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회자’가 그런 뜻이었어?
‘회자(膾炙)’는 회와 구운 고기라는 의미다. 오래 사랑받으면서 사람들이 즐기던 음식이란 점에서 칭찬을 받으며 사람의 입에 자주 오르내림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그런데 날고기를 뜻하는 회자가 어감상 마치 ‘돌아올 회(回)’를 사용해 과거의 일을 언급한다는 의미로 오용하는 경우가 많다.바른 사용의 예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있는 영화 ‘살인의 추억’은 한국 스릴러 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며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처럼 쓰인다.
부정적이거나 나쁜 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땐 ‘회자’란 말을 사용할 수 없다. 그럴 때는 “구설에 오르다”는 표현을 써야 한다. 안 좋은 일로 남의 얘깃거리가 될 때 사용한다. 이를 “구설수에 오르다”고 하는 사람도 많지만 잘못된 표현이다. ‘구설’은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이고 ‘구설수’는 그런 말을 들을 운수다.
“구설에 오르다” 대신 “말밥에 오르다” “입길에 오르다”로도 표현한다. ‘말밥’은 좋지 못한 이야기의 대상을, ‘입길’은 남의 흉을 보는 입놀림을 이르는 말이므로 안 좋은 일로 다른 사람의 말거리가 될 때 쓸 수 있다. “입방아에 오르내리다”도 사용할 수 있지만 ‘입방아’의 대상은 나쁜 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남의 말을 하기 좋아하는 이들이 어떤 사실을 화제로 삼아 이러쿵저러쿵 쓸데없이 뒷이야기를 할 때 두루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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