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업 마스터' 류현진 10분 족집게 특강…'상무 철회' 특급 좌완, 절박한 선발 정착기 [오!쎈 타이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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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타이난(대만), 조형래 기자] 순리를 거스르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23)은 더욱 더 절박하게 선발진에 정착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빅리거들도 추풍낙엽처럼 쓰러뜨렸던 ‘몬스터’ 류현진(38, 한화)에게 짧게나마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을 정도였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특급 좌완 김진욱. 3년차인 2023시즌까지는 특급 유망주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냈다. 이 과정에서 상무 입대 등 변곡점을 마련해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2024시즌에는 기대치가 이전보다는 떨어져 있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 감독은 김진욱에 대한 믿음이 깊지 않았다. 이전의 퍼포먼스, 훈련 과정에서의 모습 등에서 김진욱은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는 이전 시즌들과 달리, 1군이 아닌 2군에서 착실하게 선발 수업을 받았다. 2군에서 선발로 유의미한 성과를 보여준 뒤 1군 콜업을 기다렸고, 김태형 감독은 김진욱을 5월 중순, 콜업했다. 선발진이 부상에 부진으로 흔들리는 과정에서 2군에서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1군 선발 투수로 완주했고 19경기 4승 3패 평균자책점 5.31(84⅔이닝 50자책점), 87탈삼진, 44볼넷, WHIP 1.57의 성적을 남겼다. 훌륭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선발 투수로서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줬고 1군 완주가 수확이었다.
하지만 김진욱은 상무 입대를 준비했다. 유망주로서 성장이 정체됐을 때부터 병역 해결에 대한 생각이 있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상무에 최종 합격했다. 프로 데뷔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을 남겼는데 이대로 상무에 입대하기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팔꿈치 통증도 있었고 구단도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갔다. 선택은 선수 본인의 몫. 김진욱은 결국 상무 입대 대신 1군에서 다시 한 번 선발진 도전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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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타이난 1차 스프링캠프에서 김진욱의 선발 준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예년보다 열흘 이른 시점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을 준비하는 대만 국가대표팀과의 평가전 2경기가 잡혔고 13일 열린 2차전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하지만 김진욱은 1이닝 2피안타 3볼넷 1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페이스가 제대로 올라오지 않은 듯 했다. 그는 “첫 등판이었는데 저도 모르게 생각보다 긴장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18일 중신 브라더스와의 대만 캠프 마지막 연습경기에서 팀의 3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대만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최고 139km에 그쳤던 패스트볼 구속은 이날 최고 141km까지 기록했다. 조금씩 페이스가 올라오는 듯한 모습. 일본 미야자키 2차 캠프에서 구춘리그 및 지바 롯데와의 평가전 등에서 김진욱의 선발 투수 빌드업은 계속될 예정이다.
이날 등판에서 특이점은 김진욱의 구종 분포다. 패스트볼 15개, 슬라이더 9개, 커브 8개, 그리고 체인지업을 4개 던졌다. 김진욱은 패스트볼의 구위에 슬라이더와 커브 등 브레이킹 볼 계열의 구종으로 타자와의 승부를 이어갔다. 타자의 타이밍을 뺏어서 약한 타구를 유도할 수 있는 체인지업, 포크볼 계열의 구종에 대한 구사 비율이 전무했다. 지난해 포크볼을 새롭게 습득해 던졌지만 말 그대로 던져보는 수준이었다. 타자와의 승부를 할 정도의 레벨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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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지난해부터 착실하게 준비했다. 그 시작이 바로 메이저리그도 호령했던 ‘체인지업 마스터’ 류현진의 조언부터다. 18일 중신 브라더스와의 연습경기가 끝나고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작년에 포크볼을 던졌지만 어디서 공을 놔야 하는지 감각이 좀 없었다. 작년에는 운에 맡기고 던지는 느낌이었다. 결과가 좋으면 좋은 것이었고 아니면 어쩔 수 없는 느낌이었다”라고 되돌아보면서 “하지만 체인지업은 그대로 던져보면 감각이 남아있었다. 어느 정도 포인트를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찾아갔던 스승이 바로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자타공인 체인지업의 대가다. 2019년 LA 다저스 시절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2.32), 사이영상 투표 2위 등을 기록했던 최전성기, 류현진은 커터와 체인지업으로 세계 최고의 타자들을 무너뜨렸다. ‘팬그래프’ 기준, 100구 당 체인지업의 구종 가치는 3.77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다. 류현진의 지금 커리어를 있게 한 구종이었다.
김진욱은 지난해 시즌 막판, 대전 원정경기 때 류현진을 조심스레 찾아갔고 체인지업의 비법을 물었다. 김진욱은 “한화와의 대전 마지막 맞대결 때 류현진 선배님께 체인지업을 어떻게 던지는지 물어봤다. 체인지업을 던지기 위해 준비하려고 했고 왼손 투수 중에 잘 던지는 선배님께 찾아가서 물어보려고 했다. 그래서 류현진 선배님께 찾아가서 힌트라도 얻어보자고 여쭤봤다”라면서 “물어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잘 알려주셨다. 힌트를 정말 잘 얻었다. 10분 정도 되는 시간 동안 체인지업에 느린 커브 던지는 법, 힘조절 하는 방법, 슬라이더 등 여러가지를 여쭤봤던 것 같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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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하게 2025년을 준비하고 선발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각오를 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선발진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김진욱의 활약이 중요한 이유다. 상무 입대도 철회한 만큼 김진욱과 롯데 모두에 중요하다. 김진욱은 “지난해 선발 투수로 뛰었지만 아직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선발 투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똑같이 준비했고 나 역시도 똑같은 경쟁자로서 다른 투수들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준비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지난해 2군과 1군에서 선발을 준비하며 노하우를 찾아가고 있다. 그는 “작년에 선발로 준비를 하다 보니까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 것 같다. 루틴도 생각하면서 정리가 되는 느낌이다”라며 “(박)세웅이 형한테 많이 물어보고 있다”라며 “체력 관리는 당연히 선수가 해야하는 것인데, 경기 당 투구수를 줄여야 시즌이 갈수록 누적되는 피로도도 적어질 것 같다. 이 부분을 신경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상무 입대 철회 등의 과거는 잊고 올해 본격적인 도약을 준비한느 김진욱이다. 그는 “상무 입대를 철회한 것은 제가 결정한 것이고 제가 선택한 것이다. 또 잘 하다 보면 좋은 기회도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똑같은 시즌을 분비하려고 생각한다. 그냥 운명을 받아들이고 개의치 않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OSEN=타이난(대만), 최규한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18일(한국시간) 대만 타이난 아시아-태평양 국제야구센터에서 진행된 2025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롯데는 대만 프로야구팀 중신 브라더스와 연습경기를 가졌다.롯데 김진욱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5.02.18 / dreamer@osen.co.kr](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5/02/19/202502190029778192_67b4a88b01dc0.jpg)
[OSEN=타이난(대만), 최규한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18일(한국시간) 대만 타이난 아시아-태평양 국제야구센터에서 진행된 2025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롯데는 대만 프로야구팀 중신 브라더스와 연습경기를 가졌다.롯데 김진욱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5.02.18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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