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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장자 머스크 대 포퓰리스트 배넌, '마가' 운동 주도권 갈등

"공격 멈추고 만나 대화하라"는 지난달 트럼프 중재 시도 불발

억만장자 머스크 대 포퓰리스트 배넌, '마가' 운동 주도권 갈등
"공격 멈추고 만나 대화하라"는 지난달 트럼프 중재 시도 불발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우파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의 주도권과 노선을 둘러싸고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과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두 사람은 오래전부터 서로 감정이 좋지 않았으며, 최근 배넌이 머스크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높이면서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한 내각 회의에서 머스크와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언쟁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오자, 배넌은 자신의 '워 룸' 팟캐스트에서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배넌은 머스크가 마가 운동에 갑자기 뛰어들어 잇속을 챙기려는 기회주의자라고 보고 있으며, "기생충 같은 불법이민자", "정말 사악한 인간" 등 표현을 사용해 머스크를 비난하기도 했다.
우익 정치평론가로 유명한 배넌은 마가 운동 초기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부유층을 만족시키려는 정책을 멀리하고 대중 영합적인 포퓰리즘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머스크는 고급 기술을 가진 고학력 외국인들에 대해 발급되는 전문직 취업 H-1B 비자 제도를 존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배넌은 머스크의 이런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배넌과 그 지지자들은 또 머스크를 비롯한 기술 분야 억만장자들이 지금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척하지만 결국은 마가 운동을 버릴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지난달 NYT 인터뷰에서 배넌은 머스크가 미국을 최우선으로 삼는 포퓰리스트가 아니라 글로벌주의자라고 평가하면서 "그와 나 사이에는 아마도 뛰어넘을 수 없는 간극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71년생인 머스크는 과거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 발언을 종종 했으나, 2023년에 트럼프 지지 선언을 한 후부터 자신이 대주주인 X(엑스)를 통해 우파 정치운동 선전선동에 앞장섰다.
1953년생인 배넌은 2007년 창립된 우파 매체 '브라이트바트'의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2012년 회장직을 맡는 등, 마가 운동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티 파티' 당시부터 공화당과 보수우파에서 이념 전략가로 명성을 얻었다.
배넌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초기에 백악관 수석전략가로 일하다가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이 맞지 않아 7개월 만에 크게 싸우고 그만뒀다.
하지만 2020년 11월 대통령선거에서 트럼프가 패배한 후 배넌은 "선거를 도둑질당했다"며 '선거부정론'을 적극적으로 펴며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옹호했고,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다시 들었다.
머스크는 배넌의 공격에 대해 사석에서 종종 짜증을 표현하고 있지만 공개적으로 맞받아친 경우는 드물다고 NYT는 전했다.
머스크가 최근 배넌의 공격에 공개적으로 반응한 경우는 지난달에 X에 글을 올려 "배넌은 말은 잘 하지만 일은 잘 못 한다"며 "이번 주에 그가 한 일이 뭐냐? 아무것도 없다"고 한 것이 전부다.
NYT는 배넌과 머스크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는 것을 우려한 트럼프 대통령이 두 사람이 만나 대화하라고 지난달 중순에 종용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고 앞으로 이뤄질지도 불확실하다.
배넌이 2028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려는 야심을 갖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보수정치행동회의(CPAC)가 실시한 202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선출 모의투표에서 배넌은 JD 밴스 부통령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마가 운동은 현재로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다양한 포퓰리스트 우파 성향 유권자들의 연합 활동이며, 통일된 명확한 이념을 가진 운동은 아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임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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