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술 마신 것처럼 얼굴 빨개"…탈북 외교관 놀란 그의 실물

이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 대사관 참사가 방송에 출연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처음 대면했던 순간을 이야기했다.

이 전 참사는 지난 17일 방송된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서 2018년 11월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방북했을 당시 현장 지휘를 맡아 김 위원장을 가까이서 보좌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준비 없이 (김 위원장을) 만났다"며 "비행장 내 VIP 라운지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만나면 마음의 준비를 했을 텐데 그 사이에 김여정(노동당 부부장)이 갑자기 활주로 좀 점검하자고 지시해서 갔다가 들어왔는데 김정은이 들어와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긴장했다. 김정은이 말을 안 건넸으면 하는 심정이었다"며 "정해진 곳에서 서 있는데 김정은이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다 갑자기 뒤돌아서 '야, 비행기 몇 시에 온다고?'라고 물어 대답했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이 전 참사는 "처음에는 긴장하니까 목소리도 떨렸다. 그 타이밍이 지나고 나서부터는 떨리는 느낌보다는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 '정확한 답변을 해야 한다', '어떤 질문이 올 수도 있겠다'는 예상을 하면서 따라다녔다"며 "총 7번 봤다"고 말했다.

실제로 본 김 위원장에 대해선 "제가 본 느낌대로 이야기하면 실제로 TV에서보다 작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굉장히 비대하고 크게 보이는데 실제로는 그거보다 작다. 상상했던 것보다 작은 느낌이다"고 했다.

또 "굉장히 얼굴이 빨갛다. 그걸 굉장히 특징적으로 봤다. '왜 저렇게까지 빨갛지, 술 먹은 사람처럼?' 싶었다"며 "생긴 것도 그만하면 미끈하게 생겼다. 손도 굉장히 통통하고 살이 많아서 쭉 펴면 휘어진 것처럼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김정은도 그저 평범한 사람이다. 신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전 참사는 특히 "(김정은과) 가까이에 있으면 같이 숨이 찬다. 옆에서 '색색'하는 소리가 들린다. 상대방이 호흡하면 옆에 있는 사람이 괜히 덩달아 숨찰 정도로 호흡을 빨리한다. 건강한 사람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북한 외무성의 대표 '남미통'으로 평가받던 이 전 참사는 지난 2023년 11월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했다. 이 전 참사는 2016년 귀순한 태영호 당시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이후 한국에 온 북한 외교관 중 가장 직급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빈([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