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1000만원으로 뭘 살까, 트럼프빨 받을 '상반기 종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마디 할 때마다 글로벌 증시가 홍역을 앓고, 중국의 ‘가성비’ 인공지능(AI) 딥시크(DeepSeek)의 등장에 무소불위의 엔비디아조차 하루 만에 약 860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한다. 시장은 혼란스럽지만 난세에도 늘 기회는 있었다. 전문가들에게 ‘지금 어디서 기회를 찾아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답을 준 3인의 전문가는 김남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 본부장, 목대균 KCGI자산운용 운용총괄대표(CIO), 신영덕 KB증권 WM투자전략부 이사다(가나다순). 이들은 ‘트럼프 스톰(Trump Storm)’이 오히려 순풍으로 작용하는 영역, 그리고 상대적으로 덜 오른 곳에서 기회를 찾았다.
지금 1000만원 있다면 어디에 투자할까
①K엔터: 지난 1년간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주가는 긴 시간 조정을 받았다.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등으로 중국 내 음반 판매가 감소하며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중국 매출 감소 악영향이 끝나는 해이자, 미국과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 매출 상승이 부각되는 해가 될 것이다. K엔터는 환율 상승의 최대 수혜 섹터다. 엔터사들은 해외 투어 실적에 대한 환헤지(환율을 현재 시점의 환율에 미리 고정하는 것)를 하지 않는다.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이익 증가 효과가 크다. 올해 하이브, JYP 등은 해외 투어 규모를 전년보다 30~50%씩 늘리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 BTS(방탄소년단)의 완전체 결합도 예정돼 있다. K엔터는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로 돌아왔을 때 가장 편하게 매수할 수 있는 섹터다.
AI 중심축 SW·로봇 이동…자율차·휴머노이드 각광
②비트코인: 비트코인은 높은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다면 흥미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그동안 확장적 통화·재정정책을 실시해 오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이런 환경에선 금이나 비트코인처럼 희소성 있는 자산의 수요가 늘어난다. 비트코인은 4년마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거친다. 이번 반감기는 지난해 4월이었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반감기 직후 1년 이내에 비트코인 공급량이 줄어들며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2025년 상반기에도 반감기 후 공급 감소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트럼프 2기, 디지털 자산 정책의 변화도 긍정적이다. 미국 정치권은 디지털 자산을 전략 자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가상자산 친화적인 인사를 기용하고, 법을 개정해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수요 증가와 공급 감소라는 구조적 요인과 미국 정부의 디지털 자산 친화 정책이 맞물리며, 향후 큰 폭의 상승 여력이 열려 있다고 본다.
트럼프 “화성에 성조기를”…스페이스X 등 수혜 예상
③AI 밸류체인: 트럼프 정부의 감세와 규제 완화 정책은 미국 소비 경기와 기업 투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AI 패권을 선점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와 전폭적인 지원을 예고하고 있는데, AI 분야를 주도하는 기업들의 이익이 구조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AI 산업을 바라보는 시장의 기대는 반도체에서 소프트웨어, 로봇 관련주로 계속 이동하고 있다. 투자의 무게중심도 소프트웨어와 로봇으로 점차 옮겨야 할 수 있다. 물론 AI 산업을 뒷받침해 줘야 할 전력 인프라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저비용 AI 딥시크의 등장으로 기존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이 그동안 쏟아부은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AI 가격 경쟁은 사회 곳곳에 AI 도입을 가속화하고 산업을 더 키울 거다. AI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낮은 비용으로 AI를 구축할 수 있고, 이는 AI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1억원 있다면 어디에 투자할까
①우주 섹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연설에서 “미국인 우주비행사들을 화성에 보내 성조기를 꽂게 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내에 전 정권보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우주 프로젝트다. 임기 내에 화성에 못 간다 해도,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를 상장시키는 등 인상적인 성과를 내려고 할 거다. 스페이스X, 로켓랩, 블루오리진 등 민간기업의 로켓 발사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스페이스X는 상장을 앞두고 로켓 재활용 등 최첨단 기술을 성공시키며 ‘자금 몰이’를 하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도 과감한 투자에 나서 올해도 우주 투자의 모멘텀(동력)은 이어질 것이다. 우주는 AI, 로봇 기술도 쓰이는 분야라 올해부터 본격화하는 자율주행이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투자도 동시에 하는 셈이다. 미국이 자국의 제조업을 부흥시키려면, 휴머노이드와 AI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AI와 휴머노이드 모두 우주산업에도 필수적인 분야다. 두 기술 발전의 가장 큰 수혜는 우주 섹터가 입을 가능성이 높다.
K엔터, 원화약세 때 빛나…중국 소비재·IT도 저평가
② 미·중 주식, 비트코인·금: 1억원 정도 되는 투자금을 운용할 때는 성장 잠재력이 있는 위험자산과 이들과 상관관계는 낮으면서도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는 자산을 함께 담는 전략이 필요하다. 자본 이익을 추구하는 자산으로는 미국과 중국 주식을, 인플레이션 방어 자산으로는 비트코인과 금을 제안한다. 구체적으로 미국 주식에서는 금융 섹터와 메타, 구글, 넷플릭스 등이 포함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섹터를, 중국 주식에서는 대형 소비재와 금융, IT(정보기술) 섹터를 추천한다. 미국 커뮤니케이션 섹터는 이익 성장률이 20%에 달하면서도 밸류에이션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다. IT 섹터 대비 연간 변동성도 낮은 편이라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매력적이다. 중국 주식은 미국 시장 대비 크게 저평가돼 있다. 중국 정부의 내수 확대 정책에 수혜를 받는 대형 소비재, 주식 시가총액 상위 섹터인 금융, 첨단 기술 육성에 따라 경쟁력이 강화된 IT 섹터가 유망하다. 금은 중국이 외환보유액 일부를 금으로 대체하는 등 탈(脫)달러를 시도하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미·중 갈등 심화로 탈달러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금값은 추가 상승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③트럼프 수혜주, 미국 채권: 증시 주도주는 당분간 기술주와 AI 관련주가 되겠지만, 트럼프 2기 정책 수혜 업종에서도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 트럼프 2기 수혜 섹터는 전통 에너지 인프라, 조선, 금융, 우주항공과 방위산업 등이다. 천연가스와 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전통 에너지 인프라와 이와 직간접으로 연결된 조선 산업은 미국 신정부 정책 수혜가 기대된다. 우주 개발 주도권은 공화당·민주당 할 것 없이 미국이 추구하는 장기 정책과제인 데다, 당분간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방위비 지출 증가가 불가피한 만큼 우주항공과 방위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올해 초까지 상승했던 미국 국채 금리는 하향 안정이 예상된다. 국채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금리 상승 구간을 활용해 높은 이자 수익을 확보하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 미국 장기 국채와 하이일드를 포함한 미국 크레딧(국채 외 회사채)을 추천한다. 채권 가격이 크게 오르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크레딧 채권의 높은 금리 수준은 인컴(정기적 이자 수익)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안효성(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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