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극공연 빈자리 없다…MZ들의 티켓 파워
MZ, 전통문화에 빠지다
![국가무형유산 ‘배뱅이굿’을 음악극 형식으로 꾸민 ‘왔소! 배뱅’. [사진 국립국악원]](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5/02/17/3c17542b-ec59-4022-9aa3-9687bec21bdb.jpg)
국립창극단 김수인 배우의 팬카페 ‘수인노정기’ 회원 이정연(30)씨는 지난해 9월 13일 김수인 배우의 생일에 맞춰 마포구 연남동의 한 카페를 3일 동안 빌려 ‘생일 카페’로 꾸몄다. 생일 카페는 스타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팬들이 자발적으로 공간을 대관해 오픈하는 일일 카페. 이씨는 “다른 팬들과 김수인 배우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했다.
![웹툰 원작을 무대로 옮긴 국립창극단의 ‘정년이’. [사진 국립창극단]](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5/02/17/482f1517-80b1-4d30-a33f-e292330bd6df.jpg)
최근 국악·창극·한국무용 등 전통 예술 공연을 이끄는 것은 MZ의 티켓 파워다. 국립창극단이 지난해 공연을 올린 7개 작품의 객석 평균 점유율은 93%. 2010년대 초반 10% 남짓이었던 창극단의 2030 관객 비율은 꾸준히 우상향해 2024년에는 30%에 이르렀다.
![국립창극단 김준수 배우 팬들이 공연장에 보낸 커피차. [사진 국립극장]](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5/02/17/bd0f649a-bd8e-4093-bd73-f5208931f254.jpg)
MZ 세대에서 한국 전통문화가 ‘힙’하게 받아들여지는 ‘힙트레디션’ 열풍은 극장 통계로도 감지된다. 지난해 11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게임 음악 콘서트 ‘음악 오디세이 천하제일상’의 2030 예매율은 80%에 육박했다. 사전 예매를 완판한 후 현장에서 추가 입장을 받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야외 콘서트 ‘애주가’ 공연(지난해 6월) 예매자 중 44%가 2030이었다. 국립국악원이 지난해 9월 선보인 소리극 ‘왔소! 배뱅’은 30대 관객 비율이 전체 50%에 육박하며 예매 오픈 이틀 만에 전석이 매진됐고, 인기에 힘입어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연 5회의 앵콜 공연을 열었다. 인기 장르도 다양해졌다. 정선영 국립극장 피디는 “연극·뮤지컬과 장르적으로 유사한 창극으로 입문해 정통 판소리나 한국무용 공연 관람으로 이어지는 예매 패턴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김준수가 판소리 ‘수궁가’를 완창하는 모습. [사진 김준수 인스타그램]](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5/02/17/81de9ebd-c0d7-4eab-964f-9e4cfdf9ed30.jpg)
타 장르와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관객들에게 다가가려는 전통문화계의 노력도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 지난해 6월 초연한 국립창극단 신작 ‘만신: 페이퍼 샤먼’은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을 연출 겸 음악감독으로 스카웃해 만든 작품이다. 지난해 5월 오픈 1분 만에 매진된 김준수 콘서트 ‘창(唱) : 꿈꾸다’는 전통 판소리로 시작해 발라드, 록 반주에 어우러지는 창까지 장르를 허무는 음악으로 90분을 채웠다. 김준수는 이런 시도에 대해 “국악의 외연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며 “소리의 매력을 알리고 대중과의 간극을 줄이는 소리꾼이 되고 싶다”고 했다.
다만 아직은 소수 스타를 중심으로 한 인물 팬덤에 그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김도헌 음악평론가는 “여전히 일반 대중은 이름이 알려진 스타의 작품에 기대 국악 등 전통문화를 접하는 상황”이라며 “현대 장르와 적극적으로 융합해 친근하고 익숙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지유.최혜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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