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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바꿀 줄이야" 턱수염 깎고 낙담했는데…트레이드 이적생이 양키스 '50년 전통' 깼다

[사진] 뉴욕 양키스 데빈 윌리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뉴욕 양키스 데빈 윌리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故 조지 스타인브레너 전 구단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故 조지 스타인브레너 전 구단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 최다 27회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최고 명문을 자부하는 뉴욕 양키스가 50년 가까이 이어온 전통을 포기했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새 마무리투수 데빈 윌리엄스(31)의 의견을 경청하더니 선수들에게 금지시켰던 턱수염을 허용한 것이다. 

미국 ‘ESPN’을 비롯해 주요 매체들은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양키스의 선수단 내부 규율 변화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할 스테인브레너 구단주가 이날 성명을 통해 선수들에게 단정한 수염을 기를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가장 보수적인 구단인 양키스는 지난 1976년 당시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레너가 선수단 용모 단정을 위해 정돈된 콧수염을 제외하고 입술 아래 턱수염, 긴 구레나룻, 옷깃 아래 장발을 금지시키는 내부 규율을 만들었다. 미국 공군 중위 출신인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야구단에 질서와 규율을 강조했다. 그 어떤 스타 선수들도 양키스에 오면 예외없이 수염과 머리카락을 다듬어야 했다. 

2010년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10년 넘게 이 규율은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50년째를 맞이한 올해 마침내 턱수염을 허용하면서 규율을 완화하기로 했다.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시대에 뒤떨어지고, 다소 비합리적인 정책이었다. 고민 끝에 선수들의 단정한 외모에 대한 우리 기준을 수정한다. 지금이 변화를 줘야 할 적절한 시기”라고 밝혔다. 

ESPN에 따르면 지난겨울 트레이드를 통해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넘어온 투수 윌리엄스의 불만 제기에서 이뤄진 변화였다. 2019년 데뷔한 우완 강속구 투수 윌리엄스는 6시즌 통산 세이브 68개를 기록하며 1점대(1.83)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특급 마무리다. 

[사진] 밀워키 시절 데빈 윌리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밀워키 시절 데빈 윌리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밀워키 시절부터 6년간 쭉 턱수염을 길러왔던 윌리엄스는 지난주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 있는 양키스 스프링 트레이닝에 합류하면서 면도를 했다. 내부 규율상 어쩔 수 없이 턱수염을 정리했지만 거울 속 자신의 밋밋한 얼굴을 보곤 낙담했다. 선수단 포토데이 때는 수염이 살짝 자란 모습으로 나타났다. 

낯선 맨얼굴로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윌리엄스는 애런 분 감독과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에게 좌절감을 나타냈다. 단순히 불만을 나타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콧수염은 가능한데 왜 턱수염은 기를 수 없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의견을 냈다. 

캐시먼 단장이 경청했고, 윌리엄스에게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와 마주할 자리를 마련했다. 몇 년 전부터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던 스트라인브레너 구단주는 윌리엄스 이야기를 흘려듣지 않았다. 론 기드리, 앤디 페티트, CC 사바시아 등 은퇴 선수들부터 애런 저지, 게릿 콜, 지안카를로 스탠튼 등 현역 선수들과도 이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사진] 뉴욕 양키스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뉴욕 양키스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결국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케케묵은 선수단 턱수염 금지를 풀었다. 49년 전 아버지가 만든 규율을 완화한 그는 “아버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였다. 이 규율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선수를 영입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면 아버지도 변화를 훨씬 잘 받아들였을 것이다. 승리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선수 영입에 걸림돌이 되는 만큼 아버지가 살아있어도 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는 의미였다. 

선수들도 환영 일색이었다. 양키스로 오며 긴 머리와 수염을 정리한 콜은 “이건 엄청난 일이다”며 “어릴 때부터 양키스 팬이었던 난 그들이 하는 모든 것을 따라하고 싶었다. 면도를 하면서 양키스 유산의 일부가 될 수 있어 정말 멋졌다. 동시에 다른 유산으로 전환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정말 멋진 일이다”고 반겼다. 

50년 전통을 바꾸는 데 앞장선 윌리엄스는 “모두가 깜짝 놀랐다. 규율이 바뀔 수 있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진짜 바꿀 줄은 몰랐다. 선수들의 의견을 경청했다는 점이 기분 좋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에이전트인 ‘클러치스포츠그룹’ 네이트 헤이슬러도 “구단주가 선수 의견을 경청했고, 다른 선수들과도 이야기를 나눈 뒤 매우 어려운 결정을 했다. 양키스가 오늘날 프로스포츠에 최고의 조직 중 하나인 이유를 보여줬다”며 찬사를 보냈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윌리엄스가 양키스에 남을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 /[email protected]

[사진] 뉴욕 양키스 데빈 윌리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뉴욕 양키스 데빈 윌리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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