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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마지막 100km, 나를 내려놓는 걸음

야고보 사도의 발자취를 걸어보는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는 순례자의 길로 알려져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한번쯤 걸어보고 싶은 곳이다.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 콤포스텔라(Compostela) 성당으로 향하는 순례길 루트는 10여 군데가 넘는다. 그 가운데 프랑스 국경의 상장에서 출발하여 스페인 북서쪽에 있는 산티아고까지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이 루트의 거리가 800km이기 때문에 하루에 20km를 걷더라도 순례를 마치는데 40일이 소요된다.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며 성찰을 위한 시간을 갖기 위해 800km를 완주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시간적 제약이 있고 체력적으로 무리가 된다고 생각되면 마지막 100km를 걸어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이다.     순례자의 길은 모든 짐을 배낭에 메고 걸으며 잠은 알베르게(albergue)라는 호스텔에서 자고 음식을 사먹거나 직접 만들어 먹는 게 일반적이다. 알베르게는 대부분 화장실과 부엌을 공동으로 쓴다. 가격은 하루 8~20유로 정도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다면 저비용으로 순례길을 다녀올 수 있는 방법이다.   아침, 저녁을 제공하는 호텔에서 묵으면서 짐을 다음 장소로 운반해주는 가이드 서비스가 있다. 실제로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가이드 서비스 회사를 통해 마지막 100km 코스를 다녀온다. 비용은 하루 100유로 정도다.   마지막 100km의 순레길이 매력적인 이유는 나름대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경험하면서도 체력적으로 무리가 되지않는다는 이유와 일부 구간만 걷는데도 순례증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더해 마지막 100km는 많은 순례자들의 인생에서 가장 감동과 감격이 넘치는 시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코스는 산티아고에서 동쪽으로 116km 떨어진 사리아(Sarria)라는 도시에서 시작한다. 하루에 15~25km씩 6일 동안 걸어서 마치는 일정이다.   먼저 산티아고에 도착해서 가이드를 만나 출발점인 사리아로 향한다. 각 그룹은 최소 7명에서 많게는 15명 정도까지인데 첫날은 사리아에서 포토마린까지 약 22km를 걷는다. 가는 길목마다 산티아고로 향하는 이정표가 잘 비치되어있어 길을 찾는데 어려움은 없다.   5, 6월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에 참 좋은 때이다. 사방이 푸른 초목으로 덮여있고 야생화가 핀 초장이 나타난다. 한동안 시골길을 걷다가 사람들이 사는 마을 통과한다. 첫날 숙박지인 포토 마린은 타운 입구에 커다란 강이 흐르는 곳으로 정갈하고 예쁜 건물들이 많다.     둘째 날은 약 25km 떨어진 팔라스 데 레이(Palas de Rei)까지이다. 첫날과 둘째 날은 조금 많이 걸어야 한다. 일반 호텔에는 방에 전자 레인지가 없다. 한식을 먹어야하는 경우 물 끓이는 주전자를 준비하면 좋다.   셋째 날, 아침부터 빗방울이 떨어졌다. 어느 정도 예상하고 우비를 챙겼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 배낭이 젖으므로 배낭 커버가 필요하다. 신발은 조금 젖을 수 있으나 신발 커버나 장화를 준비할 필요는 없다.   중간에 마을이 나타나면 어김없이 카페를 겸한 알베르게가 있다. 그리고 순례자 여권을 위한 도장도 이곳에서 찍을 수 있다. 점심은 별도로 제공되지 않으므로 이곳에서 쉬면서 간식이나 샌드위치로 점심을 한다.     스페인에서는 음식에 항상 포도주를 곁들인다. 맥주도 있지만 선택 가짓수는 거의 없다. 이곳에서 흔히 보는 문어 요리인 뿔포(pulpo)와 돼지 뒷다리를 훈제한 하몽(Jamon)은 외지에서 온 이들에게는 별식이다.   순례길은 작은 마을을 여럿 지나면서 아름다운 농촌의 들판을 따라 걷는다. 스페인의 북서부 지역인 갈리시아는 물이 풍부하고 토양이 비옥하다. 많은 작물이 경작되고 목축업도 왕성하다. 그래서인지 이 지역은 음식도 푸짐하게 서브한다.   간혹 고색창연한 호텔을 만난다. 곳곳에 주인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묻은 흔적이 역력하다. 주인이 직접 와인과 음식을 서빙하면서 음식에 대해 설명해준다.   다섯째 날은 아르주아(Arzua)에서 루아(Rua)까지이다. 조금 거리가 먼 약 20km를 걷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별다른 점은 없다. 순례길에서 자연스럽게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를 나누면서 걷다 보면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   마지막 날은 루아에서 산티아고까지 약 10km를 걸어간다. 출발한 지 오래되지않아 드디어 산티아고의 시가지가 보인다. 그리고 시가지 중앙에 있는 산티아고 대성당의 첨탑이 보인다.   산티아고 대성당은 순례길을 따라온 야고보 사도의 무덤이 있는 곳이자 순례자들의 종착점이다. 이곳 대성당에서 순례자들을 위한 미사가 있다.   인간의 죄를 사해주기 위해 이 땅에 온 예수를 구주로 믿는 많은 순례자들은 이 시간을 통해 스스로 인생을 되돌아보고 하나님 앞에 조용히 자신을 내려 놓는다. 신부들이 힘차게 올려주는 향로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와 향이 그동안 순례길을 걸어온 순례자의 머리 위에 가득히 퍼진다.   오후에는 순례 증서를 나누는 조촐한 식을 거행하고 마지막 저녁을 함께했다. 산티아고는 고색창연한 도시이다. 오랜 세월을 말해주는 건물과 도로는 걸어만 다녀도 재미나다.   순례자들과 관광객으로 넘쳐나는 골목길은 각종 기념품점이 가득하고 산해진미가 넘치는 음식점들로 즐비하다. 스페인 그 어느 도시 이상으로 활력이 넘치는 곳이다.   마지막 100km 구간에서 혼자만의 성찰을 위한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은 어렵다. 스페인 북부의 순례길을 잠시 들여보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중요한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 스페인 시골 지방을 경험하고, 그리고 순례자로 살아가는 모습을 배우고 그 가운데서 미래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중요한 여정이었다.   김인호씨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걸음 산티아고 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대성당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2023-06-08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매년 100만명 찾는 해안가 언덕 대저택

중부 캘리포니아의 해안가 샌시메온(San Simeon) 언덕에 허스트 캐슬이라는 유명한 관광명소가 있다.   지금은 이곳이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어 자유롭게 관광을 할 수 있지만 1900년대 초에는 오직 초대받은 사람들만 출입이 가능했었다.   허스트 캐슬은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라는 사람이 무려 28년이란 세월에 걸쳐 중세 유럽풍 건축물에 희귀한 예술품들을 접목시켜 완공했다. 총 58개의 침실과 60개의 욕실, 18개의 응접실 그리고 수영장, 테니스코트, 극장 등이 있는 호화 저택이다.   허스트 캐슬의 탄생은 이곳 땅을 처음 구입한 아버지 조지 허스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조리 주의 농부였던 조지 허스트는 금을 찾아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후 은광을 개발하여 큰 부자가 된다. 그는 정치에도 관여하여 상원의원으로 활동하기도 했고 외동 아들인 윌리엄 허스트에게 언론 사업을 맡겨 아들 또한 큰 성공을 하게 된다.   조지 허스트는 현재 허스트 캐슬이 있는 샌시메온에 땅을 구입한 후 패밀리 랜치와 캠핑장소로 사용했다. 그래서인지 아들 윌리엄에게 이곳 샌시메온은 어린시절 추억이 담긴 놀이터와 같은 곳이었다.   그리고 모친과 함께 유럽의 여러 문화유적을 탐방하면서 유럽의 건축과 예술품을 일찍 접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이 윌리엄 허스트로 하여금 샌시메온의 언덕에 자신이 꿈꾸던 멋진 집과 랜치를 건축하게 만든다.   1919년 착공해서 1947년 완성된 허스트 캐슬은 유럽의 건축물들을 모방하여 지었으며 모든 건축 자재들을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의 수도원이나 성에서 사용된 자재 및 예술품들을 그대로 옮겨와 지었다.   캘리포니아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예술품을 구입하여 독특하게 자신의 빌라를 만든 재벌로서 게티를 들 수 있는데 동시대의 인물로 허스트와 게티는 유럽의 명품들을 구입하는 경쟁자의 위치에 있었다고 한다.   허스트는 건축을 위해 줄리아 모건이라는 여성 건축가를 고용했는데 여성의 지명도가 상당히 낮았던 1900년대 초에 이러한 건축을 여성에게 맡기게 된 것이 상당한 아이러니였다. 윌리엄 허스트는 먼저 3명의 남성 건축가들에게 건축 제안을 했지만 모두 거절당하였다고 한다.   줄리아 모건이 선정된 이유는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당시 도시의 건물 80%가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설계한 빌딩은 무너지지 않아서였다고 한다.   즉 허스트 캐슬은 아버지 조지 허스트가 구입한 땅에 아들 윌리엄 허스트의 열정과 자금을 들여 줄리아 모건이 지었다고 할 수 있겠다.   수많은 건물외에도 넓은 목장에 과수원을 조성하고 사설 동물원을 만들어 마치 아프리카 사파리를 온 것처럼 얼룩말, 사슴, 기린 등을 방목했다.   전 세계에 많은 집을 소유한 허스트였지만 이곳 샌 시메온의 허스트 캐슬에서 거주하면서 본인이 소유한 사업체들을 운영하는 사무실로도 이용하였고 정치인과 할리우드 배우들과의 사교장으로도 사용했다. 당시 세간에서는 누가 허스트의 초대를 받았는지가 큰 관심거리였다고 한다. 허스트의 초대를 받은 유명인들로 찰리 채플린, 게리 그랜트, 클라크 케이블, 제임스 스튜어트 같은 배우들과 캘빈 쿨리지, 프랭클린 루스벨트, 윈스턴 처칠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있다.   윌리엄 허스트가 할리우드 배우들과 가까이 지내게 된 이유는 그의 여자친구였던 배우 매리온 데이비스와의 관계도 있다.   윌리엄 허스트는 부인과 5자녀가 있었지만 내연의 관계였던 매리온 데이비스와 허스트 캐슬에서 거주하였고 부인은 자녀들과 동부에서 살았다고 한다.   당시 할리우드 최고 명성의 여배우였던 매리온이 허스트 캐슬의 손님 초대와 영접을 맡았다고 한다.     1930년대 경제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도 캐슬을 계속 건축하고 최고의 명소로 만들었던 허스트도 연방 하원의원을 역임하고 대통령 경선에도 참여하는 등 씀씀이가 커지면서 말년에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된다. 허스트는 1904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다. 많은 면에서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연상하게 하는데 먼저 캠페인 자금을 본인의 자산으로 충당하였고 타인종 특히 멕시코인에 대한 인종적인 편견이 있었다.   또한 본인의 언론사업 확대를 위해 엘로우 저널리즘 혹은 태블로이드 저널리즘으로 알려진 과도하게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소재, 유명인의 스캔들 같은 가십성 보도행태를 보여 비판을 받기도 했다.   1951년 허스트가 타계한 후 가족들은 이곳을 캘리포니아 주 정부에 기부하는데 1958년에 허스트 샌시메온 사적지로 일반인들에게 공개되면서 매년 100만 명에 가까운 방문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모든 방문객들은 투어를 통해 고즈넉한 유럽의 예술품들과 허스트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즐거움과 허무함을 생각해보게 된다.   예약제로 시행되는 허스트 캐슬 관광은 자리가 있으면 방문자 센터에서 티켓을 구할 수 있지만 미리 예약을 하는 게 좋다.   허스트 캐슬을 처음 방문하는 경우 본관 1층 투어와 여러 개의 침실과 도서실을 둘러보는 본관 2~3층 투어가 추천되며 바깥 정원과 부엌을 둘러보는 투어 그리고 예술품을 둘러보는 투어 등 다양한 투어 옵션이 있다.   캘리포니아 해안선을 따라 모로 베이에서 북쪽으로 약 30분을 운전하면 캠프리아가 나오고 다시 10분을 북상하면 샌시메온이 나온다.   현재 이곳 샌시메온은 숙박시설들이 모여있는 조그마한 마을인데 허스트 캐슬을 지을 당시 노동자들을 위해 형성된 마을이다. 샌시메온 앞바다에 보면 피어가 설치되어있는데 이곳을 통해 허스트 캐슬에 사용할 자재들을 실어 날랐다.   캐슬의 위치는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허스트에게만큼 샌시메온 언덕은 세상 어느 곳보다 추억과 감성이 서려있는 곳이었다. 지금은 캘리포니아 최고의 관광명소로 변한 허스트 캐슬은 한 개인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수많은 사람에게 경이로움과 영감을 주는 귀한 장소가 됐다.   김인호씨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대저택 해안가 허스트 캐슬 윌리엄 허스트 조지 허스트

2023-05-25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기암절벽 수려한 해안선 '황금산'

캘리포니아의 좋은 점에 대해 많은 이들이 온화한 기후와 아름다운 자연을 손꼽는다. 집과 가까운 곳에 수려한 산과 바다를 접할 수 있으며 특히 수백 마일에 달하는 아름다운 해안선은 캘리포니아의 자랑이다.   LA에서 북쪽으로 약 3시간 운전거리에 있는 모로베이는 아기자기한 해안선과 아름다운 모래사장이 있어 연중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해변에 우뚝 솟은 모로 바위는 이곳의 랜드마크인데 항구를 중심으로 수많은 해산물 전문식당들과 기념품점들이 있어 먹거리와 볼거리가 다양하다.   물개와 해달의 서식처인 해변은 카약을 타거나 낚싯배를 타고나가는 사람들이 보이고 해수욕장서는 많은 사람이 피서를 즐긴다.   모로 베이 북쪽으로 있는 모로 스트랜드 비치는 수마일에 걸쳐 고운 모래가 깔려있는데 파도에 발을 적시면서 해변을 걸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꽃 모양의 문양을 가지고 있는 샌드 달라 조개 껍데기를 볼 수 있다.   모로 베이에서 남쪽으로 약 6마일 떨어진 곳에 기암 절벽의 수려한 해안선이 있는 몬타나 데 오로 주립공원(Montana de Oro State Park)이 있다.   푸른 태평양의 파도가 밀려드는 해안 풍경 속에 간조를 맞춰 해양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이곳은 연인들이나 가족들의 나들이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몬타나 데 오로는 '황금의 산'이라는 뜻의 스페인어인데 이곳 해안의 산과 들에 피어 오르는 노란색 꽃들로 인해 이렇게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특히 이곳의 블러프 트레일을 방문하면 약 2시간 정도 해안 절벽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다.     해안을 따라 미역과 홍합 거북손으로 빼곡한 바위들 위로 푸른 파도가 부서지는 장관을 목격하게 된다.   모로 베이는 전형적인 시골항구이다. 아담한 건물들이 오밀조밀하고 내륙으로 깊숙이 들어온 만을 따라 어선들이 정박해 있다.   이곳은 또한 여러 가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카약을 빌려 모로 바위가 보이는 잔잔한 바다를 저어 볼 수 있고 고래 구경을 위한 배도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각종 해상 스포츠 외에도 바다가 보이는 골프장도 있다.   아침나절에 몬타나 데 오로의 해안 절경을 구경하고 낮에는 골프나 수상 스포츠를 즐기고 저녁에는 석양이 지는 모로 바위를 배경으로 식당에서 와인과 해산물을 즐기는 것도 멋진 경험이다.   모로 베이는 온화한 기후로 인해 연중 어느 때나 복잡한 도심지를 벗어나 잠시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좋은 곳이다.   숙박 장소로는 모로 베이보다 좀 더 많은 호텔들이 있는 샌루이스오비스포를 추천한다. 모로 베이에서 약 30분 거리인 샌루이스오비스포는 푸른 초장으로 둘러진 해안 도시인데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다.   1700년대에 새워진 미션 샌 루이스 오비스포는 전통적인 스페니시 미션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들과 터키식 디저트를 파는 로쿰, 그리고 풍선껌 골목도 특이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관광 명소인 빅서(Big Sur)로 들어서는 시작점이기도한 모로 베이는 연중 방문이 가능하지만 봄 여름철이 제격이다.   김인호씨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골프 기암절벽 해산물 전문식당들 해안 풍경 해안 절경

2023-05-11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끝없는 지평선, 만발한 생명들

LA에서 북쪽으로 약 3시간 운전거리에 위치한 카리조 대평원은 봄철에 산등성이로 펼쳐지는 야생화로 유명하다. 밝은 햇살과 산들바람이 부는 봄날에는 산등성이를 수놓은 보라색과 노란색꽃들이 장관을 이룬다.   24만6000 에이커 넓이의 카리조 대평원은 LA에서 북쪽으로 100마일 거리인 샌루이스 오비스포 카운티(San Luis Obispo County)에 있다. 위도는 베이커스필드(Bakersfield)와 비슷하며 50마일(80km)의 길이에 폭은 약 15마일(24km)에 달한다.   세계적 농산물 산지인 중부 캘리포니아와 가까운 이곳은 강우량에 따라 산과 구릉의 모습이 달라진다. 어떤 해에는 메마르고 황량해 보이지만 강우량이 충분한 해는 각양각색의 야생화로 물결친다.   2001년 내셔널 모뉴먼트로 지정된 카리조 대평원은 의외로 볼거리가 많다. 평원을 관통하는 소다 레이크 로드(Soda Lake Road)를 따라 듬성듬성 보이는 각종 야생화 군락들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소금 호수인 소다 레이크는 연중 대부분 메마른 땅에 하얀 가루로 뒤덮여 있다. 하지만 비가 오는 봄철에는 근처의 모든 물줄기가 이곳으로 흘러들면서 드넓은 지역에 물이 가득 찬다. 그리고 덩달아 호수 주변으로 각종 야생화들이 활짝 피어 오른다.   소다 레이크를 자세히 즐기려면 직접 호수 주변을 걸어 볼 수도 있고 룩오버 힐(Lookover Hill)에 올라 위에서 호수 전체를 내려다 볼 수도 있다.   이 지역은 기원전 2000년부터 추매시(Chumash) 원주민들의 거주지였다. 예약으로만 입장 가능한 페인티드 록(Painted Rock)에 그려진 바위문양을 통해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곳 대평원 가운데로 샌 안드레아 지진대가 지나간다. 직접 눈으로 깊이 패인 골을 확인 가능하고 항공 사진으로 보면 그 자국이 더욱 뚜렷이 나타난다.   카리조 대평원은 동쪽으로 텀블러 산맥(Temblor Range)이 서쪽으로 칼리엔테 산(Caliente Mountain)이 있다. 텀블러 산맥을 지나는 엘크혼 로드 주변은 산등성이가 총천연색의 수퍼블룸 물결을 이룬다. 단지 부분적으로 깊이 패인 비포장 도로여서 바닥이 높은 SUV나 트럭이 필요하다.   소다 레이크 남쪽에 있는 트레버 랜치(Traver Ranch)에는 목축업자들이 쓰던 농기구를 전시해 놓았다.   랜치 뒤편으로 비포장 산길을 들어서면 칼리엔테 산등성이로 오르게 되는데 온갖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피어 오른 풍경이 나타난다.   꽃이 만발하고 끝없는 지평선이 펼쳐지는 무릉도원과 같은 곳에서 피크닉을 즐기거나 자유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   남북으로 도로가 관통하는 카리조 대평원은 166번 국도를 통해 남쪽에서, 58번 국도를 따라 북쪽에서 들어가는 길이 있으며 LA에서 출발한다면 총 여행 시간은 8 ~ 9시간 정도 소요된다.   카리조 대평원을 방문하면서 58번과 166번 국도 주위로 넓은 아몬드(Almonds),  피스타치오(Pistachio), 포도, 오렌지 농장을 볼 수 있다. 피스타치오의 경우 미국의 생산량 90%가 이곳에서 난다고 한다.   또한 33번 국도를 따라 끝없는 오일필드가 나타난다. 1시간을 달려도 이런 장면이 계속되는 것을 보면서 캘리포니아의 풍성한 자원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겉으로 황량하고 메말라 보이는 카리조  평원은 이방인에게 생소한 땅이다. 하지만 생명이 가득한 초장과 푸근한 지평선을 보면서 무엇인가에 이끌려 옛날을 그리워하는 향수를 느끼게 하는 곳이다.   2023년에는 카리조 평원과 58번 국도를 따라 화사한 야생화 수퍼 블룸 물결이 일어났다. 긴 운전이긴 하지만 LA에서는 당일 여행으로 좋은 장소이다.   김인호씨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지평선 생명 각종 야생화들 이곳 대평원 소다 레이크

2023-04-27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봄을 수놓는 파피, 꽃향기도 가득

2023년 봄 남가주의 많은 장소에서 야생화들이 만개하는 수퍼 블룸(Super Bloom)을 보여주고 있다. LA북쪽의 랭캐스터시에 위치한 앤틸로프밸리 파피(Poppy) 보호구역도 예외는 아니다.   파피 보호구역에는 주로 2월 중순부터 늦게는 5월까지도 야생화들이 피는데 올해의 경우 꽃샘 추위로 개화가 조금 늦기는 했지만 4월부터 파피를 비롯한 많은 야생화들이 피어 오르는 중이다.   이곳 랭캐스터 파피 보호구역은 고도 2400피트로 생각보다 기온이 낮고 바람이 많이 불어 개화하는 시기와 피는 수량이 들쭉날쭉하다.   2019년에는 수마일 떨어진 거리에서도 산과 들이 불타는 듯한 붉은색으로 물들어 방문객들의 환호를 받았는데 그 이후 몇 해 동안은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강우량이 많았던 2023년 올해는 이곳 들판이 각양각색의 야생화들로 물결을 이뤄 혹시나 하고 들린 방문객들이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짓게 한다.   이곳 피는 꽃들은 그 종류가 수없이 많은데 제일 먼저 캘리포니아주 공식 꽃인 주홍색 파피가 주를 이룬다.   파란색 계통으로는 아로요 루핀, 블루 딕스, 캔터버리 벨, 치아, 파셀리아가 있으며 보라색 꽃으로는 부엉이 클로버가 있다.   노란색 꽃으로는 골드필즈, 브리틀부쉬, 피들넥, 티디 팁스가있고 하얀색은 팝콘 플라워가 주를 이룬다.   각양 각색의 야생화들이 모자이크처럼 들판을 수놓는가 하면 진동하는 꽃향기가 너무 강해 방문객들을 놀라게 한다.   올해 특이한 점은 파피 보호구역보다는 외각의 들판에 훨씬 많은 꽃들이 피어 올랐다는 점이다. 공원 주위로 돌아 볼만한 장소가 많아 굳이 공원에 입장하지 않고도 꽃을 즐길 수 있는데 그중에 주요 장소들은 다음과 같다.   제일 먼저 파피 보호구역으로 들어가는 길목인 AVE I 도로변으로 피어오른 야생화들은 꽃들의 조화가 특출하다. 노란 골드필즈를 바탕으로 보라색 꽃들과 그사이로 큰 몽우리의 주홍색 파피가 어우러진 모습은 그저 감탄을 자아낸다.   인근 110가에도 온통 붉고 노란색으로 들판이 물들어있다. 중간 중간 나있는 비포장 도로를 통해 파피 보호구역으로 근접할수록 파피 물결이 대단하다.   그리고 170가 인근에도 꽃이 많은데 이곳은 자동차를 몰고 비포장 도로를 조금 들어가야 한다.   대부분 승용차로도 통과할 수 있지만 너무 거친 지역은 피해야한다. 꽃을 많이 상하지 않는 장소를 골라 점심이나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좋다.   파피 보호구역은 8마일에 달하는 등산로가 있어 완만한 산등성이로 피어 오르는 파피와 야생화를 즐기기에 좋다. 하지만 성수기인 4월에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모여 주말에는 입장을 하기 위해 30분에서 45분 정도 기다리기 일쑤이며 주차장이 찰 때는 입장을 통제하기도 한다.   공원은 자동차당 10달러의 입장료를 받으며 반려견은 입장이 되지 않는다. 공원의 꽃밭을 함부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며 공원 밖의 지역에 출입 제한 표식이 있을 경우 규칙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4월은 날씨도 온화하고 맑은 날이 많아 파피꽃 나들이에 아주 좋다. 복잡한 시내를 벗어나 새들이 지저귀고 꽃향기가 진동하는 시골로 나와 마음과 육체를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김인호씨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꽃향기 수퍼블룸 공원 주위 자동차당 10달러 이곳 들판

2023-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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