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가 블랙핑크 막았다? 백악관 공연 무산 진실

하지만 당시 관련 사정을 아는 복수의 전·현직 대통령실 관계자 등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합동 공연이 무산된 것은 비용 문제 때문이었고, 김 여사도 반대하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 친윤계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통화에서 “당시 블랙핑크는 별도 개런티를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 외에 스태프와 공연 준비 비용, 레이디 가가 초청 비용 등을 양국 정부가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재작년 미국 국빈 방문은 극비리에 진행됐다. 1년에 두 명의 해외 정상만 가능한 예우라 미국 측은 공식 발표 전까지 대통령실에 함구를 요청했다. 그러던 와중에 국빈 방문을 2개월 가량 앞둔 2023년 2월초에 백악관에서 주미 한국대사관에 “이스트윙(East Wing)의 의중이 담겼다”며 블랙핑크와 레이디 가가의 백악관 합동 공연을 제안했다고 한다. 백악관 이스트윙은 미국 영부인 집무실로,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큰 관심을 보인다는 뜻이었다. 전직 대통령실 관계자는 “조 바이든의 손녀가 블랙핑크의 팬”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그 뒤 “미국 측 제안을 무시하는 건 결례가 될 수 있다”며 합동 공연이 가능한지 검토를 지시했으나, 역시 비용이 발목을 잡았다. 블랙핑크는 공연 성격을 고려해 별도의 개런티를 받지 않겠다고 전했지만, 공연 시설 준비와 스태프 이동 비용만 해도 최소 수억 원에 달했다. 미국 측에서 레이디 가가를 섭외하는 것도 계획대로 풀리지 않았다. 대통령실 참모는 “합동 공연을 위해 국민 세금을 쓰거나, 기업 후원을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결국 최종 논의 단계에서 합동 공연은 안 하기로 정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후 보고 누락 논란이 커지며 그해 3월 말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등 외교 참모 일부가 사의를 표했다.

박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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