행하며 얻은 값진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하고자 이러한 행사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워싱턴에서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까지는 6시간, 워싱턴에서 프랑스 파리까지는 7시간 30분 걸린다”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인페로 제도, 로포톤 제도, 아조레스 군도, 스카이 섬 등이 모두 유럽에 위치해 있으며 무엇보다도 가슴 뛰게 만드는 고색창연한 문화 유적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곳도 바로 유럽”이라고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이탈리아가 58개로 1위, 독일이 51개로 3위, 스페인이 49개로 4위, 프랑스가 48개로 5위에 올라 있다.   그는 “서유럽은 어디를 가더라도 문화적 세계를 받을 수 있는 고풍스러운 도시 유적과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아름다운 풍경 등 볼 것 뿐만 아니라 먹을 거리도 넘쳐 난다”고 밝혔다.     곽 여행작가는 1980년대 미국에서 사업차 서유럽을 처음 방문했다가 그 매력에 푹 빠져 지금까지 주기적으로 여행을 떠나고 있다.   그는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와 세계 건축사, 문화사 교과서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본보 연재 기사를 통해 유럽 여행의 정수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여행을 가고 싶어도 갈 수없었던 1960년대, 한국에서 김찬삼 교수의 여행기를 접하면서 동경하기만 했었는데, 미국에 살면서 저렴하게 유럽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기회를 많은 한인들이 놓치는 것이 안타깝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바흐와 헨델, 모차르트와 베토벤, 바그너와 말러 등 위대한 음악가들이 불후의 명곡을 남겼던 곳도,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카라바지오, 렘브란트와 클로드 모네, 고흐, 세잔, 드가, 피카소, 모딜리아니 등 위대한 화가들도 활동하던 곳도 모두 유럽”이라면서 “인류 문명사에 숱하게 등장하는 호메로스와 단테, 셰익스피어와 헤르만 헤세 등 위대한 문학가의 유산도 유럽에 가야 진수를 맛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네덜란드에서 만난 렘브란트의 그림 ‘야경’을 보면서 결코 경험하지 못했던 전율을 느꼈다고 술회했다.   이탈리아에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조각상 앞에서는 안으로부터 뜨거운 무엇인가가 솟구쳐 오르는 것도 느꼈다.   그는 인생 최고의 여행지로 이탈리아의 돌로미티(Dolomiti)를 꼽았다.     곽 여행작가는 “돌로미티는 마치 금강산 10개 펼쳐진 듯한 절경이 곳곳에서 펼쳐진다”면서 많은 한인들도 여행의 기쁨을 맛보기를 희망했다.   낭만의 유럽여행 줌 강좌에서는 아름다운 여행지를 수 천장의 슬라이드 사진과 설명을 통해 자세히 소개한다.   특히 프랑스 여행 14일 여행에 2천달러,  그리스 12일 여행에 1500달러, 유럽의 3대 미봉 여행에 2500달러, 스페인 일주14일 여행에 2천달러 등 매우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는 방법까지 모두 알려준다.   그는 심지어 항공권과 호텔 숙박권, 렌트카 이용료 등을 합쳐 3-7일 여행 코스에 1천달러 미만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도 있다고 전했다.   곽노은 여행작가는 “많은 비용 때문에 유럽여행을 미루었거나, 자유로 유럽여행 하기를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그야말로 안성마춤의 강의”라면서 “사정상 유럽여행을 할 수 없는 분들에게는 유럽의 아름다운 사진과 설명을 통해 간접적인 유럽여행을 할 수 있으며 훗날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생긴 후에 유럽으로 떠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럽여행 초심자들이 짧은 여정 속에 많은 곳을 둘러보고 싶은 욕심 때문에 원거리 일정을 잡곤 한다”면서 “이러한 여행 패턴 보다는 한 도시에 숙박 거점을 마련하고 대중교통수단을 통해 1-2시간 내 돌아볼 수 있는 도시를 관광하는 여행이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이번 줌강좌도 초심자를 위한 코스로 마련됐다.     17일 오후 7시, 첫 줌강의는 프랑스 파리에서 부터 시작한다.   이후 렌트카로 파리 근교 오베르 쉬르 우아즈 마을을 찾아 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무덤을 방문하고, 지베르니로 떠나 화가 클로드 모네의 발자취를 찾고, 천공의 섬 ‘몽 생 미셸 수도원’을 방문하며, 수 천개의 열석이 있는 카르나크, 아름다운 해안가 마을 에트르타, 옹플뢰르, 캉칼, 생 말로, 반느를 비롯하여 프랑스의 숨겨진 보석과도 같은 도시 루앙과 디낭 등 프랑스 북서부를 방문한다. 그리고 프랑스 중부의 디종, 트루아, 플라비니 쉬르 오즈랭 마을을 돌아 보고, 프랑스 동부에서는 스트라스부르, 낭시, 메츠, 콜마르 그리고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인 리보빌레, 에기쉐임, 리크위르, 케제르베르 등을 거친다.  프랑스 방문 계획이 있는 분들에게는 프랑스 여행 최고의 정보가 될 수 있다.     곽노은 여행작가는 지난 30여년 간 유럽만을 여행하고 유럽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유럽을 자신 만큼 많이 여행한 사람도 없다고 자부한다.   그는 지난 18년 동안 워싱턴 중앙일보 컬럼니스트로 활약하며 기고한 여행기를 바탕으로 서적 출판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내 연재 글과 페이스북 글에 영감을 얻어 유럽 여행의 신기원을 달성한 분들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라면서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유럽여행 전도사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겠다”고 전했다.     김옥채 기자 kimokchae04@gmail.com여행경비 유럽 유럽여행 연속 마을 여행 도시 여행

2021-11-11

[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편견과 오해

“위로 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사랑 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소서.”   우린 늘 이와 반대로 살아왔기에 가까운 거리를 돌아 먼 길을 걸어야 했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편견과 오해 속에서 힘든 삶을 살았고 고통스러워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았으며 위로하고 사랑하지 못했습니다. 작은 일에도 자신의 생각과 다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보다 불행하기도 상대를 미워하기도 했습니다. 말과 행동, 현실과 꿈 사이를 위태롭게 건너 다니는 우리를 용서 하옵소서.   우리 눈에 비친 풍경은 경이롭고 아름다워 감탄이 절로 터집니다. 단풍 든 나무도 안아보고 함께 동산을 향해 걷고 있는 이웃들의 손도 잡아 보고 싶습니다. 따뜻한 온기가 전해오고 발걸음이 가벼워집니다. 괜찮아? 물어오는 바람결에 부끄러운 고개를 들어 끄덕입니다. 이 벅찬 풍경을 허락하신 당신을 사랑합니다. 뿌려진 곳에서 싹을 내고 자라는 동안 늘 감사와 기쁨의 표현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나무들이 대견하다 못해 사랑스럽습니다. 때가 되면 붉게 자신을 불태우다가도 겸허히 자신을 떨구는 나무는 사람보다 더 진실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우린 너무 생각이 많아 여전히 미로 속에 갇혀있습니다만….   지난주 NETFLIX에서 ‘빨간머리 앤’을 시청했습니다. 1908년 출간된 캐나다 작가 루시모드 몽고메리의 장편소설 ‘초록집 지붕집의 앤’ (Anne of Green Gables)을 각색해 드라마한 작품입니다.   주근깨, 빨간 머리, 빼빼 마른 몸, 꿈 많고 당찬 그 소녀의 이름은 앤(Anne)입니다. 세살 때 고아원에 입양되어 소녀시절 아름다운 꿈을 펼치지 못한 소위 세상에서 손가락질 받는 고아입니다. 늘 궂은 일을 해야 했고 같은 또래 아이들로부터 멸시와 따돌림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어른들까지도 그녀를 자신의 자녀들과의 접촉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은 시골 애번리 마을 초록지붕 집에 일을 도우러 오는 날부터 앤은 자신을 이곳에 데려온 마틸다와 매듀 남매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여기에 오랫동안 살게 해달라고 간절히 부탁합니다. 그녀는 사람들의 멸시의 눈총과 편견 속에서도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며 웃음과 열정, 가정의 소중함, 긍정적인 에너지로 친구와 이웃들의 따가운 시선을 조금씩 바꾸어 놓습니다. 옳은 일을 위해선 기꺼이 싸움을 피하지 않는 밝고 선한 영향력을 가진 소녀로 성장하게 됩니다.   앤은 초록지붕의 진정한 가족으로 앤 셜리 커스버트란 이름을 갖게 됩니다. 16세가 되던 해 앤은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뿌리를 찿던 중 그의 부모가 본인이 고아원에 입양 되던 해 사망한 것을 알게 되고, 어머니가 자신에게 남긴 ‘꽃의 언어’라고 표지된 일기장을 손에 쥐게 됩니다. 그곳에는 꽃 그림과 함께 자신의 이야기가 기록돼 있었습니다. 나를 낳아 품에 안고 사랑해주신 부모님을 일기를 통해 만났고, 그간 외롭고 힘든 시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초록지붕 집 가족들을 생각하며 앤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 보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그녀는 똑똑하고 바른 청년 앨버트와 결혼합니다. 자기의 젊은날 꿈을 키웠던 고향마을의 선생님으로 부임해 학생들을 가르치며 자기와 똑같은 당차고 감성적인 빨간머리를 가진 딸을 낳아 키웁니다. 초록지붕 집이 있는 애번리에서 오해와 편견으로 얼룩져 있는 마을을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을로 변화시켜갑니다. 앤의 하루 하루는 이해와 사랑으로 가득 찬 빛나는 날들이었습니다. 앤의 기도가 하나 둘 하늘의 별처럼 반짝일 때, 밤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창문을 올리고 잠들지 못하는 앤에게 하늘의 별들은 무슨 노래를 들려 주었을까? 약할 때에 자신을 분별할 수 있는 힘과, 두려울 때 자신감 잃지 않는 용기를 구한 앤에게 하나님은 무어라 답하였을까? (시인, 화가)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편견 오해 눈총과 편견 마을 초록지붕 사랑 받기

202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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