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은 한국” 트럼프 러브콜에…HD현대 “대미 투자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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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조선, 1600조 시장 정조준
![한화그룹은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 조선소 인수 절차를 마쳤다고 밝혔다. [사진 한화]](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5/02/21/450954af-3437-44be-866b-e8fafdbf36fb.jpg)
20일 HD현대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허드슨연구소에서 ‘선박 정비-미 해군 조선 및 선박 수리 강화’ 대담 프로그램이 열렸다. 허드슨연구소는 미국의 대표적 보수주의 성향 싱크탱크로 꼽힌다. HD현대는 이날 대담에서 미 해군 함정 건조 및 MRO 협력을 통해 미국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대담에 참여한 김지훈 HD현대중공업 워싱턴 담당 책임 디렉터는 ‘동맹국 조선소들이 어떤 방식으로 미국을 도울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선박 건조와 MRO 부분에서 도울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조선 산업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이며, 미국 역량을 강화해 다른 국가와의 간격을 좁힐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책임 디렉터는 “장기적으로 미국 내 투자 기회를 검토하고 있고 이를 통해 미국 방산 역량을 강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지 투자 가능성도 열어뒀다.
국내 조선업계가 미국 현지 투자를 검토하는 건 향후 열리게 될 미국 함정 건조 시장 때문이다. 미 해군은 지난해 기준 295척인 군함을 2054년 390척으로 늘릴 계획인데, 구매 비용만 1조750억 달러(약 1562조 원)에 달한다. 향후 30년간 1600조 원에 달하는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 해군 함정 2척의 MRO 사업을 수주했다.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필리조선소 지분 100%를 인수하며 북미 지역에 전략적 거점을 마련했다. HD현대 역시 미 해군 함정 건조와 MRO 사업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6일 열린 컨퍼런스콜을 통해 “미국 MRO 사업 첫 입찰은 2월 중 진행되며 올해는 2~3건 정도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4~5도크 슬롯도 이미 배정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미 조선 협력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미 의회의 도움이 절실하다. 현재 미국은 번스-톨리프슨법에 의해 해군 함정을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달 초 미 의회에서 해군 함정 건조를 한국 등 동맹국에 맡기는 법안이 발의돼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번스-톨리프슨법을 수정하려는 이유는 중국의 ‘해양굴기’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2000년대 들어 해군력을 급격히 키우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해군 함정 370척을 보유해 미국(295척)을 앞질렀다. 미국 정부는 자체 시설만으로 함선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의 힘을 빌려 함정 건조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학과 교수는 “번스-톨리프슨법이 수정돼 국내 조선사가 미 해군 함정 건조를 수주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내 함정 건조를 원칙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조선업계가 미국 현지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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