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하얼빈 AG, 열전 마치고 폐막…한국 金 16개로 종합 2위

(하얼빈(중국)=뉴스1) 이승배 기자 = 14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핑팡컬링아레나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컬링 결승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7대2로 승리한 대한민국 대표팀이 기뻐하고 있다. 2025.2.14/뉴스1
아시아인들의 겨울스포츠 축제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이 14일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아시아 34개국 1300여명의 선수들이 수놓은 이번 대회는 지난 7일 개막해 모두 64개의 금메달을 놓고 한겨울의 열전을 펼쳤다.

2017년 삿포로 대회에서 종합 2위를 차지했던 한국은 이번에도 설상과 동계에서 두드러지는 성적을 내며 아시아의 동계스포츠 강국임을 입증했다. 마지막 날 컬링 남녀에서 은메달과 금메달을, 아이스하키 남자에서 동메달을 추가하면서 총 금메달 16개, 은메달 15개, 동메달 14개를 합작하고 2위 자리를 지켰다. 최종 우승은 금메달 32개를 따낸 중국이 차지했고, 일본이 금메달 10개로 3위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 한국의 성과를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 등 빙상 종목과 스노보드와 스키 등 설상 종목으로 나누어 살펴봤다.

◆‘효자 종목’ 증명한 쇼트트랙
한국 쇼트트랙은 하얼빈에서 아시아 최강의 위치를 재확인했다. 가장 먼저 열린 혼성 2000m 계주에서 박지원과 장성우·김태성·김건우, 최민정과 김길리·심석희·노도희가 우승을 합작했고, 최민정은 여자 500m와 1000m 금메달을 더해 이번 대회 3관왕으로 등극했다. 또, 김길리가 1500m에서 우승해 한국이 여자 개인전을 싹쓸이했고, 남자는 박지원과 장성우가 각각 1500m와 1000m를 제패해 모두 6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1999년 강원 대회, 2003년 아오모리 대회와 같은 역대 동계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 타이다.

가장 큰 수확은 역시 최민정의 부활이다. 2014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한 최민정은 2023년 3월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돌연 태극마크 반납을 선언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잠시 재충전하기 위해 내린 결단. 이 기간 친구들을 만나고 가족과 여행을 다니며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

(인천공항=뉴스1) 박세연 기자 =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 김길리 선수가 제9회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출전을 마치고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꽃다발을 받고 미소 짓고 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2025.2.10/뉴스1
안식년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올 시즌 복귀하자마자 빠르게 기량을 되찾았고, 이번 대회에서 쇼트트랙 여제로서의 위용을 다시 뽐냈다. 최민정은 “쉬는 동안 혼자 사색하는 시간을 많이 보냈다. 심적인 여유도 많이 되찾았다”면서 “내년 동계올림픽에선 중국은 물론 캐나다와 네덜란드, 헝가리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기량을 겨뤄야 한다. 이들을 넘어서기 위해선 결국 나 스스로가 완벽해져야 한다. 남은 1년간 동료들과 치열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 쇼트트랙은 이번 대회에서 숙제도 낳았다. 혼성 2000m 계주에서 우승한 한국은 남녀 계주는 모두 입상하지 못했다. 경기 막판까지 선두로 나섰지만, 연달아 중국 선수에게 리드를 뺏긴 장면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윤재명 대표팀 감독은 “최민정이 성공적으로 복귀하고, 종합대회가 처음인 박지원과 김길리, 장성우가 가능성을 보여줬다”면서도 “계주는 전략 재수립이 필요하다. 동계올림픽까지 1년이 남은 만큼 선수들과 논의하며 해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스피드 스케이팅에선 깜짝 스타가 탄생했다. 2005년생 샛별 이나현이다. 여자 100m 경기에서 선배 김민선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내 빙상계를 놀라게 하더니 팀 스프린트 금메달과 500m 은메달, 1000m 동메달로 모두 4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여자 빙속에서 2005년생 이나현이 새로운 활로를 열었다면, 남자 빙속에선 1988년생 이승훈이 새 역사를 썼다. 남자 팀 추월에서 후배인 정재원, 박상언과 은메달을 합작해 통산 9번째 메달을 신고하고 역대 한국 선수 동계아시안게임 최다 메달리스트로 등극했다. 이승훈은 “세월의 무게는 야속해 폭발력은 예전 같지 않고, 근력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면서도 “네덜란드와 같은 유럽 국가에는 나보다도 나이가 많은 선수들이 여전히 국가대표로 뛰고 있다. 심지어 다른 일을 하면서 빙속 주자로 활약 중이다. 이런 선수들을 보면서 여전히 힘을 얻는다”고 했다.

차준환의 연기에 반했어!   (하얼빈=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피겨 차준환이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2025.2.13   pdj663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다른 빙상 종목에서도 낭보가 이어졌다. 피겨 스케이팅에선 남녀 싱글 차준환과 김채연이 역대 최초로 남녀 싱글 동반 우승이란 쾌거를 썼다. 차준환은 쇼트 프로그램까지는 세계랭킹 3위 일본의 가기야마 유마에게 뒤진 2위였지만, 프리 스케이팅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쳐 역전 우승을 일궜다. 마찬가지로 김채연도 쇼트 프로그램 1위를 기록했던 일본의 사카모토 가오리를 프리 스케이팅에서 꺾었다. 특히 한국 피겨 스케이팅의 간판임을 확인한 차준환은 “금메달이 아니었어도 만족했을 경기였다. 그만큼 내 연기에는 후회가 없었다. 오른쪽 발목 부상에서 빨리 회복해 앞으로는 더욱 안정적으로 기술을 수행하겠다”고 했다.

한편 선수단 3명의 소수정예 인원을 파견한 북한은 피겨 스케이팅 페어에서 렴대옥-한금철이 은메달을 차지했다.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부터 이어진 피겨 스케이팅 페어 3개 대회 연속 메달 행진이다. 2011년 리지향-태원혁이 동메달을 따냈고, 2017년 삿포로 대회에선 렴대옥과 김주식이 동메달을 수확했다. 렴대옥은 2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이기도 하다. 다만 북한 선수단은 이번 대회 내내 국내 취재진의 질문에는 냉랭한 반응을 보이면서 경직된 남북 관계를 대신 드러내기도 했다.

◆금빛 전망 밝힌 스노보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한국 동계스포츠의 새로운 희망으로 자라난 스노보드는 2000년대생들의 금빛 질주를 앞세워 전진을 알렸다. 주인공은 2006년생 이채운과 2008년생 김건희다. 둘은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과 하프파이프를 나란히 제패하며 설원에서 태극기를 휘날렸다.

이채운은 2023년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역대 최연소 기록(16세 10개월)으로 우승한 최고 유망주다. 이는 한국 스키·스노보드 사상 최초의 세계선수권대회 입상이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강원도에서 열린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도 하프파이프와 슬로프스타일을 석권했고,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추가해 세계적인 경기력을 입증했다.

김건희(왼쪽)와 이채운이 13일 중국 야부리 스키장에서 끝난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경기 이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야부리=고봉준 기자
김건희의 도약도 반갑다. 이채운에게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하던 김건희는 고등학생 1학년임에도 안정적인 기술을 선보이면서 새로운 얼굴로 떠올랐다. 이와 더불어 스노보드 여자 기대주인 최가온까지 가세하면 전체 전력은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최가온은 지난해 1월 경기 도중 허리를 다쳐 이번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김수철 대표팀 감독은 “내년 동계올림픽 목표는 남녀 동반 금메달 획득이다. 남은 1년 동안 부상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스키에선 러시아 출신 귀화 선수 예카테리나 압바꾸모바가 화제를 모았다. 2016년 귀화한 압바꾸모바는 바이애슬론 여자 7.5㎞ 스프린트에서 우승해 바이애슬론 사상 최초의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승훈은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역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수확했다. 한국이 강세를 드러내는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루지 등 썰매 종목은 개최지 여건이 취약한 동계아시안게임에선 잘 열리지 않아 이번에도 편성에서 빠졌다.

동계아시안게임은 이번이 8년 만의 개최였다. 2017년 삿포로 대회 이후 개최를 희망하는 도시가 나오지 않아 갈팡질팡했고, 2020년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명맥이 끊겼다. 이처럼 대회 유치를 두고 눈치 싸움이 이어지던 가운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중국이 손을 들면서 눈과 얼음의 도시인 하얼빈에서 겨울스포츠 축제가 펼쳐지게 됐다.

동계아시안게임은 4년 뒤인 2029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에서 열린다. 중동 개최는 이번이 처음으로 사우디는 인권 탄압의 이미지를 지우고, 세계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스포츠 투자를 전폭적으로 늘리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정상급 선수를 영입해 자국 축구리그를 붐업시키는 한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대항마인 LIV 골프를 창설해 미국과의 주도권 싸움도 벌이는 중이다. 동계아시안게임 역시 이러한 일환으로 유치해 사막 기후에서 겨울스포츠 경기가 펼쳐지는 진풍경이 예상된다.



고봉준([email protected])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