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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가져올 평화는 과연'…우크라인들 복잡한 속내(종합)

3년간 전쟁에 지쳤지만 미·러 일방적 합의 희생자 될까 걱정 남동부 전선 인근 마을 "이대로 국경될까 무서워", "어떻게든 끝났으면"

'트럼프가 가져올 평화는 과연'…우크라인들 복잡한 속내(종합)
3년간 전쟁에 지쳤지만 미·러 일방적 합의 희생자 될까 걱정
남동부 전선 인근 마을 "이대로 국경될까 무서워", "어떻게든 끝났으면"

(런던·서울=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황철환 기자 = 미국과 러시아 정상의 직접 통화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두려움과 희망이 뒤섞인 반응을 보였다.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전쟁이 3년 만에 비로소 끝나려 한다며 안도하는 한편, 강대국들이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정의롭지 않은 평화'에 일방적으로 합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 BBC 방송은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전선에서 북쪽으로 15㎞ 떨어진 마을 말로카테리니우카에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전선 인근 마을인 만큼 이대로 국경이 그어질 수 있다고 불안해한다. 2022년 2월 러시아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전세는 거듭 역전되다가 현재는 러시아 우세로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카호우카댐 붕괴로 강물이 말라붙어 거대한 목초지로 변하면서 실직한 어부 올렉산드르 베즈한은 "이 전선이 국경이 된다면 무서울 것"이라며 "언제든 싸움이 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국경을 결정하지는 못할 거다. 잘 안될 것 같다"라면서도 "서울은 북한에서 30㎞ 떨어져 있지만 어떻게든 살아 번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3일 수도 키이우에서 인터뷰한 시민들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2014년 이전으로 우크라이나의 국경을 되돌리는 것은 '비현실적 목표'라고 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발언에 주목했다.
방과후 프로그램을 담당한다는 니키타 베즈프로즈반니(24)는 "미국 국방장관은 어제 우리에게 점령당한 영토를 되찾는 건 꿈도 꾸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내가 아는 모든 이들과 내 친구, 싸우고 있는 사람은 모두 그걸 꿈꾼다"고 말했다.
'배신감'도 감돌고 있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나 새 미국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아로미르 우도드(29)는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는 (서방의) 의지가 낮아지고 있다고 느낀다"며 "미국 정책이 정말로 급격히 바뀌었고 그들이 쓰는 수사도 매우 불쾌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나 미군 주둔을 통한 확고한 안보보장이 없다면 러시아가 또다시 우크라이나를 침략할 수 있고, 러시아의 영향권에 편입돼 사실상의 위성국으로 전락할 위험도 크다고 우려한다.
은행원 테티아나 트카첸코(34)는 잘못된 평화라면 받아들여선 안 된다면서 "미사일이 우리 머리 위에 떨어지더라도 끝까지 저항하길 원한다. 정의가 세워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빠진 종전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평생 말로카테리니우카 마을에서 산 류드밀라 볼리크 씨는 이에 대한 질문에 "그렇게 믿고 싶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는 철조망으로 막아놓은 폐쇄된 철로가 있다. 한때는 남쪽 크림반도까지 기차가 달렸던 철로다.
한 65세 노인은 "언젠가는 복구돼 우리의 크림으로 가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은 이미 11년이 지났다.
협상에 대한 정치인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동안 우크라이나인들은 계속 전사하고 있다.
이 마을에서는 군인 한 명의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었다. 이 묘역의 무덤 절반은 최근에 새로 생긴 것이라고 한다.
이날 남편을 묻은 나탈리아는 "휴전에 대한 희망이 없다"면서도 "그들은 우리 청년들을 계속 전선에 보낸다. 그들이 어떤 식으로든 이걸 끝낼 방법을 찾는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13일 키이우 중심가 성(聖)미카엘 수도원 앞에서 엄수된 우크라이나군 병사의 장례식을 지켜보던 올렉산드르 리우분(63)도 자신이 사는 지역에도 자주 폭격이 떨어진다면서 "전쟁이 계속될 것이 두렵다. 이제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가져온다면 많은 이가 환영하겠지만, 휴전이 어떻게 유지되고 누가 이를 이행할지 등 수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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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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