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대 시대 열리나...싸고 작고 다양하게 진화하는 전기차

2000만원대 전기차는 통할까.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 속에 국내ㆍ외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을 낮추고 크기를 줄인 전기차 출시를 앞다퉈 준비 중이다. 저렴하고 실속있는 전기차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독일 폭스바겐은 3월 신차 콘셉트카를 공개할 예정인데 한화 2990만원대(2만 유로) 신형 전기차 스케치를 지난 5일 현지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폭스바겐의 토마스 셰퍼 최고경영자(CEO)는 "싸면서 고품질에 수익성 있는 전기 폭스바겐, 이게 바로 자동차 공학의 챔피언스리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명문구단이 자웅을 겨루는 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소형 전기차 싸움을 빗댄 것이다.
2000만원대 전기차 확산할까

국내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선택할 때 경제적 요소를 더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18일 발표한 ‘2025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는 전기차 구매 선호 이유 1위로 ‘낮은 연료 비용(57%)’을 꼽았다. 독일과 인도 소비자는 환경에 대한 우려를 1위로 꼽았고 중국 소비자는 더 나은 주행경험을 택했다. 딜로이트 그룹은 “한국 소비자의 전기차 선호 이유 1~4위 중 3가지가 경제적 요인”이라며 “값싼 중국 전기차가 한국에 진출하면 국내 완성차 제조업체 시장점유율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작게 더 작게 ‘소형 전기차’로 승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지난해 전체 승용차 수요 흐름은 고급화였지만, 전기차 시장에서는 소형급 신차가 인기여서 3000만원~4000만 원대 차량 판매가 가장 늘었다”고 분석했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출시 초반보다 배터리 가격이 안정돼 완성차 업체들이 크기가 작은 엔트리급 모델을 속속 출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양한 라인업으로 물량공세

올해 준공 예정인 울산 EV 신공장도 막판 가동 준비가 한창이다. 이달 18일부터 20일까지 기존 공장 근무자 중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 배치 희망자를 모집하고, 다음달 19일부터 인사발령을 통해 배치할 계획이다. EV신공장에서는 내년 1분기부터 제네시스의 대형 전기 SUV를 양산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EV모델을 21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배진용 수원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중국을 필두로 배터리 가격 문턱이 낮아져 전기차 가격은 내려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향후 5년 내에는 전기차 캐즘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보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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