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연 98%·영구자석 99%…핵심소재 중국 의존 여전히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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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공급망 확대 비상
20일 중앙일보가 한국무역협회와 함께 주요 핵심소재 16개 품목의 지난해 수입국 분포(중량 기준)를 분석해보니, 9개 품목에서 중국 의존도가 70%를 넘어섰다. 특히 6개 품목은 90% 이상이었다. 이번 분석은 정부가 2023년 12월 ‘공급망 선도 프로젝트’로 분류한 8대 분야 16개 품목을 대상으로 했다. 다만 해당 품목의 대표적인 HS코드(품목 분류)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실제 수입 중량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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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9개 핵심 소재는 여전히 중국 의존 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 등에 쓰이는 희토류 영구자석은 2023년과 지난해 모두 중국산 비중이 99.3%로 같았다. 전자회로 등 첨단산업 제조에 쓰이는 희토류 금속도 같은 기간 84.8%에서 80%로 거의 유사했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70~90%를 장악하고 있고, 채굴·분리·정제 등 단계별 가공 공정과 고부가가치 소재·부품 생산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벗어나기 쉽지 않은 탓이다.
양극재·음극재 등 2차전지 핵심소재로 쓰이는 인조흑연(98.8%), 천연흑연(97.6%), 니켈·코발트·망간(NCM) 전구체(94.1%), 수산화리튬(82.7%) 등도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인조흑연은) 원가 이하의 가격까지 제시할 정도로 중국의 글로벌 시장 공세가 거세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무수불산(97.2%)과 네온(74.6%), 경량 금속 소재로 쓰이는 마그네슘괴(99.4%) 등도 중국 수입 비중이 컸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핵심 소재의 특정국 의존도를 낮추는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라 중국이 핵심소재 수출을 통제하는 등 보복 조치를 취하면 한국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업체들도 핵심소재 다변화·국산화를 시도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호주계 광업회사 블랙록마이닝과 손잡고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흑연 광산을 개발하기로 했고, 포스코퓨처엠은 인조흑연을 국내에서 생산 중이다. SK온도 국내에서 생산된 수산화리튬을 장기 공급받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공조를 통한 대응이 시급하다고 제언한다. 한국 정부는 현재 글로벌 다자 협력체인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의장국을 맡고 있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다양한 국제 공급망 네트워크에 참여해 대비해야 한다”며 “요소 다변화 사례처럼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고, 이달부터 시행되기 시작한 국가자원안보특별법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상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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