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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이겨야 사는데" 갈 길 바쁜 K배터리, 관세 전쟁 한숨

LG에너지솔루션이 GM과 합작해 만든 미국 테네시주 얼티엄셀즈 제2 공장. 연합뉴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배터리 산업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축소 우려에 관세 전쟁까지 겹치면서다. 중국 배터리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미국 시장 공략이 중요한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대미투자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2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2차전지 제조업의 미국 직접투자 신고금액은 41억9900만 달러(약 6조660억원)였으나, 실제 집행 금액(3분기 누적)은 49.6%인 20억8200만 달러(약 3조80억원)에 그쳤다. 배터리 대미투자는 2021년 2억5300만 달러에서 2023년 37억9900만 달러로 15배 급증했으나, 지난해에는 3년 만에 전년 대비 투자금액이 대폭 감소한 것이다.
김영옥 기자

IRA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 천문학적 금액을 투자해 미국 공장을 짓고 있는 배터리 업계는 지난해 실적 악화로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섰다. 지난해 4분기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처음으로 동반 적자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6월부터 미 애리조나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공장 건설을 중단한 상태다. SK온은 포드와 합작한 켄터키 2공장 가동을 연기한 데 이어 최근 테네시 공장도 가동을 1년 연기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 무역주의 기조로 인해 당분간 ‘전략적 투자 조정’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승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정책지원실장은 “업계는 트럼프 2기 정부 통상정책 변화 등으로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 속도 조절을 진행 중”이라며 “변화하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필요한 시점에 최적의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투자·현지생산을 강조하지만 배터리 업계는 계획했던 투자도 미룰 수밖에 없고, 보조금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추가 투자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관세 타격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수준의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가운데 전기차 가격 상승으로 수요가 더욱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음 달 캐나다·멕시코 관세 부과를 본격화할 경우 캐나다에 생산 기지가 있는 LG에너지솔루션 등은 해당 물량을 미국 대신 유럽에 수출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다. 만약 한국에도 상호관세가 부과되면 한국에서 소재·부품을 미국으로 조달하는 비용도 늘어난다.
SK온과 포드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가 미국 켄터키 공장 인근에 직원 교육센터를 열었다. 사진 SK온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지난 19일 배터리산업협회 이사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자동차 관세는) 예견했던 시나리오 중 일부이며, 그 영향을 계속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미 투자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나리오대로 준비하고 있으며 큰 기조는 리밸런싱, 즉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키울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정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한국판 IRA’로 불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투자 세액공제를 직접 현금 환급이나 제3자 양도 방식으로 보완하는 내용이다. 사업 초기 막대한 투자로 적자를 보고 있는 배터리 업체에 법인세를 깎아주는 방식은 무용지물이라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정안이 소급 적용되면 최대 수천억원의 공제액을 환급받을 것으로 보여 보릿고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배터리는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고, 미래 성장을 위해 지금 투자를 멈춰선 안 된다”라며 “정부가 업체들의 투자 의욕을 높이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실상 현금 지급 방안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고,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은 걸림돌이다.




최선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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