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박살낸 명재판관? '尹 지명' 정형식, 좌우 다 울렸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정형식(64·사법연수원 17기) 주심 재판관의 군기반장 면모가 화제다. 8명 재판관 중 유일한 윤 대통령 지명 몫인 그는 당초 보수 진영의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8차 변론까지 진행한 결과 진영을 가리지 않는 송곳 같은 질문과 호통으로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을 매 기일마다 일희일비하게 만들고 있다.
尹측 질책한 정형식…증거 채택 항의에도 직접 반박
조 단장의 답변은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에 대한 증언이 엇갈리는 가운데 나왔다.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은 지난 4일 5차 변론기일에서 본인 형사재판을 이유로 진술거부권을 행사했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의원이 아닌 요원을 끌어내라한 것”(지난달 23일 4차 변론기일)이란 주장을 폈다. 그런데 정 재판관 신문 때 현장 지휘자의 증언이 나온 것이다.
이에 윤 대통령 측이 조 단장을 압박하자, 정 재판관이 강요하지 말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이 전 사령관이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음에도 “임무 분석을 오버한 것 같다”거나 조 단장이 검찰 진술과 달리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윽박지르자, 신문을 제지하고 “맥락을 끊고 답을 강요하듯이 질문하시면 어떡하냐. 됐다(그만하라)”고 했다.

홍장원·곽종근에 송곳 질문…보수 유튜브 “명재판관”
또 지난 6일 6차 변론기일에선 계엄 직후부터 “윤 대통령이 ‘국회의사당 안 국회의원을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해온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을 상대로 검찰 조사, 국회 증언 등과 표현이 달라진 허점을 짚어내기도 했다. “(목적어를) 사람이라고 그랬다가 의원이라고 한다. (대통령에게) 들은 이야기만 정확히 말하라”고 지적하자, 곽 전 사령관이 ‘의원’을 ‘인원’으로 정정했다.

尹 지지층 “정형식, 우리 편 맞냐”…野 “충격 빠진 듯”
실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 ‘좌표 찍기’ 등을 주도해온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나 ‘미국 정치 갤러리’ 등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7차 변론기일 이후부터 “정형식 갑자기 왜 이러냐” “정형식도 못 믿겠다” “우리 편이 맞느냐” “문형배와 한통속 같다”는 같은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칭찬 글을 찾아보기 어렵다.

법조계에서는 “재판관을 진영 싸움의 일원으로 보는 선입견 탓에 벌어진 혼란”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 재판관은 법관들 사이에서 ‘산신령’이라 불릴 정도로 정통파 원칙주의자로 평가받는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실체적 진실을 찾기 위한 재판관의 질문을 그때그때 ‘우리 편에 유리한지 아닌지’로만 따지려는 분위기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준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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