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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카운티 11월 선거서 전자서명 갱신

오는 11월 실시되는 선거에서 서버브 지역 쿡카운티 유권자들은 편리하게 서명 정보를 업데이트 할 수 있게 됐다.     쿡카운티 서기관실은 8일 전자 장치를 통해 유권자 서명을 업데이트 할 수 있는 방법을 시연했다.     지금까지 유권자들은 자신의 서명을 할 때 특정한 양식에 서명을 한 뒤 이를 서기관실에 우편으로 보내야 했다.     하지만 11월 대통령 선거에서는 투표장에 비치된 태블릿에 서명을 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우편투표를 할 때에도 이 서명과 우편투표 서명을 비교하게 된다.     서기관실은 이를 통해 유권자 서명을 저장할 때 수백만장의 종이 서류를 보관하는 대신 디지털 저장을 하게 되면서 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유권자 서명을 보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서기관실은 또 이러한 전자 서명 저장을 통해 후보자가 출마할 때 제출하는 지지자 서명 역시 관리가 편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 태블릿은 쿡카운티 각 투표장에 비치되며 유권자들이 투표할 때 자신의 서명을 업데이트 하면서 사용할 수 있다.     한편 쿡카운티 조기투표는 9일 시작됐다. 스코키와 롤링메도우, 메이우드, 마크함, 브릿지뷰 등의 쿡카운티 순회법원에 설치된 조기투표장은 20일까지 계속되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이어 오는 21일부터는 조기투표소가 모두 50곳으로 확대, 운영된다.     Nathan Park 기자전자서명 선거 전자서명 갱신 대통령 선거 우편투표 서명

2024-10-09

일리노이 대선 조기투표 열기 뜨겁다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일제히 시작된 조기투표에 많은 유권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첫 며칠 간의 투표율만 놓고 보면 2020년 투표율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6일 조기투표를 시작한 듀페이지, 케인, 레이크, 맥헨리 카운티가 첫 투표율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듀페이지 카운티의 경우 조기투표 첫날인 26일 모두 1530명의 유권자가 한 표를 행사했다. 이는 지난 2020년 대통령 선거 당시 660명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듀페이지의 2020년 대통령 선거 조기투표 첫날 투표자 수는 역대 최고치였는데 올해는 이 기록을 두 배 이상 넘긴 것이다. 첫 나흘간의 투표자 숫자도 5117명을 기록해 4년 전의 2687명에 비해 큰 증가폭을 보였다. 듀페이지카운티 선관위는 “조기투표가 시작된 지 불과 며칠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예상을 하긴 힘들지만 이번 투표율은 이전과 비교했을 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선거 분위기가 매우 뜨겁다"고 밝혔다.     듀페이지 카운티의 경우 2020년 투표율은 76.55%로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2016년 대선은 70.61%, 2012년은 71.44%를 기록했다.     윌 카운티 역시 조기투표 첫날 900명이 투표를 했고 케인 카운티도 첫날 투표율이 4년 전에 비해 33%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레이크 카운티의 조기 투표율은 4년 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전문가들은 듀페이지 카운티를 비롯한 시카고 서버브 지역의 투표율이 올해 높은 것은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바뀌고 난 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결이 초접전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일부 카운티에서 치러지고 있는 로컬 선거 역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투표율이 오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시카고 유권자들은 3일부터 조기투표를 시작할 수 있고 서버브 쿡카운티는 9일부터 조기투표가 가능하다. 시카고 선관위는 투표일 이전에 유권자의 50%가 사전투표나 우편투표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4월 예비선거에서도 조기투표와 우편투표가 이전 선거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한 바 있다.     Nathan Park 기자일리노이 조기투표 조기투표 첫날 일리노이 대선 대통령 선거

2024-10-02

[중앙칼럼] 11월 선거 주민발의안에도 관심을

선거 시즌이다.     치열한 대통령 선거부터 소도시의 주민 조례안까지 유권자 입장에서는 민주주의 시스템이 만들어준 권리를 마음껏 행사할 수 있는 시기가 왔다. 하지만 권리 행사에는 필요조건이 따른다. 대통령 후보를 비롯해 각종 선출직 공직자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히 살피고, 주요 발의안이나 조례안의 내용도 잘 파악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가주 유권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주민발의안 33과 36이다. 주민발의안 33은 간단히 정리하면 렌트 컨트롤 규정의 확대 시행이다. 즉, 1995년 이후 지어진 아파트와 주택도 시나 카운티 정부에 렌트비 인상폭 제어 권한을 주자는 내용이다. ‘렌트 컨트롤’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을 확대할 것인지 아니면 시장에 맡기는 것이 옳은지를 묻는 것이다. 찬성하는 측은 거대 기업과 건축업자들이 렌트비를 천정부지로 올리며 이득을 취하고 있어 저소득층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반대쪽은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게 되면 적절한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오히려 주거난이 가중될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일단 찬성 여론이 소폭 높다는 것이 주요 여론조사 기관의 발표다. 다만 아직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가 30%에 가깝다고 하니 막판까지 양측의 치열한 홍보전이 예상된다.   결과가 주목되는 또 다른 발의안은 36이다. 이는 현재 시행 중인 주민발의 47의 효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으로  피해액 950달러 이하의 절도와 마약 범죄도 중범죄 기소가 가능하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이는 팬데믹 이후 급증하고 있는 집단 절도와 강도 범죄 등의 예방을 위한 것이다. 원래 주민발의 47의 취지는 경미한 범죄는 교도소보다는 교화를 통해 사회에 복귀시키자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범죄 급증으로 인한 무질서 상황을 해결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민발의안 36 발의의 배경이 됐다. 시도 때도 없이 편의점을 약탈하는 청소년들, 모이면 군중심리로 무고한 주민들을 폭행하는 자전거족, 마스크도 쓰지 않고 얼굴을 드러내며 상점을 터는 대범한 상습 범죄자들을 단죄하자는 것이다.     현재까지 주민발의안 36은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55% 가량이 찬성하고 있으며, 반대는 20%에 불과하다.  반대 측은 범죄자들에게 교도소행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큰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기존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반증이 없다는 것이다. 찬성 측은 ‘가시적인 범죄 억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인구 1000만 명인 LA카운티 검사장 선거도 초미의 관심을 끈다. 연임에 도전하는 조지 개스콘 검사장과 내이선 호크만 도전자의 경쟁은 범죄로부터 도시를 구하는 방법론의 대결이다. 임기 내내 줄기차게 처벌보다는 교화를 강조해온 개스콘 검사장은 유권자들의 심판에 직면해 있다. 반면, 호크만 후보는 기강과 질서를 바로잡지 않으면 더 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여론은 호크만이 우세를 보이는 양상이다. 호크만이 40%대 중반의 지지율을 보이는 반면 개스콘의 지지율은 20%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아직 부동층이 30~40%에 달해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올해 선거는 특히 아태계를 포함한 소수계의 목소리가 더 중요해졌다. 막강한 스윙보트 파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민발의안의 경우 소수계도 입장이 엇갈리는 경우도 있다. 주민발의안 33이 대표적이다. 세입자인 아태계가 있는가 하면 건물주인 아태계도 많아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주민발의안 36에 대한 아태계의 지지율은 반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 피해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한인 사회 정치력 신장을 위해 한인 유권자들도 확실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 최인성 / 사회부 부국장중앙칼럼 주민발의 선거 주민발의안 36 주민발의안 33 대통령 선거

2024-09-30

[부동산 가이드] 대선과 주택시장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에 대한 걱정과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선거 결과의 불확실성이 불안과 두려움을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 시장에서 올해 집을 사고팔려는 독자들은 이번 선거가 주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이 많을 것이다. 과연 지금이 주택 거래에 적절한 시기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행히도 대통령 선거가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대부분 일시적이며, 그 영향도 크지 않다는 역사적 데이터가 존재한다.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기록을 비추어 보면, 선거 때문에 주택 거래 계획을 미룰 필요는 없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수십 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대통령 선거가 주택 판매, 가격, 그리고 주택 담보 대출 금리에 미친 영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주택 판매 동향을 보면, 대통령 선거를 앞둔 10월에서 11월 사이에 주택 판매가 다소 둔화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일부 소비자들이 선거 결과를 기다리며 구매 결정을 잠시 미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둔화는 매우 일시적이며, 선거 이후에는 빠르게 회복되는 양상을 보인다. 주택도시개발부(HUD)와 전국부동산협회(NAR)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11차례의 대통령 선거 중 9차례는 선거 이후 다음 해에 주택 판매가 증가했다. 199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이어진 패턴이다.   둘째, 주택 가격의 변화다. 주택 시장 분석가 라이언 룬드퀴스트는 “선거가 치러지는 해가 이미 진행 중인 가격 추세를 바꾸지는 않는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주택 가격은 시간이 지나면서 꾸준히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NAR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차례의 대통령 선거 중 7차례의 경우, 다음 해에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 예외는 2008년 금융 위기 당시였지만, 현재 시장은 그때와 비교해 훨씬 안정적이다.   셋째, 주택 담보 대출 금리다. 선거 기간 동안 금리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11차례의 선거 중 8차례는 7월에서 11월 사이에 금리가 낮아졌다. 올해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다수의 전문가가 2024년 말까지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주택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들에게는 긍정적인 신호다.   결론적으로, 대통령 선거가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통계와 데이터를 종합해보면, 선거가 치러지는 해의 주택 시장은 다른 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따라서 선거 때문에 주택 구매나 판매 계획을 미룰 필요는 없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주택 시장은 매우 강력하고 견고한 비유동 자산 시장 중 하나로 자리매김해왔다. 물론 2008년 금융위기 같은 큰 사건이나 내전, 천재지변 등의 리스크가 있지만, 그동안 시장은 체질 개선을 이루었고, 이러한 불확실성에도 미국 부동산은 여전히 헤지(Hedge) 측면에서 강한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거주용 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다.     ▶문의: (424)359-9145 제이든 모 / EXP Realty부동산 가이드 주택시장 대선 대통령 선거 주택 시장 주택 판매

2024-09-25

[기고] 선택의 딜레마

대통령 선거가 석 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유권자는 양당 후보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선택의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출사표를 던진 지 1년 3개월 만에 자진해서 사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재선에 도전하고 싶었지만 대선 후보에서 하차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대통령 후보 첫 TV토론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인지능력과 건강 문제가 불거졌다. 이후 오바마 전 대통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핵심 그룹조차 사퇴 촉구에 가세했고 결국 물러 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현 부통령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이후 당내 유력 인사들의 지지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결정될 것은 기정사실화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 피습 사건 이후 오히려 지지층 결속에 나서는 모습이다.  민주당에서 누가 대통령 후보가 되더라도 승리를 확신하는 듯하다. 그러나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안보와 경제, 이민, 민생 문제 등에서 정책의 차이를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도 소수민족의 선택이 당락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인 사회가 대선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대선 결과가 이민자 사회와 대한민국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 광복 이후부터 미국과 한미안보 관계를 굳건히 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안보에 많은 기여를 했고, 경제발전에도 큰 몫을 담당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에 맞서 피로 맺은 혈맹인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창하는 ‘미국 우선주의’는 한국의 안보와 경제 문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염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22일 과거 트럼프 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허버트 맥매스터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김정은은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하는 대신 내가 핵무기 몇 개만 갖게 해 달라. 그러면 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핵 프로그램도 축소할 것”이라는 제안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것은 맥매스터의 즉흥적인 발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1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이어가겠다며 “나는 북한 김정은과 잘 지냈다.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북한이 핵을 보유한 상태로 한반도에 두 개의 나라를 고착화한 후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구상은 아닌지 두렵다.   이미 김정은은 예상이나 한 듯 지난해 말부터 밑그림을 그려왔다. 그러나 북한이 핵을 보유한 상태에서 두 개의 나라, 그것도 미군이 철수한 상태에서 공존한다는 것은 위험천만이다. J.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동맹국도 무임승차는 없다”고 밝힌 것도 의심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미군 주둔과 핵은 국가적 안보의 제일 큰 힘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제정책에서 주장하는 보편 관세 등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올해 상반기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수출국으로 올라선 상황에서 한국에 보편 관세 10%를 부과할 경우 대미 수출은 약 152억 달러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인 445억 달러의 대미 무역 흑자를 낸 상황인데 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필요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우방국들에 대한 압박은 거셀 것이 명확하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딜레마인 것이 분명하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기고 딜레마 선택 대통령 후보 민주당 대선 대통령 선거

2024-07-28

[사설] 혐오·극단주의 정치 사라져야

전직 대통령이자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총기 피격 사건으로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고, 11월 대통령 선거 판세도 출렁이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3일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인근에서 유세 도중 총격 피습을 당했다. 사라져야 할 정치 테러가 또 발생한 것이다. 다행히 트럼프는 총알이 귀를 스치는 가벼운 상처만 입었고, 토머스 매슈 크룩스라는 20세 범인은 현장에서 사살됐다.     이번 사건의 구체적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더구나 범인이 숨져 신속한 규명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숨진 크룩스가 평소 외톨이 성향의 인물로 알려져 수사 기관에서는 일단 단독 범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 정치인 테러 사건은 끊이지 않았다. 암살된 현직 대통령만 에이브러햄 링컨, 존 F. 케네디 등 4명에 이를 정도다. 또 로널드 레이건 등 현직 대통령의 암살 위기 모면 사례도 많다. 범인들은 일부 정신 이상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극단적 이념에 빠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인물들은 이성적 방법이 아니라 폭력적 수단을 통해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려는 특징을 보인다.       올해 11월 대통령 선거는 치열한 접전이 예견됐다. 2020년 맞붙었던 바이든과 트럼프의 재대결인 데다 지지율도 팽팽하기 때문이다. 역시나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자 양측은 원색적으로 상대방을 비난했다. ‘혐오의 정치’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였다. 선거전이 양극화, 극단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양측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번 사건이 트럼프 캠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당장 공화당은 사건 직후 열린 전당대회에서 단합을 강조하며 결집했다. 내달 열릴 민주당 전당대회 역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양측의 공방전은 더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에게는 ‘선거 승리’가 유일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극단적 지지자들로 인해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가 오히려 민주주의를 오염시키고 있다. 선동 대신 정책으로 표를 얻어야 한다.사설 극단주의 혐오 정치인 테러 정치 테러 대통령 선거

2024-07-17

“오늘 선거하면 백악관·의회 상하원 모두 공화당 천하”

공화당이 11월 열리는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고, 연방의회 상하원의 다수당까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의회매체 더힐과 선거분석업체 '디시즌 데스크 HQ'는 자체 예측 모델로 분석한 결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확률이 58%라고 밝혔다.   미국 대선 제도는 각 주에서 더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해당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전부(네브래스카와 메인주 제외) 가져가는 구조라서 대선 승패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지세가 비슷한 경합주에서 결정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6개 경합주 중 미시간을 제외하고 네바다, 애리조나, 조지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 5개 주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이 282명을, 바이든 대통령이 256명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됐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민주당에서 가져올 확률은 79%로 평가됐다. 특히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크게 앞서는 몬태나와 오하이오주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상원을 내줄 것이 확실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은 64%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 모델은 각 당의 등록 유권자 수, 인구통계, 과거 선거 결과, 선거자금, 여론조사 평균 등 200여개 데이터를 토대로 마련됐다. 다만 특정 시점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예측이라 선거일까지 남은 약 5개월간 변할 가능성은 있다.     스콘 트랜터 '디시즌 데스크 HQ' 데이터사이언티스트는 "만약 사람들이 오늘 당장 투표한다면 이런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더힐은 이번 예측 결과가 이미 불안해하는 민주당의 우려를 키울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동안 여러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바이든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은 바이든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승리에 기여한 주요 유권자층인 젊은이들과 유색 인종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권자들은 경제 상황과 이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에도 불만족을 표현하고 있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공화당 상하원 연방의회 상하원 대통령 선거 결과 선거자금

2024-05-29

선거 앞두고 AI 딥페이크 우려 확산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투표 시스템에 큰 영향을 끼칠 가짜 정보가 판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가짜 정보가 만연하면 민주주의의 근본인 선거 결과에도 끼칠 파급 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예비선거 기간 중 뉴햄프셔 주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유권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는 내용이 알려졌다. 하지만 이 전화는 바이든 대통령의 목소리를 생성해 자동으로 유권자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는데 내용이 투표에 참여하지 말라는 것이어서 충격을 줬다.   물론 이 메시지는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딥페이크 기술로 확인됐다.     이렇게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사진과 음성을 만들어내고 동영상까지 제작할 수 있을 정도가 되자 각 주 정부에서는 이에 적극 대비하고 있다.     애리조나 주에서는 선거 관리 위원들로 하여금 딥페이크를 구별할 수 있는 훈련을 받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리노이 주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유권자들에게 가짜 정보가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노력들이 나타나고 있다. 일리노이 주 선거관리위원회는 온라인 등에 퍼져 있는 선거 관련 허위 사실을 스크린 해서 진위 여부를 집중 파악하고 있다.   지난 예비선거에서 우편투표와 관련한 허위 사실을 정정한 것이 대표적이었다. 일부 주민들이 빨간색이나 초록색으로 우편투표 서명을 할 경우 자신들의 투표가 제대로 집계된다는 소문을 돌았다는 것이 선관위에 의해 파악됐다. 또 한 가정에서 두 명의 유권자가 다섯장의 우편투표 용지를 발송했던 것도 사례로 소개했다. 모두 허위 정보에 의해 잘못된 투표를 한 경우였다.     유권자들에게 가장 널리 퍼진 허위 사실 중 하나는 전자 투표 기기와 관련한 것이었다. 자신의 기표가 제대로 카운트 되지 않을 것을 우려한 유권자들이 아직도 종이 투표용지를 선호하는 이유기도 하다.     선관위는 투표 때마다 허위 정보가 유포되지 않도록 자체 웹사이트와 페이스북, X 등을 통해 홍보 활동을 하고 있지만 유권자 스스로가 허위 정보에 현혹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Nathan Park 기자선거 확산 예비선거 기간 대통령 선거 지난 예비선거

2024-05-21

[포커스] 초박빙 속 국제분쟁·트럼프 형사재판이 핵심 변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상 초유 형사재판이 열리고 있지만 공화당 후보로서의 입지를 흔들 정도는 아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크고 작은 변수는 생기기 마련이어서 현재까지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하차시킬 정도의 파괴력을 지닌 것은 없다.     하지만 본 선거까지는 6개월이 남았다. 대선 판도를 뒤흔들 상황이 발생하기에 아직 충분한 시간이다.     바이든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위기에 지도력을 발휘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트럼프는 형사재판 등으로 사법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지난주 남은 기간 대선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5가지 중점 사안에 대해 보도했다. 올해 초 더힐은 대선의 5가지 쟁점에 대해 보도했는데 이번 분석은 그동안의 상황변화 등을 반영한 내용이다.     ▶바이든·트럼프의 나이   캠페인 초기부터 두 후보의 고령을 이유로 유권자들의 새로운 후보를 뽑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양당 후보가 사실상 굳혀져 다른 후보를 선출하는 소리는 잠잠해졌다. 더욱이 11월 이전에 양당 후보 모두 또는 한 명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하는 일은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 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대한 미국민의 우려가 커지자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강조해 왔다.   두 후보 모두 심각한 건강상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이전의 젊은 대통령들에게도 급격한 건강상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어 두 사람에게 중대한 의료적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럴 경우 11월 대선은 이제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으로 바뀔 수 있다.   ▶국제적 분쟁의 확대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까지 발생한 상태에서 대통령 선거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국제적인 전쟁 상황에서 대선이 치러지는 것이다.     미군이 두 전쟁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정치적 영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원조 패키지가 통과되기 수개월 전부터 연방의회 공화당 의원들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재정지원을 승인하도록 요구해 왔다.     바이든은 2020년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동맹국과 중동국가 사이의 긴장을 더욱 악화시킨 중동전쟁으로 매우 어려운 정치적 상황을 맞고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대학 캠퍼스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재정지원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시위대는 친팔레스타인을 표방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 강도를 높여 바이든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 바이든 행정부는 중동지역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대 파견 등의 직접적인 개입은 자제해 왔다. 하지만 러시아가 나토 국가를 공격하거나 이란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더 깊이 관여하는 등 분쟁이 확산하면 직접적인 군사 개입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같이 상황이 악화할 경우 분쟁에 대한 미국민의 시각에 따라 바이든의 선거운동에 힘을 실어 줄 수도 있고 반대로 역풍을 몰고올 수도 있다.     ▶케네디 등 제3 후보 선전     이번 대퉁령 선거에 출마한 제3당 후보들은 대부분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민주와 공화 양당은 지지율이 10%를 상회하고 있는 무소속 후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에 대한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올해 출마하는 제3 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에 대처하기 위한 팀을 조직했다. 최근 트럼프는 케네디 후보에 관련해 ‘민주당의 식물, 진정한 후보는 아니다’라고 부르며 폄하했지만 이는 트럼프의 케네디에 관해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다.     케네디가 종종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기는 하지만 가을 대통령 후보 토론 무대에 서려면 지지율을 더 높여야 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30년 만에 처음으로 3명이 참여하는 대선 토론이 열리게 된다. 이 경우 바이든과 트럼프의 양자구도와는 달리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상황과 변수가 돌출될 수 있다.     케네디 외에도 코넬 웨스트가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있고, 질 스타인이 녹색당 후보로 다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현재 여론조사에서 1~2% 이하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들 중 한 명 또는 그 이상의 후보가 부상하면 선거의 판도는 바뀔 수 있다. 이 경우 제3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지극히 낮지만 바이든과 트럼프 중 어느 편의 표를 잠식하느냐에 따라 예측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경기 침체       경제는 대통령 선거의 주요 선거 이슈였다. 이번 대선도 마찬가지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올해 유권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경제이다.     실업률은 사상 최저 수준인 4% 미만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여론조사에 따르면 많은 미국인이 연방준비제도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2%를 비관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물론 지난해 올 초 물가지수는 크게 하락했지만 2%가 달성하기 힘든 목표인 것은 사실이다.     바이든은 낮은 실업률을 유지한 행정부의 성공을 강조하는 한편 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표시해 왔다. 즉 두 가지 사안에 대한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을 지속해온 것이다.     이런 입장은 경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동안에는 실행 가능한 전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경기 침체나 불황이 발생하면 바이든은 국민에게 그의 경제정책을 설득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다. 반면에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연준이 오랜만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면 대통령에게 큰 힘이 될 수도 있다.     ▶트럼프 유·무죄 판결    빠르면 수주 안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첫 형사재판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성인 영화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지급한 ‘입막음 돈’ 혐의에 대한 트럼프의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며 6~7월 전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트럼프의 이번 재판은 4건 중 선거일 전에 결과가 나오는 유일한 재판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무죄 판결을 받으면 트럼프는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재판 승리는 트럼프의 주장대로 정치적 동기에 의해 재판이 시작된 것임을 입증하게 된다. 반면 트럼프가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 되겠지만 그 영향은 불분명하다.     유죄 판결이 트럼프에게 타격을 줄 것인지에 대한 여론조사는 엇갈리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가 ‘입막음 돈’ 혐의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며, 같은 비율의 응답자가 트럼프가 심각한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으면 트럼프 지지를 다시 생각해 볼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들이 압도적으로 바이든에게 투표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바이든과 트럼프는 지지율에서 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작은 변수도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올해 대선은 바람 한 점이 거목을 쓰러뜨릴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포커스 형사재판 국제분쟁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대통령 선거

2024-05-13

‘트럼프 떠나는 여심’ 낙태권 논란·성추문 재판 ‘악재’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재대결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여성 지지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28일 보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여성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2020년 대선 때보다 하락했다.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4%의 여성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대선 때 39%보다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퀴니피액대가 올해 1월 등록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여성 응답자의 58%는 바이든 대통령을, 36%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여성 지지율은 같은 기관의 지난해 12월 조사 때의 41%보다 더 하락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컬리지의 이달 여론조사에서도 여성 응답자의 53%는 바이든 대통령을, 37%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16%포인트의 격차를 드러냈다.   이 같은 성별 격차는 미 정치계서 점차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뉴스위크의 단독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다다. 남성은 점점 보수화하고, 여성은 진보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 사람의 대결이 초접전을 벌이는 상황 속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여성 지지율 하락은 대선 패배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 전문가들도 낙태권 논쟁이나 성 추문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이 대선일 표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마크 섀너핸 영국 서리대 부교수는 “낙태권은 이번 대선 캠페인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며, 11월 대선일까지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는 공격적이고 마초적이며 다소 투덜거리는 스타일이어서 여성 유권자를 멀어지게 한다”고 했다.   섀너핸 부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 추문 관련 재판 역시 여성층 지지 하락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으로부터 자신이 28년 전 저지른 성추행 피해자인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에게 명예훼손 위자료 8330만 달러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번 주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이 본격 시작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승리한 2016년 대선 직전 전직 성인영화 배우와의 과거 성 추문이 폭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돈을 지급하고 그 비용과 관련된 회사 장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강민혜 기자트럼프 성추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 대통령 선거

2024-04-29

[아메리카 편지] 나발니와 소크라테스

러시아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두고 푸틴 정권의 반정부 리더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2월 16일 갑작스럽게 옥사했다. 지난 20년 동안 반정부 활동을 했던 나발니는 시장 및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 할 때마다 체포되거나 출마 자격을 박탈당했고, 결국 2020년 8월 모스크바행 비행기 안에서 독살될 뻔했다. 당시 베를린의 병원으로 이송됐던 나발니는 체포 및 암살 등의 위험을 뻔히 예상하면서도 치료를 마치자마자 제 발로 귀국했다. 자신은 서유럽에서 편히 살면서 러시아 국민에게 푸틴 정권에 대항해 싸우라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 역시 정치적인 이유로 고소돼 “청년을 부패시키고 하느님을 믿지 않는 자”라는 죄명으로 사형을 언도받았다. 그가 도주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악법도 법이다”는 신조로 사약을 받아들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비롯해 기원전 5세기 말의 격동기를 거친 아테네는 친스파르타의 과두제인 30인 정권하에 있었다. 이들은 공포정치를 통해 대립 세력을 숙청했다. 1년 만에 민주정권이 복귀되면서 30인 정권에 관여한 이들 중 소크라테스의 제자들이 있었다는 사실도 문제시됐다.   소크라테스는 “소크라테스보다 더 지혜로운 자는 아무도 없다”는 델포이 신전의 신탁이 잘못됐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당시 지혜롭다고 명성을 얻은 모든 사람과 공개토론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지배층의 미움을 샀다. 소크라테스는 ‘무지의 자각’을 통해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세상의 현인들은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을 몰랐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근원적 물음이다. 나발니나, 소크라테스나 자기가 소속한 체제에 대한 근원적 물음을 던졌다. 우리의 정치도 이러한 물음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아메리카 편지 소크라테스 러시아 대통령 대통령 선거 아테네 지배층

2024-03-07

[뉴스 포커스] 대선을 재미있게 관전하는 방법

“미국에도 이렇게 인물이 없나.”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은 한 지인이 푸념하듯 한 말이다. 그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고민이라고 했다. 누구에게 표를 줄 것인가가 아니라 투표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한다는 것이었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그는 어느 정당에도 속하지 않은 무당파다. ‘최선’이 없으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그마저도 없단다.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올해 대선은 ‘리턴매치’로 치러지게 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이다. 첫 대결이었던 2020년 선거에서는 바이든이 이겼으니 트럼프로서는 설욕전인 셈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리턴매치’의 흥행은 출전 선수들의 인기에 비례한다. 과거의 명성만으로는 흥행에 성공하기 어렵다. 그런데 올해 대선 리턴매치 출전 선수들의 인기가 별로다. ‘538’이라는 여론조사 사이트에 따르면 두 후보 모두 비호감 비율이 더 높다.  뻣뻣한 걸음걸이에 잇단말 실수, ‘기억력은 나쁘지만 악의없은 노인’이라는 조롱에 가까운 말까지 듣는 81세 현직 대통령과 4가지 사건으로 기소됐고 민사 소송까지 쉴새 없이 법원을 들락거려야 하는 77세 전직 대통령의 대결. 누가 이기든 4년간 미국이라는 나라를 잘 이끌 수 있을까? 냉소적인 유권자들이 갖는 의문이다.     2022년 중간선거 직후 ‘바이든-트럼프 재대결 성사될까’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었다. 바이든, 트럼프 모두 출마를 공식화하기 전이다. 선거가 2년 이상 남은 상황에서 이런 예상을 했던 것은 양당 모두에서 차기 인물군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2년의 세월이 흐르고 예상은 현실이 됐다. 별 저항 없이 두 사람 모두 손쉽게 본선 무대에 올랐다.      선거란 참 모를 일이다. 2년 전 중간선거도 그랬다. 선거 전에는 공화당의 압승이 예상됐다. 중간선거는 야당의 시간인 데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도 워낙 낮았기 때문이다. 공화당이 연방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공화당은 하원 다수당 탈환에 만족해야 했다. 그때 공화당 일부에서 나온 것이 트럼프 책임론이었다. 검증되지 않은 후보들이 ‘트럼프의 지지’만 등에 없고 나섰다 실패한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었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쉽게 ‘대선 후보’ 타이틀을 따냈다. 전직 대통령이 다시 대선에 나서는 것은 그야말로 희귀한 일이다. 1912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이후 112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사실 한번 대선 후보로 나왔던 인물이 재도전하는 경우도 드물다.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 쟁쟁한 후보군이 새로 부상하고, 그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이 정계의 관례처럼 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치인 배출 구조는 상당히 합리적이다. 기초부터 다져 올라가는 게 일반적이다. 시, 카운티 등 로컬 정부 단위의 선출직으로 출발해 주, 연방으로 범위를 넓혀 간다. 많은 정치인이 주민들과의 접촉면이 넓고 즉흥 연설에 능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다른 길을 걸었다. 부동산 사업가에서 곧장 대통령이 된 인물이다. 그가 대선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생각한 것도 이런 사업가적 기질이 작용한 게 아닌가 싶다. 그는 정치 문화보다는 비즈니스 환경에 더 익숙하다. 그러다 보니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한다.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면 굳이 정치 문화를 따를 이유도, 정치적 경쟁자를 배려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반면, 바이든은 카운티 의원에서 시작해 연방상원의원, 부통령 등을 거쳐 대통령까지 올랐다. ‘엘리트 정치인 코스’를 밟아온 셈이다.      올해 대선에 관심이 없다면 ‘정치인 vs 사업가’ 구도로 후보의 공약을 분석해 보는 것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방법 아닐까 싶다.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 포커스 대선 관전 대선 후보 대통령 선거 트럼프 재대결

2024-03-07

[아메리카 편지] 나발니와 소크라테스

러시아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두고 푸틴 정권의 반정부 리더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2월 16일 갑작스럽게 옥사했다. 지난 20년 동안 반정부 활동을 했던 나발니는 시장 및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 할 때마다 체포되거나 출마 자격을 박탈당했고, 결국 2020년 8월 모스크바행 비행기 안에서 독살될 뻔했다. 당시 베를린의 병원으로 이송됐던 나발니는 체포 및 암살 등의 위험을 뻔히 예상하면서도 치료를 마치자마자 제 발로 귀국했다. 자신은 서유럽에서 편히 살면서 러시아 국민에게 푸틴 정권에 대항해 싸우라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 역시 정치적인 이유로 고소돼 “청년을 부패시키고 하느님을 믿지 않는 자”라는 죄명으로 사형을 언도받았다. 그가 도주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악법도 법이다”는 신조로 사약을 받아들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비롯해 기원전 5세기 말의 격동기를 거친 아테네는 친스파르타의 과두제인 30인 정권하에 있었다. 이들은 공포정치를 통해 대립 세력을 숙청했다. 1년 만에 민주정권이 복귀되면서 30인 정권에 관여한 이들 중 소크라테스의 제자들이 있었다는 사실도 문제시됐다.   소크라테스는 “소크라테스보다 더 지혜로운 자는 아무도 없다”는 델포이 신전의 신탁이 잘못됐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당시 지혜롭다고 명성을 얻은 모든 사람과 공개토론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지배층의 미움을 샀다. 소크라테스는 ‘무지의 자각’을 통해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세상의 현인들은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을 몰랐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근원적 물음이다. 나발니나, 소크라테스나 자기가 소속한 체제에 대한 근원적 물음을 던졌다. 우리의 정치도 이러한 물음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아메리카 편지 소크라테스 러시아 대통령 대통령 선거 아테네 지배층

2024-03-05

다가온 선거…이런 후보에 '소중한 한표' 를

올해는 선거의 해입니다. 특히 연방의회와 주정부, 각급 지역정부 단위 선거와 함께 대통령 선거도 치러져 관심이 높습니다.   미주중앙일보는 이번 선거에서도 공식 지지 후보를 선정, 발표합니다. 한인 사회의 권익 신장과 한인 유권자들의 소중한 한 표 행사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공식 지지 후보는 본지 후보평가위원회의의 검토를 통해 결정했습니다.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후보들의 공약과 인터뷰 내용 등을 꼼꼼히 평가했습니다.   우선 오늘부터 11월 본선거에 앞서 3월5일 치러지는 가주 예비선거의 공식 지지 후보들을 소개합니다. 선정된 후보들은 알찬 공약과 미래에 대한 비전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아울러 11월의 본선 진출 가능성 또한  높은 후보들입니다.     유능한 지역 일꾼을 뽑는 일에 독자와 유권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LA 시의원 재선에 도전하는 존 이(사진) 의원은 지역 정계에서 한인 사회의 위상을 높여줄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의원은 20여 년 동안 보좌관 업무 등을 통해 정치적 감각을 익혔으며 2019년 보궐선거를 통해 한인으로는 두 번째로 LA 시의회에 입성했다. 그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사상 첫 재선 임기를 맞는 한인 시의원으로 한인 이민 역사에 남게 된다. 이 의원은  줄곧 시민의 안전을 위해 경찰력 강화를 주장해왔다. 또한 지역구 내 스몰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구호 자금(Relief Fund) 조성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또 시의회 내 유일의 무소속 의원으로 항상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한편, 특정 계층만을 위한 일방적인 내용의 조례안에는 과감하게 반대 목소리를 내온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시의회 내 공공안전위원회 부위원장으로도 활동해온 이 의원은 이번 선거 공약으로 역시 시민 안전 강화와 홈리스 감소, 지역 스몰비즈니스 활성화 정책 마련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 문제는 LA시가 직면한 최대 현안들이기도 하다.  본지가 이 시의원을 공식 지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시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조합원 규모가 9만5000여 명에 달하는 SEIU 로컬721, LA시 소방관노조 로컬112의 지지를 받고 있을 뿐 아니라 폴 크레코리언 등 동료 의원 6명의 지지도 받고 있다. 그만큼 활발한 의정활동과 커뮤니티 밀착형 정책으로 폭넓은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시의원은 2020년 3월 치러진 예비선거에서는 50.61%(3만3007표)의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후보 선거 대통령 선거 한인 시의원 이번 선거

2024-02-20

[발언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에 사는 사람치고 이 말을 싫어할 사람은 없다. 특히 조국을 뒤로하고 삶의 둥지를 미국으로 옮긴 이민자들에게 이 구호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해 주는 매력적인 구호다.       이는 올해 치러지는 미국 46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의 구호다. 그는 44대 대선 때 처음으로 이 구호를 사용해 당선됐다. 이후 재선에 도전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했다.   그의 임기 4년 동안 미국은 ‘다시 위대하게’ 되었나?  국내에선 분열이 조장됐고, 국제적으로는 국가 위신이 추락한 어두운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퇴임 후에도 온갖 법적 문제로 법정을 들락거리고 있다.  이런 그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대선에 나섰다.     목표는 중요하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방법이다. 목표는 좋지만, 어떤 방법으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것인가? 미국은 지금도 어떤 나라보다 위대하다고 볼 수 있다. 위대하게 되기 위해서는 과거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었던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한 국가를 위대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국토의 크기와 위치, 자원이고, 또 하나는 건국 정신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역사를 보면 국토의 크기나 자원보다는 국가에 뿌리를 내린 건국 정신이 그 나라의 흥망성쇠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의 건국 정신은 자유를 신봉하고 타락과 부패를 멀리하는 청교도 정신, 개방과 포용, 그리고 민주적 절차로 만들어진 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봉사 정신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미국의 건국 정신이 유감없이 발휘되었을 때 미국은 위대한 국가로서 인정받으며 세계의 리더 국가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44대 대통령 재임 시절, 미국의 건국 정신 실현 노력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본인 이익을 위한 허위 주장들로 신의를 저버렸고 개방과 포용 대신 폐쇄와 배척으로 국제적 고립을 불러왔다. 국내적으로도 이해 집단 간 분열이 심화했으며, 그는 민주적이기보다는 권위적인 리더십을 행사했다. 또 대통령 선거 결과에 불복함으로써 의사당 폭도 난입 사태를 불러왔다는 책임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트럼프는 퇴임 후 여러 민형사상 문제에 휘말리며 구치소에서 머그샷까지 찍는 불명예도 경험했다.     결국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트럼프의 구호는 말뿐이었다.   갑진년인 올해는 세계 76개국에서 전국 규모의 선거가 치러지는 소위 ‘슈퍼 정치의 해’라고 한다. 유능한 정치인을 선택하기 위해 전 세계 유권자 40억 명이 귀중한 한표를 행사하는 해다.     훌륭한 정치인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말’ 보다 그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유권자들이 말보다는 마음이 훌륭한 정치인을 선택해 올해가 세계 평화와 번영의 원년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권영무 / 샌디에이고 에이스 대표발언대 미국 건국 정신 대통령 선거 청교도 정신

2024-02-11

[FOCUS} ‘노 레이블스’ 독자후보 추진, 바이든 캠프 비상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정계가 초유의 하원의장 축출 사태 등 극단적 진영 대립으로 인한 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2024년 11월 5일 치러질 선거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의 리턴매치가 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중도주의를 표방하는 정치단체인 ‘노 레이블스’가 내년 선거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음을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의 리포트로 알아본다.   제3후보, 바이든 패자로 만들 가능성   2008년 11월 4일 제44대 대통령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가 승리했다. 흑인 대통령 탄생이란 사상 초유의 상황에 당황한 미국의 우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대중이 스스로 결성한 우파 시민정치조직인 티파티(Tea Party)가 출현했다. 2010년 오바마 대통령 임기 중의 첫 중간선거에서 티파티는 자신들의 영향력으로 60여명의 하원의원을 당선시켰다. 티파티 의원들의 목표는 흑인 대통령 오바마 행정부가 어떠한 정치적 성과도 내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공화당 내 우파 의원들의 강한 목소리는 민주당의 중심을 왼쪽으로 이동시키는 ‘좌클릭’ 작용을 했다. 공화, 민주 양당의 중도파 의원들이 급격하게 감소되어 연방의회에 당파적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공화당의 가파른 우경화를 염려하는 자본가들의 분위기를 눈치챈 민주당의 중도우파계 활동가들은 중도주의(Centrism)와 양당주의 슬로건 아래 모였다. 정치자금 운영의 귀재로 소문난 낸시 제이콥슨이 앞장서 중도주의와 양당주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시민정치조직 ‘노 레이블스(No Labels)’를 설립했다. 노 레이블스는 자금을 모아서 선거에 직접 개입하는 것이 허용되는 초당적 비영리 시민단체다.     노 레이블스를 만든 제이콥슨은 오랫동안 민주당 내 모금책으로 큰 성과를 낸 정치활동가로, 1984년 민주당 대선경선에서의 게리 하트 캠페인을 이끌었고 1991년엔 빌 클린턴의 캠프에서 선거자금을 모으고 운영한 책임자였다. 클린턴 재임 동안 민주당의 재정을 총 관리하면서 민주당의 중심을 진보적인 북동부에서 남부지역 중도계 쪽으로 이동시켰고, 클린턴 계보인 민주지도자회의(DLC:Democratic Leadership Council)를 조직한 핵심이기도 하다.     노 레이블스는 돈의 중심인 뉴욕 맨해튼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조직의 취지에 동의하는 기업가들을 동원해 정치자금을 만들고 양당주의와 중도주의에 동의하는 후보를 지원해 하원에 입성시키는 일에 집중했다. 그 결과 2012년 선거에서 10여명을, 2016년 선거에서는 20여명의 후보를 당선시켰다. 노 레이블스는 공화당에 가까운 민주당 의원과, 민주당에 가까운 공화당 의원을 보완해 하원 내에 초당적 그룹인 문제해결위원회(PSC·Problem Solvers Caucus)를 하원 내에 조직했다. 2017년 출범한 PSC는 양극화 현상이 극심해진 지금의 정치 현실에서 그나마 의회가 돌아가도록 양당의 접점을 만들고 있다. PSC는 민주·공화 30명씩 60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민주·공화 각 한 명씩의 공동의장제로 운영한다. 현재 민주당 공동의장은 뉴저지 출신의 조시 고트하이머 의원이고 공화당 공동의장은 펜실베니아 출신의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의원이다. 한인 재선 의원인 영 김 의원도 이 위원회 소속이다.   수퍼화요일 이후 후보 내기로   1년 앞으로 다가온 2024년 대선에서 노 레이블스는 독자 후보를 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선에서 제3의 후보는 종종 있었다. 1992년 아버지 부시 대통령과 클린턴 후보가 경쟁했을 때 로스 페로가 제3의 후보로 등장했다. 그는 예상을 깨고 전국적으로 2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시 주로 공화당 지지층이 로스 페로 쪽으로 이탈한 것이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재선 실패 원인이었다. 2000년 선거에서도 제3 후보가 승패에 영향을 끼쳤다. 공화당 후보는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 민주당 후보는 고어 부통령이었고 제3 후보는 환경운동가인 랠프 네이더였다. 네이더가 300만 표 이상을 획득해 민주당 표를 끌어간 것이 고어가 근소한 차이로 패한 원인으로 꼽혔다. 매번 대통령선거 때마다 제3 후보의 등장이 비상한 주목을 받는 것은 이런 사례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6일 워싱턴 DC의 노 레이블스 사무실에 40여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보좌관을 비롯해 전직 상·하원 의원, 이제 막 출범한 바이든 대통령 재선 전략팀원들, 그리고 민주당의 최고 캠페인 전략가들이 참여했다. 민주당 계열의 인사들뿐만 아니라 2020년 선거전에서 반트럼프 운동을 추진한 공화당 내 링컨 프로젝트(Lincoln Project) 대표, 네오콘의 거두로 위클리 스탠더드 발행인을 역임한 빌 크리스톨의 모습도 보였다. 이들의 관심은 노 레이블스가 제3의 대통령 후보를 내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보좌관들과 민주당 전략가들은 2024년 대선전이 트럼프와 바이든의 리턴매치가 될 경우 제3의 후보가 바이든을 패자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2024년 대선이 다가오면서 유권자들에게 점점 더 바이든의 나이가 심각하게 소환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저명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는 지난 9월 12일자 워싱턴포스트에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에 다시 출마해서는 안 된다”라고 썼다. 그 첫 번째 이유가 그의 나이다. 이그나티우스의 주장은 간곡하고도 강력하다. 새로운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7%가 바이든이 4년 더 임기를 추구하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답했다. 민주당원으로만 좁혀도 69%가 같은 답을 했다.     바이든은 대통령직 수행에 적합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는 백악관의 반복적인 발표가 있어도 여론은 부정적이다. 바이든-해리스 팀에 관한 부정적인 여론이 수면위로 확산되자제3후보를 내겠다는 노 레이블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노 레이블스는 내년 3월 5일 수퍼화요일 이후에 후보를 낸다는 입장이지만, 이들의 확고한 친기업적 입장으로 인해 벌써부터 대선자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는 소문이다. 바이든 캠프에 비상이 걸렸다. 노 레이블스가 선거판의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동석 /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독자후보 레이 민주당 대선경선 대통령 선거 오랫동안 민주당

2023-11-05

[워싱턴 읽기] 2024년 대통령 선거에 ’또 트럼프‘인 이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의 대통령 선거는 누가 봐도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해 보였다. 비대면 선거운동만 가능해 트럼프는 현직 프리미엄을 활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투표 방식도 우편투표였다. 당연히 투표율 상승이 예상됐고 이는 민주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전통적으로 공화당 유권자는 민주당보다 숫자는 적지만 투표 참여율이 높고, 민주당 유권자는 참여율이 낮은 편이다. 그래서 선거마다 민주당의 캠페인 목표는 투표율을 높이는 일이다.     팬더믹 상황에서의 우편투표는 등록된 유권자에게 투표용지를 우편으로 보내고 우편으로 수거하는 방식이었다. 트럼프가 주장하고 있는 부정선거란 바로 그 우편행정 과정에서 조작이 있었다는 것이다.     보통 대통령선거 투표율은 50% 중반이 평균치인데 2020년 대선은 67%를 기록했다. 역사상 최고의 투표율이다. 일부 전문가들이 우편투표가 아니었으면 조 바이든이 이길 수 없었던 선거라고 말하는 이유다.       트럼프의 재선 캠페인 전략은 지지층 결집을 통한 바람몰이였다. 국정운영의 성과를 평가받는 방식은 자신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본인이 잘 알고 있었다. ‘내편과 네편’으로 나누기만 하면 신기할 정도로 각종 SNS가 자동으로 범보수주의 우파를 공화당으로 결집했다.     트럼프는 재임 중 3명의 대법관을 보수주의자로 임명했다. 숫자상으로 다수이고 투표율과 결집력이 가장 높은 기독교 우파들이 트럼프의 대법관 구성에 열광했다. 그들의 반세기에 걸친 목표였던 연방대법원의 보수 우위 시대를 트럼프가 만들어냈다.     세계적인 전도자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아들인 프랭크 그레이엄 목사는 재선에 나선 트럼프 지지 집회를 이어갔으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트럼프에게 하늘의 축복을 빌기도 했다.  남부 침례교단은 트럼프를 위한 기도회를 추진하고 모금 운동을 펼쳤다. 미국 기독교연맹 회장인 랠프 리드는 트럼프의 재선만이 기독교 가치를 지킬 수 있다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집권 4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바닥을 면치 못했지만 지지층은 결집이 되었다.     2020년 10월2일,  선거를 코앞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선거운동에 비상이 걸렸다. 주치의의 의견을 무시한 채 트럼프는 격리 치료를 받던 군 병원에서 거의 탈출하다시피 했지만 가장 중요한 선거운동 기간의 열흘을 잃어버렸다. 이때의 열흘이라는 시간은 그 이전의 열달과 맞먹기 때문에 트럼프 캠프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당시 트럼프 캠프는 5개의 경합주(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 )를 직접 순회하면 우편투표 방식이라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트럼프는 병원서 뛰쳐나오자마자 이들 5개 경합주 가운데 플로리다를 집중적으로 방문해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반면 펜실베이니아는 1.1%p, 조지아는 0.7%p, 위스콘신은 0.6%p, 애리조나는 0.4p% 차이로 졌다.)     트럼프 지지층의 결집은 성공적으로 평가되었다.  트럼프는 선거에서 패했지만 2016년도에 비해서 1000만표 이상 더 얻었다. 공화당 대선후보로는 역사상 최다득표였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병원 신세를 지게 되자 워싱턴DC에서 범 보수주의 세력의 비상 회의가 소집됐다. 이때 국가정책위원회(CNP)라는 단체가 나섰다. 국가정책위원회는 미국 보수주의 거물들의 모임이라는 정도만 알려졌지 회원이나 운영 방식은 철저한 비밀이었다. 일부 언론에 미국 보수주의 및 공화당 활동가를 위한 전국적 우산조직이라는 정도만 소개될 정도였다.  최근에야 일부 유출된 회원 명단을 통해 억만장자들과 유명 공화당계 정치인들, 보수우파 기독교 지도자들, 보수주의 미디어 그룹 소유주들, 퇴역 장성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트럼프 재선에 빨간불이 들어오자 이들이 황급하게 움직였지만 조기투표, 사전투표, 우편투표 덕분에 2020년 선거는 결국 조 바이든이 당선되었다.     2009년 첫 흑인 대통령 탄생에 자극을 받은 우파들은 점점 더 결집하여 범 보수주의 정치연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2010년 ‘티파티’라는 우파들의 사회운동이 일어났고, 그들이 정치권에 진입해 반 지성적인 우파 이념으로 보수주의 공화당을 접수했다. 그들은 마침내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들었고 그 기세를 몰아서 2024년 다시 백악관을 향해서 돌진하고 있다.     최근에도 국가정책위원회가 노골적으로 움직인다는 뉴스가 간간이 나온다. 본격적인 선거전으로 돌입하면서 신경이 곤두서는 이유는 ‘또 트럼프’를 용인하는 미국의 사회·정치적 변화의 흐름이 소수계인 우리에겐 거의 공포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김동석 / 한인유권자연대 대표워싱턴 읽기 대통령 트럼프 보통 대통령선거 대통령 선거 범보수주의 우파

2023-07-11

[이 아침에] ‘쉬어감이 어떠리’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일도 창해하면 다시오기 어려우니/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감이 어떠리.’   조선 중기 명기였던 황진이의 유명한 시조다. 시조에 쓰인 ‘명월’ 은 황진이 자신의 기명(妓名)이다. 당시 출세가도를 달리는 선비였던 벽계수에게 출세를 위해 귀한 청춘을 다 보내지 말고,  인생을 즐기면서 살아가라는 충고를 담은 내용이다.     벽계수, 즉 ‘흐르는 푸른물’ 이 서둘러 바다에 도달하면, 다시는 아름다운 산속의 벽계수로 되돌아 올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번 지나간 청춘은 영원히 되찾을 수 없다. 그러니 잠간 시간을 내어서 산속에 가득찬 보름달 (명월)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면서 천천히 흐르는 물처럼, 여유를 즐기라는 권고를 담은 것이다. 시조를 통해서 한번 사귀어 보자는 황진이의 유혹에, 벽계수가 호응을 해서 둘이 만났는지는 알 수 없다.   요즘 뉴스를 보면 이 시조에 담긴 충고를 귀담아들어야 할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출세에만 온 정신이 빠져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내년에 선거를 앞두고 있어 더욱 그런 것 같다. 벌써 언론에는 대통령 선거에 누가 나서고 연방 상·하원과 각 주의 지방선거에 누가 출마하고, 누구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매일 보도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대통령 선거가 내년으로 다가온 것이다. 정말 세월은 정신 없이 흐르는 물처럼  ‘수이 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내년 대통령 선거에 이미 후보로 나선 사람들이 있고, 곧 출마 발표를 할 인사들도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대통령은 세계적으로도 막강한 파워를 쥐고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국내외에서 해결이 쉽지 않은 골치 아픈 이슈들이 계속 생기고, 정적들로 부터는 끊임없는 비판과 공격을 받게 되니 아마도 마음 편한 날이 많지 않을 지도 모른다.     대통령 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높은 지위의 인사들에게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감이 어떠리’ 라는 황진이의 시조를 알려주고 싶다. 시조에 나온 ‘명월’을 재주와 미모가 뛰어난 여인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그저  문자 그대로 초저녁 뒷동산에 둥실 떠오른 둥근달을 보면서, 잠시나마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느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권고일 수 있다.     하지만 마음의 평화가 필요한 사람들은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만은 아닐 것이다. 과거에도 현재도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나 서민들이나 삶은 도전과 시련의 연속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동산에 둥실 떠 오른 둥근달의 아름다움은,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행복의 선물이다. 황진이의 시조처럼 얼키고 설킨 어려운 문제들과, 매일의 삶에서 부딪히는 골치아픈 문제들은 잠시 접어두고, 둥근달의 아름다움을 보고 잠시라도 마음의 평화와 잔잔한 기쁨을 얻는 것은 어떨까. 김순진 ./ 교육학 박사이 아침에 대통령 선거 내년 대통령 대통령 취임

2023-05-18

[이 아침에] ‘쉬어감이 어떠리’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일도 창해하면 다시오기 어려우니/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감이 어떠리.’    조선 중기 명기였던 황진이의 유명한 시조다. 시조에 쓰인 ‘명월’ 은 황진이 자신의 기명(妓名)이다. 당시 출세가도를 달리는 선비였던 벽계수에게 출세를 위해 귀한 청춘을 다 보내지 말고,  인생을 즐기면서 살아가라는 충고를 담은 내용이다.     벽계수, 즉 ‘흐르는 푸른물’ 이 서둘러 바다에 도달하면, 다시는 아름다운 산속의 벽계수로 되돌아 올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번 지나간 청춘은 영원히 되찾을 수 없다. 그러니 잠간 시간을 내어서 산속에 가득찬 보름달 (명월)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면서 천천히 흐르는 물처럼, 여유를 즐기라는 권고를 담은 것이다. 시조를 통해서 한번 사귀어 보자는 황진이의 유혹에, 벽계수가 호응을 해서 둘이 만났는지는 알 수 없다.   요즘 뉴스를 보면 이 시조에 담긴 충고를 귀담아들어야 할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출세에만 온 정신이 빠져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내년에 선거를 앞두고 있어 더욱 그런 것 같다. 벌써 언론에는 대통령 선거에 누가 나서고 연방 상·하원과 각 주의 지방선거에 누가 출마하고, 누구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매일 보도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대통령 선거가 내년으로 다가온 것이다. 정말 세월은 정신 없이 흐르는 물처럼  ‘수이 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내년 대통령 선거에 이미 후보로 나선 사람들이 있고, 곧 출마 발표를 할 인사들도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대통령은 세계적으로도 막강한 파워를 쥐고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국내외에서 해결이 쉽지 않은 골치 아픈 이슈들이 계속 생기고, 정적들로 부터는 끊임없는 비판과 공격을 받게 되니 아마도 마음 편한 날이 많지 않을 지도 모른다.     대통령 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높은 지위의 인사들에게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감이 어떠리’ 라는 황진이의 시조를 알려주고 싶다. 시조에 나온 ‘명월’을 재주와 미모가 뛰어난 여인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그저  문자 그대로 초저녁 뒷동산에 둥실 떠오른 둥근달을 보면서, 잠시나마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느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권고일 수 있다.     하지만 마음의 평화가 필요한 사람들은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만은 아닐 것이다. 과거에도 현재도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나 서민들이나 삶은 도전과 시련의 연속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동산에 둥실 떠 오른 둥근달의 아름다움은,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행복의 선물이다. 황진이의 시조처럼 얼키고 설킨 어려운 문제들과, 매일의 삶에서 부딪히는 골치아픈 문제들은 잠시 접어두고, 둥근달의 아름다움을 보고 잠시라도 마음의 평화와 잔잔한 기쁨을 얻는 것은 어떨까     김순진 / 교육학 박사이 아침에 대통령 선거 내년 대통령 대통령 취임

2023-05-09

[위성턴 읽기] 윤 대통령 의회연설에 바라는 기대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돌풍을 일으킨 바락 오바마에게 필자도 열광했었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상징성에 꽂힌 것도 있지만 그의 친근감 있으면서도 엄숙한 리더십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더구나 그의 지적 역량이 바탕이 된 관대함을 가까이서 본 필자는 그를 따라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최대한 그의 가까이 갔다.     아이오와주 경선이 막 끝난 그해 2월 한국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했다. 필자는 오바마 후보(당시는 연방상원의원)에게 한국의 새 대통령 취임 축하 전문을 요청했다. 당시 필자는 미주 한인들의 정치력을 결집하는 일에 애를 쓸 때였고, 이를 위해 유대계 커뮤니티의 정치력 신장 방법을 열심히 배우던 시기였다.     오바마 캠프에 의견을 냈다. 그리고 ‘미국 내 200만 명 이상의 한국계 미국인들(Korean American), 그리고 한국에 있는 10여만 명의 미국 시민권자들 때문에 한국은 미국에 대단히 중요한 나라’ 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만들어 전달했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미국의 국익에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나라’라는 과거의 그것과는 내용적으로 차원이 다른 메시지였다.     한국과의 관계는 미국의 국익과 관계없이 손해를 보더라도 많은 미국 시민의 생명과 관계된다는 논리로의 전환이었다. 만약 미국이 국익에만 주목한다면 중동에서 이스라엘을 택하지 않고 산유국인 아랍권 국가들을 택했을 것이다. (미국 내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을 미국 국익과 연계하지 않고 미국 시민의 가족이 거주하는 국가라고 규정하고 강조한다)  미국 내 한인들은 민족의 성원으로서 그 자체가 막중한 실존적 가치를 갖고 있는 셈이다.     중국의 급성장으로 세계 정치 무대에서 미국의 주도권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지구촌은 여전히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음을 부인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인간의 문명이 막 바뀌는 때에 또 다른 힘의 논리에 의해서 국제질서가 재편되고 있는 지금도 역시 열쇠는 미국이 쥐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등장하고부터 워싱턴DC에서는 미국과 특별한 관계를 맺으려는 국가 간의 경쟁이 매우 뜨겁다. 워싱턴DC 현장에선 그것이 더 잘 보인다.     다른 국가 정부들이 미국 정치권에 어프로치 하는 방식도 다양하게 바뀌고 있다. 과거와는 다른 낯 설은 방식으로, 그리고 매우 과감해졌다.     과거나 지금이나 세계 각국 정상들이 워싱턴DC를 방문하면 꼭 하고 싶어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의 연설이다. 연방의회 지도부는 세계적으로 훌륭한 지도자가 워싱턴DC를 방문하면 의사당으로 초청해 연설을 듣는다. 이는 여당과 야당이 합의해야 성가 가능한 일이다.     다음 주에 있을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도 상·하원 합동회의에서의 연설이 확정되면서 말 그대로 완벽한 국빈방문이 됐다.     윤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성사에는 캘리포니아주 출신 영 김 연방하원 의원의 역할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태평양 소위원회 위원장인 영 김 의원의 노력 없이는 가능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이 야당(아미 베라 인도·태평양 소위원회 간사)을 설득했고, 마이클 맥콜 하원외교위원장이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움직였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지난 4월6일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와 찰스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 등 4명이 공동 서명한 초청장을 주미 한국대사관에 전달했다.     한국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은 이번이 7번 째다. 필자는 2011년 이명박 대통령, 그리고 2013년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서 거의 10년 만에 또 한국 대통령의 연설을 의사당에서 직접 듣게 되었다.       이제 관심은 윤 대통령의 연설 내용에 쏠려있다. 윤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서 여야 의원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려면 미국에서 살아가는 250만 명이 넘는 미주 한인들의 노고를 언급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미국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한인들이 자랑스럽습니다. 특별히 미군으로 세계 각지의 전쟁에 참전했다 전사한 한국계 미군들의 고귀한 희생과 유가족들에게 최고의 경의를 표합니다” 라는 말로 연설을 시작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바람일까. 김동석 / 한인유권자연대 대표위성턴 읽기 의회연설 대통령 대통령 취임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 선거

2023-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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