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 'K팝팬 괴롭힘' 유사 사건 재발방지 활동 전개
피해자 부친 "K팝 그룹명 직접적 언급 삼가달라…상황 악용해선 안 돼"
피해자 부친 "K팝 그룹명 직접적 언급 삼가달라…상황 악용해선 안 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K팝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또래들로부터 괴롭힘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10대 청소년 사건을 계기로 멕시코 지방정부가 학교폭력 근절 예방 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
멕시코시티 시청은 지역 내 모든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우리 과업은 평화' 프로그램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교사와 학생을 비롯한 학교 구성원, 학부모, 학생 보호자 등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괴롭힘 방지 교육을 하는 한편 전문가 그룹을 정기적으로 학교에 투입해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는 게 골자다.
클라라 부르가다 멕시코시티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많은 문제의 원인이 학교 자체, 학교 밖, 때로는 가족에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관련 워크숍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언행과 태도를 없애기 위한 교육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시티 시청은 이날 연방 교육부 및 유관 단체와 함께 캠페인 세부 내용을 조율하기 위한 모임을 한다고 전했다.
멕시코 수도 지방정부는 이와 함께 우울증 예방 프로그램인 '충만한 삶, 행복한 마음' 시책도 내달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4일 멕시코시티 이스타팔라파 지역에 있는 한 중학교에서 올해 13세인 파티마 사발라는 급우들의 강요 논란 속에 3층 높이에서 추락했다.
파티마는 평소 K팝과 한국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는데, 같은 학교 학생 일부가 이를 '조롱거리'로 삼으며 온오프라인에서 조직적으로 정황이 있어 멕시코시티 검찰이 수사하고 있다.
멕시코시티 시장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가족에 대한 존중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므로 제가 구체적인 언급을 하는 건 자제하는 게 좋다고 본다"면서 베르타 마리아 알칼데 멕시코시티 검찰총장에게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공유할 수 있을지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파티마 가족들은 이번 사건을 공론화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한류팬 커뮤니티와 언론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가족들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 문제를 둘러싼 심각한 결과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준 커뮤니티와 미디어에 감사드린다"며 "멕시코시티에서 지정해 준 변호사로부터 법률 지원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티마 부친은 별도로 "특정 K팝 그룹이나 사건과 직접 관련 없는 이들에 대한 언급은 삼갔으면 한다"며 "그래야 제 딸의 건강 회복과 무관한 목적으로 상황을 혼란스럽게 하거나 악용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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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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