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간다고" 떼쓰는 아이…'봄 스트레스' 탓 [건강한 가족]
봄철 필요한 감정 다스리기낯선 환경에 불안·걱정·두려움 고조
복통·호흡곤란·무기력감 호소하기도
좋아하는 일 찾아 실천하면 도움돼

이를 방치하면 자칫 깊은 절망감에 빠질 수 있어 마음 상태를 돌봐야 한다.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현주 교수는 “소속이 바뀌는 경험이 많은 요즘 같은 시기에 유난히 불안함을 느끼고 염려가 많으며 두려움을 토로하는 이들이 있다”며 “평소와 다른 낯선 상황을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다 보니 우울감에 빠지고 좌절해 아예 등교를 거부하거나 직장을 관두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고의적 자해(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대개 3~5월에 많다. 봄철에 이런 일이 급증하는 현상을 뜻하는 ‘스프링 피크(Spring Peak)’라는 용어도 있다. 정확한 원인을 꼭 짚긴 어렵지만 봄철은 학기나 업무가 새로 시작되면서 적응 스트레스가 폭증하는 시기인 데다, 각종 사회 활동과 행사가 늘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 쉬운 환경 때문으로 해석한다.
━
일상 흔들린다면 전문치료 필요
병적인 우울감은 무기력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에너지가 떨어지고 피로감을 호소하며 의욕을 잃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이 밖에도 전과 달리 잠들기 어렵거나 너무 많이 자는 경우 식욕이 줄거나 많이 먹는 경우 안절부절못해 가만히 있기 어렵거나 말과 행동이 아주 느려진 경우 신문 읽기, TV 시청 같은 일상적인 일에도 집중할 수 없는 경우 등을 병적인 우울감의 징조로 볼 수 있다. 홍 교수는 “불안하고 우울한 감정이 2주 이상 이어지고 일상생활에 문제가 있을 정도라면 참지 말고 병원 진료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경미한 수준의 불안과 우울감이라면 부정적인 감정이 완전히 자리 잡지 않도록 대처하는 게 좋다. 우선 고통스러운 감정을 객관화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생각이 계속 꼬리를 물다 보면 감정이 격해지고 밤에 잠들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때 휴대전화 메모장이나 수첩에 본인의 생각과 감정을 써내려가다 보면 막상 심각한 내용이 아니라고 인식하거나, 생각이 간결하게 정리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평소 친밀감을 쌓은 사람과 대화하며 말로 정리해 보는 방법도 괜찮다.
또 전문가들은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약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추천한다. 홍 교수는 “기분이 가라앉을 때 잠깐 밖으로 나가 산책하거나 몸을 움직이면 생각의 고리를 끊고 환기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마음 안정화 기법 훈련하면 도움
부정적인 생각의 여파가 가쁜 호흡, 근육통 같은 신체 증상으로까지 나타난다면 평소 마음의 안정을 돕는 훈련을 하면 도움된다. 놀라고 두려운 상태에선 가슴을 내밀고 숨을 빠르게 몰아쉬게 된다. 이런 얕고 짧은 호흡은 마음을 더욱 불안하게 한다. 숨이 배에 도달하도록 부드럽고 길게 쉬는 복식호흡을 연습하면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다.
김선영([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